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복지재단 대표 내정자 ‘현행법 위반’ 논란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 등 전과가 있는 고인정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 내정자에 대한 자질 논란이 일고(본보 12월20ㆍ21일 자 1면) 있는 가운데 내정자의 정식 임명은 현행법상 부적합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현행법에는 지방자치단체 출자ㆍ출연기관의 임직원은 직무 여부와 관계없이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재단은 오는 28일 긴급 이사회를 개최해 고 내정자에 대한 선임 여부를 재결정할 방침이다. 21일 경기도와 경기복지재단 등에 따르면 재단은 오는 28일 긴급이사회를 개최해 최근 자질 논란이 일고 있는 고인정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에 대한 이사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선임을 재의결할 계획이다. 이번 긴급이사회는 고 내정자가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 등 2건의 전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경기도의원으로 활동할 당시 경기도의료원에서 진료받은 후 노숙자로 처리돼 돈을 내지 않았다는 의혹마저 제기되는 등 ‘자질논란’이 일고 있어 이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 소집된 것이다. 또 고 내정자가 선임된 지난 19일 이사회에서 정식적인 제안설명도 없이 표결이 이뤄지는 등 이사회 절차상 문제도 제기되면서 다시 이사회를 개최키로 한 것이다.특히 경기복지재단은 고 내정자에 대한 자질 논란이 붉어지면서 고 내정자를 대표이사로 임명하는 것은 현행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긴급이사회를 통해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행 ‘지방자치단체 출자ㆍ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9조 3항은 ‘출자ㆍ출연기관의 임직원은 직무 여부와 관계없이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지 아니할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 전과가 드러났고 도의료원 진료비 부당 감면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는 고 내정자는 이미 품위 손상에 해당해 대표이사 임명 시 법률 위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복지재단 관계자는 “오는 28일 긴급 이사회를 개최해 고 내정자에 대한 최근 논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허정민기자

[‘골든타임’ 놓친 AI] 1. 경기도 초토화

조류인플루엔자(AI)가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경기도에서 사육되는 가금류 5마리 중 1마리가 살처분 되고 있다. 사상 최악의 AI로 도내 가금류 산업은 직격탄을 맞아 이미 초토화다.AI는 ‘현재진행형’이지만, 경기도의 방역대책은 여전히 살처분하기에만 급급할 뿐 제대로 된 대안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현 상황을 진두지휘해야 할 남경필 경기지사는 대선 행보에만 관심을 쏟으면서 초동 대처에도 실패했다.이에 본보는 경기도가 AI로 입은 피해와 비극을 짚어보고 부실한 방역 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편집자주경기지역으로 창궐한 조류인플루엔자(AI) H5N6형 바이러스가 한 달 만에 천연기념물을 비롯해 1천만 마리 이상의 도내 가금류를 살처분하는 등 사상 유례없는 비극을 낳고 있다. 21일 경기도에 따르면 충북 음성에서 지난달 16일 처음 발생한 AI는 서해안 벨트를 타고 닷새 만에 양주의 한 양계농가 닭 수백마리를 폐사시킨 뒤 무서운 속도로 확산, 최근까지 양주·포천·이천·안성·화성·평택·양평·여주·용인·김포·광주 등 11개 시ㆍ군을 휩쓸었다. 이로 인해 도내에서 사육되는 가금류 5천400만여 마리의 20%에 가까운 1천77만여 마리가 살처분됐거나 될 예정이다. 이는 292만 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해 역대 최악의 AI라고 여겨졌던 지난 2014년 사태와 비교도 할 수 없다. 이 같은 파죽지세의 AI로 인해 가금류 산업이 지역 경제를 이끄는 도내 도농복합 시군의 경제까지 흔들고 있다. 특히 1천100만 마리의 닭을 기르며 국내 최대 닭 산지인 포천시의 경우 이번 사태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았다. 지난달 22일 최초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이후 한 달째 연일 의심신고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발생 농가와 주변 농가들에서 기르던 닭 26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이천시 역시 AI 급습에 맥없이 쓰러졌다. 사육 가금류 491만 마리 중 절반에 육박하는 245만 마리를 매몰처리해 지역 내 가금류 산업이 붕괴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번 AI는 가금류 농가를 휩쓸었을 뿐 아니라 지난 16ㆍ17일 이틀에 걸쳐 사상 처음으로 서울대공원동물원에 살던 황새와 원앙 등 천연기념물까지 손길을 뻗치며 역대 최악의 피해를 만들고 있다. 더욱이 감염 유형이 기존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 방역 당국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AI 바이러스는 가금류 중에서도 오리류가 바이러스를 쉽게 전파하는 특성을 지니면서 그동안 오리 농가를 중심으로 확산해 왔다.그러나 올해는 산란계(알을 낳는 닭) 농가를 강타해 도내에서만 798만 마리의 산란계가 살처분 됐다. 이 때문에 계란 값 폭등은 물론 제빵업계 등 관련 업종까지 큰 타격을 받았다. 결국 정부는 계란을 수입하는 고육지책을 내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8일 안성천에서 발견된 야생조류 분변을 검사한 결과, 기존과 다른 H5N8형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동시에 2가지 형의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방역 당국을 더욱더 당황케 했다. 이에 도는 기본적인 방역 매뉴얼과 더불어 최근에는 10만 마리 이상 대규모 가금류 농장 출입로에 임시 이동 방역시설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강력 방역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예상보다 AI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도내 가금류 농가들이 큰 피해를 보고있다”면서 “추가 방역시설을 마련하는 등 방역에 총력을 다해 조속히 AI 사태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한진경ㆍ유병돈기자

[문화카페] 문화국민의 자격

찻집이나 음식점에 들어갔을 때 나는 종종 옆좌석의 대화에 관심이 가곤 한다. 그렇다고 해서 나쁜 의도에서 그러는 건 아니고 그들의 대화의 주종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서다. 대화는 곧 사회의 관심사를 대변하는 것이자 한 나라 국민의 문화 수준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그들의 대화에서 바라는 게 있다면 책이니, 그림이니, 음악회니 하는 따위의 얘기가 나왔으면 하는 것인데, 섭섭하게도 그런 이야기를 듣기란 그리 흔하지 않다. 아니, 거의 없다 해도 과히 틀린 말이 아니다. 그만큼 우리는 문화나 예술과는 먼 거리에서 살고 있다. 그간 내가 엿들은 대화를 분석해 보자면 아파트 얘기, 주식 얘기, 드라마 얘기, 연예인 얘기 정도였다. 여기에다 최근 들어서는 시국 얘기도 끼어들어 목소리 톤까지 높아졌다. 정치 얘기는 어디서나 목소리가 한 옥타브 이상 올라가는 것 같다. 그저께는 한 주부 모임에 나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문학을 좋아하는 이들끼리 한 달에 한 번 꼴로 모이는 자리였고, 내가 한 이야기 역시 문학과 삶에 관한 신변잡기였다. 이야기 끝에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1년에 책을 몇 권 읽느냐? 연극을 몇 편 보느냐? 음악회에 몇 번 가느냐? 미술관은? 돌아온 반응은 나를 적잖이 실망시켰다. 그들은 입을 거의 봉한 채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기 바빴다. 개중에는 부끄러운 나머지 머리에 손이 가거나 얼굴이 붉어지는 여성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질문을 한 내가 오히려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때 한 주부가 손을 번쩍 들더니 “작가님, 텔레비전 드라마 보느냐는 말은 왜 안 물어보세요?”하는 게 아닌가. 텔레비전 드라마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본다는 말이었다. 나는 그 주부가 무안할까 봐서 “아 참, 텔레비전 드라마를 빼놓고 딴 것만 물었군요”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마음 한구석이 겨울바람처럼 냉랭했다. 그 주부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나가는 향우회 자리나 친구들의 모임 자리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다들 나이가 나이인 만큼 건강 얘기가 주를 이룬다. 어떤 병엔 어떤 음식이 좋고, 뭘 먹으면 되레 좋지 않다는 둥 다들 의사 저리 가라다. 그러니 그림이니 음악회 얘기는 아예 끼어들 틈도 없다. 어쩌다가 책 얘기가 끼어드는 것도 글을 쓰는 윤 아무개가 좌중에 앉아 있으니 안부 정도로 묻는다. “어때, 요즘 책 좀 팔려?” “시도 쓴다며?” 친구들은 건성으로 묻고 나도 건성으로 대꾸한다. “뭐, 팔리긴. 만날 그렇지.” “시? 심심하니까 그냥 써보는 거야.” 우리 사회에서 문화나 예술에 관한 대화는 왜 이리도 찾기 어려운가. “요즘 무슨 책 읽어요?” “얘들아, 그저께 본 연극의 감동이 지금까지도 남아 있어. 너희도 한 번 봤음 해.” “어쩌지? 다음 약속 날엔 우리 남편이랑 뮤지컬 보기로 했는데…” 이런 대화를 종종 들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기왕 내친김에 더 욕심을 내본다. 하루의 장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아주머니의 무릎에 놓인 시집 한 권, 공원 등나무 밑에 앉아 소설책에 정신을 빼앗긴 어르신, 아이를 업고 미술관에 온 젊은 엄마의 모습, 휴게실에 모여 앉아 최근 읽은 책에 대해 담소하는 도의원이나 시의원들의 여유 있는 모습… 얼마나 보기 좋을까. 윤수천 동화작가

대한항공 기내난동 망신살…트위터에 ‘대처 미숙’ 영상

1990년대 유명 팝 발라드 가수 리처드 막스(53)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대한항공 기내 취객 난동 사건’ 피의자가 경찰에게 붙잡혔다. 기내 난동으로 경찰에 붙잡힌 30대 남성은 자신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한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술에 취해 승객과 승무원을 때린 혐의(항공보안법 위반 등)로 A씨(34)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일 오후 2시 20분께 베트남 하노이 공항을 출발해 오후 6시 35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예정이었던 대항항공 여객기 KE480편 비즈니스석에서 술에 취해 옆자리에 앉은 한국인 승객 B씨(56)의 얼굴을 때린 혐의다.A씨는 또 자신을 제지하던 객실 사무장 C씨(36·여) 등 2명과 정비사의 얼굴과 복부를 때리고 욕설을 하는 등 2시간 동안 소란을 피운 혐의도 받고 있다.A씨는 여객기가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항경찰대로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기내에서 제공한 양주 2잔 반을 마시고 취해 소란을 피웠으며, 베트남에서 출발한지 약 2시간여가 지나 후부터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옆자리에 앉아있던 A씨가 술에 취해 계속 말을 걸었는데 대답을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이 형 센스가 없다’면서 손으로 때리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취해 조사가 어려워 일단 귀가 조치했으며 다시 소환해 조사할 것”이라며 “승무원들과 승객들이 A씨를 제압한 뒤 포승줄로 묶어뒀고, 승무원들은 특별사법경찰관 자격으로 소란을 피우는 승객을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히트곡 ‘나우 앤드 포에버’(Now and Forever)로 유명한 막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여성 승무원들이 사이코를 제지하는 방법을 전혀 알지 못했고 교육도 받지 않았다”며 “승객들이 나서서야 난동을 부린 승객을 제압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최성원기자

브라질 ‘아마존연구소’ 용인에 설립 추진

브라질 국립 아마존연구소가 용인에 첫 해외지사 설립을 타진한다.정찬민 용인시장은 21일 시장실에서 브라질 국립 아마존연구소(INPA)의 한국지사 설립을 추진하고자 방한한 바우질 하우삐(Valdir Raupp) 브라질 상원의원과 아밀 란도(Amir Francisco Lando) 전 상·하원 의원을 접견했다. 바우질 하우삐 상원의원 일행은 국립 아마존연구소의 한국지사 설립지로 용인시 지곡동에 추진 중인 바이오ㆍ의약산업단지인 ‘바이오메디컬 빅스’를 염두에 두고 이날 용인시를 방문했다.지난 1952년 창설된 국립 아마존연구소는 세계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에 대해 브라질이 국가 정책적인 측면에서 환경산업을 연구하는 곳이다. 아마존의 풍부한 천연자원을 연구, 친환경 기능 의약제품 등을 만드는 연구소로 아직 해외지사를 설립한 사례는 없다. 브라질 측은 일양약품(주)와 녹십자수의약품(주) 등이 지곡동에 추진 중인 ‘바이오메디컬 빅스’가 바이오·의약복합 산업단지로 진행되고 있어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의 천연자원을 활용한 바이오·제약·건강부문 등 공동 개발을 위한 상호협력을 모색하는 것이다. 정찬민 시장은 “용인은 국내 유명 의약업체들이 들어서 있는 등 첨단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성장하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도시”라며 “브라질이 지사 설립을 추진한다면 국내 기업들과 공동 연구를 하기에도 좋을 것이며 시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바우질 하우삐 상원의원은 “용인이 아마존연구소를 설립하기 위한 조건에 맞는지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상호교류 확대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지곡동 바이오메디컬빅스는 지난 3월 투자유치 협약을 체결한 이후 현재 환경평가 관련 절차를 밟고 있으며 오는 2018년 말 준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용인=강한수·안영국기자

LH “8천억원 부담하라” vs 파주시 “인정할 수 없다”

지난 2014년 말 사업이 종료된 파주 운정택지지구 개발사업(운전 1~2지구)의 적자 부담액을 놓고 파주시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갈등을 보이고 있다. LH가 공동 시행사업자인 파주시에 통보한 적자 추정액의 50%인 8천억여 원 부담에 대해 파주시가 “인정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파주시와 LH 파주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최근 LH는 지난 2014년 말 사업이 종료된 운정택지지구 개발사업에 대해 시에 정산결과 적자 추정액 1조6천억여 원 중 절반인 8천억여 원을 부담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시와 LH간 지난 2005년 4월 맺은 운정택지개발사업 공동시행협약서 제3조(사업비 부담 및 관리) 규정에 따른 것이다. 당시 시와 LH는 교하읍 와동리와 야당리 등 일원 940만8천㎡에 4만6천256세대를 수용하는 운정택지지구 개발사업을 벌이면서 총 사업비를 양 기관이 각각 50%씩 부담하도록 협약을 맺었다. LH는 지난 2014년 말 사업이 종료된 운정택지지구개발사업에 대해 사업비 정산을 준공일로부터 60일 이내, 또는 양측 협의 후 60일 연장할 수 있다는 애초 협약서 규정에 맞춰야 했지만 준공 후 2년 뒤인 최근에야 정산을 완료한 뒤 총 적자액 규모(추정치)로 1조6천억 원으로 잠정 확정, 시에 통보했다. 이 때문에 시는 이 중 8천억 원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 LH 파주사업본부 한 관계자는 “적자액에 대한 전체 금액을 밝힐 순 없으나 운정택지지구 개발사업이 준공된 만큼 협약서근거에 따라 적자액에 대한 파주시 부담을 요청했다”며 “LH 입장에서 정산한 것인 만큼 앞으로 시의 의견을 들어가면서 정산액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LH로부터 이 같은 적자 정산액 부담을 통고받은 시는 “LH의 일방적인 추정액 통보일뿐”이라며 앞으로 정밀한 회계 검사를 예고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LH가 마음대로 사업을 진행해놓고 투입된 사업비일 뿐으로 결코 인정할 수 없다”며 “보내온 정산액을 회계사 등 관계자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면밀히 검토, 입장을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그동안 시는 운정택지지구 개발사업(운정1~2지구)은 공동 시행사업자로 참여했으나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운정3지구는 참여하지 않아 LH가 단독 사업자로 택지를 개발하고 있다. 파주=김요섭기자

새누리 분당·반기문 출마… 대선 판도 지각변동

새누리당 비주류의 집단탈당 선언으로 중도보수 신당 출현이 가시화되고 있고, 내년 1월 귀국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사실상 대선출마 선언이라는 ‘메가톤급’ 변수가 동시에 터져나오면서 대선구도가 급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달 말 퇴임하는 유엔 사무총장은 20일(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진 한국 특파원단과의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제가 10년 동안 유엔 총장을 역임하면서 배우고, 보고, 느낀 것이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 불살라서라도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또한 “정치 지도자들은 자신을 버려야 한다”면서 “정당이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국민이 없고 나라가 없는데 무슨 파가 중요한가. 노론·소론, 동교동·상도동, 비박·친박 이런 것이 무엇 소용인지 알 수가 없다”며 기성 정치권을 겨냥했다. 반 총장은 직접적으로 대선 출마 여부에 확답하지 않았으나, 전례 없이 강한 수위의 발언을 하면서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다자구도 비주류 신당 출현으로 3개 교섭단체에서 4개 교섭단체 체제로 변하게 되면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다자구도가 불가피해진다. 이 과정에 정계개편까지 이뤄지면 대선판도에 지각변동과 혼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새누리당 비주류의 중도보수 신당이 정계개편의 핵심으로 부각되면 국민의당, 민주당 내 비주류 세력 간 합종연횡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른바 ‘제3지대’에 강력한 경쟁자를 만난 것으로 여겨지지만 새누리당과 민주당 등 거대 양당이 버티고 있는 고착화된 정치구도가 깨질 수 있다는 점에서 비주류의 집단 탈당으로 인한 새누리당 분당을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정진석 전 원내대표 등 충청권 의원들이 탈당 대열에 합류한 후 반 총장을 신당에 합류시킬 경우 신당 내에서 치열한 잠룡들의 대결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 총장의 선택이 초미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야당 반응 상반 이에 대해 민주당은 즉각 견제에 들어갔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제3지대는 신기루에 불과한 것”이라며 “기존 정당에서 화합을 못해 분화돼 나온 개별 정치지도자들이 모이는 것이 무슨 희망이 있으며 무슨 새로운 정책노선에 기반한 정당의 창출이겠는가, 그런 형태의 이합집산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정치실험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평가절했다. 반면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비주류의 분당 선언에 대해 “그 길이 애국의 길이라며 양식 있는 의원들은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필요하다고 본다”고 긍정평가했다. 이는 민주당과 제3지대 정당 간 대결 구도,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문재인 전 대표와 비(非) 문재인 주자 간 대결구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정국은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김재민기자

비박계 35명 “27일 탈당” 첫 ‘보수정당 분당’ 현실로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 35명이 오는 27일 집단으로 탈당하겠다고 선언, 헌정 사상 처음으로 보수 정당의 분당이 현실화됐다. 김무성·정병국(여주·양평)·유승민·나경원 의원 등 비주류 의원 33명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 2명을 제외하고 31명이 탈당을 결의하고 즉석에서 탈당계를 작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회동에 참석하지 못했으나 탈당 동참 의사를 밝힌 4명까지 포함하면 총 35명의 의원이 함께 하기로 했다고 황영철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35명 중 경기 의원은 5선 정병국·심재철 의원, 3선 박순자·김영우·김학용 의원, 재선 유의동 의원 등 6명이며, 인천은 3선 홍일표·이학재 의원 등 2명이다. ★도표 참조 비주류 의원들이 탈당하면 앞서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 김용태 의원과 바로 합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995년 민주자유당에서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측근 의원 9명과 함께 탈당해 만든 자유민주연합, 1997년 신한국당을 탈당한 이인제 전 의원이 창당한 국민신당 등이 있었지만,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인 20명 이상 의원들의 집단 탈당으로 사실상 분당하는 것은 새누리당과 이전 역사를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황 의원은 “오늘 우리는 새누리당을 떠나기로 마음을 모았다”면서 “가짜 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 정치의 중심을 세우고자 새로운 길로 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 정치를 후퇴시킨 친박(친 박근혜) 패권주의를 극복하고, 진정한 보수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새 출발을 다짐했다”며 “친박·친문(친 문재인) 패권정치를 청산하는 새로운 정치의 중심을 만들어 안정적·개혁적으로 운영할 진짜 보수 세력의 대선 승리를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비주류는 탈당 대신 분당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분당 결행은 12월27일 하겠다”면서 “오늘까지 확인된 숫자는 35명이다. 오늘 회동에 참석하지 못한 분 중에도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비주류는 정병국·주호영 의원을 창당 로드맵을 주도할 공동준비위원장으로 추대했으며, 탈당에 뜻을 같이하는 비례대표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에 ‘출당’을 요구하기로 했다. 비례대표는 탈당을 하면 의원직을 상실하지만 출당이 되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비주류 의원들의 집단 탈당선언에 대해 “비대위원장을 특정인으로 하는 게 안 된다고 당의 분열을 염려하는 당원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탈당까지 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정 원내대표는 “비주류측에 비대위원장 추천권을 드렸지만 탈당 선언으로 권한을 거부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개혁적인 비대위원장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민기자

서울대공원 ‘원앙’ 한마리 AI 확진… 양재천 부근선 야생오리 폐사체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폐사한 황새(본보 19일자 1면)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최종확진을 받은 가운데 이 동물원 다른 칸에서 사육되던 원앙 1마리도 AI 양성반응을 보였다.또 과천과 인접한 양재천 부근에서 야생오리 폐사체가 발견되는 등 과천 전체가 AI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21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지난 16일과 17일 서울대공원에서 잇따라 폐사한 황새 2마리에 대한 AI 정밀검사 결과 H5N6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판명됐다.서울대공원은 황새들이 당초 AI 사전증상이 없었고 간이검사에서도 음성 반응을 보였지만, 2마리가 연이어 폐사했다는 점에서 AI를 의심하고 국립환경과학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바 있다. 서울대공원은 이 황새들과 같은 칸에 있던 원앙 8마리를 검사한 결과 5마리에서 H5 양성 판정이 나옴에 따라 원앙 8마리 모두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했다. 이어 동물원에서 사육 중인 모든 조류들에 대한 AI 검사를 벌인 결과, 황새마을내 다른 칸에서 사육 중이던 원앙에서도 AI가 검출됐다.서울대공원은 한 칸에서 사육되는 원앙 70마리 가운데 10마리의 시료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이중 1마리가 H5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서울대공원 측은 나머지 60마리에 대해서도 AI 검사를 의뢰했다. 다만, 확진 판정을 받은 게 아니기 때문에 원앙들을 개별로 격리하고 검사결과를 기다렸다가 살처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 20일 밤 9시30분께도 과천과 서울의 경계에 있는 서울 서초구 우면동 양재천 주변에서 야생오리가 폐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과천시가 오리 사체를 확보, 정밀조사를 의뢰했다.과천시는 AI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관내 양계농가에 대한 방역강화는 물론 야생조류가 서식하는 양재천, 갈현천, 홍촌천, 막계천 등에서 집중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과천시 관내에서는 19개 양계농가에서 1천600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김형표ㆍ유병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