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눅하고, 냄새나서 쉴 수가 없습니다. 15일 오전 9시께 인천 남동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 A씨(71)는 104동 지하에 있는 휴게실을 보여주며 손을 내저었다. 면적이 10㎡ 남짓한 휴게실 위로는 오배수관이 지나가고, 지하실 특유의 텁텁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경비원들은 방충망대신 택배용 박스테이프로 벌레를 막는다. 장판 온도를 올려도 냉기를 막지 못해 버린 이불로 커튼을 만들기도 했다. 장판 한가운데는 이미 검게 그을렸다. 경비원 A씨는 여름엔 곰팡이, 겨울엔 추워서 잘 수가 없다며 초소에서 쉬는게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부평구 한 아파트 경비원들도 창문하나 없는 지하 휴게실 대신 초소에서 움크려 쉬기 일쑤다. 초소 안에 상자를 여려겹 쌓아 만든 간이 매트리스에서 쉬거나, 운이 좋으면 누가 버린 접이식 매트리스나 놀이방 매트를 가져와 사용하기도 한다. 경비원 B씨(70)는 휴게실이 좁아도 말하기 어렵다며 휴식시간이 가뜩이나 길어 초소에서 매트를 깔고 쉴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인천지역 아파트 대부분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경비노동자 휴게실을 만들었지만, 정작 기본 설비조차 갖추지 못해 경비원들에게는 무용지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지난 3~6월 300가구 이상 의무관리대상 아파트 787곳에 대해 공동주택관리 종사자 근무환경 실태조사를 했다. 이곳들은 관련법에 따라 경비원 휴게실을 의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실태조사에 응답한 아파트 637곳 모두 휴게실이 있다고 답변했지만, 휴게실 1천708개 중 603개가 지하에 있어 전체의 36.1%에 달했다. 기초자치단체별로는 낡은 아파트가 많은 동부평미추홀남동구 순으로 지하 휴게실이 많았다. 지상에 유휴공간이 없는 낡은 아파트 대부분이 관련법 개정으로 지하에 휴게실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관련 법상 휴게실 설치 의무만 강제할 뿐 구조와 위치, 필수 설비 등을 규정하지 않아 전기실이나 배관실 지하에 휴게실을 만들고는 환풍기나 난방기와 같은 기본 설비 조차 없다. 시는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20년 이상 오래된 아파트 대상으로 경비노동자 휴게실 개선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경비원 감축으로 빈 초소가 생기고 있어, 초소를 리모델링하는 방식 등을 고민하고 있다며 시설 개선과 휴게실에 대한 주민들의 의식개선 2가지 모두 사업으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김지혜기자
교실에서 말다툼하다 흉기를 휘둘러 같은 반 친구를 다치게 한 고교생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평택경찰서는 특수상해 혐의로 고교생 A군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A군은 지난 4월 평택 모 고교 교실에서 같은 반 B군과 말다툼을 벌이다 문구용 칼을 휘둘러 B군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B군은 전치 3주 진단의 상처를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A군은 이 사건 이후 열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에서 출석정지 10일 징계 처분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B군 측은 징계처분이 내려진 이후 현재까지 A군 측으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 등을 받지 못했다며, 이달 뒤늦게 A군을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당사자들을 조사,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최해영기자
양주의 한 요양원이 빵을 먹다 기도가 막혀 숨진 80대 입소자 유족에게 사인을 심장마비로 속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6일 양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6일 오후 7시20분께 양주 A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가 80대 입소자인 B씨에게 빵을 줬다. 치아가 없던 B씨는 빵을 먹던 중 기도가 막혀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하다가 20여분 뒤 숨졌다. 요양원 측은 B씨에게 응급조치는 했으나 119 등에 신고하지 않았다. 또 유족에겐 B씨가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유족은 B씨가 병사한 것으로 판단, 시신 부검 없이 장례를 치렀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월 요양원 내부 사정에 밝은 제보자가 국민권익위에 공익신고를 하면서 알려졌다. 경찰은 요양보호사와 시설장 등 2명을 노인복지법상 방임, 관리ㆍ감독의무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과실치사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요양원 측은 사실관계에 대해선 어느 정도 인정을 했다고 말했다. 양주=이종현기자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폭행수배 사실이 드러나자 검찰호송과정에서 수갑을 찬 채 도주한 20대가 하루 만에 경찰에 자수했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A씨(26)는 전날 오후 9시40분께 안산상록경찰서에 자수했다. A씨는 지난 14일 오후 6시10분께 무면허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폭행 혐의로 검찰 수배 대상에 오른 사실이 확인돼 호송되는 과정에서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나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다. A씨는 경찰관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수원지검 안산지청 소속 호송팀원 2명을 밀치고 도망쳤다. 당시 그의 손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A씨는 지인의 차를 타고 도주한 뒤 절단기로 수갑을 잘라 반월저수지 인근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택시와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화성, 안산 일대를 배회하다가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수를 결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도주하는 동안 별다른 범죄 행적은 없다며 A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도피를 도운 사람이 있는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안산=구재원기자
인천 연수경찰서는 여성을 흉기로 위협해 돈을 빼앗으려 한 혐의(강도 미수)로 신원미상의 남성을 쫓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 14일 저녁 8시께 연수구에서 집으로 들어가려는 여성 A씨를 흉기로 위협하며 돈을 빼앗으려 하다가 A씨의 가족들이 문 밖으로 나오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가족들은 이 남성이 도주한 직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과 인근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이 남성을 특정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았고, 지난 15일 피해자 조사를 통해 A씨의 진술 등을 확보한 상태라며 어두운 밤이라 범인을 특정하기 어렵지만 CCTV를 다각도로 분석해 꼭 검거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용기자
경기(京畿)라는 지명에는 서울(京)의 외곽(畿)이라는 도민의 입장에선 그리 달갑지 않은 유래가 담겨 있다. 1천년 역사 경기도는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중심지가 되어가고 있지만, 뿌리박힌 서울 중심 사고는 현재진행형이다. 서울지역 기피시설을 경기도로 떠넘기는 것은 물론 주소지는 경기도에 두고 수십년째 서울 명칭으로 부르는 시설도 있다. 경기일보는 34년 전 의왕으로 떠밀려 온 서울구치소의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수렴하고 그 대안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1. 서울 기피하니 경기 옮겨놓고, 이름은 의왕 서울구치소 34년 전 의왕시로 이전한 뒤 현재까지 서울 명칭을 사용하는 의왕 서울구치소에 대해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지역 이기주의로 서울기관을 경기도가 떠안게 된 상황이 있는 만큼 계속되는 서울 명칭 사용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의왕시 포일동에 위치한 서울구치소는 서울ㆍ경기ㆍ강원지역을 관할하는 서울지방교정청 산하 교정시설 17곳 중 유일하게 지역과 다른 명칭을 사용한다. 서울구치소 부지는 46만8천㎡로 축구장 65개 면적과 맞먹고, 수용 인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직원 규모만 700명에 달한다. 일제강점기 당시 서대문형무소는 해방 직후 서울형무소로 불리다가 지난 1961년 서울교도소로 이름을 바꿨고, 이어 1967년 서울구치소로 다시 변경됐다.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에 있던 서울구치소는 지난 1987년 시설 노후화 등을 이유로 지금의 위치로 자리를 옮겨 개청했다. 이렇게 경기도에 터를 잡은지 34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서울구치소라 불리고 있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교정시설을 기피하는 님비(NIMBY) 현상이 있었다. 이 때문에 당시 정부는 도심 속 교정시설의 교외 이전이라는 방침을 세웠다.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 등에서 재판을 받는 피고인을 수용하면서도 그 옆으로 가지 못하고 서울의 외곽으로 치부되던 경기도로 밀려난 이유다. 반면, 다른 구치소의 상황은 다르다. 서울 구로구에 있던 영등포구치소는 영등포구에서 구로구가 분구된 지난 1980년 이후로도 영등포 명칭으로 불리다가, 지난 2011년 지금의 구로구 천왕동으로 이전하며 서울남부구치소로 개칭했다. 님비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법원ㆍ검찰청 등과 교정시설을 함께 유치하기도 하는데, 성동구치소는 서울 송파구에 있으면서 성동으로 불리다가 지난 2017년 서울동부지법과 서울동부지검이 있는 문정동 법조타운으로 이전하며 서울 동부구치소로 이름을 바꿨다. 두 사례 모두 세밀한 지역 명칭 대신 광역 단위 명칭을 넣어 기피 현상을 해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서울구치소도 이전 논의가 있긴 했다. 지난 2015년 의왕지역에 경기남부 법무타운을 신축ㆍ조성하고 안양교도소ㆍ서울소년원 등과 통합 이전하는 개발 방안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그러나 이 경우 기피시설만 묶어 이동하려다 보니 반발이 상당했고, 사실상 논의가 무산됐다. 지난해 7월 정부가 수도권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서울구치소ㆍ안양교도소 부지에 주택 공급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다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기획재정부에서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은 뒤로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서울지방교정청 관계자는 법무부에선 신설 및 신축ㆍ이전하는 교정기관을 대상으로 광역 명칭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며 정부기관의 명칭 변경은 지리적 위치뿐만 아니라 기능ㆍ업무 등 여러 제반 사정을 종합 검토해야 할 사안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2. 서울 아닌 경기도 중심으로 명칭 개정 바람 솔솔 서울 중심의 사고가 녹아든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명칭이 29년 만에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로 바뀐 데 이어 의왕 서울구치소의 명칭도 경기도의 DNA를 담아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지난 2015년 의왕 서울 구치소 등을 이전하는 사업이 찬ㆍ반으로 양분된 주민 반발로 무산된 선례가 있는 만큼 명칭 변경에 대해 민의를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도는 지난 2018년 국토교통부에 서울의 외곽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이유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명칭 변경을 요구했다. 국토부는 도의 요청에 따라 관계기관 협의와 도로정책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고속도로 100호선의 명칭 변경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1991년부터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라 불리던 도로는 29년 만인 지난해 9월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로 변경됐다. 이처럼 수십년 전 서울의 변두리로 치부되던 경기도로 밀려난 의왕 서울구치소의 명칭도 이제는 경기도 중심의 이름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의왕시 정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의왕시의회 A 의원은 지역 정가를 비롯해 의왕 주민들 사이에서도 서울이라는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인식이 오래전부터 있었다며 다만 서울구치소 자체가 상징성이 있는 만큼 의왕이라는 명칭보다는 경기남부 또는 수도권남부 구치소와 같은 대표성을 갖춘 명칭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도의회 장태환 의원(더불어민주당ㆍ의왕2)은 진작부터 명칭 변경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으며,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이름이 바뀐 것처럼 합당한 명칭으로 변경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명칭 변경을 추진하기에 앞서 수년 전 의왕 서울 구치소 등의 이전이 무산된 사례가 있는 만큼 주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2015년 의왕 서울구치소와 안양교도소ㆍ서울소년원 등 3개 교정시설을 의왕시 왕곡동으로 이전하는 경기남부 법무타운 조성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또 경기남부 법무타운 맞은 편 일대에 이주민과 교정직원을 위한 주거단지ㆍ법무지원시설 등 복합타운을 조성하는 안도 마련했다. 그러나 조성부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현재는 논의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서울지방교정청 관계자는 서울구치소는 시설의 노후화 및 도심지 소재 교정시설의 교외 이전이라는 당시의 방침에 따라 이전된 것이라며 현재 서울구치소 명칭 변경에 관해 대내외 구체적인 논의나 제안 등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민훈ㆍ장희준기자
한국 사학(私學) 체육의 명문 경희대학교 체육대학이 체육진흥과 국위 선양에 기여한 체육인을 시상하는 제59회 대한민국체육상식 및 2021 체육발전유공자 포상전수식에서 한꺼번에 3명의 수상자를 배출하는 큰 경사를 맞이했다. 경희대 체육대학은 15일 서울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체육상 시상식ㆍ포상전수식서 송종국 체육대학장이 연구상, 신정희 대한하키협회 부회장(경기도체육회 부회장)이 공로상, 유옥열 체조 감독이 체육훈장 청룡장을 각각 받았다. 연구상을 수상한 송종국 학장은 우리나라 운동생리학 발전에 선구자적 역할을 한 학자로서 체육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고, 아동ㆍ청소년과 어르신의 건강 개선을 위한 연구 프로젝트 및 학술대회 발표, 국내외 학술지 논문 게재, 저서 출간 등 많은 연구 업적을 쌓았다. 특히, 국제태권도학술대회 개최와 학술지 발행을 통해 국기 태권도의 학문적 발전과 과학적 이론 정립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 태권도 종주국으로서의 학문적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한국 여자하키의 대모인 신정희 대한하키협회 부회장은 1969년 선수로 하키에 입문, 지도자와 국제심판, 협회 임원 등을 맡아 대한민국 하키 발전에 기여했으며, 2011년 아시아하키연맹(AHF) 부회장에 피선돼 3선에 성공하며 11년째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 첫 여자하키 대표팀 코치와 여성 국제심판 1호, 대한하키협회 첫 여성 전무이사ㆍ부회장,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장ㆍ여성체육위원장ㆍ부회장,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 2016 리우올림픽 부단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체육훈장 최고 영예인 청룡장을 전수받은 유옥열 감독은 원조 도마의 신으로 대한민국 선수 최초 1991년 국제체조연맹(FIG)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도마에서 우승 한 뒤 이듬해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하는 새 역사를 썼다. 더불어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도마 동메달, 1994 히로시마아시안게임 링서 은메달 획득했고, 2012년 런던올림픽 도마서 양학선이 남자체조 사상 최초로 도마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지도자로 기여했다. 송종국 학장은 개인적으로는 다소 쑥스럽기도하고 영광이다. 우리 체육대학에서 한꺼번에 3명이 대한민국체육상과 훈장을 동시에 받았다는 것에 대해 동문의 한 사람으로써 뿌듯함을 느낀다면서 동문 선ㆍ후배 재학생들과 함께 경희대 체육대학의 명성을 이어가고 더욱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황선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