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규 아주대 약학과 교수,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표창

박상규 아주대학교 약학과 교수가 신약 개발 연구에 매진해 온 노력과 성과를 인정받아 ‘제36회 약의 날’ 기념식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표창을 받았다. 23일 아주대에 따르면 박 교수는 지난 15년 이상 혈관·대사·면역 질환과 암에 적용될 수 있는 항체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연구에 매진하며 SCI급 저명 학술지에 90편 이상의 연구 결과를 게재했고, 국내·외 특허 25건 이상을 확보한 약학 분야 권위자 중 하나다. 박 교수는 특히 황반변성 및 당뇨병성 망막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항체치료제 후보물질 발굴과 급성백혈병을 등을 타깃으로 하는 항체와 약물의 접합체에 대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진행해왔다. 박 교수는 “기초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로서 앞으로도 꾸준히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며 “꼭 좋은 신약을 만들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결실을 맺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제36회 약의 날 기념식은 ‘인류의 건강과 행복한 삶, 대한민국 의약품이 함께합니다’라는 주제로 지난 18일 서울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다. 약의 날 기념식은 의약품 안전과 제약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유공자에 대한 포상 등을 통해 의약품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행사다. 이다빈수습기자

건보 인천경기본부, 제48회 국가품질경영대회서 대통령상 수상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천경기지역본부가 제48회 국가품질경영대회에 출전해 대통령상을 거머쥐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천경기지역본부(이하 건보 경인본부)는 지역본부 연합 학습동아리 ‘건강퀴즈 온 더 블록’이 제48회 국가품질경영대회 우수품질분임조 창의개선 부문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고 23일 밝혔다. 건보 경인본부와 화성지사가 연합해 구성한 ‘건강퀴즈 온 더 블록’은 지난 8월31일 제48회 전국품질분임조 경진대회에 출전해 창의개선(CoP) 부문에서 혁신 성과를 인정받아 금번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대통령상 은상을 수상했다. 전국품질분임조 경진대회는 국가기술표준원이 주최,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전국 단위의 경진대회로, 제조 및 서비스 산업 일선 분임조들이 현장에서 품질혁신 활동을 통해 발굴한 문제점과 개선 사례를 발표하고 경험과 사례를 공유·확산해 혁신 성과를 인정받은 우수 분임조를 발굴하는 대회다. 이번 경진대회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선발된 266개 팀이 15분야에서 열띤 경쟁을 펼쳤다. ‘건강퀴즈 온 더 블록’은 만성질환 지식 학습을 통한 상담 시간 단축 및 질 향상을 주제로 민원 상담의 질을 혁신적으로 높일 수 있는 개선방안을 발표해 대회 첫 출전임에도 은상이라는 큰 쾌거를 이뤘다. 서명철 건보 경인본부장은 “그동안 직원들이 흘린 땀과 노력이 열매를 맺게 돼 무엇보다 기쁘다. 이번 전국대회 수상이 직원들의 업무 개선과 발전을 위한 좋은 선례이자 귀감이 되어 공단 전체에 긍정적 바람을 일으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강준수습기자

[문화카페] 인생 3막의 가능성

나이 60세에 뮤지컬 작곡가로 데뷔한 여성이 있다. 그런데 그 데뷔작으로 뮤지컬 분야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 작곡상을 받았다. 놀랍도록 성공적인 인생 재도전이다. 더 놀라운 것은 그녀가 1980년대의 팝 아이콘이었던 ‘신디 로퍼’라는 것이다. 1985년 ‘She's So Unusual’로 그래미상 5개 부문을 휩쓸었고 앨범 한 개에 담긴 4곡이 빌보드 싱글 톱에 오른 싱어송 라이터인 신디 로퍼가 30년 만에 뮤지컬 작곡가로 길을 바꿔 단숨에 토니상 6개를 휩쓰는 흥행작을 탄생시킨 것이다. 뮤지컬 ‘킹키부츠’! 열일곱살에 무작정 가출해 음악으로 세계를 뒤흔들었던 그녀의 역경 속의 성공 스토리와 닮은 뮤지컬이다. 망해 가는 신발 공장을 물려받은 아들이 아버지의 가업을 성공시킬 방법을 찾다가 우연히 만난 드랙퀸(여장 남성)의 타고난 디자인 감각을 빌려 남성의 몸무게를 지탱하는 단단한 강철굽의 킹키부츠를 개발해 내는 이야기인데 주인공들의 성장 스토리다운 성공과 희망 메시지가 극 전체를 감싸고 있다. 거기에 작사와 작곡을 맡은 신디 로퍼의 경쾌하고 에너지 넘치는 음악이 자칫 교훈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재미나게 완성시켜 준다. 실패를 극복하는 젊은 패기가 가득한 뮤지컬 ‘킹키부츠’는 그래서 최근 삶이 고단한 우리나라 관객들을 열광시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3년 전, 한국의 대표적인 원로 연극배우인 박정자 선생님의 연극 인생을 회고하는 1인극 ‘노래처럼 말해 줘’를 연출하면서 물리적인 나이가 사람의 실질적인 에너지와 감각, 건강 상태를 규정할 수 없음을 실감한 경험이 있다. 당시 78세의 여배우는 여전히 젊게 설렜고 여전히 열정적이었고 여전히 강렬했고 여전히 아름다웠고 여전히 힘이 넘쳤다. 매일 긴밀하게 함께 연습할 때마다 속으로 저 강력한 에너지의 원천은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결론은 정신력과 자기 확신의 산물이라는 거였다. 함께 작업하는 기간 동안 박정자 배우는 단 한 번도 스스로에게 나이와 시간이라는 잣대를 들이대지 않았고 배우로서 실존적이고 초월적인 자아로 일상마저도 충실했다. 새로운 존재론이었다. 최근에 창작을 기반으로 한 문화예술계 및 대중문화 관련 직업의 특성인 무정년, 무은퇴가 주목 받고 있다. 70대에 글로벌 무대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원로들의 행렬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앞으로 15년 후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3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이르고 그 가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란다. 평균수명이 100세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은 이미 현실이 됐다. 이제 60세를 넘기면서 새로운 직업과 새로운 재능에 도전해 객관적인 결실을 얻는 인생 3모작의 전문가들이 계속 나타날 것이다. 앙코르 커리어! 미국의 은퇴설계 지원 비영리단체 시빅 벤처스의 창시자 마크 프리드먼 대표는 100세 시대에는 사람들이 50세를 기점으로 인생 2막을 준비해 75세까지 25년은 더 일하게 될 것이고 퇴직자들은 일로부터의 해방(Freedom form work)’이 아닌 ‘일할 자유(Freedom to work)’를 원한다면서 앙코르 커리어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다. 최근에 문화계에서 증명되는 인생 2모작, 인생 3모작의 주인공들은 우리 사회 전반의 노년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에 대한 희망적인 단서일 것이다. 그리고 한국 사회도 어느새 중장년층의 은퇴 후 남은 반평생의 잉여 시간이 사회적 부담과 책임이 되고 있는 현실에 직면했다. 선진국처럼 앙코르 커리어에 대한 노년의 사회적 제도와 정책이 본격화돼야 하는 시점이다. 이유리 서울예술단 단장 겸 예술감독·서울예술대 예술경영전공 교수

[천자춘추] 세계 최저 출산율 한국의 미래

한국이 세계 200개국 중 최저 출산율 국가가 됐다. 2021년 합계 출산율 0.81로 미국의 1.46, 우리보다 저출산 고령화에 먼저 진입한 일본의 1. 37에도 크게 못 미친다.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일반적인 합계 출산율 2.1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충격적인 세계 최저 출산율에 뉴욕타임스, BBC 등 외국 언론들도 앞다퉈 기사를 내고 있다. BBC는 한국에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우리가 되새겨 봐야 하는 심층보도를 내보냈다. 한국의 저출산 원인으로 육아비용 등 경제적 요인과 출산과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을 꼽고 있다.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가 크고 가사 육아 등의 업무가 여성에게 집중돼 있어 출산 후 직장을 그만두거나 경력의 정체를 겪어야 하는 한국의 많은 여성들이 출산을 포기하고 경력을 선택하고 있다며 “한국의 여성들이 출산파업 중”이라는 인터뷰를 함께 보도하기도 했다. 2015년 이후 7년간 계속해서 곤두박질치고 있는 합계 출산율은 2022년 2분기 0. 75까지 떨어졌다. 세계 최저 출산국 한국은 출산율이 이대로 계속되면 국가경쟁력 하락과 성장동력을 잃는 것을 넘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국가 중 하나로 유엔에서 지목하고 있다. 통계청의 2022 사회조사 결과에서 한국 미혼 남성의 63%, 미혼 여성의 78%가 결혼을 안 해도 된다고 답했다. 결혼하지 않으니 당연히 아이도 낳지 않을 확률이 높다. 미혼 남녀가 결혼하지 않는 이유 중 출산 양육 부담과 일. 결혼 병행이 어려워서가 남성 14%, 여성 21%로 청년들이 결혼을 미루는 큰 이유 중 하나이자 출산을 포기하는 이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청년세대가 결혼과 출산, 아이 키우는 일이 행복한 삶의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정책의 전환과 집중이 필요하다. 결혼하는 청년들에게 주거의 우선 공급,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직장문화, 싱글맘 싱글대디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서도 돌봄과 양육의 공백이 없는 보육 정책 등 이제까지 해온 국가정책의 실패 요인을 분석하고 뼈대부터 새롭게 세우는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저출산 고령화 국가 중 하나인 일본은 11개 부처에 흩어져 있던 출산 및 육아 지원 정책을 통합하는 어린이가족청을 설립하고 결혼하기 좋은 환경 조성, 아동 1명당 (0세~ 중학생) 1만~1만5천엔의 육아수당, 대기 아동이 없도록 보육원 확대, 남성의 육아 휴직을 10%에서 2030년까지 30%로 확대토록 하는 등의 일과 육아 양립 정책으로 2021년 대졸 이상 고학력 여성들의 평균 합계 출산율이 1.74를 기록해 19년 만에 처음으로 늘었다. 특히 여성들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무엇보다 일본의 저출산 정책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메시지다. 오현숙 서정대 사회복지과 초빙교수

[기고] 대형 참사 막을 수는 없었는가?

또 대형참사가 일어났다. 온 나라가 안전불감증에 걸린 듯하다. 이어지는 참사에 국민은 피로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8년간 일어난 대형사고를 돌아보고, 원인은 무엇이고, 미리 막을 수 없었는지 예방하는 방법은 없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1994년 10월21일 오전 7시38분께 성수대교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다리 상부 트러스가 무너져내려 일어난 사고다. 이 사고로 17명이 다치고 32명이 사망해 총 49명의 사상자를 냈다. 교량 상판을 떠받치는 트러스의 연결 이음새의 용접 불량과 유지관리 소홀이 주원인이었다. 1995년 6월29일 오후 5시52분께 서울 서초동 소재 삼풍백화점이 붕괴했다. 인명피해는 사망 502명, 실종 6명, 부상 937명이었다. 한국전쟁 이후 가장 큰 인적 피해였다. 전부터 붕괴 조짐이 있었지만, 백화점은 응급조치로만 대응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설계·시공·유지관리의 부실에 따른 예고된 참사였다. 2003년 2월18일 대구광역시 남일동의 중앙로역 구내에서 50대 중반의 남성이 불을 질렀다. 방화로 인해 총 사망 192명, 실종 6명, 부상 151명이 발생한 대형참사였다. 뇌졸중 후유증으로 인해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던 남성이 자신의 병(身病)을 비관하다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수상한 행동을 하자 반대편에 앉아 있던 승객이 “왜 라이터를 자꾸 켜는 거예요”하고 항의를 했다고 한다. 2014년 4월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했다. 승객 304명이 사망하고 170여 명이 실종된 대형참사였다. 희생자 대부분이 수학여행을 가던 어린 고등학생이었다. 침몰 원인은 화물 과적, 뱃짐 묶기 불량, 무리한 선체 증축 등으로 발표됐다. 2022년 10월30일 토요일 11시경, 이태원에서 핼러윈을 즐기던 사람들이 156명 이상 희생되고 부상자 196명이 발생한 대참사가 벌어졌다. 전날부터 몰려든 인파로 인해 떠밀려 다니고 있었고, 참사가 발생하기 4시간 전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 “인파가 많으니 통제해달라”라는 12건의 112 신고가 있었지만, 아무런 대응조치가 없었다. 모두 관리 부실이 원인이었다. 또한, 모두 예방 할 수 있는 사고였다. 사고가 날 때마다 부랴부랴 사고 예방 대책을 내놓았지만, 대형참사는 비웃듯 또 일어났다. 매번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이었다. 노자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작은 생선을 굽’듯 하라고 했다. 약팽소선(若烹小鮮). 작은 생선을 구울 때는 여간 조심스럽지가 않다. 잠시 방심하면 금세 타버린다. 그렇다고 자주 뒤집으면 생선 살이 떨어져서 먹을 것이 없다. 나랏일도 작은 생선을 구울 때처럼 세심한 관심을 가지고 다스려야 한다고 하였다. 나랏일 중에 가장 우선 돼야 할 것은 ‘국민의 안전’이다. 작은 생선 굽듯 조심스럽게 안전을 살펴야 할 것이다. 사고 예방에는 민, 관이 따로 있을 수 없다. 모든 국민이 만일의 사태를 걱정하고 대비하는 마음을 모두가 가져야 한다. 그래서 평온한 상태에서도 언제 위기가 닥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 대형참사를 막을 수만 있다면 ‘나라를 위한 굿판’이라도 벌이고 싶은 심정이다. 복진세 칼럼니스트·에세이스트

[지지대] 월드컵 이변

1등하던 사람이 1등을 하면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그러나 만년 꼴찌가 1등을 이긴다면.... 사람들은 이를 이변, 기적이라고 부른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고, 소수가 다수를 물리친다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이변은 스포츠 세계에서 자주 일어난다. 사람들이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다. 스포츠 중에서도 축구는 지구촌 최고 스포츠로 평가받고 있다. 축구의 규칙은 단순하다. 축구공 하나를 던져 주고 편을 가른 선수들이 일정 시간 내에 골대에 골을 많이 넣으면 승리한다. 이 같은 단순한 규칙은 스포츠에 관심 없는 이들도 쉽게 알 수 있다. 야구나 농구 규칙처럼 복잡하지도 않다. 그래서 가장 본능에 가까운 스포츠가 축구다. 축구 경기 중에서도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은 전 세계 지구촌을 열광시킨다. 올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첫 이변이 나왔다. 지난 22일 열린 월드컵 조별 리그 C조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2 대 1로 이겼다. 사우디는 세계 랭킹 51위인 반면 아르헨티나는 세계 랭킹 3위로 국가대표 36경기 무패를 달려온 명실상부한 강팀이다. 사우디 정부가 이날 승리 다음 날을 공휴일로 지정했다고 하니 사우디는 이번 월드컵에서 그야말로 대 이변을 연출한 주인공이 됐다. 대한민국도 월드컵에 이변을 연출한 팀으로 꼽힌다. 20년 전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전통의 강호들을 누르고 4강 신화를 이룬 이변의 팀이었다. 당시 대한민국은 하나 돼 열광했다. 축구는 국민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선사했다. 이런 대한민국이 24일 오후 10시 우루과이와 카타르 월드컵 첫 예선전을 치른다. 코로나19, 경제침체, 이태원 참사 등으로 우울한 대한민국. 2002년 기적처럼 대한민국 축구팀이 이변을 연출해 고달픈 국민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이선호 지역사회부장

[삶과 종교] 연결의 감각

한국 사회가 파편화되고 있다. 공동체가 개인화로 흩어지고, 개인은 더 미세한 존재로 분해돼 극소단위로 분화됐다는 의미의 ‘나노사회(Nano Society)’라고 칭한다. 나노사회의 특징은 조각조각 흩어지는 모래알, 끼리끼리 관계 맺는 해시태그, 내 편의 목소리만 믿게 되는 반향실이기에 모르는 타인과 연결하는 감각이 둔화되고 있다. 간디는 종교의 진수를 묻는 질문에 “친구하고 친하게 지내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원수라고 여겨지는 사람과 친구가 되는 것이 종교의 진수입니다. 종교에서 다른 것들은 장사에 불과합니다”라고 답했다. 즉, 종교의 핵심이 원수와 ‘친구 되기’라는 것이다. 나노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울타리를 설정하면서 다른 이들을 의심하고 경계한다. 이러한 모습을 철학자이자 작가인 한병철은 “자기와 이질적인 것은 거부하는 시대”라고 면역학적으로 정의하면서 연결이 아닌 분리와 단절, 파편화된 사회를 지적한다. 누가복음 10장에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통해 이웃의 개념을 드러낸다.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나 가진 것을 빼앗기고 얻어맞아 초주검이 된 ‘어떤 사람’이 등장한다. 이 사람을 보고 그냥 지나치는 제사장과 레위인과는 달리 유대인들이 멸시하고 혐오하던 사마리아인은 응급처치를 한 후 여관에 돈을 내며 다친 사람을 맡긴다. 이 비유를 통해 예수는 진정한 이웃이란 나와 비슷한 동질성이 있거나, 가까이 사는 이들이 아닌 “사랑과 자비를 베푼 사람”임을 명확히 선포한다. 대학에서 ‘문화콘텐츠와 성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소개하면서 “너희를 사랑하는 사람만 사랑하면 칭찬 받을 것이 무엇이냐?”(눅 6:32)라는 화두를 던지며 통찰을 요청했다. 노소정 학생이 제출한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만 사랑하는 모습’은 현대사회에서 비일비재하다. 10·29 핼러윈 참사로 소중한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을 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기들 울타리에 국한된 관점으로 다양한 희생양을 찾아 비난의 화살을 쏘아 댔다. 뿐만아니라 내 아이만 챙기는 부모들, 내 이익만 챙기도록 보채는 사회, 우리 공동체만 잘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현대 풍조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나타난다. 평론가 신형철의 책 ‘인생의 역사’에 “때로 너의 죽음은 기어코 나의 죽음이 된다”는 글이 있다. 한 사람을 죽이는 행위는 그 사람의 주변, 나아가 그 주변으로 무한히 뻗어가는 분인(dividual)들의 연결을 파괴하는 짓이다. 왜 사람을 죽이면 안되는가? 누구도 단 한 사람만 죽일 수는 없다. 살인은 언제나 연쇄살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념들은 나에게 비로소 ‘죽음을 세는 법’을 알도록 했다. 죽음을 셀 줄 아는 것. 그것이야말로 애도의 출발이라는 것도.’ 참사의 순간, 연결의 감각이 살아있었던 이들은 경찰서에 신고했고, 숨이 멎어 가는 사람들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으며, 어떻게든 도움의 손길을 펼치려 노력했다. 이 연결의 감각은 착한 사마리아인, 진정한 이웃으로서 살아가는 사랑과 자비의 언행이다. 우리는 더 넓은 연결의 감각이 필요하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연결만이 아니라 이 순간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해 숭고한 연결의 감각이 필요하다. 양승준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 초빙교수·교목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 생활고 이유로 기초생활수급비 신청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39)가 생활고를 이유로 기초생활수급비를 신청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23일 화성시에 따르면 박병화는 지난 21일 화성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기초생활보장제도에 따른 주거급여를 신청했다. 주거급여는 주거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 중 월 소득이 중위소득 46%이하면 받을 수 있는 지원금으로, 박병화의 경우 1인 가구인 만큼 금융 자산 등을 모두 환산해 월 소득 80여만원이 되지 않으면 주거급여를 받을 수 있다. 박병화가 출소 후 계속 집에만 머무르고 있어 사실상 소득이 전혀 없는 상태인 만큼 이 같은 기준에 근거하면 주거급여를 무난하게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월 최대 수급비 한도는 25만3천원이다. 다만 화성시가 박병화에게 실제로 주거급여를 지급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현재 화성시는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박병화를 지역 내에서 퇴거시키겠다는 입장을 줄곧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성시는 또 박병화에게 주거급여 역시 지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행정소송을 통해 이후 소송비를 물어주고, 수급비를 소급해 지급하는 한이 있더라도 ‘화성시민 지위 확인 소송’을 먼저 진행할 계획”이라며 “현재 이를 위한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희기자

[푸른 미래도시 의왕] 힐링과 행복 숨 쉬는… ‘녹색도시 의왕’ 그린다

백운밸리와 장안지구 등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구 유입이 증가함에 따라 의왕시 현황을 고려한 실질적인 공원녹지계획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공원녹지의 바람직한 미래상과 장기적인 발전 방향 및 실천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의왕시는 인구 22만2천명으로 추산되는 2035년 1천60억원의 예산을 들여 124개소에 243만㎡ 규모의 공원과 시설녹지 176개소에 49만4천㎡ 규모로 녹지를 확충하는 내용의 2035년 의왕시 공원녹지기본계획(안)을 수립했다. ■ 공원·녹지 확충 ‘푸르름 속, 하나되는 미래도시 의왕’을 주제로 공원녹지 미래상을 수립한 의왕시의 공원녹지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시는 2035년까지 1천60억2천만원을 들여 4만4천529.1㎡를 확충해 124개소에 243만1천275.3㎡의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녹지는 시설녹지 176개소에 49만3천909.4㎡로 기준 연도인 2021년 대비 9천357.3㎡를 늘리는 등 공원과 녹지면적 5만3천886.4㎡를 확충할 방침이다. 공원은 2021년 기준 236만2천144.6㎡를 2035년까지 124개소 243만1천275.3㎡로 면적을 넓힐 예정이다. 늘어나는 면적은 1만9천43㎡ 규모의 수변공원과 3천188.1㎡ 규모의 소공원, 2만2천298.0㎡의 시가화개발 예정용지 내 공원이다. 또 녹지는 목표 연도인 2035년까지 시설녹지 176개소에 면적 49만3천909.4㎡로 기준 연도 대비 시설녹지는 4개소 감소하지만 면적은 9천357.3㎡ 늘어난다. 일반녹지는 가로수 2개 구역과 녹도 및 보행자전용도로 5.5㎞, 생태통로 3개소, 자전거도로 13.86㎞, 경관도로 5개소를 신규로 추가할 계획이며 시가화개발 예정용지 내에 3만9천144.0㎡의 녹지가 조성된다. 목표 연도인 2035년까지 중점녹화지구 2개소와 마을숲 5개소를 조성하고 옥상녹화 1개소, 벽면녹화 3개소를 늘리며 학교숲 6㎞를 도시녹화사업으로 계획하고 있다. ■ 공원·녹지 분야 사업비 단계별 집행 및 향후 계획 시는 재정여건을 감안해 장기 미집행 공원녹지 및 중점사업을 우선 시행하고 도시녹화 및 신규 확충 공원은 후순위 사업으로 제안할 계획이다. 사업비 집행은 1단계로 오는 2025년까지 771억2천300만원을 투입하고 2026년부터 2030년까지 2단계로 82억6천만원, 2031년부터 2035년까지 3단계로 206억3천700만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오는 29일 국회의원과 시장, 도·시의원, 도·시 관계공무원, 유관기관 관계자, 사회단체장,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청 대회의실에서 2035년 의왕시 공원녹지기본계획(안) 설명과 전문가 토론 및 질의응답 등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공청회에서 시는 양질의 녹지 공급과 다양성 확보를 통해 기존 공원녹지의 양적확충 계획보다는 효과적인 지표설정 제안을 통해 실질적인 시민의 공원 서비스 만족도 향상에 목표를 두고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누릴 수 있는 양질의 첨단 녹지 미래도시 구축이라는 계획(안)을 설정해 공원녹지의 장기적 발전 방향을 제시할 방침이다. 특히 이미 수립한 공원녹지기본계획 목표 연도인 2020년의 도래 및 의왕시 현황을 고려한 실질적인 공원녹지계획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공원녹지 정책의 중장기 방향 설정이 필요해 수립한 2035년 공원녹지기본계획(안)에 대해 전문가 토론과 질의응답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를 갖고 공원녹지의 바람직한 미래상, 장기적인 발전 방향 및 실천 방안을 제시한다는 구상이다. 공청회를 통해 시민 및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한 뒤 2023년 1월 의왕시의회 의견 청취와 2월 시 도시공원위원회 자문을 구해 3월 시민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공원녹지기본계획에 대한 승인을 경기도에 신청할 계획이다. 김형준 공원녹지과장은 “각종 개발사업에 따른 인구 증가로 공원과 녹지를 확충하고 공원의 리모델링과 질적 서비스를 높여 시민의 공원 서비스 만족도 향상을 위한 방향으로 기본계획을 세웠다”며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누릴 수 있는 양질의 첨단 녹지 미래도시를 구축하는 공원녹지의 장기적인 발전 방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원녹지기본계획(안)에 대한 의견 제출은 공청회 당일부터 12월5일까지 의왕시 공원녹지과를 방문하거나 우편 제출 또는 팩스, 이메일을 통해 할 수 있으며 제출 의견서 서식은 의왕시 홈페이지 고시·공고란에 게재돼 있다. 의왕=임진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