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에너지 분권과 자치에서 인천은 ‘열외’인가?

인천 서구,서울 강동구, 부산 동구, 광주 광산구, 대전 대덕구 등 전국 18개 기초지자체는 지난달 2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재한 지역에너지센터 협의회 준비위 발족식에 참여했다. 이들은 이미 센터를 설립운영하고 있거나 예정한 지자체들이다. 중앙집중형 에너지 수급 구조를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지역의 에너지 정책을 책임진 지자체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지역에너지계획 수립 지원, 지역주도 재생에너지 개발 확대, 에너지 수요관리 기능 지자체로 이양 등 참여분권형 에너지정책 전환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에너지 분권과 자치가 대세다. 물론 무턱대고 유행 따라 갈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인천에서 진즉에 그에 대한 공론의 과정이 있었고 인천시 관련부서도 검토를 거쳐 인천테크노파크와 센터 설립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무논의나 설립의 단초에까지 이르지 못하고 말았다. 최근 확인 결과 인천시 내부에선 센터 설립에 대한 거부감으로 난망한 상태라고 한다. 당초 영흥화력발전소를 중심으로 지역에서의 에너지 현안이 여럿 얽힌 가운데 도시 미래비전에 중요한 요인으로 제기됐기에 센터에 대한 민관의 공감대는 확고했다. 아울러 센터는 효과적인 지역에너지 정책 실현, 지역 에너지 갈등 예방 및 해결 등을 위해서도 큰 역할이 기대됐다. 그런데 센터들의 난립과 예산의 비효율성이 걸림돌이라? 그것이 사실이라면 여타 지자체들의 발 빠른 움직임이나 정부 정책은 무모할 뿐더러 시대에 역행하는 구태이다. 더욱이 산업부가 센터 설립확산을 위해 지난해부터 기초지자체를 대상으로 센터 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며 올해는 지원대상을 총 50개 지자체로 확대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가 지역에너지센터를 생각하는 이유는 또 있다. 그간 태양광 발전산업은 민간공공 공히 큰 폭으로 성장을 이어왔다. 그 결과, 설비 및 장비의 생애주기를 검토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 산업부의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면 태양광 발전설비 누적 설치량은 2025년에 33.5GW, 2034년에 45.6GW에 이른다.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51.4GW가량이 된다. 전문가들은 태양광 패널이 규소, 구리, 납 등 금속은 물론 플라스틱이 포함된 만큼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반대로 적절한 처리를 거친 태양광 폐패널은 고순도 유리 분리, 유가금속 회수, 태양광 패널 재제조 등으로 최대 80%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태양광 발전설비의 체계적 관리와 사용 후 처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상황에 대처할 지역에너지 조직의 역할 역시 클 것이다. 지영일 가톨릭환경연대 대외협력위원장

도로공사에 설욕 현대건설, 우승은 다음 경기로

‘여자배구 명가’ 수원 현대건설이 한국 도로공사를 상대로 설욕에 성공했으나, 통산 4번째 정규리그 우승은 다음 경기로 미뤘다. 현대건설은 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첫 경기서 야스민(31점), 양효진(18점), 황민경(12점) 등 주전 공격수 5명이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려 켈시가 34득점으로 분전한 김천 한국도로공사를 3대2(25-19 25-22 25-27 20-25 15-9)로 따돌렸다. 이로써 시즌 첫 연패 사슬을 끊어낸 현대건설은 지난달 23일 도로공사에 시즌 첫 0대3 완패를 당한 것을 6일 만에 설욕했지만, 승점 2점 추가에 그쳐 정규리그 우승에 1점 만을 남겨놓게 됐다. 이날 현대건설은 자력 우승을 위해서는 3대0 또는 3대1 승리가 필요했으나, 풀세트 접전이 이어지며 아쉽게 2점 추가로 우승 축포를 쏘지 못했다. 1세트 초반은 켈시의 공격을 앞세운 도로공사가 8-4로 리드했다. 현대건설은 야스민의 연속 후위 공격과 황민경의 2득점 활약으로 9-9 동점을 만든 후 접전을 이어가다가 황민경의 시간차 공격, 야스민의 후위공격으로 18-16으로 앞서갔다. 이어 양효진의 속공과 황민경의 공격 득점, 서브에이스, 야스민의 연타로 24-19를 만든 후 고예림이 전새얀의 공격을 가로막아 세트를 먼저 가져갔다. 2세트도 1세트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중반까지 시소게임을 이어가던 현대건설은 황민경의 연속 득점으로 16-14로 리드했으나, 박정아와 켈시의 연속 공격이 터진 도로공사가 21-19로 전세를 뒤집었다. 현대건설은 위기에서 양효진과 이다현의 연속 속공으로 21-21 동점을 만든 후, 야스민이 블로킹 1개 포함 연속 4득점을 올려 25-22로 세트를 추가했다. 3세트 현대건설은 초반 5-10으로 뒤지다가 야스민과 양효진, 이다현의 공격을 앞세워 14-14 동점을 만든 이후 역전을 주고받으며 듀스 접전을 이어갔으나, 막판 야스민의 공격이 정대영에게 막히고 박정아에게 결정타를 내줘 세트를 잃었다. 현대건설은 4세트 실책을 남발하며 시종 이끌린 끝에 20-25로 내줘 세트스코어 2대2 동률을 허용했다. 마지막 세트에 몰린 현대건설은 5세트서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은 데다 상대 벤치의 레드카드로 추가 득점까지 얻으며 수월하게 리드한 끝에 막판 야스민의 공격과 이다현의 블로킹을 묶어 경기를 마무리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3세트에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던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쉽다. 홈에서 우승을 확정하고 싶었는데 역시 도로공사는 만만치가 않다”며 “이틀간 잘 추스려 다음 경기인 GS 칼텍스전서 우승을 확정하고 싶다”고 밝혔다. 황선학기자

김준엽 결승골 인천 UTD, 강원 꺾고 개막 3연속 무패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가 강원FC를 잡고 개막 3연속 무패를 달렸다. 인천은 1일 강릉종합운동장서 열린 강원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3라운드 경기서 베테랑 수비수 김준엽의 천금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1대0 승리를 안았다. 이로써 인천은 2승1무로 승점 7을 기록, 단숨에 상위권에 진입했다. 인천은 전반전 내내 강원의 ‘두 줄 수비’를 뚫지 못해 고전했다. 전반 11분 김준엽의 낮은 크로스를 받은 이용재가 과감한 터닝슛을 날렸지만 강원 골키퍼 유상훈의 정면으로 향했고, 전반 22분에는 김준엽의 스루패스를 이용재가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24분에는 엘리아스 아길라르의 날카로운 코너킥이 강원 수비수 서민우의 머리에 맞고 상대 골문으로 향했지만 골 라인을 벗어나 전반을 득점없이 마쳤다. 인천은 후반 이용재와 이준석을 빼고 스테판 무고사와 김도혁을 투입해 더 공격 지향적으로 나섰다. 후반 17분 송시우의 과감한 오른발 터닝슛이 다시 강원 유상훈의 정면으로 향했고, 이후 세트플레이와 역습 상황서 무고사의 헤딩도 계속 골문을 벗어나면서 좀처럼 강원 골문을 열지 못했다. 그러나 인천은 후반 41분 중원에서 이명주가 길게 찔러 준 패스를 상대 진영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던 김준엽이 받아 침착하게 강원 골문 오른쪽을 가르는 논스톱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한편, 수원FC는 울산문수구장서 열린 울산과의 원정 경기서 전반 10분 김상원의 프리킥을 라클란 잭슨이 헤딩으로 연결해준 것을 김승준이 헤딩골로 연결해 기선을 잡았다. 하지만 수원FC는 전반 막판 아마노 준의 패스를 받은 설영우의 도움을 받은 김민준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1대1로 전반을 마쳤다. 수원FC는 후반 상대 미드필더 바코의 페널티킥 실축에 위기를 넘겼지만, 결국 후반 22분 골문 앞서 펼쳐진 혼전서 바코의 오른발 슈팅에 실점하며 1골 차로 져 개막 후 3연패 늪에 빠졌다. 수원 삼성도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제주와의 홈 경기서 후반 18분 김주공에게 결승골을 내줘 0대1로 패했고, 성남은 서울과 0대0으로 비겼다. 권재민기자

인천 미추홀署, 인천노인인력개발센터 직장 내 괴롭힘 부실수사 ‘논란’

인천 미추홀경찰서가 인천시 노인인력개발센터 A회장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해 모욕 혐의 일부만 검찰에 송치(경기일보 1월12일자 7면)한 가운데 검찰이 모든 혐의에 대해 보완수사를 지시해 부실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최근 A회장의 모욕, 공갈, 강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등 모든 혐의에 대한 관련 진술 및 자료 부족 등을 이유로 미추홀서에 보완수사를 지시했다. 앞서 미추홀서는 지난 1월 A회장의 혐의 중 모욕 혐의 일부만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을 뿐, 다른 혐의는 불송치했다. A회장은 지난해 인천노인인력개발센터 직원 B씨 등 2명에게 6차례에 걸쳐 쌩지X 해놓고서도 이 정도밖에 못 했느냐 치매 걸린 사람처럼 하잖아 등의 모욕적인 말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회장은 지난해 7월 B씨 등으로부터 자신의 과거 퇴직금 부족분 명목으로 31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이 과정에서 A회장은 B씨 등에게 스마트폰을 보여달라고 요구하거나 시말서 제출 등을 강제한 혐의 등도 받는다. 미추홀서는 A회장의 모욕 혐의 중 불송치한 1개 사안과 관련해 목격자 6명 중 2명의 진술만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추홀서는 또 A회장이 B씨 등에게 스마트폰을 보여달라고 요구한 혐의(강요)에 대해 B씨의 행위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강요미수 혐의조차 적용하지 않았다. 특히 A회장이 직원들에게 자신의 과거 퇴직금 부족분 명목으로 310만원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는 국민권익위원회가 별도로 사안을 인지한 뒤 자체 조사를 벌이고 전문가들로 이뤄진 전원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인천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데도 미추홀서는 이를 개인간의 채무 문제라며 불송치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문준규 미추홀서 형사2과장(당시 담당 형사과장)은 현재 관련 사건을 맡고 있지 않아 당시 수사의 부실한 부분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지용기자

KT 위즈, 두산과의 첫 연습경기서 역전패

프로야구 KT 위즈가 두산과의 올해 스프링캠프 첫 연습경기서 불펜진의 난조로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KT는 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연습경기서 김민혁과 문상철이 멀티히트를 때려내고, 고졸 신인 이상우가 2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8회 뼈아픈 2실점으로 5대6 역전패를 당했다. KT는 1회 선두타자 김민혁이 상대 선발 박신지로부터 우전 안타를 빼앗아 포문을 열었다. 오윤석이 삼진, 김태훈이 3루 땅볼로 물러나며 기회가 무산되는 듯 했지만 문상철이 좌월 2점 홈런을 터뜨려 앞서나갔다. 반격에 나선 두산은 2회 KT 선발 이정현을 상대로 2사 후 8번타자 홍성호가 3루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했고, 후속타자 안권수가 좌중간 3루타를 때려 1점 차로 추격했다. 이어 3회에도 두산은 바뀐 투수 정성곤을 상대로 2사 후 김재환이 중월 솔로포를 빼앗아 동점을 만들었다. KT는 5회 두산 투수 박소준을 맞아 신본기와 권동진이 각각 우전 안타와 중견수 옆 2루타로 무사 2,3루 기회를 맞았다. 타석에 들어선 김민혁이 좌전 적시타를 터뜨려 3대2로 앞서갔고, 이어진 오윤석의 좌전 안타와 김태훈의 1루수 앞 내야안타를 묶어 5대2로 점수차를 벌렸다. 두산은 5회 KT 지명성을 상대로 1사 후 안재석의 우익수 왼쪽 안타와 강진성의 볼넷으로 1사 1,2루 기회를 잡았고, 박세혁이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강승호가 중전 적시타를 쳐 5대4까지 쫓아왔다. KT는 6회부터 고졸 신인 이상우를 마운드에 올렸고, 이상우가 기대에 부응하듯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8회 등판한 안현준이 선두타자 박세혁과 오명진에게 각각 볼넷과 중전안타로 출루를 허용해 위기를 자초했다. 안현준은 오재원에게까지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박유연을 3루 땅볼로 잡아내 아웃카운트와 점수를 맞바꿨다. 5대5 동점 상황서 안현준은 안권수를 2루 땅볼로 잡아내는 과정서 역전을 허용해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오늘 젊은 투수들을 테스트 하는 기회였다. 대체적으로 아직 몸이 만들어지지 않아서인지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이상우는 기대 이상으로 잘 던져줬다. 다른 선수들도 평가전 경험을 토대로 생각하면서 자신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재민기자

1년간 지역내 산업재해자 수 6천15명…인천지역 사망재해, 서·연수·남동구 순

인천지역의 1년간 산업재해자 수가 6천명이 넘고, 사망 중대재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인천은 특히 소규모 사업장이 많은데다 사고가 잦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 환경을 지닌 만큼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일 고용노동부의 2020년 산업재해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20년 지역 내 사업장 13만3천983곳에서 근로자 6천15명이 일을 하다 다치거나 숨졌다. 이는 1개월에 500명 이상이 다치거나 숨지는 셈이다. 이 중 88.7%인 5천333명은 일하던 중 끼임과 추락, 부딪힘 등으로 인한 ‘업무상 사고’로, 11.3%인 682명은 화학물질·병원체·분진 노출 등에 따른 업무상 질병으로 인해 다치거나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천과 사업장 수가 비슷한 대구광역시(14만7천692곳)와 비교해도 재해에 취약한 상황이다. 대구의 2020년 재해자수는 재해자수 5천689명으로 인천보다 386명이 적다. 사망자 수 역시 인천은 92명으로 대구보다는 22명이 많은 상태다. 군·구별 사망재해자는 개발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제조업체 중심의 산업단지가 있는 서구의 사망재해자 수가 15명으로 가장 많았다. 연수구와 남동구는 각각 도시개발사업과 산업단지 등의 영향으로 각각 8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중구 4명, 부평구 3명, 동구 3명, 계양구 2명, 강화군 2명, 미추홀구 1명 순이다. 박선유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조직쟁의국장은 “인천 산업단지에는 50인, 5인 미만 소규모 업체들이 많아 안전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게다가 남동공단의 저임금·장시간 노동 형태와 대규모 건설 작업 현장들이 재해자 수를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인천시도 경기도의 ‘노동안전지킴이’, 서울시의 ‘안전어사대’처럼 지역내 산업안전 관련 감독에 동참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지혜기자

[세계는 지금] 길 이름이 된 사람들, 길 이름을 만든 사람들

최주미 언론인 통계청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흔한 길 이름은 파크 스트리트, 파크 애비뉴 다. 2번가, 1번가, 메인스트리트나 센트럴 애비뉴 같은 숫자로 된 길 이름도 많았고 오크, 메이플, 파인 같은 나무 길 이름도 흔했다. 더불어 워싱턴 불러바드나 링컨 스트리트, 로널드 레이건 프리웨이 같은 대통령 이름이 대세인 것은 한국과 다른 점이다. 미국에서는 대통령, 국회의원, 주지사 같은 정치인과 사회 지도자가 도로명에 자주 오른다. 유명한 조지 워싱턴 메모리얼 파크웨이, 루스벨트 브리지가 그렇고 LA의 알바라도나 피게로아, 올베라 스트리트는 주지사와 판사의 이름이다. 다민족 국가답게 각 커뮤니티의 주요 인물들도 명명된다. LA 중심에는 도산 안창호 인터체인지가 있고 한인타운에는 도산 우체국이 있다. 하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시의 도로명이다. 여긴 특별히 흑인 민권 운동가들의 이름이 많다. 애틀랜타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의 고향이지만 단순히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글로벌 스타의 명예만을 명명한 것이 아니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불러바드를 비롯해 유명한 워싱턴 행진의 주역이자 의회의 양심으로 불렸던 존 루이스 전 하원의원의 이름을 따르는 존 루이스 프리덤 파크웨이, 민권 운동의 총수 조셉 E 로우리 불러바드가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흑인 근로자 고용을 위해 투쟁한 조셉 E 분 불러바드,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과 비폭력 시민운동을 주도한 랄프 데이비드 애버내시 불러바드, 애틀랜타 최초 흑인 경찰관 고용을 이뤄낸 윌리엄 홈즈 보더스 드라이브, 조지아 대학교 최초의 흑인 학생 해밀턴 E 홈즈 드라이브, 애틀랜타 상공회의소 최초의 흑인 회장 제시 힐 주니어 드라이브, 애틀랜타 흑인 유권자 리그를 만든 존 웨슬리 돕스 애비뉴, 흑인대학 모어하우스 칼리지 총장으로 인권 운동의 지적 토대를 마련한 벤자민 E 메이스 드라이브 등, 인종차별과 싸운 다수의 민권 운동가들이 길 이름으로 명명되어 있다. 도로나 건물에 누군가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그의 생애와 업적에 대한 존경과 더불어 그 정신을 기억하려는 노력이다. 그 거리, 공중 푯말들에 유명인이나 재력가나 정치인들만이 아닌, 차별과 불평등에 맞서 싸운 민권 운동가들이 올랐다는 사실은 놀랍다. 더불어 기억할 것은 그 인물들 면면의 위대함 뿐 아니라 이름을 담아 올릴 줄 알았던 이름 모를 사람들의 간절함이다. 매일 거리의 이정표를 대하며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과 차별 철폐에 헌신한 이들의 이름을 부르고 익숙해지는 사이 그들이 남긴 정신적 사회적 유산이 스며들 듯 기억되기를 바랐던 마음. 너무도 익숙해서 그저 무심히 흘러왔던 길 이름의 뜻을 한 번쯤 의문하게 될 때, 거리의 이름이 되어 거리를 지키는 위대한 영혼들의 존재를 깨닫기 바랐던 그 마음. 나는 최근 잦아지는 아시안 혐오와 폭력 앞에서 한인 이민자들이 아직도 여전한 불평등과 차별의 미국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지에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 힘겨운 사회적 진보를 이룬 인물들이 있고, 그 고난의 시간을 기억하려는 사람들이 또한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보이는 폭력 뒤에 보이지 않는 희망이 있음을 보았다. 최주미 애틀랜타 중앙일보 디지털팀장

[현장, 그곳&] "소음도 민주주의인가" 선거철 고질병 ‘유세 소음’

선거철만 되면 소음 노이로제에 걸려 미칠 것 같습니다 매년 선거철마다 확성장치 등에서 흘러나오는 유세 소음이 어김없이 이번 대통령 선거 운동기간에도 반복돼 도민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더욱이 소음 크기 제한 등 관련 규제도 미비한 것으로 드러나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8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의 미금역사거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유세차량이 사거리 횡단보도 앞에 정차한 채 앰프와 마이크를 이용해 길거리 유세를 하고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횡단보도 바로 앞에서 발생하는 소음 때문에 표정을 찡그리기도 했다. 1일 오전 수원특례시 영통구 이의동의 광교사거리도 상황은 마찬가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유세차량에선 선거 홍보영상과 음악이 큰 소리로 흘러나왔고 일부 행인들은 양 귀를 틀어막은 채 걸음을 재촉했다. 취재진이 두 후보의 유세차량에서 흘러나오는 소음 크기를 50m 거리에서 측정할 결과, 두 차량의 소음은 모두 한때 100dB 이상까지 도달하기도 했다. 100dB은열차 통과 시 철도변의 소음과 동일한 수준이다. 이성은씨(35)는 매번 선거철마다 귀가 따가울 정도로 유세차량들이 큰 소음을 내고 있어 곤혹을치르고 있다며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소음을 유발하는 차량을 보면 찍고 싶은 마음도 싹 사라진다"고 꼬집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15일부터 27일까지 경기도에서 경찰에 접수된 유세 소음 신고는 총 161건으로, 하루에 약 12.4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선거철마다 소음 민원이 지속되는 이유 중 하나로 소음 크기 규제가 없는 현행법이 꼽히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소음 규정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시간만 제한하고 있을 뿐 소음 크기를 제한하는 조항은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한 헌법재판소도 지난 2020년 1월 유세 시 확성장치 등으로 유발되는 소음의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인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회는 지난해 12월 확성장치의 사용시간과 확대출력 등의 규제 기준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 같은 개정안의 적용 시점이 오는 4월1일 이후이기 때문에 현 대선 국면에서 소음 문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개정안에 담긴 최대 소음 기준이 전투기 이착륙 시 발생하는 소음인 120dB를 크게 상회하는 150dB으로 규정된 탓에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유권자들의 민원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정당들은 소음을 유발하는 방식의 선거운동이 득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기 때문에 이 같은 유세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라며 큰 소음을 내며 유세 활동을 하는 것에 싫증을 느끼는 유권자들이 많은 만큼 이제는 과거에 머물고 있는 선거운동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정규기자

의정부시 “대선사무로 행정서비스 차질?”…대책 부심

의정부시가 전체 공무원의 40%에 달하는 대통령 선거사무 때문에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려고 인사를 늦추는 등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선거사무 종사자들은 코로나 감염차단을 위해 선거 당일을 전후해 최장 4일간 자리를 비워야 하기 때문이다. 1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오는 9일 치러지는 대선의 의정부지역 투개표 사무 종사자는 모두 1천 562명으로 이 중 의정부시청 공무원은 588명 37.6%에 이른다. 사전 투표에 123명, 본 투표에 투표사무원 360명, 개표사무원 100명이다. 이는 의정부시청 전체 공무원 1천 400명의 42%에 이른다. 코로나 19의 급속한 확산 속에 감염차단을 위해 이들 종사자는 선거 당일을 전후해 사전투표 사무원은 2일, 3일, 7일 재택근무(자가격리)를 해야 하고 본 투표 종사자들은 선거 당일인 9일을 전후해 7일, 8일 10일, 11일 4일 간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 시는 70개 부서 중 코로나 대응을 위한 보건소 3개 과와 산불방지 비상근무를 하는 녹지산림과 등 4개 부서를 제외한 66개 부서별로 현원에 비례해 6~9명씩 배분했다. 그럼에도 참여 인원의 65%가 부서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7급 이하이고 6급인 팀장 급도 182명으로 대부분 부서가 인력의 절반 정도인 팀장 급 2~3명, 실무 담당자인 주무관 2~3명이 사실상 일주일 간 자리를 비워야 하는 상황이다. 재택근무라지만 행정전산망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아 기본적인 결제만 할 수밖에 없는 여건으로 한꺼번에 많은 인력이 장시간 자리를 비우면서 행정업무의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중요한 민원은 집에서 처리하면 된다. 필수인력은 제외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의정부시는 특정 부서에 선거사무 참여자가 몰려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최근 지방서기관 1명 퇴직,13명의 사무관 승진자 교육 복귀 등에 따른 후속 인사도 16일 이후로 미뤘다. 제 20대 대선 의정부시청 공무원의 선거사무 참여는 지난 총선 때 771명에 비해 183명이 줄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그나마 공무원노조의 이의 제기로 선거사무 참여가 지난 총선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앞으로 일반시민 등의 사무참여를 늘리고 의정부시청 공무원의 비중을 점차 줄여 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의정부=김동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