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뒷북대책’ 그만… 경기도, 선제적 대응 체계 필요 [집중취재]

경기도가 지난달 극한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난 복구에 나섰지만, 사전 예방과 예방 시설 점검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에 따라 앞으로 도가 예방 중심의 재난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고 시·군과의 협력을 강화해, 사방댐 등 예방 시설의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는 지난달 폭우피해 직후 피해 보상과 복구룰 진행했지만 사방댐에 대한 점검은 이뤄지지 않았다. 사방댐은 각 시·군이 매년 상반기 집중호우에 대비해 전문가와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도는 이를 보고받고 있다. 하지만 점검이 끝난 후 추가 점검은 시·군의 재량에 맡겨져 있고 문제를 발견하더라도 예산 확보와 행정 절차가 길어 실제 개선 작업은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걸리고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가평군은 올해 5월에 집중호우를 대비한 점검을 실시했다. 이 점검은 사방사업법에 따라 정밀 점검과 외관 점검으로 나눠 진행됐다. 하지만 점검 과정에서 보수와 보강이 필요한 부분이 확인되더라도 예산상의 문제로 당장 이를 수리하거나 보강하기는 어렵다. 예산이 당해 추경에 반영되거나 다음 해로 미뤄지기 때문에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고도 큰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도는 예방 시설에 대한 점검 및 관리를 일선 시·군에 떠넘기며 복구에만 나서고 있다. 도는 지난달 폭우피해 직후 피해를 입은 도민에게 일상회복지원금을 지급했으며 야영장·하천공사장·지하공간·저수지 등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에 대한 사전 점검만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도의 재난 대응 체계가 지금과 같이 복구 위주로 대응하는 방식이 아닌 재난을 예방하고 사후 처리를 최소화하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사방댐은 설치 후 유지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주기적인 점검을 통해 토사 나무 등을 제거하지 못하면 사방댐으로써 역할을 하지 못한다”며 “경기도는 현재 1년에 한번 점검을 하고 있지만 극한호우가 일상화된 이상기후 상황에 걸맞게 호우 대책도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경기도는 피해가 발생한 후에야 비로소 복구에 나섰지만, 예방 시스템을 정비하고 점검을 강화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재난을 최대한 예방하는 것이 지자체의 역할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준설하는 방안을 마련해 도민들의 걱정을 덜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사태 막는 사방댐… 설치 급급, 관리는 ‘소홀’ [집중취재]

경기도가 매년 수백억원을 투입해 사방댐을 설치하고 있지만 부실한 관리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가평 지역의 사방댐에서는 토사와 자갈 등이 제대로 치워지지 않고 방치되고 있어, 산사태 발생시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오전 가평군 북면 일대 한 산자락. 지난달 내린 폭우로 인근 마을 일대가 떠밀려온 나무, 바위 등으로 쑥대밭이 됐지만, 이곳에 설치된 사방댐은 자갈과 토사로 뒤덮여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곳 주민 김성태(가명·68)씨는 “지난달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했고 이날도 집중호우가 예보돼 불안하다”며 “그럼에도 경기도와 가평군은 댐을 덮을 정도로 쌓인 토사를 치울 생각조차 안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북면 일대의 사방댐 역시 토사와 자갈이 뒤덮인 채 방치되고 있었다. 이날 오전 경기 북동부 지역에는 시간당 30~50㎜ 안팎의 강한 비가 쏟아졌고, 오후 5시 기준으로 포천, 가평, 의정부에는 각각 110.5㎜, 92㎜, 81㎜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또 산림청은 이날 오후 1시45분을 기해 가평과 포천 등에 산사태 주의보를 발령했다. 산사태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음에도 현장에선 사방댐 관리나 긴급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도내 설치된 사방댐은 총 1천50개에 이른다. 도는 지난 2021년 49개, 2022년 26개, 2023년 42개, 지난해 20개 등 매년 수십개의 신규 사방댐을 조성해왔다. 올해에도 189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60개를 추가 설치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개당 설치비는 2억~5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이렇게 설치된 사방댐들이 실제 자연재해 상황에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방댐은 집중호우나 태풍으로 산에서 쏟아져 내리는 토사와 바위를 막는 역할을 하지만, 일단 토사가 댐 내부를 채워버리면 추가 유입을 걸러낼 수 없다. 정기적인 준설과 점검 없이는 무의미한 구조물로 전락할 수 있다. 가평군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적극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사방댐 복구를 위해서는 행정안전부의 지원금을 받아야 하는데,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국비를 신청해 확보하기까지 최소 두세달은 걸린다”며 “당장 조치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경기도가 사방댐 ‘개수 늘리기’에만 치중하고, 정작 설치 이후 관리에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 소속 이오수 의원(국민의힘·수원9)은 “사방댐은 산사태나 산불을 막는 데 매우 중요한 시설이지만, 토사가 쌓이면 제 기능을 할 수 없다”며 “하지만 경기도는 사후 복구 지원이나 보상엔 적극적이면서도 예방 조치에는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사방댐 관리 주체는 시·군이며, 도가 강제할 권한이 없어 예산 지원과 권고 수준의 행정지도만 할 수 있다”면서도 “이번 집중호우 피해를 계기로 시·군과 함께 예방 강화를 위한 복구 방안을 협의하고,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미 관세 15% 타결… 한숨 돌린 ‘K-산업’ [집중취재]

한국과 미국이 ‘25% 상호관세’ 부과일(8월1일)을 목전에 두고 통상협상을 통해 관세를 ‘15%’로 확정하는 극적 타결을 이뤘다. 경기도 산업계에선 불확실성 해소에 안도감을, 농민계에선 주요 식량주권을 보호한 데 대한 안도감을 표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 양국은 2주 이내 정상회담까지 개최하기로 하면서 추가적인 ‘실용 외교’가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모인다. 31일 대통령실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상호관세를 이처럼 합의하는 동시에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도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추후 발표될 반도체·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에도 ‘최혜국 대우’를 받는다며, 국내 쌀과 소고기 시장에 대한 추가 개방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수출 등을 주력으로 하는 경기도 안에선 우선 안도할 수 있는 성적표다. 특히 올초부터 끊임없이 이어진 관세 변동으로 리스크를 감수해왔던 터라 ‘불안정성 종식’이라는 데 큰 의의를 두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경기남·북부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경기도 내 주요 수출품목은 ▲반도체(300억6천300만 달러) ▲자동차(116만7천300만 달러) ▲반도체 제조용 장비(34억7천500만 달러) 순이다. 그만큼 자동차나 제조 관련해선 경기도가 예민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우리나라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사실상 무관세 무역을 해왔다는 점에서 상호관세 15%가 적지 않은 부담이긴 하나, 그럼에도 25%에서 15%로 10%포인트를 낮춘 건 나쁘지 않은 성과라는 반응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조선 협력 패키지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와 관련한 대미 투자 내용을 조건으로 걸었는데 이 역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1억500억 달러 규모의 마스가 프로젝트는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립, 조선 인력 양성 등 내용을 담고 있는데 우리나라 입장에선 ‘조선업’을 살리는 길이면서, 미국에는 ‘제조업’을 부흥할 수 있는 상생의 길이라는 설명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6단체는 “수출 환경 불확실성 해소는 물론,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주요국과 같거나 더 좋은 조건에서 경쟁하는 여건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며 “우리의 강점인 제조 경쟁력과 미국의 혁신 역량 등을 결합,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수출시장이 크게 확대되는 선점 기회”라고 밝혔다. 또한 쌀·소고기 등 ‘주요 식량’을 보호해낸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미국은 줄곧 쌀 시장 추가 개방과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 확대를 요구했고, 경기도를 비롯한 국내 농가들은 쌀·소고기를 ‘반드시 지켜야 할 레드라인’이라며 보호를 강력 촉구해왔다. 우리 정부 역시 이에 대한 문제 의식을 인식, 식량 안보와 국내 농업의 민감성을 이유로 해당 품목에 대한 개방은 하지 않기로 최종 협상에서 결정했다. FTA로 전체 농업 분야의 99.7%가 이미 개방된 상황에서 유보 조항으로 남아 있던 소수 품목을 지켜낸 것이 의미 있는 성과라는 분석이다. 남은 건 ‘정상회담’ 이후 결과물이다. 이번 타결에 따라 한미 정상회담도 급물살을 타게 되면서 양국은 2주 이내로 미국 백악관에서 회담을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 정상회담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에게 ‘다음 주라도 날짜를 잡으라’고 했다고 한다”며 “곧 한미 외교라인을 통해 구체적 날짜와 방식 등을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혜택 강화했지만 ‘이용 저조’... 지역화폐 홍보강화·보완 필요 [집중취재]

경기지역화폐를 통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 및 이용률 확대를 위해선 차별화된 혜택과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31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는 경기지역화폐 활성화를 위해 소비쿠폰 사용기간인 지난 21일부터 11월30일까지 한시적으로 경기지역화폐 사용처를 신용·체크카드 및 선불카드 사용처와 동일하게 확대했다. 아울러 공공배달앱을 통해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공공배달앱은 민간배달앱 업체의 수수료 폭리를 방지함으로써 소상공인의 이익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역화폐 이용률 제고는 지역 상권과 골목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중요한 과제다. 앞서 지난 21일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수원 소비쿠폰 사용 현장을 점검하며 “지역사랑상품권을 쓰게 되면 보다 집중적으로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활용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혜택이 추가됐음에도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상인들은 지역화폐의 사용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사용처 확대는 결국 신용·체크카드와 동일하며, 공공배달앱은 편리함, 가맹점 수, 배달 인프라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지역사랑상품권 전문기업인 코나아이는 지역화폐를 통한 소비쿠폰 사용 활성화를 위해 26일부터 NH농협카드의 NH포인트를 각 지역화폐로 전환하는 고객에게 추첨 형식으로 1만포인트를 제공하고 있으며, 다음 달 4일부터는 치킨, 커피 등 일부 업체에서 경기지역화폐 현장 결제 시 7~10%를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다. 도는 남은 기간 경기지역화폐 이용을 독려하기 위해 홍보를 강화하고 별도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도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제공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가 지역화폐를 사용할 실질적인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지역화폐를 통한 소비쿠폰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선 단순한 행정 목표가 아닌 도민의 입장에서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하지만 현 상황은 그렇다 할 혜택이 없어 여전히 신용카드 중심의 소비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할인 혜택이나 추가 적립금 등이 병행되지 않는 이상 도민이 굳이 지역화폐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며 “홍보 강화, 차별화된 혜택 중 하나라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소비쿠폰 1천만명 넘겼지만…지역화폐 '저조' [집중취재]

경기도에서 1천만명이 넘는 도민이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신청한 가운데, 경기지역화폐보다 신용·체크카드 신청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화폐는 신용카드보다 결제 수수료가 낮아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 수 있는 만큼, 도 차원의 혜택 마련과 홍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내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자(29일 기준)는 총 1천186만6천116명으로 전체 도민의 87.4%가 신청을 마쳤다. 이 중 861만9천631명이 신용·체크카드로 신청했으며, 경기지역화폐는 257만6천738명, 선불카드는 66만7천458명 신청에 그쳤다. 이러한 결과는 현장에서 두드러졌다. 이날 수원 못골종합시장에서 반찬을 구입하던 오상철씨(74)는 “평소 사용하던 신용카드가 편하다”며 “지역화폐를 사용해도 특별한 혜택이 있는 게 아닌데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신청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떡갈비를 판매하는 진현철(가명·49)씨는 “소비쿠폰을 사용하는 고객 대부분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이용하고 있고 지역화폐를 쓰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며 “지역화폐는 수수료가 낮아서 많이 사용해 줬으면 했는데 아쉽다”고 했다. 실제 지역화폐를 이용할 경우 신용카드보다 결제 수수료가 낮아 소상공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이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방향성과도 맞는다. 신용카드는 매출 구간별로 0.4~1.45%의 수수료를 받는다. 반면 지역화폐는 0.15~1.15%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지역화폐 신청률이 낮은 이유는 지역화폐를 이용하지 않는 도민의 경우 따로 앱을 설치해 카드를 발급받고 소비쿠폰을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이다. 지역화폐를 사용하고 있더라도 해당 카드는 통상 주거래 카드가 아닌 보조적인 수단에 불과한 경우가 많고 신용카드와 비교했을 때 지역화폐만의 혜택이 없다는 점도 신청률이 낮은 원인이 된다. 특히 신용카드는 SNS 등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반면, 지역화폐는 별다른 홍보가 없어 도민들이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결국 현장에서는 지역화폐가 아닌 신용카드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어, 당초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한 정책 취지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소비쿠폰이 시작되면서 지역화폐의 사용처 확대, 공공배달앱 혜택 등을 만들었다”며 “지역 소상공인을 위해 지역화폐 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추가 대책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보호기관 설립 ‘깜깜’… 두 번 우는 ‘인신매매 피해자’ [집중취재]

인신매매 피해자 식별과 보호의 핵심 거점인 ‘경기도인신매매등피해자권익보호기관’ 설립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 시행 2년이 넘도록 설치 계획조차 마련되지 않으면서 피해자 지원 체계의 공백이 이어지고, 제도적 기반 부재로 인신매매방지법의 실효성도 반쪽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인신매매방지법 제15조는 경기도를 포함한 특별시·광역시·도 및 특별자치시·도에 ‘지역인신매매등피해자권익보호기관’을 두도록 하고 있다. 해당 기관은 인신매매 피해자를 조기 식별해 분리·보호하고, 의료·법률·심리 지원까지 연계하며 피해자 회복과 재착취 방지를 맡는 핵심 거점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도는 설립을 미루고 있다. 법 조항에는 ‘지자체가 두도록 한다’고 돼 있지만, 시행령에 ‘둘 수 있다’는 표현이 포함돼 강제력이 떨어지고, 기관을 세우려면 전담 조직과 인력, 상담 공간, 쉼터 연계 시스템까지 갖춰야 하는 행정·재정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더욱이 수사권도 없어 피해자를 직접 발굴하거나 조사하기 어렵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또한, 피해자권익보호기관 설립 이후 원활한 운영을 위해선 도가 상담·접수·사례판정 같은 핵심 기능을 맡아야 하는데, 권한이 없는 탓에 정부와 행정안전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과 권한 시스템 정비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이 같은 이유로 구체적인 설립 청사진은 여전히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운영하는 중앙인신매매등피해자권익보호기관이 피해자 식별, 확인서 발급, 쉼터·법률·의료 지원까지 전담하는 ‘임시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를 포함한 다수 지자체가 권익보호기관을 설치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전국 수요를 중앙기관이 떠맡고 있는 셈이다. 현재는 경기지역 인신매매 피해자가 중앙피해자권익보호기관에 ‘인신매매 피해자 확인서’를 신청하면 도가 현장 조사를 나가 피해자 진술을 듣고, 이를 토대로 ‘검토 의견서’를 작성해 중앙기관에 회신하는 역할에 머물고 있다. 이와 관련, 허오영숙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인신매매 피해자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전담기관인 권익보호기관이 없으면 피해자 식별부터 어렵다”며 “인신매매방지법이 제기능을 하려면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관계자는 “법 취지와 피해자 보호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며 “향후 제도 개선 논의에 참여하고 중앙기관과 협력해 피해자 지원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인신매매 수백건인데… 경기도, 피해자 확인 고작 '10건' [집중취재]

인신매매는 단순한 범죄를 넘어 성착취와 강제노동, 빚을 담보로 한 협박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지만, 피해자조차 스스로 피해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구조와 지원은 더디기만하다. 경기일보는 ‘세계 인신매매 반대의 날’(World Day Against Trafficking in Persons)을 맞아 경기도내 인신매매 피해자 식별 및 지원 체계의 문제점을 짚고, 개선을 위한 해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30일 유엔이 지정한 ‘세계 인신매매 반대의 날’이 11회째를 맞는 가운데 경기도는 인신매매 관련 범죄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으로 꼽히지만, 실제 확인된 피해자는 10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인신매매 관련 범죄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19~2023년) 전국 인신매매 관련 범죄 발생 건수는 총 1천183건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경기도에서만 413건(35.0%)이 발생해 전국 최다를 차지했다. 지난 2023년 1월 시행된 인신매매방지법은 인신매매를 성매매·성착취·노동력 착취를 위한 폭행·협박·강요 등 모든 행위로 규정한다. 인신매매 피해자로 식별·확인되면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사례판정위원회’를 열어 ‘인신매매 피해자 확인서’를 발급하고, 이를 토대로 쉼터 입소, 법률·심리·의료 지원, 체류 자격 조정까지 연계된다. 확인서를 받으려면 피해자로 식별돼야만 한다. 이에 여성가족부는 법 시행에 맞춰 경찰·검찰·출입국관리공무원 등이 활용할 수 있는 ‘인신매매 피해자 식별 및 보호 지표’를 만들어 배포했지만,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쓰이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더욱이 인신매매 피해자로 식별·확인되기도 쉽지 않다. 성착취·강제노동 피해자 상당수가 채무와 여권 압류, 협박에 시달리며 스스로 피해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해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신고하면 강제추방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까지 겹쳐 침묵하는 일이 잦아 피해자임에도 식별되지 못한 채 사각지대에 놓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경기지역 한 외국인 클럽에서 일한 필리핀 여성 A씨(20대)는 속옷 차림으로 손님 앞에서 춤을 추고 성매매까지 강요받았다. 업주에 “클럽을 옮겨 달라”고 요청했지만 돌아온 답은 “나가면 불법체류자가 된다”는 겁박이었다. 결국 A씨는 추방이 두려워 신고하지 못하고 도망을 선택했다. 상황이 이렇자 인신매매방지법 시행 이후 2년7개월 동안 경기지역에서 발급된 ‘인신매매 피해자 확인서’는 단 10건에 그쳤다. 확인서를 받아야만 법에 규정된 취학·취업 지원은 물론 법률 상담과 소송대리, 의료비·생계·귀국 지원까지 받을 수 있는데, 피해자 식별 과정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상당수 인신매매 피해자들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여가부 관계자는 “피해자를 조기에 식별하고 확인서를 발급하는 과정이 제대로 이뤄져야 보호와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지역피해자권익보호기관을 설립해 피해자 보호 및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보호기관 설립 ‘깜깜’… 두 번 우는 ‘인신매매 피해자’ [집중취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729580355

신재생에너지 쏠림… 경기도, 지역별 에너지원 편차 뚜렷 [집중취재]

경기도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일부 지역과 특정 에너지원에 집중되면서 지역 간 에너지 구조의 편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풍력, 바이오, 지열, 수소 등 다양한 신재생 자원의 장기적 투자와 분산형 발전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많게는 약 100만MWh 정도의 차이를 보이는 등 지역별로 뚜렷한 편차를 보였다. 경기도 일선 시·군별로 화성시가 114만5천146MWh(20.2%)로 가장 많은 발전량을 기록했고, 이어 ▲안산(53만2천946MWh) ▲평택(48만3천720MWh) ▲남양주(42만9천930MWh) ▲가평(34만4천546MWh) ▲포천(32만5천936MWh) ▲이천(28만4천232MWh)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7개 지역의 발전량은 도 전체의 62.5%를 차지한다. 반면 의왕(2만375MWh), 동두천(1만8천385MWh), 하남(1만5천739MWh), 구리(8천123MWh), 군포(7천522MWh) 등은 발전량이 상대적으로 낮아 지역 간 에너지 생산 격차가 심각한 수준이다. 발전원별 비중 또한 특정 에너지원 중심의 편중이 뚜렷하다. 경기도 전체 발전량 중 태양광(234만6천126MWh)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연료전지(162만6천284MWh)와 수력(74만3천505MWh), 해양(43만4천457MWh) 등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풍력 발전은 3천409MWh에 불과, 전국 풍력 발전량(339만2천165MWh)의 0.1% 수준에 그쳤다. 바이오 발전도 43만4천457MWh로 전국(1천191만8천38MWh) 대비 3.6%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강철구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서해상뿐만 아니라 경기북부 산악지역에도 국방부와 산림청과 협의해 풍력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전국 대비 발전 비중이 낮은 에너지원별 확충 전략이 필요하다”며 “정부 기조에 발맞춰 경기도 역시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신재생에너지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도 관계자는 “이전 정부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법·제도적 제약 등 한계가 있었다”며 “태양광 외에도 다양한 에너지원의 확대를 위해 시·군과의 협의와 제도 개선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갈수록 폭염 심해지는데... 경기도, 갈 길 먼 ‘에너지 자립’ [집중취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720580293

갈수록 폭염 심해지는데... 경기도, 갈 길 먼 ‘에너지 자립’ [집중취재]

전국에서 전력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경기도가 정작 전력 자립도는 낮고, 신재생에너지 발전량도 전국 6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를 거급할수록 극심해지는 폭염으로 국내 전력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실질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간한 ‘2024 지역에너지통계연보’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경기도의 전력 소비량은 14만312GWh로 전국 총 소비량(54만5천966GWh)의 25%를 차지하며 17개 시·도 중 가장 많은 전력을 소비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도내 발전량은 8만7천647GWh에 불과해 전력자립도는 62.5%에 그쳤다. 이는 17개 시·도 가운데 12위로, 전국 하위권 수준이다. 즉 전력 소비는 전국 최고지만 자체 발전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외부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다. 전력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지속 가능한 해법으로는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꼽힌다. 그러나 경기도의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는 더딘 편이다. 최근 8년(2014~2021년)간 경기도 재생에너지 생산량은 연평균 0.4% 증가해 그쳤으며, 이는 전국 평균 증가율(1.4%)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실제 도의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전국 6위에 그쳤다. 2023년 기준 전국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총 6천39만9천866MWh이며, 이 가운데 경기도는 567만2천313MWh(9.4%)를 차지했다. 전북도(1천20만5천81MWh), 충남도(860만653MWh), 전남도(824만7천703MWh), 강원도(651만882MWh), 경북도(580만4천541MWh)에 이어 여섯 번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는 지난 2023년 ‘경기 RE100 비전 선포식’을 통해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 추세를 감안하면 정책의 실효성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경기도는 국내 최대 전력 소비지인 만큼 재생에너지 확대가 매우 시급한 상황”이라며 “태양광 설비 확대와 함께 공동주택, 기업 등 각 주체가 재생에너지 전환에 참여하도록 제도적·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관련기사 : 신재생에너지 쏠림… 경기도, 지역별 에너지원 편차 뚜렷 [집중취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720580295

‘오산 옹벽’ 인재 가능성 무게... 안전진단받고 한 달만에 ‘와르르’ [집중취재]

오산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옹벽 붕괴로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해당 옹벽은 최근 오산시 정밀안전점검에서 ‘안전하다’는 결과를 얻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붕괴 지점 반대편 옹벽 외벽마저 팽창, 이번 사고가 부실한 옹벽 조성과 점검에 따른 ‘인재’ 아니냐는 의구심에 힘이 실리고 있다. 17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시와 경찰은 붕괴 사고 현장과 반대편 통행을 모두 통제하고 있다. 흙무더기와 사망자 차량 등을 수습하지 못한 데다, 반대편 옹벽 외벽마저 팽창하며 추가 붕괴 가능성이 제기된 탓이다. 최선호 시 시민안전국장은 “호우가 계속돼 붕괴된 지점, 반대편 모두 추가 붕괴 우려가 있어 양방향 통제를 진행 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도 사고 현장에 강희업 2차관을 파견, 국토안전관리원 사고조사위원회 구성 및 원인 규명을 예고했다. 지난 16일 오후 7시4분께 옹벽 붕괴가 발생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는 세교2지구 광역교통개선 사업의 하나로 2023년 개통됐다. 조성 2년여 만에 옹벽 붕괴가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해당 옹벽은 시가 지난 6월 진행한 정밀안전점검에서 안정권인 ‘B등급’을 받았다. 이전에 진행된 다섯 차례 점검에서도 ‘양호’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더욱이 붕괴 전날인 지난 15일 오전 ‘2차로 오른쪽 지반이 침하, 빗물 침투 시 붕괴가 우려된다’는 시민 신고가 있었고 같은 날 오후 4시께에는 옹벽 위쪽 도로에 직경 40cm의 포트홀까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는 집중호우 전날 사고를 막을 기회를 얻었음에도 지반 복구 시점을 오는 18일로 설정, 오히려 포트홀 복구를 위해 옹벽 쪽으로 차량 통행을 유도하기도 했다. 옹벽 조성과 점검, 관리 전반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현재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13명 규모 수사전담팀을 편성, 수사에 돌입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옹벽 배수 시설에 결함이 있어 붕괴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호우가 지속될 경우 팽창한 외벽 부분 역시 추가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옹벽은 배수가 가장 중요한데, 붕괴한 지점 배수 시설에 문제가 있어 붕괴 요인을 제공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비가 계속해서 많이 내릴 경우 붕괴된 곳은 물론이고 부풀어 오른 반대편 외벽 역시 추가 붕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오는 19일까지 중부지방에 걸쳐 시간당 30~50㎜의 강한 비가 내릴 예정이며 호우특보가 내려진 경기 남부권에서는 최대 150㎜ 이상의 집중 호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 붕괴 사고 난 오산 고가도로 옹벽 7년 전에도 유사 사고 발생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717580411 “성실 동생이었는데”… 오산 옹벽 붕괴 사고 피해자 빈소 마련 [현장, 그곳&]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717580384

“지자체가 기후위성 운용하는 시대”…나라스페이스, 경기도와 손잡다 [집중취재]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이하 나라스페이스)는 경기도 기후위성의 개발부터 발사, 운용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고 있다. 15일 경기일보가 만난 박재필 나라스페이스 대표는 “경기기후위성 프로젝트는 국내 지자체가 도시 환경 관리와 기후 대응을 위해 위성을 직접 활용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나라스페이스는 위성 본체 설계 및 제장, 발사 서비스 연계, 궤도 운영 지원 등 위성 전주기 서비스를 제공해 경기도의 맞춤형 환경 데이터 확보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라스페이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초소형 위성의 전 주기 기술을 보유한 민간 기업이다. 2015년 설립된 이래 위성 설계·제작은 물론 발사, 궤도 운용, 위성 데이터 분석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End-to-End 위성 전문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석·박사 비율 43% 이상, 약 70명의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팀이 NASA,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국내외 기관, 기업, 지자체 등과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 상업용 초소형 위성 ‘Observer-1A’의 발사 성공과 NASA 아르테미스 2호 미션에 탑재되는 한국의 큐브위성 ‘K-RadCube’ 개발에 참여해 국제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번 경기기후위성 사업에서도 이 같은 기술력과 다양한 실전 경험이 높이 평가돼 개발·운용 파트너로 선정됐다. 나라스페이스는 경기도로부터 45억원을 지원받아 총 3기의 기후위성 제작 및 운용을 총괄한다. 오는 11월 발사 예정인 경기기후위성 1기(GYEONGGISat-1)는 고해상도 광학 관측을 통해 도심 및 생태계 변화를 포착한다. 특히 2026년 발사 예정인 경기기후위성 2기와 3기(GYEONGGISat-2A, 2B)는 국내 최초로 메탄을 정밀 관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춘 초소형 위성이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80배 이상 강력한 온실가스로, 국제 사회에서도 감시와 저감이 시급한 기후 오염 물질로 분류된다. 나라스페이스는 위성을 활용해 산불·홍수 등 재난·재해 대응부터 온실가스 배출 감시, 도시 대기환경 분석, 탄소 저감 전략 수립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과학적 근거 기반의 실효성 있는 정책 수립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경기도는 내년 발사 예정인 기후위성 2기를 통해 국내 지자체 최초로 메탄 정밀 관측 전용 위성을 확보하게 된다”며 “정확하고 실질적인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기후·환경 정책 설계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가 대한민국 기후 정책의 선도 모델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나라스페이스는 이를 기술적으로 완성하는 파트너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관련기사 : 우주 가는 경기기후위성, ‘기후 위기’ 해법 찾는다 [집중취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715580445

우주 가는 경기기후위성, ‘기후 위기’ 해법 찾는다 [집중취재]

“무게는 겨우 25㎏…이 안에 기후 위기 해법이 들어 있습니다.” 경기도가 국내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기후 데이터를 수집·활용할 수 있는 전용 위성을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기후위성 1기’가 연말 발사를 앞두고 제작 최종 단계에 돌입했다. 경기일보는 15일 오전 10시 서울시 영등포구에 있는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이하 나라스페이스, 대표 박재필)를 찾았다. 경기기후위성을 제작하는 국내 위성 전문 스타트업이다. 나라스페이스 14층 연구실로 들어서자, 투명 유리창 너머로 ‘방진실(클린룸)’이 보였다. 이곳은 민감한 전자 부품이 외부 오염에 노출되지 않도록 먼지뿐 아니라 온도와 습도까지 철저히 제어되는 공간이다. 위성의 설계, 부품 조립, 환경시험, 궤도 시뮬레이션, 영상 분석까지 모든 과정이 이곳에서 진행된다. 클린룸 안에는 방진복을 입은 연구원들이 ‘경기기후위성 1호기(GYEONGGISat-1)’의 제작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었다. 책상 위에 놓인 기후위성은 전자레인지 크기의 직사각형 큐브 형태로, 한 사람이 들 수 있을 만큼 작았다. 한쪽에는 정전기 패드로 보호된 카메라 렌즈가, 다른 면들에는 총 100여개의 태양전지판이 부착돼 있었다. 카메라는 도시 열섬, 산불, 생태계 훼손 등을 영상으로 촬영하며, 태양전지판은 우주에서 위성의 전원 공급을 담당한다. 나라스페이스 15층에 있는 관제실에서는 위성의 궤도 경로와 상태 정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연구원들은 이를 통해 온실가스 관측뿐 아니라 산불과 홍수 등 재난 대응, 도심 및 생태계 변화 등을 기록할 예정이다. 나라스페이스 관계자는 “경기기후위성 1호기의 무게는 약 25㎏으로 초소형 위성이지만, 고해상도 광학 카메라와 위성 운영 시스템이 모두 내장돼 있다”며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은 지구 환경 모니터링과 기후변화 자료수집에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경기기후위성은 민선 8기 경기도의 3대 기후 프로젝트 중 하나로, 기후 위기 대응 역량 강화와 우주 신산업 육성을 목표로 추진된 도의 전략 사업이다. 총 3기의 초소형 위성으로 구성되며, 1호기는 오는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이어 2026년에는 온실가스 전용 관측 위성인 2기(GYEONGGISat-2A)와 3기(GYEONGGISat-2B)도 차례로 발사될 계획이다. 이들 위성은 약 3년간 저궤도에서 운용되며, 경기도 전역의 기후·환경 데이터를 정밀하게 수집한다. 특히 광학 센서를 활용한 도심·생태계 변화 탐지 기능과 온실가스 농도를 정밀 측정할 수 있는 관측 기능이 포함돼 있어 도는 기후위성이 보내온 자료를 기반으로 한 기후 정책 설계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도 관계자는 “기후위성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학적인 기후 정책을 수립하고, 도민이 공감할 수 있는 기후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지자체가 기후위성 운용하는 시대”…나라스페이스, 경기도와 손잡다 [집중취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715580465

도시 곳곳 ‘도사린 위험’... 지뢰밭 위를 걷는 인천시민들 [집중취재]

인천시가 시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중대시민재해 위험요인을 해마다 1천건 이상씩 확인하고도, 사후 관리 부실로 개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의 중대시민재해 대상 시설물 313곳 중 유해·위험요인 발생 건수는 지난 2022년 653건, 2023년 1천10건, 2024년 1천109건 등에 이른다. 가장 많은 지적이 나온 분야는 건물 분야다. 지난해 687건(61.9%)의 위험요인이 건물에서 나왔고, 대부분 도서관, 청사, 체육시설 등 시민이 자주 이용하는 공공시설이다. 이 밖에도 상·하수도 200건(18%), 도로 182건(16.4%), 원료 35건(3.1%), 하천 5건(0.4%) 등이다. 구체적으로 건물 외벽 균열, 천장 누수, 보도블럭 파손, 출입구 단차, 난간 파손 등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기초적 결함들이 해마다 같은 항목에서 반복 지적되고 있다. 시는 올해 중대시민재해 대응을 위해 약 1천8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나, 이 중 670억원(37%)만 집행이 이뤄졌다. 시와 각 군·구는 정기점검을 통해 위험요인을 학인하고 있으나, 정밀진단이 아닌 일반 점검 수준에 그치고 있어 위험도를 구체적으로 수치화하거나 우선순위를 판단하기 어렵다. 또 지적 사항이 발생해도 시설 관리 주체가 별도로 개별 예산을 반영해야 해 실질적인 개선까지는 수개월 이상 걸리거나 아예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지역 안팎에선 현재와 같은 점검 구조로는 시민들이 중대시민재해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임춘원 인천시의회 의회운영위원장(국민의힘·남동1)은 “현장 안전 점검을 단순 절차에 그치지 않도록 시설물마다 위험 등급 등을 나눠 우선순위별로 예산을 확보해 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시는 점검 결과가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예산 집행과 제도 보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유해·위험 요인이 경미한 경우가 많아 대부분 군·구나 각 부서에서 자체적으로 보완하거나 정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정밀진단이 필요한 항목은 추가적인 예산 확보나 인력 문제 등으로 당장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중대시민재해 관련 시설물에 대해 지속적인 점검과 보완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관련기사 : 인천시민 안전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공공시설' [집중취재] https://kyeonggi.com/article/20250714580342

3년간 균열·파손 2천772건… 공공시설물 되레 안전 위협 [집중취재]

인천의 맨홀을 비롯한 상·하수도의 지하시설물과 건물·교량 등 일상 생활과 밀접한 공공시설물이 되레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들 공공시설물의 균열, 파손, 누수 등 작은 문제만 지난 3년간 2천700여건이 드러나는 등 일상 속 잠재적 사고지대로 무방비하게 노출해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인천시가 지난 2022~2024년 건물, 교량, 터널, 하천, 상·하수도 등 313곳의 중대시민재해 대상 시설물을 점검한 결과, 2천772건의 유해·위험요인을 확인했다. 시설 1곳당 평균 8~9개의 위험 요인이 있는 것으로, 거리 곳곳에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중대시민재해는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설계나 제조, 관리상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재해로, 사망자 1명 이상이나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특히 시는 맨홀 밑 상·하수도 등 지하시설물에서 총 485건(17.4%)의 위험요인을 확인했다. 맨홀 뚜껑 파손을 비롯해 맨홀에 추락 방지 장치가 없어 자칫 홍수 등으로 맨홀 뚜껑이 밀려나면 추락 사고 등의 우려가 크다. 또 상·하수도의 지하 밸브 누수, 물탱크 손상 등도 자칫 중대시민재해 위험 요소로 꼽힌다. 이들 지하시설물은 지상보다 접근이 어려운데다, 유지보수 등도 쉽지 않아 ‘보이지 않는 위험’이다. 이런데도 지하시설물은 일상 점검 체계 등이 갖춰져 있지 않다. 민원 신고나 현장 순찰 과정에서만 파손을 인지할 뿐, 사전 모니터링 시스템도 없다. 상·하수도·통신·전력 등 용도에 따라 관리 주체가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 상수도 관로의 맨홀은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와 각 지역 수도사업소가 관리하지만, 보수 요청은 도로과·종합건설본부·구청 등 타 부서가 하는 구조다. 이날 부평구의 병원과 아파트 단지를 잇는 한 보도육교는 매일 수백명이 지나지만 계단 곳곳이 녹슬고, 일부 계단은 가장자리가 깨져 시민들의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 앞 빗물받이는 내부가 막혀 아예 잡초가 자라는 등 국지성 호우가 내리면 역류 등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 또 한 자활센터 건물은 벽에 금이 쩍쩍 가있고, 주변에 놓여있는 소화기는 매월 점검도 하지 않은 채 방치해 있는 등 크고 작은 유해 요인이 많다. 정종수 숭실대학교 재난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지하시설물은 자칫 작은 사고가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곳인 만큼, 철저한 관리·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각종 공공시설물에 균열, 파손, 누수 등 작은 문제가 자칫 큰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며 “시민들의 일상 속 잠재적 사고지대인 만큼, 중대시민재해 대상 시설물 관리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에 아직 맨홀 등 개별 지하시설물은 직접적 적용 대상이 아니지만, 위험 요소가 큰 만큼 사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시설물 점검 결과를 토대로 적극적인 시설 개선 작업 등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 관련기사 : 지하시설 위험 年200건 발견…인천시 개선 미비, 예산집행 고작 37% [집중취재] https://kyeonggi.com/article/20250714580294

‘회의록 공개’ 조례 유명무실…경기도 위원회 투명성 도마 위 [집중취재]

경기도내 각종 위원회가 회의를 열고도 내용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위원회 회의록 공개 이행률을 높일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이채영 경기도의원(국민의힘·비례)이 경기도 홈페이지 내 위원회 회의록 공개 게시판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도내 247개 위원회 중 회의록 공개 의무가 있는 위원회는 141개다. 아 가운데 회의록을 성실히 공개한 위원회는 단 46곳(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95곳(67%)은 회의록을 비정기적으로 게시하거나, 아예 공개 실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단 한 건의 회의록도 공개하지 않은 위원회도 32곳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7년부터 시행된 ‘경기도 위원회 회의 및 회의록 공개 조례’는 회의 종료 후 30일 이내에 회의록을 비롯한 위원회 자료를 경기도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원회가 특정 안건을 처리한 뒤 해산됐거나, 비밀 유지가 필요한 사안으로 인해 비공개를 결정한 경우에도 그 사유를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하지만 이 조례는 권고 수준에 머물고 있어 실질적인 강제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도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회의록 공개 여부를 확인한 뒤 참석 위원에 대한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의가 열리면 위원에게 수당이 지급되지만, 회의록 공개 여부와 관계없이 예산이 집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회의록 공개 미흡과 예산 집행의 불투명성 문제가 겹치면서 실효성 있는 정보공개와 정기적인 평가 체계를 포함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도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서면 회의를 포함해 모든 회의는 회의록을 작성해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것이 맞지만, 총괄적인 관리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각 위원회 소관부서에 분기별로 공문을 보내고 공개 실적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회의 年 1번꼴… ‘무늬만 위원회’ 수두룩한 경기도 [집중취재]

경기도내 각종 위원회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연간 평균 회의 개최 횟수는 1.7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위원회는 2019년 227개에서 지난 6월 기준 258개로 30개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상당수 위원회가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만 회의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한 관행적인 조례 문구를 그대로 따르고 있어, 실질적인 논의와 정책 반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회의록 공개 의무가 있는 141개 위원회의 최근 3년간 회의 개최 실적을 살펴본 결과 2022년 479건, 2023년 509건, 지난해에는 438건으로 감소 추세를 보인다. 지난해 기준 이들 위원회의 연간 평균 회의 개최 횟수는 고작 1.7회에 불과한 셈이다. 중앙정부는 운영 실적이 저조하거나 유사 기능을 가진 위원회를 통합하거나 폐지하는 방향으로 정비하고 있다. 경기도 역시 위원회 정비에 나서고 있지만 신설 위원회 수에 비해 정비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도내 신설된 위원회는 15곳이었지만, 폐지되거나 통폐합된 위원회는 7곳에 그쳤다. 이에 따라 회의 개최 실적과 운영 성과를 자세히 검토, 폐지가 필요한 위원회를 정비하고 실효성 있는 운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위원회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형식적인 유지보다는 실질적인 기여도를 기준으로 재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채영 경기도의원(국민의힘·비례)은 “위원회의 기본 기능은 정책에 대한 자문, 심의, 의사결정 지원인데 1년에 평균 1~2회만 회의를 한다면 실질적인 논의나 의견 수렴이 매우 제한되는 것”이라며 “위원회는 실효성 있는 운영 점검과 책임 있는 정보 공개를 통해 조례를 철저히 이행하고, 운영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위원회를 소관 부서별로 관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반적인 운영 실태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 관계자는 “위원회 성격에 따라 소관 부서에서 개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회의 개최 등 전반적인 운영 현황은 파악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관행적으로 운영되는 위원회가 없도록 전반적인 운영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시간의 무게’ 인천 건축자산 힘겨운 지탱… “지원군 필요” [집중취재]

사라지는 인천 건축자산 보존 대책은? 인천만의 역사와 특성을 지닌 건축자산들이 사라져가는 가운데 이를 보존·활용하기 위해서는 인천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조직과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시에 따르면 인천연구원은 최근 시에 ‘제2차 인천시 건축자산 진흥 시행계획’을 제출했다. 이는 앞서 추진한 1차 시행계획(2019~2024년)이 끝나면서 앞으로의 5년간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자료다. 정부가 지난 2015년부터 시행한 ‘한옥 등 건축자산 진흥에 관한 법률’ 5조에 근거해 5년마다 수립·시행하는 법정 계획이기도 하다. 인천연구원은 1차 계획이 일반 시민에 대한 홍보 및 공감대 확산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 또 건축자산센터, 인천 건축자산문화관, 인천형 한옥시범마을 조성 등 지역의 건축자산을 보존·활용하기 위한 사업 추진의 구심점도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인천연구원은 지역에 있는 다수의 건축자산의 적시적 대응과 적극적 정책 추진을 위해 담당 조직을 신설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인천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인천시는 건축과 건축행정팀의 직원 1명이 건축자산 업무와 다른 업무까지 함께 맡고 있다”며 “2차 계획에 따른 사업 추진을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연구원은 나아가 건축문화팀을 신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를 통해 현재 건축정책팀에서 담당하는 건축자산 정책 개발 사무와 건축자산 보전 및 관리 업무, 건축자산 정책을 수반하는 다양한 업무를 지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1차 계획에서 드러난 한계와 앞으로 5년간 발생할 건축자산의 훼손, 멸실 등을 고려했을 때 무엇보다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옥 등 건축자산법’ 36조는 지방자자치단체가 건축자산 진흥사업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특별회계 설치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인천시 한옥 등 건축자산 조례’에는 건축자산 특별회계 설치 항목이 없어 먼저 시 조례에 특별회계 설치 조항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이 밖에도 건축자산의 보전·활용과 관련한 사업들이 여러 부서에 분산해 있어 부서별 역할을 명확히 하고 연계·협력을 강화하는 협업체계도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다. 정두용 인하대학교 초빙교수는 “1차 계획 수립 이후 예산 편성이나 조직 구성 등에서 미진한 점이 다수 있었다”며 “시가 연차별 계획을 세워 지속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은 1883년 외세에 의해 개항한 이후 근대화 과정을 거치며 건축물이 가진 독특한 의미가 있다며 “조직과 예산을 확보해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1차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을 추진했지만, 원활하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다”며 “특히 비용 등을 수반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담당자가 1명인데, 이마저도 다른 업무를 함께 맡고 있어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며 “2차 계획은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5년간 28개 소멸… 무관심 속 사라진 ‘인천 건축 자산’ [집중취재]

사라지는 인천 건축자산 보존 대책은? 9일 오후 2시께 인천 중구 용동 163. 한 돌계단 위아래가 붉은색 바닥재로 뒤덮여 있다. 돌계단에는 ‘龍洞券番, 昭和四年 六月 修築(용동권번, 소화4년 6월 수축)’이 새겨져 있어 과거 역사적 흔적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윗쪽 ‘龍洞券番’이 새겨진 계단은 아예 높이를 맞추려 설치한 철제 구조물 때문에 아예 흔적을 찾기도 쉽지 않다. 이곳 용동권번 인근은 개항 이후 일본인이 급증함에 따라 만들어진 유흥업소 거리로 인천만이 지닌 아픈 역사의 흔적인 건축 자산이다. 이날 오후 4시께 미추홀구 숭의동 109 도원역 인근. 과거 이곳은 도원역 주변 어디에서나 언덕 위에 다닥다닥 붙은 집들과 가장 윗쪽으로 에메랄드 빛을 내는 ‘전도관’ 건물이 보였다. 전도관의 정식 명칭은 ‘천부교’로, 구한말 조선에서 활동하던 미국 공사인 호러스 알렌의 서양식 별장 자리에 한국예수교전도관부흥협회가 1957년 예배당을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도관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으로 인해 건물은 사라졌고, 고층 크레인이 아파트를 올리고 있다. 인천만의 역사적 가치를 지닌 각종 건축 자산이 사라지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인천의 건축자산을 보전·활용을 위해 ‘제1차 인천 건축자산 진흥 시행계획’을 마련하고, 총 492개의 건축 자산을 지정했다. 그러나 이후 5년 간 인천에서 용동 권번계단과 전도관 등을 포함해 28개의 건축 자산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구의 한 옛 주택 2개는 불이나 없어졌고, 대다수는 개발사업으로 인한 철거 등으로 모습을 감췄다. 특히 지자체가 스스로 건축 자산을 없애기도 했다. 미추홀구의 옛 숭의2동 주민센터는 건축 자산으로 인정받았는데도 미추홀구는 철거하고 7층 복합청사로 신축했다. 또 원형 형태의 연수어린이도서관도 리모델링 뒤 재개관하면서 형태가 달라져 과거 모습을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이처럼 역사적 건축 자산이 사라진 이유는 그동안 시가 계획만 마련했을 뿐, 건축 자산 보전·활용을 위한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시는 1차 계획에서 세운 25개의 세부실행계획 중 지난 5년 간 고작 7개 사업만 추진했다. ‘30년 건축물 기초조사’와 ‘건축자산 유형별 세부 가치 기준 마련’, ‘건축자산센터 설치’, ‘공공건축자산 우선 등록’ 등 18개의 계획은 ‘구호’에 그친 것이다. 민운기 스페이스빔 대표는 “인천 중구나 동구는 특히 옛 모습을 간직한 건물, 즉 건축 자산이 많아 그 특성을 잘 보존하고 활용해야 했다”며 “하지만 개발 논리로 모두 엉망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시가 건축 자산 관련 계획을 세웠지만 추진할 의지가 없이 시늉만 했다”며 “이로 인해 사유 재산이란 이유로 계속 사라지는데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각각의 건축자산에 대한 특수성을 파악해 입체적이고 중장기적인 보전·활용 계획을 만들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많은 건축 자산이 사유 재산인 탓에 지자체 차원에서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며 “보전하려면 건축 자산을 매입해야 하는데, 예산 문제 등으로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시간의 무게’ 인천 건축자산 힘겨운 지탱… “지원군 필요” [집중취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709580360

실효성 없는 '농작물재해보험'… 농민들, 피해 복구 ‘내돈내산’ [억장 무너진 농심(農心)]

턱없는 보상, 억장 무너진 농심(農心) 개선 시급한 보험금 산정 및 지급 과정 농민들의 안전지대여야 하는 농작물재해보험이 정작 복구와 재건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나타나 전면 개선이 시급하다. 보험금 지급 및 산정 과정이 현실 농가의 사정을 면밀히 고려하지 않아서다. 8일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지역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농가 수는 2만9천645호로, 가입률은 34%다. 가입률은 농가 수가 아닌 면적으로 산정하는데, 총 10만8천589ha 중 3만6천926ha만 보험 적용 대상이었다. 올해 5월 기준 해당 보험의 지난해 보험금 지급 현황은 2만9천645호 중 5천749호로, 전체 가입 농가 중 19.4%만 손해를 보상받았다. 현재 농작물재해보험은 보험기간 동안 발생한 자연재해, 병충해 등으로 인한 종합 손해를 보상하고 있다. 이에 농금원 측은 재해별로 지급 농가 및 보험금을 분리 불가한 구조여서 폭설 피해로 인한 보험금 지급 현황은 별도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폭설로 피해가 접수된 농가는 2천707호로 집계됐는데, 이 가운데 보험금이 지급된 수치는 전체 손해보상률을 감안해 약 20~30%대일 것으로 추정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보험금 지급 지연뿐 아니라 피해 보상 산정에서도 농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농민들은 현실 농가 사정을 정확히 모르는 손해사정사 파견 및 조사 과정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재배시설 복구에 필요한 인건비 산정부터 피해 범위에 포함되는 시설 확충 등 전방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화성특례시 송산면 칠곡리에서 3천300㎡(약 1천평) 규모 포도농장을 운영하는 정모씨(53·남)는 “3년 전에 하우스 재배시설 투자비용 1억5천만원이 들었는데, 올해 초 손해사정사를 통해 피해액을 집계하니 3년 전 투자비용과 큰 차이가 없는 금액을 기준으로 보험금을 산출하니 허탈하다”며 “약간의 재난지원금과 그간 모아둔 돈을 합쳐 지금은 어느정도 복구는 했으나 또 이런 재난이 발생할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온다”고 토로했다. 또 보험상품 판매를 맡고 있는 농협 측의 대응도 농민들의 재건을 방해하고 있다. 판매 주체가 가지급금 일부를 집행하고, 나머지는 지자체 재원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산정이 진행되고 있어서다. 만약 재원 확보가 안 될 경우 업체가 먼저 시공한 뒤 추후 보험금 수령 시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데, 이로 인해 지급 기한이 늦어질수록 공사비가 올라 농민들이 차액을 부담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농작물재해보험의 특성을 고려하면서도 농민들의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 손해사정보험사 관계자는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을 하고는 있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도 농작물 종류별 차등 분류해 상품을 만드는 건 한계가 있다. 결국 보험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금을 늘리는 방안이 최선의 해결책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는 정부 차원에서 드론 등 다각적인 기술을 접목시켜 재해 발생시 농민 손해율을 정확하게 조사해 개선해나가야 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원상복구 과정에서 기존 구조에 추가 보강하더라도, 기존 부분에 대한 보험금은 문제 없이 지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농민들의 요구 사항, 기후변화에 따른 수확량 통계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재해보험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관련기사 : “이럴 거면 보험 안 들었죠”…농가 발목잡는 '농작물 재해보험' [억장 무너진 농심(農心)]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708580261 ‘가입률 저조’ 농작물재해보험…전면 개선 시급 [억장 무너진 농심(農心)] https://kyeonggi.com/article/20250617580330 돈만 날리고… 못 믿을 ‘농작물 보험’ [억장 무너진 농심(農心)]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617580354 턱없는 폭설피해 보상… 억장 무너진 ‘농심(農心)’ [억장 무너진 농심(農心)] https://kyeonggi.com/article/20250417580208 현실과 괴리 큰 보상… '국가재난안전관리시스템' 전방위 개선 시급 [억장 무너진 농심(農心)] https://kyeonggi.com/article/20250417580293

“이럴 거면 보험 안 들었죠”…농가 발목잡는 '농작물 재해보험' [억장 무너진 농심(農心)]

턱없는 보상, 억장 무너진 농심(農心) 폭설 피해 보상 ‘감감’, 도내 농가 생계 ‘막막’ “폭설 피해 입은 지 7개월여 지났는데, 아직 보험금 산정이 완료되지 않았어요. 올해 농사 시작은 커녕 앞으로의 생계도 막막합니다.” 8일 오전 10시께 평택시 진위면 야막리의 한 농가. 임성남씨(56·남)는 이곳에서 34년째 오이와 방울토마토 등의 작물을 기르고 있다. 임씨 농가는 지난해 11월 유례없는 폭설로 4천여평에 달하는 대형 비닐하우스 15개동, 수경재배 시설 등이 폭삭 무너지는 등 20억여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 임씨는 농작물재해보험을 가입했지만, 아직 보험금이 산정되지 않아 아무런 보상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 임씨와 보험사 간 관련 서류 제출 등에 있어 소통과 조율이 길어지고 있는 실정이어서 산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생활고를 겪는 임씨는 재난지원금과 대출금으로 근근이 삶을 버텨내고 있다. 임씨는 “재건을 위해 기존대출에 추가대출을 꽉 채워 받았지만 자재 수급 비용만으로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3만5천주의 농작물로 연평균 6억여원이 넘던 매출이 폭설피해 이후 경제 활동을 전혀 못한 채 대출이자만 내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보험금은 50%만 선지급돼 원상복구를 위한 남은 재원을 직접 마련해야 하는 상황도 문제다. 더 큰 문제는 무너진 시설을 그대로 원상복구해야 보험금이 100% 지급되는 것”이라며 “지난해처럼 폭설이 내리면 지급된 보험금에 자비를 더 들여서라도 보강 건축해야 대비할 수 있지만, 폭설 피해를 입어 무너진 시설을 그대로 원상복구 하라고 하니 이 상황이 반복될게 뻔하지 않느냐”고 전했다. 화성특례시 우정읍에서 시설원예 농가를 운영하는 서모씨(46·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겨울 비닐하우스 한 동이 무너지며 하우스 내 재배하던 분재와 난방기, 손수레 등이 파손된 것이다. 작물 등은 보험금에 포함됐지만, 보험금 지급 기간이 수개월 걸리는 데다 원예시설 외 장비를 보관하던 비닐하우스는 피해산출에 포함되지 않아 1천500만원을 들여 자비로 복구해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지난해 폭설 피해를 입은 경기지역 농민들이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연되는 보험금 산정 과정부터 보험금 지급 기준 등 재건을 막는 요소가 산재해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도 관계자는 “정부에 여러차례 손해사정 과정이나 보험금 지급 등에서 불거지는 현장 농민들의 어려움과 요구사항을 건의하고 전달하고 있다”며 “현장 농민의 고충을 충분히 수렴한 뒤 농가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소통 방안을 더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실효성 없는 '농작물재해보험'… 농민들, 피해 복구 ‘내돈내산’ [억장 무너진 농심(農心)]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708580263 ‘가입률 저조’ 농작물재해보험…전면 개선 시급 [억장 무너진 농심(農心)] https://kyeonggi.com/article/20250617580330 돈만 날리고… 못 믿을 ‘농작물 보험’ [억장 무너진 농심(農心)]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617580354 턱없는 폭설피해 보상… 억장 무너진 ‘농심(農心)’ [억장 무너진 농심(農心)] https://kyeonggi.com/article/20250417580208 현실과 괴리 큰 보상… '국가재난안전관리시스템' 전방위 개선 시급 [억장 무너진 농심(農心)] https://kyeonggi.com/article/20250417580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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