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위반한 굴착기에 횡단보도 건너던 초등생 사망(종합)

평택의 한 초등학교 인근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굴착기 기사가 신호위반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평택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굴착기 기사 A씨(50대)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4시께 평택시 청북읍 청아초 정문 인근에서 굴착기를 운행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 2명을 치고 별다른 조치 없이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B양(11)이 현장에서 숨졌다. C양(11)은 머리 등에 열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당시 A씨는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주행하다 보행신호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던 B양 등을 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사고 후에도 아무 조치 없이 3㎞ 가량을 주행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평택서부공설운동장 인근 도로변에서 붙잡혔다. A씨는 평택 포승읍의 한 건설 현장에서 작업을 마치고 청북읍 소재 차고지로 이동하던 중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으며, 사고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고가 난 지점이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점 등을 고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치사(민식이법) 혐의 적용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 평택=안노연기자

“7-9kg가 제일 맛있어요”…양평 청운수박 출하

양평 청운농협(조합장 정지범)이 8일 오전 7시 30분 산지유통센터에서 ‘2022년 물 맑은 양평수박’ 출하식을 갖고 청운수박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출하식에는 정지범 조합장, 전진선 양평군수, 윤순옥 양평군의회 의장, 이혜원 도의원, 박동순 청운면장, 정상욱 청운농협상임이사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청운수박(물 맑은 양평수박)은 최상의 품질 유지를 위해 생산관리이력제도를 도입해 재배부터 출하까지 관리되고 있다. 오는 7월 말까지 당도 11브릭스 이상인 수박만 선별돼 출하되며 대형마트와 도매시장 등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청운농협은 5천549m²의 부지에 656.64m² 규모의 선별장과 197.6m² 규모의 저온저장고, 307.44m² 규모의 창고, 346.5m² 규모의 가림막 시설을 갖췄다. 청운수박은 당도가 높고 과육이 단단해 아삭한 식감을 자랑한다는 게 농협측의 설명이다. 양평군의 지원도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는 데 힘이 되고 있다. 군은 청운면 농가들이 겪고 있는 판로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전진선 군수는 “코로나19 여파로 농업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끊임없이 고품질 수박을 위해 노력해준 농업인에게 감사드린다. 청운수박은 단단한 과육 뿐 아니라 높은 당도로 유명하다. 청운면의 효자 작물이자 우수작물로 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지범 조합장은 “120여 청운수박 재배농가 모두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을 받았다. 뛰어난 기술로 재배되는 만큼 품질도 최상”이라고 밝혔다. 청운수박은 이달부터 구리청과와 구리농협을 시작으로 동화청과, 어린이집, 하나로마트, 로컬푸드 등 20여곳의 대형 유통업체와 공판장으로 출하된다. 6년 전 첫 선을 보인 청운 수박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올해에는 당시보다 생산량이 두 배 가량 늘었다. 청운농협은 지난 6월 중순부터 올해 말까지 선별장을 운영하며 올해 매출 43억원(2400여t)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평=황선주기자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7일부터 대장정 돌입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아시아 최대의 장르 영화제를 넘어 세계적인 축제가 되겠다는 포부와 함께 11일 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개막식이 지난 7일 오후 7시 부천시청 잔디광장에서 열렸다. 개막식이 끝난 뒤, 오후 8시50분부터는 부천시청 어울마당에서 개막작 <멘>(감독 알렉스 가랜드)도 상영됐다. 악천후에도 무사히 출정식을 올린 제26회 BIFAN 개막식 현장의 이모저모를 알아 본다. ■레드카펫 등 대면 행사, 3년 만에 ‘전면 재개’ 개막식이 열리기 약 한 시간 전부터 잔디광장 옆 레드카펫을 통해 각종 내빈들이 입장했다. 배우 김보성이 ‘의리~!’를 외칠 때나 배우 특별전의 주인공 설경구, 폐막작 <뉴 노멀>의 출연진들이 손짓하는 순간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배우들의 등장에 이어 사람들의 눈길을 끈 배우가 있었는데 턱시도를 차려 입은 꼬마 펭귄 ‘뽀로로’다. 뽀로로는 이날 <뽀로로 극장판 드래곤캐슬 대모험>의 출연 배우로 당당히 레드카펫을 밟았다. 식이 시작되고 나선 조용익 명예조직위원장(부천시장)과 정지영 조직위원장(영화감독)이 함께 개막 선언을 힘차게 외치자, 쏘아 올린 폭죽들이 대면 행사 재개를 기념하듯 일제히 하늘을 수놓으며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눈길을 사로 잡는 제26회 BIFAN의 ‘포인트’ 제26회 BIFAN은 7일 개막해 17일까지 오프·온라인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개최된다. 총 49개국 268편의 영화를 상영하며, 부천시청 잔디광장·어울마당·판타스틱큐브·한국만화박물관·CGV소풍·메가박스 부천스타필드시티 등 13개관과 웨이브(wavve)로 만날 수 있다. 특히 3년 만에 배우 특별전이 재개돼 눈길을 끈다. 전도연·정우성·김혜수에 이어 네 번째 배우 특별전의 주인공은 설경구다. 이날 무대에 오른 설경구는 특별전 상영작 7편 가운데 하나만 꼽아달라는 요청에 대해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늘 <박하사탕>이다. 당시에 제가 느꼈던 압박과 설렘 등 모든 감정이 뒤섞인 영화”라고 전했다. 더욱이 이날은 세계최초의 ‘시리즈 영화’상이 시상돼 화제를 모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등 드라마 시리즈를 영화로 볼 것인지에 관해 화두를 던진 셈이다. 신철 집행위원장은 “영화를 재정의하겠다는 과감한 시도를 통해 <오징어 게임>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개막식을 빛낸 ‘말·말·말’ 식에 참석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특별히 자신이 열렬한 영화팬임을 강조하며 “제게 영화는 두 가지 화두로 정리된다. ‘상상력’과 ‘언어’다. 영화라는 언어를 통해서 부천시민과 경기도민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에게 상상의 지평이 열리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조용익 부천시장도 “다양한 영화적 실험과 장르 브랜딩을 강화해 영화제의 국제적인 위상을 키워나가겠다”며 “오늘은 3년 만에 시민과 직접 만나는 소중한 날”이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어 신철 집행위원장이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으니, 그걸 뛰어넘어 진화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들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꼭 보답하겠다”면서 “언제나 부천은 ‘이상한 것’을 그 자체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도시였다”라고 힘줘 말하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송상호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당원권 정지 6개월...초유의 여당 대표 중징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당 중앙윤리위원회는 8일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받는 이 대표에 대해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의결했다. 당대표 임기가 1년 가량 남은 이 대표가 6개월 간 당원권이 정지돼 대표직 직무 수행이 어렵게 됐으며, 정치 생명에 위기를 맞았다고 할 수 있다. 이 대표의 당원권 정지는 이날부터 효력을 발휘,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이 대표는 즉각 이의제기하겠다고 밝혔고, 11일 예정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특히 집권 여당 대표에 대한 사상 초유의 중징계 결정으로 인해 국민의힘은 당분간 극심한 혼란 양상이 불가피하게 됐으며, 20·30대 지지층의 이탈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도 역시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리위는 전날 오후 7시부터 이날 새벽 2시 45분께까지 국회 본관에서 약 8시간에 걸친 심야 마라톤 회의를 열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지난 4월 21일 윤리위의 징계 절차 개시가 결정된 지 78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징계 사유에 대해 “이준석 당 대표(이하 당원)는 윤리규칙 4조 1항에 따라 당원으로서 예의를 지키고 자리에 맞게 행동해야 하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준석 당원은 김철근 정무실장이 지난 1월 대전에서 장모 씨를 만나 성 상납과 관련한 사실확인서를 작성받고 7억원 상당 투자유치약속 증서를 작성해준 사실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소명했다”면서 “(하지만) 윤리위는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위 소명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 대표가 김 정무실장을 통해 성 상납 의혹 사건 관련 증거 인멸에 나섰다는 의혹을 윤리위가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위원장은 “징계 심의 대상이 아닌 성 상납 의혹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면서 “그간 이준석 당원의 당에 대한 기여와 공로 등을 참작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윤리위는 이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증거인멸 의혹에 연루된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에 대해서는 ‘당원권 정지 2년’이라는 고강도 징계 결정을 했다. 윤리위 징계 처분은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 등 중징계까지 총 4단계가 있다. 2주 만에 다시 열린 윤리위 회의에는 이 위원장을 포함해 윤리위원 9명 중 8명이 참석했으며, 이 대표는 윤리위에 출석해 2시간50분간 소명했고, 김 실장도 지난 윤리위 회의에 이어 추가 소명을 했다.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은 그가 2013년 사업가로부터 성 접대를 받았다는 주장으로, 대선 기간인 지난해 12월 말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가세연은 이어 지난 3월말 ‘성 상납 의혹이 나온 직후 이 대표 측근인 김 실장이 제보자를 만나 성 상납이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받으면서 7억원 투자 각서를 써줬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하며 이 대표를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 윤리위에 제소했다. 이 대표는 징계를 수용할 수 없으며,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재민기자

‘13안타 폭발’ SSG, 롯데 잡고 선두 독주

SSG 랜더스가 13안타를 몰아친 타선과 선발 투수 윌머 폰트의 호투에 힘입어 롯데 자이언츠를 대파하고 선두를 굳건히 했다. SSG는 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 경기에서 폰트의 호투와 한유섬·오태곤의 홈런 등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롯데에 8대1 완승을 거뒀다. 경기 초반은 투수전이 펼쳐졌다. SSG의 선발 폰트와 롯데 투수 김진욱은 2회까지 실점 없이 경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3회 SSG가 승부의 균형을 깼다. 2아웃 후 최정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도루로 만든 2사 2루서 한유섬의 내야 안타로 2사 1,3루 기회가 이어졌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박성한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익수 앞 적시타를 날려 선취점을 뽑았다. 4회에도 SSG는 선두 타자 오태곤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진루했고 이재원이 희생 번트로 1사 3루가 됐다. 이어 김성현이 우중간 안타로 오태곤을 홈으로 불러들였고, 추신수의 우전 안타에 이어 최지훈이 삼진으로 돌아섰으나 추신수 타석 때 상대 투수의 실책으로 김성현이 홈을 밟았다. 이어 최정이 좌익선상 2루타를 날려 1점을 보태며 4대0으로 리드했다. 5회를 쉬어간 SSG는 6회 타선이 다시 폭발하며 쐐기를 박았다. 김성현이 중견수 앞 안타로 진루한 뒤 최지훈의 번트안타로 만든 1사 1, 2루기회서 한유섬이 롯데 3번째 투수 김유영의 초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려 7대0으로 달아났다. SSG는 7회에도 선두 타자 오태곤이 롯데의 바뀐 투수 문경찬의 초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자리 솔로포를 터뜨렸다. 롯데는 9회초 마지막 공격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이대호가 솔로포를 날려 영패를 모면했다. 한편, SSG의 선발 투수 폰트는 8이닝을 던지며 4피안타, 무실점, 5탈삼진 호투로 시즌 10승째(4패)를 챙겼다. 김영웅기자

[2022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다시보기] 16. 용인 ‘삼성화재교통박물관’

세계적 명차 한자리… 온 가족 다함께 차차차! 1482년,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둥근 바퀴에 태엽의 원리를 결합한 태엽자동차에 대한 상상도를 그린다. 다빈치가 스케치한 상상도를 실물로 재현한 태엽자동차와 1886년에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 ‘벤처 특허차’는 신기하게도 서로 닮았다. 독일 메르세데스 벤처 설립자인 칼 벤츠가 삼륜마차에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특허받은 세계 최초의 자동차 벤처 특허차는 0.9마력에 시속 16km에 불과했으나 자동차의 시조라는 명예를 얻었다. 최초의 자동차 벤처를 탄생시킨 독일은 2022년 현재에도 세계 최고의 명차를 생산하는 나라로 손꼽힌다. 벤처 특허차와 포르쉐, 롤스로이스, 캐딜락 같은 명차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곳은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에버랜드에 위치한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이다. ■ 자동차의 역사와 문화를 한자리에서 만나다 1998년 5월 설립돼 올해 개관 24주년을 맞이한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자동차 전문 박물관이다. 2만여평의 드넓은 공간에 전시장과 실내교육장인 애니카 교통나라, 애니카 공원이 조성돼 있다. 박물관 야외전시장에는 재규어, 비틀 같은 국내외 자동차가 전시되어 있다. 세계적인 아티스트 백남준의 설치 작품 ‘21세기를 위한 32대의 자동차’는 20세기의 하드웨어 문화가 21세기에는 소프트웨어에 자리를 물려줄 것으로 예견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전시장은 1층과 2층으로 구분돼 뷰티존, 프리미엄존, 코리안존, 스포츠존 등 총 12개의 주제로 나누어져 있다. 로비를 미로처럼 재미있게 분할한 전시장에서 136년이 된 자동차의 몸체에 들어가는 부속품과 자동차 역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도표를 살펴본다. 늘씬한 자태를 뽐내는 고급 자동차들이 관람객의 눈길을 유혹하고 있다. ‘뷰티존’은 이름처럼 자동차를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해석하고 이해하기 위한 전시 공간이다. ‘포커스존’은 자동차 역사에 빛나는 가치가 있는 모델을 집중 조명해 감상하는 전시 공간이다. 영화 ‘백 투더 퓨쳐’에서 시간여행을 했던 자동차 ‘들로리안 DMC-12’와 ‘허비’에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자동차 ‘폭스바겐 비틀’과의 만남은 뜻밖의 즐거움을 안겨준다. ‘광고존’은 한국자동차의 역사를 쉽게 알 수 있도록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공간으로 추억의 자동차 광고영상과 카탈로그를 전시하고 있다. 2층엔 1910~20년대 자동차 장인들이 수공으로 제작한 명차들이 전시되어 있는 ‘클레식존’이 있다. 자동차의 아름다움과 문화적 가치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 시발과 포니, 한국 자동차의 출발과 성장의 이름 ‘코리안존’에서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 한국인의 손으로 만든 최초의 자동차 ‘시발’과 마주한다. 미군 지프차를 기초로 만들어진 시발(始發)은 ‘처음으로 출발한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시발은 광복 10주년 기념으로 개최된 산업박람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해 당시 부유층에게 인기를 끌었다. 1960~70년대 조립생산의 단계를 거쳐 1975년에 출시된 한국 최초의 고유모델 ‘현대 포니’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조랑말이란 뜻을 가진 소형자동차 포니의 성공으로 한국 자동차 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현대 포니는 국산 자동차 최초로 해외에 수출하여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다. ‘복원존’은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의 철학과 자부심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소장품인 클래식카를 보존하고 복원하는 과정과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인 국제 시발 자동차는 아쉽게도 현재 한 대도 남아 있지 않아 1955년 산업박람회에 출품할 당시 생산에 참여했던 기술자와 가족들의 고증을 통해 박물관에서 재현했다. ■ 자동차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 자동차가 처음 등장한 당시 자동차는 극소수의 상류층만이 향유할 수 있는 소유물로 부와 지위를 나타냈다. 이런 까닭에 ‘프리미엄존’에 전시된 ‘롤스로이스 팬텀vi’와 ‘ 캐딜릭v12’는 예술품처럼 느껴진다. 1910년식 롤스로이스의 대표 모델인 ‘롤스로이스 실버고스트’는 단아하면서 화려한 차체에 직렬 6기통이 장착됐으나 주행 중에 시계 소리만 들린다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유령처럼 조용하게 움직여 부유층에 큰 사랑을 받았다. ‘퍼블릭존’에서 만나는 미국의 ‘포드 모델 T’와 딱정벌레를 닮은 유럽의 ‘폭스바겐 비틀’은 자동차의 대중화를 이끈 전설적인 제품들이다. ‘포르쉐 911 터보 카브리올레’, ‘BMW 3.0CSL’ 같은 유명 스포츠카가 전달하는 느낌은 강렬하다. 운전자의 개성과 욕망을 스타일과 빠른 성능으로 표현하는 스포츠카는 세계 젊은이들의 영원한 로망이다. 오래된 자동차 중에서도 특히 1920~30년대 장인들에 의해 수공으로 제작된 명차를 ‘클래식카’라고 부른다. ‘클래식존’에서 ‘부가티 타입 38’이나 ‘스터츠 베어켓 스피드스터’ 같은 명작과 마주한다. 1957년에 출시된 ‘캐딜락 엘도라도 브로엄’은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해 소비 경제가 활성화된 1950년대 미국의 문화를 가장 잘 드러내는 대형의 화려한 고급 자동차이다. 전투기의 디자인이 반영되었을 뿐 아니라 번쩍이는 은백색의 크롬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외관이 돋보인다. 반면 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독일에서는 작고 효율적인 자동차가 등장한다. 당시 시장의 요구에 따라 초소형차로 디자인된 ‘BMW 이세타’는 작은 차체를 고려하여 냉장고처럼 문을 앞면에 달았다. 자동차 디자인은 시각적인 아름다움은 물론 시대적 상황이 반영돼 있다. ■ 보존과 복원은 미래를 여는 힘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은 20세기 문화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자동차를 문화유산으로 인식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보존처리와 원형의 상태로 회복시켜주는 복원작업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복원은 손상되고 훼손된 자동차를 가능한 처음 만들어졌던 당시의 상태와 기능, 디자인으로 복구하여 생명을 연장시켜주는 작업을 말한다. 자동차 보존과 복원의 원칙은 무엇일까. ‘영구보존의 원칙’은 잠재적 위험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최대한 수명을 연장시켜 최상의 상태로 보존하는 것이다. ‘원형존중의 원칙’은 처음 제작되었던 당시의 원물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최고 수준의 원형성을 구현하는 것이다. ‘기능구현의 원칙’은 자동차란 본질적으로 이동수단이기 때문에 주행이 가능한 상태로 여러 가지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박물관에 소장한 100년이 넘은 클래식카도 여전히 운행이 가능하다. 입장객들을 클래식카에 태우고 삼성애니카공원을 달리는 프로그램은 삼성화재교통박물관만의 특별한 서비스다. 이름만 듣던 클래식카를 직접 타보는 경험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가슴 설레는 일이다. 필자가 방문한 날은 메르세데스 벤츠 E320이 운행하고 있었다. 유럽 자동차 대중화를 이끈 ‘오스틴 7’, 한 때 포뮬러1을 주름잡던 레이싱카 ‘마세라티 250F’를 2분의 1 비율로 축소한 어린이 자동차, 1920년대 뉴욕 거리를 배경으로 전시된 ‘뷰익 24-6-45’ 같은 당시의 자동차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는 것도 빠트릴 수 없는 즐거움이다. ■ 아이와 함께 배우는 안전한 교통문화 교통안전교육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단체교육과 가족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개인교육으로 나눠 진행된다. 어린아이와 동행했다면 애니카교통나라에 반드시 들러야 한다. 어린이들이 당하기 쉬운 10가지 교통사고 유형을 시나리오로 꾸며, 어린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교통안전과 질서의식을 배우는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자. 횡단보도를 안전하게 건너는 5가지 약속도 아이들에게 꼭 일러주고 다짐을 받아야겠다. 횡단보도 오른쪽에 멈춰 선다, 초록불이 켜지면 왼쪽과 오른쪽을 확인한다, 운전자와 눈을 맞추며 손을 든다, 자동차가 멈춘 것을 확인한다, 건너는 동안 자동차를 보면서 건넌다.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은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박물관을 방문하기 전에 먼저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어떨까. 박물관에 어떤 자동차가 전시되고 있고 현재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미리 살펴본다면 훨씬 충실하고 즐거운 관람이 될 것이다. 권산(한국병학연구소)

[지역 술로 新소비 문화 만들자] 색다른 경기소주 매력이 찰랑 “한 잔 받아酒~”

지역 술로 세대 공감…新소비 문화 만들자 한라산에 오르려 제주도를 가기도 하지만, 한라산을 마시려 제주도를 가기도 한다. 존재감 있는 ‘지역 소주’는 관광객을 끌어옴과 동시에 도시의 관광 아이템으로도 자리잡는다. 전국 각지에 다양한 술이 있듯 경기도에도 특산물로 생산되는 매력적인 맛의 지역 소주들이 있다. 하지만 경기도민이 제 동네 소주를 크게 찾지도, 알고 있지도 못한 실정이다. 무더운 여름철 쏟아지는 땀방울을 시원한 한 잔으로 날려버릴 경기도 지역 소주를 소개한다. 취하면 그 술이 그 술이건만 사람들은 취한 와중에도 찾던 술만 찾는다. 비오는 날엔 막걸리 한 잔 걸쳐야 하고 열대야 덮친 밤엔 맥주 한 병 들이켜야 한다면서, 그 안에서도 꼭 고집하는 특정 선호 브랜드가 있다. 소주도 그렇다. 엇비슷한 맛 같은데 어떤 술은 유독 쓰고 어떤 술은 유독 달다. 그런데 그 씁쓸하고 달달한 선택지 안에 ‘경기도 소주’는 들어있지 않다. 딱히 이름난 제품도, 소비자 눈에 쉽게 보이는 제품도 없어서다. 경기도 소주가 많지 않아서일까? 그건 아니다. 현재로선 “너무 많아 정확한 수를 알 수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통주를 만드는 양조장에서 소주를 함께 개발하는 경우가 많아 구체적인 수가 파악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력 상품이 ‘지역 소주’가 아닌 여타 전통주다 보니 소주가 그다지 유명하지 않을 뿐이다. 2017년 설립된 농업회사법인 연천양조 주식회사(이하 연천양조㈜)도 이런 케이스다. 연천양조㈜는 전국 생산량 1위인 연천의 특화작물 ‘율무’를 활용해 막걸리와 동동주 등을 만들던 곳인데, 최근 소주 시장까지 눈을 높였다. 배경에는 ‘지역민의 염원’이 있다. 연천양조㈜ 박용수 대표는 “연천의 율무막걸리는 이웃의 포천막걸리보다 맛있다며 예로부터 유명하고 자부심이 대단했던 술이다. 그런데 기존에 코지(일본누룩)를 사용한 율무막걸리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주민들이 안타까워 했고 ‘옛 율무막걸리를 되살려 달라’며 열화 같이 요청했다”면서 “그때 우리가 한국 고유의 누룩을 사용해 과거와 다른 전통 율무 술들을 개발하게 됐고, 그의 연장선에서 지금의 율무 소주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외 지역 소주들도 막걸리나 와인 등 다른 술에서 시작돼 파생된 경우가 많다. 원재료도 지역 특산물에 따라 고구마(여주)·쌀(평택)·수수(김포) 등 다채롭다. 우리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고유 소주, 박 대표는 향후 경기도 술이 나아갈 길이 밝다고 생각한다. “경기도는 타 지역보다 전통 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역사적 가능성이 크다”던 그는 “누구나 좀 더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일상 속 도구’로서의 지역 술이 자리매김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지역의 다양한 전통 술로 세대간 소통하며 새로운 술 소비 문화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비주류였던 ‘증류 소주’ 부활… 이젠, 주류도 경기도 국내 주류(酒類) 시장의 비주류(非主流)였던 ‘증류식 소주’가 부활을 꿈꾼다. 가수 박재범이 출시한 원소주 등장에 힘입어 경기도에서도 각종 증류식 소주가 세간의 이목을 기다리고 있다. ■ 일주일에 2번씩 열리는 술자리…5명 중 1명 ‘소주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 3월 발간한 ‘2021년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를 보면 국내 주류 시장 규모는 현재 약 8조8천억원 규모다. 맥주의 인기(48%)가 가장 많고 뒤이어 소주(21%), 막걸리(8%), 리큐르주(6%), 와인(4%) 순이다. 한국 성인은 평균적으로 한 달에 8.5일 술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2회마다 벌어지는 술자리에서 절반 이상의 소비자가 맥주 또는 소주를 찾는다고 풀이할 수 있다. 이때 ‘소주’는 증류식과 희석식으로 구분된다. 곡물을 발효해 만든 오리지널 소주가 증류식이고, 정제수와 물이나 알코올 등 기타 첨가물(인공감미료)을 추가해 만든 소주가 희석식이다. 더욱 쉽게 설명하자면 최근 가수 박재범이 출시한 ‘원소주’가 증류식, ‘참이슬·처음처럼’ 같이 대량 생산이 가능한 소주가 희석식이다. ■ 희석식 소주 인기 꺾고, 증류식 소주 판매량 급등 최근 전국 유통가에선 증류식 소주의 판매량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만 살펴봐도 지난 5월 기준 증류식 소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이마트24’ 132%, ‘세븐일레븐’ 100%, ‘씨유(CU)’ 71.8%, ‘지에스(GS)25’ 38%씩 각각 늘었을 정도다. 이는 MZ세대에서 인기가 높은 원소주를 계기로 증류주 시장 자체가 각광받은 영향도 크지만, 한편으로는 주세법에 따른 몫도 있다. 현행법상 온라인에서 사고 팔 수 있는 술은 전통주 뿐인데 증류식 소주가 전통주 영역에 포함돼 온라인 유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술자리·온라인 술 구매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그 나비 효과를 증류식 소주가 ‘판매량 증가’라는 결과로 받은 셈이다. ■ 증류주 시장 커질수록 미소 짓는 지역 농가 국립농업과학원은 전통 증류식 소주가 희석식 소주 시장의 10%만 대체해도 우리 쌀 3만6천 톤의 소비가 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관련 단체나 전문가들 역시 증류식 소주를 찾는 이가 늘어날수록 지역 농가의 숨통이 트일 길이 넓어진다고 내다본다. 왜 그럴까. 원인은 술의 ‘원재료’에 있다. 증류주의 바탕이 쌀·보리 등 농산물이기 때문에 지역 술이 잘 팔릴수록 지역 농산물도 잘 팔린다는 의미다. 본래 희석식 소주는 과거 정부가 증류식 소주 생산을 금지하면서 탄생했다. 50여년 전 당시 식량 부족으로 양곡 원료의 술을 만들지 말라는 방침이 내려지면서, 향미가 떨어지되 양곡을 줄이고 생산 단가도 낮추는 조건으로 개발된 술이다. 따라서 증류주 업계는 농산물이 활용되지 않는 희석식 소주의 ‘시장 점령’이 지역 농가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농가 수익 확대를 위해서라도 증류주 시장이 한층 커져야 한다는 건데, 그러기 위해선 (희석식 소주처럼) 숙성 기간을 단축하고, 생산량을 증대하며, 유통 구조를 바꾸는 게 관건인 상황이다. ■ 주점·호텔에서 속속 보이는 道 소주…“관심 오래 가길” 앞으로 기대해볼만한 대목은 서서히 경기도에서도 증류식 소주가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는 부분이다. 지역 전통주점이나 숙박업체, 온라인 스토어 등지에서 전통 증류식 소주가 유통되며 ‘단골손님 구하기’에 나서고 있다. 일부 상품은 ‘1+1’이나 ‘소주잔 추가’ 등 이벤트를 열며 판매되기도 한다. 또 경기도농업기술원과 같은 유관 기관 역시 증류주 시장 확대를 위해 소매를 걷고 있다. 도 농기원은 지난 2013년 특허 등록한 자체 증류 기술을 민간 주류 제조업체에 이전하는 등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기술은 1년여에 달하는 증류식 소주 숙성 기간을 2~3개월로 대폭 줄여주고, 맛과 향을 키워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 도내 5개 업체가 해당 기술을 적용해 지역 농산물을 토대로 증류식 소주를 제조하고 있으며, 기타 도내 양조장에서 높은 호응을 보이고 있다. 이대형 도 농기원 이학박사는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증류식 소주 소비가 늘어나고 있고, 경기도 내 양조장들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경기지역 술에 대한 관심이 오래 이어진다면 향후 지역 농업인 소득 증가·지역 농산물 소비 증대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량 생산된 희석주vs특색 담긴 지역 증류주, 승자는? ‘초록 병·빨간 뚜껑’이 아닌 특별한 술을 준비했다. 와인처럼 생긴 병부터 영어로 지어진 제품 이름까지. 그간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조금은 낯선 모습의 ‘지역 소주’들이다. 과연 맛은 어떨지, 경기일보가 시음회를 열었다. 먼저 경기도를 대표하는 증류식 소주는 경기도농업기술원의 증류 기술을 이전받은 ‘연천양조(연천)’, ‘술아원(여주)’, ‘좋은술(평택)’, ‘J&J브루어리(용인)’, ‘문배주양조원(김포)’ 등 주류업체 5곳의 제품을 하나씩 추렸다. 하지만 이 중 2곳이 현재 설비 보완 등 이유로 제품 생산 및 유통을 잠정 중단한 상태여서 소비자들이 즉시 구매 가능한 나머지 3곳만 시음 대상으로 했다. 쉬운 비교를 위해 시중에서 간단하게 구매할 수 있는 희석식 소주 2종도 함께 준비했다. 총 5종이 시음 대상이다. 지난 23일 경기일보 1층 스튜디오에서 열린 지역 소주 시음회에는 2명이 참여했다. 구매력 있는 적극적인 중년 A세대 대표로 이용성 편집국장(53)이, 떠오르는 주소비층 Z세대 대표로 이은진 경제부 기자(29)가 나서 각각의 맛과 향 등을 평가했다. 시음회에 놓인 술은 ▲1번 필소주(술아원·고구마증류주) ▲2번 처음처럼(롯데주류·희석식) ▲3번 우주(연천양조·율무증류주) ▲4번 청혼(J&J브루어리·쌀증류주) ▲5번 참이슬(하이트진로·희석식) 등 순으로 정하고, 참여자들에겐 공개하지 않았다. 공정한 평가를 의해 입을 헹굴 수 있는 물과 술에 덜 취할 수 있는 견과류 등도 비치했다. 시음회를 통해 5개의 술을 한 잔씩 맛 본 이들은 지역 소주에 대해 ‘곡주 같아 목 넘김이 좋고 옛날 어르신과 같이 먹던 술 느낌’, ‘익숙하고 부드러워 자주 찾고 싶은 맛’ 등 의견을 냈다. 공통적으로 향에선 희석식 소주와 크게 차이가 없고, 맛에서 독한 정도가 다르다고 평했다. 특히 1, 3번 술의 시음을 마친 뒤엔 “분명 지역 소주일 것”이라며 답을 맞추는 모습도 보였다. 그 외 5종 술의 여러 가지 의견과 참여자들의 최종 ‘원 픽(1 Pick)’ 등은 경기TV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