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는 최근 인천여자고등학교의 한 학생으로부터 어려운 학생을 위해 사용해달라는 후원금을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구는 연수큰재장학재단을 통해 인천여고 2학년 박원영양으로부터 1백만원을 전달받았다. 박양은 지난 2021년에도 용돈 150만원을 모아 옥련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 후원금을 냈다. 구는 최근 구청 소회의실에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박양의 2번째 후원금 전달식을 했다. 박양은 중학생 때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선행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박양은 세뱃돈 등 친인척에게 받은 용돈을 저축해 어려운 이웃에 기부했다. 구는 전달받은 후원금을 지역 인재를 양성하는 데 쓸 계획이다. 박양은 “차곡차곡 모아온 용돈을 지역의 취약계층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계속 기부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호 구청장은 “앞으로 주민과 청소년들의 자발적인 기부문화가 확산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탐욕을 부추기는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이가 있다. 올해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국내 작품 경쟁인 ‘코리아 판타스틱: 장편’ 부문의 감독상을 수상한 김병준 감독(47) 이야기다. 영화제에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던 순간의 감정을 묻자 그는 “초청받은 것도 믿기지 않았는데, 감독상을 탔다는 것은 더 현실감이 없었다”며 “작품을 만들어도 세상에 선보일 수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인데 영화제서 관객과 만날 기회를 마련해줘 감사할 뿐”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영화 개봉이란 결과물이 요원하지 않아 이곳저곳 흩어졌던 스태프와 배우가 다시 한마음으로 뭉치는 단합의 계기가 됐다. 뿐만 아니라 해외 영화제에서 관심을 받는 행복한 일도 있었다. 영광을 가져다 준 영화 ‘위험사회’에 대해 김 감독은 ‘사랑에 실패한 도박중독 남성’의 이야기라고 말한다. 번듯한 아파트에서 사랑하는 여인 하림과 행복하게 살고 싶던 주인공 영길은 강원도에 위치한 카지노에 발을 디디며 붕괴된다. 그의 작품은 심사위원에게 ‘돈이 절대가치가 된 우리 사회 자화상을 섬세하게 드러낸 작품’이란 평가를 받았다. 김 감독은 2000년대 초반, 탐욕이 통제되지 않던 시기의 정서를 영화로 기록하고 싶었다고 했다. 유혹에 빠지기 쉬운 위험한 사회 모습을 영화를 통해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고 이를 통해 경각심을 주려는 의도다. 그는 시간이 흘러 중독의 형태는 달라졌어도 비트코인, 주식투자 등 탐욕의 세계는 여전히 존재하며 돈이 절대가치인 자본주의는 더욱 우리를 유혹에 빠뜨릴 위험한 환경을 조성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이 사회는 인간의 본성인 탐욕을 부추기는 곳이란 걸 자각하고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영화 곳곳에 희망의 메시지를 배치했다. 주인공 영길에게 차비와 일감, 따뜻한 집과 밥을 주는 마을 토박이 할아버지와 손녀에게서 자본주의 사회에 대비되는 자연과 그 속의 ‘유대감’을 전했다. 사실 저예산 독립영화의 환경은 녹록지 않았고 ‘위험사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2020년 영화진흥위원회를 통해 제작지원을 받았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이듬해 경기콘텐츠진흥원의 ‘경기도 다양성영화 제작투자지원 사업’에 선정된 것은 영화를 이어갈 큰 힘이 됐다. 김 감독은 “당시 많이 지쳐 있었다. 많은 이들이 ‘과연 영화를 끝까지 완성할 수 있을까’ 의문을 제기했다”며 “하지만 경콘진의 심사위원들은 ‘이 영화가 다른 이에게도 여전히 의미가 있는 영화구나’라는 걸 내게 일깨워줬고 제작비 지원과 함께 영화를 이어갈 계기가 됐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제 그는 후반 작업을 통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고 개봉에 나설 배급사를 기다린다. 그는 “갈수록 영화 산업이 어려워져 많은 이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조차 시작하지 못해 불안해 한다”며 “존재의 공허함을 채우면서도 재미와 의미가 담긴 질문을 던지는 영화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민수 전 과천농협 지점장이 과천농협 신임 상임이사로 취임했다. 이 신임 상임이사는 경기대를 졸업한 뒤 지난 1990년 과천농협에 입사했다. 이후 지점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쳐 지난해 12월 퇴직했다. 그는 과천농협 재직 당시 과천시 농정심의위원, 통합브랜드심의위원, 도시생태농업육성위원 등을 맡으면서 농업 관련 전문가로 정평이 났다. 이 상임이사는 “과천농협 임직원, 조합원과 함께 100년을 향한 농협의 밑거름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3’이 2주 간의 휴식기에 들어간 가운데 ‘수원 형제’ 수원 삼성과 수원FC의 스플릿 라운드 이전 운명이 뒤바뀌어 흥미를 끈다. 무더위와 습한 기온 속에서 체력 소모가 많았던 선수들에게는 꿀맛 같은 2주간의 휴식기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각 팀들은 이 기간 스플릿 라운드까지 9경기 밖에 남지 않은 정규리그에서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전열을 재정비 하고 있다.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10위 수원FC(5승5무14패·승점 20)와 탈꼴찌에 성공한 11위 수원(4승6무14패·승점 18)의 사령탑도 상위 스플릿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진 가운데 강등권을 벗어나기 위한 묘수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순위는 수원FC가 높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수원이 불과 22라운드 까지만 해도 9경기 연속 무승(4무5패)의 부진으로 12위에 머물러 자동 강등을 걱정하는 처지였다. 시즌 초반만 해도 수원FC 팬들 사이에서는 “삼성이 강등되면 수원FC가 월드컵구장을 홈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할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수원은 23라운드 홈 경기서 선두 울산을 상대로 시즌 첫 3골 경기를 펼치며 3대1 승리를 거둬 지긋지긋한 무승의 늪에서 벗어난 뒤, 강원과의 ‘단두대 매치’서 2대1로 승리하며 시즌 첫 연승을 거둬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최근 집중력이 살아난데다 뮬리치, 김주찬의 득점포가 잇따라 터지면서 팀 분위기도 완전 달라졌다. 공격력 회복과 함께 수비도 덩달아 안정을 찾으면서 수원은 여세를 몰아 하위권 탈출을 벼르고 있다. 이에 반해 수원FC는 22라운드서 서울에 충격적인 2대7 참패를 당한 것을 비롯 최근 3연패 포함, 8경기째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2무6패의 긴 터널에 갇혀있다. 하루 빨리 무승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면 강등권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수원FC의 가장 큰 문제는 수비력이다. 서울전에서 시즌 최다인 7골을 내준 것에서 보여주 듯 한순간 무너져 내리는 수비력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승리가 쉽지 않으리라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6월까지 다소 여유가 있었던 수원FC와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렸던 수원의 처지가 뒤바뀐 가운데 두 팀은 2주 휴식기 후 8월 4일 재개되는 25라운드서 맞대결을 펼친다. 수원만 만나면 펄펄 나는 수원FC가 ‘수원 더비’서 또다시 승리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날 지, 아니면 수원이 수설욕과 함께 3연승을 내달리며 상승세를 이어갈 지 관심사다.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인천사서원)이 민간 사회복지시설의 서비스 향상을 위한 동반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5일 인천사서원에 따르면 해마다 ‘찾아가는 맞춤형 컨설팅’을 하고 있다. 인천사서원은 지난 2020년부터 현재까지 ‘홍보’, ‘노무’, ‘회계·세무’등 사회복지시설에 필요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인천사서원은 최근 ‘사업운영관리’, ‘마케팅·판매', ‘개인정보관리’ 분야를 추가했다. 인천사서원은 민간사회복지시설이 어려움을 겪는 분야의 전문 컨설팅을 통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천사서원은 사업운영관리 컨설팅을 통해 사회복지시설의 프로그램 운영 및 사례관리 방안을 살피고, 지역 조직화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 또 마케팅 및 판매 분야에 대해서는 노인인력개발센터 등 ‘복지’와 ‘경영’의 2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기관에 자문을 하고 있다. 인천사서원은 이들 기관들과 판로 개척 방법 등의 논의를 한다. 또 인천사서원은 시설 안전 점검도 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 이용자와 종사자가 서로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1년까지는 소규모 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소방과 전기 안전점검에 그치던 것을 지난해부터 방역·방축으로 확대했다. 인천사서원은 해마다 총 100~150회의 점검을 제공할 방침이다. 특히 인천사서원은 ‘유니버설 디자인 컨설팅’을 추진,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사회복지시설을 마련한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누구나 편안하고 안전하며 장벽 없이 시설, 서비스, 제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보편적인 디자인을 말한다. 이에 따라 인천사서원은 장애인복지관 4곳을 선정해 설계,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을 지원했다. 인천사서원은 시설 곳곳에 그림과 색, 커다란 글씨 등을 이용해 보고 바로 위치, 장소 등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인천사서원은 ESG경영실천지원사업도 추진한다. 앞서 인천사서원은 지난 2021년 지역사회복지시설 65곳에 대한 녹색사회복지실천활동을 하면서 지속가능한 사회복지 실천역량을 키웠다. 인천사서원은 올해 복지관 3곳을 정해, ‘사회복지기관 ESG 경영을 위한 진단도구’를 통한 컨설팅을 한다. 황흥구 인천사서원 원장은 “사회 변화에 맞는 교육으로 사회복지시설 근로자들의 역량을 키워, 시민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법무부 산하 청소년범죄예방위 안산지역협의회(협의회장 손인국·이하 안산지역협의회)는 25일 지역 내 아동복지시설 5곳에 스포츠용품과 구급종합키트 등을 전달했다. 이날 안산지역협의회가 지역사회 나눔에 동참하기 위해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과 함께 전달한 물품은 축구·농구·배구공과 볼 가방 등이 포함된 스포츠용품 및 과자 선물세트, 구급종합키트 5개다. 전달식에는 수원지검 안산지청 박석용 형사3부장 검사를 비롯해 손인국 안산지역협의회장, 안산지역 5개 아동센터장과 최종진 안산지역협의회 운영실장, 법무부 청소년범죄예방위 상록·단원·광명·시흥지구위원회장 등이 참석했다. 지역아동센터는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지역사회 아동의 건전한 육성을 위해 보호·교육은 물론 놀이와 오락 제공 그리고 보호자와 지역사회의 연계 등 다양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문화 서비스 등을 통해 지역사회 내의 아동 돌봄에 대한 사전 예방적 기능과 사후 연계 제공 기능을 하고 있다. 해당 시설은 만 18세 미만의 아동으로 초등 및 중학교 재학생 등이 이용할 수 있다. 박석용 안산지청 형사3부장검사는 “앞으로도 꾸준히 나눔 활동을 전개해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대상자의 필요에 맞춘 지역상생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손인국 안산지역협의회장도 “이번 스포츠용품 나눔 행사는 우리 어린이들이 방학을 맞아 즐겁게 야외활동 및 건강한 생활을 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용의 이빨 같은 콘크리트물. 무슨 이유에선지 강가에 하천에 도로에 열을 지어 여기저기 박혀 있다. 벚꽃 명소로 알려진 파주 눌노천에서, 조선 중기의 문인 송강 정철이 낚시를 즐긴 곳으로 알려진 고양 공릉천에서도 이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용의 이빨처럼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 ‘용치(Dragon Teeth, 龍齒)’. 경기도에 남아있는 전쟁과 분단의 흔적이다. 적군의 침입을 막기 위해 하천이나 교통로 곳곳에 설치된 콘크리트 구조물로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이 처음 만들어냈다. 영국의 해안가, 스위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국내에선 언제 처음 설치했는지 모른다. 1968년 김신조가 침투한 1∙21사태를 계기로 1970년대 주로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쟁을 겪은 경험, 아직 휴전인 상황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날 것에 대비해 설치한 것으로 다행히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실전에 사용되지는 않았다. 현대전에도 용치가 사용되고 있다. 러시아군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에 설치한 용치는 ‘러시아 방어선의 상징’으로 언론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용치는 군사 보안시설로 적에게 은닉해야 하는 비밀스러운 존재로 취급됐으나, 냉전 분위기가 완화된 후부터는 도심에서 흉물스럽다는 이유로, 하천에 있는 것은 홍수의 원인이라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철거되고 있다. 현재는 철거 민원과 국방부의 군사 전략에 따라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양립하고 있다. 현재 2곳의 용치가 남아있는 포천에서도 곧 철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연구원은 정전 70주년을 맞아 지난 24일 경기도청에서 ‘용치 사진전’을 개막해 오는 8월4일까지 선보인다. 4회에 걸쳐 열리는 사진전은 전쟁기념관(서울), 한반도 생태평화 종합관광센터(파주 임진각), 도라전망대(파주)를 순회해 올해 12월까지 이어진다. 경기문화재연구원이 조사한 32곳의 용치 중 21곳으로 경기도의 특징적인 분단 상황과 관련된 군사유산의 가치를 공유하고, 접경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용치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진수정 경기문화재연구원 수석연구원 “용치는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을 보여주는 역사적 상징물이자 군사적 기능과 유산적 가치가 모두 부합되는 군사유산”이라며 “이번 사진전이 용치가 전쟁과 분단이 남긴 근대문화유산으로 보존돼야 하는 대상이라는 인식이 널리 공유되고 전파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인천지법 형사18단독 김동희 판사는 교통사고 재판 중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상·사)로 재판에 넘겨진 버스기사 A씨(71)에게 금고 6개월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교통사고 재판 중에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사망 사고를 일으켰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며 “공제조합을 통해 피해자 B씨(68)에게 치료비를 지급하고 있고, 사망 피해자 C씨(88)의 형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6월 13일 오전 9시 30분께 인천 미추홀구의 한 아파트 앞 사거리에서 무단횡단을 하고 있던 B씨를 치어 약 12주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1월 30일 오후 7시25분께 경기 부천시 일대에서 시내버스 운전 중 차량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출발해 횡단보도를 넘고 있던 C씨를 치어 숨지게 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를 추가로 받았다.
헌법재판소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기각했다. 지난 2월 국회가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지 5개월만의 일이다. 이번 결정으로 이 장관은 직무가 정지된 지 167일만에 직무에 복귀하게 됐다. 헌재는 25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탄핵심판을 열고 재판관 전원 기각결정을 했다. 헌재는 “이 장관의 발언은 부적절 했다”면서도 “재난안전법 위반으로 볼 수 없고, 탄핵 사유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피청구인이 행안부 장관으로 재난대응 과정에서 최적의 판단과 대응을 하지 못했더라도 재난안전법과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는 지난 2월8일 이태원 참사에 대한 부실 대응의 책임을 물어 이 장관의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63쪽 분량의 탄핵소추안에 담긴 핵심 쟁점은 사전재난예방 조치 의무를 위반했는가, 사후 재난대응 조치 의무를 위반했는가, 국가공무원법상 성실·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는가 등 세 가지다. 국회 측은 이 장관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부여된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의무를 집행하지 않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고 공직자로서의 신뢰도 잃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장관 측은 직무수행 과정에서 재난안전법을 어긴 적이 없고, 주무장관이라는 이유로 중대한 법적 책임이 없는 피청구인을 파면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위배된다고 맞서왔다.
최근 날씨가 더워지면서 작업장 내 밀폐공간에서 발생하는 근로자들의 질식재해 사고에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질식재해는 재해자 2명 중 1명은 사망에 이르러 전체 산업재해 중에서 치명률이 가장 높다. 이 같은 질식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현장에선 어떤 작업 수칙을 준수해야 하며, 요구되는 대책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자세하게 살펴본다. ■ 최근 10년간 316명 질식재해…질식재해자 중 절반 사망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2011~2020년 10년간 밀폐공간에서의 질식재해는 총 195건 발생, 316명의 사상자를 냈다. 특히 이 중 168명은 목숨을 잃어, 질식재해자 중 사망자 비율은 무려 53.2%로 집계됐다. 일반적인 사고성 재해에서 재해자 중 사망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1.1%인 점을 고려하면, 질식재해는 그 자체로도 다른 재해보다 치명적인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질식재해는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늦은 봄과 여름철에 주로 발생한다. 부패한 유기물로 미생물 번식이 활발해지고, 이에 따른 산소 결핍이나 황화수소 등 유독가스가 자주 발생하는 것이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선 근로자들의 질식을 유발할 수 있는 밀폐공간의 유형을 18가지로 규정했는데, 주요 장소로는 상·하수도 맨홀, 원료 저장탱크, 분뇨처리장, 오수 처리장 정화조, 지하 피트, 주류발효 탱크, 콘크리트 양생장소 등이 꼽힌다. 사방이 완전히 막힌 공간이 아니라 한쪽만 열린 곳도 환기가 부족하고 유해가스가 머무르면 밀폐공간에 포함된다. ■ 유독가스부터 산소결핍증까지…질식 재해, 왜 위험한가 근로자들이 질식재해로 죽음에 이르는 원인은 ‘거품효과’(Soda Can Effect)로 인한 유독가스 중독, 산소결핍증, 일산화탄소 중독 등 때문이다. 우선 거품효과는 탄산 캔을 흔들어 따게 되면 거품이 흘러 넘치는 것처럼 분뇨나 오수 등 부패가 쉬운 물질 안에 녹아있던 황화수소나 암모니아 탄산가스가 급격히 발생하는 현상을 뜻한다. 근로자가 분뇨나 오·폐수 등이 있는 곳에서 이를 인지 못한 채 밟거나 휘젓게 되면 순식간에 황화수소 농도가 치솟아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요인 중 하나는 산소결핍이다. 현장에서 산소결핍에 의한 질식은 산소 소모나 용접, 세척 등을 위한 유해가스 유입으로 산소가 부족해져 나타난다. 대기 중 정상 산소 농도는 약 21%지만, 산소농도가 18%미만으로 떨어지면 산소결핍을 일으키고, 산소농도가 매우 낮은 경우에는 호흡 한 번으로도 의식을 잃게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고체연료가 온전히 타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는 기본적으로 냄새와 색깔이 없는데, 이 때문에 이상을 느끼지 못하고 현장에 들어가게 돼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고가 일어나고, 시력손상·치매·기억상실·정신병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화성시의 한 도시가스 배관 철거 및 신설 공급관 공사 현장에선 근로자 A씨가 퍼지 작업(일정 시간 동안 화재 등이 일어나지 않게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는 작업)을 진행하던 중 질소·아르곤 등 불활성 기체로 인한 질식 재해로 사망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4월 안산의 한 폐수 처리장에서 노동자 2명이 연성회로기판 제조업체 내 폐수처리장에서 작업 중 황화수소를 흡입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 8명 중 2명은 마비 증상이 발생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 “반드시 출입금지 표지 부착” 질식재해 예방 작업 안전 수칙 ‘A to Z’ 그렇다면 질식재해를 막기 위해선 어떤 작업 안전수칙이 준수돼야 할까. 질식재해 예방을 위해선 ▲밀폐공간의 확인과 출입 금지 관리 ▲교육·훈련 및 정보 제공 ▲밀폐공간 작업 허가절차 마련 ▲보호구 및 안전장비 지급 ▲산소·유해가스 농도 측정 ▲작업 전, 작업 중 반드시 환기 ▲작업상황 감시인 배치 등이 요구된다. 밀폐공간 작업관리의 첫 시작은 사업장 내 밀폐공간이 어디에 있고, 유해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또 해당 공간에는 관계 근로자 외에는 다른 사람의 출입을 금지하고 이를 알리는 표지를 부착해야 한다. 또 안전조치 여부를 확인한 후 적정한 경우에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사업장 내부적으로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산소나 유해가스 농도는 작업 전이나 작업이 일시 중단됐다가 재개될 때, 작업 중에도 수시로 측정을 해야 한다. 작업 전과 작업 중에도 필요에 따라 수시로 환기 작업도 필요하다. 또 밀폐공간 내에서 작업이 진행 중일 때는 상황을 감시할 수 있는 감시인을 지정해 공간 외부에 배치하고, 이상이 있을 땐 즉시 관리감독자에게 통보해야 한다. ■ 질식재해 사고 막는다…안전보건공단 ‘One Call 서비스’ 안전보건공단은 이 같은 질식 사고를 막기 위해 ‘찾아가는 질식재해 예방 One-Call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전화나 온라인 신청을 통해 밀폐공간 작업 실시 전에 전문가가 방문해 ▲산소·유해가스 농도 측정 ▲안전교육 ▲장비대여 ▲기술지도 등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질식사고 예방 종합서비스다. 현장에선 안전 전문가의 지도 아래 작업장을 재점검해 사고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지난 24일 화성시 송산동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현장 안으로 10분 가까이 들어서자 약 5m 높이의 벽에는 소화용수 물탱크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가로·세로 약 50㎝ 길이의 입구만 있을 뿐, 내부로 진입해 작업을 해야 하는 근로자들에게는 사실상 밀폐된 공간이나 다름 없었다. 안전보건공단에 ‘One-Call 서비스’를 신청했던 해당 현장에 나온 공단 관계자 등 안전 전문가들은 산소 측정기 등으로 꼼꼼히 해당 공간의 산소와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했다. 또 체크리스트 등을 통해 안전교육과 기술지도도 진행됐고, 실제 작업할 근로자 2명에겐 가스측정기와 환기팬, 이와 연결된 송기마스크가 지급됐다. 현장 소장 A씨는 “작업을 하다 보면 밀폐공간에서 일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근로자들의 혹시 모를 질식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서비스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종합서비스를 통해 사업장에선 부담 없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앞으로도 많은 사업장에서 이용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 해당 기사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안전문화 확산 공모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