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 예술무대’ ‘시민 앞 공개형 경연’…2024 대한민국 무용대상

가느다란 손끝과 우아한 몸짓에서 피어나는 예술 ‘무용’의 각 분야 대표들이 모여 국내 최정상을 가리는 대장정의 막이 오른다. 자연과 어우러진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경연은 실시간으로 점수가 공개되며 시민에게 한여름 밤 짜릿함과 긴장감을 전한다. 성남시와 (사)대한무용협회가 공동 주최, 대한민국무용대상 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2024 대한민국무용대상’ 본선이 오는 17일 분당중앙공원 야외공연장에서 개최된다. 본선에서는 총 9개 무용단체가 경연을 펼치며, 본선 무대에서 최종 선정된 상위 두 팀을 대상으로 12월8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결선이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야외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발레, 한국무용, 현대무용 등 각 장르 최정상 무용수들의 열정 가득한 무대와 긴장감을 더하는 경연 점수 공개 방식은 무더위에 지친 시민과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물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민국무용대상은 예선, 본선, 결선까지 3단계의 심사를 거쳐 대통령상과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의 수상자가 결정된다. 전문심사위원 7인(80%)과 무용전공자를 제외한 시민심사위원(20%) 10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온라인 시스템을 이용해 심사에 나서며 심사결과는 ‘실시간 공개 프로세스’로 집계 즉시 점수가 반영된다. 본선 진출 팀은 무대 즉시 순위가 결정되고, 이 가운데 3·4위에게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상과 (사)대한무용협회 이사장상이 주어진다. ■ 치열한 본선 무대 거쳐 올해 결선 진출, 누가 될까? 예선을 거쳐 오는 17일 본선에서 예술 기량을 뽐낼 팀은 한국창작무용 3팀, 현대무용 4팀, 창작 발레 2팀 등 총 9개 무용단체이며 이 가운데 최종 두 팀이 연말 결선 무대에 오른다. 먼저 창작발레 단체 ‘프로젝트 클라우드 나인’는 작품 ‘프레임 워크’를 통해 발레의 엄격성이 강박이 돼 집념으로 승화되는 모습을 표현한다. 현대무용 단체 ‘LINKINART’의 ‘March’는 ‘갈등과 대립’이라는 주제로 새 시대를 열어가는 시작점의 ‘첫 걸음’이라는 주제로 창작된 작품이다. 한국창작무용을 펼칠 ‘프로젝트 창’은 작품 ‘시빌(Sibyl) : 하얀 꽃’을 통해 현대의 노인과 같이 잔인한 삶 속에서 덧없는 목숨을 부지해야만 하는 현실과 지난한 시간을 견뎌온 그들의 삶에 대해 존엄을 말한다. 또 다른 현대무용 단체 ‘프로젝트 아트독’의 작품 ‘남다른,점 : Humankind’는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관점의 차이 속 충돌하며 나타내는 인류의 본 모습을 심층적으로 담아냈다. 이외 한국창작무용 단체 ‘bnp company’의 김홍도의 ‘씨름’에서 나타난 시대적 배경과 다양한 신분의 모습을 재해석한 작품 ‘씨름·시름의 해방’ 등이 경연을 펼친다. 한편 17일에는 2024 대한민국 무용대상의 본격 개막에 앞서 국립국악고, 선화예술고 등 무용계 미래를 이끌 영재들이 함께하는 5개 예술고등학교의 무대로 사전축제가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트럼프 막말·거짓 주장에 美공화 "정책에 초점 맞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막말과 거짓 주장을 해 연일 논란에 휩싸이자 공화당이 정책을 중심으로 한 선거운동을 하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는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고 해리스 부통령이 대신 나선 이후 절제되지 않고 충동적인 선거 메시지로 공화당 인사들을 짜증 나게 하고 있다는 현지 매체의 보도내용을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민과 경제문제 등 공화당에 유리한 정책 현안에 초점을 맞추면 이길 수 있다는 공화당 인사들의 생각과는 정반대로 행동하고 있어서다. 예를 들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도계 흑인인 해리스 부통령의 혈통에 의문을 제기한 건 상대방의 인종 정체성을 문제 삼는 게 금지시되는 미국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또 조지아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같은 공화당 소속이지만 2020년 대선 당시 패배를 뒤집으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브라이언 캠프 주지사와 그의 아내를 맹비난하기도 했다.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인 조지아에서 인기가 많은 자당 주지사에 대한 이 같은 공격에 공화당 내에서조차 '정치적 자살'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유세에 참석한 인원이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의 1963년 워싱턴 행진 당시 연설에 참석한 인원보다 많다는 허황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자신의 유세 규모를 늘 자랑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의 유세에 몰린 인파의 사진이 인공지능(AI)으로 조작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언론은 두 주장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팩트체크를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와 인터뷰에서 경제와 이민 등 정책 이슈를 언급하기는 하지만 허위 주장과 도를 넘은 인신공격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이에 따라 언론도 그런 부분에 집중하며 비판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화당 주요 인사인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녀(해리스)의 유세 규모에 그만 의문을 제기하고, 그녀가 (캘리포니아주의) 법무장관이었을 때 범죄와 관련해 무엇을 했는지, '차르'로서 국경 문제를 해결했어야 했을 때 무엇을 했는지 물어보라"로 당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책사'로 알려진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국장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과 정책적 차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트럼프가 정책보다 인격적으로 해리스를 공격하면 경합주 유권자들, 특히 여성 유권자들의 해리스 지지가 상승한다. 그게 지금의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경기도내 기초수급 받는 2030 증가… 청년 빈곤 심화

고금리·고물가, 취업난이 이어지면서 경기도내 청년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증가세를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1인 가구는 증가하는 데 반해 고용률은 절반 수준을 밑도는 탓인데, 청년 빈곤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경기도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도내 19~39세의 청년 기초수급자 수는 2020년 3만7천744명에서 2021년 4만1천550명으로 4만명대를 돌파한 이후 2022년 4만1천797명, 2023년 4만3천990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올해는 지난달 기준 청년 기초수급자 수가 4만7천486명을 기록, 연말 그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기초생활수급자는 최소한의 생활을 보정하는 급여를 지급하는 제도인데, 기본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이 계속 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도내 전체 기초생활수급자가 36만2천988명, 2021년 40만4천621명, 2022년 42만4천697명, 2023년 42만5천805명인 점을 감안하면, 매년 집계되는 기초생활수급자의 10%를 청년층이 차지하는 실정이다. 이는 청년 1인 가구 수 증대와 취업난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도내 청년 1인 가구 수는 2018년 5만2천215가구로 5만가구대에 진입한 뒤 2021년 5만5천11가구로 정점을 찍고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해 5만2천787가구로 집계되며 5만가구대를 유지하고 있다. 취업난 또한 청년 기초생활수급자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경기지역 청년(15~29세) 고용률은 2019년 45.4%, 2020년 43.1%로 전년대비 2.3% 하락한 수치를 보인 이후 2021년 45.5%, 2022년 50.0%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엔 다시 49.9%로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도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강구하고 있지만 좋지 않은 경제 상황에 지체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매년 청년세대의 국민기초생활수급자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로는 실업률의 증가와 고물가 등 경제 사정이 크게 반영된 게 크다”며 “각 분야별로 복지부 또는 도정 사업을 통해 청년을 더불어 복지 돌봄이 필요한 도민들에게 지원 강화와 새로운 시도 등을 계속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염 속 폐사 속출… 진땀 나는 인천지역 농가 [현장, 그곳&]

“매일 폭염에 닭들이 ‘픽픽’ 쓰러져요. 사람도 쓰러지는 마당인데, 이러다 집단 폐사할까봐 걱정입니다.” 12일 오전 10시께 인천 강화군의 한 양계장. 7만여 마리의 닭을 키우는 이 곳 농장 곳곳에는 대형 선풍기가 ‘터덜터덜’ 소리를 내면서 축사에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닭들은 무더위에 지쳐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 닭은 무더위로 인한 스트레스로 서로를 쪼며 몸에 상처를 내기도 한다. 농장주 A씨(82)는 “이달 들어 폭염 때문에 닭들이 잇따라 죽어가고 있다”며 “매일 축사 곳곳에 물도 뿌리고, 선풍기 40~50대를 24시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전기요금만 100만원이 넘게 나왔다”며 “이 상태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인근의 돼지 농장도 마찬가지. 돼지 400여 마리가 물도 사료도 먹지 않고 축 처져 누워있다. 최근 1천500만원을 들여 쿨링패드를 설치했지만, 축사 내부는 32℃로 너무 뜨겁다. 농장주 B씨(70)는 “선풍기로는 돼지들의 폐사를 막지 못해 에어컨을 틀다보니 지난달 150만원 전기요금 폭탄을 맞았다”며 “그래도 자식같은 돼지들을 살리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닭·돼지 농장과 양식장 등이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따른 집단 폐사를 막기 위해 초비상이다. 농장과 양식장은 전기요금 폭탄에도 조금이라도 온도를 낮추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강화와 중·계양구지역 767개 농가에서 닭 72만4천536마리와 돼지 2만3천421마리, 오리 152마리 등을 사육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에 최근 30℃가 넘는 폭염이 지난달부터 이어지면서 축사마다 매일 수십마리씩의 닭 등이 죽어나가고 있다. 앞서 강화군 화도면 내리에 있는 육계 농장에서는 폭염에 2천400마리 집단 폐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닭은 고온에 가장 취약해 30℃가 넘으면 산란 수가 줄고, 33℃ 이상에선 호흡이 빨라지고 체온이 상승해 폐사 위험이 크다. 돼지도 33~35℃의 고온 상태에 놓이면 극심한 스트레스로 소화 능력 등이 떨어져 위험하다. 특히 폭염으로 인해 서해 바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인천지역 바지락 및 굴 양식장의 집단 폐사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실시간 해양수산환경 관측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인천 자월도 앞바다 표층 수온은 지난 4일 최고 30.1℃를 기록하기도 했다. 굴의 경우 여름철 수온이 28℃ 이상이면 성장을 멈추고, 30℃를 넘으면 폐사율이 급격히 높아진다. 이미 수온 상승으로 인해 인천지역 양식장의 생산량은 급감하는 추세다. 인천시수산자원연구소의 연안어장 실태조사에서 양식장의 바지락은 지난 2008년 1천250t에서 2021년 326t으로 감소했다. 굴도 2008년 332t에서 2021년 75t으로 급감했다.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이제 폭염 등 기후변화는 해마다 반복할 수 밖에 없다”며 “이는 농가 등만의 문제가 아니라 생산량이 줄어 도시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닭·돼지 농가의 근본적인 개보수 등의 지원을, 양식장은 새로운 어장 환경을 만들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