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 안산의 봄을 기다리며

교통망은 사람의 몸으로 치면 혈관과 같다. 교통망을 따라 사람이 움직이고 물건이 이동하며, 적재적소에 제공된 인력과 물류라는 영양분은 경제 활동을 돕는다. 원활한 혈액 순환이 몸을 건강하게 하는 것처럼 잘 갖춰진 교통망은 지역 경제를 건강하게 만든다. 도로와 역이 사실상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교통망 신설은 언제나 지역의 가장 큰 현안이다. 교통길이 금맥인 탓에 이해관계는 첨예해지고, 지역 간 싸움은 치열해진다. 저마다 도로를 내고 열차 노선을 끌어오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특히 지하철과 철도는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미션 중 하나다. 역 하나 만들어서 지나가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냐 하겠지만, 수요와 공사비용은 기본이고, 철로를 공동으로 사용할 경우 타 노선의 운행 제한 문제, 속도 등 수많은 요건이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일이다. 한정된 비용으로 최적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 놓은 시스템 안에서 타당한 근거를 만들고 정부를 설득하는 일은 참으로 지난하고 힘든 과정이다. 그래서 가끔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냐며 볼멘소리를 하시는 주민들의 전화를 받을 때면 억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단식하고 삭발해서 해결되는 문제라면 아마 300명의 국회의원과 지자체장들은 모두가 민머리에 홀쭉이가 돼 있을 거라는 재밌는 생각도 해본다. 호수에 떠 있는 백조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수면 아래 많은 노력이 있다는 것을 언젠가는 알아주시길 바랄 뿐이다. 마침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안산 상록수역 정차가 GTX-C 노선 실시협약안에 반영된 것이다. 지난 총선 안산시 국회의원 후보들의 공동 공약이었던 GTX-C 안산 유치를 위해 국회와 지자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국토부 및 민간사업자와 수차례에 걸쳐 논의한 결과다. 아직 KDI검토와 기재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 등 남은 과정이 있지만 큰 문제가 없는 한 올해 상반기에 실시협약이 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산은 그동안 가깝고도 먼 도시였다. 같은 시기 추진됐던 신분당선이 개통까지 하는 동안 신안산선 착공은 번번이 좌절됐고, 지리적 위치는 수도권이지만 접근성이 좋지 않은 탓에 반월시화공단의 베드타운 역할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게다가 중소제조업마저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한때 대한민국의 경제를 떠받친 도시라는 영광은 뒤로 한 채 인구마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시민들과 정치권의 노력에 힘입어 이제 안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지난 2019년 신안산선이 21년 만에 마침내 착공됐고, 수도권 동서를 잇는 수인선도 25년 만에 전 구간이 개통됐다. GTX-C까지 들어설 경우 이제 안산은 서울에서 가까운 도시를 넘어 사통팔달의 경기 남부 교통 거점지로 우뚝 설 것이다. 요새 지역사무소 바로 앞에서는 신안산선 공사가 한창이다. 지하 65m 대심도 공사다 보니 하루에 한 번 발파 작업이 진행된다. 연신 울려대는 사이렌 소리와 발파 직후 느껴지는 창문이 흔들릴 정도의 진동이 거슬릴 법도 하지만, 나로서는 오히려 반가운 마음이다. 나와 40년을 함께해온 이 도시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설레는 요즘, 곧 다시 찾을 안산의 봄을 기다려본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천자춘추] MZ세대가 주도하는 스포츠문화

MZ세대는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환경에 매우 익숙 △가치 있는 선택의 소비패턴 △공동체보다 개인의 행복을 최우선 △소유보다 공유 등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며 오늘날을 주도하고 있는 주체이다. MZ세대의 가치관이 스포츠문화를 주도하면서 최근 올림픽 등 국제스포츠대회에서 메달을 따지 못해도 도전을 즐기는 선수들과 응원하는 팬들의 문화도 변화하고 있다. 메달을 따지 못해도 당차게 승부를 즐기며 도전하는 MZ세대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과 매너와 열정을 응원하는 MZ세대 팬들은 성과 중심보다는 가치 중심이라는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다. 2022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천m에서 편파판정으로 안타깝게 메달을 놓쳤던 황대헌 선수는 장애물이 반드시 너를 멈추게 하는 것은 아니다. 벽을 만나면 돌아가거나 포기하지 마라. 어떻게 그 벽을 오를지 해결책을 찾고, 그 벽을 이겨내라라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남긴 말을 자신의 SNS상에 올렸다. 그리고 공식연습에서는 화가 많이 난다. 여기에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작전을) 말할 수 없다는 농담을 했다. 이런 당찬 정신력으로 1천500m에서 베이징 올림픽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쇼트트랙 남자 5천m 결승전에서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한 맏형 곽윤기 선수는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그의 라스트댄스는 메달 색깔보다 큰 감동을 주었다. 17만여명이 구독하던 그의 유튜브 채널 꽉잡아윤기는 리더십, 실력은 물론 끼를 갖춘 그에게 MZ세대들이 열광하면서 구독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메달을 따지 못해도 맘껏 즐기고 도전하는 MZ세대 올림피언들의 말 잔치에 팬들이 함께 즐거워하고 감탄하고 있다. 온 국민의 염원인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쁨을 만끽하기보다는 금메달을 따서 다행이라고 서로 다독였던 88서울올림픽의 탁구 영웅 현정화, 양정자 선수의 인터뷰가 생생하다. 국가를 위해 한 몸바치겠다, 목숨 걸고 싸우겠다는 예전의 각오와 아쉽지만 즐겼다. 코로나19 때문에 더 즐기지 못해 아쉽다는 오늘날 선수들의 마음은 확연히 차이가 있다. 스포츠의 감동 스토리와 더불어 예전의 모범답안 같은 인터뷰가 아닌 펀(fun), 쿨(잘난척), 핫(hot) 한 현답을 내어놓는 MZ세대 선수들은 다양한 볼거리와 미래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즐거움을 추구하고 행복을 위해 도전하고 땀 흘리는 대한민국의 선수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이 자랑스럽다. 김재현 ㈔한국문화스포츠마케팅진흥원 이사장

경기도, 강원도와 동서남북 평화도로, 철도개설, 해외판로 개척 등 초광역 협력사업 추진

경기도가 강원도와 함께 동서남북 평화도로, 철도개설, 한탄강 지속발전 기반마련, 해외판로 개척 등 초광역 협력사업에 가속도를 낸다. 경기도와 강원도는 24일 강원도청 대회의실에서 경기도-강원도 정책협력회의를 갖고 이 같은 접경지역 중심의 초광역 협력사업을 논의했다. 정책협력회의에는 양도의 상호 공동 발전방안을 모색하고자 이한규 경기도 행정2부지사, 최복수 강원도 행정부지사, 경기연구원, 강원연구원, 관계 공무원 등이 참석했다. 회의는 경기연구원과 강원연구원의 경기도-강원도 초광역 협력사업에 대해 제안 발표를 청취한 뒤 공동 제안 4건, 상호 제안 4건 등 총 8건의 안건을 논의했다. 공동안은 한탄강 지속가능한 발전기반 마련, 접경지역 군사규제 및 유휴지활용 대응, 초광역권 동서 남북도로 연결, 양도 연계 철도노선 개설 공동 노력 등이다. 상호제안은 ▲경기-강원 광역관광특구 공동지정 ▲DMZ 평화지역 발전기반 마련 ▲도민 보호를 위한 비상대비 협의체 구성 ▲중소기업 해외판로 개척 및 마케팅 공동협력이다. 양도는 초광역권 접경지역 동서 남북평화도로 연결 사업을 위해 타당성 공동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양도 연계 철도노선(용문~홍천 광역철도 등) 개설 등 지역발전 인프라를 확충 방안에 의견을 함께했다. 또 여주~원주 철도 건설 협력 및 경원선 구간 전철화사업을 내년 착공 목표로 양도가 협력키로 했다. 이를 위해 동두천~연천 구간을 연내 개통할 계획이다. 아울러 연천~월정리(철원) 노선 추진을 위해 미연결 구간인 백마고지~월정리 복원 선행에 해당 지자체와 공조 대응할 방침이다. 특히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재인증을 위해 경기강원 자치단체부담금 공동편성, 이정표 통합정비, 통합 관광프로그램운영 등 통합 비전설정과 발전전략을 모색했다. 상호 제안인 도민 보호를 위한 비상대비 협의체 구성과 관련, 양도는 대피시설, 경보단말 등 접경지역 국비 우선확보에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을 위해 경기우수상품해외전시회(G-FAIR) 및 강원도 해외마케팅 사업 간 수출기업 상호 참가 기회제공, 신흥 수출시장 공동개척, 정보공유 등 양도간의 유기적인 연계를 다짐했다. 양도는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부지사급 정책협력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올 하반기에는 경기도청에서 협력사업 추진사항 점검 및 신규사업 추가 발굴 등에 대해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이한규 행정2부지사는 양도의 공동 제안 사업은 서로 협력해 추진하고 각 도가 제안한 개별 사업은 충분히 수렴하여 공동 추진이 가능하도록 면밀하게 검토하자며 접경지역을 함께하는 양도가 오랜 세월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한 도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공동 협력과 공동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학기자

여야 선대위·선대본부 공보단장, 경륜과 패기 대결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3선수원정)과 국민의힘 김은혜 선대본부 공보단장(초선성남 분당갑)이 각각 이재명 대선 후보와 윤석열 대선 후보 당선을 위해 경륜과 패기 대결을 펼치고 있다. 박 공보단장과 김 공보단장은 MBC 기자출신 뉴스데스크 앵커 선후배 사이다. 민주당 박 공보단장은 SNS와 브리핑을 통해 선대위 소식과 이 후보의 연설 내용을 빠르게 전하는 한편 큰 이슈에 대해 여론의 방향을 잡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국민의힘 윤 후보에 대한 중량감 있는 비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지난 22일 경제분야 TV토론 브리핑을 통해 성실한 이 후보, 불성실한 윤 후보, 국민에게 불성실한 후보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면서 윤 후보는 피의자 심문하듯 오만하게 상대 후보를 비방하며 흠집내기에 열중했다. 상대편을 공격하면서 정작 답은 들으려 하지 않았다고 일침을 놨다. 앞서 그는 15일 브리핑에서도 윤 후보에 대해 자신을 등용했던 대통령과 자신이 몸담았던 정부를 비난하는 데 앞장서는 것도 부족해 보복 수사를 공언하고 있으니 오만하다고 질타하며 대통령 뽑는 선거의 출정식을 남 탓하는 것으로 시작한 후보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 공보단장은 미리 보는 유세현장을 통해 유세포인트를 전해주는 한편 활발한 방송 출연과 기자회견을 통해 이 후보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 김 단장은 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대장동 의혹을 민주당이 윤석열 게이트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을 대장동으로 갈음했던 이 후보가 갑자기 난데없이 상황이 몰리면서 선거운동 막판에 대장동을 윤 후보로 뒤집어씌우려고 하는 건 민주당의 막바지 몸부림이라고 비꼬았다. 앞서 그는 지난 23일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처장 유가족과 기자회견을 통해 이 후보가 김 전 처장을 몰랐다는 해명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질타하며 이 후보의 도덕성을 거듭 저격했다. 또한 22일 민주당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이 공개한 김만배정영학 녹취록 관련 기자회견에서도 악마의 편집으로 왜곡해 허위사실을 발표했다고 역공을 가했다. 김재민임태환기자

“경기도지사 출신 첫 대통령 만들어달라” 민주당 경기도 중진 의원 지지 호소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역 중진의원들이 1천400만 경기도민을 향해 이재명 후보를 경기도지사 출신 첫 대통령으로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박정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재선, 파주을)과 45선의 김진표(수원무)안민석(오산)조정식(이상 5선, 시흥을)김태년 의원(4선, 성남수정)은 24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기도민이 키운 이재명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박정 위원장은 우리 국회의원들은 이번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1천400만 경기도민의 자존감을 높여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리고자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며 최초의 경기도지사 출신 대통령,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이재명을 도민 여러분께서 직접 만들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후보가 지사로 재직하며 ▲대규모 산업단지와 대기업, 해외자본 유치를 통한 친기업적 환경 구축 ▲계곡 불법시설 철거와 고금리 불법대부업 적발 등 일상 속 공정 회복 ▲기본주택, 기본소득, 기본금융 등 경제적 기본권 보장 실현을 위한 노력 등 다채로운 성과를 낸 만큼 능력 있는 대통령이 될 것을 강조했다. 김진표 의원은 이 후보가 대권무덤으로 불리는 경기도지사를 거쳐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것은 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긍정적 믿음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추켜세웠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등 악재에 대해서 안민석 의원은 성남시장 시절 박근혜 정권에 미운털이 박혔던 이 후보에 대해 대장동 의혹을 제기하는 건 당시 정치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말이라면서 대장동은 적극 행정의 표본으로, 잘못된 프레임을 씌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옹호했다. 이광희기자

[집중취재_부채에 허덕이는 인천 청년] 下. 청년 의견 반영한 지원책 절실

인천의 청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청년들의 의견을 반영한 인천시의 정책 마련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연구용역을 통해 빚을 진 경험이 있는 인천의 청년 50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한 결과, 부채보유 청년들은 소득의 한계로 저축을 많이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시로 찾아 쓸 수 있는 계좌에 돈을 보관하는 경우가 많았다. 직장인 면접자 A씨(28)는 예금통장에 번 돈을 다 넣어놓고 생활비로 쓰든지 한다며 (예금통장에 돈이) 더 차면 그걸 빼서 학자금을 조금 갚고 한다고 했다. 또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랜서의 경우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득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저축을 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종전에 진 빚으로 생계유지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프리랜서 면접자 B씨는 코로나19 이후에는 수입이 들쑥날쑥해 대출 상환금 등을 내기에도 빠듯한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대출금과 이자를 포함한 상환금의 규모에 상관없이 부채보유 청년들은 빚이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이에 따라 부채보유 청년들은 빚을 늘리지 않기 위해 생활비를 줄이는 등의 방법을 선택하면서 스트레스가 더해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직장인 면접자 C씨(31)는 제가 사고 싶은 것들은 항상 다 사는 스타일이었는데, (빚은 진 이후로) 이제 그런 것들을 못하고 있다며 그게 굉장히 큰 스트레스라고 했다. 이와 함께 부채보유 청년들은 부채 지원 정책 등에 대해 인지하면서도, 이용방법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 부채 지원 정책 및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경제교육, 재무상담, 자산형성 프로그램 등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한 대책을 시가 마련해야 빚으로 고통받는 인천의 청년부채 문제를 해결하고 관련 지원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시의 지원 정책과 청년을 적절하게 매칭해야 정책적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심층면접에서 나온 부채보유 청년들의 의견을 구체화할 경우에는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중위소득 100% 이하인 1인 가구 청년이 10만원을 저축하면 시가 10만원을 매칭하는 저소득 1인 가구 청년을 위한 비상금 통장, 대학생 금융역량을 키우기 위한 캠퍼스 금융복지(상담)센터 운영 등에 대한 정책화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영수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청년문제의 실효적인 해소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책 당사자인 청년, 정책에 대한 인지정도, 선호하는 정책, 지향점 등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민감한 주제인 부채에 대한 지원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입장과 의견을 정확히 반영해 선호에 따른 해소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김민기자

[사설] 사건 처리 지연되고 범인 검거율 떨어지면/국민이 ‘수사권 독립 왜 했냐’ 묻지 않겠나

도둑놈 잡는 게 경찰이다. 아주 오랜 기간 전해 온 얘기다. 국민의 실생활을 지킨다는 말이다. 현장을 지키는 파수꾼임을 의미한다. 도둑놈은 시대를 상징한다. 절도가 주요 범죄였던 시절의 언어였다. 그 도둑놈이 이제는 민생범죄다. 민생범죄 막아주는 게 경찰이다. 신속한 고소 고발 처리도 거기 함께 한다. 민생범죄 잘 잡고, 고소고발 사건 잘 처리하는 게 경찰이다. 이게 안되고 있는 것 같다. 본보가 경찰 내부 자료를 들여다 봤다. 올 초 국가수사본부가 발표한 통계다. 평균 사건 처리 기간이 늘어났다. 2020년에는 건 당 55.6일이었다. 2021년에 64.2일이다. 8.6일 늘었다. 신속성은 정확성 다음으로 중요하다. 당사자가 돼 본 국민이면 안다. 사건 처리 지연에 피가 마른다. 55.6일도 너무 긴 시간이다. 앞당기려 노력해야 맞다. 그런데 줄기는커녕 되레 늘었다. 경찰이 분석한 이유가 있다. 제도 변화다. 지난해 시행된 수사권 조정이다. 사건의 1차 종결권이 경찰에 주어졌다. 검찰의 여러 일이 경찰로 옮겨졌다. 수사심사관 제도, 구체적인 사건 지휘 강화, 수사의 완결성 제고 등의 책임이 생겼다. 경찰은 수사 잘하려고 처리 시간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한다. 글쎄다. 이걸 국민이 납득할까. 사건 당사자가 경찰의 이런 사정까지 감안해주겠나. 수사 지연의 불편함만 쏟아지고 있다. 더구나 처리 지연에는 경찰 책임도 있다. 변화의 조직이 따로 가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가 막혀 있다. 민생부서가 밀리는 듯 하다. 경찰서 경제팀이 그렇다. 살폈듯이 기계적 업무량은 늘었다. 그런데 인력 확충은 없다. 그러니 기피 부서가 되고 인력이 빠져나가는 것이다. 같은 자료에서 경제팀에 신임 수사관 배치 비율이 13.3%까지 늘었다. 백전노장들이 해야 할 고소 고발 다툼을 신참들이 붙들고 있는 셈이다. 검거율도 떨어졌다. 경찰청이 23일 검거율 목표를 높였다. 당초보다 2.5% 높인 85.3%라고 발표했다. 30여년 전 검거율은 95%였다. 다 옛말이다. 최근 몇 년 간의 검거율 추이를 보자. 문재인 정부 첫 해인 2017년 85%에서 이듬해 84%로 떨어졌다. 2019년에는 83.3%로 떨어지더니 2020년에는 81.2%까지 갔다. 2021년치는 아직 안 나왔다. 도둑놈 잡는 경찰이란 말이 어느새 무색해졌다. 수사권 조정이 경찰의 위상을 높인 것은 맞다. 그렇다고 경찰의 첫번째 존재 가치가 바뀐 것은 아니다. 민생치안은 여전히 경찰밖에 할 수 없다. 경찰이 가장 경찰다운 것도 민생치안의 현장에 있을 때다. 조직 개편의 큰 틀을 다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지지대] 코미디냐, 스릴러냐

22일 저녁 11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토론회가 열렸다. 기호 1번부터 4번까지는 제외한 군소후보들을 대상으로. 아무리 군소후보라지만,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1박2일 토론회를 국민들에게 시청하라고 하는 선거관리위원회도 황당하지만, 토론회 내용은 더 황당하다. 먼저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가 포문을 연다. 지지율이 5%가 넘는 자신을 군소후보 토론회에 초청한 것이 말이 되느냐고 호통치던 허 후보는 공약 발표 시간에 돌연 박정희 대통령에게 받은 것이라며 혁대와 지휘봉을 꺼내 보였다. 이어 그는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 4개월 안에 민주당이 탄핵 시킬 것이고, 그러면 내가 또 4개월 만에 대통령 후보에 나와야 하니, 그냥 이번에 당선 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그 누구보다 심각한 표정은 덤이다. 노동당 이백윤 후보는 원전에 찬성하는 윤석열 후보 집 지하에 핵폐기물을 예쁘게 저장해 놓겠다고 말했다. 늦은 밤 오랜만에 국민에게 웃음을 선사한 토론회다. 군소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을 보자. 기본소득당 오준호 후보는 전국민 기본소득 월 65만원을,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는 성인 국민 1인당 1억원 지급, 새누리당 옥은호 후보는 부정선거의 진실을 밝히겠다 한다. 통일한국당 이경희 후보는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에 남북정상회담을 한단다. 이러한 공약은 국민이 가볍게 웃어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나에게 당장 1억원이 생긴다고 상상하니 흐뭇하기까지 하다. 군소후보란 당선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선거 입후보자를 뜻한다. 이들의 토론회를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이유다. 만약 이들 중 차기 대통령이 나온다고 생각해 보자. 갑자기 토론회의 장르가 스릴러로 변한다. 등골이 오싹하다. 가장 무서운건, 기호 1번부터 4번까지의 토론회도 장르가 범죄스릴러 장르라는 점이다. 이호준 정치부 차장

[데스크칼럼] 법정으로 간 박달스마트밸리 사업

총 사업비만 2조5천억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서안양 친환경 융합(박달) 스마트밸리 조성사업이 새로운 국면에 직면했다. 지리한 법정 공방이 이어질 것이고, 사업은 기약이 없게 됐다. 사업에 참여한 한 컨소시엄이 안양도시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입찰절차속행금지가처분을 지난 17일 법원이 일부 인용하면서다. 재판부는 본안판결 선고 시까지 서안양 친환경 융합 스마트밸리 조성사업 공모 입찰과 관련하여 지난해 12월28일 이뤄진 공모심사위원회의 심사가 유효함을 임시로 정한다고 밝혔다. 또한 본안판결 선고 시까지 공모 입찰에 대한 재심사 결정 공고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판시했다. 도시공사가 심사위원의 전문성 부족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입찰절차를 취소 또는 중단할 수는 없으므로 입찰을 취소하고 재입찰을 실시하거나, 심사결과를 취소하고 재심사를 진행하거나, 재심사 결과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등의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도 판결문에 있다. 그러나 이는 법원의 재판으로 어떤 행위를 임시로 요구하는 가처분이고, 재판부도 본안판결 선고 시라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이같은 가처분 결정에 대해 도시공사는 항고장을 수원고법에 제출했다. 항고와 재항고 과정에서 도시공사 측은 전문분야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몇명의 심사위원의 자격 논란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툴 예정이다. 결론은 이같은 절차를 거쳐 본안 소송에서 도출될 것이다. 해당 사업의 금액과 규모가 큰 만큼 당사자들의 입장도 첨예하게 대립되기 때문이다. 가처분 소송 과정에서 컨소시엄 측 변호사들은 2곳의 대형로펌 변호사들에게 사건을 맡긴 반면, 도시공사는 개인 변호사가 소송을 진행했다. 그러나 향후 본안 소송에서는 대형 로펌 변호사들간의 치열한 법정공방이 있을 전망이다. 보조참여자로 참여가 예상되는 나머지 3개 컨소시엄에서도 대형 로펌 변호사들을 선임해 맞불을 놓을 것이 예상된다. 도시공사는 지난해 9월 박달스마트밸리 조성사업에 대한 공모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돼 재공모를 했다. 이후 12월28일 우선 협상 대상자 선정을 위한 공모 심사위원회를 개최했지만, 결과 발표가 유보됐다. 도시공사는 재심사를 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추진했지만, 이번 가처분으로 절차가 중단됐다. 공정성을 강화한 뒤 우선협상대상자를 최종 선정하겠다는 도시공사는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3월9일 예정된 대통령 선거 이슈 중 가장 뜨거운 감자 중 하나가 바로 대장동 개발사업이다. 박달스마트밸리 사업이 세간의 주목을 받은 것도 최초 사업자 공모과정에서 약 1천억원의 배당을 받은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대표 남욱)가 법인명을 바꾼 (주)엔에스제이홀딩스로 사업참여의향서를 제출한 것이 드러나면서다. 당시 인터넷상에 공개된 엔에스제이홀딩스의 기업 정보를 보면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씨의 가족과 화천대유 대표와 같은 이름의 인물이 사장 등 경영진으로 기재돼 있다. 수조원의 사업비가 드는 대형사업인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장동사건과 같은 실수가 나오면 안된다. 이제 박달스마트밸리사업은 법정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이다. 이후 새로운 출발점에 서서 모든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지길 바래본다. 경제 정의도 그래야 바로 선다. 이명관경제부장

[경기만평] 누가 X맨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