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에너지 다이어트

연말이면 유럽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프랑스 등에서 한 달여간 열리는 마켓에는 전 세계 관광객들이 넘쳐난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코로나19로 2년여간 열리지 않다가 올해는 문을 열었다. 독일만 해도 1천개 넘는 곳에서 축제가 열린다. 대표적인 곳이 뉘른베르크와 드레스덴이다. 러시아발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유럽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릴 수 있겠냐는 우려가 있었다. 전쟁 여파로 가스 공급이 부족해 혹독한 겨울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독일은 크리스마스 마켓은 열었지만 전등 장식이나 부대시설 사용은 제한하고 있다. 시청과 같은 관광명소 장식 조명을 켜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마켓에 사용되는 등은 발광다이오드(LED)를 사용했다. 마켓의 야외 식사시설은 난방을 하지 않았다. 오후 10시 이후 가로등의 개수나 밝기를 줄였다. 에너지전쟁 여파로 유럽은 추운 겨울, 추운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밖에 없다. 프랑스는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의 야간조명 소등을 새벽 1시에서 오후 11시45분으로 앞당겼다. 대다수의 유럽 국가가 가정과 사업체, 공공건물에서 실내온도를 19도 이상으로 올리지 말 것을 독려하며 절전 모드에 들어갔다. 우리나라에서도 에너지 절약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에너지시민연대는 ‘슬기로운 겨울나기 꼬꼬에(꼬리에 꼬리를 무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하루에 한 개 에너지 절약 행동에 동참하자는 ‘1일 1 에너지 다이어트 챌린지’도 펼치고 있다. 전 세계가 에너지 위기로 고통을 겪고 있다. 한국도 에너지 수입이 급증하면서 고물가의 주범이 되고 무역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한국의 에너지 사용량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80%를 넘는 현실을 생각하면 에너지 다이어트가 절실하다. 전기 사용량을 10% 감축하고 실내 온도를 18도로 낮추자는 ‘에너지 다이어트 1018’ 캠페인, 내복과 터틀넥, 목도리 등 방한용품을 착용하는 ‘온(溫)맵시’ 실천 등 전 국민의 동참이 필요하다. 이연섭 논설위원

[인천의 아침] 여성폭력의 의미

여성폭력 추방주간의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1일 여성가족부는 제3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2023~2027년) 수립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논란이 된 부분은 기본계획안에서 ‘여성폭력’, ‘젠더폭력’, ‘성폭력’이 모두 사라지고 그냥 ‘폭력’ 또는 ‘성범죄’로 대체된 것이다. 조용수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과장은 “정책용어 사용에 있어 의견이 분분하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의 ‘여성폭력’ 정의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어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여성폭력에서 여성을 삭제하는 것은 여성안전의 문제를 성평등정책 이슈가 아닌 치안의 문제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은 ‘여성폭력’을 “성별에 기반한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신체적·정신적 안녕과 안전할 수 있는 권리 등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관계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성희롱, 지속적 괴롭힘 행위와 그 밖에 친밀한 관계에 의한 폭력,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폭력 등을 말한다”로 정의하고 있다. 여성폭력 개념은 개별 여성들이 겪는 폭력 피해의 경험이 우리 사회의 남녀 간 사회적, 신체적 불평등한 힘의 관계에 기반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여성폭력은 형법으로 처벌하는 성추행, 강간 등의 성폭력뿐만 아니라 여성의 교육권과 노동권을 침해하는 성희롱과 지속적인 괴롭힘, 성적 대상화와 성적 착취를 수반하는 성매매, 일상 통제와 위협적 행동을 수반하는 교제폭력 등 문화적으로 여성의 자유를 침해하고 종속적 지위로 유지시키는 행위도 포함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여성폭력방지법과 관련 조례에 따라 2022년 인천광역시 여성폭력 실태조사를 처음으로 실시했다. 인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여성 1천11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통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일생 동안 살아오면서 강제추행(상대방이 나의 의사를 무시하고 강제로 신체접촉을 하거나, 폭행이나 협박을 통해 강제로 성추행하는 행위)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여성이 26.0%였다. 최근 3년 동안 직장을 다니면서 성적 불쾌감을 주는 언행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여성이 11.6%이고 신체접촉(시도)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사람도 9.7%였다. 여성들은 직장과 학교, 가족, 지역사회 등 일상의 곳곳에서 일생 동안 빈번하게 폭력을 경험한다. 우리가 여성폭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여성들이 생애 과정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폭력과 성폭력이 연속성과 중첩성을 갖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폭력은 우리 사회의 성불평등한 현실에 기반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정승화 인천여성가족재단 정책연구실 연구위원

[이슈&경제] 복합위기에 대한 처방전

지금 우리 경제는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급변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지금의 위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 경제의 펀드멘털을 고려할 때 지나친 위기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지난 3년여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재정 여력을 소진했기 때문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해 경기를 방어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경기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에너지 및 원자재의 공급 충격으로 이어져 물가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급등은 국내 물가 상승은 물론 공급망 충격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7월에 6.3%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5%를 상회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경제 침체기에 물가 상승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3%로 나타나 당초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실물 부문에 대한 충격과 더불어 금융시장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미국의 연이은 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금융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월 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943조원에 달했으며 이 중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은 441조원에 달했다. 지금과 같은 금리 인상으로 인해 연말에 금리 수준이 3%포인트 상승하면 가산금리를 제외하더라도 중소기업은 28조원 이상의 추가적인 이자 부담을 떠안게 된다. 미국발 고금리와 강(强)달러로 인해 개발도상국이나 신흥국의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것은 한국 경제를 견인해 온 수출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19억달러로 전년 동월의 603억달러와 비교해 1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1∼11월 누계 무역수지는 426억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97억달러 흑자와 비교하면 1년새 723억달러 악화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복합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문제는 복합위기의 여파가 경제적 약자에게 가혹하게 다가온다는 점이다. 그동안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재정 여력이 바닥났기 때문에 전통적인 위기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금과 같이 호재보다는 악재가 시장을 주도하는 위기 상황에서는 판을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필요하다. 경제는 심리적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개별 경제 주체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는 것이 급선무다. 지난달 이노비즈 모닝포럼에서 신병주 교수의 강연을 통해 얻은 교훈이 생각난다. “위기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위기 극복의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혁신적인 기업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위기 상황 속에서도 미래의 먹거리를 책임질 사람과 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요구된다.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도 여기에 맞춰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관성적으로 집행하고 있는 중소기업 정책을 시대 상황과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하다. 아무리 어려운 위기 상황도 지나가기 마련이고 위기 이후에 펼쳐질 기회를 잡기 위해서 말이다. 김세종 이노비즈정책연구원장

[천자춘추] 전세보증금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주택 가격은 그동안 저금리 기조에 편승해 갭투자, 영끌투자 등 투자 바람을 타고 가파르게 상승했으나,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과 물가상승 그리고 금리 인상 등의 영향이 맞물려 작용하면서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종합주택매매가격지수가 올 7월 전국 104.8, 수도권 105.8이던 것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3개월 만인 10월에 전국 103.1, 수도권 103.7로 각각 떨어져서 그 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주택가격의 하락은 결국 전세시장에도 영향을 줘 주택가격 상승기에 높게 형성된 전세가격이 이제는 깡통전세의 우려까지 보이고 있다. 깡통전세는 발생 원인에 따라 유형이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결국은 주택의 매매시세에 전세보증금 등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 집주인에게는 남는 것이 없고, 임차인에게는 임대차가 종료되는 경우 전세보증금 전액을 안전하게 반환 받는 것이 매우 위험한 상태에 있는 것을 말한다. 한국부동산원의 임대차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지난 10월 주택의 매매가격에 대한 전세가율은 최근 3개월 평균 전국 아파트가 75.4%, 연립·다세대가 82.2%를 차지한다. 이중 수도권의 경우 아파트 70.6%, 연립·다세대 82.7%, 인천 아파트 73.5%, 연립·다세대 88.7%, 경기도 아파트 71.9%, 연립·다세대 82.2%의 비율을 보여주면서 연립·다세대가 아파트에 비해 전세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전국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아파트의 경우는 경북 86.8%, 연립·다세대 주택은 세종시가 116.8%로서 최고 높게 나타나 세종시의 경우는 역전세 현상까지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각 지역의 전세가율이 해당 지역 주택의 매매가격보다 높은 경우에는 전세보증금의 안전한 회수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 10월 전국에서 발생한 전세보증사고 금액은 1천526억 2천455만원으로, 9월의 1천98억 727만원보다 39% 상승했다. 같은 기간의 사고 건수는 523건에서 704건으로 34% 증가했으며, 사고율은 2.9%에서 4.9%로 2.0%포인트 상승했다. 이러한 주택시장 상황이 전개되면서 집주인의 보증금반환에 대한 고충도 크겠지만, 임차인의 경우는 전 재산인 전세보증금에 손해가 발생하게 되고, 이사를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에서는 임대차가 종료되고 임차인이 이사를 가야 함에도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경우 임차인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임차권등기명령제도를 두고 있다. 즉, 임차인은 자신의 전세보증금에 대한 대항력과 우선변제의 순위 보존을 위해 주민등록 이전과 이사를 하기 전에 먼저 소재지 관할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면 부동산등기부에 임차권이 등기돼 주택에 대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취득하게 되므로 이사를 가도 무방하다. 만약 그 이후에도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해당 주택에 대하여 법원 경매를 신청해 그 경매낙찰대금에서 전세보증금 등을 찾아갈 수 있다. 하지만 주택의 경매낙찰가율이 높아 임차인이 임대차보증금을 손실 없이 찾아올 수만 있다면 다행이지만 요즘같이 주택가격의 하락 시기에는 경매낙찰가가 임대차보증금보다 낮아질 수도 있으므로 임대차 보증금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따른다. 이렇게 위험한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지켜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택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 임차인이 해당 주택에 대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의 가입 가능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한 주택에 대해서만 임대차계약을 체결해야 하며 계약체결 후에는 반드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해야만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은 임차한 주택의 임대차계약이 종료됐음에도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거나, 임차한 주택이 전세 기간 중 경매 또는 공매 절차가 개시돼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 보증기관이 전세보증금을 임차인에게 돌려주는 금융상품이다. 보증기관으로는 주택도시보증공사와 한국주택금융공사 그리고 서울보증 등이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의 가입을 위해서는 먼저 해당 주택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임차인이 기본적으로 파악해야 할 사항으로는 ①해당 주택에 대한 전세가율을 파악해야 한다. 왜냐하면 해당 주택에 대한 KB시세나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테크 시세의 주택매매가격 상한가와 하한가의 산술평균을 낸 시세가 전세가격보다 높으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의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②임대차 계약서에는 임대보증금 총액의 5% 이상이 계약금 등으로 지급돼 있어야 한다. ③임대차계약은 이사와 전입신고를 마치고 대항력을 갖추어야 하며 그리고 우선변제권으로서 확정일자를 취득해야 한다. ④보증 대상인 주택의 임대차 계약서는 개업공인중개사가 작성한 것으로 개업공인중개사의 날인이 있는 계약서라야 한다. ⑤보증보험의 가입 시기는 임대차계약 체결 후 계약기간의 2분의 1이 경과하기 이전까지 가입하면 된다. 이 외에 기타 상세사항은 해당 보증기관의 홈페이지를 통하여 알아보면 된다.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 깡통전세로 인해 귀중한 재산인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지켜내기 위해서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험료를 아끼려다 더 큰 재산을 잃게 되는 소탐대실의 자세를 견지해야 하며 반드시 사전에 이를 파악해보는 유비무환의 자세도 필요하다. 이기찬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부동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

[기고]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마이스 아레나가 만나면

몇 년 전 마카오 최대 마이스 복합리조트를 시찰할 기회가 있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화려한 카지노와 쇼핑아케이드를 제치고 가장 먼저 보여준 것은 1만3000석 규모의 아레나였다. 아레나는 문화공연, 스포츠, 전시박람회, 콘퍼런스, 이벤트 등 다양한 형태의 마이스 행사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다목적 마이스시설을 의미한다. 대형 실내 공간이며 행사 내용에 맞게 구조와 바닥 형태가 변형되기 때문에 1년 내내 다양한 행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관계자는 한국의 슈퍼주니어가 여기서 공연했는데 불과 몇 분 만에 전 석 매진됐다면서 젊은 세대와 이어질 수 있는 공간은 호텔도, 카지노도 아닌 바로 이런 다목적 아레나라고 강조하던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얼마 전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우리나라에는 고품질의 음악 공연을 할 수 있는 실내 장소가 매우 한정적이라고 한탄하며 음향에 민감한 가수들에게 대형 야외경기장은 정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한다. 급증하는 케이팝 공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어딘가 고품질 사운드가 가능한 실내공간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얘기를 덧붙였는데, 왜 우리가 BTS 공연을 보러 체조경기장을 가고 마이클 볼턴 내한 공연을 실내야구장에서 봐야 하는지 그제야 이해가 갔다. 인천에 다목적 마이스 아레나가 생기면 어떨까. 인천 원도심에 마이스 아레나를 짓는다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또 하나의 성장엔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마이스는 사람을 모으는 산업적 특징이 있고, 사람이 모이면 물자와 정보가 따라오고, 거래와 소비가 발생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평시에는 지역주민을 위한 앵커시설이자 문화체육복합공간으로 작용하고 케이팝 등 중대형 문화예술공연, 글로벌 스포츠 경기, e스포츠 등을 유치한다면 아레나의 활용 가치는 매우 높을 것이다. 케이팝 가수 공연을 보러 전 세계 팬들이 몰려오는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위상을 생각하면 인천국제공항 바로 앞 아레나는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때마침 인천시는 개항장 근처에 제물포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곳에 마이스 아레나와 함께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할 마이스복합지원센터를 인근에 건립해 가칭 인천마이스콤플렉스(MC)를 구성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원도심의 인천마이스콤플렉스는 송도 국제회의복합지구, 영종도 공항경제권 복합리조트 집적단지와 함께 인천 마이스 트라이앵글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인천 마이스의 중심 송도국제도시, 마이스 복합리조트가 이미 개장했거나 곧 완공되는 영종도 등 기존의 성장 거점들을 중심으로 인천의 더 많은 지역과 시민들이 마이스를 즐기고 누릴 수 있도록 생각의 공간을 넓혀보자. 마이스 참가자들이 마이스 트라이앵글을 따라 이동하면서 지출하는 소비는 지역 곳곳에 촘촘히 스며들어 더 많은 시민들이 경제적 파급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또 날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중대형 컨벤션 유치를 위한 인천 마이스 공급 역량을 키우고 규모의 경제와 함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국내 최초 마이스산업과 신설, 국내 최초 스마트마이스 사업, 국내 최초 국제회의복합지구 지정, 아시아(국내) 최초 친환경 국제 LEED 인증 취득 등 국내 최초 역사로 우리나라 마이스산업 성장의 큰 방향을 제시해 왔던 인천 마이스. 이제 제물포 마이스 아레나로 인천 마이스 도약의 마지막 퍼즐을 채워 보자. 정진영 인천시 관광마이스포럼 마이스분과위원장·인천대 교수

인천시, 캠프마켓 1780호 건축물 현안 소통간담회

인천시가 부평 캠프마켓의 1780호 건축물 철거 등에 대한 소통 간담회를 통한 문제 해결에 나선다. 4일 시에 따르면 최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캠프마켓의 1780호 건축물에 대한 국방부 철거 작업 착수에 대한 작업 중단 및 보존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이해관계자간 이해와 소통, 협의를 위한 소통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시는 부시장이나 담당 국장 주재로 이 소통간담회를 최소 2차례, 최대 4차례 열 예정이다. 시는 그동안 철거 작업 중단과 보존을 요구해 온 ‘일본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추진협의회’와 건물의 철거와 오염물질의 완전 정화를 요구해 온‘캠프마켓 부평숲 주민 추진위원회’ 등의 관계자를 비롯해 시 관계 공무원, 분야별 전문가의 4개 그룹별 대표 4명과 갈등관리전문가 등 총 18명 이내가 소통간담회에 함께한다. 시는 오는 6일 오후 7시에 첫 소통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시는 소통간담회를 통해 1780호 건축물에 대한 관계자별 입장과 이유의 쟁점을 확인하고, 추진경위와 국방부, 문화재청, 인천시 등 소관부처별 업무권한, 사실관계 등 객관적 사실을 전달할 예정이다. 시는 논의 과정에서 큰틀에서 ‘합의 가능한 것’과 ‘이견이 큰 것’의 쟁점 분류를 한다. 이중 큰 이견 사항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재논의해 개선방법을 찾을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진행중인 캠프마켓 갈등영향분석 연구용역과 내년 시민공론화 의제 설계에 이번 소통간담회의 의견을 반영할 방침”이라고 했다. 한편, 지역 안 시민단체들은 1780호 건축물이 일제가 침략전쟁을 벌이면서 총과 탄환을 만들고, 전국에서 1만명 이상 강제동원한 역사적 현장이라고 지적하며 역사적 맥락을 위해 존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우기자

수원 현대건설, V리그 개막 이후 11연승 고공 행진

수원 현대건설이 프로배구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에서 개막 11연승을 질주했다. 현대건설은 4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야스민 베다르트의 35득점 맹활약과 양효진(15점), 정지윤(13점)이 뒤를 받쳐 카타리나가 27득점을 올린 김천 한국도로공사를 풀세트 접전끝 3대2(25-23 23-25 25-18 24-26 15-10)로 신승을 거뒀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개막 11연승을 이어가며 승점 30점 고지에 가장 먼저 올라서 2위 인천 흥국생명(24점)과의 격차를 6점으로 벌리며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현대건설은 1세트서 종반까지 22-22로 팽팽히 맞섰으나, 상대 카타리나의 공격이 잇따라 아웃되고 터치넷까지 겹치는 범실 덕에 먼저 세트를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중반까지 야스민의 활약으로 21-17, 5점차로 리드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대영, 카타리나에게 연속 오픈 공격을 허용하며 22-21로 쫓겼다. 이어 카타리나, 배유나에게 연속 득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한 뒤 도로공사 우수민의 서브에이스와 박정아의 퀵오픈 성공으로 세트를 빼앗겼다. 3세트서도 양 팀은 중반까지 치열한 접전을 이어갔으나, 현대건설은 정지윤, 야스민의 좌우 강타가 이어지고 김다인의 블로킹 성공에 상대 범실까지 겹치면서 21-15로 점수차를 벌렸다. 이후 현대건설은 양효진의 연속 득점과 정지윤의 퀵오픈으로 24-16까지 달아난 뒤 상대 전세얀에게 오픈공격과 서브에이스로 2점을 내줬지만 전세얀이 서브 범실을 하면서 다시 세트를 가져왔다. 승기를 잡은 현대건설은 4세트 중반까지 12-15로 리드를 내줬지만, 야스민의 폭발적인 후위공격과 양효진의 A퀵, 상대 박정아의 실책에 편승해 연속 4득점을 올리며 16-15로 역전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연속 4점을 내주며 16-19로 역전을 허용했고, 이후 힘을 내면서 20-21로 추격했으나 듀스접전서 24-26으로 져 승부를 마지막 세트로 몰고갔다. 현대건설은 5세트 초반 4-4에서 정지윤의 퀵오픈과 이다현의 다이렉트 킬, 황민경의 연속 공격이 성공돼 7-4로 앞서갔다. 끈질간 반격을 펼친 도로공사에 1점차까지 쫓긴 현대건설은 야스민이 혼자 3점을 연속 뽑아내 11-7로 달아났다. 이후 3~5점 차 리드를 해가던 현대건설은 14-10에서 이다현이 속공을 성공해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선수들이 연승행진에 부담감을 느끼면서 실책이 많았던 경기였다. 다음 경기에서는 우리가 평소 해오던대로 경기를 펼친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점을 선수들에게 주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선학기자

경기道, 다주택 고위공직자 승진제한 완화

1가구 2주택자라는 이유로 승진에서 배제해오던 경기도의 ‘다주택 고위공직자 승진배제 규제’가 완화된다. 경기도는 다수의 승진 대상자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공직사회의 비판에 따라 설문을 추진하는 등 규제의 폐지·완화를 검토(경기일보 10월14일자 1면·10월26일자 2면)한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4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는 지난 1일 ‘다주택자 승진배제 규제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해 부동산 투기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없는 공직자에 대해서는 인사상 불이익 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내렸다. 2주택 이상을 보유한 공직자도 투기 사실이 없으면 승진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도는 지난 10월25일부터 지난달 3일까지 도내 공무원을 대상으로 다주택자 승진배제 규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천400여명이 설문에 참여, 그 중 65%(910명 이상)가 규제 폐지에 동의했다. 특히 도는 최근 전주시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했던 ‘다주택자 승진배제 규제’를 전면 폐지한 사례를 참고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앞서 민선 7기 도는 지난해 1월부터 승진 인사 기준에 ‘부동산 투기 여부’를 포함해 승진 대상인 5급 이상 공직자가 1가구 2주택 이상을 보유하면 승진에서 배제해왔다. 고위공직자가 다주택을 보유하면 부동산 정책 불신을 초래한다는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인사운영 방침에 따른 것이었다. 이에 지난해 5급 공무원이던 A씨가 4급으로 승진해 임명장을 받은 뒤 다시 직급이 강등돼 소청심사하는 등의 사례가 이어졌다. 특히 이 같은 규정은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고, 공직자 본인을 제외한 다른 가족 구성원이 주택을 보유해도 1가구 2주택자로 승진이 배제돼 ‘부동산 투기’를 무리하게 해석한다는 반발을 불러왔다. 도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 투기를 한 고위 공직자에 대해선 그에 따른 인사 조치를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보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