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시장 “박근혜정부 재정강탈에도 내년 고교 무상교복 시행”

이재명 성남시장이 “중앙정부의 지방정부 재정강탈에도 내년 고교 무료 교복을 시행한다”고 말했다.이 시장은 17일 오전 시청 한누리실에서 ‘2017년 예산 편성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가 지방정부의 독자적 복지정책을 무산시키고 억제하는 반헌법적 행태에도 성남시는 내년 ‘3대 무상복지’를 비롯한 복지정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이처럼 밝혔다.이 시장은 무상교복을 고교생까지 확대한 배경에 대해 “오늘날도 교복 구입비가 없어 선배들이 입다 물려준 헌 교복을 입는 학생들이 있다”며 “적어도 우리 아이들의 교복 정도는 우리 사회가 책임질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성남시의 내년 예산안은 올해 대비 11.6% 늘어난 2조6천42억 원으로, 이 가운데 일반회계는 8.4% 증가한 1조6천889억 원, 특별회계는 17.9% 증가한 9천153억 원 등이다.사회복지ㆍ의료분야 예산은 전년 대비 15% 증액된 6천915억 원이 편성됐다. 건강ㆍ의료분야에서도 성남시 의료원 건립에 803억 원, 시민건강 주치의사업 7억 원, 저소득층 미성년자 생리대 구입 8억 원, 초등학생 치과주치의사업 전면 확대 등 시민 건강권 확보에 역점을 뒀다.특히, ‘3대 무상복지’ 사업 중 무상교복 지원을 중학생에서 고교 신입생까지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청년 배당 113억 원, 무상교복 56억 원(중학생 25억 원, 고교생 31억 원), 산후조리 지원비 36억 원 등을 편성했다. 이 시장은 “박근혜 정부는 지방자치를 부정하고, 시민의 권리인 복지를 축소 폐지하며 복지 확대를 막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며 “지방정부의 독자적 복지정책을 무산시키고 억제하기 위해 지방교부세시행령까지 개악, 성남 시민이 납부하는 지방세를 강탈하는 반헌법적 행태를 보였다”고 비판했다.실제 중앙정부의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성남시의 조정교부금은 내년 266억 원, 오는 2018년 533억 원, 오는 2019년부터는 1천139억 원 등이 삭감된다. 이 시장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성남시 공무원들의 외국시찰과 배낭여행, 워크숍 비용 등 복리후생비를 대폭 축소하고 중앙정부의 재정탄압에 따른 재정위기 극복에 동참하기로 했다”며 “마른 수건을 짜는 심정으로 시설유지 보수비 등 경직성 관리비용도 올해 수준으로 25% 절감해 편성했다”고 말했다. 한편, 성남시는 내년 예산안을 18일 시의회에 제출한다. 예산안은 오는 21일 열리는 시의회 제224회 제2차 정례회 상임위와 예결특위 심의를 거쳐 다음 달 20일 최종 확정된다. 그러나 이 시장의 주요 공약사업에 대한 시의회 새누리당 측의 반대가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돼 예산안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김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사 “경기여성의 성 불평등 의식은 생각의 문제가 아닌 정책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젠더 이슈”

“경기도민, 특히 경기여성의 성 불평등 의식은 생각의 문제가 아닌 정책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젠더 이슈(gender issue)’입니다.” 김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사는 17일 오후 3시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큰나눔터에서 개최된 정책 토론회에 참석, 한국 사회의 성평등 정책에 대해 진단하고 경기도가 나아가야 할 여성 정책의 방향에 대해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날 “향후 10년간 추진할 성평등 정책 우선 순위에 대한 경기도민 중 42.2%에 해당하는 응답자가 1순위로 꼽은 정책이 바로 ‘일·가정 양립정책’”이라며 “우리는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비단 경기도민뿐 아니라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자리는 여전히 일·가정 중 가정에 방점이 찍혀있다.살림도 일도 자녀의 육아도 모두 해내는 이른바 ‘슈퍼우먼’ 콤플렉스를 안고 살아야하는 현대여성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면서 “TV 및 언론매체를 통해서도 육아문제를 남성과 공통분모로 놓고 실천해야할 덕목으로 홍보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슈퍼여성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했다. 김 박사는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7월19일~8월9일까지 경기지역에 거주하는 만19~64세 성인남녀 1천045명(여성 519명, 남성 52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경기도 성평등 정책은 단편적인 것이 아닌, 젠더적 관점에서 중장기적 프로세서로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를 위해서는 경기도 여성의 역량강화를 통해 성별 격차를 줄이는 정책을 세우고, 경제활동에서의 성차별을 없애며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실현해야 한다”며 “20대에 포커스를 두고 성별 차이 및 세대별 차이를 염두에 둔 세밀한 정책 추진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성정책은 다양한 관점과 사회 통합적 안목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오늘 자리를 주최한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등 여성을 연구하는 공공기관뿐 아니라 정계 및 학계서 공론화하는 작업을 함께해 피부로 느끼는 현실적인 여성정책을 추진·실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수원 매향교에서 시간과 공간 재해석한 황은화 설치전 ‘Another View’ 오는 30일까지 열려

추운 날씨에도 시민들의 발걸음을 세우는 명물 작품이 매향교에 등장했다. 애벌레가 웅크렸다가 펴는 순간을 형상화한 작품은 아치 형의 터널을 닮았다.이 이색적인 작품은 가운데가 분리돼 있다. 각각 과거와 미래를 의미한다. 그 사이에 서 있는 관람객이 현재가 되어 작품을 완성한다. 작품 안에는 비어 있는 새장과 의자가 놓여 있다. 시민들은 스마트폰 화면에 작품을 담아가기도 하고, 의자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기도 한다. 이 독특한 설치 작품은 서양화가 황은화의 다. 설치전은 지난 11일 막내린 동명의 개인전을 연장해 펼쳐졌다. 작가는 비어 있는 새장에 시침과 분침을 달아 현대인의 시간이 날아간 새처럼 자유로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작가는 정보화 사회에 들어서며 시간의 가속화가 빨라져 자신을 생각할 시간이 사라진 것을 꼬집었다. 애벌레를 형상화한 뜻도 여기 있다. 애벌레는 느리지만 자신이 가고자하는 방향으로 간다. 반면 현대인은 방향을 생각할 틈도 없이 빨리 움직이기만 한다. 시간에 적응하는 동일화보다 가속화하는 시간을 쫓아가는 데 바쁜 현대인에게 메시지를 던진 것. 또 전시 공간인 매향교는 200여 년 전 정조의 역사가 담긴 곳이다. 역사가 과거로서 의미있기 위해선 결국 현재와 소통이 필요하다는 작가의 생각을 반영했다. 황은화 작가는 “각자의 시간을 한 번 되짚어 볼 시간이 되길 바라며 내면의 여행을 할 느긋한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며 “매향교에 설치된 작품을 보며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많이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