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주 기자

winstate@kyeonggi.com

모습 드러낸 인천 현대시장 방화범 “죄송합니다”

인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에 불을 내 점포 47곳을 잿더미로 만든 방화범 A씨(48)가 언론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7일 오후 1시 20분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A씨가 출석했다. 호송차에서 내린 A씨는 포승줄에 묶여 수갑을 찬 상태로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A씨는 “상인들에게 미안하지 않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또 “무엇이 미안한가”, “왜 시장에 불을 질렀나”, “방화 전과가 수차례인데 왜 계속 불을 지르나”라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어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나”는 질문에는 “아니요”라고 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영장실질심사 결과는 오후 늦게 나올 예정이다. 한편, A씨는 지난 4일 오후 11시38분부터 10여분간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의 그릇가게 등 총 5곳에 불을 지른 혐의(일반건조물방화)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일용직 노동자인 A씨는 4일 오후 11시38분께 인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 3곳에 불을 지른 뒤, 길을 걸으며 인근 쓰레기 더미와 주차 중이던 소형 화물차 짐 칸에도 방화를 했다. A씨는 경찰 초기 조사에서는 “술에 취해 기억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의 추궁에 “내가 한 게 맞다. 왜 불을 질렀는지는 나도 모르겠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A씨는 방화 관련 혐의로 총 10년을 복역했으며, 2006~2018년까지 모두 24차례 불을 냈고 법원으로부터 4차례 실형을 선고 받았다.

전통시장 뒤덮은 ‘인화성 아케이드’... 화재땐 인명피해 우려 [집중취재]

인천지역 전통시장 곳곳이 화재에 취약한 인화성 아케이드에 노출해 있어 불이 나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6일 오전 10시께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의 석바위 시장. 청록색의 아케이드가 시장을 뒤덮고 있다. 석바위시장 상인회 관계자 A씨는 “16년 전에 ‘전통시장 현대화사업’으로 아케이드를 설치했는데, 동구의 현대시장과 같은 재질이라 불이 날까 걱정”이라고 했다. 상인인 김영옥씨(71)도 “시장 곳곳에 아케이드가 있는데, 불이 나면 불길이 커진다고 해서 불안하다”고 했다. 남동구 구월동 모래내시장도 상황은 같다. 시장을 뒤덮은 하얀색 아케이드에는 아크릴로 만든 장식물이 달려 있어 화재 시 불이 빠르게 번질 위험이 크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춘화씨(62)는 “현대시장 화재를 보고 아케이드가 불을 크게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어 “아케이드가 인화성 물질인 데다, 대부분 현대화 사업에 아케이드를 설치하는 데 이렇게 위험한 줄 몰랐다”고 했다. 또 이날 모래내시장과 석바위시장 소방차 진입로인 황색선은 상인들이 펼친 판매 물건들이 차지하고 있다. 학익시장의 비상 통로에는 액화석유가스(LPG)통으로 들어차있다. 6일 인천소방본부가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동·미추홀갑)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역 전통시장 51곳 중 아케이드가 있는 시장은 26곳(50.98%)이다. 26곳 중 80.8%인 21곳이 인화성 물질인 폴리카보네이트(PC)로 이뤄져 있다. 이들 시장에 있는 점포는 총 3천124곳이다. 특히 인천시가 전통시장의 환경개선을 위해 추진하는 ‘전통시장 현대화사업’에도 아케이드 설치를 포함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시는 지난해 16개 시장을 대상으로 시설현대화사업을 추진했다. 시설현대화사업에는 아케이드 설치 및 보수를 포함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오후 11시38분께 발생한 불로 점포 205곳 중 47곳이 불에 탄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의 아케이드도 PC 재질로 이뤄져 있다. 인화성 플라스틱인 PC는 불에 탈 때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 메탄 등의 유독가스가 나와 화재 시 인명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반면 서울 강북구는 지난 2월부터 아케이드 재질로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성 재질인 테프론(PTFE)으로 추진하고 있다. PTFE는 최대 300도까지 견딜 수 있어 PC에 비해 화재에 강하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시가 전통시장 현대화 지원사업 중 아케이드를 설치할 때 ‘안전’보다 ‘디자인’을 우선으로 해서 그렇다”고 했다. 이어 “PC에 불이 붙으면 한순간에 인명을 앗아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재에 강한 난연성 재질로 아케이드를 바꾸는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역 전통시장에 있는 아케이드의 가연성 소재에 대한 실태조사를 해 난연성 등 불에 잘 타지 않는 소재로 바꾸겠다”고 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계획을 세워 난연성 재질로 교체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했다.

인천 현대시장 화재... ‘삶의 터전’ 한순간에 잿더미 [현장, 그곳&]

“소방점검도 소용없고, 스프링클러와 소화전도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5일 오전 8시께 인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 지난 4일 자정께 발생한 화재로 점포 212곳 중 55곳이 불에 타, 검게 그을린 재와 엿가락처럼 늘어난 기둥으로 변했다. 주말을 맞아 손님으로 북적여야 할 이곳은 화마가 지나간 자리의 검은 재만 남았다. 화재 소식에 새벽부터 모여든 상인들 표정에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 피곤함이 역력하다. 상인들은 검은 재로 변한 생필품과 제품을 보며 눈물을 훔치기도 한다.  상인 대부분은 인천시와  동구, 중부소방서 등에서 1년에 6번의 화재 안전점검을 하면서도 이 같은 큰 피해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 분통을 터트린다. 일부 스프링클러와 소화전 등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그 동안의 안전점검이 ‘형식적인’ 점검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이곳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황수여씨(77)는 “통로가 좁아 바깥에서 호스를 가져와 불을 껐다”며 “가게로 불이 번질까 봐 밤새 뜬 눈으로 지새웠다”고 했다. 이어 “불이 나면 큰일 날 곳이었는데, 여태 방치하다가 이 꼴이 난 것이다”고 했다. 또 다른 상인인 염창석씨(65)는 “스프링클러랑 소화기가 있어도 한순간에 아케이드에 불이 붙어 소용 없었다”며 “하루 아침에 25년 동안 일군 삶터가 사라졌다”고 했다. 인천 현대시장은 지난해 6번에 걸쳐 안전점검을 받았으나 화재가 발생하면 큰 불로 퍼지는 아케이드 속 인화성 물질에 대한 지적은 없었다.  현대시장 아케이드를 이루고 있는 물질은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과 ‘폴리카보네이트(PC)’ 등 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46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과천 방음터널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물질과 같은 ‘인화성 물질’로 분류된다. 당시 현대시장은 비상유도등과 일부 구간의 소방차 진입로 확보에 대한 계도만 받았다.  특히 상인들은 소방차 화재 진압 시 일부 소화전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20여분 동안 불이 번지는 것을 볼 수 밖에 없었다는 증언도 내놨다.  이날 한 상인은 “소방차 물이 떨어져서 소화전을 사용해야 했는데 소화전이 작동하지 않아서 20분 동안 불이 번지는 것을 볼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상인들은 한 순간 재로 변한 삶의 터전을 보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4년 동안 슈퍼를 운영한 문경훈씨(50)는 “냉장고가 녹아내리고, 물품이 전부 타서 1억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입었다”며 “보상액은 100만원 뿐이라는 소리에 무너져 내렸다”고 했다. 이들 상인 대부분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전통시장화재공제보험에 가입했으나 방화에 의한 피해 보상액은 100만원이 전부이다. 문씨는 “가게 안에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아서 새벽에 3시간 동안 같이 불을 꺼야 했다”고 했다. 또 다른 상인 호우현씨(75)는 “42년 동안 여기서 채소를 팔면서 아들 2명을 키우고, 손자까지 키우고 있는데 이곳이 하루 아침에 잿더미로 변했다”며 주저 앉기도 했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전통시장화재공제보험은 ‘매장의 과실'로 불이 나면 피해를 입은 다른 매장에게 1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방화로 인한 화재의 경우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기현 현대시장상인회장은 “공단측에 문의 했을 때 화재 원인이 방화라 지급이 어렵다고 답변을 받았다”며 “인천시와 정부에서 하루 빨리 보상금 관련 답을 주고, 임시 판매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동구 현대시장 화재를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테스크포스(TF)를 꾸려 상인들의 화재 피해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인천지역의 전통시장을 현대화하는 사업을 조속히 추진해 이 같은 화재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인천지역 전통시장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지난 2018년 4건, 2019년 3건, 2021년 11건에서 지난해에는 16건으로 증가 추세이다.

인천 동구 현대시장서 ‘방화 의심’ 큰 불…점포 55곳 피해

인천의 한 재래시장에서 발생한 큰 불로 점포 55곳이 불에 탔다. 5일 인천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11시38분께 인천 동구 송림동의 현대시장에서 불이 났다. 소방 당국은 현대시장 내 자동화재 신고 장치를 통한 신고를 접수하고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불길이 커지자 이날 오전 0시5분께 ‘대응 2단계’를 발령, 서울과 경기 소방본부 등에 지원을 요청했다. 대응 2단계는 인접한 소방서 5∼6곳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소방 당국은 소방관 등 인력 147명과 펌프차 등 장비 52대를 투입한 끝에 화재 발생 1시간 50여분 만인 오전 1시31분께 초기 진화에 성공했다. 이후 2시23분께 불을 끄는 데 성공했다. 소방 당국은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지만, 모두 55곳의 점포가 불에 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불을 완전히 끄는 대로 화재 원인과 구체적인 재산 피해 규모를 조사할 방침이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큰 불이 잡혀 대응 단계는 하향한 뒤에도, 연소 확대를 막기 위해 진화 작업을 계속 했다”고 밝혔다. 특히 경찰과 소방 당국은 관계자 등의 진술을 토대로 이 불이 방화일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한 상인은 “누군가 3곳에서 일부러 불을 냈다고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대시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불이 났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시장으로 달려온 상인 30여명은 초조하게 가게들이 불타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현대시장에서 영업중인 점포는 모두 212곳이다. 화마가 덮친 점포마다 내부에 쌓여있던 물건들이 새까맣게 타버리거나 유리창이 모두 깨지는 등 처참한 모습이었다. 나물가게를 하는 이원서씨(50)는 “가게가 모두 타 버려 앞으로 어떻게 복구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그냥 막막하기만 하다"고 한숨만 내쉬었다. 한편 이날 대응 2단계 발령 직후 한덕수 국무총리,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은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하여 화재 진압에 총력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한 총리는 “소방청, 인천시, 동구청 등 관련 기관은 화재진압 과정에서 소방대원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며 “인근 주민에게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인천 독립운동 상징물 건립 표류… 역사·지역특성 접목 시급

인천에서 벌어진 3·1 만세운동 등을 기리는 독립운동상징물 건립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인천공립보통학교의 만세운동 참여를 비롯해 만국공원(현 자유공원)·황어장터 만세운동 등의 역사성과 지역 특징을 반영한 논의가 시급하다. 28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독립운동 상징물 건립 타당성 조사 용역’을 통해 남동구 구월동 중앙공원을 1순위 부지로 선정했지만, 아직 최종 부지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시는 시청과 가까운 중앙공원에 독립운동상징물을 만들면, 시민들의 발길을 끌 수 있고 일대에서 독립운동 행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시는 또 후보지로 송도국제도시의 송도센트럴파크와 서구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부평구 부평공원, 인천 내항지역 등 4곳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지역 안팎에서 독립운동 역사성을 고려하지 않은 행정 편의주의적 시각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건립 사업이 표류 중이다. 시가 ‘역사성’을 배제하고, ‘접근성’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인천에는 3·1운동 역사성을 담을 수 있는 독립운동발상지가 곳곳에 있다. 창영초등학교의 전신인 인천공립보통학교는 인천 3·1운동의 발상지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격문을 뿌리고 만세를 외치며, 시내로 나가 파업과 동맹철시, 일제 통신선 파괴를 했다. 현재 창영초에는 인천 3·1운동 발상지 기념비가 있다. 또 계양구 황어장터에서는 주민 600여명이 태극기를 흔들며 독립을 외치기도 했다. 이민우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장은 “인천의 독립운동 발상지로 상징물 건립 위치를 지정해야 한다”며 “접근성만 강조하는 것이 아닌 역사성을 함께 고려해야 스토리텔링 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시민들이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독립운동상징물이 시급한 만큼, 서둘러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인천의 독립운동시설은 10곳이 있지만, 이중 5곳이 강화군·옹진군에 몰려있다. 지역 특화형 독립운동 상징물을 건립할 수 있도록 역사성을 살리는 동시에 적절한 위치를 서둘러 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태평 광복회 인천지부장은 “대공원에 있는 김구 선생의 동상은 시민들의 접근성이 낮아 녹이 슬고 관리가 부실하다”고 했다. 이어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에 마주할 독립운동상징물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자체가 나서 독립운동가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국가보훈처에서 등록한 인천 지역 출신의 독립운동가는 전체 독립유공자 1만7천644명 중 100명(0.56%)에 불과하다. 이태룡 인천대학교 인천학연구원 독립운동사연구소장은 “인천은 3·1운동과 의병활동·학생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진 곳”이라며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눈에 보이는 기념비를 세우는 것 뿐 아니라 독립운동가 발굴 등도 함께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최적의 장소를 찾기 위해 각종 단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최종 결과를 낼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시민 및 전문가 등과 함께 역사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자리를 찾겠다”고 했다.

인천 지식산업센터 곳곳 텅텅 비어…부동산 투기 ‘후폭풍’

“사무실이 절반 가까이 비어 있어요. 귀신의 집 같습니다.” 27일 오후 1시께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아파트형 공장(지식산업센터)인 송도AT센터. 이곳은 지난해 4월 완공 이후 분양 및 입주가 이뤄졌지만, 현재 총 공장과 사무실 등 1천55곳 중 527곳(49.9%)이 비어있다. 센터 1층에는 ‘임대 문의’와 ‘분양 문의’ 펼침막이 2곳 걸러 1곳씩 뒤섞여 걸려 있다. 점심시간이 막 끝났지만, 이곳을 지나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이날 서구 가좌동에 있는 지식산업센터 엠앤제이비즈타워도 마찬가지. 지난 2020년 7월부터 입주를 시작했지만, 157곳 중 80곳이 공실로 남아 현재 미입주율이 50.9%에 달한다. 더욱이 제조업만 입주가 가능한 4층은 대부분 비어있어 적막하다. 상업시설이 들어와야 하는 1층은 분양사무실을 제외하고는 모두 비어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지식산업센터 상당수가 작년에 분양이 이뤄진 곳도 임대인을 구하지 못해 텅 비어있는 상태”라며 “기업 입주가 없으니 주변 상권 등도 모두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인천지역 곳곳에 있는 지식산업센터들이 미분양·미입주로 빈 채 방치 중이다. 2년 전 중앙 정부가 집값을 잡으려 대출 규제 등을 했지만, 규제 사각지대인 지식산업센터로 투기 세력이 몰린 뒤 현재까지 임대인 등을 구하지 못한 후폭풍이 남아있는 것이다. 27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 지식산업센터 63곳 중 30곳(47.6%)은 부동산 호황기인 2019년 이후 분양이 이뤄졌지만, 현재 대부분이 입주는 커녕 분양도 하지 못하고 있다. 송도AT센터와 엠앤제이비즈타워를 비롯해 부평구 갈산동에 있는 테크노밸리 유원센터는 총 사무실 2천200곳 중 528곳(24%)이, 서구 가좌동에 있는 아르테크주안도 공장·사무실 225곳 중 43곳(19.1%)이 비어있다. 업계에선 지난 2021년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 강화가 이어지자 투기 세력들이 분양가에서 최대 90%까지 대출이 가능한 송도국제도시와 청라국제도시 등의 지식산업센터로 몰렸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리인상 여파 등으로 입주자를 찾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까지 이어진 지식산업센터 취득세 50% 감면 혜택이 올해부터는 사라지면서 분양은 물론 입주자를 찾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가 심할 때 송도 등 지식산업센터로 투자가 몰리기도 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당시 분양가보다 가격이 낮아졌고, 경기가 나빠져 입주자의 발길도 끊겼다”고 했다. 이어 “아파트는 싸게라도 팔린다지만, 지식산업센터는 마치 상가처럼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현재 전체적으로 큰 충격이 온 상황”이라고 했다. 이 같은 지식산업센터의 미분양·미입주는 지역 경제에 악영향은 물론, 인천시의 인천지역 산업구조 개편 등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호황기에 지식산업센터에 투기가 몰렸지만, 지금은 전체적으로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가 줄어든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경기가 예년 수준으로 좋아질 때까지 당분간 이 같은 공실 현상이 계속 이어지는 만큼, 지자체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이라고 했다.

인천 깃대종 저어새에 안락한 보금자리 선물 [현장, 그곳&]

“저어새의 안전한 번식을 위해서는 튼튼한 둥지가 필요하대요.” 26일 오전 8시께 인천 남동구 고잔동 남동유수지 앞. 저어새네트워크의 ‘저어새 섬 둥지 정비 행사’에 참여한 김나현양(11)은 고사리 손으로 깨끗한 나뭇가지를 모으며 이 같이 말한다. 김양은 “아침 6시에 일어나는 것은 힘들었지만, 이번 봉사활동으로 저어새가 안전하게 새끼를 낳을 수 있다니 뿌듯하다”고 했다. 이날 저어새네트워크와 동아시아·대양주철새이동경로파트너십(EAAFP)·국립생태원은 저어새 번식지인 남동유수지 인공섬에서 둥지 만들기 행사를 했다. 이는 오는 3월 번식기를 맞는 저어새들에게 안전한 둥지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 30여명은 저어새가 둥지를 틀 남동유수지 인공섬에 나뭇가지와 흙 등 둥지 재료를 펼친다. 저어새들이 이를 이용해 둥지를 만들어 번식한다. 특히 시민들은 저어새 새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폐 비닐, 그물망, 노끈 등을 수거했다. 너구리 등의 공격을 막기위한 울타리도 마련했다. 남동유수지 인공섬은 저어새의 국내 최대 번식지 중 한 곳이다. 지난해 3~8월에는 저어새 255쌍이 이곳에서 번식에 성공했다. 이는 약 510마리의 새끼가 남동유수지 인공섬에서 태어난 셈이다. 김미은 저어새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저어새 생태학습관이 생긴뒤 시민들이 저어새 행사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인천시민들이 인천 생태계의 주요한 축인 저어새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저어새는 인천의 깃대종 중 하나로 서해안에서 주로 번식하는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다. 전 세계의 6천100마리 중 80%가 인천을 비롯한 서해안에 서식하고 있다.

인천시, 발달장애인에 인천형 활동지원서비스 44시간 추가 지원

인천시가 지역의 성인 발달장애인에게 최대 월 44시간의 활동지원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한다.  시는 ‘2023년 성인·청소년 발달장애인 활동서비스 지원계획’을 시행한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종전 1개월 132~172시간인 주간활동서비스를 44시간 늘려 176~220시간을 제공하는 ‘인천형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를 추진한다. 그간 성인 발달장애인의 주간활동서비스 시간과 돌봄기관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데 따른 것이다.  ‘주간활동서비스’는 성인 발달장애인이 다양한 장소와 기관에서 자신이 원하는 일상활동을 스스로 선택하고 참여하는 사업이다. 시는 우선 성인 발달장애인 중 공격성향이 높거나, 자립 활동이 어려운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현재 지역의 발달장애인 수는 1만3천475명이다. 또 시는 만6세 이상 만18세 미만의 학교를 다니는 발달장애인에게는 ‘인천형 방과후 활동서비스’를 확대 추진한다. 이 서비스의 지원 대상을 339명에서 553명으로 늘린다. 또 종전 1개월에 44시간인 방과후활동서비스 시간을 최대 66시간으로 늘릴 예정이다.  ‘방과후 활동서비스’는 학생 발달장애인이 방과후에 2~4인으로 모임을 꾸리고, 직업탐구와 일상 및 여가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김석철 시 보건복지국장은 “많은 발달장애인이 활동서비스 사업을 통해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자립 기반을 다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인천시, 대중교통 파업시 시민 대상 카셰어링 할인 혜택

인천시가 시민들의 차량공유서비스(카셰어링) 활용을 늘리기 위한 지원에 나선다고 21일 밝혔다.  시는 최근 카셰어링 업체인 쏘카·그린카·피플카 3개 업체와 카셰어링 확대를 위한 협약을 했다. 시는 이번 협약을 통해 버스 등 대중교통 파업 때 시민들이 카셰어링을 이용할 때 80% 인하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시는 카셰어링 업체의 주차장과 차량을 늘리고, 운전석과 보조석에 에어백을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또 카셰어링 친환경 차량의 지속적인 확충과 사회공헌 프로그램 등 공익사업의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시는 이번 협약으로 고유가에 따른 합리적 소비를 유도하고, 온실가스를 낮추며 대중교통 불편지역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친환경자동차 소비문화를 확산해 차량 구입과 유지 관리에 들어가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분담하고, 원도심 교통복지를 증진할 전망이다.  현재 인천에 있는 카셰어링 주차장은 425곳이고, 카셰어링 차량은 1천66대이다. 시는 카셰어링 차량을 이용하면 1대 당 차량 14.9대의 감소 효과와 335억원의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김준성 시 교통국장은 “카셰어링 활성화 사업을 통해 인천지역의 주차문제를 완화하고 시민의 친환경 생활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月 천만원 훌쩍”… 난방비 지원없는 인천지역 농가들 시름

“치솟은 난방비를 이젠 도저히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냥 밭을 갈아 엎고 싶어요.” 20일 오후 2시께 인천 남동구 수산동의 한 딸기 농장. 농민 박태하씨(67)가 농장을 바라보며 한숨을 푹 내쉰다.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를 최소 10도 이상으로 유지하려 매일 등유로 난방을 하고 있지만, 치솟은 기름 값을 감당하는게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박씨는 “작년에 700만원 수준이던 난방비가 지난달 1천만원이 훌쩍 넘어갔다”며 “정부는 난방비 지원을 한다는데, 농가는 그냥 버텨야 하는 현실이 속상하다”고 했다. 인근 운연동의 한 토마토 농장을 운영하는 최태조씨(61)는 아예 난방비 때문에 모종 심는 시기를 늦추고 있다. 농장 내부를 20도로 맞추려면 너무 난방비 부담이 커 아예 온도를 낮춘 탓이다. 최씨는 “토마토가 조금 덜 자라더라도 온도를 낮춰 키울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인근 국화꽃 재배장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 이숙희씨(67)는 지난 6일 1월 전기요금으로 1천37만5천380원을 통보받고 깜짝 놀랐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20%가 올랐기 때문이다. 이씨는 3천300㎡의 국화꽃 재배장 온도를 25도로 유지하려 매일 전기 난방을 해야 한다. 이씨는 “다음달 초 2월 전기요금 통지서를 보기 두렵다”며 “올해 적자는 뻔할 듯 하다”고 했다. 인천지역 농가들이 정부의 난방비 지원 대책에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정부의 지원책이 일반 가정집 등에만 맞춰진 탓에 난방비 폭등에도 농가의 지원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인천지역에 비닐하우스를 이용해 농사를 짓는 농가는 3천781곳이다. 이들 대부분 20~25도의 일정 온도를 유지하려면 난방은 필수다. 하지만 정부는 물론 시 등의 농가에 대한 난방비 지원은 사실상 전무하다. 모두 취약계층 등 가구별로만 따져 지원하는 것에 몰려있는 탓이다. 지원 사업은 현재 농림축산식품부가 해마다 10~12월 등유와 증유, 액화석유가스(LPG)에 대해 1ℓ당 130원의 보조금 지원 뿐이며, 농가는 전기요금 등의 지원은 아예 받지 못한다. 박용철 인천시의원(국민의힘·강화)는 “난방비 폭등이 전국적 사회문제로 커지자 정부 등이 난방비 지원 대책을 내놨지만, 농가들은 이에 빠져있는 상황”이라며 “인천시와 군·구가 농가에 대한 지원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손원규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은 “정부의 에너지 지원 정책이 가구원 수를 기본으로 하다보니 농가 지원은 없는 것”이라며 “농민이 각 작물이 자라는 시기에 맞춰 적절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자체 차원에서 농가를 별도로 추가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지금의 지원으로는 농가의 고통을 덜어주기 부족하다는 점은 공감한다”며 “농가의 상황을 점검한 뒤, 맞춤형 지원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