‘아동학대’ 쉼 없는 감시… 아이들 웃음 지킨다 [막을 수 있는 아동학대②]

함께 지켜야 할 아이들, 막을 수 있는 아동학대 ② ‘우리 아이’란 생각이 학대 막는다 2022년 전국에서 발생한 아동학대는 2만7천971건에 달한다. 경기도는 같은 해 7천845건의 아동학대가 발생했다. 전국 아동학대 10건 중 3건은 경기도에서 발생한다는 얘기며, 하루 20건이 넘는 아동학대가 생기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해마다 수천건에 달하며 증가하고 있는 경기도내 아동학대를 31개 시·군별 특성에 따라 분석했다. ■ 경기도 아동학대, 매년 7천건↑…12~14세 가장 많아 경기알파팀이 경기도를 통해 확보한 2022년 31개 시군 지역별 발생 현황을 보면 안산이 844건으로 전체의 10.7%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고, 시흥시가 622건, 수원시 617건, 부천시 578건, 화성시 524건 순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남양주가 469건, 오산 465건, 고양 370건, 용인 349건, 평택 323건, 성남 307건, 의정부 286건, 광명 274건, 안양 268건, 하남 238건, 파주 212건이다. 100건대를 보인 곳은 양주 150건, 광주 148건, 군포 116건이며, 100건 미만인 곳은 김포 97건, 동두천 89건, 구리 85건, 안성 77건, 이천 73건, 포천 60건, 여주 59건, 가평 39건, 과천 36건, 의왕 32건, 양평 24건, 연천 14건으로 나타났다. 아동 수 대비 발생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오산으로, 100명당 1.15명(아동 수 4만453명, 발생 수 465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오산시의 경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력확충, 내부 스터디 등을 통해 지난해에는 0.98명(발생 수 397건)까지 줄였다. 뒤를 이어 ▲안산 1.01명(아동 8만3천467명· 학대 발생 건수 844건) ▲동두천 0.75명(1만1천803명·89건) ▲시흥 0.72명(8만6천227명·622건) ▲광명 0.63명(4만3천407명·274건) 등으로 나타났다. 학대 유형별로는 정서학대가 39.3%인 3천85건으로 가장 많았고, 신체학대 1천514건(19.3%), 방임 495건(6.3%), 성학대 123건(1.6%)으로 집계됐다. 중복학대도 2천628건(33.5%)에 달했다. 아동학대는 성별을 가리지 않고 발생했는데, 남아가 3천993건으로 50.9%, 여아가 3천852건인 49.1%다. 연령대별로 보면 12~14세 아동들에 대한 학대가 1천926건(24.6%)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어 ▲9~11세 1천828건(23.3%) ▲15~17세 1천398건(17.8%) ▲6~8세 1천250건(15.9%) ▲3~5세(11.3%) ▲0~2세(7.1%)였다. 지자체 예방 의지 따라… 아동학대 줄고, 늘었다 경기도에서 발생한 아동학대는 2021년에서 2022년으로 가면서 2천여건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도내 아동학대 발생 건수는 2022년 7천845건으로, 이는 2021년 1만218건에서 2천373건(23.2%)이 줄어든 수치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가정 밖 활동이 증가한 게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2021년 당시 학대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가정에서의 체류 기간이 늘어나 일시적인 비정상적 상승세를 그렸다는 얘기다. 2021년을 제외하고 살펴보면 도내 아동학대는 매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도별로 ▲2017년 5천77건 ▲2018년 6천76건 ▲2019년 7천885건 ▲2020년 7천669건 ▲2022년 7천845건 등이다. 이 같은 아동학대 발생 건수를 시·군별로 분석해 봤다. ■ 학대 전담 인력 부족한 하남, 복지 외면에 학대 ↑ 먼저 하남시는 지난 2021년 131건에서 2022년 238건으로 107건이 증가, 31개 시·군 중 아동학대 발생 건수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는 하남시의 지역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남시는 타 시·군에 비해 개발이 늦게 이뤄지고 있어 전반적인 정책 자체가 복지보다는 도시 개발에 맞춰져 있다. 이 때문에 복지 정책에서는 주로 타 시·군보다 늦게 추진되면서, 아동보호팀도 타 시·군이 2021년 관련 팀을 만든 것과 달리 2022년이 돼서야 팀을 만들었고, 인력 또한 단 2명만 배치됐다. 부족한 인력 탓에 하남시에서는 학대전담 공무원이 1인당 110건의 사례 조사를 맡고 있다. 이는 보건복지부 권고치(50건)의 2배 이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팀장까지 모든 직원이 조사 업무에 투입됐고, 조사 자체도 버거운 상황이어서 자체적인 아동 학대 예방 사업이 전무하다. 학대 피해 아동을 지원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 역시 하남시는 올해 4월에서야 만들었다. ■ 학대 판단율 높아서 학대 건수 많다는 남양주시…전문가들은 ‘글쎄’ 남양주시는 2021년 429건이던 아동학대 발생 건수가 469건으로 늘었다. 이에 대해 남양주시는 발생 건수 증가가 학대의 증가라기 보다 학대 판단에서의 전문성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2021년 3월 아동보호팀을 신설하면서 아동학대 판단 기준을 명확히 알고 있는 아보전 직원 출신을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한 덕에 판단율 자체가 높은 것이라는 게 남양주시의 설명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 남양주시는 자신들과 동일하게 9명의 전담공무원을 보유한 타 지자체를 예로 들었다. 수원시(2021년 66.3%, 2022년 63.8%)와 성남시(58.4%, 53.9%)에 비해 남양주시의 판단율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석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남양주시의 판단율은 2021년 80.8%에서 2022년 77.2%로 오히려 줄어든 만큼 학대 건수 증가의 원인을 판단율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반응이다. 장경은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다른 이유가 분명히 있을 텐데, 정확한 아동학대에 대한 분석이 안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조사하고 분석해야 한다”며 “제대로 된 분석이 있어야 이후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 평택‧동두천‧과천, 아동학대 늘었지만…자체 노력 없어 반면 소폭이지만 전년 대비 2022년 학대 발생 건수가 증가한 평택시, 동두천시, 과천시는 모두 아동학대 예방 관련 자체적 노력이 없는 상황이다. 평택시는 2021년 8월 말 아동보호팀을 신설, 전담공무원들에 대한 교육을 거쳐 12월이 돼서야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2021년 아동학대 예방 관련 업무가 제대로 되지 않은 건 물론 2022년 예방 사업 계획 자체를 설립한 시간이 없던 셈이다. 시민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을 진행하긴 했지만, 이 역시 단기적 사업일 뿐, 실질적인 효과는 내지 못했다. 평택시 관계자는 “아동학대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걸 인지했고, 대책이 필요하다는 내부 의견도 나오고 있다”며 “현재 검토 단계”라고 설명했다. 동두천시의 경우 자체적인 아동학대 예방 교육이 없다. 또한 독립된 아보전도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소도시인데다 아동 수가 적어 단독 운영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게 동두천시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동두천시 관계자는 “2022년 유치원 등 집단생활시설 5곳에서 신고가 들어오면서 학대 발생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 것”이라며 "아보전 역시 현재 설립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과천시는 2021년 중순부터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제도를 도입해 아동학대 업무를 계속 해왔으나, 별도의 전담팀을 만든 것이 아닌 기존 아동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부서에 전담공무원 2명을 배치하면서 업무가 과중해진 상황이다. 전담공무원들이 아동학대 조사 업무와 함께 부서의 업무도 병행해야 해 사실상 학대 예방 사업을 벌이기 힘들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 학대 예방 정성 쏟자…줄어든 ‘아동학대’ 안산시와 고양시의 경우 아동학대 전담팀을 통해 학대 예방 사업에 매진하면서 학대 건수가 줄어들었다. 안산시는 2020년 9월 아동학대 관련 조례 개정을 통해 아동보호팀이 신설되기 이전부터 아동학대 예방기관 및 전담공무원 배치에 대한 기반을 구축했다. 이후 2021년 1월부터 아동보호팀을 만들었고, 같은 해 8월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을 18명까지 늘렸다. 이런 노력 끝에 2021년 당시 844건이었던 아동학대는 2022년 164건으로 80.6% 감소했다. 특히 안산시는 올해 1월1일부터 더욱 강화된 아동학대 예방 대응 체계를 만들기 위해 아동학대대응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아동보호팀에선 공동생활가정 지원 및 보호 아동 관리 등의 업무를, 아동학대대응팀은 아동학대 조사 등의 업무를 하는 것으로 이원화시킨 것이다. 아동보호팀에는 7명의 아동보호전담요원, 아동학대대응팀에는 16명의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배치돼 있다. 고양시 또한 2021년 604건이던 아동학대 발생 건수를 2022년 370건으로 줄였다. 고양시의 경우 2021년 3월 전담공무원 제도를 도입할 당시 2명 뿐이던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을 5개월 만에 7명까지 늘렸다. 이에 1인당 담당 사건 수도 100건에서 50건 수준으로 적어졌다. 고양시 관계자는 “인력이 충원되고 아보전과의 업무도 분리되면서 아동학대 예방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인력 충원 등 적극적인 아동학대 예방 조치로 발생 건수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승은 수원대 아동가족복지학과 교수는 “지자체가 책임감을 갖고 아동학대를 들여다보면 예방사업도 다양해지고, 결국 시민들의 인식 역시 확산될 수 밖에 없다”며 “지자체가 책임감을 갖고 아동학대 근절에 집중하면서 시민단체나 관련 기관등과 힘을 합하면 마치 피라미드 형태처럼 아동학대 감소로 이어지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우리 아이’란 생각이 학대 막는다 “아동학대는 분명히 막을 수 있습니다. 머리를 맞대니 답이 보였습니다.” 퇴근 시간을 훌쩍 넘긴 시각. 오산시 아동보호팀에서 가장 오랜 경력을 지닌 박태훈 주무관은 현장 조사를 마친 뒤 집이 아닌 오산시청으로 향했다. 이미 모두가 퇴근해 불꺼진 시청 건물에서 유일하게 불을 밝힌 한 곳. 바로 오산시 아동보호팀이다. “내 자식 내 맘대로 하겠다는 데 무슨 상관이야!” 아동보호팀 상담실이 가까워지자 이내 사무실 안에서 고성이 새어 나온다. 소리치는 이들도, 이를 대응하는 이들도 모두 공무원. 다름 아닌 오산시 아동보호팀의 학대 예방 스터디 현장이다. 박 주무관은 현장 상황을 재현하며 팀원들에게 조사 현장에서의 대응 방법을 알려주기 바빴다. 이들이 늦은 밤까지 스스로 사무실에 남아 노력하는 이유는 단 하나, ‘노력하면 아동학대를 막을 수 있다’는 경험 때문이다. 오산시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이른 2021년 1월 아동보호팀을 신설했다. 쉼터도 남·여아 별도로 설치해 더 많은 아이들이 즉각적으로 학대가정에서 분리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이 뿐 아니라 현장 공무원들이 심리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심리치료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그렇게 끊임없이 노력한 끝에 2021년 660건이던 아동학대를 2022년 465건으로 20% 가량 줄였다. 이후 지난해부터는 아동학대 스터디도 시작했다. 서로 머리를 맞대 학대 예방 방안을 찾고, 현장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그 결과 아동학대 발생 건수는 2022년 465건에서 지난해 397건으로 줄어드는 성과를 냈다. 오산시 뿐이 아니다. 김포시 아동보호팀은 2021년 8월 아동보호팀을 신설했고, 2명에서 출발한 아동보호팀을 2022년 3명으로, 지난해 5명으로 늘렸다. 또한 김포지역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부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교육에 나섰다. 어디까지를 아동학대로 판단해야 할 지 몰라 신고하지 못하는 시민들을 위한 조치였다. 교육의 성과는 톡톡했다. 아이들끼리 놀이터에서 놀던 중 나눈 ‘너 정말 아빠가 집 나가라고 했어?’라는 말을 흘려 듣지 않은 이웃의 신고로 아동학대를 조기에 발견한 사례도 생겼다. 그리고 김포시 아동학대 발생 건수는 2021년 434건에서 97건으로 약 77%가 감소했다. 아동보호팀에서 근무 중인 이석민 주무관은 새벽에도 머리 맡에 휴대전화를 두고 잠을 청하며 24시간 출동 준비를 하고 있지만, 이 같은 성과를 체감한 이상 힘듦보다는 보람이 크다고 했다. 이 주무관은 “밤에 걸려오는 전화라도 어떤 아이에게는 간절한 SOS일 수 있다”며 “얼마 전 학대 의심신고를 받고 분리조치했던 아이가 건강하게 웃는 얼굴로 학교가는 모습을 우연히 볼 때 느끼는 안도감과 보람이 오히려 더 크다”고 했다. 이어 그는 “남의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라는 생각을 갖고 아이들에게 관심을 쏟는다면 아동학대는 얼마든지 막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경기α팀 ※ 경기α팀 : 경기알파팀은 그리스 문자의 처음을 나타내는 알파의 뜻처럼 최전방에서 이슈 속에 담긴 첫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한동훈 "이재명 연임 축하⋯조만간 만나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민생 현안과 관련한 만남을 제안했다. 한 대표는 18일 오후 이 대표의 연임 확정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님의 당선을 축하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민생 앞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면서 “민생을 위한 대승적 협력의 정치를 이재명 대표님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한 대표는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시급한 민생 현안들에 대해 조만간 뵙고 많은 말씀 나누겠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의 이러한 메시지는 이 대표가 연임 확정 직후 한 대표를 향해 회동을 제안한 데 따른 화답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한 대표는 '금투세 폐지'를, 이 대표는 '채상병 특검법'을 거론,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대표직 당선 후 "시급한 현안들을 격의 없이 의논하자”며 여야 대표 회담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 "한동훈 대표님도 진상규명을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 발의 특검안이 최선이라 생각하지만, 한 대표님도 제3자 특검추천안을 제안한 바 있으니, 특검 도입을 전제로 실체 규명을 위한 더 좋은 안이 있는지 열린 논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민혁 시즌 1호 ‘끝내기포’…KT, 두산 잡고 가을야구 ‘불씨’

김민혁이 끝내기 홈런으로 KT 위즈를 홈 스윕 위기에서 구해냈다. KT는 1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두산과의 홈 마지막 경기서 4대4로 팽팽히 맞선 9회말 1사 후 김민혁이 끝내기 개인 시즌 첫 솔로 홈런을 날려 5대4로 신승을 거뒀다. 이로써 KT는 55승2무59패로 이날 한화에 패한 5위 SSG 랜더스(56승1무57패)와의 격차를 1경기로 다시 좁혀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갔다. 이날 KT는 안방에서 스윕을 내줄 수 없다는 듯 1회말 부터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선제 2득점을 올렸다. 로하스의 볼넷과 장성우의 안타로 만든 2사 1,3루서 황재균이 좌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큼지막한 2루타를 터뜨려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2회에도 2사 1,2루서 로하스의 적시타가 터져 1점을 추가한 KT는 선발 엄상백이 3회까지 단 1피안타, 6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는 호투를 펼쳐 3대0으로 리드했다. 하지만 4회초 수비서 조수행을 투수 앞 번트 안타로 내보낸 뒤 제러드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으나, 양석환에게 중월 투런 홈런을 맞아 3대2로 추격을 허용했다. 5회초 1사 2루 동점 위기에서 호수비로 실점을 막은 KT는 5회말 반격서 1점을 달아났다. 선두 타자 로하스가 두산 3번째 투수 최지강으로부터 2구 슬라이더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시즌 28호 솔로포를 작렬시켜 4대2로 격차를 벌렸다. 15일 삼성전 이후 3일 만에 터진 로하스의 홈런포다. 두산도 만만치 않게 반격했다. 엄상백은 6회초 제러드와 양석환을 연속 삼진으로 솎아냈지만 김재환에게 초구 시속 136㎞ 커터를 통타 당해 우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KT는 7회 김민에 이어 8회 김민수를 마운드에 올렸으나 1사 후 제러드에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한 뒤, 양석환을 파울플라이로 잡아 불을 끄는 듯 했지만 2사 2루서 등판한 박영현이 김재환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4대4 동점을 허용했다. 8회말 공격서 KT는 오재일 대신 문상철을 대타로 내세웠고, 문상철은 깨끗한 좌전안타로 진루했다. 이어 황재균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기회를 만든 뒤 배정대의 우전 안타로 1사 1,3루 기회를 만들었으나 대타 강백호와 김상수가 두산의 특급 마무리 투수 김택연에게 삼진, 우익수 뜬공으로 돌아서 득점이 무산됐다. 김택연의 구위에 눌려 9회말에도 선두 타자 심우진이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서며 불안감이 드리운 KT는 그러나 다음 타자 김민혁이 볼 카운트 3-1에서 김택연의 5구 시속 148㎞ 직구를 잡아 당겨 우월 끝내기 솔로포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김민혁의 시즌 1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10호 홈런이다. 이날 승리의 수훈갑인 김민혁은 “직구 하나만 생각하고 불리한 볼 카운트여서 부담 없이 힘껏 잡아당겼는데 홈런이 될 줄은 몰랐다”라며 “하지만 타석에 들어서기 전 홈런을 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현실이 돼 얼떨떨하다. 팀이 요즘 어려운데 승리에 보탬이 돼 기쁘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KT 선발 투수 엄상백은 6이닝 동안 6피안타, 10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지난 7일 KIA전 이후 11일 만에 승리를 추가하는 듯 했으나 불펜의 실점으로 시즌 11승을 날렸다. 8회 2사 후 KT의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박영현은 1⅓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뒷문을 책임져 시즌 9승째(2패)를 거뒀다.

백령공항 관광단지 개발… 민간 자본 유치가 ‘관건’

인천시가 오는 2029년 개항하는 백령공항의 주변지역을 골프장·면세점·호텔 등 관광복합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지역 안팎에선 인천도시공사(iH)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민간 투자는 물론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공항자본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8일 시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에 시비 1천85억원을 투입해 백령공항 배후부지에 도로와 상·하수도 등을 놓는 개발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현재 시는 백령공항 인근 250만1천965㎡(75만8천171평)에 숙박·휴양·레저시설 등의 관광단지 조성을 계획중이다. 시는 2029년 백령공항 개항에 맞춰 1단계 배후부지에는 18홀의 골프장과 면세점, 특산물 판매소, 공영주차장을 조성하고 2단계 부지에는 호텔, 리조트, 테마형 스트리트몰 등을 건립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3단계에서는 단독주택과 근린생활시설을 마련하는 등 관광단지의 확장을 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시는 백령공항 일대를 휴양과 레저기능을 포함한 관광복합단지로 만들어, 항공기가 백령공항과 인천공항을 오가면서 관광 등을 통한 지역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구상이다. 하지만 민간 등의 자본 투자가 관건이다. 백령공항 건설 자체가 사업성이 낮다보니 시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기반시설을 갖춰도 민간 자본 유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국토교통부의 백령공항 건설에 따른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비용대비편익(B/C) 값은 0.91(기준치 1)에 그친다. 결국 백령공항이 개항해도 수익이 크게 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현재 시는 iH와 민간사업시행자 등에 토지매각을 통한 개발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과정에서 시는 민관합동 특수목적법인(SPC)의 설립 등을 통한 민간 자본 유치 방안까지 열어놓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민간 개발이 더딜 경우 인천공항 자본 등을 먼저 투입, 빠른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창훈 인하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백령공항 건설에서 관광객 유입은 주요한 요소”라며 “백령공항이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주변 관광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인천공항 환승객 등의 유치가 이뤄지면 관광객 유입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이 때문에 인천공항의 자본이 먼저 백령공항 일대 개발에 들어오면 낮은 백령공항의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공항자본의 선 투입은 민간 투자까지 활발히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우선 주변지역 개발을 위한 기반시설 조성은 시비를 통해 추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면서도 “행안부의 타당성 조사를 이제 막 의뢰한 만큼 조사 결과를 보고 판단해봐야 할 문제”라고 했다. 이어 “백령공항 개항에 맞춰 주변지역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사 VS 변호사’…한동훈·이재명 ‘단두대 매치’ 예고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처음으로 당 대표 연임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향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본격적인 단두대 매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 출신의 이 대표와 검사 출신인 한 대표는 지난 4·10 총선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뒤 4개월 만에 다시 거대 양당의 원톱으로 만나게 되면서 각종 특검법과 살인자 발언 등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예고했다. 18일 여야에 따르면 이날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경선 결과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더 뚜렷해졌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강성 친명 성향의 최고위원에 선출되면서 전체적으로 ‘선명한 야당’에 방점이 찍힌 셈이다. 최고위원 후보들은 경선 내내 ‘친명 마케팅’이라 불릴 정도로 선명성 경쟁을 벌였고, 이는 새 지도부의 대여(對與) 기조에도 자연스럽게 반영된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이재명 지도부의 첫 관문은 ‘3자 추천 특검법’이다.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은 지난 16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언급한 제삼자 추천안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 대표가 관련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언급했지만, 원내에서는 공수처 수사 결과 이후 논의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이는 한 대표가 제시한 ‘공수처 수사와 상관없이’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다. 한 대표는 또 ‘민주당도 연루돼 있다’고 주장한 ‘제보 공작’ 의혹까지 포함한 특검법 추진으로 야당 공세에 맞불을 놓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 전현희 의원의 ‘살인자’ 발언은 여권을 감정을 크게 자극했다. 국민의힘은 전 의원이 국회 품위를 훼손했다며 의원직 제명촉구결의안을 제출했고, 대통령실은 국민과 윤 대통령 내외를 향한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두 대표의 운명을 가를 최대 변곡점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관련한 오는 10월 주요 재판 결과다. 1심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정치적 명운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특히 10월 초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선고와 같은 달 말 위증교사 사건 선고가 잇따라 이뤄게 되면 이 대표와 민주당의 운명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집중 부각하고 있다. 이밖에 민주당 일부 ‘비명계’도 10월 재판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 취임 후 여야 정쟁이 더욱 강경한 기조로 이어지면서 두 대표가 벼랑 끝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오는 10월로 예정된 이 대표 재판 결과에 따라 어느 한쪽은 회생불능의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인터뷰] 이재정 경기적십자 회장 “도민과 적십자 가치 함께 나눌 것”

“한반도 평화와 어려운 이를 위한 봉사라는 적십자의 가치를 경기도민과 함께 나누며 미래를 그려가고 싶습니다.” 이재정 제35대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은 18일 진행한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적십자의 가치를 계속 강조했다. 이 회장은 “1919년 상해 임시정부에서 시작한 첫 사업이 독립군 치료를 위한 간호사를 양성한 적십자 운동이었고, 1945년 8월15일 해방 이후 첫 번째로 설립된 ‘조선 적십자사’는 남과 북이 함께했다”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시작돼 어려운 이를 돕고자 남북이 힘을 합쳤던 적십자의 가치를 지켜나가고 확대하는 게 경기도지사 회장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Q. 임기 반환점을 돌았는데, 그간 각별히 관심을 가져온 현안이나 사업이 있다면. A. 취임 시점부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현안은 적십자의 고유 역할이자 의무인 남북 관계 경색 방지와 인도적 지원 전개다. 특히 현 정부가 북한과 강 대 강 구도를 유지하면서 적십자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할 당위성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할 수 없는 영역에서 적십자의 역할이 분명히 있는 만큼, 이를 실천하는 방안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업의 경우 지난해 7월 전국 적십자 최초로 삼성전자 수원 본사에 ‘직장 헌혈의 집’을 설립한 것을 꼽고 싶다. 민간 사업장 내 헌혈의 집이 조성된 첫 사례로, 앞으로 매년 6천명 정도가 헌혈하는 것으로 목표를 삼고 있다. 항상 혈액이 부족한 적십자 입장에서는 아주 큰 힘이 되는 성과로 직장 헌혈의 집을 잘 유지하는 한편, 또 다른 사례를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 Q. 남은 임기 동안 꼭 해결하고 싶은 과제가 있다면. A.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하고 싶은데, 첫째는 적십자 회원 활동을 지금보다 더 활성화하는 것이다. 현재 경기지역에 적십자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은 약 60만명인데, 대체로 가구주가 납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도내 적십자를 알고 또 후원하는 도민이 100만명 정도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같은 인연이 적십자의 다양한 활동 참여로 이어지게 할 수 없을까, 이것이 가장 큰 과제다. 일례로 적십자 경기도지사는 지난 봄 적십자 경기도지사 회원, 도민들과 30년 후 미래 세대를 위해 연천군을 찾아 3천그루의 나무를 심기도 했다. 이처럼 적십자와 회원들이 함께하는 활동을 늘려나가고자 한다. 둘째로는 누구나 주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역량을 함양하는 교육 체계를 다지는 것이다. 가령 집에서 누군가 다치거나, 직장에서 동료가 갑자기 쓰러지거나 할 때 우리는 119에 신고하지만 사실 구급대원이 도착하기까지의 시간, 즉 ‘골든타임’이 생명을 좌우한다. 그 시간에 최선을 다해 응급조치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생명을 살릴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다. 이에 적십자 경기도지사는 학생을 비롯한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골절상에 대한 부목 활용법, 화재 발생 시 초기 진화 등 여러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Q. 폭염 탓에 쪽방촌 등 에너지 취약 계층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데, 대응 사업과 계획은. A. 올해 폭염이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적십자 경기도지사 역시 홀몸 노인, 쪽방촌 거주민 등 취약 계층의 건강을 위해 다양한 지원 사업을 전개했다. 여름용 이불 세트를 4천700가구에 전달하는가 하면, 간편식 역시 7~8월 두 달간 월 6천가구씩 전달해 더위를 잘 피해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피해가 심각한 26가구는 직접 적십자 직원이 방문해 추가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상담하기도 했다. 폭염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취약계층을 살피고 지원하는 데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 Q. 경기일보와 ‘Saving Lives, 적십자가 동행합니다’ 캠페인을 전개 중인데, 지금까지의 성과는. A. 2021년부터 지금까지 진행 중인 Saving Lives, 적십자가 동행합니다 캠페인은 적십자 경기도지사가 진행하고 있는 여러 사업 중에서도 대단히 의미가 큰 일이다. 갑작스레 가족 구성원이 병마와 싸우게 되거나 재난을 입어 도움이 필요하지만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위기 가정을 발굴, 희망을 나눠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적십자 경기도지사는 위기 가구 22가구를 발굴, 1만5천명으로부터 9천만원의 성금을 받아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사례는 폭우로 거주지와 비닐하우스를 한순간에 잃어버린 한부모 가정 A씨의 사연이었다. 그는 딸의 책가방을 제외한 집과 재산을 모두 잃어버렸지만, 기부자들의 응원과 관심으로 새 비닐하우스와 종자 구매비, 이사 비용, 딸의 치료비 등을 지원받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앞으로도 적십자 경기도지사는 위기 가정에 용기와 희망을 주는 캠페인을 지속해 나가도록 하겠다. Q. 적십자회비 모금액이 꾸준히 위축되고 있다. 이에 대한 원인과 대안을 제시하면. A. 경기침체와 고금리, 고물가 등이 겹치면서 최근 10년 사이 적십자 회비 납부 참여도가 계속 줄고 있다. 아직 이달 기준이긴 하지만, 올해 적십자 회비 모금액은 70억2천400만원으로 2014년 모금액 102억2천900만원과 비교하면 30% 줄어들었다. 하지만 적십자 회비 축소의 가장 큰 이유는 2014년 이후 집집마다 발송하던 적십자 회비 납부 요청 지로를 더 이상 보내지 못하게 된 점에 있다. 당시에는 관련 법에 의해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적십자 회원이라는 기조로 지로를 보내왔지만 2015년부터는 최근 5년 사이 적십자 회비를 납부한 가구만을 정기후원 회원으로 간주해 지로를 보내고 있다. 현재 월 1만원 이상 적십자 회비를 납부하는 정기후원 회원 수는 60만여명 수준이다. 하지만 지로용지 발송 사업이 오는 2027년 일몰되면 현재 70억원 수준인 회비 수입은 50억원 안팎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적십자 경기도지사는 회비를 납부하고 있는 회원의 활동 참여를 유도해 3년 뒤 지로용지가 가지 않더라도 적극적으로 회비를 납부해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또 기우회 등 지역사회 내 명망 있는 단체에 적십자 사업의 중요성을 적극 홍보하며 정기 후원을 요청하는 한편, 업무협약을 다방면으로 맺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Q. 다음 달부터 경기도지사 산하에 광명시지부가 설치되는데. A. 9월1일부터 공식 업무를 진행하는 적십자 경기도지사 광명시지부는 경기지역은 물론이고 전국 시·도지사 중 최초로 설립되는 지역 지부다. 애초 적십자 정관상 각 시·도지사는 지부를 둘 수 있지만 창립 이래 119년째를 맞은 지금까지 실제 지부를 설립한 곳은 없었기 때문이다. 광명시지부는 지역별로 여건을 반영한, 특색 있는 사업을 확대하려면 더 이상 경기도가 아닌 시·군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판단으로 설립됐다. 광명시지부는 일단 소상공인 지원 사업부터 시작해 △지역 회비 납부 회원 지원 및 추가 회원 발굴 △지역만의 프로그램 및 사업 모색 및 전개 △기존 적십자 봉사단과의 연계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적십자 경기도지사는 올해 안으로 화성, 용인에 지부를 하나씩 설치해 3개 지부를 시작할 예정이며 내년까지 운영 성과를 분석해 안착 및 확대 방안을 수립할 방침이다. Q. 마지막으로, 도민에게 한마디. A. 경기도는 전국에서 북한과 가장 많은 지역을 맞대고 있는 지자체이자 도시와 농어촌을 모두 아우르고 있는 대한민국의 중심이다. 때문에 모든 지역이 중요하지만 특히 경기도에서 전개하는 적십자 활동이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큰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북 관계에 온기가 돌게 하고 어려운 이웃을 앞장서 돕는다는 대한적십자의 설립 취지이자 기본 가치를 도민과 함께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도 대한적십자 경기도지사에 대한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예술과 시민이 함께한 호흡, 대한민국 무용대상 본선…무더위도 꺾지 못한 열정 [현장리뷰]

암전 속에서 무용수들이 등장하고 심장을 울리는 소리가 한여름 밤 숲속에 울려 퍼지자,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인간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도구이자 악기인 몸을 가지고 근육 하나, 힘줄 하나까지 메시지를 표현하며 무대는 무용수들의 땀방울과 열정으로 가득 찼다. 무더운 날씨에도 시민들은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숨죽여 무대를 관람했다. 어린 자녀와 함께 공원을 방문한 이규현씨(38) 부부는 “무용은 거리가 멀게만 느껴지던 예술 장르였는데, 가까운 거리에서 수준 높은 무대를 관람하게 돼 잊지 못할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국내 최정상 무용 단체와 최고의 무용 창작물을 가리는 ‘2024 대한민국 무용대상’ 본선 무대가 분당중앙공원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졌다. 성남시와 (사)대한무용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대한민국무용대상은 예선, 본선, 결선을 거쳐 오는 12월19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대통령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수상자를 가리게 된다. 특히 무용계에서 대통령상이 수여되는 것은 전국무용제와 대한민국무용대상 단 두 대회뿐이기에 최고의 권위로 뽑힌다. 연말 예정된 결선에 오를 최종 두 팀을 결정하는 이날 본선 무대에는 출사표를 내던진 27개 팀 중 예선을 통과한 9개 단체가 열띤 경쟁을 펼쳤다. 시민 참여형 축제를 기치에 내건 대한민국무용대상은 ▲전문 심사위원(80%) 7인과 시민심사위원(20%) 10인으로 구성된 심사시스템 ▲경연 결과 실시간 공개 ▲숲속 공원에서 열리는 개방형 무대 등 다양한 방식을 구성했다. 특히 대중에게 어렵고 생소하게 느껴지는 무용 장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무용 전공자를 제외한 시민심사위원의 점수 반영은 예술성뿐만 아니라 무용의 대중성 확보를 목표로 했다. ■ 무용계 미래 이끌 예술고교 5개팀의 열띤 무대, 객석 환호와 미소 가득차 이날 현장에서 시민들의 열렬한 반응을 끌어낸 건 무용계 미래를 이끌어갈 국내 5개 예술고등학교 영재들의 사전축제 무대였다. ‘목멱, 만판놀이’라는 작품으로 서막을 힘차게 연 국립국악고 무대에서 꽹과리, 북 등 신명 나는 가락 소리가 울려 퍼지고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펼치자, 객석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땡볕 더위에 강렬한 무더위가 지칠 법도 했지만, 객석에는 300여 명이 훌쩍 넘는 관객들이 앉아 몰입하고 있었다. 객석에 앉지 못한 시민들은 일어서서 무대를 관람하거나, 뒤편에 자리한 풀밭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즐기는 등 제각기 다른 풍경으로 함께하고 있었다. 이어 덕원예고는 ‘해소 ver.2’라는 작품으로 대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선보였다. 쪽진 머리에 파랑, 초록, 노랑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선화예고는 ‘음풍농월(吟風弄月), 신명으로 피어나다’는 작품으로 꽃과 같은 무대를 펼치며 객석에 자리한 시민들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했다. 한껏 예열된 현장은 본격적인 본선 무대로 이어졌다. 경연은 한 팀 한 팀 무대가 끝날 때마다 전광판에 점수가 공개되며 긴장감을 더했다. 전문심사위원들의 점수와 시민심사위원들의 점수가 각각 표기되며 비교의 재미를 더했다. ■ 발레부터 한국무용까지 최정상 9팀 경쟁…전광판 실시간 점수 공개에 객석 몰입 한국 창작무용 3팀, 현대무용 4팀, 창작 발레 2팀 등 총 9개 단체의 엎치락뒤치락하는 뜨거운 경쟁 속 이날의 관전 포인트는 두 번째 무대에서 1위를 차지한 LINKINART(안무자 신창호) 팀의 ‘1위 자리 사수’ 여부였다. 이날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LINKINART’ 팀의 ‘March’는 오늘날의 ‘갈등과 대립’ 대신 새 시대를 열어가는 시작점을 내딛는 ‘첫걸음’을 주제로 창작된 현대무용 작품이다. 2000년대 초반 전쟁과 이슈라는 헤드라인에서 영감을 받은 영국의 록 밴드 ‘라디오헤드’의 음악이 세련되고 감각적인 무대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뱃고동 같은 소리와 함께 등장한 백색의 무용수들은 좌에서 우로, 가운데서 양옆으로 파도가 퍼져나가듯 몸의 진동을 보여줬다. 끝내 하늘로 뻗어나가는 손끝은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더했다. 비폭력 시위 등 오늘날 거리에서 펼쳐지는 수많은 행진(march) 혹은 마치 패션쇼 모델처럼 무대를 십분 활용하는 워킹 군무가 압권이었다. 조명 빛이 퍼져나가며 무대 벽면에 드리워진 거대한 그림자는 웅장함을 더했고 파워풀한 워킹 퍼포먼스에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Project S(안무자 정석순) 팀은 ‘시간이 지나도 미소를 잃지 않기를 소망한다’는 내용을 담으며 무용수들의 순수한 미소와 몸짓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현대무용 작품 ‘The Hospital’로 2위에 올랐다. 암전 속에 등장한 하얀 환자복을 입은 무용수와 가운을 입은 의사. 내내 웃음을 보여주던 무용수들은 무대가 반전되며 온몸으로 울부짖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들은 압권인 표정 연기와 표현력으로 마치 한 편의 독립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스토리로 관중을 몰입하게 만들었다. ■ 오직 인간의 몸…심오한 메시지, 즉각적인 표현의 창작 예술에 연말 결선 무대 기대감 이날 본선 경연에서는 단원 김홍도의 ‘씨름’에서 나타난 시대를 배경으로 한 ‘bnp company(안무자 배강원)’의 한국 창작무용 ‘씨름·시름의 해방’이 최종 3등에 오르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종 4위를 차지하며 (사)대한무용협회 이사장상을 받은 팀은 ‘남다른.점 : Humankind’라는 현대무용 작품을 선보인 프로젝트 아트독(안무자 전예화)이었다. 특히 프로젝트 아트독은 인간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표현 도구인 신체의 장점 하나하나를 극대화한 무대로 9개 팀 중 시민심사위원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종아리 근육부터 머리카락 끝까지 활용하며 꽃처럼 혹은 무덤처럼 피어난 인간 더미는 땀과 열정으로 표현됐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이 넘도록 쉼 없이 달려온 최정상 무용 단체 9팀의 열띤 경연은 시민을 감동하게 했다. 이날 최종 1, 2위에 선정된 ‘LINKINART’와 ‘Project S’ 두 팀은 각 1천만 원의 지원금과 함께 연말 결선 무대에서 30분가량으로 더욱 풍부한 이야기와 다채로운 구성으로 확장된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조남규 대한무용협회 이사장은 “무용이 어떻게 하면 시민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예술이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의미 있는 현장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인천시, 3분기 통합방위협 열어…지역 안보 강화 논의

인천시는 최근 시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3분기 인천시 통합방위협의회’를 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유정복 시장을 비롯해 민·관·군·경·소방 등의 지역 안보 책임자들이 참석했다. 회의는 북한의 오물풍선 부양 및 GPS교란 등 국내외 위중한 안보 상황을 고려해 긴급한 비상 상황을 가정, 각 기관별 지휘소와 상황실을 연결한 원격 화상회의로 했다. 참석자들은 지역 안보 현안과 통합방위태세 역량 강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또 예비군의 사기 진작과 작전 지원을 위해 각 부대에서 제안한 예비군 육성사업 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여기에 위기 상황을 가정한 통합방위 ‘을종’ 사태 선포 절차를 숙달하고, 기관별 대응 방안도 점검했다. 특히 올해 열리는 정부 을지연습 기간에는 지난해 ‘서해5도 주민 출도 훈련’과 연계해 계양 박촌체육문화센터 등 7곳에서 유관기관과 함께 출도 주민에 대한 ‘수용·구호 훈련’을 추진한다. 유정복 시장은 “접경지역인 서해5도와 강화도서를 품고 있는 인천은 국내외 안보 상황에 가장 민감한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력한 민·관·군·경·소방의 상시 통합방위태세를 확립해 시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