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 쌀 고정 직불금 109억원 지급한다

인천 강화군은 16일 2016년 쌀 소득보전 직접 지불제 사업, 고정직불금 109억 원을 읍·면사무소를 통해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번 고정직불금 지급 요건은 1998년 1월 1일부터 2000년 12월 31일까지 논 농업에 이용된 농지 중 지급대상자가 대상농지에서 2001년 이후 벼, 연근, 미나리, 왕골 또는 다른 작물로 전환하거나 휴경하는 경우다. 강화군은 올해 7천367명 1만505ha(진흥 8,869, 진흥 밖 1천636)가 지급대상이다. 올해 직불금 단가는 전년도와 같은 ha당 진흥 농지 107만6천416원(107.6원/㎡), 진흥 밖 농지 80만7천312원(80.7원/㎡)으로 최종 농가별 지원내용은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와 읍·면사무소를 통해 열람 또는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고정직불금 이외에 농가의 밭, 조건, 친환경, FTA 피해보전 직불금이 12월 중 차례로 지급될 예정인 가운데, 그해 수확기(10월~이듬해 1월) 쌀의 평균가격이 기준가격 이하로 하락하는 경우 지급되는 변동직불금은 내년 3월 내 지급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연이어 지급되는 직불금이 유례없는 쌀값 폭락으로 애타는 농민들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어주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쌀값 안정을 위해 강화군청 공무원 모두 불철주야 온 정성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쌀소득보전직접지불제 사업은 목표 가격(18만8천원/80kg)과 그해 전국 평균 수확기 쌀값 차이를 고정지급금(12월 지급)과 변동직불금(이듬해 3월 지급)으로 지원해 쌀값 하락으로 말미암은 농민의 소득을 보전해 주는 사업이다. 한의동기자

권해원 경기도명예환경감시원, 무단투기·불법소각 감시… 고양 환경 파수꾼

“지역주민 모두가 환경보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실천할 때까지 직접 발로 뛰겠습니다.” 권해원 경기도 명예환경감시원은 환경보전에 대한 남다른 사명감으로 지역사회 환경보전에 앞장서고 있다. 권씨가 경기도 명예환경감시원으로 위촉된 것은 지난 2008년. 그는 8년째 고양지역 곳곳을 순회하며 환경오염행위에 대한 감시ㆍ계도활동을 벌이고 있다.권씨는 지역별 환경오염행위 신고를 비롯해 환경보호 캠페인,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소 합동 지도ㆍ점검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지역 환경교육홍보와 야생동식물 보호ㆍ육성 등의 환경 관련 활동 전반을 수행하고 있다. 고양환경단체협의회 회장으로도 활동 중인 권씨는 다년간 지역활동을 이어온 만큼 환경 문제가 발생하는 지역 곳곳을 훤히 파악하고 있다. 이에 그는 지역을 순회하며 무단투기, 불법소각 등 환경오염행위가 적발될 시 위반사항과 현장사진 등을 기록해 지자체에 전달하고 지자체는 권 회장의 감시자료를 토대로 현장을 직접 체크해 과태료 부과 등 적정한 행정조치를 취하는 시스템이다. 항상 환경을 지키는 파수꾼의 시각으로 감시ㆍ계도 활동에 임하고 있다는 권씨는 “우리 감시원들은 이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살던 사람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어느 지역을 가면 환경 훼손 행위가 일어나는지 속속들이 다 알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감시ㆍ계도 활동을 통해 환경오염행위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지만 일부 ‘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환경오염행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있다. 지역 주민 모두가 환경오염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감시ㆍ계도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가 지난 2003년부터 추진한 경기도 명예환경감시원은 민간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불법소각, 쓰레기 매립 등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환경오염행위를 감시하고 환경보호 캠페인을 벌이는 등 환경보호 및 정화활동을 실시하는 민간자율감시 제도다.도는 지역 사정에 밝은 주민이나 환경단체들을 ‘경기도 명예환경감시원’으로 위촉, 환경오염행위 근절을 위한 민간자율감시 활동을 전방위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도 명예환경감시원의 환경오염 신고 건수는 지난해 383건으로 도는 이 가운데 331건에 대해 사실 확인 및 행정처분을 내렸다. 올해에는 10월 말까지 282건의 신고를 받아 221건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린 바 있다. 박준상기자

최순실 수감 서울구치소에 ‘불법묘지 통지서’ 발송

용인시가 고 최태민씨 불법 묘에 대해 최순실씨 등 가족에게 보낸 의견서와 처분 사전통지서 등이 반송(본보 8일 자 7면)된 가운데, 용인시가 이번에는 최순실씨가 수감된 서울구치소에 ‘불법묘지’ 통지서를 발송했다. 15일 용인시에 따르면 처인구는 이날 최순실씨가 수감돼 우편물 수령이 가능한 서울구치소에 행정처분 통지서를 보냈다. 또 최태민 부부 묘지 비석에 최태민씨 자녀로 올라 있는 ‘최순영, 최순득, 최순천’ 등 3명에게는 반송된 주소로 같은 내용의 통지서를 발송했다. 앞서 처인구는 지난달 28일 장사 등에 관한 법률과 산지관리법을 위반했다며 묘지 토지소유주인 최순실씨 자매 등 4명에게 이전 및 원상복구 행정절차에 대한 의견서와 처분사전통지서 등을 등기우편으로 발송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6일 수취인 불명으로 처인구로 반송됐었다. 현재 최순실씨 등 행정처분 대상자들의 1차 의견제출 기한은 이미 지난 13일로 마감된 상태다. 처인구 관계자는 “우편물을 당사자들이 수령하지 않으면 행정처분을 할 수 없어 난감하다”면서 “현재 최순실씨가 있는 가장 확실한 곳이 구치소여서 그곳에 통지서를 보냈다. 또 다른 사람들의 주소지를 추적해 통지서를 계속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인=강한수ㆍ안영국기자

[천자춘추] AI, 차단방역으로 막아내야 한다

2003년도 우리나라에 조류인플루엔자(AI)가 최초 발생한지 13년이 지난 올해도 조류 인플루엔자가 전국적으로 확산 추세에 있다.우리 도에도 지난 11월20일 양주를 시작으로 12.13일 현재 포천, 이천, 안성, 평택, 화성, 양평, 김포 등 8개 시군 29개소에 발생되어 5백만 수 정도를 매몰처리 하였고 전국적으로는 1천만 수 이상이 매몰되고 있는 실정이다. 올 해 발생한 농장을 전문기관의 분석한 결과 20%정도가 기존에 발생했던 농장으로 밝혀진 것으로 본다면 농장사전방역과 출입차량을 포함하여 종사자들의 철저한 차단방역 인식이 관건임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조류인플루엔자의 정확한 예방대책 알아볼 필요가 있다. 먼저 조류인플루엔자는 닭, 칠면조, 오리 및 야생조류 등에 감염되는 급성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병원성에 따라 고병원성과 저병원성으로 구분되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닭은 치사율이 100%에 이를 만큼 전염성과 치사율이 높기 때문에 국제수역 사무국(OIE)에서 전 세계적으로 특별히 관리하고 있는 전염병이다.조류인플루엔자는 주로 철새의 배설물에 의해 전파되고 감염된 조류의 콧물, 호흡기 분비물, 오염된 분변 등에 의하여 대부분 감염되므로 양계와 오리농가에서는 야생조류의 도래시기인 늦가을부터 봄 초까지는 농장주변에 야생조류의 접근을 차단하여 철새에 의한 감염을 방지하고 농장 안팎의 철저한 소독과 출입자 통제 등 차단방역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농장에 출입하는 모든 차량, 사람의 출입은 제한하고 반드시 철저히 소독한 후 출입시켜야 하며 농장 내외부를 주기적으로 소독하면서 계사마다 소독조를 설치하여 출입 시마다 소독을 실시하도록 하고 축사, 사료창고, 분뇨처리장 내 야생조류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단속, 그물망 설치, 비닐포장 등의 차단조치를 하고 가금사육농가 종사자도 철새도래지의 접근 및 중국,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국가 여행의 자제하고 발생국 외국인 근로자 채용, 관리 시에는 방역 상 위해여부를 철저히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차단방역과 위생적인 사양관리로 최선을 다하면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한편 조류인플루엔자를 통해서 본 닭, 오리고기의 안전성을 살펴보면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75℃에서 5분간만 익혀도 사멸되므로 식품을 통한 감염 위험성은 없으며 닭이나 오리고기, 계란 등 음식을 통한 인체 감염사례도 발견되지 않았다. 감염농장 인근지역의 닭이나 오리, 계란은 이동이 금지되고 살처분 됨으로 감염축을 통한 위험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각오로 차단방역만이 조류 인플루엔자를 막아내는 길임을 가슴깊이 새기며 실천해야 한다. 김완수 경기도농업기술원 강소농 전문위원

[경기단상] 대한민국 청소년에게 정치를 허가하라

“저는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이야기하는 것이 싫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하야 뒤가 더 중요하다 이야기하는 것이 싫습니다. 제 삶의 문제가 박근혜 대통령 한 명의 책임입니까? 최순실 한 명의 잘못입니까? 저에게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미친 것은 박근혜, 최순실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부모님, 반장, 친구들, 선생님, 회사 사장, 그리고 매일 마주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박근혜, 최순실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사람답게 행동할 수 있었는데도 그러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12일 경남 진주의 촛불집회 연단에 선 한 청소년의 이야기다. 이 사회의 불평등한 구조는 청소년들이 누구보다 더 잘 안다. “훗날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으려 한다.”는 청소년의 외침도 있었다. 이들이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와 불평등, 그리고 정치의 비효율과 무능 등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의 의견은 정치에 반영되지 않는다. 오히려 철저하게 배제되어 왔다. 지금부터 우리 사회가 청소년을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자. 그들도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시민이다. 청소년들이 얼마나 성숙한지, 시민으로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내고 있는 것을 우리는 매주 광화문을 비롯해 전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촛불집회에서도 마주하고 있다. 촛불현장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거대한 민주주의 교육장, 민주주의 학습 효과의 장으로 진화, 발전하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투표권을 주자. 선거연령을 현재의 만19세에서 만18세를 넘어 16세로 낮춰도 좋다. 미래세대의 주인인 청소년들을 당당한 주권자로, 정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자. 청소년들은 정치·사회의 민주화, 교육수준의 향상, 인터넷 등 다양한 대중매체를 이용한 정보교류가 활발해진 사회환경 등으로 이미 독자적인 신념과 정치적 판단에 기초해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과 소양을 갖췄다. OECD의 34개 회원 국가 중 투표권이 만 19세 이상에만 부여되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국제사회와 비교해 보아도 한국의 선거연령은 지나치게 높다. 소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대부분 국가의 선거연령은 18세다. 심지어, 오스트리아나 브라질, 쿠바 등 국가의 선거연령은 16세다. 역사의 현장에는 늘 청소년이 있었다. 그동안 청소년들은 역사의 중요한 시기마다 주체적으로 움직였다. 역사를 돌아보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서부터 419민주혁명, 광주민주화운동, 효순·미선양의 미군 장갑차 압사 사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등 민주화운동을 비롯해 각종 사회정의를 요구하는 집회시위에는 늘 청소년들이 함께했다. 이 나라의 역사를 위해 청소년들도 함께 싸워왔다는 거다. 수원시정도 마찬가지다. 청소년 100여 명이 참여한 2030도시기본계획 뿐만 아니라 청소년 교통평가단, 주민참여예산 청소년위원회 등을 운영한 경험에서 보면 ‘너희가 뭘 안다고!’ ‘어른들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한방에 날려버렸다. 도시정책 원탁토론 현장에서 만난 청소년이 “어른과 똑같이 1인 1표씩 의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자체가 즐겁다”는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자. 청소년들에게 정치를 허락하자. 주권자로서 당당히 목소리 낼 수 있도록 하자. 교과서를 통해 민주주의 원리를 가르치고, 참여 민주주의의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정작 청소년들의 정치참여의 길은 사실상 봉쇄되어 있다.오히려 ‘학생’, ‘공부’, ‘성실’, ‘예의’ 등을 강요한다. ‘너희가 뭘 안다고’, ‘너희는 아직 어리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정치에 관심을 가져서는 안된다’, ‘사회문제에 자기 의견을 내서는 안된다’ 등의 존재로 여겼다. 쉽게 규정했고, 대상화시켰고, 그래서 청소년의 의견은 정치에 반영되지 않는다. 이제는 솔직하게 인정하자. 향후 한국 사회구조의 최대 피해자는 청소년이 될 것이다. 현재의 체제를 바꾸지 않으면 말이다. 지금도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학벌 중시 풍조 속에서 청소년은 입시 위주의 과도한 공부와 부족한 수면에 시달리고 있다. 입시경쟁, 아르바이트, 취업난, 비정규직, 이태백,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는 ‘삼포 세대’를 이어 ‘N포 세대’까지 더 많은 짐을 미래 청년의 어깨에 올려두고 그것을 견디어야 할 현실 앞에서 좌절할 것이다. 미래의 주인이 되어 나라를 책임져야 하는 청소년에게 투표권을 주자. 그들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기회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 공평하다. 염태영 수원시장

[기고] 슬로우 라이프의 여유

오랜 관사생활을 청산하고 얼마 전 동탄으로 이사했다. 그동안에는 관사가 사무실에서 걸어서 5~10분 거리에 출근길도 부담 없어 정말 편하고 좋았다. 이사 후 처음에는 필자는 물론 동료 직원들도 걱정을 많이 해주었다.아닌게 아니라 막상 이사하고 보니 자동차를 이용하기 어려운 필자입장에서는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밤늦게 퇴근할 때나 일찍 회의가 있을 때에는 그냥 관사에 있을 걸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점차 지나며 생활에 익숙해지니 나쁜 것만 있는 것도 아니다. 예전보다 더 많이 걷게 되니 따로 운동할 시간을 덜 내도 되고, 집사람이 아침마다 태워주는 호사도 누리고, 교통이 막힐까 아침 일찍 출근하다 보니 개인 시간을 활용할 여지도 많아졌다. 어제는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집까지 퇴근을 해보았다. 느릿느릿 시간을 보내다 보니 바쁘게 걷는 사람들도 보이고, 길가의 나무들이며 떨어진 낙엽, 예쁜 건물들도 보인다. 일부러 집에서 좀 떨어진 마트에서 내려 사람들 구경도 했다. 저마다 정신없이 어딘가로 걸어가고 걸어가면서도 끊임없이 휴대전화를 보며 뭔가에 매달리는 모습이 낯설게 느껴진다. 무엇 때문에 이리들 바쁘게 사는 걸까? 사람 사는 게 갈수록 각박해진다. 너나없이 빨리빨리, 무한생존경쟁에 내몰리다 보니 누군가를 짓밟고서라도 경쟁에서 이겨 최대한 많은 이익을 챙기려고 한다. 요즘 온 나라를 달구는 어처구니없는 국정농단 사태도 그러한 무한경쟁의 연장 선상에서 벌어진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이런 게임은 승자는 없고 모두가 패자가 되는 게임이 아닌가 싶다. 일시적으로 게임에 이겨도 그런 명예는 오래가지 않을뿐더러 더 많은 이익을 쫓기 위해 안달하면서 시작도 끝도 없는 쳇바퀴 속으로 말려들어 가게 된다. 진 사람들은 좌절하고 비관하며 특히 게임이 불공정하다고 느끼면 그 피해의식은 엄청날 것이다. 이런 시대적인 모순들이 단순히 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단죄하거나 제도ㆍ틀을 바꾼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을까? 결국, 사람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행복의 근원을 물질, 외부의 인정, 헛된 명예에서 찾는 물질만능주의와 탐욕에서 벗어나야 한다. 헬렌 켈러가 한 유명한 말이 생각난다. ‘행복의 문 하나가 닫히면 다른 문이 반드시 열린다. 그런데 우리는 닫힌 문을 바라보느라 새로 열린 문을 보지 못하곤 한다.’ 이런 생각은 고은 시인의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이란 짧은 시가 내포한 뜻과 맥을 같이할 것이다. 삶도 그런 게 아닐까? 어쨌든 난 여유 있는 지금 생활이 좋고 행복하다. 조금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말이다. 서승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답은 현장에 있다”… 귀 열고 발로 뛰고 민심 속으로, 이필운 안양시장 소통행정 화제

“시민이 1번입니다.” 이필운 안양시장이 선거 공약 때 외친 구호를 시정에 반영해 시행하고 있다.이 시장은 탁상행정을 벗어던지고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경청하고 공감대 형성을 통한 최선의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진심어린 마음으로 다가가는 다양한 소통 창구를 개방 중이다. 안양시의 소통 정책이 여타 지자체보다 한 차원 높은 소통의 통로로 주목받는 이유다. ■ 시장이 직접 소통합니다, ‘열린 시장실’ 안양시가 특별하게 운영하는 소통창구는 바로 열린 시장실이다. 시장과 시민이 1:1로 만나 지역현안과 각종 민원 등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열린 시장실’은 지난해 3월 시작돼 매주 화요일마다 운영 중이다.이 시장은 그동안 열린 시장실에서 56회 411건 1천356명의 시민을 만나 지역현안 및 민원사항 등에 대해 상담했다. 상담 411건 중 민원 374건, 건의 10건, 제안 11건, 기타 16건이고, 이 중 187건은 검토·수용 또는 행정에 참고하고, 139건은 상담·안내, 18건은 타 기관 등과 협의, 그리고 현행 법규나 행정제도상 불가한 67건에 대해서는 민원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했다. 물론 시장을 만난다고 해서 모든 민원이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민의 답답한 심정을 헤아려 주며 함께 고민하면서 대안도 찾아보고, 그래도 해결할 수 없다면 솔직하게 터 놓고 진심으로 이해를 구하는 소통의 자리가 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 현장에 답이 있다, 찾아가는 ‘진심 토크’ 시장이 지역민들을 직접 찾아나서는 ‘찾아가는 진심 토크’도 매월 2회 운영한다.시는 지난 2014년 8월부터 동 현장에서 간부회의를 주재해 시장이 현지에서 주민들을 만나 애로점을 수렴하고 현장을 같이 누비는 소통의 목적으로 진심 토크를 개최해 현재(올해 10월 기준)까지 총 27차례에 걸쳐 진행했다.각계각층의 종사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진심 토크는 305건의 건의사항을 수렴하고 이 중 176건을 완료했으며 나머지 건의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해결방안을 모색 중이다. 지난 10월5일에는 자발적인 참여로 교육 기부 및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학부모 진로코치봉사단 회원들과 진심 토크를 개최했다.이날 회원들은 학생들이 날씨에 상관없이 체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동안초교 다목적체육관 건립’ 지원을 요청했으며 시는 현재 체육관 건립에 대한 예산을 확보하고자 다방면으로 애쓰고 있다.이에 앞서 지난 9월에는 공직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새내기 공무원들의 모임 ‘새모람데이’에 참석해 자유로운 토론 시간을 가졌다.이밖에도 장애인활동보조인 , 자원봉사단체대표 , 사회복지사 등 각 분야에서 묵묵히 일하는 종사자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토크 과정에서 제기된 의견을 수렴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 범시민 원탁토론회, 소통 시정의 새 지평 안양시는 지난 6월17일 안양체육관에서 제2의 안양부흥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을 들어보고자 ‘범시민 원탁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원탁토론회는 공모를 통해 참여의사를 밝힌 청년층을 비롯한 각계각층 시민 200여 명이 10여 명씩 20개의 원탁에 둘러앉아, 저마다 하나의 주제를 갖고 의견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시는 시외버스터미널 운영 및 인성강화, 청년취업 등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지난 10월6일에도 ‘인문도시 안양’ 실현을 위해서 ‘건강한 가정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주제로 2차 범시민 원탁토론회를 진행해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필운 시장은 “매일 빠듯하게 짜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시민들과의 소통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현재 추진 중인 소통 정책을 통해 여과 없이 시민과 진솔한 얘기를 나누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돼 시정운영에도 많은 도움이 되며 앞으로도 더욱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시민들의 고충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안양=양휘모기자

[1일 현장체험] 경기도립의료원 간병·간호조무사

‘나는 일생을 의롭게 살며 전문 간호직에 최선을 다할 것을 하느님과 여러분 앞에 선서합니다. 나는 인간의 생명에 해로운 일은 어떤 상황에서나 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간호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으며 간호하면서 알게 된 개인이나 가족의 사정은 비밀로 하겠습니다. 나는 성심으로 보건의료인과 협조하겠으며 나의 간호를 받는 사람들의 안녕을 위하여 헌신하겠습니다.’ 간호대생들이 간호사가 되기 전 낭독하는 ‘나이팅게일 선서’다.간호대생들은 대학을 졸업할 때 나이팅게일의 숭고한 정신을 상징하는 촛불에 점화한 뒤 나이팅게일 선서문을 낭독하고, 전문 간호인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을 서약한다.선서문은 현대간호의 선구자인 백의 천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Florence Nightingale)을 기념하기 위해 그의 이름으로 만들어졌다.지난달 16일 기자는 이날 하루 나이팅게일의 삶을 살아보기 위해 경기도의료원을 찾았다. 다만, 이날 기자가 체험할 수 있던 것은 간호조무사. 간호사는 전문간호행위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비전문가인 기자가 하기에는 많은 제약이 따랐다. 이에 간호와 진료업무를 보조하는 간호조무사를 체험하기로 했다. 오전 8시30분 도의료원 간호과장실에서 박효숙 간호과장과 조주연 수간호사를 만났다. “보통 일이 아닐 텐데, 괜찮으시겠어요? 어떻게 간호조무사 체험을 할 생각을 다하셨어요.” 박 과장이 걱정스런 얼굴로 입을 뗐다. 옆에 있던 정 수간호사도 거들었다. “각오 단단히 하셔야 할 텐데요. 생각하는 것보다 힘든 일이 많을 겁니다.” 사실 이때 까지만 해도 나이팅게일의 선서가 무엇을 말하는지, 간호사가 지닌 사명과 책임의 무게가 얼마나 큰지 알지 못했다. ‘까짓것 매일 있는 욕 없는 욕 다 먹고, 마감시간에 쫓겨 아등바등 살고 있는 기자만하겠어. 오죽하면 평균수명이 67세 밖에 안 되겠냐고’라는 생각뿐이었다. 그때는 몰랐다 이것이 얼마나 안일한 생각인 줄. 그리고 또 몰랐다. 내 직업에 얼마나 감사하게 될 것인지. 박 과장과의 간단한 담소를 끝내고 본격적인 체험을 하기위해 도의료원 수원병원 3층 3병동으로 이동했다. 조 수간호사가 갈아입을 옷을 건넸다. 위아래가 파란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나오자, 조 수간호사가 오늘 해야 할 일들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가장 강조한 것은 손 씻기. “손 씻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나 자신과 환자를 위해 빼놓으면 안 되죠. 환자와 손이 닿거나 환자의 물건을 만진 뒤에는 반드시 손 소독제로 손을 닦아줘야 해요.” 그리고 업무분장표를 건네받았다. A4용지에는 이날 해야 할 일들이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호흡기치료부터 코와 목의 이물질을 빨아들이는 석션(suction), 식탁 닦기 및 식사준비, 금식환자체크, 식사보조, 체위변경, 등 마사지, 낙상예방, 체중측정, 안약, 화장실 부축, 냉찜질, 온찜질, 세발, 세안, 틀니세척, 구강간호, 회음부 간호, 이불교환, 환의 교환, 입ㆍ퇴원환자 체크까지 몸이 둘이라 해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이렇게 많은 일을 하루에 다 하신다는 거예요.” 기자가 놀란 토끼눈을 하고 물었다. “그럼요 저희한텐 일상인 걸요.” 업무분장표에는 단순히 할 일들만 적힌 것이 아니었다. 각 세부 사항별로 환자의 이름과 특징이 상세하게 적혀있다. 환자 개개인에 맞는 간호행위를 하기 위해 매일 밤 확인해 두는 것이다. 손 씻기 교육과 할 일들을 전달받고, 조 수간호사를 따라 병실로 이동했다. “먼저 환자를 체크할 거예요. 병동을 돌면서 간밤에 특이사항은 없었는지, 환자들이 불편한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는 일입니다.” 환자 대부분의 머리가 희끗희끗했다. 조 수간호사는 입원 환자의 평균 연령이 70세라고 설명했다. 치매나 알코올의존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많으며,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이 많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아무래도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의료원이다 보니 일반 병원을 이용할 수 없는 환자들이 많아요. 몸도 마음도 외로운 분들이기 때문에 간호행위에 더 신경을 써야 하죠.”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해야 하는 일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기저귀 확인. “거동이 불편해 화장실을 갈 수 없이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기저귀를 사용해요. 기저귀는 바로 갈아주지 않으면 환자들이 힘들어 하기 때문에 수시로 확인하고 있어요. 저쪽 김 할머니가 불편하신 것 같네요. 기저귀를 갈아보죠.”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 찾아온 순간이었다. 기저귀라. 아기 기저귀도 갈아본 적 없는 기자가 환자의 기저귀를 간다는 사실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런 기자의 마음을 알아챘는지 조 수간호사가 “처음이 어렵지 하면 다 할 수 있다”며 위로했다.마음을 추스르고 조 수간호사를 도와 기저귀를 갈기 시작했다. 헌데 웬걸 기저귀를 갈고 나니 할머니가 우시는 게 아닌가. 조 수간호사는 “아이고 우리 할머니 또 우시네, 뭐가 그렇게 서러워. 우리 할머니는 눈물이 너무 많은 게 탈이야. 기저귀 잘 가셨으니까 우리 요플레 먹자”고 할머니를 달랬다. 그리고는 기자에게 “기저귀를 갈 때 우시는 분들이 있어요. 어쩌다 자기 신세가 이 이렇게 됐을까 하는 생각에 눈물을 보이시는 같아요. 마음이 아프죠”라고 귀띔했다. 할머니의 눈물에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나이팅게일의 선언문이 떠올랐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가진 사명과 책임이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간호행위는 단순히 아픈 환자를 돌보는 일만이 아니다. 몸이 아픈 만큼 마음이 아픈 환자를 돌보는 일이었다. 그 뒤로 식탁 닦기 및 식사준비, 식사보조, 체위변경, 화장실 부축, 세발, 세안, 이불교환, 병상청소 등 오늘 하루 나의 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과를 진행했다. 도의료원에는 이런 간호행위가 24시간 끊이지 않고 계속된다. ‘24시간 간호ㆍ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립의료원은 여타 공공의료기관 중 ‘간호ㆍ간병통합서비스’ 운영에 있어 선제적인 역할을 했다.간호ㆍ간병통합서비스는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전문 간호 인력이 24시간 환자를 직접 간호하고, 모든 입원서비스를 병원이 제공하는 정부 주도의 사업이다. 도의료원은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이전인 2014년 4월부터 수원과 의정부병원에서 시범운영했고, 현재 파주, 이천, 안성, 포천병원에까지 확대 실시하고 있다. 이날 체험한 결과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인력. 46개의 병상을 한조에 평균 5명의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한명의 간호사가 10명의 환자를 돌보는 셈. 단 몇 시간의 체험이었지만 사명과 책임의 무게는 컸고, 그 무게를 견디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기자가 든 생각이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는 분명 고된 일이다. 일만 고된 것이 아니고 마음도 고되다. 하지만 이날 하루 함께한 조 수간호사와 다른 간호사, 간호조무사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환자 한명 한명을 마치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처럼 돌보는 그들의 모습에서 진한 감동과 감사를 느낄 수 있었다.이들의 헌신과 노력을 3천자에 다 담을 순 없지만, 누군가의 생명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지면을 통해 독자들에게 잘 전달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송시연기자사진=전형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