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일꾼] 박진희 하남시의회 부의장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 특히 시민과 함께 소통하는 통합적 리더쉽, 사회적 약자와 소시민을 위한 따뜻한 리더쉽에 중점을 두고 의정 활동을 펼치겠습니다.” 3선의 하남시의회 박진희 부의장은 하남의 자랑이다. 지난 10년의 의정 활동을 통해 시민과 소통하며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지방의원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그의 다양한 이력이 눈길을 끈다. 어린 나이부터 예술인의 길을 걸어오면서 세종대 공연예술대학원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전문성이 돋보인다. 게다가 바쁜 의정활동에도 지난 2020년에는 세종대 경제학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하남시 사례를 중심으로 한 ‘지역개발과 도시재생에 대한 연구’ 논문은 하남의 백년대계를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시민과 소통하며 행정의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등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광주향교 문화재활용사업 ▲청소년복합문화공간 아무거나 하남 조성 ▲유아숲·황산숲 체험원 등은 대표적 전문성의 결과물이다. 박 부의장은 지난 제7·8대(2014~2022년) 시의원 경험을 바탕으로 제9대 의회에서는 더욱 숙성된 의정활동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 시간이 ‘하남엄마 박진희’로 청소년의 참여와 권리보장을 위해 토대 마련의 시기였다면 9대 의회에서는 청소년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본격적 숙성의 시간을 설정하고 있다. 이를 뒤받침 하듯 지난 1년 동안 ‘하남시 느린학습자 평생교육 지원에 관한 조례’, ‘하남시 청소년 심리지원에 관한 조례’,  ‘하남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조례’ 등을 발의, 구체적 지원방안을 제도화했다. 이밖에 그는 문화예술 전문가로서 ‘문화도시 하남 세계의 중심을 꿈꾼다’를 주제의 포럼을 통해 젊은 도시 하남에 맞는 문화정책, 자족기능을 강화할 컬쳐노믹스 하남, K-스타월드를 통한 문화관광산업 육성 등을 제안하며 하남만의 독특한 문화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 문화·청소년 분야 지원에 대한 설계를 구상 중이고 또 제도 마련을 위해 하남시 문화도시 조례와 후기 청소년 지원 조례를 준비 중이다. 박진희 부의장은 “하남시민 모두가 행복도시를 만드는데 시민과 적극 소통하며 시의원 본연의 역할인 정책 발굴 및 조례 등 제도 개선에 더욱 힘쓰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6-⑦ 자연상태로 보존되는 과나후아토 미라

미라(mummy)라는 단어는 페르시아어 왁스(mum)와 밀랍이 함침(含浸, mummia)되어 방부 처리된 상태의 물질(mumiya)에서 유래했는데, 전시실마다 가득한 미라를 보노라면 독특하고 심오한 죽음을 마주하자, 어쩐지 마음이 무거워진다. 이들은 누구이고, 왜 이들은 죽어서도 미라가 되어 후세 사람들 앞에 다시 서게 된 것인지 궁금하다. 미라는 인간의 시체에 붙인 이름으로 자연적인 상황이나 방부 처리를 통해 죽은 후에도 오랫동안 허용 가능한 보존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알려진 미라의 개념은 일반적으로 종교적인 이유로 가능한 한 오랫동안 보존하려는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방부 처리하거나 준비된 시체의 개념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유럽 여러 박물관에서 이집트 미라를 본 적이 있다. 대부분 종교적이나 왕처럼 신분이 높은 사람은 훗날을 위해 인위적으로 보존 처리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과나후아토 미라는 인위적으로 보존이나 방부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 상태로 관 외부 산소와 습도 교환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 상태로 보존되는 조건은 희소하므로 시체가 손상되지 않은 상태로 보존된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으나, 이곳 미라들은 자연 상태로 존재한다. 멕시코 석학 옥타비오 파스 로사노(Octavio Paz Rozano)는 “인간은 삶의 문을 열려면 죽음의 문을 열어야 하고, 삶의 숭배는 죽음의 숭배이기도 하다. 죽음을 부정하는 문명은 결국 삶을 부정하게 된다”고 했다. 박태수 수필가

놀이공원·전시회서 파는 어린이·생활제품 9개 유해물질 기준치 초과

테마파크, 전시회, 박람회 등에서 판매되는 일부 어린이·생활제품에서 안전기준을 부적합 판정을 받고 리콜 명령을 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 2~8월까지 어린이·생활제품 20개 품목 150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9개 제품이 유해 화학물질, 제품 내구성 등 안전기준을 위반해 제품 수거·파기·수리·교환·환급·개선조치 등 리콜명령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 안전기준을 위반한 어린이제품은 ▲'굿데이즈' 아동용 가방 ▲'레코랜드코리아' 유니콘모자 ▲'아진통상' 로티아동 우의 ▲'㈜씨케이' 변신로봇 시리즈 ▲'㈜이지아이온' 유모차 ▲'해락유한책임회사' 건전지 ▲'더조은㈜' 알룩패션마스크 ▲'㈜시엘' 온열팩 ▲'루미' 운동용 안전모 등이다. 레코랜드코리아의 아동용 유니콘모자는 노닐페놀이 기준치(75㎎/㎏)의 1.4배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진통상의 로티아동 우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총합 0.1% 이하)의 151.9배를 초과했다. 총 카드뮴 함유량도 기준치(75㎎/㎏이하)의 1.9배를 넘었다. ㈜이지아이온 유모차 'KES002|M2(수입)'는 좌석받침 프레임에서 내구성 부적합을 받았다. 총 7만2천회 시험에서 유모차의 안전성을 저해하는 제품의 파손 또는 변형이 없어야 하는데,약 1만2천회 시험 후 유모차 좌석 받침 프레임 2곳이 파손됐다. 루미사 운동용 안전모 'SEIRA NF-01'은 고온에서 3천847m/s2, 저온에서 5천134 m/s2로, 충격흡수성 시험 최대가속도 기준치(2천943m/s2 이하)를 초과했다. 국표원은 리콜명령한 9개 제품의 시중 유통 차단을 위해 제품안전정보센터와 소비자24에 제품정보를 공개했다. 또 전국 유통매장과 온라인 쇼핑몰과 연계된 위해상품판매차단시스템에도 등록했다. 국표원은 안전성 조사를 게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광주시의 청정 자연을 그대로, 자연채

자연채는 ‘자연 그대로’라는 의미의 경기 광주시 농특산물 공동 브랜드다. 상수원보호구역인 광주시의 청정한 자연환경과 신선하고 건강한 로컬푸드를 대표한다. 광주시는 지난 2004년부터 지역에서 생산하는 우수한 품질의 농특산물에 대한 자연채 인증제 시행을 통한 꾸준한 품질 관리로 소비자의 신뢰를 쌓아 가고 있다. ■ 자연채 브랜드 개발 광주시는 2000년대 초반부터 빠르게 변화하는 농산물 유통환경과 식품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브랜드 개발에 착수했다. 친환경 이미지를 활용, 타 지역과 차별화해 농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시는 지난 2004년 농특산물 공동브랜드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같은 해 6월 농특산물 공동브랜드 명칭 공모를 통해 ‘클린광주’라는 지역 이미지에 부합하는 ‘자연채’를 브랜드명으로 최종 선정했다.  이후 광주시 자연채 상표 사용에 관한 조례 제정 공표와 더불어 상표 등록을 마쳤다. 2006년 8월에는 삼두농산 외 4개소를 시작으로 자연채 상표 사용권을 부여해 2023년 현재 자연채 인증 경영체는 25개소(402농가)에 이른다. 승인 품목은 토마토를 비롯해 느타리버섯과 표고버섯, 과일류, 채소류, 한우, 계란, 친환경 쌀 등 수십 종에 달한다.          ■ 자연채 인증제도 광주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축산물 및 가공식품이라면 자연채 인증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자연채 인증을 희망하는 경영체는 상표 사용권을 부여받기 위해 엄격한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무엇보다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만큼 신청 품목에 따라 GAP나 친환경 또는 HACCP 등 안전성 인증을 필수로 받아야 한다.  1년에 2회(6월, 12월) 진행하는 심의는 서류심사 및 현지심사를 거친다. 예비심사서 작성과 15인 이내로 구성된 자연채 상표관리위원회의 심의 통과 후 사용승인서를 교부 받아 상표를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업체들도 갱신 시에는 자연채 상표관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만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자연채 승인 이후에도 품질 관리를 위해 연 1회 사후관리가 진행된다.  이 때문에 자연채 인증을 받은 농산물과 가공식품은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례로 광주시의 주품목인 친환경 토마토와 쌈채류 및 버섯, 고품질 광주쌀 등은 무농약 농산물 품질인증을 받았고 도척버섯작목반에서 재배 중인 표고버섯도 톱밥, 면실박 등 천연재료와 100m 이하의 지하수, 청정지역의 맑은 공기로 재배돼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러한 엄격한 품질 관리를 바탕으로 2014년부터 6년 연속 ‘소비자가 뽑은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 대상’을 수상했으며 지난 6월에도 ‘국가브랜드 대상’을 수상하는 등 현재까지 10여차례 브랜드 대상을 수상해 광주시 대표 브랜드로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 자연채 지원 및 홍보사업 자연채 인증제도 활성화를 위해 광주시는 자연채 인증 경영체에 매년 포장재 구입 비용을 지원한다. 자연채 로고가 들어간 포장재를 지원함으로써 경영체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소비자에게 자연채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지난해에는 총 18개 경영체(306농가)에 2억8천여만원이 지원됐으며 금년에도 3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총 19개 경영체(308농가)에 포장재를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는 자연채 인증 경영체의 판로 확대를 위해 홈쇼핑 입점도 지원하고 있다. 홈쇼핑 방송에 따른 송출료와 경영체 1개소당 1회 1천500만원을 지원한다.  올해 2개 경영체에 총 3천만원을 지원했으며 홈쇼핑 방영을 통해 총 4천369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농가의 호응이 높다.  이외에도 광주시는 자연채 홍보를 위해 주기적으로 직거래 장터를 개최하고 지역 행사와 특산물 박람회 등에 자연채 홍보 부스 운영을 통한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매년 명절마다 자연채 농산물 홍보와 판매를 진행해 올 설에는 8천여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광주시를 대표하는 왕실도자기축제와 퇴촌토마토축제에도 부스를 운영해 관광객을 대상으로 자연채 홍보를 진행한 데 이어 올 하반기에도 남한산성문화제와 특산물 박람회 홍보를 지속할 계획이다. 인터뷰 방세환 광주시장 Q 자연채가 나아갈 방향은. A 광주시는 꾸준히 농산물 품목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맛과 품질이 좋기로 유명한 광주토마토 외에도 딸기와 감귤 같은 상품성이 높은 품목들도 재배에 성공했다. 수수락딸기와 팔당愛감귤이라는 독자 브랜드를 개발하고 체험농장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우리 농민들의 노력으로 생산된 품질 좋은 농산물들이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고 더 나아가 자연채가 안전하고 고품질의 농산물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광주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홍보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Q 광주시를 대표하는 농산물에 대해 자랑한다면. A 광주시는 토마토 산지로 유명하다. 매년 열리는 퇴촌토마토축제는 전국 각지에서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광주시 대표 축제 중 하나다.  올해도 3일 동안 23만명의 방문객이 광주시를 찾았다. 토마토 외에도 감귤과 딸기는 광주시에서 주력하는 품목이다. 광주시는 2018년부터 신소득작물로 감귤을 도입해 재배에 성공했으며 팔당愛감귤 브랜드와 너귤이 캐릭터를 상표 출원했다. 그 결과 감귤체험농장 방문객도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6농가에서 운영하는 체험농장에 수천명이 방문했다.  딸기는 이보다 먼저 수경재배에 성공해 현재 17개 농가에서 딸기를 재배하고 있으며 2017년 수수락딸기 브랜드를 출원, 체험농장을 통해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토마토와 딸기, 감귤연구회는 각각 2010, 2019, 2021년 자연채 상표 등록을 통해 안전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Q 광주시 로컬푸드 복합센터가 건립 중이다. 진행 상황은. A 광주시 로컬푸드 복합센터는 오포2동 17-120 일원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올해 12월 준공을 목표로 건립 중이다. 총 사업비 100억여원이 투입된다.  농산물 직판매장과 로컬푸드를 활용한 레스토랑, 쿠킹클래스, 체험교육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로컬푸드 복합센터의 건립은 지역 농민들의 새로운 판로 확보에 기여하고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해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용 북한산성 전문 사진작가, 12년 간 '11만 컷' 사진에 담았다

북한산은 경기도 3개 시와 서울시 6개 구에 걸쳐 있다. 전체 면적의 21%가 고양특례시 행정구역이다. 단일 기초지자체로는 가장 넓게 북한산을 품고 있다. 북한산은 고려 초부터 18세기까지 삼각산으로 불렸다. 삼각은 백운대, 만경대, 인수봉이다. 세 봉우리 모두 고양시에 속한다. 지난해 12월 한양도성-북한산성-탕춘대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에 선정됐다. 북한산성은 한반도에서 수도방어시설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북한산성을 전문적으로 찍는 사진작가는 딱 한 명이다. 그가 고양시에 산다.  12년 동안 오백 번 넘게 북한산에 올라 11만컷 넘는 사진을 찍으며 북한산성에 천착한 이재용 작가(64)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산성 전문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11.6㎞에 이르는 북한산성의 안쪽과 바깥쪽을 빠짐없이 모두 촬영했다. 12년의 기록 중 235장의 사진을 담아 펴낸 첫 사진집 ‘삼각산의 요새 북한산성’은 지난 6월 제61회 한국사진문화상 출판상을 수상했다. 사진집이자 북한산성에 대한 역사·문화 해설서다. 글도 직접 썼다. 경기문화재단은 그의 사진집을 북한산성의 숨은 가치를 조명한 놀라운 성과라고 평가했다. 왜 하필 북한산성인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이 오십에 시작한 취미생활이 사진 찍기였습니다. 6개월 동안 배우고 나서 촬영 주제를 정해야 하는 데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어요. 평소처럼 북한산에 올라 산성 위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손에 돌의 촉감이 느껴지는 거예요. 이거다 싶었죠.” 그는 2010년 1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북한산성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북한산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북한산성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북한산성은 숙종이 즉위한 지 37년째 되던 1711년 4월에 공사를 시작해 6개월 만에 완성한 산성입니다. 물론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7년 동안 축성기술을 치밀하게 연구했죠. 북한산성은 다른 산성처럼 돌을 벽돌식으로 쌓지 않고 퍼즐조작처럼 끼워 맞춰 쌓아 대포를 맞아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북한산성은 낮은 곳은 1m, 높은 곳은 7~8m에 이른다. 이 작가는 북한산성을 느끼기 가장 좋은 곳으로 원효봉 능선의 서암문과 수문터 사이 구간을 추천했다. 다들 북한산 풍경을 담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릴 때 그는 로프에 의지해 북한산성의 돌 하나하나를 앵글에 담았다. 풍경은 뒤로한 채 돌담만 찍는 그를 본 등산객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는 아침 햇살이 비친 북한산성을 찍기 위해 겨울에도 새벽에 산을 올랐다. 아침 햇살이 피사체에 가장 조화로운 빛을 주기 때문이다. 작품에 집중하기 위해 항상 혼자 오른다.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 더 좋은 작품을 찍을 욕심에 한 발짝만 더 뒤로 물러섰다면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질 뻔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 경험으로 터득한 그의 철칙은 ‘사진 찍을 때 한 발을 (뒤가 아니라) 앞으로 옮기라’는 것이다. “디지털카메라가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면 11만 컷을 찍는 게 불가능했을 겁니다. 필름값을 대려면 집을 팔아야 했을 테니까요.”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아내는 주말마다 새벽에 혼자 북한산에 오르는 그를 말리다 포기하고 보험을 하나 더 가입했다. 그는 상을 받았을 때보다 사진집이 나오기 전 교정본을 본 아내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을 때가 더 행복했다고 말했다. 북한산을 함께 오르며 자란 딸은 이제 북한산이 마주 보이는 교정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됐다. 딸은 아빠에게 청소년을 위한 북한산성 사진집을 만들라는 특명을 내렸다. 다음 작품 계획을 물었다. “북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7년에 맞춰 2026년쯤 북한산성 두 번째 사진집을 내는 게 목표입니다. 사진과 함께 북한산성의 시초인 백제 온조 이야기부터 풀어내고 싶습니다.” 이 작가의 마지막 말은 울림이 컸다. “고양특례시는 대한민국 역사의 중심지입니다. 미래를 위한 발전도 좋지만 역사 속에 담긴 이야기가 세대를 이어 전해지는 인문학도 그에 못지않게 소중합니다.” 그는 북한산성 돌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 사람이 보이고 마을이 보이고 역사가 보인다고 했다.

경기체고, 추계중·고육상 남고 1천600m 정상 질주

경기체고가 제52회 추계 전국중·고육상대회 남자 고등부 1천600m 계주에서 시즌 첫 패권을 차지했다. 경기체고는 9일 충북 보은공설운동장에서 벌어진 최종일 남고부 1천600m 계주 결승서 정희원·차희성·이지훈·박상우가 이어 달려 3분22초88을 기록, 지난달 전국종별육상선수권대회 우승팀인 동인천고(3분27초33)와 서울 경복고(3분37초37)를 4초여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조진생 경기체고 단거리 감독은 “그동안 1천600m 계주서는 한 번도 우승을 못했는데 4명의 주자가 고르게 활약해줘 우승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남중부 1천600m 계주서는 최준혁·오예준·계준혁·정예준이 팀을 이룬 인천남중이 3분31초59를 마크해 인천 부원중(3분33초98)과 서울 월촌중(3분37초97)을 제치고 1위를 차지, 전날 400m 계주(44초30) 우승 포함 계주 종목 2관왕에 올랐다. 한편, 남중부 5천m 경보에서는 조대희(고양 저동중)가 15분59초81로 조규상(영광 해룡중·16분14초24)과 노태현(문경 점촌중·16분14초49)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