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서 얻은 좋은 배움 하나가 있다. 바로 천천히 운전할 줄 아는 능력이다. 언젠가 그런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천천히 운전할 줄 아는 것도 능력이라고. 젊을 때여서인지 말이야 막걸리야 하며 흘려듣고 말았다. 그때는 속도제한 아래로 가는 게 손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속도제한이 없는 구간이 있는 아우토반을 달리며 학생 처지의 차라서 더 빨리 달릴 수 없는 걸 아쉬워하며 빠른 속도감을 만끽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면 차의 진행을 가로막는 앞의 차들이 한심하다 못해 부아를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빨리 달리지 않을 권리를 인정하지만, 그러려면 그에 합당한 차선을 타면 되는데 느리게 달리면서 굳이 1차선을 고집하는 심보는 뭐란 말인가. 클랙슨 울리는 걸 무척 삼가는 독일에서도 저런 경우에는 사정이 없다. 다같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다른 데서 그렇게 경적을 울리면 고소를 당할 수도 있다. 나이가 들면서 비로소 속도제한을 넘지 않고서도 느긋하게 달릴 줄 알게 됐다. 앞에서 꾸물거려도 이제는 무슨 사연이 있겠지 하며 이해가 된다. 지인 중에 느지막이 학원 차를 운전하는 사람이 있다. 언젠가 이런 소리를 했다. 처음 한 6~7개월 운전하다 보니 동네가 작아서 그런지 신호 순서를 다 외우게 됐단다. 그때부터 효율성을 추구하는 성과주의란 뱀이 머리에 똬리를 틀었단다. 그래서 유난히 신호대기가 긴 신호가 바뀐다 싶으면 길을 우회하기도 하고 때로는 무리하기도 하면서 빨리빨리를 실천해 갔다. 그러자니 앞에서 꾸물거리는 차들에 화가 나 어느 순간 욕이 튀어나오더란다. 아이들 태운 차에서…. 그 순간 정신의 급브레이크를 밟고는 그 효율이 대체 얼마나 되나 짚어보았더니 아무래도 위험 가능성이며 스트레스를 상쇄하고 남을 정도는 되지 않겠다 싶더란다. 그때부터 애써 마음을 비우며 신호를 생각하지 않고 따르려고 했단다. 녹색 신호등이면 가고, 다른 불이면 멈추고. 그러며 얼마 지나니 운전하며 피로하거나 스트레스 받는 일이 거의 없어졌단다. 사회의 지도자가 아니더라도 줄에서 앞에 선 사람은 남보다 정신을 더 차려야 한다. 신호를 기다리는 차들에서 맨 앞의 차를 모는 사람이 해찰해 시간을 까먹으면 혼자 시간만 버리는 게 아니라 뒤에 있는 사람들 모두의 시간을 빼앗는 셈이다. 그래서 그건 일종의 에티켓이자 사회적 책임이기도 하다. 그렇긴 하지만 사람이 살다 보면 모르는 사이에 실수하기도 한다. 젊어서는 용납되지 않지만 나이가 들면서 화를 내기 전에 분노의 클랙슨이 아니라 넌지시 보내는 주의의 짧은 경적을 보내거나 아니면 기다려줄 줄도 알게 됐다. 바로 나이의 선물이다. 계절의 흐름을 따라 나무들이 나뭇잎 다 떨구고 시린 알몸으로 침묵의 동안거 수양에 들어갔다. 세월 따라 결따라 살자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아 본다. 세월이 가르쳐준 그 진솔함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김근홍 강남대 교수·한독교육복지연구원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전 세계가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다. 우리나라 역시 약 93%의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에너지 대란의 여파를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이때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는 무엇일까. 부존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 최선의 에너지 수급 방식이 있다면 그건 바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다. ‘에너지 선도 도시 경기도’를 꿈꾸는 나을영 한국에너지공단 경기지역본부장(56)을 만나 에너지 수급 위기 속 경기도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한국에너지공단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A 한국에너지공단(이하 공단)은 1970년대에 제 1·2차 석유파동을 겪고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1980년 7월4일 설립된 정부 출연기관이다. 그 속에서 우리 경기지역본부는 에너지 이용 합리화, 신재생에너지 보급 사업의 효율적인 추진 등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시키고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Q 에너지 이용효율 향상, 기후위기 대응, 탄소 중립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추진 중인데, 특히 중점을 둔 부분은. A 먼저 공단에서는 에너지절약 시설투자 지원, 제로에너지 인증, 전기차 충전기 설비비용 지원 등 산업·건물·수송 등 부문별 에너지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을 위해 에너지원별 산업 기반 강화 및 보급에 나서며, 주요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품질관리를 위해 KS인증제도를 운영한다. 또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설치 자금을 보조·융자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올해의 경우 주택, 건물, 융·복합 사업 등에 총 3천200억원 이상을 지원해 신재생에너지 보급 촉진에 크게 기여했다. 이 외에도 전국 약 118만가구의 취약계층이 필수 에너지를 구입할 수 있도록 동·하절기에 에너지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에너지바우처 제도도 시행 중이다. Q 바야흐로 ‘에너지 시대’다. 경기지역본부의 주요 역할은 무엇일까. A 공단 경기본부는 에너지 관련 정부의 정책 및 사업들을 지역주민과 산업체에 전달하고 이행되도록 하고 있다. 에너지 절약과 이용효율 향상,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는 기본적으로 에너지사용자의 추가적인 노력과 투자비용이 요구되지 않나. 이에 공단 경기본부에서는 에너지이용합리화 업무를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지자체 및 시민단체 등 지역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일례로 올해는 수원 YWCA와 함께 수원역 일대에서 대기전력 측정 및 에너지절약 인식 제고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경기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17.9%)하고, 배출 속도도 전국 평균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곳이다. 철강이나 석유화학 등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다소비 업종의 비중은 낮지만 산업체 수가 워낙 많아 사용량이 많다. 또 인구 증가와 함께 건물·수송 부문에서도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경기본부는 도내 산업의 탄소중립 인프라 구축과 지역주민들의 탄소중립 인식 확대를 위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경기도와 함께하고 있는 ‘탄소중립 산업단지 조성사업’, 종교단체와의 ‘탄소중립 실천문화 확산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Q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발맞추기 위해 어떤 노력이 뒷받침돼야 하는지. A 우리 제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27.5%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독일, 일본 등의 선진국들은 경제가 성장해도 에너지 소비가 감소하는 탈동조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에너지 소비가 경제성장을 추종하는 동조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우리도 선진국처럼 경제는 성장하되 에너지 소비는 줄이는 방향으로의 에너지 소비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또 에너지 다소비산업의 생산성은 향상시키면서 에너지소비 및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다소비산업 중심의 에너지 수요효율화 제도를 추진해야 한다. 현재의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 상황은 우리에게 위기일 수도 있지만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산업 및 경제 구조로 개선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에 우리 공단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해진 만큼 예산과 전문 인력을 확충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현재의 여건에서 우리 직원들 하나하나의 역량을 강화해 대국민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고 에너지 전환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최근 러·우 전쟁으로 인해 녹색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있다. 위기 속 기회라는 생각도 드는데, 내년 역점 과제는. A 최근 에너지 수급 위기와 기후 위기가 동시에 겹치면서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실현이 큰 과제다. 에너지 이용 효율화는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 수단이자 다양한 경제적 기대 효과가 큼에도 불구하고 기술의 발전과 투자 재원 마련 등의 어려움으로 목표 달성이 지체되는 분야다. 이에 우리 공단은 과거 효율시장 전환의 성공 경험을 토대로, 에너지 수요관리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에너지효율 혁신을 견인해 나갈 예정이다. 또 에너지 수요효율화 대책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에너지 비용증가에 따른 기업, 가계 부담을 줄이고 국가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에너지의 수급안정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적극 노력할 계획이다. Q 취임 2년간 바라본 경기도의 현재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 A 경기도의 인구는 1천358만명으로 광역지자체 중 가장 많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6%를 차지하기도 한다. 기초지자체도 31개 시·군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경기도민의 에너지와 탄소중립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실천, 그리고 지자체의 노력과 성과는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과 온실가스 감축의 바로미터라고 생각한다. 2021년 1월 경기지역본부에 온 이후 도민들과 에너지 관련 효율적인 소통을 위해 시민단체와 긴밀한 협력을 위해 노력했다. 또한 에너지설비 투자 확대를 위해 정부의 정책자금이 최대한 확보되도록 신재생에너지 설비 등 투자 수요발굴에 주안점을 뒀다. 앞으로도 경기도가 친환경 에너지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기초지자체, 지역시민단체, 지역주민 등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에너지 전환 관련 정책자금 활용을 촉진해 에너지절약 시설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아울러 현재 동절기 에너지 절감이 매우 긴급한 상황에서 경기도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에너지 절감 노력으로 가장 모범적이고 선도적인 에너지도시 경기도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은진기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파주시협의회와 경기일보가 공동 주최·주관한 ‘2022 파주시 청소년 평화통일 골든벨’이 4일 파주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파주 청소년들에게 평화통일시대를 열 수 있는 실천역량을 길러주기 위해 마련된 이날 골든벨은 민주평통 파주시협의회 최정윤 회장 등 관계자와 이수호 파주시 평화기반국장 등 관계자, 학생 및 학부모, 교사등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치러졌다. 사전에 파주지역 내 중고교 10곳 교장의 엄격한 추천을 거친 뒤 이날 예선 및 본선에 나온 청소년들은 제각각 학교의 명예를 걸고 치열한 경연을 펼쳤다. 양영·유지은 전문 MC의 능숙하고 재치 있는 진행 속에 학생들은 평화통일과 남북문제 관련 일반상식 300문제를 신중하게 풀어 나갔다. 특히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특별 초청된 또래 걸그룹 소녀세상과 보이그룹 메가맥스 등의 축하공연으로 대공연장은 한동안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우승은 정유진 학생(금촌고 3)이 차지, 경기일보회장·민주평통파주시협의회장상 등과 부상으로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았다. 최후로 남은 4명인 차승연(한민고 2), 이현우(문산중 1), 조은빈(문산중 3), 김보원(광탄중 3) 등에게는 각각 파주교육장상과 문화상품권 25만원 등이 부상으로 수여됐다. 우승자 정유진 (금촌고 3) “문제 7번 반복 철저히 준비... 미래 설계 뜻깊은 경험” “수능이 끝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즐겁게 참가한 대회에서 우승해 너무 기쁩니다.” 2022 파주시 청소년 평화통일 골든벨에서 예선 및 본선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우승한 정유진양(금촌고 3)은 “평화통일 골든벨 300문제를 7번이나 반복하는 등 철저히 준비했다”며 이처럼 말했다. 정양은 “이번 골든벨 우승 부상으로 받은 50만원 문화상품권은 평소 보고싶은 서적과 친구들과 영화관람 등을 위해 함께 사용하겠다. 친구들이 아주 좋아할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최근 끝난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기대한다는 정양의 장래 희망은 최고경영자(CEO)여서 대학은 경영학 전공을 목표로 했다. 정 양은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도 하고 미뤘던 미팅도 할 것”이라면서 “세상을 경영하는 능력 있는 비즈니스 우먼으로 캐리어를 쌓아 멋진 인생을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최정윤 민주평통 市협의회장 “파주 청소년, 평화떮번영의 통일시대 개척자 되길” “지리적으로 남북분단의 현실을 가장 가깝게 마주하는 파주 청소년들이 이번 골든벨이 평화통일을 실천하는 사회지도층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됐길 바랍니다.” 2022 파주시 청소년 평화통일 골든벨을 공동 주최한 최정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파주시협의회장은 “파주 청소년들이 평화와 번영의 통일시대 개척자가 되길 희망한다”며 이처럼 밝혔다. 최 회장은 “문자적으로 평화와 통일, 분단 등이 주는 무게는 어른들도 소화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이번 골든벨에선 쉽고 재밌고, 즐겁고, 다가가기 편하게 전달해 청소년들이 이해의 폭이 크게 확장됐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민주평통 파주지회는 DMZ 평화의길 걷기, 먼저 온 통일인 탈북민 돕기 등 다양한 기획으로 평화통일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다”며 “골든벨은 물론 평화통일 콘서트 등으로 청소년들이 내 앞에 와 있는 평화통일을 실천하는 역량을 기르도록 각별히 격려하겠다”고 다짐했다. 파주=김요섭기자
4일 오후 4시34분께 용인특례시 수지구 고기동의 상가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지상 2층짜리 상가주택의 한 음식점에서 시작된 불은 1시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용인=김경수기자
4일 영하의 겨울 날씨에도 마라톤 동호인들의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제17회 부천복사골마라톤대회가 전국에서 3천여명의 마라톤 동호인과 가족들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샌동씨(44·인천)와 박유진씨(31·시흥시)가 이번 마라톤 대회에서 나란히 남녀 10㎞ 코스 우승을 차지했다. 샌동씨는 쌀쌀한 초겨울 날씨 속에 4일 부천종합운동장을 출발해 까치울역을 지나 역곡문화체육센터를 돌아오는 남자 10㎞ 코스에서 34분01초로 골인하면서 2위 권태민씨(30)와 3위 최재성씨(38)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여자부 10㎞에서 박유진씨는 41분11초로 골인해 2위 송유경씨(43)와 3위 오보나씨(36) 등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남자 5㎞에선 카일씨(31)가 16분30초를 기록해 2위 김은섭씨(30)와 3위 아드리앙스텔리씨(35)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여자부 5㎞에선 김주연씨(45)가 19분41초로 2위 정설아씨(49)와 3위 황정미씨(45) 등을 앞지르고 우승했다. 10㎞ 코스와 5㎞ 코스 각 1위부터 5위까지 상장과 트로피 시상과 함께 순위별 20만원, 15만원, 10만원, 5만원, 5만원 등의 부상이 수여됐다. 한편 부천시체육회가 주최하고 부천시육상연맹과 경기일보가 공동 주관한 이번 대회에는 조용익 부천시장과 김경협·설훈·서영석 국회의원, 최성운 시의회 의장, 본보 서부권 김요섭 본부장, 정윤종 부천시체육회장 등을 비롯해 도·시의원과 각급 기관단체장 등이 참석해 3천여명의 달림이와 참가자 가족, 자원봉사자 등을 격려했다. 이와 함께 2022년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인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전 선수를 특별 초청해 팬사인회를 통해 부천복사골마라톤대회의 추억을 다지는 시간도 가졌다. 이번 대회에는 부천원미·소사·오정경찰서, 부천모범운전자회, 부천시자원봉사협의회 등 자원봉사자 300여명이 안전도우미로 원활한 대회 진행을 도왔다. 참가자들에게는 추첨을 통해 푸짐한 경품도 제공됐다. 인터뷰 조용익 부천시장 “남녀노소 활력 충전… 모두가 즐기는 시민축제” “좋은 기록도 중요하지만 모두가 마라톤을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랍니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4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축사를 통해 제17회 부천복사골마라톤대회 시작을 알렸다. 조 시장은 “마라톤을 사랑하는 부천시민과 함께 제17회 부천복사골마라톤대회를 개최해 영광”이라며 마라토너들을 환영했다. 이어 “마라톤은 이제 스포츠를 뛰어넘어 우리의 생활 속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며 “강인한 체력과 인내심, 인간 한계 등에 도전하는 스포츠인 동시에 달리기를 통해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고 건강을 다지면서 삶의 활력을 충전하는 생활체육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마라톤은 다른 사람과의 경쟁이 아닌 자신과의 싸움에서 오롯이 이겨내야 하는 마음을 위한 운동”이라며 “그래서 혹자는 마라톤을 우리 인생에 비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조 시장은 “부천은 사통팔달의 교통요지로 수도권 서부 중심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다시 뛰는 부천, 시민과 함께’를 슬로건으로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과 3기 대장신도시 건립 등 더 좋은 부천, 더 나은 부천을 위해 새롭게 전진하는 문화도시 부천에서 좋은 추억을 많이 남기시길 바라며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부천=김종구기자
연말이면 유럽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프랑스 등에서 한 달여간 열리는 마켓에는 전 세계 관광객들이 넘쳐난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코로나19로 2년여간 열리지 않다가 올해는 문을 열었다. 독일만 해도 1천개 넘는 곳에서 축제가 열린다. 대표적인 곳이 뉘른베르크와 드레스덴이다. 러시아발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유럽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릴 수 있겠냐는 우려가 있었다. 전쟁 여파로 가스 공급이 부족해 혹독한 겨울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독일은 크리스마스 마켓은 열었지만 전등 장식이나 부대시설 사용은 제한하고 있다. 시청과 같은 관광명소 장식 조명을 켜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마켓에 사용되는 등은 발광다이오드(LED)를 사용했다. 마켓의 야외 식사시설은 난방을 하지 않았다. 오후 10시 이후 가로등의 개수나 밝기를 줄였다. 에너지전쟁 여파로 유럽은 추운 겨울, 추운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밖에 없다. 프랑스는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의 야간조명 소등을 새벽 1시에서 오후 11시45분으로 앞당겼다. 대다수의 유럽 국가가 가정과 사업체, 공공건물에서 실내온도를 19도 이상으로 올리지 말 것을 독려하며 절전 모드에 들어갔다. 우리나라에서도 에너지 절약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에너지시민연대는 ‘슬기로운 겨울나기 꼬꼬에(꼬리에 꼬리를 무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하루에 한 개 에너지 절약 행동에 동참하자는 ‘1일 1 에너지 다이어트 챌린지’도 펼치고 있다. 전 세계가 에너지 위기로 고통을 겪고 있다. 한국도 에너지 수입이 급증하면서 고물가의 주범이 되고 무역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한국의 에너지 사용량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80%를 넘는 현실을 생각하면 에너지 다이어트가 절실하다. 전기 사용량을 10% 감축하고 실내 온도를 18도로 낮추자는 ‘에너지 다이어트 1018’ 캠페인, 내복과 터틀넥, 목도리 등 방한용품을 착용하는 ‘온(溫)맵시’ 실천 등 전 국민의 동참이 필요하다. 이연섭 논설위원
여성폭력 추방주간의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1일 여성가족부는 제3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2023~2027년) 수립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논란이 된 부분은 기본계획안에서 ‘여성폭력’, ‘젠더폭력’, ‘성폭력’이 모두 사라지고 그냥 ‘폭력’ 또는 ‘성범죄’로 대체된 것이다. 조용수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과장은 “정책용어 사용에 있어 의견이 분분하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의 ‘여성폭력’ 정의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어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여성폭력에서 여성을 삭제하는 것은 여성안전의 문제를 성평등정책 이슈가 아닌 치안의 문제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은 ‘여성폭력’을 “성별에 기반한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신체적·정신적 안녕과 안전할 수 있는 권리 등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관계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성희롱, 지속적 괴롭힘 행위와 그 밖에 친밀한 관계에 의한 폭력,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폭력 등을 말한다”로 정의하고 있다. 여성폭력 개념은 개별 여성들이 겪는 폭력 피해의 경험이 우리 사회의 남녀 간 사회적, 신체적 불평등한 힘의 관계에 기반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여성폭력은 형법으로 처벌하는 성추행, 강간 등의 성폭력뿐만 아니라 여성의 교육권과 노동권을 침해하는 성희롱과 지속적인 괴롭힘, 성적 대상화와 성적 착취를 수반하는 성매매, 일상 통제와 위협적 행동을 수반하는 교제폭력 등 문화적으로 여성의 자유를 침해하고 종속적 지위로 유지시키는 행위도 포함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여성폭력방지법과 관련 조례에 따라 2022년 인천광역시 여성폭력 실태조사를 처음으로 실시했다. 인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여성 1천11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통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일생 동안 살아오면서 강제추행(상대방이 나의 의사를 무시하고 강제로 신체접촉을 하거나, 폭행이나 협박을 통해 강제로 성추행하는 행위)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여성이 26.0%였다. 최근 3년 동안 직장을 다니면서 성적 불쾌감을 주는 언행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여성이 11.6%이고 신체접촉(시도)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사람도 9.7%였다. 여성들은 직장과 학교, 가족, 지역사회 등 일상의 곳곳에서 일생 동안 빈번하게 폭력을 경험한다. 우리가 여성폭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여성들이 생애 과정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폭력과 성폭력이 연속성과 중첩성을 갖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폭력은 우리 사회의 성불평등한 현실에 기반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정승화 인천여성가족재단 정책연구실 연구위원
지금 우리 경제는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급변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지금의 위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 경제의 펀드멘털을 고려할 때 지나친 위기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지난 3년여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재정 여력을 소진했기 때문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해 경기를 방어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경기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에너지 및 원자재의 공급 충격으로 이어져 물가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급등은 국내 물가 상승은 물론 공급망 충격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7월에 6.3%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5%를 상회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경제 침체기에 물가 상승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3%로 나타나 당초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실물 부문에 대한 충격과 더불어 금융시장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미국의 연이은 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금융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월 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943조원에 달했으며 이 중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은 441조원에 달했다. 지금과 같은 금리 인상으로 인해 연말에 금리 수준이 3%포인트 상승하면 가산금리를 제외하더라도 중소기업은 28조원 이상의 추가적인 이자 부담을 떠안게 된다. 미국발 고금리와 강(强)달러로 인해 개발도상국이나 신흥국의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것은 한국 경제를 견인해 온 수출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19억달러로 전년 동월의 603억달러와 비교해 1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1∼11월 누계 무역수지는 426억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97억달러 흑자와 비교하면 1년새 723억달러 악화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복합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문제는 복합위기의 여파가 경제적 약자에게 가혹하게 다가온다는 점이다. 그동안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재정 여력이 바닥났기 때문에 전통적인 위기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금과 같이 호재보다는 악재가 시장을 주도하는 위기 상황에서는 판을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필요하다. 경제는 심리적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개별 경제 주체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는 것이 급선무다. 지난달 이노비즈 모닝포럼에서 신병주 교수의 강연을 통해 얻은 교훈이 생각난다. “위기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위기 극복의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혁신적인 기업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위기 상황 속에서도 미래의 먹거리를 책임질 사람과 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요구된다.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도 여기에 맞춰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관성적으로 집행하고 있는 중소기업 정책을 시대 상황과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하다. 아무리 어려운 위기 상황도 지나가기 마련이고 위기 이후에 펼쳐질 기회를 잡기 위해서 말이다. 김세종 이노비즈정책연구원장
우리나라의 주택 가격은 그동안 저금리 기조에 편승해 갭투자, 영끌투자 등 투자 바람을 타고 가파르게 상승했으나,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과 물가상승 그리고 금리 인상 등의 영향이 맞물려 작용하면서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종합주택매매가격지수가 올 7월 전국 104.8, 수도권 105.8이던 것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3개월 만인 10월에 전국 103.1, 수도권 103.7로 각각 떨어져서 그 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주택가격의 하락은 결국 전세시장에도 영향을 줘 주택가격 상승기에 높게 형성된 전세가격이 이제는 깡통전세의 우려까지 보이고 있다. 깡통전세는 발생 원인에 따라 유형이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결국은 주택의 매매시세에 전세보증금 등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 집주인에게는 남는 것이 없고, 임차인에게는 임대차가 종료되는 경우 전세보증금 전액을 안전하게 반환 받는 것이 매우 위험한 상태에 있는 것을 말한다. 한국부동산원의 임대차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지난 10월 주택의 매매가격에 대한 전세가율은 최근 3개월 평균 전국 아파트가 75.4%, 연립·다세대가 82.2%를 차지한다. 이중 수도권의 경우 아파트 70.6%, 연립·다세대 82.7%, 인천 아파트 73.5%, 연립·다세대 88.7%, 경기도 아파트 71.9%, 연립·다세대 82.2%의 비율을 보여주면서 연립·다세대가 아파트에 비해 전세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전국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아파트의 경우는 경북 86.8%, 연립·다세대 주택은 세종시가 116.8%로서 최고 높게 나타나 세종시의 경우는 역전세 현상까지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각 지역의 전세가율이 해당 지역 주택의 매매가격보다 높은 경우에는 전세보증금의 안전한 회수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 10월 전국에서 발생한 전세보증사고 금액은 1천526억 2천455만원으로, 9월의 1천98억 727만원보다 39% 상승했다. 같은 기간의 사고 건수는 523건에서 704건으로 34% 증가했으며, 사고율은 2.9%에서 4.9%로 2.0%포인트 상승했다. 이러한 주택시장 상황이 전개되면서 집주인의 보증금반환에 대한 고충도 크겠지만, 임차인의 경우는 전 재산인 전세보증금에 손해가 발생하게 되고, 이사를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에서는 임대차가 종료되고 임차인이 이사를 가야 함에도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경우 임차인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임차권등기명령제도를 두고 있다. 즉, 임차인은 자신의 전세보증금에 대한 대항력과 우선변제의 순위 보존을 위해 주민등록 이전과 이사를 하기 전에 먼저 소재지 관할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면 부동산등기부에 임차권이 등기돼 주택에 대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취득하게 되므로 이사를 가도 무방하다. 만약 그 이후에도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해당 주택에 대하여 법원 경매를 신청해 그 경매낙찰대금에서 전세보증금 등을 찾아갈 수 있다. 하지만 주택의 경매낙찰가율이 높아 임차인이 임대차보증금을 손실 없이 찾아올 수만 있다면 다행이지만 요즘같이 주택가격의 하락 시기에는 경매낙찰가가 임대차보증금보다 낮아질 수도 있으므로 임대차 보증금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따른다. 이렇게 위험한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지켜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택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 임차인이 해당 주택에 대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의 가입 가능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한 주택에 대해서만 임대차계약을 체결해야 하며 계약체결 후에는 반드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해야만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은 임차한 주택의 임대차계약이 종료됐음에도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거나, 임차한 주택이 전세 기간 중 경매 또는 공매 절차가 개시돼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 보증기관이 전세보증금을 임차인에게 돌려주는 금융상품이다. 보증기관으로는 주택도시보증공사와 한국주택금융공사 그리고 서울보증 등이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의 가입을 위해서는 먼저 해당 주택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임차인이 기본적으로 파악해야 할 사항으로는 ①해당 주택에 대한 전세가율을 파악해야 한다. 왜냐하면 해당 주택에 대한 KB시세나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테크 시세의 주택매매가격 상한가와 하한가의 산술평균을 낸 시세가 전세가격보다 높으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의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②임대차 계약서에는 임대보증금 총액의 5% 이상이 계약금 등으로 지급돼 있어야 한다. ③임대차계약은 이사와 전입신고를 마치고 대항력을 갖추어야 하며 그리고 우선변제권으로서 확정일자를 취득해야 한다. ④보증 대상인 주택의 임대차 계약서는 개업공인중개사가 작성한 것으로 개업공인중개사의 날인이 있는 계약서라야 한다. ⑤보증보험의 가입 시기는 임대차계약 체결 후 계약기간의 2분의 1이 경과하기 이전까지 가입하면 된다. 이 외에 기타 상세사항은 해당 보증기관의 홈페이지를 통하여 알아보면 된다.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 깡통전세로 인해 귀중한 재산인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지켜내기 위해서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험료를 아끼려다 더 큰 재산을 잃게 되는 소탐대실의 자세를 견지해야 하며 반드시 사전에 이를 파악해보는 유비무환의 자세도 필요하다. 이기찬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부동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
몇 년 전 마카오 최대 마이스 복합리조트를 시찰할 기회가 있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화려한 카지노와 쇼핑아케이드를 제치고 가장 먼저 보여준 것은 1만3000석 규모의 아레나였다. 아레나는 문화공연, 스포츠, 전시박람회, 콘퍼런스, 이벤트 등 다양한 형태의 마이스 행사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다목적 마이스시설을 의미한다. 대형 실내 공간이며 행사 내용에 맞게 구조와 바닥 형태가 변형되기 때문에 1년 내내 다양한 행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관계자는 한국의 슈퍼주니어가 여기서 공연했는데 불과 몇 분 만에 전 석 매진됐다면서 젊은 세대와 이어질 수 있는 공간은 호텔도, 카지노도 아닌 바로 이런 다목적 아레나라고 강조하던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얼마 전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우리나라에는 고품질의 음악 공연을 할 수 있는 실내 장소가 매우 한정적이라고 한탄하며 음향에 민감한 가수들에게 대형 야외경기장은 정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한다. 급증하는 케이팝 공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어딘가 고품질 사운드가 가능한 실내공간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얘기를 덧붙였는데, 왜 우리가 BTS 공연을 보러 체조경기장을 가고 마이클 볼턴 내한 공연을 실내야구장에서 봐야 하는지 그제야 이해가 갔다. 인천에 다목적 마이스 아레나가 생기면 어떨까. 인천 원도심에 마이스 아레나를 짓는다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또 하나의 성장엔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마이스는 사람을 모으는 산업적 특징이 있고, 사람이 모이면 물자와 정보가 따라오고, 거래와 소비가 발생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평시에는 지역주민을 위한 앵커시설이자 문화체육복합공간으로 작용하고 케이팝 등 중대형 문화예술공연, 글로벌 스포츠 경기, e스포츠 등을 유치한다면 아레나의 활용 가치는 매우 높을 것이다. 케이팝 가수 공연을 보러 전 세계 팬들이 몰려오는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위상을 생각하면 인천국제공항 바로 앞 아레나는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때마침 인천시는 개항장 근처에 제물포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곳에 마이스 아레나와 함께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할 마이스복합지원센터를 인근에 건립해 가칭 인천마이스콤플렉스(MC)를 구성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원도심의 인천마이스콤플렉스는 송도 국제회의복합지구, 영종도 공항경제권 복합리조트 집적단지와 함께 인천 마이스 트라이앵글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인천 마이스의 중심 송도국제도시, 마이스 복합리조트가 이미 개장했거나 곧 완공되는 영종도 등 기존의 성장 거점들을 중심으로 인천의 더 많은 지역과 시민들이 마이스를 즐기고 누릴 수 있도록 생각의 공간을 넓혀보자. 마이스 참가자들이 마이스 트라이앵글을 따라 이동하면서 지출하는 소비는 지역 곳곳에 촘촘히 스며들어 더 많은 시민들이 경제적 파급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또 날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중대형 컨벤션 유치를 위한 인천 마이스 공급 역량을 키우고 규모의 경제와 함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국내 최초 마이스산업과 신설, 국내 최초 스마트마이스 사업, 국내 최초 국제회의복합지구 지정, 아시아(국내) 최초 친환경 국제 LEED 인증 취득 등 국내 최초 역사로 우리나라 마이스산업 성장의 큰 방향을 제시해 왔던 인천 마이스. 이제 제물포 마이스 아레나로 인천 마이스 도약의 마지막 퍼즐을 채워 보자. 정진영 인천시 관광마이스포럼 마이스분과위원장·인천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