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반도체 추락하는데 국회는 지원법 뭉개고 있을 건가

한국 반도체가 위기를 맞았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SK하이닉스도 10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이 본격 하락세에 접어든 가운데 시장을 선점하려는 주요국 간 경쟁이 치열한 만큼 반도체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6천986억원, 영업손실 1조7천12억원(영업손실률 22%)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분기 기준으로 SK하이닉스가 영업적자를 낸 것은 2012년 3분기(-240억원) 이후 10년 만으로 어닝쇼크다. 전날 삼성전자도 적자를 겨우 면한 수준의 반도체 실적을 내놨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DS)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천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9%나 감소했다. 두 회사의 실적 악화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나빠진 영향이 가장 크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스마트폰, PC 등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기업들의 서버 투자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반도체 업황 부진 여파로 올해 1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6.6% 하락했다. 반도체 수출이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거의 반토막 난 게 원인이다. 반도체 수출의 60%가량을 차지하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고 가격이 하락한 게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는 업황뿐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부 차원의 지원 부족이 맞물린 결과라는 지적이다. 미·중 경쟁 심화와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반도체 산업은 경제를 넘어 안보 차원의 이슈로 부상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경쟁자들이 앞다퉈 반도체 투자를 늘리고 공급망을 재정비하고 있다. 수출 규제, 보조금, 세액공제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우리의 반도체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우리 수출의 20%를 담당하는 경제 버팀목이자 국가 안보 자산이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극복해야 한다. 답답한 것은 반도체 관련 지원과 투자 확대 관련 정책들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달 반도체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지원 법안을 냈다. 반도체를 비롯한 국가전략기술 설비투자 세액공제를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높이는 내용이다. 하지만 국회에서 논의 한번 안 해 반도체 등 국가 전략산업 지원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국회는 조세특례제한법 등 투자 촉진을 위한 방안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반도체 관련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위해 더 힘을 쓰고 메모리 가격의 하락세,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약화에도 선제 대응해야 한다.

[사설] 고독사는 전 연령층에서 나타나는데/고독사 예방책은 노인층만 쳐다본다

“지체장애라는 이유 때문인지 어머니는 돌아가시기 전 제게 많은 것을 일러주려 분주한 마지막을 보내셨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한 어느 50대가 남긴 글이다. 돌봐주던 어머니가 1년 전 숨졌다. 몸이 불편한 자식과의 이별을 준비했다. 가게에서 물건 사는 법, 가스 버너 켜는 법.... 하지만 모든 게 버거웠다. 기초생활수급을 처리하는 방법도 몰랐다. 유서 마지막에 참담한 환경이 담겨 있다. 먹을 것이 떨어졌고, 춥고, 아프고, 그래서 엄마가 보고 싶다고 적었다. 보건복지부가 낸 고독사 분석 자료가 있다. 여기에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통계가 있다. 전국에서 1만5천66명이 고독사로 숨졌다. 이 가운데 21.1%인 3천185명이 경기도였다. 걱정인 것은 고독사의 증가 추세다. 2017년 512명, 2018년 632명, 2019년 650명, 2020년 678명, 2021년 713명이다. 해마다 늘었고 평균 증가율이 8.6%에 달한다. 인구 10만명당 고독사 비율도 나빠지고 있다. 2017년 4.0명에서 2021년에는 5.3명이다. 고독사 증가의 원인은 새삼스러울 게 없다. 사회 분화와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이 원인이다. 우리가 논하려는 것은 고독사 예방 대책, 이 가운데서도 정책의 대상 연령에 대한 문제다. 경기도 고독사의 59.6%가 50·60대 연령층이다. 절대 다수다. 실제 정책의 대상은 노인, 기초생활수급자 등으로 한정돼 있다. 행정 정책과 수혜 대상의 심각한 괴리다. 경기연구원에서도 ‘소외된 중장년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으나 바뀐 건 없다. 고독사 발생 장소로 다가구주택, 임대 아파트, 고시원 등이 꼽혔다. 20대까지 포함된 다양한 연령대가 거기서 살고 있다. 이 지역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다양한 기회 제공 또한 전문가들이 드는 주요 예방책이다. 마침 민선 8기 경기도의 화두가 기회다. 고독사 예방 행정이야말로 ‘기회 제공’이 절실히 요구되는 영역이다. 재취업 기회, 재활 기회 등이 주어질 수 있도록 방안이 연구돼야 한다. 고민하면 연계된 정책 개발이 가능할 거로 본다. 고독사가 많다. 인구가 많은 데 따른 자연스러운 비율이다. ‘고독사 많은 경기도’라 매도할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고독사가 제일 많은 것은 현실이다. 고독사 관련 정책이 전국 어디보다 절박한 것도 현실이다. 경기도가 고독사 예방 정책의 선도 역할을 해야 한다. 그만한 역할을 다하고 있을까. 다른 지자체에 선뵐 모범 대책이 있을까. 많이 부족하다. 더 많은 노력과 예산,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 성한 사람 1천300만명의 복지보다 더 절절한 것은 한 사람의 고독사를 막는 복지다.

[의정단상] 국회, 지방의원 후원회 지정 근거 신속 마련을

본 의원이 제11대 경기도의회의원선거를 준비하며 경험한 이전과 달랐던 큰 변화는 바로 정치자금법 개정(2021년 1월5일 시행)으로 후원회지정권자에 지역구지방의회의원선거의 후보자 및 예비후보자가 추가돼 선거 기간 동안 선거비용의 50%의 후원금을 지정 기부받아 활용한 것이다. 도의회 입성 후 비교적 최근 일어난 지방의원 후원회에 관한 이슈는 2019년 제기된 헌법소원에서 지방의원만 후원회를 불허하고 있는 정치자금법 제6조에 대해 지난해 11월24일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것이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면서 2024년 5월31일까지 해당 법을 개정하도록 국회에 촉구하는 단서도 붙였다. 미약하지만 앞선 정치자금법 개정으로 지방의원 후보자 및 예비후보자에 대해 후원회를 인정하는 부분과 지방의원의 후원회 부재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이 갖는 의미는 다음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지방의원이 더 이상 과거 명예직 무보수 의원 시절 지역유지로서 최소한의 역할 이행자가 아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대거 진출해 양질의 의정활동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수십년간 지방자치시대를 겪으면서 배출된 지방의원의 역량과 노하우가 주민과 소통하고, 현안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급격히 성장했음을 현장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성장과 지방의원의 활약으로 비교적 안정된 지방자치 시대에도 여전히 우리 법과 제도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 중이다. 지방의원 후원회 제도 역시 헌법재판소가 지방의원 후원회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결정을 내리기 앞서 개정된 정치자금법은 지방의원 후보자(예비후보자)에게만 인정됐지만 이마저 다행이라며 첫 선거를 치른 과정을 돌이켜보면 씁쓸하다. 정치자금법 개정으로 후원회지정권자에 지역구지방의회의원선거의 후보자 및 예비후보자가 추가됐지만 지방의회의원 후보자 등 후원회의 연간 정치자금 모금 한도를 선거비용제한액의 100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하고 있다. 즉, 선거비용 상한선의 절반가량만 후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같은 선출직 의원인 국회의원 및 국회의원 후보자 등과는 사뭇 다른 내용의 개정으로 현행 정치자금법상 국회의원 등의 경우는 연간 1억5천만원까지 후원금을 모집할 수 있으며 선거가 있는 연도에는 2배에 해당하는 3억원까지 모집이 가능하다. 지방의원도 주민에 의해 직접 선택된 주민의 대표자로서 민의를 대변하고 지역주민과 가장 가까이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민원을 해결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처우는 여러 가지 점에서 많이 다르고 평등하지 않다는 것은 하나하나 언급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번 헌재 결정에서 국회의원과의 차별을 지적하며 평등권 침해를 적시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국회에 법 개정 촉구도 기한을 정해 명시했다.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으로 지방의원 후보자뿐 아니라 지방의원도 상시 후원금을 모집할 수 있는 이유가 명백하고 법 개정을 권고한 만큼 국회와 정부는 이 부분에 대한 입법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 개정 시한인 내년 5월까지 기다릴 필요도 여유도 없다. 후원금 모집 근거는 지방의원을 위해서나 기부자의 정치적 기본권 측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방의회의 목소리를 취합해 국회에 전달하면서 조속한 법 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

[문화카페] 사람이 곧 콘텐츠다

즐겨 쓰는 표어 중에 ‘사람이 콘텐츠다’라는 문장이 있다. 어느 강연에서 어떻게 사람이 콘텐츠인가라는 질문을 받은 적도 있다. 그 사람의 이름을 들으면 그 사람의 성과물인 콘텐츠의 제목이 떠오르는 사람, 그 사람은 곧 콘텐츠일 수 있다고 답을 했더니 수강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내가 종사하는 공연 분야에서 명성황후의 윤호진, 난타의 송승환을 예시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는 콘텐츠가 그의 머릿속에서 탄생했고 그 콘텐츠의 주인이라는 것, 그 콘텐츠가 20년 이상 장수하는 흥행작이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그 콘텐츠에 평생 자신의 존재를 건다는 것이다. 영화나 여타 콘텐츠와 공연 콘텐츠의 차이점은 다른 콘텐츠는 일회성의 제작 후 그 결과물이 미디어 플랫폼에 의해 반복 재생돼 유통되는 데 반해 공연은 재공연할 때마다 새로 제작하듯이 참여한 모든 사람과 프로덕션이 실질적인 작업을 또다시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연을 노동집약산업이라고 하고 공연 콘텐츠의 프로듀서는 평생 그 콘텐츠를 재탄생시키는 창조자의 역할에 초심을 다독여야 한다. 얼마 전 송승환 감독은 19년 만에 다시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을 올린 난타의 현장 사진을 생중계하듯이 전송해 줬는데 19년 전에 초연했던 뉴빅토리시어터 극장에서 다시 두드리는 난타의 울림이 감격적으로 전해졌다. 특히 19년 전 극장 앞에서 사진으로 남겼던 기념을 19년 만에 재현했는데 잘생긴 청년 같은 송 감독은 연륜과 지혜로 원숙해진 은발의 장인으로 변해 있었다. 25년 장수한 난타라는 콘텐츠가 곧 송승환이라는 입증이었다. 그리고 그 25년 세월 동안 한 콘텐츠를 성장시키고 완성시키기 위해 그가 치러야 했던 그야말로 피, 땀, 눈물은 강을 넘어 바다를 이뤘을 듯싶다. 2009년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초연했던 창작 뮤지컬 영웅의 공연 현장에서 전율을 느꼈던 적이 있었는데 공연 1년 전에 윤호진 감독이 구체적으로 묘사한 장면 장면이 똑같이 무대 위에서 구현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콘텐츠에 대한 집요하고 치열한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윤호진이란 이름이 곧 콘텐츠임을 부인할 수 없다.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와 영웅으로 한국 뮤지컬 역사에 개척적인 기록을 스스로 계속 갱신하고 추가하며 대한민국 국민이 다 아는 콘텐츠로 두 공연을 성장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뮤지컬 영웅은 뮤지컬 영화로 제작돼 3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한국 뮤지컬 시장으로선 새로운 역사가 또 만들어지는 상황이다. 다른 장르도 그렇지만 콘텐츠의 실체는 그 콘텐츠를 탄생시킨 크리에이터와 프로듀서다. 무형의 가치인 콘텐츠의 존재감이 점점 더 강력해지는 사회 패러다임 속에서 사람의 창의적인 상상력과 그 꿈을 현실로 실현시키는 치열한 열정과 노력 자체가 유형의 자산가치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이 곧 콘텐츠임에 틀림없는데 더 명확하게 표현하면 창의적이고 집요하게 포기할 줄 모르고 스스로의 창의성에 평생을 거는 사람이 곧 콘텐츠다.

[천자춘추] 스포츠 3법과 모두를 위한 스포츠

길었던 팬데믹도 엔데믹을 향해 가고 있다. 코로나19의 터널은 체육계에는 더 어둡고 길게 느껴졌다. 어려운 중에도 베이징 동계올림픽, 카타르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의 투혼은 스포츠를 통한 사회 통합을 경험하게 해줬다. 또 지난해는 우리나라 스포츠법에서 한 획을 긋는 전환점이었다. ‘스포츠 3법’으로 일컬어지는 스포츠기본법, 스포츠클럽법, 체육인복지법 시행 원년이었다. 이제는 국민 모두가 스포츠를 마땅한 권리로 즐길 수 있고, 체육인들은 안정된 환경 속에서 스포츠를 지속해 나갈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윤석열 정부 110개의 국정과제 중 60번째 과제가 ‘모두를 위한 스포츠, 촘촘한 스포츠 복지 실현’이다. ‘모두를 위한 스포츠’라는 슬로건은 결코 낯설거나 새로운 것이 아니다. 유네스코와 국제올림픽위원회의 헌장에서도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스포츠를 할 권리를 이야기한다. 그런데도 국정과제에서 모두의 스포츠가 이야기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스포츠가 평등한 권리로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따라서 현장에서 스포츠 3법이 안착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줄 제도 개선과 정비가 필요하다. 스포츠 3법 중 스포츠클럽법은 국민의 스포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스포츠클럽의 지원과 진흥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등록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스포츠클럽으로 등록하도록 하고, 지정 요건을 충족한 지정 스포츠클럽은 정부가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로써 누구나 집 근처 스포츠클럽에서 운동을 즐기고, 전문체육인은 스포츠클럽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 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일상에서 스포츠를 즐기며 재능을 키워 전문선수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정스포츠클럽에서는 전문선수 발굴·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이 상생할 수 있는 스포츠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스포츠와 정치는 분리돼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모두를 위한 스포츠’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스포츠클럽 진흥 기본계획’에 입각한 시행령을 수립해야 하는 지자체장과 지난해 12월 선출된 민선 2기 시·도, 시·군·구체육회장의 협치가 중요한 시점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체육계와 정책 관계자들의 ‘꺾이지 않는’ 스포츠 가치에 대한 진심일 것이다. 개인화되고 분열된 시대에 스포츠는 ‘통합’에 가장 좋은 도구이며 스포츠는 강력한 힘이 있다. 일상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금, 체육계도 이제 위축됐던 몸을 풀고 새롭게 힘찬 발걸음을 내디디길 바란다.

[지지대] 바뀐 건 정치인뿐이다

성남시가 ‘e-스포츠 전용경기장’ 조성 백지화를 선언했다. 경기도 역시 사업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사업을 돌이켜 보자. 출발은 지난 2018년 10월이다. 당시 경기도는 미래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e-스포츠를 육성하겠다며 ‘e-스포츠 육성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의 핵심은 500석 규모의 e-스포츠 전용경기장 조성과 e-스포츠 아마추어 리그 운영이다. 이듬해 도는 시·군을 대상으로 e-스포츠 전용경기장 공모를 진행했고 1월부터 7월까지 진행된 공모에는 안산, 용인, 성남, 부천 등 4개시가 유치를 신청했다. 공모 진행 당시 지역 정가에서는 어차피 성남시가 유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배경에는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 게임 업체들이 대거 입주해 있다는 점이 가장 컸겠지만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출신이라는 정치적 배경도 한몫했다. 공모 결과 예상대로 성남시가 유치했고, 도는 공모 결과를 발표하며 판교의 상징성, 정보기술(IT)·게임기업 밀집지역, 시의 사업 추진 의지와 구체적 사업계획 제시 등이 높게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도는 국내 게임 산업과 e-스포츠 산업이 정체기에 놓여있는 상황이지만 e-스포츠 종주국의 위상 제고와 게임 산업의 발전을 위해 e-스포츠 지원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현재 e-스포츠 전용경기장 조성은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백지화됐다. 성남시는 사업 백지화 이유로 e-스포츠 산업의 환경 변화와 투입 사업비 대비 낮은 기대효과 등을 꼽고 있다. 한마디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3년 전에도 e-스포츠 산업은 정체를 보였다. 또 도와 지자체가 돈을 벌기 위해 경기장을 조성하겠다고 했던 것도 아니다. 어떠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인가. 가장 큰 변화라면 이재명 도지사에서 김동연 지사로, 은수미 시장에서 신상진 시장으로 바뀐 것이겠다. 행정이 이래서야 되겠는가.

서울바이오스㈜ 유럽 ‘ISE 2023’에서 세계 최고 성능 와이캅 선보여

서울바이오시스㈜가 지난달 31일부터 열리고 있는 ‘ISE 2023’에서 ‘와이캅 픽셀(WICOP Pixel)’ 기술기반의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개최 중인 ‘ISE 2023’은 유럽 최대 규모의 디스플레이 전시회로 와이캅 픽셀(WICOP Pixel)’은 ‘와이캅 픽셀 밝기를 4000 니트(nit)까지 구현하는 데 성공해 원칩구조로는 업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시회에 서울바이오시스는 ISE 전시관 내 ‘마이크로LED’ 별도의 섹션을 마련, 와이캅 솔루션을 전시한다. 와이캅 픽셀은 와이어와 패키지는 물론 렌즈도 필요 없는 ‘와이캅’ 기술을 기반으로 3개(RGB)의 마이크로LED를 수직 방향으로 쌓아 올린 세계 최초의 풀컬러 원칩 기술이다. 3개의 LED가 하나의 픽셀처럼 색을 합쳐 발광해 기존 마이크로 LED와의 차이로 픽셀 내부에서 결합된 색이 외부로 구현돼 상하좌우 어떤 방향에서도 디스플레이를 보더라도 화면 색상이 왜곡되지 않는다. 특히 와이캅은 적층이라는 구조적 특징으로 초소형 칩 제작이 가능하고 디스플레이 제작 과정에 모든 공정을 3분의 1로 줄 일 수 있어 수율개선과 원가절감에도 유리하고 평면 마이크로LED 대비 발광면적도 3분의 1로 줄어 AR, VR, 메타버스 등 신규 사업으로의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실외에서 이용하는 디스플레이의 경우 시인성을 위해 3천 니트 이상의 밝기가 요구되지만 지금까지 마이크로 LED는 밝기효율이 1~2천 니트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 그러나 와이캅은 4000 니트의 밝기와 상하좌우 균일한 컬러 표현이라는 마이크로LED의 요구사항을 모두 갖췄다. 서울바이오시스는 올해 1분기 VP용 신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이영주 서울바이오시스 대표이사는 “와이캅 픽셀의 성능 개선뿐 아니라 초소형 디스플레이에 적합한 웨어러블, VR·AR용 신규 제품의 양산 기술 또한 모두 확보한 상태”라며 “이번 ISE를 통해 신규 고객 확보 및 사업 파트너를 발굴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과 마이크로LED 기술의 성장세를 이어가는데 집중 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에 잠시 멈춘 사랑나눔 다시 ‘활활’ [함께 토닥토닥]

코로나19로 쉼표를 찍었던 이웃 사랑은 우리 사회의 따스함을 다시 이어가는 접속사가 됐다. 사회를 차갑게 단절시켰던 코로나19는 시민들 마음속 온정까지는 식어 버리게 하지 못했다. 오히려 그동안 억눌렀던 봉사활동의 열망을 키우게 한 불쏘시개가 됐을 뿐이다. 이처럼 활활 타오르는 이웃 사랑은 꺼지지 않은 채 지역사회 곳곳에 번지고 있다.  2일 오전 10시 수원여대 미림관 1층에 모인 10명의 수원여대 사회봉사단들도 이러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사회복지과, 미용예술과 등 학과는 달라도, 학생과 교직원 등 신분은 달라도 자신의 분야와 위치에서 ‘남을 돕자’는 마음가짐은 모두 갖고 있었다. 중학교 시절 요양원 방문으로 봉사활동에 눈을 뜬 김은지씨(21·여·사회복지과)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코로나 학번’(20학번)인 김씨는 어린 시절 조부모와 함께 자란 덕분에 노인들과 대화를 나눌 때면 심신의 안정을 찾는다. 그러나 입학 연도에 코로나19라는 불청객을 만났다. 예전에 자신이 만났던 할아버지와 할머니 걱정에 휩싸였던 김씨는 이제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이했다. 과거 그에 의해 손톱에 매니큐어가 발라진 할머니들이 해맑게 웃는 표정을 상기하며 올해 학과 전공 동아리인 ‘사랑나눔’ 소속으로 구성원들과 함께 온정을 전달하는 봉사활동을 할 꿈에 부풀었다. 22학번 김민채씨(20·여·미용예술과)는 지난해 3월 자신의 전공 실력을 더 키우고자 학과 전공 동아리인 ‘치크동아리’에 가입했다. 장수사진 촬영을 위해 노인들에게 메이크업을 할 때마다 나오는 이야깃거리는 절로 미소 짓게 했다. ‘대충하라’고 핀잔을 주는 노인들은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들뜨기도 하고, ‘빨간 립스틱이 어울린다’며 소녀처럼 웃는 할머니들의 모습은 김씨가 올해 더 많은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다짐을 굳히게 했다. 교직원들도 계묘년 지역사회를 감싸 안을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수원여대에 입사한 교직원 류순애씨(44·여)는 교내 김장김치 담그기 행사를 통해 겨울철 외롭게 지내는 사회소외계층을 떠올렸다. 이를 계기로 올해부터 일상이 돌아온 만큼 개인적인 봉사활동으로 지역사회에 온기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이계존 수원여대 사회봉사단장(사회복지과 교수)은 “학과 교수들도 일정의 후원금을 내는 등 수원여대 구성원 모두가 봉사활동에 동참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던 봉사활동이 다시 시작되면서 학생들이 전공 실력 향상과 이웃 사랑 실천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수원여대 사회봉사단은 전체 15개 학과, 31개 전공 동아리(학생 740여명), 교직원 46명 등으로 구성됐다.

[법률플러스] 가계약금의 몰취

매매나 임대차와 같이 부동산을 거래하는 계약을 맺으면서 ‘해약금 약정’을 포함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여기서 ‘해약금 약정’이란 계약금을 해약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권리를 부여하는 약정이다. 예컨대 X(매도인)와 Y(매수인)가 A아파트에 대한 매매계약(매매대금 5억원)을 체결하면서 매매대금의 지급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약정했다. ‘Y는 X에게 2월2일 계약금으로 5천만원, 2월12일 중도금으로 1억5천만원, 2월22일 잔금으로 3억원을 지급한다. 매수인 Y가 중도금을 지급하기 전까지, 매도인 X는 계약금의 배액을 배상하고 매수인 Y는 계약금을 포기하고 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이 계약에 따라 Y는 2월2일 X에게 계약금 5천만원을 지급했다. 그런데 며칠 후 Y는 갑자기 마음이 변해 아파트 거래를 없던 일로 하고 싶다. 이 경우 Y는 이미 지급한 계약금 5천만원을 포기하고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만일 정반대의 상황이라면 X는 1억원(이미 지급받은 돈 5천만원+추가 5천만원)을 Y에게 지급하고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요컨대 계약금 상당의 손해를 감수하는 대신 계약의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확보되는 것이다. 그런데 의뢰인들과 부동산거래에 관한 상담을 하다보면 이른바 ‘가계약금’이 주제로 등장하는 경우도 흔히 있다. A아파트가 매물로 나온 것을 발견한 Y가 너무나 만족한 나머지 X와 매매교섭에 돌입했다. 그러나 아직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Y는 일단 A아파트를 선점하고자 ‘가계약금’으로 500만원을 X에게 지급했다. 그러나 며칠 후 Y는 마음이 변했다. A아파트를 처음 발견했을 때 자신이 너무 흥분한 나머지 A아파트의 여러 단점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이에 Y는 X에게 연락해 A아파트 매수를 없던 일로 하고자 하니 가계약금으로 지급한 500만원을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X는 ‘Y가 아파트 매매계약을 없던 일로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가계약금으로 받은 돈 500만원은 돌려줄 수 없다’고 주장한다. 누구의 주장이 옳은 것일까? 최근 유사한 사안에서 대법원(2022년 9월 29일 선고 2022다247187 판결)은 Y의 손을 들어줬다. 요점은 해약금의 약정이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가계약금에 관해 해약금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약정의 내용,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해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 관행 등에 비춰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해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약정했음이 명백하게 인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위 사안의 경우 가계약금을 해약금으로 하는 약정이 있었음이 명백히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Y가 스스로 계약 체결을 포기하더라도 가계약금이 X에게 몰취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여성은 대한민국의 힘"... 50년 역사 힘찬 결의

“여성들은 경기도의 힘이자, 대한민국의 힘입니다. 여성의 힘이 사회에서 빛을 발해 희망찬 새해가 되길 바랍니다.” 경기여성단체들이 모여 새해 힘찬 결의를 다졌다.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는 2일 수원 호텔리츠에서 ‘2023 경기여성지도자 신년인사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 지사의 부인이자 협의회 명예회장인 정우영 여사, 남경순 경기도의회 부의장,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등을 비롯해 여성 지도자와 도내 관계기관 등 450여명이 함께했다. 이금자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장은 개회사에서 “내년이면 협의회가 조직된 지 50주년이 된다. 선배들이 50여년의 역사를 만들어 왔듯이 우리도 후배들에게 100년의 역사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신년인사회를 시작으로 비대면 관계를 회복하고 성평등한 사회 실현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 도·시군 여성 단체가 하나돼 적극적으로 활동하자”고 강조했다. 김동연 지사는 “대한민국 경제와 사회의 질 높은 지속 가능한 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성의 지위 향상과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는 데 경기도가 앞장서서 열심히 하겠다”며 “저출생 문제 등 복합적인 문제들을 경기도에서부터 바꿔보도록 노력해 보겠다. 힘을 합쳐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밝혔다. 한편 행사는 2022년 사업실적 동영상을 시작으로 이금자 회장의 개회사, 내빈의 신년사와 함께 축하 떡 절단, 건배 제의, 축하공연, 오찬 순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