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기아㈜, ㈜현대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스텔란티스코리아㈜에서 제작하거나 수입·판매한 43개 차종 20만6천844대에서 결함이 발견돼 자발적 시정조치에 들어간다고 24일 밝혔다. 기아㈜에서는 엔진동력전달 제어장치 제조 불량이 확인된 니로 HEV 11만1천307대가 5월7일부터 회수 조치된다. 전자제어유압장치 내구성이 부족한 K9 2만1천770대는 4월 24일부터, 전조등 상·하향 전환 불량이 확인된 니로 HEV, 니로 PHEV 7천287대는 5월2일부터 리콜된다. ㈜현대자동차에서도 엑센트 3만7천59대가 전자제어유압장치 내구성 부족으로 4월 30일부터 시정조치에 들어간다. 벤츠코리아㈜에서는 벤츠 S500 4MATIC 등 12개 차종 1만2천629대 48V 배터리 접지부의 연결볼트 고정 불량으로, A 220 Sedan 등 21개 차종 1만2천797대는 계기판 표시 안전기준 부적합, E 300 4MATIC 등 3개 차종 1천512대는 변속기 배선경로 부적정으로 5월3일부터 회수된다. 아울러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짚체로키 2천483대는 파워 리프트 게이트의 배수 구조 설계 오류가 확인돼 4월 30일부터 리콜을 진행하고 있다. 리콜 대상 여부와 구체적인 결함 사항은 자동차리콜센터 홈페이지에서 차량번호 및 차대번호를 입력해 확인할 수 있다.
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대다수 소비자들이 '가격'과 '품질·성능'을 비교하는 이른바 '가성비' 우수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3월 성인 남녀 1만5천명을 대상으로 제품 구매 행동 패턴을 선문조사한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소비자의 다수(71.0%)는 제품을 선택·구매하기 전 관련 제품 정보를 검색·수집하고 있었고, 그 이유로 '가격 비교'(30.3%)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확인'(23.5%) '품질 및 성능 비교'(23.0%) 등의 순이었다. 국내 소비자들이 품질과 가격을 따져보고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가성비 제품을 구매하는 등 과시적인 소비보다는 합리적 소비를 하는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제품 구매 전 정보를 수집하는 채널은 '온라인 쇼핑몰 구매 후기(71.4%)'가 가장 많았고, '인터넷 카페․블로그 리뷰'(60.4%) '유튜브·틱톡 등 동영상'(46.7%) 등의 순으로 업체 광고보다는 실제 제품 사용 경험·후기와 최신 트렌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을 선호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나타난 제품 구매 전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반영해 가성비 우수제품과 실사용 품질 비교정보 제공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소비자가 비교 정보를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구매·선택 가이드를 다양한 콘텐츠(동영상, 인포그래픽 등)로 재가공해 제공하는 등 소비자의 합리적인 소비생활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0.80%포인트다.
고양에서 아내를 살해한 남편은 가정폭력으로 분리 조치된 상태였고 조치해제를 위해 이야기하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일산동부경찰서는 50대 남성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전 6시께 고양 고봉동의 한 빌라에서 40대 아내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이들 집에서는 사건 발생 이전에도 가정폭력 신고가 여러 번 접수됐으며 지난 17일 분리조치된 상태였다. 이후 A씨는 찜질방에 거주하며 아내와 여러번 만나 분리 조치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당일에도 이들은 분리조치 해제문제로 다투다 A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결정된다.
프로야구 KT 위즈가 부진의 늪에서 찾은 ‘희망 보석’으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바로 고졸 신인 투수 육청명(18)이다. 두 차례 선발 등판서 불펜의 도움을 받지 못해 아직 데뷔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지만 2020시즌 신인왕인 팀 선배 소형준(22)의 뒤를 이을 선발 자원으로 구단과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육청명은 강릉고 재학 중이던 지난해 팔꿈치 수술로 인해 전반기를 쉬어 신인드래프트서 1라운드 지명을 받지 못하고 2라운드 전체 17번으로 KT에 입단했다. 지난 13일 수원 SSG전서 데뷔전을 치렀다. 9회 구원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2볼넷, 무실점을 기록한 뒤 ‘토종 에이스’ 고영표의 부상 이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발 마운드에 합류, 두 차례 등판서 평균 자책점 2.45의 준수한 투구를 펼쳤다. 첫 선발인 지난 17일 고척 키움전서는 5이닝동안 6피안타, 2볼넷 1실점(자책점)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팀이 4대1로 앞선 상황서 승리 요건을 갖추고 내려왔으나, 불펜진이 동점을 허용해 데뷔 첫 승리가 날아갔다. 이어 지난 23일 한화와의 홈 경기에 두 번째로 선발 등판해 5이닝을 4피안타, 3실점(2자책점) 호투를 펼치며 5대3으로 앞선 상황서 마운드를 넘겼지만 역시 불펜 방화로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날 육청명은 한화의 ‘파이어 볼러’ 문동주와 선발 맞대결서 전혀 밀리지 않는 투구를 펼쳤으나, 4회 한 차례의 실수가 아쉬웠다. 선두 타자 노시환에게 빗맞은 안타를 내준 후 채은성의 투수앞 평범한 땅볼을 2루로 악송구해 무사 1,3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김태연에게 좌월 3점 홈런을 맞았다. 하지만 육청명은 흔들리지 않고 후속 타자 3명을 삼자범퇴로 처리한 후 5회까지 선발 임무를 다하고 마운드를 손동현에게 넘겼다. 역시 불펜의 실점으로 동점을 내주는 바람에 데뷔 첫 승을 미뤘다. 육청명은 140㎞ 후반대의 묵직한 속구와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에 안정된 제구력을 갖췄다. 여기에 강한 멘탈까지 겸비했다. 다만 60구 이후 체력 저하로 인해 구속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돼 이의 보완이 필요하다. 육청명의 연이은 호투는 역시 기대주인 부산고 출신 신인 투수 원상현(19)과 더불어 KT 마운드의 미래를 든든히 지켜줄 재목으로, 어려움에 처한 팀에 희망의 빛을 비춰주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육청명에 대해 “제구가 안정돼 볼넷도 거의 없이 연속 5이닝을 던져줘 고맙게 생각한다. 공이 날리지 않고 묵직하게 살아들어가더라.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고 있어 5선발감으로 괜찮을 것 같다. 멘탈도 좋다”고 칭찬했다. 육청명이 선발 등판한 두 경기서 팀이 모두 승리함에 따라 그의 프로 첫 승 기대도 커지고 있다.
안성 자원순환시설에서 불이 나 근무자 1명이 긴급 대피하다 다쳤다. 24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44분께 안성 소재 2층짜리 자원순환시설(폐기물업체)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6시9분께 장비 34대 및 대원 등 85명을 투입해 진화작업 중이다. 이 불로 300평 규모의 건물 1개 동이 전소 중이다. 또 대피하던 근무자 1명이 낙상으로 인해 발목 부상을 입었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은 불이 완전히 꺼지는 대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김포 양촌읍의 가구 인테리어 소품창고에서 발생한 큰불이 6시간을 넘겨 진화됐다. 24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27분께 김포 양촌읍 가구 인테리어 소품창고에서 일어난 불을 6시간35분 만인 이날 오전 2시2분께 완전히 껐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창고 내부 200㎡가량과 인근 천막 등이 탔다. 전날 화재현장에선 화염과 함께 발생한 검은 연기가 상공으로 치솟으면서 신고 49건이 연이어 119에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20여분만에 대응 1·2단계를 잇달아 발령했으며, 이날 완전히 진화할 때까지 소방관 등 290여명과 펌프차 등 장비 60대를 투입했다.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과 재산 피해 규모 등을 조사 중이다.
“잠긴 방탈출카페에 들어갔다가 불이라도 나면 어떻게 나오나요?” 23일 오전 10시께 수원특례시 팔달구의 한 방탈출카페. 이곳은 제한시간 안에 잠금장치가 있는 방에서 숨겨져 있는 단서를 찾고 문제를 푼 후 탈출하는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휴대전화는 방으로 가지고 들어갈 수 없었다. 한 평 남짓한 밀폐된 공간에서 시작된 게임은 1시간 동안 진행됐다. 문제를 풀면 열리는 공간까지 총 방 3개와 복도 1개가 나왔는데, 모두 문에 손잡이가 없어 외부에서 열어주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구조였다. 게임방 내부에는 소화기나 비상안내도,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같은 날 오후 2시께 안양시 동안구의 한 방탈출카페도 상황은 마찬가지. 여러 개의 방이 붙어있어 화재 등 안전사고 발생 시 탈출할 수 있는 동선을 찾기 쉽지 않은 구조였지만, 비상 상황 시 대피 방법 안내는 없었다. 더욱이 방 내부에 있는 소품들은 불에 타기 쉬운 나무와 스티로폼으로 제작돼 있었지만 이 곳 역시 그 흔한 소화기 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연주씨(29·여)는 “방탈출카페를 자주 방문하지만 내부에 비상 안내도나 소화기를 본 기억은 없다”며 “혹시라도 사고가 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밀폐된 공간에 갇힌 채 게임이 진행되는 경기도내 방탈출카페가 소방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아 안전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22년 다중이용시설 관련 법안 개정 이전에 생긴 방탈출카페의 경우 관련 법 소급적용이 되지 않아 소화시설 설치 의무도 없는 것으로 확인돼 대책 마련이 더욱 시급한 실정이다. 이날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 다중이용업소에서 총 253건의 화재가 발생해 65명이 다치고 5명이 숨졌다. 연도별로는 2021년 70건, 2022년 86건, 2023년 97건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22년 다중이용시설 관련 법안이 개정되면서 방탈출카페업도 다중이용업에 포함됐다. 다중이용업소에는 소방시설부터 비상구, 영업장 내부 피난통로 등의 안전시설이 필수다. 하지만 도내 대부분의 방탈출카페는 여전히 소방시설이 미비한 상황이다. 해당 법의 경우 소급 적용이 되지 않아 법 개정 이전에 생긴 카페는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도내 신규 방탈출카페는 단 1곳도 없어 사실상 대부분의 카페가 미비한 소방시설을 두고 영업중이다. 더욱이 관할 지차제와 소방당국은 법 개정 전 생겨난 도내 방탈출카페 현황 파악에 손을 놓고 있어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오래된 방탈출카페일수록 소방시설이 노후화되거나, 설치가 안 된 경우가 많다”며 “소방이 지자체와 협력해 현재 있는 방탈출카페 현황을 명확히 파악하고 소방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법 개정 이전에 생긴 방탈출카페에 소방시설을 강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방탈출카페를 운영하는 사업자들에게 소방시설을 갖추도록 적극적으로 권고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시가 오는 2026년 7월 2군·9구의 행정체제 개편을 앞두고 분구 등으로 인한 균형발전을 위해 학교 및 복지·체육시설 등 생활사회간접자본(SOC)과 수도 등 인프라 확충에 나선다. 하지만 새롭게 만들어지는 제물포구를 비롯해 신도시인 영종구와 검단구 등은 마땅한 국비 지원 근거도 없어 수천억원 이상의 사업비 확보가 비상이다. 23일 시에 따르면 최근 중구와 동구, 서구 등과 함께 ‘구 설치준비단 태스크포스(TF)’를 마련하고 행정체제 개편에 대비하고 있다. 개편에 따라 이뤄질 생활SOC의 현황과 민간단체, 행정정보시스템, 지방공기업 등의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개편에 맞춰 확대 및 재배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 생기는 원도심인 제물포구는 종전 생활SOC가 충분하지만, 신도심인 영종구와 검단구는 생활 SOC가 부족하다. 현재 중·동구의 생활체육시설은 각각 10곳과 6곳이 있으나, 개편 이후 제물포구에 14곳이 몰리고 영종구는 2곳에 그친다. 서구도 현재 14곳의 생활체육시설이 있지만, 분구 이후 검단구엔 3곳만 남는다. 시는 영종구에 영종·옹진수도사업소를 신설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영종의 인구 증가와 함께 백령도 백령공항과 북도 연륙교 등으로 인해 취·정수 등 급수시설이 필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시는 구 내부 시스템인 ‘행정정보시스템’ 구축과 구 산하의 문화재단 및 시설공단 등의 재배치 등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시는 오는 하반기까지 취합한 자료를 바탕으로 행정체제 개편에 필요한 기반시설 확충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역 안팎에서는 생활SOC 확충을 위한 막대한 비용 부담이 문제로 꼽힌다. 당초 시가 국회에 제출한 행정체제 개편에 따른 비용추계서에 정보통신시스템 구축 비용 101억4천700만원만 포함했다. 여기에 청사 건립 및 설치 비용은 물론 공무원 추가 인건비와 청사 관리비로 연간 163억원의 추가 비용도 들어간다. 시는 행정체제 개편에 따라 학교·복지시설 및 생활체육시설의 경우 영종구 26곳, 검단구 64곳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른 예산은 민간 투자 등을 이뤄내도 최소 수천억원에 이른다. 이런데도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지는 기초지자체 3곳에는 국비 지원에 대한 별도의 근거가 없다. 관련법상 2개 이상의 광역 및 기초지자체의 완전한 흡수 통합이 이뤄지는 행정체제 개편만이 예산지원 특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원 인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검단구와 영종구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 복지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생활SOC가 절실해 확충이 꼭 필요하다”며 “예산을 확보를 위해 군·구 등의 중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정치권이 나서 군·구의 세입을 확충 할 수 있는 지방세법 개정 등을 통해 재원 마련에 나설 필요도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민 생활과 밀접한 생활SOC 확충은 꼭 필요하지만, 워낙 비용이 커 예산 부담이 크다”며 “국회 등을 통해 행정체제 개편에 따른 생활SOC 등의 확충을 위해 국비 지원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료개혁으로 인한 의정 갈등이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국 주요 병원 교수들이 일주일에 한 번 외래진료와 수술을 모두 중단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온라인으로 총회를 열어 일주일에 하루 요일을 정해 교수들이 외래진료와 수술을 모두 중단하는 방안을 의논하기로 했다. 휴진 개시 시점 등 구체적인 방식은 총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다만 24시간 가동되는 응급실, 중환자실 인력은 남길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의료계는 전공의 집단행동 장기화에 따른 피로 누적으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달 말로 예정된 2025년도 의대 입학정원 확정을 앞두고 대정부 공세를 강화하는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의료계에 집단행동을 멈추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참여해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장상윤 사회수석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오픈라운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의료계에서 정부와 1대1 대화를 원한다는 주장이 있어, 정부는 일주일 전부터 ‘5+4 의정협의체’를 비공개로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거부하고 있다”며 “일부 의사단체가 정부와 협상에 응하지 않은 채 의대 증원의 원점 재검토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주 중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를 출범해 의료인력 수급현황의 주기적 검토방안과 필수의료 투자방향 등 의료체계 혁신을 위한 개혁과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장 수석은 “정부는 국민들이 염원하는 의료 개혁을 흔들림 없이 뚜벅뚜벅 추진해 나가겠다”며 “의료현장의 혼선을 최소화하되 개혁의 완수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의대 교수들의 사직 움직임에 대한 법적 대응은 검토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내년 의대 정원 모집 조정에 대해서도 개입하거나 가이드라인을 줄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엄마, 집에 들어가기 무서워요. 우리 집은 왜 곰팡이가 가득해요?” 23일 오전 10시 수원의 한 주택가. 허름한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면 다섯 식구가 살고 있는 집이 나온다. 성인 4명이 겨우 누울 수 있는 작은 방, 화장실과 부엌의 경계가 모호한 거실, 곰팡이를 가리기 위해 여러 번 덧바른 벽지와 장판, 낮에도 햇빛조차 들어오지 않는 이곳은 아홉 살 희진이의 집이다. 매일같이 고장나는 보일러 탓에 집에서도 양말을 두세겹씩 신어야 하며 추운 겨울이 되면 수돗물이 얼어 세수조차 제대로 할 수 없다. 곰팡이가 핀 벽지 때문에 매일 밤 가려운 피부를 벅벅 긁어 희진이의 온몸엔 새빨간 상처가 가득하다. 여덟 살, 열 살인 지연이와 지혁이 남매에게 허락된 공간은 안성의 33㎡ 남짓인 한 주택. 비좁은 공간에 들일 수 있는 가구는 엄마와 몸을 포개고 잘 수 있는 매트리스가 전부인 상황에서 지연이와 지혁이의 방은 꿈도 꿀 수 없다. 환기를 시키기 위해 창문을 열면 담배 냄새가 좁은 집안에 가득 차 마음 편히 열 수 없다. 얼마 전 친구 집에 다녀온 지혁이는 요새 부쩍 말 수가 줄어들었다. 커다란 텔레비전이 놓인 아늑한 거실, 마음껏 놀고 공부할 수 있는 나만의 방, 방마다 놓인 침대와 가구. 지혁이가 태어나서 처음 본 아늑한 집이었다. 따뜻한 온기로 아동을 안전하게 품고 보호해야 하는 집이 취약계층 아동들에게는 가장 무서운 공간이 됐다. 주거 환경이 아동의 신체적, 정신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아동주거빈곤가구의 주거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경기도 등에 따르면 아동주거빈곤가구는 지하, 옥탑방, 쪽방 등 비주택이나 최저 주거 기준에 미달하는 곳에 거주하는 만 19세 미만 아동 가구를 의미한다. 이 같은 가구는 지난 2021년 기준 경기도내 10만1천657가구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후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현재 정확한 현황도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과거 통계도 명확한 조사가 아닌 가구당 비율로 예측한 수치인데,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경기도는 실태 파악에 나서지 않고 있다. 오현숙 서정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법적으로 정해진 주거 환경에서 지내지 못하는 아동 가구가 많지만 아직까지 잘 드러나지 못해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좋은 집에서 자랄 수 없는 것에 대한 책임이 보호자에게만 있다고 할 수 없다. 우리 사회가 하루빨리 이들을 발굴해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