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어느 날, 한 평범한 할머니가 우산 없이 가구점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었다. 가구점 주인이 밖으로 나와 할머니에게 물었다. “할머니, 가구 사러 오신 건가요?”. 할머니가 대답했다. “아뇨. 차가 올 때까지 비를 피하는 중이에요”. 그러자 주인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안으로 들어와서 기다리세요. 편안한 안락의자가 있어요”. 매상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할머니를 주인은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했다. 비가 그치자 할머니는 가게를 나서며 가구점 명함을 한 장 달라고 했다. 그리고 며칠 후, 그 가구점에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됐다. “얼마 전, 저희 어머니가 비를 피해 귀 가구점에서 잠시나마 아주 편하게 쉬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때 귀하가 보여준 따뜻한 친절에 어머니가 크게 감동하셨습니다. 마침 저희가 지어 새로 여는 빌딩이 하나 있는데, 그곳에 가구들을 들여야 합니다. 어머니의 부탁으로 그 건물에 들어가는 모든 가구를 귀 가구점에서 사고자 합니다. 정해진 수량의 물건을 보내주시면 바로 결제해드리겠습니다. - 앤드루 카네기” 철강왕 카네기의 이 일화는 ‘친절’과 ‘적극 행정’의 힘을 말해주고 있다. 낯선 할머니에게 웃으며 말을 건네는 친절, 그리고 할머니가 잠시라도 편히 쉴 수 있게 넉넉한 배려를 베푸는 적극적인 정성, 가구점 주인이 보여준 것은 바로 이 두 가지다. 이렇듯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펼친 작은 친절과 따뜻한 정성은 예상치 못했던 커다란 보답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친절은 기본, 그리고 그에 보태지는 정성은 곧 행정서비스 영역에서는 ‘적극 행정’으로 일컬을 수 있다. 정성(精誠)의 뜻이 ‘온갖 힘을 다하려는 진실하고 성실한 마음’이니,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시민과 업무를 대하는 것이 다름 아닌 적극 행정이지 않겠는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에 예외가 둘 있다면, 그건 ‘친절’과 ‘적극 행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무리 지나쳐도 모자라지 않을 이 둘에는 공통점이 있다. 억지로 꾸며내서는 절대로 되지 않는 것, 바로 평소의 마음 자세와 태도가 그대로 드러나는 발현(發現)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친절과 적극 행정은 시민을 감동케 한다. 여기서 또 한 가지 둘의 공통점을 짚을 수 있다. 상대를 감동하게 하는 것은 ‘예의 바른 태도로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는 것’, 즉 경청(傾聽)이다. 그래서 친절과 적극 행정의 뿌리는 ‘경청’이다. 시민을 섬기는 태도로 시민의 심정에 공감하며 마음과 귀를 함께 여는 경청으로부터 친절 행정과 적극 행정은 싹트는 것이다. 그런 의미를 담은 카네기의 이야기 하나 더. 한 모임에 참석한 카네기가 옆자리 한 탐험가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 탐험가는 무려 2시간 동안 탐험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했고, 카네기는 아주 진지하게 그의 말을 들어주었다. 이야기를 마치면서 탐험가는 카네기에게 “선생님의 탐험에 대한 탁월한 식견과 지혜에 경의를 표한다”라며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카네기는 탐험에 대해서 아는 것은 거의 없었고 대화 도중 자신의 의견은 한마디도 제시하지 않았다. 카네기는 다만 상대의 이야기에 집중하여 진지하게 듣기만 했을 뿐이었다. 단지 귀 기울여 정성껏 듣는 것만으로 상대가 감동한 것이다. ‘경청’의 밭에서 자라나는 ‘친절과 적극 행정’. 그것이 바로 동두천을 새롭게! 시민을 힘나게! 하는 길의 시작이다. 박형덕 동두천시장
어느덧 더위가 가시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처서(處暑)가 지났다. 역대 최고 전력수요를 기록한 7월의 폭염과 열대야가 땅을 갈라놓았다면, 8월에는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는 등 날씨가 변덕을 부리고 있다. 점점 심해지는 기후변화는 일상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뉴노멀’이 되었다. 실제로 최근 전 세계가 유례없는 이상기후로 인하여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2020년 중부지방의 집중호우가 있었고, 바로 다음해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가뭄을 겪었다. 따라서 물을 활용하는 능력인 이수(利水)와 홍수 등의 피해를 막는 치수(治水)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국가의 이·치수 능력을 담당하고 있는 주요 시설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댐일 것이다. 댐은 목적에 따라 여러 종류로 분류되는데 다목적댐이 대표적이다. 다목적댐은 말 그대로 여러 가지의 목적하에 건설된 댐으로, 용수공급, 홍수조절 및 수력발전 등의 역할을 한다. 한강수계의 다목적댐으로는 소양강댐, 충주댐, 횡성댐이 오늘날까지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우리나라 근대화의 상징인 소양강댐과 4대강 유역 종합개발계획의 일환으로 건설된 충주댐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초석을 마련하였다는데 그 의의가 크다. 이런 다목적댐들은 용수 공급 역할과 함께 재해로부터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꾸준히 해주고 있는 댐들이 어느덧 준공된 지 길게는 수십 년이 되어간다. 최근의 물관리 환경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제 댐은 단순히 이·치수 만을 목적으로 하는 구조물이 아니라 지역주민의 자산이며 고부가가치를 지닌 랜드마크로써의 역할 변화가 필요하다. K-water는 이러한 흐름에 맞추어 댐의 효용 가치를 증진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댐의 기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은 물론, 댐 및 주변공간을 문화, 예술, 관광 등의 복합공간으로 조성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특히, 국내 최대 다목적댐인 소양강댐은 내년에 준공 50주년을 맞이하여 댐이 지닌 기존의 가치를 넘어 미래 지향적 댐 관리를 위한 리노베이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연과 국민이 모두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댐을 만들기 위해, 올해 우선과제를 발굴, 시행하고 다양한 효용증진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대한민국은 21세기에 들어 확실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였으며, 이제는 그 위상에 맞게 미래를 위한 새로운 물관리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기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과 같은 단편적인 운영 관리에서 탈피하여야 한다. 공공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 등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운영하여 지역주민의 의견을 청취하고, 사업 발굴 등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제, 전 지구적 물 재해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댐이라는 시설이 단순 저 산골 어딘가에 있는 구조물로 여겨지는 게 아닌, 국민들이 지친 일상 속에 힐링을 위하여 찾아가고 싶어지는 시설로 거듭나야 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물 재해에 대비하여 더욱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함께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김재윤 K-water 한강유역관리처장
아침 볕이 보드라워졌고 바람결도 가볍다. 가을의 초입… 담벼락 곁, 햇살 한 줌 들어오는 곳에 김장 때 쓸 쪽파가 푸르름을 더한다. 유럽 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뉴스에 정신이 어질하다. 햇살 한 줌과 한 평도 안 되는 이곳이 마음의 평화를 준다. 홍채원 사진작가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명절은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터닝포인트 역할을 하곤 한다. 계약이나 이사를 명절 이후로 미루려는 경향이 영향이 있고, 명절에 가족, 친지, 친구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부동산으로 이야기 꽃을 피우면서 여론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멈추지 않고 오르던 집값이 2021년 추석이 지나면서 꺾여버린 후 집값 흐름은 계속 내리막이다. 유동성 파티의 후유증인 인플레이션 문제가 본격화되면서 금리인상 속도가 가팔라지자 집값 상승의 기대감은 꺾였고 이제서야 과도한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몰려들면서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강남, 용산 집값도 꺾였고, 매매수급지수, 매매거래, 미분양 등 모든 집값 통계가 하락을 가리키고 있다. 미분양과 준공 후 미분양인 악성 미분양도 슬금슬금 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생애 최초 부동산 매수자 수도 2012년보다 낮아졌다. 한마디로 실수요자들도 집을 살 마음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추석이 중요하다.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 흐름이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면 본격 침체진입 가능성이 높다. 뚜껑을 열어봐야 하겠지만 추석 이후 반등에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 인상이 집값 하락의 트리거(Trigger)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다. 집값 흐름과 거래를 결정하는 것은 시장 수요자들의 기대수익이다. 집값이 더 오를 것 같은 기대감이 있으면 집을 팔려는 매도인들은 가격을 올리거나 매물을 회수하는 반면, 집을 사려는 매수인들은 마음이 급해지면서 서둘러 거래를 하게 된다. 반대로 집값이 더 이상 오르기 힘들 것 같고, 오르더라도 세금과 대출이자를 내면 별로 남는 것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매수인들은 굳이 지금 사야 하나 조금 더 기다려보자 관망으로 돌아선다. 8년 동안 집값은 2배에서 최대 3배 정도 올랐다. 이렇게 과도한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집값 상승의 원동력이었던 유동성 축제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부작용으로 돌아왔고 급격한 금리 인상, 기대심리 냉각, 투자 심리 위축의 도미노가 된 것이다. 금리 인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다시 저금리로 갈 가능성은 당분간 없다고 봐야 한다. 혹시라도 금리 인상이 멈추면 일시적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과도한 상승에 대한 피로감을 씻어줄 큰 폭의 가격 정과 서울 규제지역 해제 등 적극적인 거래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정책이 없는 한 부동산 거래 정상화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 한마디로 거래 증가의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 다시 집값이 들썩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지만 급격한 거래 동결과 집값 하락은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역 전세로 인한 깡통전세, 소비 감소, 건설 및 내수경기 위축, 세수 감소 등 엄청난 경제적 재앙을 불러오게 된다. 거래가 없다시피 하는 거래 동결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비 정상 상황으로 주택 매도가 필요한 사람들은 팔고, 주택 구입이 필요한 사람들은 사는 것이 주택시장 정상화의 첫 단추이다. 금리 인상의 불확실성이 빨리 제거되도록 정부와 한국은행은 명확하면서 일관성 있는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으며, 생애 최초나 장기 무주택자가 금리 부담을 느끼지 않고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저리 대출 상품, 취득세 감면 등 제도적 지원도 해줘야 한다. 또한 다주택자가 시세보다 낮게 팔면, 싸게 파는 금액만큼 양도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면 매도자는 가격을 내려서 쉽게 팔 수 있고, 매수자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집을 사면서 거래는 늘어나고 주택시장 정상화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경기의 소금강으로 알려진 소요산 기슭에 자유와 평화를 염원하는 특별한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바로 6.25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한 21개국 군인들의 활약과 희생을 기념하는 자유수호평화박물관이다. 2002년 5월20일에 문을 열어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 연속 전국공립박물관 우수박물관으로 선정되기도 한 자유수호평화박물관은 올해로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동두천시는 왜 소요산 자락에 자유수호평화박물관을 설립했을까? 동두천시는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에 미군 제7사단이 주둔하면서 군사도시로 성장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전쟁의 참화와 분단의 상처가 크기 때문에 평화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마음이 박물관에 담겨 있다. 국군과 유엔군, 민간인을 치료하던 야전병원도 박물관과 가까운 곳에 있었다. 그래서일까, 박물관으로 연결된 도로의 이름도 “평화로”이다. 자유를 지킨 세계 젊은이들의 ‘고귀한 희생’ 소요산 등산로 옆에 “자유수호평호박물관 소장 한국전쟁피난민 태극기 경기도 등록문화재 1호 선정”이라 새겨진 현수막이 걸려있다. 녹음이 무성한 가로수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자 대리석으로 외벽을 마감한 장중한 건물이 나타난다. 반달 모양의 본관 주변으로 6.25 때 우리를 도운 유엔 21개 참전국의 국기들이 펄럭이고 있다. 계단을 오르다 만난 ‘우리의 소원’ 노래비는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통일을 이루어야 하는 한국인의 시대적 사명을 일깨워준다. 박물관 출입구에 가마니를 실은 달구지가 놓여 있다. ‘6.25전쟁 당시 수송수단’이란 설명문이 없으면 어린이나 청년들은 달구지를 출입구에 전시한 까닭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3년 동안 이어진 전쟁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대한민국의 빈약한 자원과 기반시설까지 모조리 파괴했다. 그런데 불과 70여 년 만에 대한민국은 정치 민주화를 이루고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다. 전시실에서 만나는 전쟁 유물들은 ‘코리아’란 나라 이름조차 몰랐던 세계의 젊은이들이 자유를 지키기 위해 흘린 땀과 눈물, 목숨 덕분에 이룩한 것이란 사실을 말없이 일깨워준다. 유엔 21개국의 국기와 참전일자, 병력, 역할을 알려주는 세계지도를 바라본다. 이름이 생소한 나라도 있다! 1층 로비에서 흑백사진으로 현대사의 중요한 순간과 마주한다. 전쟁의 발발, 피난민의 행렬, ...1953년 7월27일 판문점에서 맺어진 휴전협정까지 한국전쟁의 순간을 기록한 흑백사진은 우리민족에게 드리운 아픔과 상처를 가감 없이 전달해준다. 비록 사진이지만, 부모를 잃고 굶주린 전쟁고아의 주름살 가득한 이마와 퀭한 눈빛을 오랫동안 마주 보기란 힘들다. 터키군 장교복과 탄띠와 수통, 의료지원병을 파병한 노르웨이 의료진의 활동상을 담은 누렇게 변색된 사진첩도 전쟁의 참상과 유엔군의 활약을 증언해준다. 21개국 군인들 ‘풍전등화’ 대한민국을 찾다 이광욱 학예사는 동두천시에서 자유수호평화박물관을 세운 까닭을 다시 들려준다. “아시다시피 전후 세대들은 6.25전쟁의 참상과 아픔에 무관심합니다. 역사적 교훈이 될 한국전쟁과 관련한 자료들이 많지도 않는데 이 소중한 자료들이 점점 소실되고 있었습니다. 20년 전 이러한 현실을 안타깝게 여긴 동두천시민들이 6.25전쟁의 참상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신 국군과 유엔군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고 전 세계에 널리 알려 민족상잔의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박물관을 건립한 것이지요.” 박물관은 4만㎡의 부지에 3천747㎡의 야외전시장과 지상 4층 3천331㎡의 건물을 갖추고 있다. 로비에 기획전시실과 도서자료실이 있다. 성인 관람객들도 전투기를 조정하는 비행사를 체험할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해방부터 6.25전쟁 후까지 시대적 사실을 12개의 도자기로 표현한 작품 앞에 선다. 전쟁으로부터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완전무장을 한 국군장병의 힘찬 몸짓과 세계 평화를 표현한 부조도 눈길을 끈다. 철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도운 21개의 나라를 소개한 1층 전시실은 박물관이 가장 정성을 기울인 공간이다. 전쟁이 발발한 지 이틀이 지난 6월 27일, 미국 대통령 트루먼이 미국의 해군과 공군에게 한국군을 지원하도록 명령한다. 28일에는 일본 도쿄에 있던 미 극동군 사령관 맥아더가 내한하여 전선을 시찰하고 미 국방성에 지상군 파견을 요청하고, 7월 7일에 유엔군 총사령관에 맥아더가 임명되고 한국에 파견된 16개 나라의 유엔군을 지휘하게 된다. 7월 14일, 이승만 대통령도 한국군에 대한 작전지휘권을 유엔군사령관에게 이양한다는 각서를 썼다. 21개 나라를 소개한 공간에서 군복을 입은 군인들의 모형, 주요한 장비, 참전개요와 참전 규모, 주요 전투까지 참전국의 역할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유물과 자료를 만날 수 있다. 1945년 10월24일에 세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출범한 UN은 한국전쟁 때 빛을 발한다. 대한민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참전한 나라는 미국, 영국, 캐나다, 콜럼비아,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태국, 남아공화국, 에티오피아, 벨기에, 프랑스, 그리스, 룩셈베르그, 네덜란드, 터키까지 16개국이다. 참전한 군인, 혹은 유가족들이 기증한 유품이기에 더욱 각별하다. 스웨덴, 인도, 덴마크, 노르웨이, 이탈리아 5개 나라는 의료를 지원했다. 6.25 당시에 유엔군이 사용한 다양한 무기들을 살펴보는 시간도 특별하다. 나팔처럼 보이는 다양한 화염방사기도 처음 보는 유물들이다. 의술로 ‘한국전쟁의 상처’를 치유하다 노르웨이적십자가 편성한 83명으로 구성된 이동외과병원을 통해 동두천에서 7월 19일부터 천막으로 된 임시건물에서 진료 임무를 시작한다. 민간인을 위한 외래환자진료소도 운영하였다. 덴마크는 최신 의료시설과 의약품 그리고 탁원한 의료진을 갖춘 병원선 유틀란디아호를 파견하였다. 스웨덴, 1947년 8월에 신생 독립국으로 출발한 인도도 의료부대를 파견하여 야전병원을 운영하며 부상자를 치료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의료지원부대를 파견한 이탈리아는 참전국 중 유일한 유엔 비회원국이며, 가장 마지막에 파견한 국가이다. ‘이호왕기념관’은 자유수호평화박물관의 외연을 넓혀주는 공간이다. 이호왕 박사는 대한민국의 대표적 의학자이자 미생물학자이다. 1973년부터 고려의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대한민국학술원 회장과 WHO 유행성출혈열연구협력센터 소장, 한탄생명과학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 박사는 동두천 송내동에 연구실을 두고 1976년 한국형출혈열의 병원체인 한탄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고, 1980년 서울바이러스를 발견했다. 이러한 업적을 인정받아 2009년 제6회 서재필의학상을 수상했다. 야외 전시장은 6.25전쟁부터 최근까지 군에서 사용하던 비행기및 탱크등 총15점의 대형 장비를 전시하고 있다. 5인치 2연장 함포, 3인치 단연장 함포, 40밀리 2연장 함포, 105밀리 곡사포, T-33A 제트기, M48A2C 전차, 8인치 곡사포, M577 지휘용 장갑차, T33A항공기, 해병대가 사용한 LVT 수륙용 장갑차도 만날 수 있다. 특수무기보다도 더욱 특별한 것은 노르웨이군의 참전비다. 분단을 넘어 평화통일로… 진정한 자유 동족끼리 벌인 한국전쟁으로 입은 남북한의 인명 손실은 무려 520만에 이른다. 전쟁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렵다는 민간인의 사망과 부상, 1천만에 달하는 이산가족의 아픔도 빼 놓을 수 없다. 유엔군 사령관 맥아더는 미 의회 청문회에서 “평생을 전쟁 속에서 보낸 본관과 같은 군인에게조차 이러한 비참함은 처음이어서 무수한 시체를 보았을 때 구토하고 말았다.”고 고백한다. 여전히 심각한 것은 민족 내부의 불신과 증오심이다. 전쟁의 상처를 한국인만큼 깊게 간직한 민족이 달리 있을까? 자유는 목숨을 걸고 지켜야할 소중한 가치다.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통일을 이룩하는 날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노래할 수 있으리라. 권산(한국병학연구소)
■ 코로나19와 단절된 사회 분위기에 보폭 좁아진 통장들 복지 사각지대 문제가 여실히 드러난 ‘수원 세 모녀’ 사건 발생 직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민간 자원을 활용한 촘촘한 복지망 구축을 공언했다. 지역 여론 수렴 등으로 ‘도시의 이장’이라 불리는 통장이 그 중 하나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와 이웃과 단절된 사회 분위기로 통장들은 위기가구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일 전·현직 통장들과 일선 시·군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월 국내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그동안 통장들이 직접 건네주던 민방위 훈련 소집 통지서를 우편함에 넣어놓는 등 전달 방식이 비대면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주소지를 이전한 시민들이 해당 장소에 실제 살고 있는지를 직접 살펴보는 전입신고 사후확인 절차에 대해 행정안전부는 중단 조치를 내린 실정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아니더라도 삭막한 사회 분위기가 이들의 활동에 영향을 끼쳤다. 새로 이사 온 가구의 문 앞에 방문 쪽지를 남기면 “빈집이라고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니냐”는 면박에, 전화를 걸면 “내 번호 어떻게 알았느냐”는 불쾌한 반응에 통장들의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세 모녀처럼 주소지 등록을 안 한 경우, 통장들이 이들의 존재를 더욱 알 수 없다. 세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된 권선구 권선동에 통장이 있어도 이들의 존재 여부를 몰랐던 것도 이러한 이유도 한 몫 한 것으로 추측된다. 수원특례시 장안구 통장 A씨는 “동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새롭게 주소를 등록한 주민에게 제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는 등 상호 합의로 연락망을 구축하지만 전입신고를 안 한 주민들은 알 길이 없다”며 “결국 주인세대와 안면을 터 이사 온 사람들을 파악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건물주가 다른 지역에 사는 사례가 허다하다”고 통장 활동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 지자체, 조례까지 바꾸며 통장 모시기 혈안…한계도 통장들이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주민들을 만나도 모자랄 판에 이들에 대한 구인난까지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31개 시·군 전체 통장 정원은 1만3천513석으로 이 중 약 10%(1천262석)가 공석이다. 이러한 현상은 아파트보단 단독·다가구주택 밀집 지역에서 뚜렷하다는 게 시·군의 설명이다. 아파트와 달리 입주자대표회의와 같은 단체가 없어 일일이 주민들을 만나야 하는 데다 활동 범위가 넓은 등 버거운 업무에 기피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 탓에 시·군은 조례에 단서조항까지 넣어가며 통장 찾기에 나섰다. 수원특례시(전체 1천613석 중 95석 공석)는 지난해 중순 1년 이상 공석인 통장에 대해 해당 통(統)이 아닌 인근 지역의 주민도 임명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임기를 3년, 한 차례 연임으로 규정한 성남시(1천353석 중 93석)는 지난 4월 조례안의 단서 조항으로 2회 이상 모집 공고에도 적임자가 없을 때에는 한 차례 더 연장(1년)을 가능토록 했다. 화성시(976석 중 70석)는 주민 총회 추천에도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읍·면·동장 직권으로 통장(임기 2년)을 임명할 수 있게끔 해놓았다. 이러한 노력에도 한계는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도내 전임 통장 B씨는 “같은 동네에 산다는 유대감이 주민들과 친해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다른 지역에서 통장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라며 “누군가를 시켜서 통장을 하라고 일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통장은 자발적인 사명감 하나로 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수당보단 명예 중시…사기 진작 방안 모색해야” 전문가들은 통장제도와 같은 민간 자원의 적절한 활용이 복지 사각지대를 최소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수원특례시 장안구에선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채 월세가 밀린 한 대학생을 발견한 통장들이 식료품을 전달하는 등 이들의 활약상이 곳곳에서 들리는 만큼 이러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최준규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통장 한 명이 동네 모든 일을 처리하기에는 버겁다. 중장기적으론 주민자치회의 활성화로 지역의 일에 대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또 통장은 수당(월 30만원)보다 명예를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이들의 성과를 온 동네에 알리는 등 이들의 사기를 북돋우는 방법을 계속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계존 수원여대 사회복지과 교수는 “사회 복지 분야에 대한 통장들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며 “지자체가 위기가구 발굴에 대한 매뉴얼을 개발하고 이를 통장들이 숙지하고 휴대하게끔 하는 등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양휘모·이정민·김정규기자
남양주 창현유치원(원장 최정옥)은 지난달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유아 체험활동 ‘2022 스페셜데이’를 실시했다. 창현유치원 유아들은 이 기간 ▲문화체험 ▲찾아오는 체험학습 ▲찾아가는 체험학습 등 총 3가지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격일로 참여했다. 창현유치원은 문화체험 프로그램 운영 기간에 인근 영화관을 대관해 ‘뽀로로 극장판 드래곤캐슬 대모험 놀이’를 관람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친구들과 다 함께 좋아하는 영화를 보며 즐거운 추억을 만드는 시간이 됐다. 또 찾아오는 체험 학습 시간에 유아들은 ‘해저 탐험’과 ‘숲 안전 체험’에 참여했다. 유아들은 산소통, 헤드랜턴, 오리발을 착용하고 해저를 탐험하면서 물고기 잡기, 같은 물고기 찾기, 상어 놀이 활동을 했다. 숲 안전 체험 시간에는 산으로 산책이나 캠핑을 갔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산불발생, 골절사고, 벌에 쏘이는 사고)를 놀이와 체험을 통해 알아보고 대처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다. 최정옥 원장은 “유아들은 5일간 매일 매일 다른 활동을 하며 좋은 추억과 함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면서 “또 공립 유치원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 및 긍정적 인식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양주=이대현기자
수어 봉사 ‘손으로 하나되어’ 화려하고 논리적인 어법으로도 서로 마음을 나누는 게 쉽지 않은 요즘, 특별한 힘으로 소통하고 마음을 나누고 움직이는 이들이 있다. 침묵 속에서 표정과 입모양, 손에서 마음의 진심이 오고간다. 농아인들만의 농문화에 가까이 다가가고, 그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수어봉사동아리 ‘손으로 하나되어’의 이야기다. ‘손으로 하나되어’는 지난 2003년부터 한국농아인협회 경기도협회 수원시지회 소속으로 수원 지역에서 활동을 이어왔다. 직장을 다니는 20대부터 자녀를 둔 50대 회원까지 실질적으로 동아리를 꾸려나가는 인원은 10여명. 송남숙 회장(57)과 19년째 함께 해온 원년 멤버 4명을 포함해 대부분의 회원들이 동아리에서 10년을 훌쩍 넘겨 활동해왔다. 가장 연차가 적은 회원도 6~7년 차여서 서로 손발이 척척 맞는다. 얼마 전 수원특례시 권선구의 수원시농아인쉼터를 찾았을 때도 6명의 자원 봉사자들이 집에만 갇혀 있는 농아 어르신들 마음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얼굴을 마주하고 신체를 움직이게 하는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모임에 꾸준히 참석하는 윤영선 할아버지(79)는 “회원들은 우리에게 너무 소중한 사람들”이라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소통할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고 수어로 흐뭇함을 드러냈다. 회원들은 장애인복지센터 교육, 각종 장애인 축제, 체육대회 등에 참가한 농인을 위해 통역 지원을 나가며 농인들을 위한 일에는 언제든 발벗고 나섰다. 오랜 기간 코다(CODA·Children Of Deaf Adult, 농인 부모를 둔 자녀)에게 소통자의 역할 등 도움을 제공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끊긴 시기에는 비대면으로 농인들과 꾸준히 만나며 소통해왔고, 최근에는 농인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들이 수어를 배우고 동아리 활동까지 하게 된 이유는 다양하지만, 어렵게 배운 수어를 더 많은 사람의 마음을 여는 데 쓰였으면 하는 바람만은 같다. 큰 금액을 후원해주는 단체도 없고 오로지 자발적으로 모인 동아리인 탓에 지속되기 어려울 법도 한데 20년 가까이 농인들과 살갗을 맞대며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경기도뿐 아니라 전국을 살펴봐도 이들처럼 농인들의 세계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봉사 동아리는 드물다. 회원 이민자씨(47)는 가치관과 표현법이 다른 이들과 오랜기간 마음을 나누고 가족이 된 비결에 대해 “처음엔 농인들도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부딪히고 만났다”며 “농인분들도 점차 편견없이 마음을 열어주셨고 농인이든 아니든,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건 사실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라며 의외로 평범한 대답을 내놨다.
9월 1일 경기도의 섬유산업을 책임질 경기 고용안정 선제 대응 지원센터가 개소식을 가졌다. 이날은 정도영 경기도 경제기획관, 양은익 경기대진테크노파크 원장을 비롯해 섬유산업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양은익 원장은 인터뷰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고용을 안정화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영상=곽민규·김종연 PD
양주 덕현고등학교(교장 고장재)는 안전한 전동킥보드 이용 문화 확산을 위해 학부모, 학생, 교사가 함께 참여한 ‘전동킥보드 안전하게 타세요!’ 캠페인을 실시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전동킥보드는 원동기 면허 이상의 운전면허 보유자만 운행이 가능하다. 안전모 착용, 2인 이상 탑승 금지 등 준수사항을 세분화하고 처벌 규정과 과태료 부과 등 법률이 강화됐다. 그러나 이러한 법 개정에도 대다수 학생들이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덕현고에서는 전동킥보드 안전 이용과 관련된 가정통신문을 발송하고 교내 게시물 제작, 등하교 시 전동킥보드 사용 지도 등 다양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덕현고 학부모회와 학생자치회는 교통 안전에 대한 학생들의 경각심을 일깨움과 동시에 전동킥보드로 인한 각종 사고를 미연에 예방하고자 전단지를 만들어 전교생을 대상으로 교통안전 캠페인도 실시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학생들이 관련 법 규정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피해를 입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더욱 열심히 관련 내용을 홍보했다”고 전했다. 고장재 교장은 “대로변에 위치한 학교 특성상 학생들이 등하교 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안전 사례에 대해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홍보해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주=이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