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꿈 전도사

위 제목의 글은 어느언론사에서 나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사람은 꿈을 꾸는만큼 꿈꾸는대로 된다. 내가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는 스티브 맥퀸 주연의 빠삐용이다. 빠삐용은 프랑스 말로 나비라는 뜻인데, 주인공 앙리 샤리에르스티브 맥퀸는 자신의 입장에서 볼 때 억울한 죄를 둘러싸고 절해고도에 수감된다. 몇 번 탈출을 시도하고 형벌이 더하여지고 형기가 길어진다. 죽을 고비를 몇 차례 넘겼다. 그러나 굴하지 않고 물에 뜰 것을 만들어 저녁에 그것을 바다에 던지고 뛰어들어가 그것을 타고 해류를 이용하여 죽음의 감옥에서 탈옥한다는 이야기다. 수감 중 어느 날 꿈속에서 스티브 맥퀸이 사막을 걸어 헤매고 있는데 판사들이 일렬로 의자에 앉아 있었다. 이때 스티브 맥퀸은 큰소리로 외친다. “나는 죄가 없다. I’m innocent!” 이 고함이 공명되어 사막에 흩어졌다. 적막한 침묵이 무겁게 이어졌다. 침묵을 깨뜨리면서 판사가 준엄하게 말한다. “당신은 시간을 허송한 죄로 기소되었다.” 스티브 맥퀸은 침묵에 잠겨 있다가 슬프고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독백한다. “그래, 나는 죄인이다. So, I’m guilty!” 무엇이 스티브 맥퀸으로 하여금 시간을 허송하게 하였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꿈 목표가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 영화의 기억은 지금까지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그렇다. 우리 모두는 어느 면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죄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기울이는 관심과 배려의 질에서 시간 낭비라는 죄를 저지르기 일쑤이다. 우리 자녀들에게 시간을 쏟고 사랑과 정성을 쏟은 만큼 자녀들은 성장한다. 학원비와 과외비만 주면서 공부만 잘하라고 윽박지르지 않았는지, 자녀와 대화하며 자녀가 공부할 때 옆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모습으로 다가간 적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 생각해 볼 때이다.가난해도 어느 방이나 마루 공간에 책상과 공간을 만들어 주고 수시로 들여다보며 사랑을 나타냈는지 돌이켜봐야 한다. 두 번째로, 학부모, 당신에게 물을 수 있는 과오는 자신의 인생에서 주연이 안 되고 조연이나 엑스트라로 머물러 있는 죄이다. 우리 학부모들은 큰 착각 속에 살고 있다. 자녀들에게 보통 이렇게 이야기한다. “아들아, 딸아, 내가 너희들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일해 돈을 버는 것은 너희들의 교육비를 아낌없이 지원해 주기 위함이 아니겠니? 너희는 나의 희망이고 꿈이다.나는 너희들을 위해 백화점 옷 한 번 사본 일이 없고, 맛있는 고급요리를 마음 편히 먹어본 적도 없다. 그러니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할 것 아니겠니? 너희들이 잘돼서 꿈을 이루어야 할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이다. 듣기에는 이해가 가는 말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소원한다고 하여 자녀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가? 꿈을 이루어 주는가? 자녀들이 어떻게 부모의 원대로만 되는가? 그렇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녀가 꿈을 이루려면 부모가 자신의 꿈을 이루어나가야 한다. 자신의 나이가 많다고 해서 뒷방으로 조연처럼 물러나 앉아서는 안 된다. 죽을 때까지 무엇인가 목표를 세우고 이루어나가야 한다. 그럴 때 자녀들이 그것을 보면서 스스로 자신의 꿈을 이루어 나가는 것 아니겠는가. 만일 당신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시간과 자녀들이 꿈을 이루도록 배려하는 시간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허송세월한 후 조연으로 주저앉아 인생을 끝내려고 한다면 빠삐용의 스티브 맥퀸처럼 “I’m guilty. 나는 죄인이다.”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모들의 모든 초점이 자녀에게만 맞추어져 있고, 자녀의 성공을 위해 본인의 행복을 포기한다면 그것이 진정한 행복일까? 아이와는 별개로 부모도 자신만의 비전을 가지고 스스로도 행복해야 한다. 지금 부모가 비전을 가지고 스스로 행복하려는 노력을 해야, 아이가 행복을 느끼고, 행복한 아이가 꿈을 꾸며 성공하게 된다. “배를 만들게 하고 싶다면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 주지 말고, 넓은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 줘라.”라는 생텍쥐페리Saint - Eyupery의 말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송하성경기대 교수·한국공공정책학회장

[천자춘추] 4·19혁명 유감

오는 19일은 4ㆍ19혁명 제56주년이 되는 날이다. 4ㆍ19는 1960년 자유당이 저지른 3ㆍ15부정선거에 분노한 국민들이 봉기하여 이승만 독재체제를 무너뜨린 역사적 사건이다. 광복 이후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하여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다. 그 한 축을 이룬 민주화의 시발점이 바로 4ㆍ19혁명이었다. 그리하여 현재 한국사 개설서에서는 4ㆍ19혁명이 아시아 최초의 혁명으로 통일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계기를 마련하였다고 그 의의를 비중있게 설명하고 있다. 현행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도 대한민국은 ‘불의에 항거한 4ㆍ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 4ㆍ19 ‘혁명’에 대한 회의론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듯하다. 우리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 퇴행성 때문으로 이해된다. 역사에서 ‘혁명(revolution)’이라는 말은 적어도 이전 시대와는 다른 새 시대의 문을 연 획기적 사건에 붙이는 명사이다. 여기에는 역사가 시간이 흐를수록 발전한다고 보는 발전사관이 깔려 있다. 그런데 4ㆍ19 이전과 이후가 극명하게 달라졌는가라고 하는 의문이 바로 4ㆍ19 ‘혁명’ 회의론의 출발점이다. 이런 비판적 역사인식은 얼마 전 작고한 인문학 저술가 남경태의 역사저술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의 글을 인용하면 대체로 이런 내용이다. “혁명의 본질은 과거와의 단절이다. 우리 역사는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단절의 계기가 여러 차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구체제와의 단절을 경험한 적이 없다. 조선의 선조가 일본의 외침을 맞아 도망쳤을 때도, 조선 인조 정권이 백성들을 버리고 강화도로 들어갔을 때도 왕실은 다시 나와 멀쩡히 권력을 이어갔다.대한제국의 고종이 을사늑약을 나 몰라라 하고, 순종이 한일합병조약을 물리치지 못했을 때도 우리 민중은 복종하고, 나중에는 그 못난 왕들이 죽었을 때 수십만 명의 인파가 모여 애도해 주었다.” 한편 이와는 정반대 입장에서 이미 ‘혁명’으로 정의된 자랑스런 역사적 평가를 부정하거나 전복시키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결코 대한민국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퇴행적 태도이다. 우리는 ‘혁명’의 완성이 장기지속적인 민족공동체의 부단한 노력에 달려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오늘을 살면서 과거 선조들이 이룩한 ‘영광’의 순간만을 회고하면서 사는 정체되고 무능한 후손들은 아닌지 돌이켜 보았으면 한다. 박성순 단국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기고] 쌀은 찬밥 신세다

계속된 기상호조로 쌀농사가 작년에도 대풍이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5년 쌀 생산량은 작년보다 0.4% 증가한 425만8천t이었다. 좋기는 한데, 이러한 대풍으로 남아도는 쌀이 더욱 늘어나 해가 갈수록 창고에 쌓이는 쌀이 증가하면서 정부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의 쌀 재고량은 한계치를 이미 넘어선 상황이다. 정부에 따르면 이미 작년 9월말 기준으로 쌀 재고량은 136만t 수준이라고 한다. 이는 적정 규모에 비해 약 56만t이나 많은 규모이다. 특히 작년의 대풍으로 쌀 재고량이 크게 늘어 올해 현재 쌀 재고율은 적정 재고율에 비해 두 배 가량 상회하고 있다고 한다. 쌀 소비도 문제이다. 쌀은 안타깝게도 최근 찬밥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쌀 소비량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쌀 소비는 식습관의 서구화와 바쁜 생활로 인해 1인당 2010년 72.8kg, 2012년 69.8kg, 2014년 65.1kg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쌀 소비량 감소로 인해 쌀 재고량이 증가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농가소득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미처 소비되지 못한 쌀은 관리에 따른 추가비용도 발생한다. 우선 재고량이 1% 늘어나면 가격은 0.12%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쌀 가격 형성에 부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가장 큰 문제는 쌀 재고량이 늘어나면서 관리비만 1년에 수백억원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농촌경제연구원 분석 결과, 쌀 재고 10만톤을 관리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연간 316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농식품부가 2015년 쌀 수급 안정을 위해 20만톤을 수매해 격리하기로 밝힌 만큼 산술적으로 쌀 재고를 관리하는데 최소 620억원의 국민혈세가 추가로 투입돼야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쌀 소비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이 시점에서 그 어느 때 보다도 현명한 쌀 소비촉진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쌀 소비를 늘리려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쌀을 단순히 매일 먹는 것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뛰어난 효능을 가진 기능성 식품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TV, 라디오는 물론 최근 트렌드에 맞춰 SNS 및 모바일을 통한 홍보를 강화시켜야하고, 다양한 쌀 요리법을 개발하고 품평회, 시식회 등을 통해 생활 밀착형 홍보를 병행한다면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 쌀 관련 가공산업의 발전도 필수적이다. 우리보다 앞서 쌀 소비촉진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일본은 밀가루의 10%를 쌀가루로 대체해 사용하자는 ‘R10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쌀 가공 산업발전의 최적지로써 현미밥, 가공밥, 약주, 탁주, 떡과류, 미과 등을 지역 전략 작목으로 추진한다면 약 10%의 쌀 소비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쌀가루 가공식품의 다양화를 통해 쌀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생산비 절감기술, 표준화된 식품 가공기술, 용도에 맞는 표준화된 쌀가루 생산 기술들 도입하여 하나로 묶고 연구하고 현장에 실용화해야 한다. 이 기술이 실현되면 밥용 쌀에서 가공식품용 쌀 소비시대가 열릴 것이다. 이와 더불어 쌀 판매시장 또한 국내시장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해외로 시야를 넓혀 나간다면 쌀은 녹색혁명 이후 가장 큰 변화의 시대를 맞게 될 것이다. 송낙영 경기도의회 의원

안상수 “조건없이 새누리당에 복당”

제20대 총선 무소속 안상수 인천 중동강화옹진 당선인이 새누리당 복당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안 당선인은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건 없이 새누리당에 복당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안 당선인은 “지난해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7월부터 인천시당 위원장을 맡아 20대 총선을 위해 조직을 정비하고, 공약을 확정하는 등 인천 13개 지역구 선거를 준비해 왔는데, 갑자기 공천에서 배제되는 청천벽력같은 일을 당했다”며 “새누리당의 잘못된 결정에 대해 주민에게 뜻을 묻고자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고, 당선되면 반드시 복당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지난 공천과정에서 잘못이 있었고, 그로 인해 20대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제1당의 위치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됐다”며 “복당을 결정한 것은 주민과의 약속이고, 집권여당이 제1당도 되지 않아 국정이 표류하는 것을 국민도 원치 않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안 당선인은 끝으로 “국민 성원을 받아 다시 국회를 입성하게 됐고 여유 있게 앞으로의 진로를 생각하려 했으나, 현재 상황이 너무나 엄중하고 새누리당이 위기에 빠져 있기 때문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바로 복당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문인홍 인천서점협동조합장 “책 파는 것보다 책 한권 더 읽는 문화가 중요”

“책을 한 권 파는 것보다 책 한 권 더 읽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인홍 인천서점협동조합장은 유네스코가 선정한 2015 세계 책의 수도인 인천이 진정한 책의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책 읽는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는 처음으로 인천서점협동조합의 이름을 걸고 중·고교생, 대학생을 대상으로 독서 서평 경연대회인 ‘제1회 인천 에크리(ecrire)’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문 조합장은 “에크리라는 단어는 ‘글을 쓰다’라는 뜻의 불어”라며 “학생들이 책을 읽고 쓰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처음으로 에크리 경연대회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에크리 경연대회의 아이디어는 문 조합장이 준비한 것이다. 독서활동이 단순히 책을 읽는 것에만 그치면 안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다. 문 조합장은 “독후감을 쓰는 것은 책 한 권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흡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며 “스마트폰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옛날 백일장처럼 연필과 지우개, 종이만 주고 자신이 읽은 책을 자신의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경연대회에 참가한 모든 학생들에게는 경연대회 필독서 중 1권을 선물로 증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작은도서관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인천 작은도서관 운영자 모임과 손잡고 ‘2016 인천 작은도서관 운영 활성화 사례 공모전’을 추진하고 있다. 문 조합장은 “인천은 오는 22일 유네스코 세계 책의 수도 폐막을 앞두고 있다”며 “세계 책의 수도가 끝나더라도 책 읽는 인천시민들은 영원할 수 있도록 작은도서관을 활성화하고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공모전에 수상한 작은도서관에는 인천서점협동조합이 20만~60만 원 상당의 희망도서를 기증할 예정이다. 문 조합장은 “동네 구석구석 모세혈관처럼 퍼져 있는 작은도서관이 활성화된다면 인천시민들이 한 권이라도 더 좋은 책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인천서점협동조합은 작은도서관이 책을 필요로 한다면 언제든지 지원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문 조합장은 인천에 누구나 책을 쉽게 읽고, 아이들이 책으로 재밌게 놀 수 있는 ‘책의 공간’을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문 조합장은 “책을 읽으면 좋다는 것은 몇 번을 강조해도 과함이 없다”며 “시민들이 책을 읽으면서 대형서점과 인터넷서점의 틈바구니 속에서 어렵게 생존하고 있는 동네서점을 기억해준다면 더 고마울 게 없다”고 전했다. 김미경기자

[경기만평] 세월호 참사 2주기

[데스크 칼럼] 선거는 끝났다… 지금부터 중요하다

20대 총선은 집권여당의 참패로 끝났다. 한마디로 이번 총선 결과는 박근혜정부와 여당에 대한 분노가 야당을 향한 표몰이로 준엄한 심판을 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거듭된 승리에 취해 잊고 있었던 성공 비법을 되살려 낼 수 있다면 패배는 약(藥)이 될 수 있다.그러려면 12년 전 천막 당사 시절처럼 쇄신(刷新)하는 것밖에 달리 길이 없다. 박 대통령이 그간 위기의 순간마다 선보였던 극적인 변화와 반전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번 총선에서 국민이 박 대통령에게 던진 질문이다. 문제는 선거 이후의 국정과 정치의 운용이다. 국정은 단판 승부가 아니다. 상대를 매도하는 것만으로 국정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순간적인 꼼수로 선거에서 이길 수는 있지만, 그것이 경제를 살리는 묘수가 될 수는 없다. 선거 기술이 탁월하다고 정치를 잘하는 것은 더구나 아니다. 선거에서 승리한 야권이 국민으로부터 만능 키를 받는 것도 아니다. 지역주의가 판을 치는 소선거구제하에서 국민의 의사가 극도로 왜곡된 결과임을 알아야 한다. 선거 결과와 달리 정치는 상대를 인정하고 대화하고 설득하고 타협하는 지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여야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는 산적해 있다. 북한 핵과 안보문제는 여전히 엄중한 상태이다. 안보장사라고, 종북세력이라고 서로 비난만 해서 풀릴 문제가 아니다. 추락하는 우리 기업의 경쟁력도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들려오는 소식은 온통 잿빛이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 1970년 이후 최장기인 1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4월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5.7%나 줄었다. 30대 그룹 고용 인원이 1년 사이 4천500명가량 감소해 고용 감소율 0.4%를 기록했다. 늘어도 시원찮은 수출과 고용이 더욱 암담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박근혜정부를, 국회를, 여당을 심판하기만 하면 좋아질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정치권이 모두 나서 지혜를 모아도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따라서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여권은 초상집 분위기고 야권은 벌써부터 내년 대선에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여야 모두가 경제를 회생시키겠다는 공통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제 살리기에는 여야가 따로 없는 듯하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 발전, 정권교체는 의미 없는 메아리일 뿐이다. 수년간 이어온 글로벌 경제 위기로 국민의 삶은 이미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다. 끝을 모르고 뛰어오르는 집값으로 인해 서울에 살던 이들은 경기도와 인천시로 밀려나고 있고, 전세를 구하지 못해 월세방살이로 전전하고 있다. 실질 소득은 늘지 않았는데 장바구니 물가는 계속해서 오르며 밥상은 헐벗고 있다. 선거 때 들었던 국민의 한결같은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외침을 소중히 받아들여 여야는 국민이 현재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국민은 자신들의 뜻을 읽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기를 바라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다. 단순히 4년에 한 번씩 치러지는 축제는 아니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당선자들은 선거 기간 중 귀담아들었던 소중한 민의(民意)를 국회에서 법안을 통해 실천하면 된다. 다가오는 20대 국회는 치고받고 하는 구태를 벗고 민생을 살피고 경제를 부흥시킬 수 있는 그런 국회가 되길 바란다. 또한, 20대 국회는 국민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아이디어의 대결장이 되어야 한다. 투표와 선거만이 정치가 아니다.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 강해인 정치부 부국장

[지지대] 권불십년(權不十年)

‘권불십년(權不十年)’, 권력을 영원히 소유할 수 없다는 뜻이다. 또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소위 가장 잘 나갈 때 조심하란 말도 있다. 바로 지금의 정치권을 두고 하는 말인 듯 싶다. 이번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을 주고도 압승했다. 민심의 비로미터인 수도권 대승이 주효했다. 특히 경기지역에서 무려 40석을 확보했다. 전체 60석 중 2/3의 규모다. 우선 정치 1번지 수원에서 5석을 싹쓸이하며 쾌승했다. 수원시작으로 화성과 광주, 분당을 돌아 광명, 부천으로 이어지는 삼각 벨트를 형성했다. 이뿐 아니다. 여세는 고양, 남양주까지 확대됐다. 가히 석권이라 아니할 수 없다.애당초 더민주는 경기지역에서 많아야 30석 내외를 내다봤다. 경합지역 6곳에서 모두 당선했을 때의 수치였다. 하지만, 바라던 최고치를 넘어 무려 10석 이상을 더 확보했다. 수원 신화로 시작됐고 수원을 넘어 분당에서 꽃피웠다. 수원병 김영진 당선자는 일대 이변 중 하나다. 팔달구 정치사 처음으로 야권이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곳은 남경필 도지사가 버티고 있는 여권의 철옹성이다.분당을 김병욱 당선자도 예외가 아니다. 부촌으로 불리는 이곳에서 야권 후보가 당선되기란 소위 하늘의 별 따기. 손학규 전 지사가 지난 5년 전 분당대첩으로 당선된 때를 제외하고 모두 여권 후보가 당선됐다. 하지만, 그는 제2의 분당대첩을 일군 주인공이 됐다. 옛말에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는 말이 있다. 분명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는 말 이다. 이들 두 당선자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낙선의 아픔을 맛본 이후 지난 4년 동안 진정어린 행보를 거듭해 왔다. 지역민을 섬기며 신뢰의 정치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배경에는 여권의 독주와 경제실정이 큰 패착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제는 경제를 살려내라는 것이다. 또 낮은 자세로 섬김과 신뢰의 정치를 해 달하는 주문이다. 고인 물은 언제가 썩기 마련이다. 새로운 변화를 통해 건강한 정치를 해 달라는 유권자의 지상 명령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동수 정치부 부장

[사설] 경인지역 4선 이상 16명, 큰 역할 기대한다

경기ㆍ인천지역의 20대 총선은 더불어민주당의 완승으로 끝났다. 경기도 60개 선거구 중 무려 40석을 더민주가 차지했고, 새누리당은 19석, 정의당은 1석을 차지했다. 더민주의 의석 수가 새누리에 비해 두배 이상 차이나면서 완전히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가 됐다. 인천은 13개 선거구 가운데 더민주가 7석, 새누리가 4석, 무소속이 2석을 차지했다. 전국적으로는 새누리당 122석, 더민주 123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 등이다. 새누리가 전체 300석 중 절반에 한참 못미치며 참패했고, 내부 분열 속에 고전했던 더민주는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두며 사실상 승리했다. 국민의당은 창당 3개월 만에 40석 가까운 의석을 확보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새누리의 참패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청와대와 정부, 여당의 독선적 행태에 대한 민심의 심판으로 해석된다. 집권여당의 과반의석 붕괴로 16년만에 여소야대 정국이 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운영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20대 국회에서 여당의 안정적 의석 확보를 토대로 노동ㆍ공공ㆍ금융ㆍ교육 등 4대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 입법 등을 처리하려는 청와대 계획에 급제동이 걸리게 됐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4일 “국민께서 매서운 회초리로 심판해 주셨고 저희는 참패했다”면서 “총선에서 보여준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새누리의 패배는 김 대표의 말대로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만 두려워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오만과 독선의 정치는 참패한다는 걸 보여줬다. 여야 모두 민심과 표심을 가슴 깊이 새기며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이 바라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된다. 20대 총선을 통해 경기ㆍ인천지역에선 4선이상 중진 의원들이 16명이나 나왔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은 최다선인 8선 고지에 올랐고, 더민주의 이석현ㆍ문희상 의원은 6선을 기록했다. 새누리의 원유철ㆍ정병국ㆍ심재철 의원과 더민주의 이종걸ㆍ원혜영 의원은 5선에 올랐다. 새누리의 한선교·홍문종·신상진, 더민주의 김진표·안민석·조정식·설훈 의원은 4선에 성공했다. 인천시장을 지낸 더민주 송영길 후보도 4선에 올랐다. 4선 이상이면 정치적 역량이 대단한 ‘거물’이다. 이들에게 경인지역 발전은 물론 국정에서도 큰 역할을 기대한다. 국민은 싸움만 벌여 온 무책임하고 비효율적인 국회에 넌더리를 내고 있다. 20대 국회는 사회갈등을 해소하고 민생을 해결하는 장이 돼야 한다. 경인지역 다선의원들이 대한민국의 희망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앞장서 노력하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