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광덕 남양주시장 당선인의 취임식이 집중호우로 인한 대비를 위해 취소됐다. 남양주시장직 인수위원회는 1일 오전 10시30분 화도체육문화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주광덕 남양주시장 당선인의 취임식을 전면 취소한다고 30일 밝혔다. 주 당선인은 1일 오전 7시부터 수해 피해 현장을 찾아 재난 피해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이어 현충탑 참배를 마친 뒤 11시에 온라인 취임사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주 당선인은 “폭우로 피해를 입은 시민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취임과 동시에 시민 안전 점검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하며 더 안전하고 행복한 남양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남양주=이대현기자
KT 위즈가 홈런 4방 등 타선의 폭발로 삼성 라이온즈에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KT는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박병호의 연타석 홈런과 황재균, 강백호의 홈런 등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13대2 대승을 거뒀다. 이날 KT는 1회 배정대의 2루타와 박병호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2루 찬스에서 오윤석의 좌익수 앞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2회에는 선두타자 김준태의 2루타와 송민섭의 희생번트로 1사 3루에서 배정대가 3루수 강습 내야 안타를 쳐 1점을 추가했다. 3회에도 KT의 맹타는 계속됐다. 강백호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진루했고, 이어 박병호가 좌익수 뒤 경기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짜리 2점 홈런을 쳐 4대0으로 달아났다. 개인 통산 352호 홈런을 기록, 양준혁(351개)을 제치고 역대 개인 최다 홈런 순위 단독 4위로 올라섰다. 이후 KT는 황재균의 좌중간 안타와 김준태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2루서 심우준이 적시타를 때려 1점을 보탰다. 삼성도 곧장 반격에 나섰다. 3회말 이해승과 김헌곤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은 뒤 김현준이 볼넷으로 출루, 무사 만루의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후속 타자 오선진이 병살타를 치며 1점을 만회하는 데 머물렀다. KT의 방망이는 4회에도 식지 않았다. 알포드와 강백호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난 후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우중간을 넘기는 연타석 홈런을 쳐내며 시즌 26호 홈런을 기록했다. 6대1로 끌려가던 삼성은 6회 오선진과 피렐라의 연속 안타와 최영진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서 이성규가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로 1점을 따라잡았다. 5,6회 잠잠하던 KT 타선은 7회 또다시 폭발했다. 선두 타자 강백호가 우월 솔로포를 쳐낸 뒤, 박병호와 김민혁의 연속 안타에 이은 황재균의 좌중간 3점 홈런이 터져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T는 만족하지 않고 추가점을 올렸다. 김준태의 볼넷과 심우준의 2루타, 배정대의 볼넷으로 만든 만루 상황서 알포드가 좌중간을 가르는 3타점 2루타를 날려 13대2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한편, KT의 선발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는 5⅔이닝을 던지며 6피안타, 2실점, 3탈삼진 호투로 시즌 4승째(8패)를 챙겼다. 김영웅기자
“누군가에겐 따뜻한 식사 한끼가 기적이 될 수 있습니다. 밥만 나누는 게 아니라 말 한마디라도 위로가 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30일 오후 2시께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의 한 건물. 구수한 내음을 따라 도착한 건물 2층에서는 식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완성된 밥과 반찬들은 일회용 도시락통에 정성스럽게 담겨 식탁 한 켠에 차곡차곡 쌓여갔다. 도시락 포장을 마친 봉사자들은 100인분의 식사를 들고 건물 1층 출입구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도시락을 전달받는 이들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함을 전했고, 전달하는 이들 역시 노숙인들의 손을 꼭 잡으며 따뜻한 위로와 함께 도시락을 건넸다. 24년째 지역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유쾌한공동체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다. 유쾌한공동체는 경제적으로 어렵고 지역사회로부터 소외된 취약계층을 위해 다양한 나눔문화를 실천하고 있다. 같은 건물 4층에서는 갈 곳 없는 노숙인들을 위한 ‘희망사랑방’도 운영하고 있다. 숙식을 제공하면서 취업 지원 교육 등을 통해 사회 적응도 돕는다. 유쾌한공동체의 나눔은 코로나19 기간에도 멈추지 않았다. 감염 확산 우려로 인근 시설들의 무료급식까지 끊기면서 갈 곳 잃은 소외된 이웃들까지 보듬어야 했기 때문이다. 유쾌한공동체의 무료급식은 올해 3월 시설 내부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던 단 2주를 제외하곤 계속 이어졌다. 심지어 이 기간에도 도시락을 구매해 소외계층에게 직접 전달하는 등 따뜻한 나눔은 계속됐다. 나눔의 고마움을 느낀 노숙인들이 직접 봉사활동에 참여하기도 한다. 포장일을 돕던 50대 노숙인 김씨는 “인생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도움을 받고 나니, 나도 베풀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면서 “누군가에겐 힘이 된다는 생각을 하면 뿌듯하다”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안승영 유쾌한공동체 대표는 “유쾌한공동체가 소외된 지역 이웃들의 마지막 버팀목이라는 생각으로 나눔을 멈추지 않았다”면서 “지역 사회에 소외된 이웃들이 없도록 앞으로도 나눔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한수진기자
민선 8기 경기도를 이끌 김동연 당선인의 취임과 함께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 시대가 4년 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김 당선인은 1일 오전 10시 경기도청 광교신청사 대강당에서 마련됐던 ‘맞손 신고식’ 대신 오전 9시 재난현장 방문 등으로 도지사로서 첫 걸음을 뗀다. 집중호우로 인한 도내 피해가 이어지면서 당선인 취임식은 전면 취소됐다. 김동연호(號)의 도정 키워드는 ‘소통’·‘협치’·‘경제’로 함축된다. 우선 김 당선인의 경기도정은 도민과의 소통으로 그려질 전망이다. 앞서 그는 도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똑톡! 경기제안’을 운영, 8개의 우수 정책을 채택해 도정에 반영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또 그동안 대부분 외부 인사가 맡아온 도지사 비서실장 자리를 내부 공모를 통해 임명하며 공직자들과의 보다 활발한 소통을 꾀하고 있다. 아울러 김 당선인의 ‘더 많은, 더 고른, 더 나은 기회’라는 도정 비전을 실현해 줄 정치구조는 ‘협치’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도의회가 여야 동수를 이루면서 어느 때보다 ‘김동연표 협치’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어서다. 비록 국민의힘 인수위 인사 추천이 무산되며 김동연표 협치가 삐걱 거리고 있지만, 김 당선인은 꾸준히 정책연대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협치를 강조하고 있다. 민선 6기 남경필의 ‘연정’, 민선 7기 이재명의 ‘평화’를 거쳐, 김 당선인은 ‘경제’를 중심으로 한 도정변혁을 예고했다. 평화부지사를 경제부지사로 직제 개편해 민생경제 회복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와 함께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의 취임식은 1일 오후 2시30분께 남양주시 이패동 남양주체육문화센터 실내체육관에서 경기교육 가족이 모두 어우러지는 ‘축제의 한마당’으로 치러진다. 취임식은 교육청 직원부터 유·초·중·고 학생, 학부모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30분가량 진행될 예정이다. 취임식을 준비하는 민선 5기 경기도교육감직 인수위원회의 취임준비위원회는 임 당선인의 취임사와 직원 인사 등 형식적인 부분을 최소화하고, 학생들의 소통 및 공연 위주로 취임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취임식은 직선제로 전환된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경기북부에서 열린다. 이런 가운데 집중호우로 인한 도내 피해가 이어지면서 도지사를 비롯한 시장·군수의 취임식이 잇따라 취소 및 축소됐다. 김 당선인 측은 집중호우 상황에 따라 1일 예정됐던 취임식을 전면 취소했다. 김 당선인은 “피해현장 방문, 재난 대응 중인 도청 공무원 격려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전 도지사도 태풍상륙이 예보되자 취임식을 취소하고 재난비상태책회의로 공식업무를 시작한 바 있다. 김경일 파주시장 당선인은 취임과 동시에 우기철 대비 자연재난대책에 대한 보고를 받은 후 재난위험지역에 대한 현장방문에 나설 예정이다. 정명근 화성시장 당선인의 경우 취임식을 취소하고 재난현장을 점검키로 하는가 하면, 정장선 평택시장 당선인은 외부 인사 없이 평택시 직원만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진행한다. 정민훈·김현수기자
민선 8기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당선인의 취임식이 집중호우로 취소됐다. 이 당선인은 용인특례시청 3층 에이스홀에서 예정된 취임식을 전면 취소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용인지역 집중 폭우로 침수 피해가 있는 상황에서 시민의 안전과 수해 현장 점검이 최우선이라는 이 당선인의 의지가 반영됐다. 이 당선인은 1일 현충탑 참배를 마친 뒤 지역 내 수해 현장을 직접 찾아가 재난현장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당선인은 “폭우로 인해 지역 내 수해가 발생했다. 인명피해까지 나온 상황에서 취임식을 열고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해 이같이 결정하게 됐다"라며 "1일 현충탑 참배 뒤 수해 현장을 직접 둘러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인=김경수기자
경기도내 택시 요금체계가 지자체마다 다르고 복잡하다. 때문에 이용객들이 혼란을 겪고, 불만도 크다. 경기도가 몇차례에 걸쳐 요금체계를 단순화하며 개선에 나섰지만 여전히 복잡하다. 택시요금은 출발 지역, 시간, 사업구역 등 여러 기준에 따라 제각각이어서 이용객과 택시기사 사이에 종종 마찰이 빚어진다. 같은 시간, 같은 거리라도 인접 시·군을 오간다거나, 자정을 넘은 심야시간이라면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특히 도시지역과 도농복합지역 여부에 따라 할증률이 10~20% 차이 나 분쟁이 일고 있다. 택시업계 관계자까지 ‘수십개로 쪼개진 사업구역에다 제각각인 요금체계로 택시기사들도 요금을 부과하는데 헷갈린다’고 할 정도다. 이용객들은 요금을 덤터기 썼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택시 요금체계를 다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경기도는 2009년 시·군별로 19개 형태에 달하던 요금체계를 표준요금과 도농복합 가·나·다군 등 4가지로 단순화했다. 2013년에는 3단계로 더 단순화했다. 표준요금군에는 수원·성남·고양 등 15곳, 가군에는 용인·평택·화성 등 7곳, 나군에는 이천·안성 등 8곳이 있다. 표준요금을 기준으로 도농복합 가군은 109.1%, 도농복합 나군은 120% 요금이 부과된다. 이런 변화에도 요금체계는 여전히 복잡하고, 택시기사와 이용객 간의 분쟁은 계속되고 있다. 경기연구원이 도내 택시 이용 승객 및 택시 운수종사자 150명을 대상으로 지난 2월~3월 택시요금 관련 설문조사를 했다. 이용객의 64%가 ‘경기도 택시 요금체계를 단일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군 지역에선 77.8%가 단일화에 찬성했다. 택시 요금체계 문제점으로는 ‘불합리한 시계 외 할증요금’(39.3%)을 제일 많이 꼽았다. 이어 ‘복잡한 요금체계’(28%), ‘불합리한 심야 할증요금’(29%)이라고 답했다. 반면 택시 운수종사자들은 복잡한 요금체계(42.8%)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요금체계 희망 형태는 현행 유지가 50.4%로 요금체계 개편에 조심스런 입장이었다. 도농복합 요금군에 속한 지역은 높은 요금체계를 유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경기연구원은 3개 요금군으로 인해 이용객은 목적지에 따라 동일한 거리라도 다른 요금을 내는 불합리한 상황이라며 택시 통행량을 분석해 요금제 단순화 방안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이용객은 물론 택시업계조차 복잡하고 어렵다고 지적하는 요금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도 택시 요금체계의 전반적 손질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기도는 ‘택시 요금체계 단순화’를 추진해야 한다.
교육에는 정치가 없어야 한다. 이념도 없어야 한다. 이 당연한 논리가 실종된 경기교육이었다. 그 출발이 2009년 무상급식이었다. 도비 600억원 지원을 놓고 난장판이 됐다. 달라는 교육감과 못 주겠다는 도지사가 충돌했다. 대한민국 진보와 보수의 진영 싸움으로 번졌다. 그도 그럴 게, 무상급식은 급식 정책이 아니었다. 선택적 복지에서 보편적 복지로 옮겨가는 사회적 실험이었다. 평등의 가치를 현장에서 가르치는 사회주의적 교육이었다. 사실, 진보 진영에서는 ‘교육에 이념이 없다’는 전제 자체가 거부된다. 비단, 경기도 교육에만 국한된 논제가 아니다. 칼 마르크스의 공산당선언 이후 부르주아는 프롤레타리아의 타도 대상이었고, 그를 위해 노동자는 프롤레타리아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계급 투쟁의 예비군을 만드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라고 선언됐다. 경기도의 진보 교육감 13년이 그런 교육의 시기였고, 이를 담당한 첨병이 바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었다. 임태희 당선인은 대표적인 보수 인사다. 6·1 지방선거에서 전국 보수 후보와 함께 ‘전교조 OUT’을 선언했다. 진보 교육의 근원부터 바꾸겠다는 의지의 천명이었다. 모두의 시선이 경기도 행정과의 관계로 모아진다. 교육청 행정은 도청 행정과 떼어 놓을 수 없다. 다양한 행·재정적 교류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 그 파트너라 할 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가장 극렬한 대립을 보였던 ‘김상곤 교육감-김문수 도지사’ 시대의 재연이 우려됐다. 이럴 때 훈훈한 모습이 만들어졌다. 김동연 당선인과 임태희 당선인의 조찬 회동이다. 29일 시중 한 커피점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나눴다. 교육 협치를 위한 의견이 오고 갔다고 한다. “교육 문제 만큼은 정파와 이념을 넘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한다는 두 당선인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양측 인수위가 설명했다. 선거 이후 김 당선인의 다양한 협치 행보가 관심을 받아왔다. 우리는 그 중에 가장 가치 있는 시도가 이번 교육 협치라고 본다. 구체적 협치 움직임도 보인다. 교육감직 인수위는 이 날 ‘혁신학교 폐지 공약’의 수정을 밝혔다. 후보 시절은 물론, 당선 직후에도 강조했던 약속이다. 경기도와의 교육 협치를 위한 유화적 정책 선회라는 평이 나온다. 도지사직 인수위도 같은 날 결이 같은 발표를 했다. 프랑스의 에꼴(Ecole42)’을 벤치마킹한 ‘경기 파란 학교’ 설립을 제시했다. 임 당선인이 구상하고 있는 미래학교와 상당 부분 닮아 있다. 협치로 풀어갈 대상이 생긴 셈이다. 교육 현장에 정치와 이념이 파고 들었던 십수년. 경기 교육은 파행과 역행을 거듭했다. 교육의 기본인 학력은 저하됐다. 남은 것이라곤 갈등을 주도했던 교육감 도지사의 개인적 성장 뿐이었다. 대통령 후보가 됐고, 부총리가 됐다. 학생에도 학부모에도 남긴 건 없다. 우리의 평가는 그렇다. 이제 막을 내려야 하지 않겠나. 그런 시대는 없는 게 좋다. 샌드위치 먹는 김동연·임태희 당선인에서 그런 가능성을 본다.
한 사내가 아파트로 이사를 온다. 비슷한 연배의 아낙네도 입주한다. 그녀의 남편은 해외출장이 잦다. 사내는 여인에게 눈길이 간다. 이들의 배우자들도 엇갈린 인연을 쌓는다. 둘은 서로에게 끌린다. ▶그렇게 두 사람은 연정을 품는다. 출발은 동병상련(同病相憐)이었다. 만남이 이어지면서 마음의 상처도 아물어져 간다. 사내는 평온을 되찾고, 무협소설도 다시 쓴다. 요즘처럼 장마철이면 떠오르는 어떤 영화의 얼개다. ▶작품의 무대는 파스텔 톤의 한 도시였다. ‘화양연화(花樣年華)’가 제목이다. 여인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을 은유한다. 아시아 영화의 아이콘이었던 왕가위(王家衛) 감독이 연출했었다. ▶영화의 배경은 홍콩(Hong Kong)이다. 19세기 중반 한 영국인이 중국인에게 “어디냐”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광동어 억양으로 “헝꽁”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홍콩’으로 불리게 됐다. 1842년 난징조약으로 영국 식민지가 됐지만, 1997년 반환된 뒤 중국 특별행정구로 편입됐다. ▶중국 국영기업들이 25년 만에 홍콩경제를 장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정부의 ‘코로나 제로’ 정책 여파로 금융허브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3천440억달러(약 442조원) 규모의 홍콩경제도 중국 국영기업들 손에 넘어가고 있다. ▶“홍콩은 결코 영국의 식민지가 아니었다”는 중국 정부의 궤변성 발표도 나왔다. 이 내용은 홍콩 공립고교 학생들의 교과서에도 녹여졌다. 지난 2019년 민주화시위 이후 시진핑 주석이 가속화한 이른 바 ‘홍콩의 중국화’다. ▶오늘은 이 도시가 영국으로부터 반환된 지 25주년이 되는 날이다. 기념해야 할지, 애도해야 할지는 온전히 그들의 몫이다. 중국 경제전략가인 사이먼 리의 고언이 귓가를 맴돈다. “홍콩이 결정적인 기로에 섰다. 중국 국영기업들은 홍콩의 사회·경제·정치에 책임을 져야 한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한국 경제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언제는 경기가 좋다고 말했겠느냐마는 코로나19 위기 후 다가오는 후폭풍은 어떠한 결과를 불러올 지 두려울 정도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를 보면 올해 3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960조원에 달한다.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말보다 40% 늘었다. 대기업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최근 한 기업데이터연구소가 국내 500대 기업 중 273개 제조업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들이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차입금(유동성 차입금) 규모가 3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 대출 역시 크게 늘고 있다. 5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천60조6천억원으로, 4월 말보다 한 달 새 4천억원 증가했다. 생활 물가는 더 난리다. 빚이 늘고 있는 것도 고통스러운데 기름 값은 연일 고공 행진을 벌여 리터당 2천100원을 넘어선 지 오래고, 각종 식재료 값도 올라 올해 1분기 4인 가족 식비는 월 평균 106만6천902원(통계청 조사)을 넘어섰다. 지난해 1분기(97만2천286원)와 비교하면 9.7% 증가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도 오른다.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란 뜻이다. 경제 위기를 타계해야 할 주체는 결국 기업일 텐데, 기업들의 전망도 어둡다. 한국은행 조사 결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수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전망한 올해 수출입 상황을 보면 올해 수출은 7천39억달러, 수입은 7천185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수지가 1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다는 것이다. 147억달러 적자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무역적자 132억달러보다 큰 규모다. 이런 가운데 2023년도 최저임금 협상이 이뤄졌다. 결과는 올해 시급 9천160원보다 460원(5%) 오른 9천620원이다. 월급(주 40시간·주휴수당 포함)으로 환산하면 201만580원이다. 협상을 벌인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 모두 결과에 불만이다. 노동자위원들은 물가는 폭등하는데 임금은 적게 올랐다며 사실상 ‘임금 삭감’이라는 입장이다. 사용자위원 측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으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주장한다. 협상이 원래 그렇다. 양측 모두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를 도출한다는 것이 쉽겠는가. 더욱이 최근 경제 상황을 볼 때 노사의 주장이 어느 때 보다 이해 되기에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과정이 힘들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최저임금위는 민주노총 소속 위원과 사용자위원이 퇴장한 가운데 투표를 진행, 2015년 이후 8년 만에 법정시한(6월29일) 내에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이 부분은 의미가 크다. 경제위기가 현실로 다가온 지금, 노사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것을 이해할 국민은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노사 관계도 치열하게 논쟁하되 서로 타협할 수 있는 안을 찾아야 한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폭발하면 결국 공멸의 길 뿐이다. 이호준 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