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민을 위한 가을 음악산책 콘서트] 화성에 울려퍼진... 가을 낭만 멜로디

“낭만의 선율...화성지역 가을밤을 수놓다!” 화성시가 주최하고, 화성시문화재단과 본보가 공동 주관한 ‘화성시민을 위한 가을 음악산책 콘서트’가 23일 1천여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남양읍 모두누림센터에서 오후 1시와 5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콘서트는 정부의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 완화로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려 의미를 더했다.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가 컸던 탓인지 무료로 진행된 이날 콘서트의 사전 온라인 예약은 개시 3분 만에 전 좌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날 공연에는 변진섭, 박미경, 여행스케치, 소녀세상, 시크한아이들 등 내로라하는 톱스타들이 대거 출동, 1천여명의 관람객들에게 감동과 낭만을 선사했다. 이 자리에는 임종철 화성시 부시장을 비롯해 김종대 화성시문화재단 대표이사, 송옥주 국회의원, 김경희 화성시의회 의장, 오문섭·이은주·송선영 화성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오후 5시 본 공연은 유지은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3인조 신인 걸그룹 소녀세상이 막을 열었다. 소녀세상은 ‘소녀시대’를 포함해 대표곡 ‘라푼젤’, ‘유후’, ‘상하이’ 등을 연달아 부르며 관객들의 흥을 돋웠다. 이어 리메이크를 통해 최근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9인조 걸그룹 시크한아이들이 지난 7월 발매한 ‘like it’과 ‘여름 이야기’를 비롯해 ‘3! 4!’, ‘마지막 축제’ 등 신나는 곡들로 공연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특히 원조 디바 박미경이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부르며 무대에 오르자 공연장은 그 어느 때보다 후끈 달아올랐다. 관객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안무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호응에 힘입은 박미경은 특유의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집착’, ‘이브의 경고’ 등 히트곡을 연달아 완벽히 소화해냈고, 공연장은 열광의 도가니로 돌변했다. 박미경은 객석 곳곳을 누비면서 “90년대 나이트클럽으로 모시겠다”고 말하며 박수와 안무를 유도하는 등 노련함도 과시했다. 끝으로 박미경은 ‘여행을 떠나요’, ‘남행열차’, ‘빗속의 여인’, ‘밤이면 밤마다’를 메들리로 부르며 마지막 무대를 마쳤다. 관객들은 휴대폰 플래시를 켠 채 앙코르를 요청했고, 박미경은 자신의 데뷔곡인 ‘민들레 홀씨 되어’로 감사함을 표했다. 마지막 무대는 한국 음악계 최초 밀리언셀러이자 발라드의 전설로 칭송받고 있는 변진섭이 장식했다.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뿐’을 부르며 무대에 등장하자 관객들은 함성과 박수갈채로 그를 맞이했다. 수십년이 지나도 여전한 감성적이고, 담담한 목소리로 ‘홀로 된다는 것’, ‘새들처럼’, ‘너에게로 또 다시’ 등 대표곡을 부르며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중간중간 관객들이 즉석으로 요청한 ‘희망사항’과 ‘비와 당신’ 등도 기타를 직접 치며 불러주는 팬서비스도 보여줬다. 향수에 흠뻑 젖은 몇몇 관객은 눈물을 글썽이며 흐느끼기도 했다. 변진섭의 공연이 종료되자 여운이 가시지 않은 관객들은 또다시 “30분만 연장해 달라”며 앙코르를 요청했고, 변진섭은 이에 ‘우리 사랑이 필요한 거죠’로 응하며 공연을 마쳤다. 이에 앞서 오후 1시 공연은 마찬가지로 유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2인조 포크 록 밴드 여행스케치가 시작을 알렸다. 여행스케치는 가을 풍경을 닮은 목소리로 ‘왠지 느낌이 좋아’, ‘Califonia Dreaming’, ‘별이 진다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관중을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행스케치는 무대 인사를 하며 “저희는 초상권이 없는데, 왜 사진을 안 찍으시냐”, “30년 전엔 아이돌급이었다”고 말하는 등 공감대를 형성하며 큰 웃음도 선사했다. 그렇게 4곡을 연달아 부른 여행스케치는 “지금 모두가 힘든 시기”라며 “그만큼 모두가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한 뒤 마지막 곡 ‘산다는 건 그런 거 아니겠니’를 열창했다. 그러나 관객들은 아쉬움에 일제히 앙코르를 외쳤고, 여행스케치는 고(故) 김광석의 ‘일어나’로 화답하며 끝까지 관객석을 뜨겁게 달구고 무대를 마쳤다. 1회 차 공연 역시 대미는 박미경과 변진섭이 장식했다. 관객들은 2회 차 공연 못지않게 열광했다. 이를 토대로 박미경과 변진섭은 지친 기색 없이 성공적으로 무대를 마무리 지었다. 임종철 부시장은 “오랜만에 화성에서 열린 대면 콘서트를 시민들이 즐겼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 시의회와 적극 협조해 시민들이 문화여가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화성=박수철,김기현기자

[경기만평] 나혼자 안죽어...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주민들 “갈라치기 꼼수냐”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이 설왕설래 끝에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재건축 사업을 가장 먼저 진행하는 ‘선도지구’를 지정하기로 하며 주민들의 반발이 심화되고 있다. 23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1기 신도시 5곳에 대한 재건축 추진을 위해 오는 2024년까지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재건축 사업을 위해선 국토부가 도시정비기본방침을 정한 후 각 지자체가 도시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했지만, 국토부는 이 과정을 동시에 진행해 사업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는 2024년 내 마스터플랜과 함께 선도지구도 지정하는데, 선도지구는 노후도나 주민 불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비예정구역 중 가장 먼저 도시정비사업이 추진되는 곳을 뜻한다. 1기 신도시 5곳에서 각각 1곳씩 선정되는 게 유력하지만, 아직까지 지정 방식이나 규모 등 구체적인 사항이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같은 선도지구 지정이 결국 주민들을 ‘갈라치기’하는 꼼수라며 반발하고 있다. 만약 한 도시 안에서 사업이 먼저 추진되는 선도지구가 결정되면, 그렇지 못한 주민들 사이에선 불만이 새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 또 일각에선 선도지구로 지정되면 안전진단비 지원 등 인센티브가 부여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형평성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이 때문에 1기 신도시 5곳의 재건축연합회로 구성된 범재건축연합회(범재연)는 선도지구 지정이 아닌, 안전진단 면제 등을 통해 사업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준공 30년 이상 아파트 정밀안전진단 면제’도 공약했던 상황에서, 안전진단 면제 없이는 도시정비기본계획 수립 이후 해당 과정을 또 거쳐야 해 시간 소요는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최우식 범재연 회장은 “선도지구란 용어는 결국 선도지구 주민과 비선도지구 주민 사이의 갈등만 조장하는 ‘정치적’ 언어일 뿐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와 닿는 대책이 아니다”라며 “만약 선도지구를 꼭 지정해야 한다면 주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짜임새 있는 세부적 계획을 함께 제시해야 하는데, 국토부는 그런 계획은 하나도 없이 오직 ‘처음’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선도지구 지정을 통해 재건축 모범 사례를 만들어 전체 사업 속도를 빠르게 하자는 데 의미가 있다”며 “기존 4년 이상 걸리던 준비 과정을 2년으로 줄이려는 의도지만, 이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도 잘 알기 때문에 향후 주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가 더 시급”… 1기 신도시 주민들 ‘동상이몽’ “준공시기 이른 곳… 입주시기 오래된 곳부터” 주민들 ‘촉각’ 국토부 “오늘 5개 지자체와 간담회… 세부적인 내용 가닥” 정부가 1기 신도시 중 특정 지역을 ‘선도지구’로 지정해 속도감 있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주민 간 동상이몽이 펼쳐지고 있다. 정부가 밝힌 선도지구는 노후도·주민 불편·모범사례 확산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비예정구역 중 정비사업이 2024년까지 우선 추진되는 지역을 의미한다. 현재까지 분당·평촌·일산·산본·중동 5곳의 1기 신도시에서 각각 1곳씩 선도지구가 지정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선도지구 지정이 주민들을 ‘갈라치기’할 우려가 있음에도, 일부 주민들은 벌써부터 선도지구가 어디가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안양 평촌에서 만난 주민 A씨(59)는 “우리 아파트는 평촌 신도시가 처음 생길 때 가장 먼저 지어진 아파트라 그만큼 건물의 노후도가 심각하다”며 “당연히 준공시기가 가장 이른 지역을 중심으로 선도지구가 선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평촌에선 30평대 이상의 큰 평수 아파트들 위주로 이 아파트들이 선도지구로 지정되면 향후 모범사례로 활용되기 좋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일산에서도 백송5단지와 같은 입주 시기가 가장 오래된 아파트들의 선도지구 지정 목소리가 높다. 주민 B씨(55)는 “우리 아파트는 예전에 지어진 아파트라 건물 노후는 물론이고 주차장도 단지에 등록된 차량에 비해 훨씬 적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또 부천 중동에선 중동역 인근의 유동인구가 많은 단지들에서 주민 불편 등의 이유로 선도지구로 지정될 것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선도지구 결정 방식이나 규모 등에 대해선 아직까지 세부적으로 정해진 사항은 없다”며 “24일 열리는 국토교통부와 5개 지자체의 간담회에서 선도지구 지정 등과 관련한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가닥이 잡힐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연구원이 지난 5월 발표한 ‘경기도민은 새로운 1기 신도시를 기대한다’ 연구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주민의 83.3%가 거주 중인 아파트 단지에 재정비 사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주민들은 주차장, 상하수도, 층간소음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낮았는데, ‘세대 내 환경’에 대한 불만족도가 가장 높은 항목은 ‘소음 및 진동’(64.8%)이었고 단열 및 방풍(48.6%)·누수 및 곰팡이(45.0%)·실내 공간배치(41.8%) 순이었다. 또 ‘단지 환경’에선 단지 내 주차장(64.2%)에 대해 불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성패, 주민과의 소통에 달렸다” 국토부, 지역별 총괄기획가 위촉…“정부·지자체·주민 의견 상시 조율 모두 잘 아우를 수 있는 역량 중요”…“MP조직에 주민 포함해야” 의견도 전문가들은 2024년까지 선도지구 지정을 앞둔 상황에서 1기 신도시의 성패는 결국 주민과의 소통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교수나 연구원 등 전문가를 지역별로 임명해 재건축 사업을 조율할 총괄기획가(MP)로 위촉했다. 이른바 ‘컨트롤타워’인 MP는 향후 지자체의 도시정비기본계획 연구 등을 바탕으로 2024년까지 선도지구를 지정하는 의사결정권자 중 하나인 만큼 MP가 얼마나 정부와 지자체, 주민들 간의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인 상황. 이를 위해 국토부는 공공기관이나 지자체에서 인원을 차출해 각각의 MP를 지원하기 위한 ‘MP 지원팀’을 조직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MP조직이 선도지구 결정에 영향력을 미치는 만큼 소통 부재로 발생할 수 있는 논란을 줄이기 위해 해당 조직에 주민들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된다. 이번 국토부의 선도지구 지정 등 발표가 나온 이후 주민들이 일방적이라고 반발했던 것처럼 이런 분란은 향후에도 언제든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선도지구 지정을 위한 추진 과정부터 주민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것. 최우식 범재연 회장은 “결국 재건축 사업의 주인은 현재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이기 때문에 이들이 당연히 MP 지원팀에 참여해야 한다”며 “선도지구 발표 이후에도 주민들이 ‘일방적’, ‘소통부재’라고 반발했던 것처럼 선도지구 지정 과정에서 주민들이 해당 조직에 소속돼 소통해야만 재건축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주민들의 MP 내 참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MP가 정부·지자체·주민들 사이에서 상시적으로 의견을 조율해 소통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현재 주민들이 선도지구나 마스터플랜에 대해 신뢰를 갖지 못하는 이유는 현 정부가 처음 내세웠던 공약과 실제로 발표된 정책이 방법이나 시기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아직 준비 과정이라 평가하기엔 성급하지만, 향후 MP가 사업을 총괄하며 국토부·지자체·주민들 의견을 모두 잘 아우를 수 있는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정규기자

[제19회 오산독산성 전국하프마라톤대회] 4년 만에 행복한 레이스… 오산 수놓은 ‘마라토너 물결’

아마추어 마라톤의 ‘소문난 강자’ 김회묵씨(49·수원시 장안구)와 류승화씨(45·충남 천안시)가 4년 만에 재개된 가을 마라톤축제 제19회 오산독산성 전국하프마라톤대회에서 남녀 하프코스 우승을 차지했다. 김회묵씨는 23일 오산종합운동장을 출발해 벌음삼거리~가장산업단지~세마역~삼미터널을 거쳐 다시 오산종합운동장에 골인한 남자 하프코스(21.0975㎞)에서 1시간12분12초로 권태민씨(부천시 원종동·1시간13분24초)와 김용태씨(광명마라톤연합·1시간13분42초)를 1분여 차로 가볍게 따돌리고 1위로 골인했다. 여자 하프코스에서 류승화씨는 1시간22분15초를 마크해 김주연씨(목동마라톤클럽·1시간23분34초)와 김은아씨(수원마라톤클럽·1시간24분48초)에 여유있게 따돌리고 우승했다. 또 남자 10㎞ 코스서는 조영옥씨(40·쇠파이프 클럽)가 35분37초의 기록으로 장재경씨(김포육상클럽·36분40초)와 김정모씨(오산시 세교동·37분07초)를 꺾고 1위를 차지했으며, 같은 코스 여자부서는 이금복씨(56·분당마라톤클럽)가 42분02초로 맹지나씨(김포육상클럽·42분28초)와 성지은씨(바나나스포츠클럽·42분56초)의 추격을 뿌리치고 패권을 안았다. 한편, 남자 4.8㎞에서는 ‘이방인’ 스텔리 아드리앙 마르셀씨(35·서울플라이어)가 14분47초의 선수급 기록으로 여자 하프코스 우승자 류승화씨의 남편인 이지원씨(충남 천안시·16분20초)와 김두진씨(슈퍼스타짐·16분30초)를 제쳐 우승했고, 여자 4.8㎞에서는 나선정씨(42·서울 구로구)가 20분18초로 양점조씨(용인수지마라톤클럽·21분07초)와 이경순씨(수원마라톤클럽·22분40초)에 앞서 정상을 질주했다. 황선학·김영웅기자 [인터뷰] 이권재 오산시장 오랜만에 시민들과 오산천 만끽…국가대표 ‘건강도시’로 자리매김 “함께하는 변화 미래도시 오산시가 지향하는 ‘건강도시 오산’의 상징인 오산독산성 전국하프마라톤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기쁩니다. 참가한 시민과 전국의 동호인, 대회를 준비해 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23일 개최된 제19회 오산독산성 전국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 시민과 함께 4.8㎞ 코스를 완주한 이권재 오산시장은 성공적인 대회 개최와 전국 규모 대회로 명성을 이어가는 것에 큰 만족감을 표했다. - 4년 만에 대회를 개최한 소감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 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뛸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아 예년처럼 많은 시민이 참가하지 못했지만 성원해 주신 시민과 전국의 동호인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이번 대회가 상쾌한 오산천 바람을 마음껏 느끼며 생활의 활력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독산성마라톤대회의 특징과 장점은. 오산천을 출발해 권율 장군의 충과 정조대왕의 효사상이 서려 있는 독산성으로 이어지는 코스의 다양성이 오산독산성 마라톤대회의 특징이다. 특히,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오산천의 아름다움과 황금빛으로 물든 가을 들녘의 정취를 마음껏 보고 느끼며 달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며,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 등 즐길거리와 풍성한 경품이벤트도 독산성 마라톤의 자랑이다. - 오산독산성 마라톤대회의 발전 계획은. 내년은 대회 창설 20년이 되는 뜻 깊은 해다. 기존의 장점을 살리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목해 가족, 친구, 연인, 직장동료, 동호인들이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오산=강경구기자 영광의 우승자들 “즐기다 보니 우승까지… 지인 응원 감사” ▶김회묵 (남자 하프코스) “오산독산성 대회에 출전한 것만으로 즐거운데 우승까지 하게 돼 너무나도 기쁩니다.” 23일 열린 제19회 오산독산성 전국하프 마라톤대회 남자 하프코스에서 1시간12분12초로 1위를 차지한 김회묵씨(49·수원시 장안구)의 우승 소감이다. 김씨는 “지난달 경기마라톤 대회에서 2위를 했는데 이번에는 우승했다”며 “이웃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좋은 결과까지 얻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단순히 건강을 위해 마라톤을 시작해 어느덧 마라톤의 매력에 흠뻑 빠져 15년 차 마라토너가 됐고, 굵직한 대회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인터벌 훈련을 이어올 정도로 철저하게 관리한 결과다. 특히 스포츠맨십을 통해 타인과의 비교가 아닌 자신과의 싸움에서 한계를 뛰어넘는 재미를 맛봤다는 그는 앞으로도 우승보다는 훈련 과정, 과정 속 누리는 동료 간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겠다는 각오다. 김씨는 “날씨와 컨디션이 모두 좋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지인들의 열렬한 응원이 지칠 때마다 뛸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며 “앞으로 건강 관리를 철저히 해 이웃들에게 마라톤의 매력을 전하고 싶다. 다음에는 더 단축된 시간 안에 코스를 완주하겠다. 다음 대회 때는 가족과 함께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손사라기자 “꾸준한 훈련 결실… 좋은 기록 기뻐” ▶류승화 (여자 하프코스) “매번 참가하는 오산독산성 마라톤대회에서 좋은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해 너무 뿌듯합니다.” 제19회 오산독산성 전국하프마라톤대회 여자 하프코스에서 1시간22분15초의 호기록으로 결승선에 가장 먼저 골인한 류승화씨(45·충남 천안시). 이날 지친 기색없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골인한 류씨는 “매번 참가하는 마라톤대회에서 오랜만에 1위로 들어올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시흥마라톤, 경기마라톤 등 경기지역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에 꾸준히 참가한 류씨는 “많은 분들이 너무 잘 뛰었는데 그 가운데서 좋은 성적으로 1위해 너무 뜻깊고 기쁘다”면서 “남편과 같이 참여했는데 남편은 4.8㎞서 2위를 했다. 남편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들어와 더욱 행복하다”며 해맑은 웃음을 지었다. 이번 대회 우승 비결에 대해 류씨는 “일주일에 네 다섯번은 1시간 이상 아침 러닝을 한다”며 “특별한 비결과 뛰어난 강점은 없지만 꾸준히 한 덕분에 오늘 그 빛을 발한 것 같다”고 말했다. 류씨는 11월까지 다른 마라톤 대회를 위해 꾸준히 달릴 계획을 전했다. 류씨는 “이번 대회에서 오랜만에 좋은 기록으로 우승해서 너무 뜻깊고, 오산독산성마라톤에 꾸준히 참가해 다음에도 왕좌를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부상 딛고 메달… 내년엔 풀코스 도전” ▶조영옥 (남자 10㎞코스) “부상을 딛고 이번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는데 예상 밖의 좋은 성적을 거둬 기쁩니다. 풀코스에서 메달을 따는 날까지 계속해서 달리겠습니다.” 제19회 오산독산성 전국하프마라톤대회 남자 10㎞에서 35분37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조영옥씨(40·쇠파이프클럽)는 2위와 1분3초 차로 앞서 골인한 뒤에도 지친 기색 없이 담담히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 5월 허리디스크로 2개월간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뒤 풀코스에 도전하기 전, 실전 감각을 쌓기 위해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며 “아직은 재활 단계이기에 장거리는 무리가 갈 것 같아 10㎞에 도전했고 운 좋게 우승한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충남 당진시에 거주하는 조씨는 2015년 취미로 마라톤에 입문한 뒤 매력에 빠져 여러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그는 이번 대회를 위해 매주 화·목요일 동호인들과 함께 2~3시간씩 훈련을 통해 기량을 끌어올렸고, 오산 대회에 처음 출전해 우승까지 하게 됐다. 조씨는 “아직 몸 상태가 100%는 아니기에 당분간 재활에 조금 더 집중한 뒤 거리를 늘릴 계획”이라며 “아직까지 풀코스에서 메달을 딴 적이 없는데 기량을 끌어올려 내년 경기마라톤 대회에서도 꼭 입상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영웅기자 “악바리 정신으로… 기량 맘껏 뽐내” ▶이금복 (여자 10㎞코스) “오랜만에 참가한 마라톤이라 우승을 생각지도 않았는데 젊은 사람들을 제치고 우승하게 돼 너무 기쁩니다.” 제19회 오산독산성 전국하프마라톤대회 여자 10㎞에서 42분02초로 우승한 이금복씨(56·분당마라톤클럽)는 “젊은 선수와 선두 경쟁을 벌이다 막판에 뒤집기에 성공했다”며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소감을 전했다. 그는 “다음 주 열리는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에 성남시 대표로 마라톤에 참가한다. 시 대표로서 이번 대회에서 꼴찌를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달렸다”고 말했다. 이씨가 마라톤에 입문한 것은 지난 2002년이며, 2015년과 2016년 경기마라톤대회에서 각각 풀코스, 하프코스 우승을 차지하는 등 20년간 여러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그동안 운동을 제대로 못하다가 올해 다시 10㎞를 시작으로 도전장을 냈다. “일주일에 하루 클럽 회원들과 함께 달리는 것을 제외하면 혼자 주 1~2회 조깅을 하며 체력을 다지고 있다”는 이씨는 “예전 페이스를 회복하기 위해 연습량을 주 4회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앞으로 꾸준히 몸을 관리해 다시 풀코스를 완주하고 싶다”며 “열심히 훈련해 내년 봄 경기마라톤대회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안노연기자 이모저모 인라인스케이트 신고 ‘동분서주’ 의료 지원 ○...오산시롤러스포츠연맹이 이번 독산성하프마라톤대회에 유치원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인라인스케이트를 신고 대회 지원에 나서 눈길. 6~13세, 성인부 등 23명이 참여해 참가자와 함께 이동하며 의료를 지원하거나 파스를 뿌려 주는 등 숨은 공헌. 박지영 연맹 사무국장은 “오랜만에 대회가 열리고 코로나도 끝나 가는 것 같아 기쁘다. 부상자 없이 안전한 대회가 되도록 함께하겠다”고 각오를 다져. 쌀쌀한 날씨에 ‘허허허차회’ 전통차 부스 문전성시 ○...쌀쌀해진 날씨에 달리기 전 ‘허허허차회’가 운영하는 차 시음 부스가 몸을 녹이려는 오산독산성하프마라톤 대회 참가자들로 붐벼. 동료들과 차를 마시던 장홍교씨(67·평택시 송탄동)는 “대회에 참가하러 와서 예기치 않게 전통차도 마시게 돼 좋았다. 차도 은은하고 추운 날씨에 언 몸도 풀려 좋다”고 소감을 피력. 한편, 허허허차회는 뛰기 전 따뜻한 녹차로 몸을 이완하고 완주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1회 대회부터 부스를 운영해 오고 있다고. ‘알록달록’ 캐릭터 의상 어린이 ‘씰룩쌜룩’ 춤 시선집중 ○...23일 열린 오산독산성 마라톤 대회장 한편에서 7세 동갑내기 세 친구들이 알록달록 귀여운 캐릭터 의상으로 시선을 사로잡아. 오산시 양산동에 거주하는 이승아양, 이승민군, 최유완군은 대회 시작에 앞서 진행된 축하공연 음악에 맞춰 댄스 실력을 뽐내기도. 주황색 새싹 모자를 쓰고 환한 눈웃음을 짓던 이승아양은 가져온 인형에게 “오늘 마라톤 대회에서 초롱이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흔들흔들 춤을 춘 덕에 몸이 가벼워진 것 같다.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가겠다”고 말해. 4.8㎞ 25분’ 기록… 마라톤 꿈나무 “아빠와 특훈 원동력” ○...오산독산성 마라톤 대회 4.8㎞ 코스에서 25분53초를 기록한 이하민양(11·화성시). 처음 출전한 마라톤 대회지만 어린 나이에도 좋은 기록을 얻어 모든 참가자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아.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구슬땀을 닦던 하민양은 가쁜 숨을 몰아 쉬면서도 환한 미소를 잃지 않아. 부모님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참여했다는 하민양은 “별다른 준비를 하진 않았지만 아빠가 훈련을 하시는 동안 가벼운 달리기를 꾸준히 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운동을 해서 더 좋은 기록을 얻어 보고 싶다”고 강조. “근육·관절 이상무” 용인대 스포츠테이핑 부스 분주 ○...오산독산성 마라톤 대회장 한편 용인대 중앙동아리인 스포츠의학연구팀의 스포츠테이핑 부스가 참가자로 장사진. 이날 연구팀은 발목 또는 무릎에 테이핑을 제공하느라 분주. 스포츠테이핑을 받은 박해관씨(29·화성시 봉담읍) “10㎞ 코스는 처음 참가해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테이핑을 받으니 안정감 있어 좋다”고 기쁜 표정. 이연정 팀장(24)은 “스포츠테이핑은 근육을 잡아줘 운동에 도움을 주고 부상 예방 효과가 있고, 근육과 관절 이탈을 방지해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테이핑을 받은 모두가 좋은 성적으로 완주하길 바란다”고 전언. 심폐소생술·소화기·소화전… ‘소소소 체험’ 눈길 ○...오산여성의용소방대 10명은 이번 독산성 하프마라톤대회에 ‘소소소’라는 슬로건으로 참여해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어. 심폐소생술 체험과 소화기, 소화전 사용법에 대해 알려주기도. 15~20년 차까지 베테랑 여성 소방대원들이 준비한 이번 부스는 참가자들의 안전 수칙과 일상에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나서. 차미정 대장 (57)은 “운동 중 힘들거나 안전 수칙을 알고 싶으면 저희에게 찾아와 달라. 마라토너들의 안전과 일상에서의 안전을 책임지겠다”고 강조. 장애인 3.5㎞ 코스 신설… “뜻깊은 경험 감격” ○…이번 대회 신설된 장애인 3.5㎞ 코스에서 남자 1위에 오른 이강원씨는 “신설된 코스에서 첫 우승을 하게 돼 기쁘면서도 많은 장애인들이 참여하지 못한 것이 한편으로 아쉽다”며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장애인을 위한 행사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고 많은 홍보로 더욱 확산 됐으면 한다. 좋은 취지로 힘써 준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피력. 또 여자 1위를 차지한 조수빈양은 “올해 처음 참가한 대회인데 동생 도움을 받아 걷다 보니 1등을 하게 돼 너무 기쁘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달릴 수 있는 뜻깊은 경험이 됐다”고 흐뭇한 표정. 오산=강경구기자, 특별취재반

[제16회 이천시장배 겸 이천시수영연맹회장배 전국마스터즈 수영대회] 물 만난 ‘물개들’신나는 ‘물보라’

전국 아마추어 수영 동호인 축제인 제16회 이천시장배 겸 이천시수영연맹회장배 전국마스터즈 수영대회가 22·23일 이틀간 이천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전국 500여 동호인과 가족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4년 만에 열린 이번 대회는 이천시수영연맹이 주최·주관하고 이천시와 이천시체육회, 본보 후원으로 초등부와 성인부에 걸쳐 남녀 500여 동호인과 가족들이 참석해 오랜만에 축제를 즐겼다. 이번 대회는 초등부는 학년별 경기, 성인부는 19세부터 65세 이상까지 연령대별로 1~9그룹으로 나뉘어 자유형, 평영, 배영, 접영 50m와 100m, 개인혼영 200m 등 개인종목에 계영, 혼계영 200m 등 단체종목으로 나눠 경기를 치렀다. 대회 운영 방식은 전문 선수가 아닌 아마추어 대회인 관계로 예선전과 결승전 구분 없이 기록으로 순위를 가리는 타임레이스 방식으로 진행됐다. 초등부에서는 팀 펭귄이 종합 우승을 차지했고, 이채빈(팀 펭귄)은 평영 50m 우승을 시작으로, 계영 200m와 개인혼영 200m, 자유형100m, 혼계영 200m를 차례로 석권해 대회 5관왕에 올랐다. 윤진서(팀 펭귄)는 대회 최우수선수상(MVP)에 선정됐으며, 김극래 지도자는 최우수지도자상을 수상했다. 또 성인부에서는 스윔온이 어쩌다수영, 5만전자 돌핀스를 제치고 종합패권을 안은 가운데 조현식(스윔온)은 배영 50m와 100m, 혼계영 200m, 계영 200m서 우승 물살을 갈라 4관왕을 차지했다. 스윔온의 신은빈은 MVP, 강의신 지도자는 최우수지도자상을 받았다. 이번 대회 초등부 우승팀에게는 70만원, 2위 50만원, 3위 30만원의 상금과 트로피가, 성인부는 우승팀 100만원, 2위 70만원, 3위 40만원의 상금이 트로피와 함께 주어졌다. 모든 참가자들에게는 기념품과 함께 추첨을 통해 푸짐한 경품이 제공돼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한편, 이천시 수영발전과 성공적인 대회 개최에 기여한 이천시수영연맹 신성기 부회장과 이정민 전무이사, 진형숙 이사에게는 이천시장 표창이, 김정화 이사는 국회의원 표창이 수여됐다. [인터뷰] _유기백 이천시수영연맹 회장 “4년 만에 열린 이번 대회를 통해 전국의 동호인들이 우의를 다지고 이천의 풍요로운 가을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3년간 중단됐던 제16회 이천시장배 겸 이천시수영연맹회장배 전국마스터즈수영대회를 성공리에 개최한 유기백 이천시수영연맹 회장은 모처럼 물만난 동호인들의 즐거운 모습에서 절로 힘이 났다고 밝혔다. 유 회장은 “초등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동호인들이 마음껏 물살을 가르는 모습을 보며 노랗게 물든 이천의 풍요로운 가을 들녘을 보는 것처럼 풍요롭고 흐뭇했다”면서 “지난 3년 동안 질병으로 대회를 열지 못해 많이 아쉬웠는데 모처럼 활기 넘치는 동호인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대회를 더 발전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유 회장은 “이번 대회를 개최하면서 참가자들의 안전과 방역을 최우선으로 하고 연맹 임원들과 심판진들에게 이를 간곡하게 당부했다. 다행히 아무 사고 없이 모두가 즐거워하는 축제를 마치게 돼 대회장으로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유 회장은 “코로나19로 대회 개최가 늦어지는 바람에 더 많은 동호인들이 참여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라며 “내년에는 일정을 9월초로 앞당겨 더 많은 동호인들이 참여해 질적, 양적 성장을 이루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천=김정오기자

[사설] 안전 불감증과 노동 경시 풍조, 근본 인식부터 변해야 한다

지난 21일 오후 1시5분께 안성시 원곡면에 있는 저온물류창고 신축 공사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작업 중이던 노동자 5명이 추락했다. 이 사고로 외국인 노동자 3명이 숨지고, 2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공사 현장 4층에서 노동자 8명이 시멘트 타설 작업을 하던 중 거푸집이 무너져 내리며 5명이 5~6m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도내에는 노동자 사고가 또 있었다. 즉, 안성 사고 6일 전인 지난 15일 평택시에 위치한 SPC그룹 계열사인 SPL제빵공장에서 여성 노동자가 사망했다. 노동자는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소스 교반기를 가동하던 중 기계 안으로 상반신이 들어가는 사고를 당해 숨졌으며, 수사 당국은 질식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들어 노동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29일 레미콘 제조 기업인 삼표산업이 양주시 채석장에서 석재 발파를 위해 구멍을 뚫는 작업 도중 토사 30만㎥가 무너져 내려 작업 중이던 천공기·굴착기 운전원 3명이 매몰돼 숨졌다. 그뿐 아니다. 올해 1월 광주광역시 동구 화정 아이파크 건설붕괴 현장 사고, 2월 전남 여천공단 폭발 사고 등 계속적으로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과연 언제까지 이런 일이 노동현장에서 되풀이 돼야 하느냐는 탄식만 나온다. 노동현장에서 이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1월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있지만 아직도 노동현장은 안전 불감증과 노동 경시 풍조가 만연돼 있다.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한 명 이상이 사망하는 경우, 중대산업 재해에 해당하지만 과연 이런 법의 취지를 사업주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특히 평택 SPC그룹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대한 후속 처리 과정은 더욱 국민들의 공분을 일으키게 했다. 사망사고가 있었던 다음 날에도 사고현장을 흰 천으로 가린 채 남은 기계 2대의 가동을 곧장 재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구나 고인의 빈소에 경조사 지원품이라며 자사의 빵 두 상자를 보낸 것은 노동자를 조금이라고 존중했다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잘못된 사업주의 행태다. 21일 SPC그룹 회장의 사과 후 발표된 안전경영에 1천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약속도 구체적 내용이 없어 믿기 어렵다. 우선 노동현장에 대한 사업주의 인식이 근본부터 변해야 한다. 노동자의 인권보다 이윤을 중시해 안전 불감증과 노동 경시 풍조가 만연하고 있는 한 노동자들의 불행한 사고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더 이상 노동자가 희생되지 않도록 노동현장에 대한 사업주의 안전과 노동가치에 대한 근본적 변화가 있기를 절실히 요망한다.

[사설] “자살당한다”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22일 구속됐다.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8억4천700만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이 관련 증거, 진술 등을 제시했고,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원장은 변호인을 통해 ‘요구한 적도, 받은 적도, 돌려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돈의 성격을 대선자금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모든 수사가 이재명 대표를 정조준할 것임이 분명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유동규 전 본부장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여러 매체가 유 전 본부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한마디 한마디가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민주당이 제기한 검찰의 회유 의혹에 대해 “저는 회유 협박 안 당할 사람”이라고 했다. “제가 좀 미련해서 숨길까 생각했는데...잘못한 사람이 있으면 대가를 치르면 된다. 억울한 사람이 생겨도 안 되고 누명을 써서도 안 된다.” 그러면서 아주 특별한 표현을 했다. 신병 보호 요청 계획을 묻자 “자살당한다는 말도 나오고....” 주목할 부분이다. 자살(自殺)의 주체는 본인 스스로다. 죽음을 초래할 의도를 가지고 자신의 생명을 끊는 행위다. 적어도 문법적으로는 ‘자살당한다’는 표현은 대단히 어색하다. 유 전 본부장이 “자살당한다는 말도 나오고 별말 다 나오는데 인명재천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대장동 사건이 불거진 뒤 잇따라 자살한 관련자들의 죽음과 연계되어 받아들여진다. 사건 초기인 지난해 성남도시개발공사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 김문기 전 개발1처장이 자살했다. 둘 모두 대장동 사건을 풀 중요한 인물들이라 여겨졌었다. 김 처장은 실무자가 사업협약서 검토 의견서에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었다가 7시간 뒤 이 조항을 삭제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았고, 유 전 개발사업본부장은 김 처장의 상급자의 위치에 있으면서 사업협약서 수정 등에 관여했을 것으로 의심받았다. 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던 만큼 당시에도 자살 이유를 의심하는 시선이 많았다. ‘자살당했다’는 표현은 그때 처음 나왔다. 두 자살 사건 모두 부검을 실시했다. 결과는 사망한 형태에 ‘부합하는 결과’였다. 하지만 이런 부검 결과가 ‘자살당했다’는 의혹까지 풀어줬을까. 유족들도 두 사람의 사망 형태가 타살 아닌 자살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단지 왜 자살에 이르렀느냐는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살당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부검으로 다 풀릴 수는 없는 부분이다. 사망 전 동선, 통화한 내용, 만남의 상대 등을 탐문해야 할 수사였다. 과연 충분했을까. 이런 상황에서 유동규가 다시 그 표현을 꺼냈다. ‘나는 자살당하지 않을 것이라 신변 보호 필요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대장동 주범이자 1년 만에 감옥에서 나온 사람의 표현이다. 소름 돋게 들리고 께름칙해지는 게 우리만의 해석인가. 앞서의 자살을 다시 살필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