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청소년 교통비 지원사업’ 한 달 만에 34만명 신청

‘경기도 어린이·청소년 교통비 지원사업’ 접수 한 달 만에 신청자가 34만명을 넘어섰다. 4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와 경기교통공사는 지난달 2일부터 도내 거주하는 어린이와 청소년(6~18세)을 대상으로 ‘경기도 어린이·청소년 교통비 지원사업’ 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지난 3일 기준 신청자는 34만여명이다. 도는 만 6세 이상 모든 도민에게 교통비를 환급해 주는 ‘The(더) 경기패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만 19세 이상을 대상으로 정부의 K-패스 사업과 연계해 횟수 무제한, 청년 나이 확대 등 경기도만의 혜택을 더하고 있다. K-패스 사업 대상이 아닌 6~18세 어린이 청소년에 대해서는 기존 '경기도 청소년 교통비 지원사업'을 개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교통비 지원 신청을 한 도내 거주 6~18세 어린이와 청소년은 사용한 교통비를 분기별 6만원, 연간 24만원 한도 내에서 100% 돌려받게 된다. 환급 내용은 수도권(경기, 인천, 서울)에서 이용한 대중교통 이용액이다. 앞서 도는 ‘The(더) 경기패스’ 출시에 맞춰 기존 경기도 청소년 교통비 지원사업의 지원 규모를 연 12만원에서 연 24만원으로 두 배 확대했다. 지원 범위 역시 기존 경기 버스를 단독·환승 이용내역에 한정했으나 지난달부터는 수도권(경기, 인천, 서울)에서 사용한 대중교통 이용금액을 환급한다. 지원 수단에는 마을버스, 시내버스, 광역버스, 지하철(신분당선 포함), GTX 등 교통카드를 접촉(태깅)해 이용하는 교통수단을 아우른다. 고속버스, 공항버스, KTX 등 별도 탑승권을 발권받아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환급받을 수 없다. 경기도 어린이·청소년 교통비지원포털에서 지원사업 전용카드를 발급받아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기존에 사용하던 본인 명의의 교통카드로도 지원받을 수 있다. 최초 1회만 신청하면 당해연도 내에는 4분기까지는 재신청 없이 자동으로 환급된다. 김상수 도 교통국장은 “어린이와 청소년 교통비 지원사업을 통해 학생들의 통학 등으로 인한 교통비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경기도민의 교통편의, 복지 향상을 다양한 정책을 개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민경선 경기교통공사 사장은 “공사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도록 지원사업 신청시스템을 재정비하고 교통비 지원 혜택 확대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민선 8기 전반기 경기도 해외 투자·교류 강화

“해외 주요 인사들과 서로 가까워지고, 네트워킹도 하고, 필요하면 전화해서 해결할 정도의 친숙한 외교활동을 하고 있다.” 민선 8기 전반기 경기도의 행보가 기존과 가장 다른 점은 단연 국제교류·외교 활동 분야라고 할 수 있다. 4일 경기도에 따르면 김동연 지사는 첨단산업·기후·경제위기 등 전 세계적으로 당면한 여러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혁신동맹’을 내세우며 전 세계 주요 인사를 만났다. 찾아가는 것 이상으로 전 세계 주요 인사들이 경기도를 찾아왔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미국의 주요 정치인은 물론 각국 대통령, 수상, 한국에서 근무하는 주요국 대사, 세계적 기업인까지 만나는 사람들의 면면도 다양했다. 민선 8기 출범 후 약 2년 동안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만난 주요 인사들은 총 37개국 160여명에 이른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씨를 뿌린 민선 8기 전반기 국제교류협력과 외교 분야를 정리해 봤다. ■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허리펑 중국 경제담당 부총리 등 외국 주요 인사와 만나 경제교류 혁신동맹 등 추진 경기도가 국제교류협력 강화를 위해 가장 많이 만난 국가는 역시 미국이다. 김 지사는 취임 직후 미국 동부지역을 방문하며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와 친환경모빌리티·2차전지 등 전략사업에 대한 혁신동맹 공감대를 형성하고,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와 전화 통화를 통해 양 지역 간 관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귀국 후 같은 달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와 국제무역사절단이 방문해 무역·투자 파트너십 행사를 열고 양 지역 간 경제교류를 확대하기로 했으며 바이오, 태양광 발전 등 전략산업에 대한 혁신동맹을 제안했다. 플로리다주지사 방문에 앞서 양 지역은 플로리다에서의 비즈니스와 투자 환경을 주제로 한 경기도-플로리다주 간 웨비나 개최를 한 바 있다. 김 지사는 올해 1월 다보스 포럼에 참가해 전 세계 정치·경제계 인사들과 교류하며 브라이언 캠프 미국 조지아 주지사와 만나 환담했으며, 5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워싱턴, 애리조나주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등 4개 주 주지사 4명을 모두 만나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개빈 뉴섬 주지사와 만나 12년 만에 양 지역 우호 협력 관계를 재개하기로 합의하고 기후변화 대응, 첨단산업, 스타트업, 인적 교류 분야 등 교류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워싱턴과 애리조나주와는 교류협력의 물꼬를 텄다. 두 지역 모두 경기도의 교류 불모지로 경기도지사로서는 첫 방문지다. 애리조나주에서는 케이티 홉스 주지사를 만나 우호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경기도와 자매결연 관계인 캐나다 BC주에서는 국빈급에 준하는 환대를 받으며 양 지역 교류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다. 특히 대규모 산불로 행사 참석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데이비드 이비 수상이 김 지사를 찾아와 단단한 유대관계를 보여줬다. 토드 글로리아 샌디에이고 시장과의 인연은 계속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김 지사는 지난해 10월 샌디에이고 경제사절단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글로리아 시장을 만났다. 김 지사는 출국 일정을 하루 미루고, 휴일인 일요일에 환영 일정을 만드는 성의를 보이며 글로리아 시장 일행을 맞았다. 이는 글로리아 시장은 물론 자리를 함께한 38명의 경제사절단에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샌디에이고는 경기도가 바이오산업을 매개로 연결한 시흥시에 방문해 경제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샌디에이고 경제사절단 일원이었던 UC샌디에이고 대학은 올해 경기 청년사다리 프로그램 참여를 결정했다. 김 지사는 북미지역 방문 당시 미국 최대 바이오협회인 바이오콤 CA와 유전체 분석 연구 분야 선두기업인 일루미나를 찾아 협력을 제안했는데 이들 모두 샌디에이고 경제사절단의 일원이었다. 중국과의 교류에서도 주목할 만한 협력 관계를 만들어 냈다. 김 지사는 지난해 11월 중국 방문 당시 하오펑 랴오닝성 당서기와 허리펑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국무원 경제담당부총리를 만나 지방정부 간 교류협력 강화에 대해 의견을 나눈 바 있다. 특히 허리펑 경제담당부총리는 중국 경제를 총괄하는 핵심 인물로 한중 협력이 중요한 시기에 경제 현안을 논의하고 교류를 강화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오펑 당서기는 지난 4월 경기도를 찾아 김 지사와 두 번째 만남을 가지며 랴오닝성과 경기도 간의 31년 성과를 더 돈독히 하고 경제, 산업, 문화, 체육, 교육 등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심화 협약을 맺었다. 김 지사 초대로 한국을 방문한 하오 당서기는 방한 기간 한덕수 국무총리,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도 면담했다. 이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발생 후 처음으로 이뤄진 중국 지방 당서기 방한으로 경기도와 랴오닝성의 지방 협력이 한중 관계 개선에 도움을 줬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주한외국대사와도 폭넓은 교류 활동을 벌였다. 김동연 지사는 2022년 11월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와 접견 이후 2023년 4월 수원에서 열린 KBO(한국야구위원회)리그 개막전을 함께 관람하며 ‘야구외교’를 통해 혁신경제 협력관계를 강화했다. 이어 9월에는 주한 미국대사와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해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윌러드 벌러슨 미8군 사령관, 라이언 키니 미7공군 부사령관 등과 만나 경기도-주한미군 소통과 협력관계 증진 방안을 논의하며 혁신동맹을 위해 지속적인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 싱하이밍 주한주중대사, 아리스 비간츠 주한라트비아대사 등 다수의 외교관도 경기도와의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 안제이 야로흐 폴란드 주의회 의장, 페레 아라고네스 스페인 카탈루냐 주지사,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주지사, 응우엔 쑤억 푹 베트남 국가주석 등 각국 주요 인사들과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 해외 투자유치를 위한 다각적 행보 민선 8기 경기도가 국제교류에서 가장 공들인 분야는 단연 해외 투자유치다. 올해 1월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김 지사는 전 세계 인사들과 교류를 나누면서도 세계 경제인들을 대상으로 경기도에 대한 투자를 독려했다. 특히 다보스포럼 기간 중 김 지사가 중재자(모더레이터)로 참여한 ‘경기도와 혁신가’라는 이름의 특별 세션이 백미였다. 김 지사는 이 세션에서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경제와 첨단산업의 중심”이라며 세계적인 스타트업에 경기도 투자를 요청했다. 김 지사는 한국의 실리콘밸리인 판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20개 이상 지역거점에 66만㎡(20만평)의 창업 공간을 조성하는 ‘판교+20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며 투자지를 찾고 있다면, 경기도가 최적의 장소라고 적극 홍보했다. 세션에 참가한 스타트업 대표들은 “첨단모빌리티산업과 관련해 한국과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 등의 긍정적 반응을 보여 향후 투자유치 가능성을 높였다. 이런 노력들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었다. 올해 5월에 있었던 북미지역 출장에서 김 지사는 세계적 반도체소재 기업인 A사의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두 차례 화상회의를 열고 투자를 독려했다. 최고 경영자가 첫 회의에 불참했는데도 김 지사는 포기하지 않고 두 번째 회의 개최를 요청했는데 두 번째 회의에서 최고 경영자가 10억달러라는 대규모 투자 의향을 밝힌 것이다. ■ 세계 곳곳의 지방정부, 국제기구 등과 연대 경기도는 다양한 분야의 상호 협력을 위해 국제기구, 세계 곳곳의 지방정부와 접촉하며 연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해 7월 태국에서 피팟 라차킷프라칸 관광체육부 장관과 관광 상호교류 활성화를 논의했으며, ‘2023 경기관광설명회 in 방콕’을 열고 경기도 해외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같은 해 10월에는 한중 광역지방정부 차원의 교류 강화를 위해 중국에서 첫 번째로 자매결연을 체결한 랴오닝성을 방문해 중국 단체관광 재개를 맞아 처음으로 관광협력교류회를 공동 개최했다. 김 지사의 랴오닝성 방문 20여일 뒤 랴오닝성 기업 28개 사로 구성된 경제무역교류단이 경기도를 찾아 도-랴오닝성 경제무역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기후도지사’를 자처하며 전 세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행보도 적극적으로 진행됐다. 역시 같은 해 7월 태국 방문 시에는 아미다 살시아 엘리스자바나 UNESCAP 사무총장, 데첸 쉐링 UNEP 아태사무소장과 만나 기후변화 대응 시 지방정부의 역할 등 환경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동연 지사는 “한국 정부의 후행적인 모습과 달리 경기도는 대한민국에서 기후변화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제 별명 중 하나가 ‘기후도지사’”라며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달에는 미국의 기후주지사로 불리는 제이 인즐리 워싱턴 주지사와 만나 기후위기 공동 대응에 인식을 같이하는 한편,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실무협의회 구성에도 의견을 모았다.

지자체 여성공무원 비중, 남성 넘어섰지만…'유리천장' 여전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 여성 공무원의 비중이 처음으로 남성을 넘어섰지만, 4급 이상 간부급 공무원 중 여성의 비중은 여전히 20%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행정안전부의 '2023년도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인사통계'에 따르면 2023년말 기준 지방자치단체의 여성 공무원 수는 15만7천935명으로, 전체 31만3천296명 중 50.4%를 차지했다. 지자체에서 여성 공무원이 남성의 수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2022년에는 49.4%, 2021년에는 48.1%였다. 지역별로 보면 부산의 여성 공무원 비중이 56%로 가장 많았고, 서울(54.4%), 인천(53.6%)이 뒤를 이었다. 반면 경북은 44.1%, 제주는 44.2%로 가장 적었다. 간부급인 1∼4급 일반직 공무원 중 여성의 비중은 18.8%에 불과해 여전히 '유리천장'이 존재하고 있었다. 1∼4급 여성 공무원의 비중은 2021년 13.3%, 2022년 15.4%로 꾸준히 늘었으나, 여전히 전체 5분의 1도 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1급의 경우 전체 7명 중 1명(14.3%)만이, 2급은 88명 중 3명(3.4%)만이 여성이다. 3급은 433명 중 55명(12.7%), 4급은 3천341명 중 668명(20%)이 여성이었다. 국가직 1∼3급 상당 공무원을 뜻하는 고위공무원 가운데 지자체에 소속된 40명 중에서도 여성은 3명뿐으로, 7.5%에 불과하다. 한편 지난해 신규로 임용된 지자체 공무원은 총 2만173명이었고, 퇴직자는 1만5천588명이었다. 최초 육아휴직자는 1만6천150명으로, 전년 1만7천833명 대비 약 9.5% 감소했다.

2개월째 소비자물가 2%대…석유류 최고상승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2% 후반대를 유지했다. 과일값 폭등 현상이 이어지는 와중 석유류 가격도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09(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3월 3%대(3.1%)로 높아진 뒤 지난 4월(2.9%)부터 다시 2%대로 내려왔다. 특히 영향을 끼친 건 먹거리 가격과 국제유가 정세다. 구체적으로 농산물 물가가 19.0% 오르면서 전체 지수를 0.69%포인트(p)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사과(80.4%), 배(126.3%) 등 과일 가격 강세가 지속됐다. 신선식품 지수도 작년 동월 대비 17.3% 올랐다. 신선채소가 7.5%, 신선과일이 39.5% 상승률을 보였다. 가공식품 역시 2.0% 상승해 전체 물가상승률에 0.17%p 기여했다. 특히 석유류 물가상승률은 3.1%로 나타나 전월(1.3%)보다 오름세가 커졌다. 작년 1월 4.1%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2% 올라 안정세를 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석유류는 국제 유가 변동에 따라서 등락하는데 지난달에 가격 올랐다가 지금은 떨어지는 추세"라며 "지난달에는 국제 유가가 올랐던 것이 반영돼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상승률이 조금씩 내려오고 있다"며 "석유류 가격과 기상 등 여러 불확실성 있다"고 전했다.

유도 ‘영웅’ 조용철 회장·김민종 선수, 파리 올림픽 ‘금빛 결의’

“잘했다. 남은 기간 잘 준비해서 또 한번 사고를 쳐 봐라.”(조용철 회장) “한국 유도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을 수 있도록 매트에서 죽을 각오로 해보겠습니다.”(김민종) 1985년 한국인 최초로 남자 최중량급서 세계유도선수권을 제패한 뒤 지금은 유도계의 수장이 된 조용철 대한유도회 회장(용인대 대학원장)과 같은 체급에서 39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한 현역 ‘간판’ 김민종(24·양평군청)이 지난달 30일 용인대 체육관에서 만났다. 김민종이 아부다비 ‘2024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급서 우승한 지 일주일만이다. 파리 올림픽을 준비 중인 국가대표 유도 선수들이 진천선수촌에서 용인대로 촌외 훈련을 나옴에 따라 김민종의 우승 후 처음으로 두 ‘유도 영웅’의 만남이 이뤄졌다. 조 회장은 김민종의 어깨를 두드리며 “잘 했어. 이제 시작이다. 파리 올림픽서 우승해 진정한 세계 최고가 되도록 해라”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적 선수들을 넘어서야 하지만 그 보다도 너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나는 너를 믿는다”고 조언했다. 조 회장은 지난 1985년 서울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최중량급(당시는 +95㎏) 결승서 84 LA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세계 최강 사이토 히토시(일본)를 왼팔 꺾기로 제압하고 우승했다. 한국 유도 110년사에 최중량급서 거둔 최초의 금메달이다. 더불어 조 회장은 84 LA 올림픽서 역시 최중량급 최초로 동메달을 획득한데 이어 88 서울 올림픽서도 3위에 입상해 2연속 메달 획득으로 한국 유도의 새 역사를 썼다. 이후 지도자를 거쳐 유도 행정가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조 회장에게도 늘 아쉬움이 있다. 자신의 뒤를 이어 최중령급서 세계를 제패하는 선수가 나오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을 이뤄줄 김민종의 등장에 누구보다도 감회가 깊고, 올림픽 우승을 염원하는 마음이 크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금메달 맥이 끊겼기 때문이다. 이 같은 대선배이자 유도 수장의 마음을 김민종도 잘 헤아리고 있는 듯 했다. 그는 “회장님께서 세계선수권서 이룬 업적을 유도를 시작한 뒤 유튜브를 통해 봤다. 정말 대단하고 나도 그렇게 되고 싶었는데 이제 한 가지 목표를 이뤘다. 하지만 세계선수권 감동은 이미 잊었다. 올림픽에서 우승해 진정한 새 역사를 파리에서 쓰고 싶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또한 김민종은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올림픽에 참가하는 많은 선수들이 나를 타깃으로 삼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위해 세계선수권에도 나오지 않은 테디 리네르를 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세계선수권 경험을 바탕으로 서두르지 않고 체력 보완에 힘쓰고 있다. 체력과 순발력을 장점으로 인내하며 기회를 기다린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든든한 후배의 이 같은 마음가짐에 조용철 회장도 “그래 한번 해보자. 한국 최초의 남자 헤비급 금메달을 네가 획득해 한국 유도의 건재함을 보여주길 바란다”라며 김민종의 손을 굳게 잡았다.

"나이든 장애인은 어디로 가야하죠"…경기도내 고령 장애인 쉼터 '태부족'

경기도내 고령 장애인이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노인여가시설은 턱 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경기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60세 이상 고령 장애인 수는 2021년 34만5천545명, 2022년 35만8천520명, 2023년 36만4천801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내 노인여가시설인 경로당은 올해 기준 1만381곳이 운영 중이다. 하지만 경로당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노인들은 비장애인으로, 고령 장애인을 위한 맞춤 프로그램이 없을 뿐더러 장애인 편의 시설물 등도 마련돼 있지 않아 장애가 있는 노인들의 경우 이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지체장애인 김영찬씨(65)는 “경로당은 아무래도 일반인들에게 맞춰져 있어 거동이 불편하거나 휠체어를 타는 사람들이 이용하기에는 매우 불편하다”면서 “대부분이 경로당이 비장애인들에게 맞춰져 있어 가는 것이 꺼려진다. 고령 장애인들이 사실상 갈 수 있는 곳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는 고령 장애인들을 위한 여가와 쉼터를 보장하기 위해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의 사업 제안을 받아 지난해부터 ‘장애어르신 쉼마루’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애인어르신 쉼마루는 건강 상태 및 여가 지원, 사회 참여 프로그램 등을 고령 장애인들에게 제공해 건강한 노년기를 보낼 수 있게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고령 장애인들을 위한 경로당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설 및 규모가 열악해 일부 고령 장애인들만 해당 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장애어르신 쉼마루는 도내에 용인, 고양, 화성 등 총 17곳이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각 시·군에 1곳씩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당 10~20명을 수용할 수 있어 도내 고령장애인 36만4천여명이 제대로 된 복지를 보장받기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고령 장애인분들이 갈 곳이나 그분들이 케어 받아야 하는 곳이 굉장히 부족하다”며 “노인과 장애인이 겹치는 영역에 대해서 정책적인 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장애어르신 쉼마루는 지난해 시작된 사업으로 현재는 17개 시·군에 1곳씩 밖에 없지만 올해에는 추가적으로 설치를 원하는 시·군에 수요 조사를 진행해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작업하다 바닥에 ‘쿵’…잇따른 추락사에도 방호망 없는 공사장 [현장, 그곳&]

“추락방호망이 없으면 떨어지는 순간 그대로 사망하는 거 아닌가요?” 3일 오전 10시께 수원특례시 권선구 금곡동의 한 공사장. 8층 높이 규모의 신축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공사 현장에는 먼지 날림을 막아주는 분진망이 늘어져 있거나 구멍이 뚫린 채 건물 외부를 감싸고 있었다. 그 사이로 보인 현장 안은 뾰족한 철근들이 하늘 위로 높게 설치돼 있었다. 이처럼 추락 사고 발생 시 근로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요소들이 군데군데 존재했지만 사고 예방을 위한 추락방호망은 설치돼 있지 않았다. 같은 날 낮 12시께 군포시 금정동의 한 공사 현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기본적인 안전장치인 추락방호망이 없는 상태에서 인부들이 공사 자재를 여기저기 옮기며 분주하게 일을 하고 있었다. 일부 작업자들은 심지어 안전모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공사장에서 일하는 이춘삼씨(가명·48)는 “추락방호망이 없는 상태에서 작업하다 떨어지기라도 하면 그대로 죽는 것”이라며 “로프와 안전모에만 의지해 목숨을 걸고 일해야 한다”고 푸념했다. 공사장 내 추락방호망 설치 의무화가 시행된 지 8년이 지났지만 경기지역 현장에선 여전히 지켜지지 않는 등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경기도에서 추락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날 경기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도내 공사장 전체 사고 유형 110건 중 추락사고는 58건(52.7%)으로 집계되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추락방호망 미설치를 포함한 공사장 내 시정요청 건수는 2021년 4만819건, 2022년 7만8천559건, 2023년 9만452건 등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5월17일께 파주시 목동동의 한 빌라 공사 현장에서 60대 노동자가 8m아래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방호망이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종수 숭실대 안전재난관리학과 교수는 “유럽처럼 매우 엄격한 관리를 통해 공무원이 관리 ‧감독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며 “지자체는 관리‧감독과 관련한 조례를 만드는 등 적극 행정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단속 권한이 없어 사업체가 못 들어오게 하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도내 노동안전지킴이 팀을 통해 외부 전문가와 합동 점검을 나가 안전문화 정착이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포 “바다가 아닌, 한강 하구의 독도를 아십니까”

“바다가 아닌, 한강의 독도를 아십니까.” 김포 한강 하구의 외로운 섬 독도가 국토정보맵 등 국가지도에 공식 반영할 수 있게 되면서 동해 바다의 외딴섬 독도가 아닌, ‘한강 하구의 독도’가 주목받고 있다. 3일 김포시 등에 따르면 한강 하구 일산대교 인근에 있는 섬 ‘독도(獨島)’의 명칭이 경기도지명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토지리정보원에 공식 명칭으로 결정됐다. 시가 지난해 7월 독도에 행정지번을 부여하고 독도 내 초소로 활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건축물 벽면에 ‘김포시 걸포동 423-19’라는 행정지번이 새겨진 표지판 설치를 시작으로 행정명칭을 공식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 여러 문헌에도 기록된 한강의 독도 한강 하구의 독도는 김포에서 고양 방향으로 일산대교를 넘어가다 보면 오른쪽에 자그마하게 자리 잡고 있는 섬으로 위성지도 등에는 ‘형제섬’으로 표기돼 있다. 1872년 조선 후기 지방도인 김포지도에는 ‘독도’ 표기돼 있지만 국토지리정보원 도서에는 누락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행 선생(1478~1534) 등이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조선 중기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조선 후기 지리학자인 김정호 선생이 제작한 ‘동여도’(보물 제1358-1호)에도 같은 명칭으로 기록돼 있다. 조선시대 제작된 ‘전국 팔도 군현지’에도 독도라는 명칭으로 김포군 소속의 섬으로 표기돼 김포팔경의 하나로 ‘독도의 갈대꽃’이 있었을 만큼 문화적 가치가 높았다. 1920년대까지는 과거 고양군을 연결하는 나루터와 민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 같은 역사적 기록을 토대로 토지 경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독도에 행정지번(걸포동423-19번지) 표지판을 설치했다. 시는 표지판 설치를 시작으로 행정 명칭을 독도로 공식화하기 위해 한강하천기본계획 변경 시 행정 명칭이 반영될 수 있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 갈대꽃이 아름답게 피던 한강팔경 보존해야 현재 독도는 유실 지뢰 위험 등으로 출입할 수는 없으나 이 지역을 관할하는 군부대의 협조를 얻어 만조시간대 확인 후 안전한 가운데 섬의 환경을 살폈다. 시는 섬 안에 들어가 초소로 활용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건축물을 확인했다. 이 건축물 벽면에 ‘김포시 걸포동 423-19’ 행정지번이 담긴 표지판을 설치하는 등 독도가 김포시 관할임을 명확하게 하는 작업을 마쳤다. 김포지역에서 수십년 동안 한강하구 야생조류 보호활동을 하고 있는 윤순영 (사)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70)은 “과거부터 이 섬을 가리켜 갈대꽃이 아름답게 피는 섬을 뜻하는 ‘독도노화’라고 해 김포팔경 중 하나로 꼽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섬을 ‘고도(孤島)’라고도 불렀다. 원래 이 섬에는 어로작업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40가구 정도의 농가와 걸포동 감암포에서 고양군 이산포로 가는 나룻배가 기착하는 포구가 있었지만 1925년 대홍수로 마을 사람들이 육지로 떠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포시는 이번 지명 결정은 독도의 의미를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한다. 시는 국방부의 ‘국방개혁 2.0과제’인 군 시설(철책) 철거사업도 진행 중이어서 이와 연계해 독도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오랜 세월 잊혀졌던 독도를 시민의 품에 다시 돌려주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가치 회복에 가장 중요한 건 ‘관심’이므로 많은 시민들이 독도를 주의 깊게 바라봐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터뷰 윤순영 (사)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인생에 큰 영감을 준 곳” “독도는 일제강점기에 파괴되는 수난을 당한 섬입니다. 현재 사용하지 않는 초소는 철거하고 자연경관을 복원해야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한강을 바라보며 성장해온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은 한강 하구의 독도를 수난과 아픔을 간직한 섬으로 기억하고 있다. 독도가 어떤 섬인지 묻는 질문에 윤 이사장은 가장 먼저 ʻ자연 경관 복원ʼ을 꺼내 들었다. 윤 이사장은 “독도는 일제강점기 파괴되는 수난을 당한 섬이다. 그 위에 흉물스러운 초소가 덩그러니 자리 잡고 있다. 분단의 아픔을 품고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1970년대 초반 군부대가 설치한 초소는 자연경관을 훼손하고 있다. 현재 사용하지 않는 초소를 철거하고 옛 자연 경관을 살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강을 벗 삼아 어린 시절을 보냈고 한강 하구 지킴이로 살고 있는 게 보람 되며 한강의 생태는 내 인생에 큰 영감을 줬다”며 “그중에서도 독도는 근접할 수 없는 가장 안타까운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윤 이사장은 “예부터 이 섬을 가리켜 갈대꽃이 아름답게 피는 섬이라 하여 홀로 ‘독(獨)’, 섬 ‘도(島)’, 갈대 ‘노(蘆)’, 꽃 ‘화(花)’ 등 외로운 섬에 갈대꽃이 아름답게 피는 뜻의 ‘독도노화’라고 부르며 김포팔경 중 하나로 꼽혔다”고 회고했다. 과거에는 지금보다 큰 섬으로 40가구의 농가와 포구가 있었지만 1925년 대홍수가 일어나 마을 사람들이 육지로 떠나게 됐고 일제강점기에 채석장으로 사용해 파괴된 채 현재에 이른다는 게 윤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한강 하구에는 4개의 섬이 있는데 김포시 고촌읍 백마도, 걸포동 독도, 월곶면 보구곶리 유도, 걸포동 홍도 등은 현재 간척사업으로 홍도평야로 불린다”고 소개했다. 사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독도의 흔적은 지난 2019년 11월 ʻ한강하구 평화의 날갯짓ʼ 사진전을 통해 한강 하구에 독도가 있다는 것을 윤 이사장이 처음 세상에 알렸다. 그는 2021년 10월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전망대에서 ‘한강하구에 독도가 있다’를 주제로 오픈캘러리 기획전을 열면서 시민들이 관심을 갖게 돼 재조명됐다. 윤 이사장은 독도의 환경은 바뀌었지만 지속적으로 다양한 철새들의 쉼터로 이용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일부 남아 있는 독도의 바위섬은 다양한 새들의 쉼터로 이용되는 최적의 생태보고”라며 “특히 멸종위기종야생생물 재두루미, 저어새, 큰기러기, 개리, 흰죽지수리, 검독수리, 참수리등이 서식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옛날부터 독도 주변엔 사구가 형성돼 재첩을 비롯한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현재도 2월이면 강갯지렁이의 산란터로 이용돼 독도에는 재갈매기가 북상 시 3만여마리나 몰려들어 장관을 이룬다”고 강조했다. 윤 이사장은 이에 “채석으로 낮아진 독도는 만조 시 물이 차 올라 새들의 번식지로 사용을 못하지만 복원사업을 통해 새들의 번식 공간으로 돌려줘야 한다”며 “채석을 위해 두 동강 난 독도를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서 형제섬으로 불리는 것이 안타까웠는데 지금이라도 지명을 찾은 독도는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