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기적?! 진짜야?

기적이란 일반적으로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 또는 자연법칙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가톨릭은 기적을 단지 초자연적 현상으로만 여기지 않는다. 성경에 등장하는 기적들도 각각의 메시지를 지니며, 빵과 포도주가 예수님의 몸과 피로 변하는 일명 성변화(聖變化)는 단지 기적이 아닌 가톨릭 신앙의 핵심이다. 또한 가톨릭 성인(聖人)을 통해 발생하는 기적들도 면밀한 심사를 거친다. 즉 오늘날에도 기적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기적, 진짜일까? 사실 가톨릭 신앙과 관련된 초자연적 현상들은 끊임없이 일어났고 과학적 검증을 시도한 사례들도 많았다. 대표적으로 빵과 포도주가 실제 예수님의 몸과 피로 변하는 기적들이다. 750년 이탈리아 동쪽 란치아노에서 한 신부가 미사(빵과 포도주의 변화가 이루어지는 가톨릭 예식)를 거행하던 중 축성된 빵 안에 예수님의 몸이 있는지 의심하였고 실제로 빵이 살로, 포도주가 피로 변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1천200년이 지나 1970년 해부학, 조직학, 화학 임상 현미경 관찰 교수인 에도아르도 리놀리(Edoardo Linoli) 박사는 다음과 같은 세부 보고서를 제출했다. 1. ‘살’은 심장의 횡문근 조직으로 이뤄진 실제 살이다. 2. ‘피’는 실제 피다. 크로마토그래피 분석은 절대적이고 논란의 여지가 없는 확실성으로 그 사실을 증명한다. 3. 면역학 연구는 살과 피가 확실히 인간과 같은 것임을 나타내고, 면역 혈액학 실험은, 살과 피가 모두 토리노 수의(Sindone: ‘예수님의 수의’라 칭하는 천)의 남자와 같은 혈액형이며 중동 사람의 특징인 AB 혈액형에 속한다는 것을 완전한 객관성과 확실성을 근거로 단언할 수 있다. 4. 이 혈액에 포함된 단백질은 정상적으로 선혈의 혈청 단백질 체계와 동일한 백분율로 분해된다. 5. 어떠한 조직학 분야에서도 미라를 만들려는 목적으로 고대에서 사용된 방부제나 소금의 침투 흔적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후 세계보건기구에서는 검증을 위한 수많은 실험이 이뤄졌고 리놀리 교수가 수행한 것과 같은 결론을 내리며 그 살 조각에 대해 ‘생명체의 고유한 모든 임상적 반응에 빠르게 대응하므로 살아 있는 구조’라고 선언했다. 기적은 분명 우리를 놀랍게 하며 믿음으로 인도한다. 그러나 그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해 과학적 검증과 식별, 면밀한 조사는 필요하다. 실제로 치유의 기적이 현재 진행형인 프랑스 루르드에서는 7천여 건의 기적 치유 사례가 보고됐지만, 현재 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기적은 총 67건뿐이다. 그 이유는 기적이 주는 영향력 때문이다. 기적으로 인해 신이 아닌 그 현상 자체만을 맹신하기도 하며, 그 현상이 종교적 목적이 아닌 개인의 이익이나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분한 검증은 신께 대한 온전한 믿음을 성장시키고, 사람들이 세상 속에서 더욱 충실한 삶을 살도록 이끈다. 기적은 결코 인간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여과 없는 맹신은 위험한 종교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김의태 수원가톨릭대학교 교회법 교수

[천자춘추] ‘선거’ 문화강국으로 가는 길

지방선거가 끝이 났다. 2주 간의 선거운동기간에 12만8천여장의 현수막, 길이로는 서울-도쿄 거리의 현수막이 내걸렸다고 한다. 공보물은 5억8천만부, 한데 모으면 여의도 면적의 10배에 달한다. 득표율 15%만 넘으면 선거비용이 전액보전되니 안할 이유가 없다. 국민세금으로 만드는 선거공보물과 현수막은 선거가 끝나면 거의 폐기된다. 특히 공보물은 유권자들의 손에 가보지도 못한 채, 포장된 상태 그대로 버려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에 공보물과 벽보 등을 재생용지로 쓰도록 하거나, 책자형 공보물을 온라인공보물로 바꾸는 등의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결국 현행법 아래에서, 친환경 선거는 후보자의 의지에만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국 각 지역에서 청년후보들의 ‘조용하지만 강한’ 친환경〈30FB〉무소음선거운동들이 이목을 끌었다. 유세차량 대신에 깃발을 꽂은 전기자전거를 타고 다니거나, 쓰레기를 주우며 도보유세를 하는 후보들이 눈에 띄었다. 앰프가 설치된 유세트럭이 소통과 경청을 위한 ‘토크트럭’으로 변하거나, 차량에 태양광발전패털을 설치해서 야간조명에 활용하기도 했다. 재활용도 중요하지만 아예 선거폐기물 자체를 만들지 않는 제로웨이스트 선거운동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선거문화의 변화를 고민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고자 하는 후보들의 의지와 노력에 유권자들도 함께 훈훈하고 유쾌해진다. 왕래가 자유롭던 시절, 총선시즌에 맞춰 스웨덴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현수막은 찾아볼 수도 없었고, 유세차량과 현란한 율동 대신에 정당별, 후보별 부스가 역앞이나 광장 등 주요 장소마다 설치돼 있었다. 선거부스에서는 전시, 교육, 안내, 대화가 이뤄지고 주요정책이나 대표공약에 대해서 친절하게 알려주고 질문에 답하는 등의 소통이 자유롭게 오가고 있었다. 정책이 잘 드러날 수 있게 디자인된 홍보 리플렛, 정당로고가 새겨진 뱃지나 볼펜 등의 간단한 홍보물을 배부하기도 했다. 선거운동에 대한 금지규정이 거의 없어서 오히려 다양한 방식의 선거문화가 발달할 수 있었으며 SNS를 통한 선거운동 또한 광범위하게 허용하고 있었다. 기후위기시대, 친환경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지금, 친환경공약은 무수히 쏟아지지만 그 공약을 전달하는 방식은 너무나도 친환경적이지 않다. 기술의 발전으로 선거문화도 충분히 새롭게 달리 바꿀 수 있음에도 선거운동방식은 여전히 기존의 관습을 답습하고 있다. 문화강국 대한민국이 ‘선거’문화강국으로도 한 걸음 더 도약하는 길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김보람 한국지방자치학회 연구이사

[2022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다시보기] 12. 양평친환경농업박물관

자연과 인간의 상생, 착한 농법 생생체험 양평은 1973년 팔당댐이 준공되면서 수도권 시민의 식수원인 팔당호와 맞닿은 지역인 까닭에 여러 가지 규제를 받았다. 양평군은 대안으로 지역 전체를 환경농업지구로 설정하고 무공해 농산물을 생산하여 농가소득을 높이려고 노력해왔다. 이것이 2007년에 양평친환경농업박물관을 개관하게 된 배경이다. 양평군은 다양한 공립박물관을 보유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친환경농업박물관을 비롯하여 양평곤충박물관, 양평군립미술관, 몽양기념관, 화서기념관,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세미원 연꽃박물관까지 모두 7개나 된다. ■ 생태와 환경,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 천년 고찰 용문산 입구에 있는 양평친환경농업박물관(관장 진유범)은 외관이 한옥이다. 주변 자연환경과 어울리도록 설계한 모양이다. 양평군은 1996년에 이미 ‘양평향토민속관’ 건립계획을 수립한다. 그러나 2006년에 이름을 ‘양평친환경농업박물관’으로 바꾸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박물관은 양평의 역사와 문화를 살필 수 있는 ‘양평역사실’과 양평의 친환경농업을 소개하고 홍보하는 ‘친환경농업실’로 구성하게 된다. 1908년 양근군과 지평군을 합병하여 양평군이 되었다. 양평군의 상징은 수령 1200년 된 용문사 은행나무다. 2층 역사실에서도 용문사 은행나무와 마주한다. 거대한 은행나무 옆으로 난 길을 통해 양평의 역사로 들어가는 형식이 재미있다. 여기서 ‘용문산’을 노래한 옛 문인들의 한시(漢詩)를 만난다. 조선 4대 문장가의 한 사람인 택당 이식은 용문사를 이렇게 노래한다. ‘사흘 동안 산행에 지루한 줄 몰랐나니/푸른 절벽 붉은 나무들 들쭉날쭉한 길/용문사는 구름 자욱한 곳 어딘지 모르겠는데/ 골짜기엔 요란하기 빗줄기 쏟아지네’ 역사실에 들어서기 전 작은 방에서 용문사 은행나무를 다시 만난다. 영상으로 은행나무의 사계를 보여주어 대자연의 위대함을 전달한다. 과거에서 현재까지 양평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양평역사실’에서 경기도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양평 상여 회다지 소리’와 만난다. 여러 종류의 민속자료 중에는 지금은 완전히 자취를 감춘 ‘꽃가마’로 불렸던 상여도 있다. 양평의 고찰 사나사, 상원사, 용문사 같은 사찰의 전각과 불교 유적을 이미지와 영상물로 전달하는 공간도 있다. 이를 통해 과거 양평의 불교가 융성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원증국사 태고 보우가 양평을 대표하는 승려인데, 고려 말 보우가 국사로 추대되면서 양평이 군으로 승격되었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알려준다. 안내하던 김석원 학예사가 양평 의병투쟁의 역사를 소개한다. “양평은 우리나라 구국 항쟁의 본거지였습니다. ‘양평의 정신’은 바로 위정척사의 상징인 화서 이항로 선생과 면암 최익현 선생을 비롯한 ‘화서학파’ 인물들이 외세에 맞서 의병투쟁을 벌였던 데서 그 역사를 찾을 수 있습니다. 1866년 병인양요 당시 강화도 정족산성에서 프랑스군대를 격퇴한 양헌수 장군도 화서의 문하에서 학문을 익힌 분이죠. 1895년 전국 최초의 의병부대(을미의병)가 양평 출신인 이춘영과 김백선 등이 지휘한 ‘지평의진’입니다. 영국 기자 매켄지가 1907년 양평에서 촬영한 이 사진을 통해 당시에 일제와 맞서 싸운 양평 의병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교과서에서 실려 우리에게 익숙한 사진의 현장이 바로 양평이다! ‘의로운 고장 양평’의 전통은 항일무장투쟁으로, 광복 이후에는 양평 출신의 독립운동가 몽양 여운형 선생을 중심으로 좌우합작운동과 통일정부수립운동으로 이어진다. ■ 양평, 친환경농업의 중심 수레바퀴처럼 생긴 기구가 있다. ‘용골차’는 장정들이 발판을 딛고 돌려서 낮은 곳의 물을 퍼 올리는 기구다. 친환경농업실에서 지게에 실린 ‘장군’도 만날 수 있다. 장군은 오줌이나 인분을 담는 통인데, 나무 사기 백자로 만든 장군도 전시되어 있다. 문득 궁금해진다. 우리 아이들에게 비료 대신 사람과 소, 돼지의 오줌과 똥을 활용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조선의 농부들이 참고했던 수백 년 된 농사 서적을 비롯해 일제 강점기와 해방 후에 펴낸 농사 관련 서적들도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유물과 자료를 통해 농사를 제일로 여겼던 우리 전통문화를 새삼 확인한다. 근현대에 농법이 크게 변화한다. 화학비료와 농약이 등장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친환경농업과 화학농법을 비교하여 안전한 먹거리, 자연과 인간이 상생하는 농법의 중요성을 차분하게 알려준다.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으로 생산량이 많이 늘어난다. 하지만 땅이 병들고, 환경이 오염되면서 인간도 알 수 없는 질병에 시달린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기질 원료를 이용하여 병원균 억제 미생물과 발효 미생물을 키워 농사에 이용하기 시작한다. 양평은 친환경농업의 중심에 있다. 왕우렁이를 이용한 친환경농법으로 생산한 양평쌀을 비롯해 양평한우, 느타리버섯, 신선쌈채, 부추, 수박, 딸기, 참비름나물, 취나물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툇마루가 있는 초가집 마당에 콩이나 메밀을 가는 맷돌, 곡식을 담는 함지박, 곡식을 빻는 절구 같은 살림살이들이 전시되어 있다. 모형으로 양평의 대표 친환경 농업 마을인 ‘용문면 화전리’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올해 12회를 맞이한 ‘양평 용문산 산나물 축제’는 조선 중기에 편찬된 ‘동국여지지’에 임금님 진상품으로 용문산 산나물이 최고라 기록을 바탕으로 기획된 축제다. 고사리, 고비, 취나물, 참나물은 “보약보다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물관도 양평 산나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4월에 열린 양평 용문산 산나물 축제도 인기가 높았지요. 이때 박물관을 찾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 미래를 열어갈 씨앗을 뿌리는 곳 1층 미지갤러리에서 열리는 기획전 ‘백년 씨앗 천년 틔움’전은 4월 21일부터 7월 3일까지 전시된다. ‘농부의 씨앗, 희망을 이야기하다’를 시작으로, ‘백년씨앗’ 구역과 ‘천년틔움’ 구역으로 구성됐다. ‘농부아사(農夫餓死 ) 침궐종자(枕厥種子)’라니 외세에 맞서 싸웠던 양평 의병의 각오처럼 결연하다. “농부는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봄에 뿌릴 씨앗을 먹지 않는다” 주먹이 들어갈 만큼 둥근 구멍이 난 박이 전시되어 있다. 그렇다. 박은 소중한 씨앗을 보관하는 그릇이다. 기획전의 핵심은 토종 씨앗 중 총 234점의 공개다. 양평에서 수집된 토종 밭작물 씨앗 119점, 양평에서 수집 및 시험 재배된 토종 볍씨 115점이다. 박물관은 토종 씨앗의 가치를 다섯 가지로 소개한다. 하나, 기후변화에 적응한 씨앗. 둘, 깨끗하고 건강한 먹거리. 셋, 식량 안보를 지키는 생명줄. 넷, 새롭게 피어나는 맛. 다섯, 농업계의 반도체, K-토종 씨앗. 이처럼 토종 씨앗은 건강하고 맛있는 미래 먹거리이자 농업을 이끌어갈 소중한 존재다. 토종 씨앗을 지켜온 양평주민들의 자랑스러운 얼굴과 이름도 만날 수 있다. ■ 박물관, 배움과 소통의 마당 무엇보다도 반가운 사실은 박물관이 지역민들의 교육과 체험의 장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점이다. 박물관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역의 모든 학생이 박물관을 이용했다고 한다. 이은자 운영실장은 아이들 교육 프로그램에 특히 관심이 많다. “지난 4월 23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어린이 양평문화단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가을, 어린이 양평문화단은 농업생활사 기획전시와 연계해 지역주민의 농업문화를 체험하는 활동을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올해는 토종자원과 관련된 문화체험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요. 한 기수 당 30명씩 총 90명이 수강하는데, 1회차는 박물관에서 토종 씨앗을 주제로 다룬 기획전시와 상설전시를 관람하고, ‘24절기 달력 꾸미기’를 진행해요. 알면 생활에도 도움이 되는 24절기의 의미를 배웁니다. 2회차는 용문성당 안에 있는 ‘나자렛집 생태공동체 텃밭’을 방문해 토종 씨앗 이야기를 나누고 토종 씨앗을 심어보는 체험이에요. 3회차는 토종 씨앗을 활용한 ‘씨앗 강정 만들기’ 체험입니다. 아이들이 참 좋아하지요. 참, 박물관 부설 ‘자연요리연구소’와 ‘다도체험장’의 활용도도 매우 높습니다.” 김준영(다사리행복학교)

[꿈꾸는 경기교육] 파주 문산수억고의 특별한 축제...탄소배출

온실가스를 배출한 만큼 흡수해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2050 탄소중립계획’을 전 구성원이 축제로 즐기는 학교가 있다. 바로 파주 문산수억고등학교(교장 이창석)다. 문산수억고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환경 주간 ‘Happy Earth week’를 정해 탄소 중립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문산수억고는 ‘더 늦기 전에, 나부터, 지구에서 공존하기 위한 움직임에 참여해야 한다’라는 목표 아래 오케스트라 ‘레전드’의 등굣길 환경 콘서트, 동아리 및 학급 전시회, 교과 융합 수업 전시회, 기후 변화 위기 UCC 상영회, 환경 상자 스토리 보드 제작, 모의 국제 사법 재판 등 다양한 활동을 벌여 큰 호응을 얻었다. 문산수억고는 환경을 주제로 학교자율과정인 교과 융합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정치와 법 과목에서 환경 국제 협약 분석과 기후 정책을 제안하고, 물리 과목에서 친환경 패시브 주택을 연구하는 식이다. 20개 이상의 교과가 촘촘히 3년 동안 다양한 시각에서 환경을 연구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생활 속에서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다. 플라스틱 제작 기업과 협력해 재질별로 분리수거한 플라스틱을 재사용 제품으로 재생산하는 친환경 프로젝트 운영단, 교실에서 공기 정화 식물을 가꾸며 관찰 일지를 기록하고 진로와 연계해 탄소 중립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교실 숲 조성 프로젝트, 법과 인권 동아리 ‘디케’가 가상 국가 그린네이션이 미국을 제소하는 모의 재판을 열어 누가 기후 변화의 주범인지 함께 고민하는 토론 활동도 문산수억고만의 특별한 환경 프로그램이다. 또 주간 캠페인으로 운영하는 동아리 ‘해바라기’의 에너지 절약 전시회 캠페인과 찾아가는 에너지 교실 부스 운영, 동아리 ‘앙가주망’의 ‘지구와 나’ 프로젝트 활동 속 하루 비건 캠페인과 플로깅 활동도 학생들이 직접 환경 보호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유네스코 동아리에서 함께하는 친환경 탄소중립 마스코트 공모전, 탄소중립 실천 학교브랜딩 및 마케팅 프로젝트도 경영 진로와 연계해 환경 보호를 실천할 수 있 는 독창적인 프로그램이다. 학교 자체 오케스트라 ‘레전드’가 연주하는 등굣길 음악회도 빼놓을 수 없다. 50여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레전드’는 환경 주간 등굣길에 ‘환희의 찬가’, ‘그대에게’, ‘더 늦기 전에’, ‘Sunshine(작곡팀 Eco)’ 등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노래를 연주했다. 특히 ‘Sunshine’은 미 국무부 American Music Abroad Program에 참여한 문산수억고 팀 Eco가 직접 작곡한 곡으로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 등의 가사를 담았다. 이를 이끈 서현선 교사는 “학생들이 직접 작곡하고 영어로 가사를 쓰면서 교과융합을 실천하며 환경 보호가 예술로 함께 즐길 수 있는 활동이라는 것을 깨달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을 계획한 탄소 중립 프로젝트 전문적 학습 공동체 교사들은 “우리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는 세대”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식량 위기, 환경 난민 등 다양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창석 교장은 “기후 문제는 이제 모든 사람에게 꼭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됐다”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생활 속에서 사소한 노력을 지속하면 분명 탄소중립이라는 결실이 있으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정민훈기자

[꿈꾸는 경기교육] 수원 광교초 쓰레기 배출량 ‘0’ 제로 웨이스트 챌린지 앞장

수원 광교초등학교(교장 이재평)가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챌린지’를 통해 환경 교육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광교초는 수원특례시에서 지원하는 마을과 함께하는 학교 교육 공동체 사업 공모에 선정돼 이 같은 교육 활동을 기획하게 됐다. 이에 지난달 25일부터 ‘마을 공동체와 함께하는 제로 웨이스트 챌린지’ 플로깅 캠페인을 시작으로, 본격 활동에 나서고 있다. 플로깅은 이삭을 줍는다는 뜻인 스페인어 ‘Plocka upp’과 영어 단어 ‘Jogging’의 합성어로,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이다. 이번 활동에는 재학생과 학부모, 마을 주민이 동참하고 있다. 특히 광교초는 직장 등으로 참여가 어려운 학부모를 위해 원하는 날짜에 활동할 수 있도록 안내하며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제로 웨이스트 챌린지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학교 커뮤니티에 “아이가 앞으로 매일 플로깅을 하자고 해요”, “가족 모두가 함께해서 더 뜻 깊었고 산책로가 깨끗해지니 기분까지 좋았어요”,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주신 학교 측에 감사드려요” 등의 소감을 올리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민훈기자

[꿈꾸는 경기교육] ‘청수의 소리’ 전하는 방송부

김포 청수초등학교에는 학생들의 사연을 읽고 고민 상담을 해주는 방송부가 있다. 청수초 6학년 학생 6명으로 구성된 ‘사운드 오브 청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수업 시작 전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신청곡을 들려주어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방송부를 소개하기 위해 김정인 선생님과 방송부원들을 만나보았다. 현재 활동 중인 6학년 방송부원들은 작년 말쯤에 선발됐다고 한다. 선발 과정은 기본 소양과 자질을 갖추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면접과 작문을 중심으로 한 평가로 진행됐다. 동영상 제작 및 활용 능력에 대해선 가산점이 부여됐다. 방송부원들에게 ‘왜 방송부에 지원했는지’ 묻자 대부분이 목소리를 드러내거나 설명하는 것을 좋아해 지원했다고 답했다. 방송 장비와 같은 기계 조작에 대한 흥미와 장래희망으로 아나운서, PD가 되고 싶어 미리 경험을 쌓고 적성에 맞는지 확인하고 싶어 지원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방송부 활동 및 제작 과정에 대해서는 대표 프로그램인 ‘꿈 퀴즈 온 더 청수’와 ‘사연 신청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취재했다. 먼저 ‘꿈 퀴즈 온 더 청수’는 학교의 주요 인물들(교장 선생님, 체육 선생님 등)을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으로, TV 프로그램인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방송부 지도 선생님은 이 프로그램의 경우 학생들의 호응이 좋고 학급 단위로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와서 이를 반영해 방향성을 넓혀볼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 본 통신원이 방송부를 소개하고 싶었던 이유인 ‘사연 소개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알아봤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고민거리, 제안 등을 학교 각 층에 설치된 ‘청수초 사연 신청함’을 통해 채택된 사연을 읽어주고 고민 사연의 경우 방송부원들이 직접 해결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통신원이 교실에서 들었을 때 학생들은 또래의 경험이나 고민이 방송돼 좀 더 집중해서 듣고 있었으며 방송부원들이 진심으로 읽고 해결해주려 하는 것 같아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특별한 프로그램이 나오게 된 데에 지도 선생님에게 물어봤더니 방송부 대부분 활동은 학생들의 아이디어 제안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꿈 퀴즈 인물 탐구와 함께 교가 영상 제작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인데 특히, 교가 영상 제작은 재미있는 활동임과 동시에 창의성과 애교심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시작했다고 한다. 실제로 영상 제작을 위한 세부 계획마련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영상에 청수초 학생들이 출연하게 되면서 청수초 전원의 활동으로 확장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방송부원들도 자신들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것이어서 활동 시에 예상하지 못한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모두 열심히 참여했고 활동 결과도 만족스러웠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활동 소감에 대해 질문했다. 지도 선생님은 다시 초등학생 시절로 돌아가 친구들과 방송부 활동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즐겁고 재밌다고 했으며, 방송부 친구들만이 가지고 있는 순수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 창작 능력에서 본받을 부분이 많아 행복하다고 했다. 방송부원들은 졸업 후에도 마음 한쪽에 사운드 오브 청수가 있어서 항상 생각하며 지낼 것 같다고 답변했으며, 지도 선생님의 지원과 격려 덕분에 코로나 상황임에도 모든 방송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또 청수초 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보내줘서 책임감도 들고 뿌듯하다고 했다. 유찬 김포 청수초 통신원

[꿈꾸는 경기교육] 안양고·지속가능발전協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실천학교’ 운영

안양고등학교(교장 우재홍)는 지난 2~3일 양일간 민관협력기구인 안양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함께 안양고형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약칭 SDGs)를 수립하고 실행 방안을 모색해보는 ‘SDGs 실천학교’를 운영했다. ‘SDGs 실천학교’는 안양고 학교자율과정인 ‘우리의 지속가능발전목표(OUR-SDGs) 만들기’의 목표 세우기 활동의 일환으로 실시됐다. 이번 활동은 안양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전문 강사진과 함께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UN-SDGs) 및 국가 지속가능발전목표(K-SDGs) 이해를 비롯한 이론 교육과 모둠별 실천 과제 정하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안양고는 올해 학교자율과정의 목표를 ‘세계시민성 함양’으로 설정했다. 유엔과 국제사회가 정한 전 세계 공동의 미래를 위해 이행하고자 하는 지속가능발전목표 17개를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안양고형으로 재구성해보는 교육 과정을 운영했다. 우재홍 교장은 “SDGs 실천학교 활동을 계기로 학생이 교육과정 편성에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경험을 해 진정한 ‘지속가능’ 교육의 초석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안양고는 우리 학생들이 세계 시민성과 같은 미래 사회 인재로서의 소양을 기를 수 있도록 학교 교육 과정을 내실 있게 운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정민훈기자

[꿈꾸는 경기교육] 국뽕(자국 자부심)은 공동체의 흔적이다

점점 세계화가 되어 가고 있는 지금, 우리는 그 분위기를 방송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놀러와 우리 문화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그리고 우리나라 문화를 더 잘 알기 위해 퀴즈를 맞히고 이야기하는 ‘대한외국인’까지. 한국은 요즘 외국인에 열광적이다. 왜 외국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자주 방영될까? 수요가 있으니 방송이 존재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우리는 왜 외국인이 나오는 방송을 좋아할까? 답은 아주 간단하다. 우리가 ‘국뽕’을 느끼기 때문이다. 국뽕, 흔히 나라 부심이라고 말하는 것은 당연하게도 애국심이라는 말로 우리 곁에 존재하는 것이다. 외국인이 우리나라 말을 잘하는 모습, 외국인이 김치를 좋아해서 잘 먹는 모습을 보면 우리는 왠지 모르게 애국심이 생긴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느끼게 된다. 나는 여기서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발견했다. 공감은 친밀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나라에 우호적인 태도로 이야기하고, 심지어 우리나라에서 사는 외국인을 보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애정 어린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게 된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평소 우리나라에 대해 좋게 생각하지 않던 내국인도 다른 나라 사람이 한국을 욕하면 애국심이 불타오른다. ‘까도 우리가 까지’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매우 모순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보면 ‘내로남불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것은 아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현대문학가인 루쉰은 자문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지만, 타문화, 특히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묘사했던 이들에게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가령, 그는 중국은 한자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발전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는데, 펄벅이 ‘대지’에서 중국의 진짜 모습을 그려냈을 땐 편견의 이미지를 조장한다며 비판한 바 있다. 아무리 우리가 우리나라를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한들, 결국 애국심이란 것은 처음부터 우리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내가 어떤 공동체에 속해 있는지의 문제는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그리고 국가는 그 공동체의 범위 중 가장 크면서 뛰어넘을 수 없는 높은 장벽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루쉰의 경우를 어느 정도 인정한다. 하지만 실제로 펄벅이 중국의 고정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 글을 썼냐고 한다면, 그것도 아니다. 따라서 나는 그의 생각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동의하진 않는다. 이런 모습은 굳이 애국심이 아니더라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남매 사이에 아무리 오빠, 형, 동생이 미워 보여도, 남에게 혼나는 걸 보거나 욕을 듣는 것을 목격하면 보호하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모두 요즘 사람들이 개인주의적이라고 말하지만, 아직도 우리 삶엔 이렇게라도 공동체적인 모습이 남아 있는 건 아닐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우리가 국뽕을 느끼고, 우리나라를 감싸려고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뿌리박혀 있는 공동체의 흔적이라고 말이다. 강민지 동두천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