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널' 주역들

"외제차 싸게 사세요" 프로축구 선수 등에 30억대 사기

고급 외제차를 싸게 뽑아줄 수 있다고 속여 유명 프로축구 선수 등 40여명에게서 수십억원을 챙긴 3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외제차를 싸게 출고해줄 것처럼 속여 자동차 대금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사기) 등으로 노모(39)씨를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노씨는 2014년 7월부터 지난해 10월 말까지 48명에게서 32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자동차 회사에 아는 사람이 있다"며 벤츠·BMW·아우디 등을 20∼30% 싼 가격에 출고해주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였다. 노씨는 처음 수십명에게는 자신이 손해를 보며 할인된 가격에 차량을 뽑아줬다. 신뢰를 쌓고 나서 범행을 저지르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일단 사람들이 자신을 신뢰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하기 시작하자 본색을 드러냈다. 노씨는 피해자 10명의 명의로 차량을 할부 구입하고서 차량 대금은 피해자들이 부담하도록 하고, 차량은 중고시장에 팔아치워 5억원을 가로챘다. 다른 피해자 38명에게는 아예 "할인이 되는 대신 현금으로 사야 하니 나에게 돈을 보내라"고 속여 27억원을 받고서 그 돈을 그대로 챙겼다. 노씨는 피해자들에게 차량 취·등록세도 자신이 대납해주겠다고 해 환심을 산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 가운데는 프로축구 선수 10여명도 포함됐다. 노씨는 스크린 골프 동호회에서 친분을 쌓은 아마추어 축구 선수의 소개를 받아 프로축구 선수들을 상대로도 범행을 저질렀다. 노씨는 경찰 조사에서 "대부업을 하면서 빚을 져 돈을 갚으려고 범행을 시작했다"며 "피해자들에게 받은 돈 일부는 빚을 갚는 데 쓰고 나머지는 먼저 주문한 사람들의 차량을 뽑아주는 데 썼기 때문에 실제 내가 챙긴 돈은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노씨가 더 많은 구매자를 소개받아 이들에게 사기 행각을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연합뉴스

외국인 운반책 동원 170억 명품 밀수…10억 넘는 시계도

외국인 운반책까지 동원해 조직적으로 고가의 명품 시계와 가방을 밀수입해온 일당이 세관에 붙잡혔다. 이들이 밀수입한 명품 가격을 합해보니 무려 170억원에 달했다. 인천본부세관은 관세법 위반 혐의로 밀수입 4개 조직 27명을 붙잡아 총책 김모(39)씨, 권모(35·미국 교포)씨 등 9명을 구속하고 운반책 이모(47)씨 등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김씨 등은 2013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미국, 홍콩 등 외국의 명품시계 판매점이나 국내 면세점에서 구매한 시가 170억원 상당 명품시계 588점과 가방 48점을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을 통해 몰래 들여온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이들은 운반책으로 고용한 러시아인, 일본인, 홍콩인 등 외국인에게 시계를 직접 손목에 차거나, 속옷·장난감 등에 숨기도록 지시해 국내로 명품을 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태국인, 중국인 등이 우리나라를 떠날 때 공항 면세점에서 구매한 고가 시계를 홍콩 등지에서 넘겨받았다가 내국인 운반책이 다시 국내로 들여오기도 했다. 이들은 시계 상자와 보증서는 국제우편을 통해 국내로 부치고서 정상경로를 통해 산 물품인 것처럼 속여 명품 판매장과 인터넷에서 판매했다. 권씨 등은 강남 압구정에 아예 판매장을 차려 직접 시계를 팔기도 했다. 이들이 밀수입한 물품 중에는 국내 판매 가격이 10억원이 넘는 파텍 필립, 1억 5천만원 상당의 리차드밀 한정판 등 초고가 시계와 5천만원에 달하는 에르메스 가방도 포함됐다고 세관은 전했다. 세관 관계자는 "고급 명품시계는 세율이 42∼48%에 달해 밀수에 성공하면 높은 수익이 보장돼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세관은 이처럼 조직화 된 기업형 밀수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특별수사팀을 수시로 운영해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11살 친딸이 택시비 없다고 하자 "짐 싸서 나가라" 학대

술에 취해 11살 친딸에게 택시비를 요구했으나 2천 원밖에 없다고 하자 화가 나 '짐을 싸 나가라'고 학대한 친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 2단독 안종화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C(54) 씨에게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또 C 씨에게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C 씨는 친딸인 A(11)양이 태어난 이후 교도소를 드나들며 수형 생활을 했다. 이후 A 양을 홀로 양육하던 친모가 재혼하자 A 양은 보육원에 맡겨졌다. C 씨는 교도소를 출소한 이후 지난해 4월 11살이 된 A 양을 보육원에서 데리고 와 함께 살았다. 하지만 일주일에 2∼3일 이상의 과도한 음주 생활로 C 씨는 집을 비우는 날이 많았고, A 양은 혼자 집에서 지내야 했다. 술에 취해 집에 오는 날이면 C 씨는 A 양에게 욕설과 폭언을 일삼았다. A 양에 대한 정서적 학대는 지난해 9월 23일 벌어졌다. 당시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귀가한 C 씨는 딸에게 택시비를 요구했다. 이에 A 양이 '2천 원밖에 없다'고 하자 화가 난 C 씨는 심한 욕설과 함께 "짐 싸서 (집에서) 나가라"고 고함을 질렀다. 극심한 두려움을 느껴 집을 뛰쳐나간 A 양은 한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결국, C 씨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안 부장판사는 "발달 상태의 아동에게 정신적 건강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피해 아동의 성장과 발달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그 잠재적 위험성이 상당한 중한 범죄"라고 밝혔다. 이어 "자신이 보호하는 친딸을 상대로 한 범행으로 죄질이 좋지 못한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

‘한·중 차세대 지도자’ 남경필 지사-후춘화 광둥성 서기, 11일 중국서 만난다

한국과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는 남경필 경기지사와 후춘화(胡春華) 광둥성(廣東省) 서기가 양 지역 발전을 위해 뜻을 모은다.7일 경기도에 따르면 남경필 경기지사는 오는 11일과 12일 중국 광둥성과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다.특히 남 지사는 11일 광둥성에서 후춘화 광둥성 서기를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한국과 중국 청소년들의 교류 협력을 위한 e-스포츠 축제인 IEF(International E-culture Festival)를 통해 지난 2008년 인연을 맺은 남 지사와 후 서기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친분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남 지사가 경기지사로 취임한 후에도 지난 2014년 12월 광둥성에서 한 차례 만난 바 있다.당시 후 서기는 남 지사에게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넸으며 남 지사는 후 서기에게 광둥성의 산업단지 건설 등 도시화 사업에 경기도의 참여를 건의했다.특히 현재 경기도시공사가 광둥성 상무청과 광둥성 후이저우(惠州)시 산업단지(320㎢) 내 한중산업단지(11㎢) 개발을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남 지사와 후 서기가 이번 만남에서 어떠한 이야기를 나눌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도 관계자는 “남경필 경기지사와 후춘화 광둥성 서기는 오랜 친분을 맺고 있는 사이여서 자연스럽게 만남의 자리가 마련됐다”며 “경기도와 광둥성 간 교류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호준기자

'피자 돌릴땐 언제고…' 도둑처럼 공부하는 인하대생

"저녁에 강의실에서 학회 모임을 하는데 갑자기 조명이 꺼져서 황당했어요. 촛불과 휴대전화 불빛으로 서둘러 모임을 끝냈는데 도둑처럼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 서글펐어요." 인하대학교가 에너지를 아낀다며 교내 강의실을 수업에만 쓰도록 강제해 학생과 지역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7일 인하대에 따르면 대학본부는 5월 23일부터 에너지 절감을 위해 정규 수업시간 이외의 강의실 사용을 통제하고 있다. 강의실을 쓰려면 관리부서에 사용신청서 또는 공문을 내 미리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학과나 단과대, 동아리 등에서 학생들 사이에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소모임이나 학회는 아예 '사용신청 불가' 대상으로 명시했다. 강의실 문을 잠그지는 않지만 허가받지 않은 시간에는 불이 들어오지 않도록 했다. 대학 측은 스터디 그룹 활동이 보편화한 현실과 학생 반발을 고려해 중앙도서관과 다른 강의동 한곳에 총 44개의 4∼14인용 '스터디 룸' 만들었다. 중앙도서관에 있는 39개 스터디 룸은 한번에 최장 2시간만 쓸 수 있고 오후 7시면 문을 닫는다. '스터디 룸'은 또 극도의 정숙이 요구되는 열람실이나 서가 옆에 있어 발표나 토론 등 '스터디 장소'로는 맞지 않다는 게 학생들의 입장이다. 재학생 A씨는 "요즘은 스터디가 어느 학과나 많은데 1만8천명 규모의 대학에서 일과시간 중에만 40여개 스터디 룸을 쓰기에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앞서 인하대는 최순자 총장이 지난해와 올해 학기 초 교내에서 밤늦게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피자와 햄버거 등 야식을 돌리며 격려했다는 보도자료를 내며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학생들의 원성이 커지자 지역시민단체인 인천평화복지연대는 학교의 조치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비싼 수업료를 내는 학생들이 강의실도 마음대로 못 쓰고 비좁은 스터디 룸이나 비싼 학교 밖 상업시설로 내몰리는 것은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강의실 사용 제한 조치를 보는 학생들은 총장의 야식배달 격려가 '쇼'였다며 심한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낭비성 예산을 줄이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당사자인 학생들의 동의와 협조를 구하는 게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인하대는 이에 대해 "에너지 절감을 위해 대규모 강의실 사용을 자제하고 소규모 스터디 룸을 쓰게 한 것"이라며 "사전에 허가 받지 않은 강의실은 자동제어시스템을 통해 조명이 들어오지 않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하대 관계자는 "스터디 룸은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올해 10여개를 늘릴 계획이지만 관리인력 배치 문제로 야간에는 개방할 수 없다"면서 "시험기간에는 2주가량 교내 전체 강의실을 쓰게 하는 보완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