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미술협회 소속 작가들의 4인 4색 개인전이 수원 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 지난 7일부터 관객과 만나고 있다. 이동숙, 장철익, 최경숙, 손순옥 작가는 자신의 세계를 수놓는 작품들을 저마다의 관점과 생각으로 다시 배치해 전시장에 녹여냈다. 누군가는 초기작을 다시금 꺼내들면서 회상에 잠기기도 하고, 누군가는 새롭게 시작하는 작업물을 선보이는 포부를 드러내는 등 작가마다 각기 다른 시간의 궤적을 선보이는 자리라는 점에서 매력이 넘친다. 먼저 1전시실엔 이동숙 작가의 21번째 개인전이 마련돼 있다. 이 작가는 소나무, 의자 등의 대상을 매개로 삶과 관계에 관한 생각을 펼쳐 놓는다. 특히 그의 손에서 소나무는 다양한 의미를 획득하는데, 때로는 자연 그 자체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인격체가 되기도 한다. 작가는 이때 중요한 건 소나무의 형상 자체보다 소나무를 통해 발견되는 가치와 지향점이라고 말한다. 이 작가는 “대상이 예술이 될 때, 대상은 외관의 재현 단계에만 머무를 수 없다”면서 “소나무를 그리지만 그를 통해 나타나는 공존의 가치와 형태에 주목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캔버스에 스며든 소나무들은 온전한 나무의 형상이 아닌, 솔잎, 나무의 일부 등으로 세분화되는 듯 하다. 그가 그린 소나무들이 이미 다른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었던 ‘공존’ 등과 같은 기존의 작품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펴보는 데서도 매력을 찾아낼 수 있다. 전시실을 나와 눈을 돌리면 거대한 고래 형상이 눈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온전한 형상이 아닌, 14개의 캔버스에 조각 조각 들어차 있는 형태다. 장철익 작가는 이번 ‘고래’ 작업이 장기 프로젝트의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그는 “지금은 14개지만, 향후 49개의 캔버스로 빚어낸 거대한 혹등고래를 만들어낼 계획이다. 고래를 구성하는 캔버스가 추가될수록 전시 규모에 맞는 전시장 구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며 “바닥에 캔버스를 늘어뜨리는 등의 배치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포착한 고래의 일부분, 즉 미완의 고래를 들여다 볼 때 캔버스를 통해 드러난 부분과 아직 표현되지 않은 영역을 오가면서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작가는 거대하고 압도적인 존재인 고래에게 바다라는 제한 공간을 두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의 의중이 캔버스에 녹아들기 시작하면서, 고래는 또 다른 생명력을 얻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공간에서 최경숙 작가는 모두에게 익숙한 옛날 이야기나 동화를 작품 세계로 끌어들인다. 그림 속 화자는 오랜 기간 숲을 지켜온 나무들이다. 동화 ‘빨간 망토’ 속 소녀와 늑대, 소설 ‘어린 왕자’의 여우가 숲 속에서 연결되거나 맞닥뜨리는 순간이 펼쳐진다. 결국 다양한 이야기가 뒤섞이면서 공유되는 무대 자체를 바라볼 때, 작가의 작품을 더욱 깊게 음미할 수 있다. 최 작가는 “시간이나 배경, 등장인물 간 갈등의 원인이 조금씩 다를 뿐이지 결국 작업 대상은 모두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 속 풀과 나무 등의 자연물은 겹겹이 쌓인 시간의 흔적을 지워내는 듯 긁힌 자국을 드러낸다. 그는 “긁는 작업이 숨겨진 시공간을 보여주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오랜 시간 접해온 이야기들은 계속해서 구전되고 누군가에게 전해진다. 다만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과 환경은 끊임없이 변하면서 의미의 재생산과 재구성이 발생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최 작가의 작품을 뒤로 하고 이어지는 전시 공간에는 손순옥 작가가 빚어낸 동심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 그의 작품은 어린 시절 즐겨 했던 놀이에 대한 현대인들의 그리움을 담고 있다. 추억처럼 떠올릴 법한 이미지들이 맴돈다. 작가는 딱지, 종이비행기, 구슬, 종이배, 팽이 등의 다섯 가지 소재로 동심을 향한 마음을 형상화했다. 추억의 물건들을 살펴보고 있자니 문득 밑으로 보이는 빽빽한 글씨들이 캔버스를 가득 메우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손 작가는 이런 표현 방식에 관해 “어릴 적 흥얼대던 동요의 노랫말을 적어놓았다”면서 “내면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을 생각하다보니 질감을 다변화하거나 표현법을 다양하게 만드는 시도가 동원됐다”고 설명했다. 각자의 개성으로 무장한 작가 4인의 개인전은 12일까지 열린다.
최근 5년간 해외에서 수입된 ‘짝퉁’ 명품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짝퉁 브랜드 중에서는 롤렉스가 가장 많았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2018∼2022년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다가 세관 당국에 적발된 지식재산권 위반 물품 규모는 2조2천405억원(7천250건·시가 기준)이었다. 소위 말하는 ‘짝퉁’ 규모가 2조원이 넘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적발 규모가 5천639억원으로 2021년(2천339억원) 대비 141.1% 급증했다. 브랜드별로 보면 시계 브랜드 롤렉스가 5년간 3천65억원어치가 적발돼 가장 많았다. 루이뷔통(2천197억원), 샤넬(974억원), 버버리(835억원) 등의 명품 브랜드도 상당수 적발됐다. 상품 수입국(적출국)별로 보면 5년간 중국으로부터 온 물품이 1조9천210억원(85.7%)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일본(307억원), 홍콩(120억원), 미국(95억원), 베트남(30억원) 등에서도 많은 양의 가짜 명품들이 유입됐다. 품목별로는 시계가 9천20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가방(6천222억원), 의류 직물(2천218억원), 신발(923억원) 순이었다.
가평군산림조합(조합장 장기명)은 지난 9일 2023년 산림조합중앙회 정기표창 시상식에서 “전국 산림조합 경영종합평가”부문에서 3위를 달성하여 기관 표창장을 수여 받았다. 한편, 가평군산림조합은 2022년 산림경영지도사업부문 최우수상, 산림조합금융 성장성 평가 금상, 조합원운영평가 최우수 조합,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공급실적 최우수 조합으로 선정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상을 받은 바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산림청장과 산림조합장과의 환담회를 진행하여 산림비전과 임업정책방향에 따른 산림조합의 역할에 대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쌍방울 그룹의 실소유주인 김성태 전 회장의 매제이자 금고지기인 김모 전 쌍방울그룹 재경총괄본부장이 도피 9개월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김 전 본부장은 11일 오전 7시43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입국했다. 이날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김 전 본부장은 ‘(더불어민주당)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로 대납된 돈이 있나’, ‘북측으로 넘어간 돈이 있나’ 등의 관련 의혹을 묻는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 수사관들은 현장에서 김 전 본부장의 신병을 인도했으며, 곧장 수원지검으로 이송해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김 전 본부장은 쌍방울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 하기 전인 지난해 5월말 태국으로 출국했다. 김 전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초 태국 파타야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힌 이후 국내 송환을 거부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김 전 본부장은 이후 돌연 국내에 입국하겠다고 했다가 다시 입국을 거부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던 중 지난 7일 파타야 지방법원은 김 전 본부장에 대해 불법체류 혐의로 벌금 4천밧(15만원)을 선고했고, 김 전 본부장은 항소를 포기한 채 자진 귀국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전 본부장의 송환에 따라 쌍방울 그룹 관련 핵심 의혹으로 떠오른 ‘대북송금’ 의혹 수사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앞서 김 전 회장은 2019년 북측에 3차례에 걸쳐 800만 달러를 보낸 배경에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북이 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의 연결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7일 국내로 송환된 김 전 회장의 수행비서 박모씨가 소유하던 김 전 회장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와 김 전 본부장의 자금흐름 진술 등을 통해 혐의를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해서 당장 살 곳을 구해야 하는데, 자취방 구하기 전쟁이네요” 10일 오전 11시께 성균관대 수원캠퍼스 인근. 다음달 개강을 앞두고, 학교 근처에는 자취방 계약을 위해 부모님과 함께 공인중개사무소를 찾는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현재 성대 인근 자취방 월세는 지난해보다 5만원 가까이 올라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0~45만원은 내야 방을 구할 수 있는데, 월세 가격 상승에도 대학생들의 월세 문의는 빗발치는 상황. 다음달 신입생이 되는 이아현씨(20·가명)는 “얼마 전 기숙사 발표가 났는데, 떨어져셔 갑자기 방을 구하는 중”이라며 “운이 좋게 괜찮은 방이 2개 나왔다고 해 급하게 뛰어왔다”고 말했다. 경기대 인근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곳 역시 적게는 2~3만원, 많게는 5만원가량 월세가 상승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는 여전히 월셋방을 찾는 대학생들의 문의 전화는 하루에도 2~3건 이상 이어지고 있다. 정세훈씨(20) 역시 지난달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짜리 방을 계약했는데, 학교 근처에선 방을 못 구해 학교와 떨어진 곳에 방을 구할 수밖에 없었다. 치솟는 대출금리와 ‘빌라왕 사건’ 등의 여파로 월세 수요가 상승하며 다음달 개강을 앞둔 대학가가 때아닌 ‘월세난’을 겪고 있다. 10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확정일자를 받은 전·월세 경기도 주택 임대물건(아파트, 단독·다가구, 연립·다세대 등) 중 월세 비중은 51.1%로 집계됐다. 월세 비중은 지난해 1월 43.3%에서 금리인상이 본격화된 5월 56.7%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잠시 하락세를 보이다 9월에 50%를 넘은 뒤 줄곧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빌라왕 사건’ 등으로 불어난 전세사기에 대한 불신이 대학가까지 미쳤다는 진단이 나온다. 수원특례시 장안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정보희씨(56)는 “작년과 비교해 월세가 5만원 정도 올랐다”며 “그런데도 전세대출금리가 오르고 빌라왕 사건까지 더해져 전세보다 월세를 찾는 손님이 늘었다. 작년 이맘때와 거래량을 비교하면 월세는 두 배가량 늘어난 반면 전세는 70~80%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이효주씨(37)도 “지금 기숙사 발표 시즌인데 이미 살만한 방은 다 나간 상태”라며 “최근엔 대학생이 살기엔 비싼 축에 속하는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64만원짜리 원룸도 계약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 월세 품귀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전세대출 금리가 높아지는 데다 월세 수요가 늘어난 탓에 물량이 부족하고, 그로 인해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라며 “이 흐름은 3~4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잠시 주춤했다가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는 7~8월부터 다시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늘의 운세] 2월 11일 토요일 (음력 1월 21일 /庚子) 띠별 / 생년월일 운세 쥐띠 丙子 36년생 재물손실 금전문제 불리 자손문제 고민 戊子 48년생 가족외식 재수원만 모임갖고 만사원만 庚子 60년생 친구동료 도움 직장고민 사업은 불리하고 壬子 72년생 부모형제 동료모임 재물지출 분주다사 甲子 84년생 한눈팔지 말고 유흥자제 재물지출 조심 소띠 丁丑 37년생 가족화합 자손경사 재물안정 건강은 조심 己丑 49년생 자손 문제로 재물지출 사업 불리하니 조심 辛丑 61년생 금전문제 불리 경쟁관계 발생 타인과 시비 癸丑 73년생 시험합격 문서해결 상사의 도움 능력인정 乙丑 85년생 연인화합 인기상승 직업해결 만사형통 길(吉) 호랑이띠 戊寅 38년생 음식대접 자손모임 가족 문제로 재물지출 庚寅 50년생 형제친구와 상담하며 직장문제 조언듣고 壬寅 62년생 부모님 걱정 가정 어수선 재물지출 실속없고 甲寅 74년생 혈기 부리면 쟁투 생기나 문서시험 문제는 길(吉) 丙寅 86년생 즐거운 여행 출행 이성화합 재수원만 토끼띠 己卯 39년생 자손근심 재물지출 내과질환 조심 辛卯 51년생 의견충돌 생기기도 직장고민 유흥자제 癸卯 63년생 문서해결 시험합격 운수왕성 뜻을 성취 乙卯 75년생 명예인기 상승 애인 생기고 데이트 성공 丁卯 87년생 재수원만 연인만나 데이트 산부인과 출입 용띠 庚辰 40년생 친척모임 음식대접 자손경사 즐거운 날 壬辰 52년생 문서계약 성사 시험합격 이사여행 데이트 甲辰 64년생 오전은 컨디션 불리 오후는 만사 해결되고 길 丙辰 76년생 재물지출 연인과 데이트 술음식 생기고 戊辰 88년생 직업해결 재수왕성 연인화합 만사해결 뱀띠 辛巳 41년생 경쟁관계 발생 투자손해 재물지출 癸巳 53년생 문서계약 성공 이사차량 여행문제 해결 乙巳 65년생 명예상승 데이트 성공 금전해결 모임성공 丁巳 77년생 애인 생기고 데이트 하고 모임갖고 즐겁고 己巳 89년생 직업고민 만남자제 유흥조심 자중해야 말띠 壬午 42년생 여행 및 출행수 있고 차량 및 부모친척 고민 甲午 54년생 만사불길 출행 도박손해 참고 인내해야 丙午 66년생 유흥점출입 투자조심 술마시다 탕진할 수 戊午 78년생 술 음식생기나 탈선 유흥조심 여행출행 庚午 90년생 경쟁발생 기분손상 직장 트러블 안정필요 양띠 癸未 43년생 만사해결 이사여행 차량시험 문제원만 길(吉) 乙未 55년생 명예상승 승진가능 자손경사 가족과 외식 丁未 67년생 연인만나 데이트 하나 재물손해 음주조심 己未 79년생 컨디션 불리 재물지출 교만하면 불길하고 辛未 91년생 경쟁불리 재물지출 인간관계 불리 말조심 원숭이띠 甲申 44년생 오전은 불길하나 오후는 즐겁고 고민해결 丙申 56년생 가족모임 외식하고 연인 데이트 재물지출 戊申 68년생 직업해결 음식대접 자손기쁨 즐거운날 庚申 80년생 형제친구의 도움 모임성사 능력 발휘할 때 壬申 92년생 가족모임 여행출행 문서변화 친족소식 닭띠 乙酉 45년생 명예상승 문제해결 시험합격 여행도 대길 丁酉 57년생 가족및 연인데이트 외식도 하나 돈은 지출 己酉 69년생 가정불화 직장고민 생기나 모임 초대받고 辛酉 81년생 타인과 불화 재물손해 실속없고 탈선조심 癸酉 93년생 부모도움 친척모임 중심인물 재물은 부족 개띠 丙戌 46년생 재물지출 술집출입 자손 및 부부불화 조심 戊戌 58년생 술음식 생기고 가족 및 연인과 외식할수 庚戌 70년생 친구친척 만나고 소식듣고 유흥점 출입 壬戌 82년생 부모상사와 언쟁 타인과 시비 술 탈선조심 甲戌 94년생 기분손상 부모님도움 문서시험 차량원만 돼지띠 丁亥 47년생 가족과 여행이나 외식 재물은 지출과다 己亥 59년생 기분손상 부부걱정 직업고민 음주조심 辛亥 71년생 친구동료 문제로 재물지출 연인문제 불리 癸亥 83년생 시험원만 부모님도움 선물받고 능력발휘 乙亥 95년생 일진무난 선물받고 시험원만 능력도 인정 서일관 운명철학원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북부 이탈리아를 지배했던 광대한 제국. 모차르트, 하이든,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하이든, 슈트라우스, 말러가 활약한 음악의 수도. 영화 ‘비포 선라이즈’. 아인슈페너. 이 정도면 짐작할 것이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 대해 말한다는 사실을. 지난해 어쩌다 보니 빈을 두 번 왕복했다. 여름에는 인스브루크와 잘츠부르크를 거쳐 빈까지 다녀왔고, 지난 가을에는 동유럽 여행의 시작과 끝이 빈이었다. 사실 나는 빈이라는 도시에 큰 애정이 없었다. 빈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단지 취향의 문제일 뿐. 이 도시는 내 취향에는 너무 화려하고, 깔끔하고, 질서정연하다. 거대한 제국을 통치했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640년 수도로서 긴 황금기를 누렸던 도시. 몰락했으나 몰락의 기미가 조금도 보이지 않는 곳이 빈이다. 역시 대제국의 수도였던 이스탄불은 도시의 거의 모든 곳에서 몰락의 흔적을 마주하게 되는데 빈은 여전히 눈부시게 번듯하다. 아무래도 나는 무너지고 바스러지는 것들, 폐허로 남은 과거의 영광, 사라진 광휘, 이런 것들에 흔들리는 사람이어서 빈은 늘 심심했다. 과장되게 말한다면 로마의 혼돈 속으로 뛰어들고 말지 빈의 질서 속으로는 투항하고 싶지 않다고나 할까. 반듯하기만 해서 살짝 지루한 모범생을 보는 것 같다. 게다가 물가도 비싸 지갑이 얄팍한 여행자를 옹색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빈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축물은 모차르트의 결혼식과 장례식이 치러졌다는 슈테판 대성당도, 제국의 심장이었던 호프부르크 왕궁도 아닌, 영구 임대주택 훈데르트바서 하우스였다. 환경운동가이기도 했던 건축가의 철학이 드러난 공동주택은 부드러운 곡선과 다채로운 색상으로 시선을 끌었다. 이렇게나 재미있고 참신한 영구임대주택이라니! 가우디가 설계한 카사바트요의 서민 버전 같았다. 당연하지만 빈에도 올 때마다 나를 설레게 만드는 것들이 있다. 클림트와 실레의 그림이다. 클림트의 그림은 이 도시와 잘 어울린다. 금가루를 아낌없이 뿌린 화사하고 관능적인 그림들. 그의 삶조차도 그랬다. 큰 고생은 해본 적 없이 거의 삶 내내 전성기를 누렸던 화가. 생긴 건 수더분한 동네 아저씨 스타일인데 수많은 여인과 염문을 뿌렸고, 누구와도 결혼하지 않은 채 자유연애를 즐겼다. 거기에 더해 영원한 연인 에밀리 플뤼게까지 있었던 복 많은 남자다. 사망한 후 14건의 양육비 청구 소송을 당하기도 했지만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 ‘키스’나 ‘유디트’ 같은 그의 대표작도 좋지만 나는 초록에 둘러싸인 작은 집들을 그린 그림을 더 좋아한다. 몽환적이며 에로틱한 클림트의 그림은 자연히 눈이 가지만 내 영혼이 이끌리는 곳은 실레다. 강렬한 선들, 어두운 색채, 기괴한 포즈들, 대범한 노출. 어딘가 뒤틀린 내면을 응시하는 것 같은 그림들이다. 서로를 존경하며 좋아했던 두 화가는 20세기 초 빈 미술의 황금기를 공유했다. 그 시절 빈에는 수많은 예술가와 철학자가 활약했다. 그림에서는 클림트와 실레, 코코슈카 같은 이들이, 건축에서는 오토 바그너와 요제프 호프만, 아돌프 로스, 디자이너 콜로만 모저, 문학의 카를 크라우스나 슈테판 츠바이크, 철학의 비트겐슈타인, 의학의 프로이트, 음악의 구스타프 말러 등. 그들은 카페 센트럴이나 데멜에 모여 저항을 도모하고, 관습을 거부하고, 인간의 심연을 응시했다. 때마침 빈의 레오폴트 박물관에서는 이들이 활약하던 1900년을 주제로 한 전시가 한창이었다. 빈에서의 마지막 날은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 천천히 걸어다녔다. 걷다 보니 흰색 건물 위에 황금색 월계수 잎이 촘촘히 박힌 둥근 돔이 눈에 들어왔다. 빈 분리파의 성전 제체시온이었다. 낡은 인습에 빠져 있던 빈 미술가협회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예술을 추구하며 결성된 빈 분리파. 귀족과 왕실, 부르주아만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예술을 추구해 노동자계급에게는 입장료도 받지 않았다는 곳. 그 시절의 빈은 지금보다 훨씬 활기찼을 것이다. 옛것과 새것, 전통과 혁신이 충돌하며 새 시대를 향해 열정을 쏟아붓는 예술가들이 있었으니. 제체시온의 지하에서 눈물을 쏟을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베토벤 프리즈’를 보러 온 건 두 번째였기에. 베토벤 프리즈는 클림트가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의 마지막 악장 ‘환희의 송가’를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다. 행복을 향한 염원이 적대적인 힘을 넘어 시를 통해 이뤄지는 과정을 묘사한 길이 34m의 프레스코화 대작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음악을 들으며 그림을 볼 수 있도록 한 편에 헤드폰 세트가 걸려 있었다. 헤드폰을 쓰고 맨 오른쪽 벽, 행복의 염원이 이루어지는 그림 ‘온 세상을 향한 입맞춤’ 을 향해 시선을 고정하고 음악을 들었다. 노래도, 그림도 지나치게 생생했다. 귓전을 터뜨릴 듯 격렬하게 송가가 울려 퍼지고, 눈앞에는 클림트의 황금색이 빛나고 있었다. 부드럽고 상냥한 광채가 가득한 그림이었다. 노래가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갈수록 내 감정도 격렬히 고조돼 갔다. “환희여! 신의 아름다운 불꽃이여! 온 세상에 입맞춤을!” 합창단원의 노래가 절정을 향해 치달을 때 울음이 터졌다. 이 아름다운 세상을 더는 누리지 못하는 엄마 생각이 나서였다. 삶을 향해 온몸으로 입 맞추며 살았던 엄마. 두 달 전 세상을 떠난 엄마에게 이 그림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엄마는 클림트의 그림을 좋아했을 게 틀림없다. 함께 여기 나란히 앉아 쏟아지는 삶의 환희를 누리고 싶었다. 고단한 날들에도 살아있음의 축복을 매 순간 누리며 살았던 엄마는 사라지고, 남은 생에 아무런 미련이 없는 나만 살아있는 현실이 거짓말 같았다. 그토록 절망적인 상황에서 이렇게나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낸 이의 의지는 또 얼마나 경이로운지. 눈물을 멈추지도 못하고 한바탕 울고 나오니 막혀 있던 가슴 한 편이 조금은 뚫린 것도 같았다. 사람이 위로해 주지 못하는 상처를 때로는 그림이나 음악이 어루만져 주기도 한다. 나는 그 찰나의 시간을 통해서야 뒤늦게 빈의 저력을 인정하게 됐다. 그날 오후에는 오스트리아 남자와 결혼해 빈에서 사는 지인을 만났다. 그녀는 이 도시가 살수록 좋은 곳이라며 극찬했다. 잘 갖춰진 사회보장제도에 더해 이 도시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갈 수가 있다고, 여기서 살기를 잘했다고. 나는 아무래도 빈을 사랑하게 된 걸까? 때마침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전시 티켓을 끊으려는 걸 보니. 늦가을 아인슈페너 한잔과 함께 빈의 정취에 빠져 봐야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시간이 넘는 검찰 조사를 마친 뒤 “왜 다시 불렀는지 의심”이라고 말했다. 10일 오전 11시34분께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이 대표는 11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10시37분께 대기 중이던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오늘 조사도 역시 제가 낸 진술서의 단어 의미나 문장의 해석, 이런걸로 절반의 시간을 보냈다”며 “의견을 묻는 질문이 상당히 많았다. 왜 다시 불렀나 의심이 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이 제시된 증거도 없고, 검찰에 포획된 대장동 관련자들의 번복된 진술 말고는 아무런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라며 “이럴 시간에 50억원 클럽을 수사하든지, 전세사기범을 잡든지, 주가조작 사건을 조사하든지 하는게 진정한 검찰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검찰의 수사를 두고 ‘매우 부당한 처사’라며 해당 조사가 자신을 향한 정치적 보복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국민이 맡긴 권력을 이런 식으로 특정 정치권력을 위해 사적 보복에 사용하는 것은 정말로 옳지 않다”며 “이 모든 장면이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그는 ‘검찰이 준비한 질의는 다 한 것인가’, ‘3차 소환 요청을 받았나’ 등의 질문에는 “검찰에 물어보라”고 말한 뒤 차량에 탑승해 귀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조사에서 지난달 28일 제출한 1차 서면 진술서로 대부분의 답변을 대신했다. 이후 야간 조사를 거부했고, 검찰 규칙에 따라 조사는 오후 9시까지만 진행됐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날 조사에서 위례신도시·대장동 의혹 관련 이 대표의 결재 문건 등을 근거로 직·간접적 개입 여부를 찾는데 초점을 맞췄다. 검찰은 민간업자들이 대장동 사업과 위례신도시 사업에서 각각 7천886억원, 211억원의 부당 이익을 얻는 데 이 대표가 묵인 또는 승인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들 민간업자가 이 대표의 측근들로부터 내부 정보를 들었고, 이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으면서 성남시는 그만큼의 손해를 입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이 대표는 출석 당시 ‘민생 불안’을 전면에 내세우며 윤석열 정권이 민생을 외면한 채 자신을 탄압하는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자신의 탄압이 개인 비위가 아닌 정치적 셈법 아래의 피해라는 프레임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 대표는 이날 검찰에 공개 출석하는 것을 두고 “회술레(과거 참형에 처한 죄인을 처형하기 전 얼굴에 석회를 칠한 뒤 사람들 앞에 내돌리던 일) 같은 수치”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대표 측에 비공개 소환을 할 것인지 물었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진실공방을 이어가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연이은 조사에도 이 대표가 서면 진술서로만 답변하자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영장 청구 시점은 다음주께가 될 전망이며, 성남FC 의혹과 함께 묶어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체포동의안은 국회 제출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자동 보고되며 보고된 때부터 72시간 이내 표결해야 한다는 국회법에 따라 이르면 이달 내 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을 받아야 의결된다.
“3년 후 제14회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딸 때까지 더욱 성장하겠습니다.” 10일 강릉 알펜시아리조트 바이애슬론경기장에서 열린 제20회 전국동계장애인체육대회 바이애슬론 남자 스프린트 4.5㎞ 시각 선수부에서 경기도에 첫 금메달을 안긴 새 얼굴 김민영(23). 선천적으로 시각장애를 안고 태어난 김민영은 특수학교 재학 당시 장애인 유도와 육상 등 다양한 종목을 거친 뒤 고교 시절 전남장애인체육회가 진행하는 스키캠프를 통해 스키에 입문했다. 종목 전향 후 눈에 반사되는 빛에 애를 먹었던 그는 적응기를 거쳐 점차 안정을 찾으며 재능을 꽃 피우기 시작했고, 2016년 처음 출전한 제13회 장애인동계체전에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해 기대주로 급부상한 뒤 지난해 제19회 대회서 4관왕에 올라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인프라에 한계를 느낀 김민영은 전남에서 경기도로 이적했다. 이후 여름부터 국가대표로 차출되는 겹경사를 맞은 그는 지난해 뉴질랜드, 핀란드, 스웨덴 등 해외 전지훈련을 다니며 2연속 4관왕을 목표로 기량을 다졌다. 그 결과 첫 경기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자신을 향한 기대에 보답했다. 김민영은 “금메달을 따게 돼 행복하다. 오늘 눈도 많이 오고 온도도 적당해서 회장배를 치르고 곧장 대회에 출전하는 상황서 체력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며 “오늘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목표한 4관왕을 향해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영은 이어 “대표팀에 발탁된 뒤부터 인연을 맺어 온 가이드 곽한솔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가이드가 학업때문에 이별하게 됐는데, 그동안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호흡도 좋고 많이 케어해줘서 좋은 성적이 난 것 같디”고 덧붙였다.
경기도가 제20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 첫 날 금메달 1개 획득에 그치며 4년 만의 종합우승 탈환에 적신호가 켜졌다. 경기도는 9개 금메달이 걸린 10일 금메달 1개에 그쳐 금메달 1, 은메달 3, 동메달 3개로 8천565.6점을 득점, 서울시(금6 은1·1만964.6점)에 뒤지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앞서 사전 경기로 치러진 휠체어컬링서 은메달 1개를 획득했던 경기도는 이날 김민영(시각)이 바이애슬론 남자 스프린트 4.5㎞ 선수부에서 가이드 곽한솔과 출전, 16분24초로 첫 우승했고, 같은 종목 여자부에서는 한승희(지체)가 21분21초50으로 준우승했다. 스노보드에서는 남자 크로스 UL 선수부서 박수혁(지체)이 39초69로 은메달을 획득했고, 같은 종목 남자 LL2 선수부 최석민(지체)은 52초79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 밖에 스노보드 남자 대회전 LL2 선수부 박항승은 1분50초22의 기록으로 3위에 입상했고, 바이애슬론 남자 스프린트 4.5㎞ 선수부 이수광(시각·가이드 김승호)은 18분17초50으로 동메달을 추가했다. 한편, 경기도는 대회 개막 후 강릉의 한 식당에서 제20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필승 다짐대회를 갖고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간담회에는 이영봉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백경열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을 비롯, 도 종목단체 회장 등 30여 명이 참석해 선수단을 격려했다. 이영봉 위원장은 “현장에서 선수단들을 만났을 때 적은 예산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체육인들이 많았다. 이를 보고 올해 도 예산을 편성할 때 체육에 관련한 예산을 증액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현재 경기도 체육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위도 체육인들의 든든한 뒷배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백경열 사무처장은 “먼 길까지 격려를 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 체육회도 다시 한번 심기일전해 선수들이 우승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끝까지 1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 거듭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