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평섭 칼럼] 안면도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0월은 산이 좋다. 그러나 10월의 안면도(安眠島)는 산보다 더 아름답다. 만리포, 천리포에 등을 기대고 누워있는 안면도의 백사장은 가을 햇빛에 더욱 눈부시고 그 출렁이는 파도와 갈매기 떼는 너무 시적(詩的)이다. 특히 이맘때면 바로 옆 천리포의 수목원이 수줍게, 그러나 찬란하게 변색을 한다. 10여 년 전 세상을 떠난 미국인 민병갈(본명 C.F. Miller)씨가 평생을 가꾸어 온 이 수목원은 세계 60여 나라 식물 1천3백 종이 잘 가꾸어져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 수목원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는 1979년 한국인으로 귀화했고 평생 수집해온 이 수목원을 그가 사랑했던 한국에 남기고 2002년 세상을 떠났다. 그가 생전에 그토록 사랑했던 이곳 안면도는 그만큼 가을에 빛을 발한다. 천리포 수목원에서 좀 더 남쪽으로 내려오면 꽃지해수욕장이 있고 이 일대의 늘펀한 횟집들이 대하축제를 찾는 여행객들의 발길을 잡아 끈다. 안면도의 가장 숨겨진 보물이라고 할 수 있는 적송(赤松) 휴양림! 어쩌면 저렇게 밋밋하고 고고하게 수많은 세월 억센 해풍을 거스르며 하늘을 향해 뻗어날 수 있었을까? 한 떼의 홍학이 모여 기도라도 하는 듯 그렇게 붉은 몸통의 노송들이 조용히 바람 소리를 내고 있다. 이 아름다운 안면도의 가을. 그러나 안면도의 아름다움 뒷면에는 냉혹한 사연들도 엮여있다. 원래 안면도는 섬이 아니었다. 1638년 인조 16년은 나라가 병자호란으로 쑥대밭이 된 지 채 1년밖에 안되었는데 조정에서는 안면도 북쪽 신온리와 남쪽 창기리를 뚫는 대운하 공사를 벌였다. 그래서 전국 각지에서 많은 백성이 노역에 동원되었다. 지금처럼 현대식 장비가 갖추어지지 않은 그 시절 이런 대공사를 한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더욱이 병자호란으로 국고가 바닥나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도 이처럼 일을 벌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역시 텅 빈 국고를 채우기 위해서였다. 지금도 안면도 근해에는 고려 혹은 조선시대 선박이 심심찮게 인양되고 있다. 조선조의 절대적 재원인 호남의 곡물을 싣고 한양을 향하던 선박, 호남지방의 분청사기를 비롯 왕실 용품을 가득 실은 선박…. 이런 선박들이 안면도 근해의 험한 물살과 복잡한 지형에 갇혀 좌초되곤 했던 것. 원래 이곳 물살이 험하여 난행량(難行梁)이라 했는데 조운선(漕運船)의 사고가 너무 많아 지명을 안면도로 까지 고쳤고 안파사(安波寺)라는 절도 세웠지만, 그래도 사고는 줄지 않았다. 거기에다 호남지방에서 올라오던 배가 이곳에 이르러 일부러 조난을 당한 것처럼 허위 보고를 하고는 배에 실었던 곡물을 빼돌려 암거래하는 일도 자주 발생했다. 그래서 백성들 사이에서는 ‘안면도에서는 쌀이 썩는다’는 말이 나돌았다. 조정에서도 이런 정보를 입수하여 현지에 조사관을 파견해 보았지만 조사관들도 한통속이 되어 뇌물을 먹고 유야무야해버린 일이 잦았다는 것. 그렇게 조선은 부패가 만연했던 것이다. 정부 국고에 들어가야 할 세곡을 험한 바다가 삼키고, 멀쩡한 배도 조난당한 것처럼 도둑질하고, 관리들은 그 도둑을 등쳐먹고…. 엉망진창 세월호의 비리구조가 그때도 똑같았다. 그래서 안면도를 돌지 않고 빠르고 안전한 항로를 확보하고 조난을 막기 위해 운하를 만들고 또한 비리까지 없애겠다는 것이었는데, 그렇다고 기강이 바로 잡혔을까? 애꿎게 안면도만 섬으로 만들지는 않았을까? 그 대답은 조선 후기로 접어들면서 더욱 부패가 더해지고 나라까지 망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오늘 심각한 우리의 부패상은 어떤 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변평섭 前 세종시 정무부시장

[천자춘추] 하천의 변화와 생태계

최근 강 주변으로 뻗어있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 라이딩이 인기다. 요즘같이 시원하고 풍경도 제법 근사한 계절에는 아주 딱이다. 심지어 일부 전철은 자전거를 거치할 수 있도록 내부 모습도 바뀌었다. 이렇게 라이딩이 대세가 된 것은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나 여가생활을 즐기고자 하는 욕구가 증가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주요 강을 따라 잘 정비된 자전거 도로가 한 몫을 했다. 그런데 이렇게 강에 사람들의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하천 내 식생이나 생태보존을 주장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인간의 역사와 더불어 하천은 어떻게 변화하여 왔을까? 수천년 전, 사람들은 물을 따라 하천 주변에 하나둘씩 모여 살게 되었다. 그러나 큰 비가 오면 하천의 물이 범람하기도 하고, 한동안 비가 오지 않을 때는 하천의 모습은 흔적도 없이 말라버리기도 했다. 물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의 집단이 하천변에 점점 많아지고 반복되는 홍수와 가뭄으로 인한 피해도 커지자, 사람들은 하천에 제방을 쌓아 홍수를 막고, 보를 설치하여 가뭄에 대비하게 되었다. 그에 따라 인간은 생존에 필요한 물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되었을 뿐 아니라, 하천변 토지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하천을 이용하면 할수록 하천 내 동식물에는 낯선 환경이 조성되었을 수 있다. 늘 적절한 수량이 유지되는 현재의 하천보다 과거 홍수와 가뭄에 노출된 하천이 동식물에게 반드시 더 좋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의 모습이 그들에게 인위적인 것만은 사실이다. 현재의 하천은 홍수소통을 근본 목적으로, 그 위에 생겨난 보 등의 구조물은 취수, 위락 등 사람들의 생활편의를 고려하여 만들어져 왔기 때문이다.게다가 좁은 땅덩어리에 많은 사람이 사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늘 효율성과 경제성을 따져 하천을 정비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지금의 하천과 제방이 동식물보다는 인간 위주의 것임은 부인할 수 없다. 이제 생태를 복원시킨다는 명제로 하천복원을 거론한다면 좀 더 총체적인 시각으로 이 사안을 바라보아야 한다. 사람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현재의 하천시스템을, 생태계 및 자연 전체를 위한 시스템으로 한 차원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규모의 비용과 오랜 시간이 수반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까지 고려한 그 구체적인 실현 방법을 지금부터 논의해야 할 것이다. 최재웅K-water 수도권지역본부장

[삶과 종교] 이미와 아직 사이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던 중에 강도를 만났다. 강도들은 그의 옷을 벗기고 실컷 두드려 팼다. 그의 신분을 말해줄 단서는 아무것도 없다. 거의 죽은 목숨이나 진배없이 피투성이가 된 그는 쓰레기처럼 길가에 버려졌다. 마침 한 제사장이 그 길로 내려가다가 그를 보고, 피하여 지나갔다. 조금 있다가 한 레위인도 그 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 피하여 지나갔다. 그러나 사마리아 사람은 그를 보고, 가까이 다가가 보살펴 주었다.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 들어보았을 법한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다. 등장인물은 모두 5명. 강도와 강도 만난 자, 그리고 강도 만난 자를 보게 된 세 명의 여행자가 전부다. 아니 강도도 처음부터 강도짓을 할 생각은 없었을지 모른다. 그저 여행 중에 돈이 떨어져 우발적으로 실수를 저질렀을 수 있다. 강도 만난 자 역시 처음에는 단순 여행자였다. 그러니까 등장인물의 정체는 모두 여행자라고 해야 맞겠다. 어차피 모든 인간이 지구별에 온 여행자라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는 길이야말로 인생의 축소판일 것이다. 험한 인생길을 걷다 보면 더러는 강도가 되기도 하고, 또 더러는 강도 만난 자가 되기도 한다. 운이 좋으면 제사장과 레위인, 그리고 사마리아인이 될 수도 있다. 저마다 바라기는, 자본의 힘을 빌리든 신의 은총에 기대든, 아무쪼록 고난을 요리조리 피하고 싶어 할 테다. 제사장과 레위인은 그렇게 했다. 예루살렘 성전을 관리하고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를 관장하는 거룩한 일을 한다는 핑계로 고난의 현장에 눈을 감았다. 그들이 강도 만난 자를 ‘보고도’ 피하여 지나간 것은 얼마든지 율법으로 정당화될 만한 일이었다. 율법에 따르면 피를 만지거나 시신을 만지는 행위는 사람을 부정(不淨) 타게 만드는 금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마리아인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스스로 금기를 어기고 부정의 멍에를 뒤집어썼다. 무슨 영웅심 때문이 아니다. 단지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마음에 홀려, 강도 만난 자가 동족인지 아닌지조차 따지지 않은 채 무조건 자비를 베풀었다. 이러한 그의 행동은 예수에게서 ‘선함’의 표본으로 칭송받은 데 반해, 예수의 청중인 유대인들에게는 분노를 자아냈다. 제사장과 레위인의 뒤를 잇는 제3의 인물은 당연히 유대인 평신도여야 할 텐데, 뜬금없이 사마리아인이 웬 말인가.사마리아와 유대 사이의 마음의 거리는 한라에서 백두까지 만큼이나 멀다. 한데 사마리아인이 강도 만난 유대인의 구원자로 등장하고 있으니, 듣는 유대인의 심사가 얼마나 뒤틀렸겠는가 말이다.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자는 선동에 유대인들이 우르르 몰린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다시 제사장과 레위인, 그리고 사마리아인을 생각한다. 세 사람 모두 강도 만난 자를 보았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돌본 사람은 사마리아인밖에 없다. 나머지는 ‘거의’ 죽은 사람을 ‘이미’ 죽었다고 판정한 반면, 사마리아인은 ‘아직’ 죽지 않았다고 판정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수많은 난민들이 산송장처럼 지구촌을 헤맨다. 거의 죽은 것처럼 보이는 그들에게 ‘이미’ 죽었다는 사형선고가 속속 내려지고 있다. 그러한 판결에는 나름 설득력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어쩔 텐가. 선(善)의 언어는 명백히 ‘아직’인 것을! 아직 죽지 않았을 때, 사랑해야지. 아직 살아있을 때, 행동해야지. 내 눈은 무엇을 보는가. 제대로 보기는 하는가. 행동하지 않는 ‘봄’은 봄이 아니다. 구미정 숭실대 기독교학과 외래교수

[2015 경기건축문화제] 인터뷰 주명걸 경기도 건축디자인과장

주명걸 과장은 올해 경기건축문화제의 성공개최 여부는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주 과장은 “대회전부터 도민들의 참여를 좀더 이끌어 내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시도했다”며 “특히 그동안 특별한 주제없이 운영해 온 경기도건축문화상에 도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경기도 특성을 반영한 ‘LINK-경계의 포용성’이라는 주제를 선정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변화에 올해는 예년에 비해 2배 이상인 237개의 작품이 응모하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면서 “또 올해 처음으로 전통 건축 전시ㆍ체험 프로그램을 도입해 체험형 행사를 강조하고 도민, 전문가, 유관단체의 참여를 통해 프로그램을 구성, 도민들이 건축을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주 과장은 이어 “도내 시ㆍ군 건축문화제 및 유사 건축전과 연계ㆍ통합하고, 경기도의 건축ㆍ도시 관련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등 경기건축문화제가 명실상부한 경기도 건축을 대변하는 건축문화의 장이 되도록 하겠다”며 “나아가 환경, 관광, 예술, 도시, 교통의 다양한 분야와 연계하는 동시에 도민의 참여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녀노소 누구나 행사장을 찾아 체험을 통해 쉽게 건축을 이해한다면 올해는 그 어느때보다 성공적인 행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앞으로 경기도가 추진 중인 공공건축 디자인 향상사업, 건축디자인 시범사업, 경기도 지역명소화 사업 등 다양한 사업과 매력적인 생활공간, 지속가능한 녹색공간과 지역성을 살린 문화공간을 접목해 경기건축문화제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규태기자

[2015 경기건축문화제] 인터뷰 황정복 경기도건축문화제 추진위원장

“건축은 국민들의 삶과 국가의 품격형성에 기반이 되는 문화입니다.” 경기건축문화제 추진 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정복 경기도건축사회 회장은 “건축문화의 발전과 함께 일반대중들이 건축문화를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문화제가 되는데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이어 “건축 꿈나무들에게는 미래 경기건축, 나아가 대한민국 건축의 대들보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행사 진행에서는 도민들이 좀 더 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특히 안전 관리에 중점을 두고 행사를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행사에 앞서 진행된 각 분야별 심사 방향에 대해 그는 “공정한 심사를 위해 분야별로 전문가 단체의 추천을 받아 별도의 심사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전제한 뒤 “경기도건축문화상은 총 3차에 걸친 심사를 통해 설계ㆍ시공ㆍ의장ㆍ설비 등과 창의성, 주변 공간 및 자연환경과의 조화 등에 초점을 맞췄고, 학생건축물그리기대회와 도시ㆍ건축사진공모전은 독창성 및 구도 등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이어 “경기건축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동네병원처럼 건축사들도 주민들이 언제나 찾을 수 있는 존재가 돼야 한다”면서 “아직은 건축사의 역할에 대한 대국민 의식이 부족한 만큼 앞으로 이에 대한 개선과 함께 건축물의 공공성에 대한 인지도 향상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경기건축의 미래에 대해 “경기건축이 끊임없이 발전해가기 위해서는 열정과 능력을 갖춘 젊은이들이 건축분야로 지속적으로 유입돼 다양한 정책과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며 “이들이 꿈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규태기자

[2015 경기건축문화제] 포용·공유의 건축 대한민국을 디자인하다

경기건축의 모든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2015 경기건축문화제’가 29일 개막한다. 다음달 1일까지 나흘간 경기도청 잔디광장에서 열리는 경기건축문화제는 건축에 대한 도민 참여와 관심을 유도해 건축문화 축제를 활성화하고, 문화적 가치가 우수한 건축물 발굴 및 지역 우수인재 육성으로 지속적인 건축문화발전을 위해 지난 2013년부터 ‘경기도건축문화상’과 ‘경기학생건축물그리기대회’, ‘도시ㆍ건축 사진공모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를 공동주최하는 경기도와 경기도건축문화제 추진위원회(위원장 황정복ㆍ경기도건축사회회장)는 문화제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각 분야별 수상작 선별에 심혈을 기울이는 한편 현장체험 등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들을 새롭게 구성, 도민들의 적극적인 행사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 대한민국 미래 책임질 작품 ‘한눈에’ 우선 행사가 시작되는 29일에는 올해로 20회째를 맞으며 경기지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경기도건축문화상(사용승인부문 대상 ‘양평 국립교통재활병원’, 계획부문 대상 ‘Part of your world’)과 각각 3회째를 맞는 ‘경기학생건축물그리기대회’ 및 ‘도시ㆍ건축 사진공모전’ 입상작에 대한 시상식이 진행된다. 이어 ‘경기 으뜸옥외광고물 공모전’, ‘경기도 공공디자인 공모전’에 대한 시상도 예정돼 있다. 특히 각 분야별 입상작들은 이번 행사가 끝나는 다음달 1일까지 경기도청 잔디광장 곳곳에 전시돼 행사장을 찾는 도민들에게 경기건축의 우수성을 알리게 된다. ■ 건축의 모든 것… 소중한 정보습득 기회 2015 경기건축문화제는 단순한 축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미래 건축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대안을 찾는 다양한 세미나들도 진행된다. 행사 둘째날인 30일에는 총 3차례에 걸친 강의가 마련돼 있다. 우선 1세션을 통해 이승일 서울시립대 교수와 이규인 아주대 교수, 송하엽 중앙대 교수가 “친환경 도시건축 문화”를 주제로 도민들에게 친환경ㆍ건축 그리고 문화의 접목을 통한 미래 건축의 방향성을 알려준다. 이어 2세션에서는 이재준 수원 제2부시장과 엄상근 제주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정빈 서울시립대 교수가 “미래지향형 창의적 도시재생과 마을 만들기”를 주제로 강의에 나서며 장준호 안양대 교수(좌장), 문채 성결대 교수, 김미정 두꺼비하우징 대표가 이와 관련된 열띤 토론을 펼친다. 마지막으로 3세션에서는 이병호 KTC 연구위원과 홍성일 이둔D&C 대표, 이영종 명지대 교수가 “패시브하우스와 제로에너지주택 어디까지 왔나”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고, 이어 최정만 패시브건축협회 회장(좌장), 이태구 세명대 교수, 박성중 IPAZED 부소장이 패시브건축과 제로에너지주택과 관련된 토론에 나선다. ■ 남녀노소 공감하는 문화축제 자리매김 주최측인 경기도와 경기도건축문화제 추진위원회는 올해 행사를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하는 행사 원년으로 정하고, 짜임새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행사 기간동안 경제성장 과정에서 배출된 오염된 물질로 인해 파괴된 환경을 정부와 기업, 개인의 단합된 노력으로 회복해가는 과정을 영상과 전시물을 병행해 연출한 ‘그린타임머신 차량영상관’이 운영되고, 녹색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녹색기술과 정책, 국민실천 내용을 전시하는 ‘그린랜드 체험전시관’과 탄소계산기ㆍ친환경 자전거타기ㆍ태양광자동차ㆍ압전소자 댄스배틀 등이 마련된 ‘그린놀이터 체험놀이시설’이 방문객을 맞을 채비를 끝냈다. 또 단청체험, 전통 한옥 만들기, 목수 체험 등의 현장체험 행사와 남한산성ㆍ파주 혜음원지 등 경기도 대표 건축유산 3D 상영 및 ‘뽀로로가 도시에 갔어요’ 등 아이들을 위한 흥미있는 영상도 마련돼 있다. 김규태기자

美 함정 vs 中 군함 '일촉즉발' 대치…남중국해 갈등 최고조

미국 해군이 27일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섬 12해리 이내에 구축함을 파견해 항해했다. 중국은 군함으로 미군 구축함을 추적하며 '맞대응'하는 한편 미국에 강력히 반발하는 등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인공섬 건설 이후 미국 군함이 근해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 국방부 당국자는 구축함 라센함이 남중국해의 수비 환초(중국명 주비자오·渚碧礁) 12해리(약 22.2㎞) 이내를 이날 오전(남중국해 현지시간) 항해했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과 AFP통신이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앞서 미국 국방부 관리는 이날 로이터 통신에 해군 이지스 구축함 라센(DDG 82)함이 초계에 들어갔다고 밝히면서 "작전이 시작됐으며 수시간 내에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이번 작전이 백악관의 승인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라센함은 이날 오전 남중국해 난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 제도)에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인 수비 환초와 미스치프 환초(중국명 메이지자오·美濟礁) 인근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한 뒤 해역을 빠져나갔다. 일본 요코스카(橫須賀)항을 모항으로 둔 라센함은 1999년 7함대에 배치된 9천200t의 알레이버크급 대형 구축함이다. 올해 3월 한·미 연합해군 교류 확대와 독수리(FE)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우리나라 동해항에도 입항한 적이 있다. 로이터통신은 정규 정찰활동을 수행해 온 미국 해군의 대잠초계기 P-8A과 P-3도 함께 투입된다고 전한 바 있다. 미국 관리는 "이번 진입 작전은 앞으로도 수주 동안 계속될 것"이라면서 "베트남과 필리핀이 스프래틀리 제도에 건설한 시설물에 대한 정찰도 이뤄질 것"이라며 중국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란 점도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인공섬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을 인정할 수 없음을 수차례 시사하며, 남중국해를 비롯한 모든 공해상에서 항해의 자유를 행사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실제 군함 파견은 지난해 중국의 인공섬 건설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난사군도 해역에 미국이 들어간 것은 지난 2012년이 마지막이다. 미국 군함의 진입 작전에 중국은 군함으로 맞대응하며 경고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 정부는 "관계당국이 중국의 인공섬 12해리 안으로 진입한 미군 구축함을 감시·추적하면서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로 미뤄 현장에서 중국 군함이 미국 구축함을 쫓아가며 사실상 '추격전'을 펼치며 '일촉즉발'의 긴장상황이 빚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외교부는 루캉(陸慷)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의 행위를 '도발'로 규정하며 필요한 주권 수호 조치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도 천명했다. 루 대변인은 베이징과 워싱턴의 외교채널로 미국 측에 공식 항의했다는 사실과 함께 강력한 불만과 반대 입장도 피력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도 이날 오전 미국을 향해 "경거망동함으로써 공연히 말썽거리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앞서 미군의 군함 파견 방침이 전해진 후 남중국해에서 미사일 발사 훈련 등을 벌이며 맞서왔다. 일본 정부는 미국의 조치에 사실상의 지지를 표명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7일 미국의 조치에 대해 "열려 있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바다를 지키기 위해 국제사회가 연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가장 크게 대립하는 필리핀은 이번 미국 해군의 구축함 파견을 환영했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는 해역을 미 군함이 지나간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국제 관습과 규칙을 지키는 한 문제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현지 GMA 방송이 전했다.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 당사국인 베트남, 말레이시아도 미국의 함정 진입이 영유권 분쟁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했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달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혀, 이번 방문이 남중국해 갈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백악관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달 14∼22일 G20 정상회의를 위해 터키를 방문하는 데 이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가 열리는 필리핀과 US-아세안, 동아시아 정상회의가 있는 말레이시아도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APEC 정상회의에는 중국도 참가한다.연합뉴스

작은 책 큰 선물 “독서가 즐거워요”

동두천 사동초등학교(교장 임완택)의 독서 생활화를 위한 ‘책 선물하기 운동’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동초는 지난 19~26일 학부모나 학생이 형제·친구에게 새 책 또는 깨끗하게 읽은 책을 포장해 도서관에 접수하면 다음날 어린이자치회가 이를 수령자에게 배달하는 ‘책 선물하기 운동’을 펼쳤다. 올해 처음 시작한 이 행사는 학생에게 책을 선물하고, 받는 기쁨을 통해 책과 친해져 독서 습관 및 독서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책 배달을 담당한 어린이자치회는 동두천우체국의 협조를 받아 우편집배원 복장을 착용하고 운동에 참여해 우편집배원의 보람과 책임을 직·간접적으로 느끼며 그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되새겼다. 책을 선물 받는 학생들은 뜻밖의 방문에 신기해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이를 지켜본 친구들이 앞다퉈 책 선물하기 운동에 동참하는 계기가 됐다. 어린이자치회의 한 학생은 “제가 배달한 책을 받고 좋아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며 기쁨과 보람을 느꼈던 순간을 얘기했다. 임완택 교장은 “학부모와 학생 모두에게 아직은 낯설고 미약한 시작이지만, 독서에 대한 흥미가 높아져 책과 함께 꿈과 생각을 가꾸며 행복하게 자라길 기대한다”며 “독서 문화 조성을 위해 이 운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두천=송진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