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숨 쉰다” vs “다 무너졌다”…헌재 탄핵 선고 순간 [현장, 그곳&]

4일 오전 11시께 서울 종로구 안국역 6번 출구 앞.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헌법재판소 인근 광장은 숨 막히는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이른 아침부터 현장을 찾은 진보 성향 시민들과 단체 회원 수백여명은 간이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는 헌재 생중계에 귀를 기울였다. 핸드폰을 가슴에 꼭 붙인 채 눈을 감거나, 입을 굳게 다문 채 두 손을 맞잡은 이들의 모습은 결정문 낭독이 시작되자 더욱 굳어졌다. 그리고 오전 11시22분께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한다.” 헌법재판소의 마지막 문장이 낭독되자 광장은 순식간에 환호로 뒤덮였다. 깃발은 높이 휘날렸고, 시민들은 서로를 끌어안으며 눈물을 터뜨렸다. 일부는 “정의가 이겼다”며 바닥에 주저앉아 울었고, 어떤 여성은 무릎을 꿇은 채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뻗으며 “이제야 숨을 쉴 수 있다”고 외쳤다. 탄핵 찬성 집회에 참여한 김모씨(66·경기 용인시)는 “오늘은 정의가 승리한 역사적인 날”이라며 “함께 싸워온 이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안국역 5번 출구 인근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현장은 선고 직후 냉기로 가득 찼다. 한 남성이 “이게 나라냐!”고 외치며 들고 있던 태극기를 내던졌고, 이어 “국회로 쳐들어가자!”, “이 나라 다 망했다!”는 격앙된 외침이 터져 나왔다. 지지자들은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고, 일부는 주저앉아 고개를 떨구거나 주름진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움직이지 못했다. “법도, 정의도 무너졌다”는 탄식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참가자 차씨는 “헌재가 정치에 휘둘렸다. 오늘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를 잃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 결정은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버스 유리창을 곤봉으로 깨는 사건도 발생했다. 헬멧과 방독면을 착용한 한 남성이 안국역 5번 출구 앞 경찰버스에 손상을 입힌 것으로, 현장에 있던 경찰 기동대가 즉시 체포했다. 오전 11시50분께에는 현장 분위기는 한층 더 격앙됐다. 한 방송기자가 “기분이 어떠냐”고 웃으며 묻자, 참가자들은 “왜 실실 쪼개냐”, “뭐가 그렇게 웃기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진 경기일보 취재진의 질문에도 비슷한 반응이 이어졌고, 일부는 욕설을 퍼붓거나 태극기를 바닥에 내던지며 거칠게 항의했다.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 "파면 환영, 민생의회로 도민 삶 집중할 때"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도민의 삶을 지키는 민생의회로서의 본분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4일 입장문을 통해 “오늘 역사에 길이 남을 큰 결정을 마주했다”며 “헌재의 탄핵인용 결정에 따라 대한민국은 다시금 거대한 변화의 문턱에 섰다”고 전제했다. 이어 “우리 사회를 잠식했던 분열과 갈등에서 벗어나 공동체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고 어떠한 미래로 나아갈지 고민해야 한다”며 “그동안 우리 안에 쌓인 대립의 시간을 치유와 통합의 에너지로 바꿔내는 것이 대한민국에 주어진 가장 큰 과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이제 경기도의회도 도민들의 삶을 생각하며 민생의회로의 걸음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경기도의회의 현 상황에 대한 우려이자 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는 독려기도 하다. 당장 다음주 화요일인 8일 제383회 임시회를 앞두고 있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공언한 조기 추경이 어려워지는 상황 속에서도 지난 2월 임시회 당시 상정하지 못한 민생안건들에 대해 도의회 국민의힘이 여전히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김 의장은 “도의회는 지금의 정국을 진지하게 마주하며 오직 도민의 삶을 지키는 민생의회로서의 본분에 집중하겠다”며 “1천420만 도민의 목소리를 모으는 그릇이 돼 희망의 불씨를 함께 지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지 않더라도 더 나은 삶을 바라는 기대만큼은 같을 것”이라며 “도민 여러분의 기대와 희망을 지켜낼 수 있도록 정쟁이 아닌 정책, 대립이 아닌 협력으로 대한민국 회복의 여정에 함께하겠다”고 했다.

“용납할 수 없는 결과”…윤 대통령 파면에 광화문 일대 '통탄' [현장, 그곳&]

“법치국가에서 나올 수 없는 결과에 통탄할 뿐입니다.” 4일 오전 10시50분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6번 출구 인근. 보수단체 500여명이 모인 이곳은 선고가 나기 전부터 전광훈TV 영상을 틀어 놓고 전광훈 목사의 구호에 맞춰 응원이 고조됐다. 오전 11시가 되자마자 전광판은 헌법재판소 화면으로 넘어갔다. 모든 집회인원들이 일제히 생중계를 시청하며 문현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11시 이전 응원으로 고조됐던 분위기는 일제히 적막감이 감돌았다. ‘피청구인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정당화할 위기 상황이 존재하지 않았다’ 등의 말이 언급될 때마다 일부 집회 인원들은 고성을 내지르며 “말이 안된다”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오전 11시22분께 “주문, 전원 일치로 대통령을 파면한다”라는 말이 언급되자마자 보수 집회 인원들은 화면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선고 결과가 발표되자 일부 인원들은 눈물을 흘리거나 가슴을 내려치기도 했다. 일제히 자리를 뜨는 이들도 보였다. 선고 결과가 나온 후 20분 뒤 이곳은 기존 500여명에서 300여명으로 줄어들었다. 용인에서 올라왔다는 주옥연(70·여)씨는 “양심 불량한 재판관들로 인해 법치국가에서 절대 나올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렇게 국민들이 광화문에 나와서 민주주위를 위해 노력한 결과가 이거냐. 통탄할 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선고 이후 이곳의 전광판은 곧바로 전광훈TV로 넘어갔다. 화면 속 전광훈 목사가 “4·19, 5·18처럼 우리가 들고 일어나야 합니다!”라고 소리치자 이곳의 보수단체 인원들이 일시적으로 환호를 지르고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었다. 이들보수단체는 바로 다음 날인 5일 광화문에 집결할 것을 약속했다. 김춘배(72)씨는 “우리나라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재판관들도 다 한패인 것 같아 믿을 수 없다”며 “당장 내일부터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바로 잡을 것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윤 대통령에 대한 선고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이곳에 배치된 150여명의 경찰들은 무전기를 통해 소통하기에 여념 없었다. 이곳에는 10여명의 소방대원들도 비상 상황 대비를 위해 배치됐지만 보수단체 인원들과 경찰 간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최대호 시장 “탄핵 인용은 당연…이제는 경제와 통합의 시간”

최대호 안양시장이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에 대해 “당연한 귀결이며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살아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고 밝혔다. 최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반헌법적 계엄은 대한민국을 50년 전 군사독재 시절로 되돌리는 것이었다”며 “이 땅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K-POP, 한류, 노벨문학상 수상 등으로 세계적 위상을 높여온 대한민국이 ‘비상계엄’ 사태로 큰 상처를 입었다”며 “이번 탄핵을 계기로 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시 살려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시장은 “이제는 경제와 국민 통합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트럼프발(發) 세계 경제 위기가 쓰나미처럼 밀려오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이념적 대결을 멈추고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의에 빠진 자영업자를 살리고, 관세 문제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며 “국민이 단합한다면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있고, 대한민국은 새로운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 또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전자칠판 납품 비리’ 연루 의혹 인천 현직 중학교 교감 직위해제

인천시교육청이 전자칠판 납품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본보 4월1일 인터넷)를 받는 중학교 교감 A씨(54)의 직위를 해제했다고 4일 밝혔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현직 중학교 교감이 전자칠판 납품 리베이트 사건에 연루돼 걱정과 우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며 “해당 교감의 검찰 송치 사실을 확인 후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직위해제 여부 검토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 교육감은 “앞으로의 수사과정에서 비위에 연루된 교직원이 추가 확인되는 경우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중 처분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경찰은 인천시의회 조현영·신충식 의원과 함께 전자칠판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A교감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모 업체가 만든 전자칠판을 학교에 납품하도록 도와주고 리베이트 명목으로 납품 금액의 20% 가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 교육감은 “앞으로 시민들에게 믿음을 얻고 보다 청렴한 교육행정을 실현하기 위해 전 직원 청렴교육 강화, 비위행위자에 대한 처분 강화, 부패공직자 공개 등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에서는 전자칠판 납품 리베이트 의혹이 제기된 2024년 7월 일선 학교의 물품선정위원회 회의록 및 계약서류에 대한 전수조사를 했으나, 계약과정 자체에서의 문제는 발견하지 못했다.

김동연, 대통령 탄핵 선고에 “새로운 대한민국 열어가야”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이 나온 4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빛의 혁명’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김동연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윤 전 대통령 파면과 관련해 “대한민국을 파괴하려던 권력은 국민의 심판 앞에 무너졌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국민 한 명 한 명이 나라의 주인”이라며 민주공화국의 원칙과 상식을 분명하게 세워준 국회와 헌법재판소에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내란수괴는 파면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지난해 12월3일 이전으로의 회복이 아니다.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다시는 민주공화국을 파괴하는 망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나라의 규범과 시스템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김 지사는 “내란의 공범자들, 폭력의 선동자들을 책임지게 해야 한다. 민주공화국을 지키려는 모든 정치인의 의무”라며 “당장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경제와 민생의 위기 앞에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탄핵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으로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소비는 줄고, 투자는 마르고, 일자리는 사라지고 있다”며 “국민은 각자도생의 벼랑 끝에 몰려 있는데, 트럼프 관세 폭풍까지 밀어닥쳤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광장의 분열과 적대를 끝내고 국민적 에너지를 모아 경제대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지사는 “‘빛의 혁명’ 이후 대한민국은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며 “국민 한분 한분의 존엄과 권리가 존중받고 실현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가야 한다. 저도 절박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파면’ 인천 들썩…“당연한 결과” vs “중대한 위법이었나 의문”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하면서 인천 지역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탄핵에 찬성한 주민들은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을, 탄핵 반대를 외친 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인천시당 등 야5당은 4일 인천시청 앞에서 200여명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생중계를 시청했다. 이들은 헌재가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을 발표하자 서로 부둥켜 안거나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환호했다. 야5당 관계자는 “헌재의 결정은 한 대통령의 파면이 아니라 주권자의 승리이자 민주주의와 정의가 이룬 역사적 단죄”라며 “대한민국의 헌정 실서를 지켜낸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인천 야당 원탁회의는 헌재의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이 결정을 이끌어 낸 국민의 결단과 투쟁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인천지역 경제계는 정치권이 혼란스러운 정국 안정을 우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인천은 남동산업단지 등에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 많다 보니 정국 불안이나 경기 악화에 더욱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 안 좋은 데다가 트럼프 관세 부과 등 정부가 중심을 잡고 대응해야 할 문제들이 많은데 계엄 이후로 정치 상황이 불안정하다 보니 이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탄핵 인용을 계기로 이런 상황이 모두 정리되고 정부가 중심을 잡아 기업활동 하기 좋은 상황을 만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천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아직도 코로나 때 받은 대출금을 갚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많은데 최근 계엄과 환율상승 등 국내외 안 좋은 상황이 겹치며 더욱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 심판 인용으로 혼란한 상황이 안정되길 바란다”며 “이후 정권은 근시안적 조치보다도 5년, 10년 미래까지 내다볼 수 있는 근본적인 경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인천 부평구 부평깡시장 상인들은 가게 안 TV로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 방송을 지켜봤다. 상인들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선고문을 한줄씩 읽어나가자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띠었다. 이어 문 권한대행이 윤 전 대통령을 탄핵하는 주문을 읽자 환호를 하며 박수를 쳤다. 상인들뿐만 아니라 시장을 찾은 시민들도 박수를 치며 소리를 질렀다. 야채가게 사장 박찬동씨(70)는 “지난 2024년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우리나라에 각종 참사들까지 연이어 벌어지면서 시장 상권이 죽어 있었다”며 “너무나 힘든 4개월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늦었지만 헌법재판소가 올바른 판결을 내린 만큼 앞으로 시장 상권도 다시 살아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반찬가게 상인 장모씨(62)는 “상인들은 하루빨리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되길 기다려왔다”며 “하루빨리 나라가 안정되고 전통시장이 활성화하길 소망한다”고 했다. 학교에서 실시간으로 방송을 시청한 학생과 교사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중학교 교사 김모씨는 “학생들과 함께 방송을 시청하면서 헌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담백하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일부 학생들이 유튜브에서 나오는 정보를 여과없이 흡수해 극단적인 발언을 내뱉는 경우가 종종 있어 오늘의 경험이 학생들에게 큰 가르침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민주주의에 대해 생각하고, 화합이 무엇인지를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방송을 시청한 중학생 박모양은 “방송을 보면서 헌법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헌법은 지우개 같다고 생각한다. 잘못쓴 글을 지우개로 지우듯, 잘못된 일을 헌법으로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헌재의 탄핵 인용에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미추홀구 인하대 인근에서 만난 윤다영씨(24)는 “헌재가 전원일치로 파면을 결정한 것은 의외”라며 “윤 대통령의 계엄이 탄핵까지 가야 하는 사안이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오히려 앞으로 있을 정당 간 다툼으로 인한 불안정이 더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장세진씨(26)는 “국정 운영에는 실수도 있고, 비판도 따라야 한다”며 “이 모든 것들이 탄핵 사유가 되는 것은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렇게 탄핵을 남발한다면 다음 정부도 자유롭게 정책을 펼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용현동에서 만난 김주형씨(25)는 “재판관들의 결정은 존중하고 승복하지만, 속상한 마음도 크다”며 “특히 내란죄가 소추안에서 철회된 만큼 탄핵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위법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파면"…외신 긴급뉴스 타전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 결정이 주요 외신의 긴급 뉴스로도 타전됐다. 4일 오전 11시22분 헌법재판소는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를 인용, 만장일치로 윤 대통령을 파면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후 해외 주요 언론은 속보 형식으로 해당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다. 3일(현지시간) 오후 10시28분께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윤석열을 만장일치로 탄핵하는 결정을 했다”면서 “서울역에서 이 판결을 지켜본 사람들은 환호성과 박수를 터뜨렸다”고 전했다. CNN의 경우 "대한민국 최고 법원이 정치적 압박을 받던 윤 대통령을 공식적으로 해임했다"며 "지난해 12월 짧은 기간 동안 계엄령을 선포하며 국가를 정치적 혼란에 빠뜨린 이후 몇 달간 이어졌던 불확실성과 법적 공방이 마침표를 찍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헌재) 재판관 8명 전원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하기로 만장일치로 판결했다"며 "이번 결정은 그의 반대자들로부터는 안도와 환영을 받았고, 지지자들로부터는 항의와 반발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탄핵된 대통령은 계엄령 선포로 인해 직위에서 해임됐다”면서 “60일 이내에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한 조기 투표를 실시하게 됐다”고 타전했다. 그 외 영국 로이터 또한 "윤 대통령이 계엄령 시행 절차를 따르지 않았고, 국회의 권리를 침해했으며, 계엄령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광범위하게 침해했다"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발언과 함께 탄핵 인용 소식을 전달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짧았던 계엄령 발동 시도로 장기적인 정치 위기가 촉발된 지 4개월 만에 직위에서 해임됐다”면서 “임기 5년 중 3년도 되지 않아 대통령직을 박탈당하고 퇴임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강경파 전 검찰총장의 계엄령 발동으로 1980년대 말 민주화 이후 가장 심각한 정치적 위기가 (한국에서) 촉발됐다”고 전했다. 아시아권에서도 이 소식을 주요 이슈로 다루긴 마찬가지였다. 닛케이·아사히·마이니치신문 등 일본의 주요 언론들이 홈페이지 메인 기사로 ‘윤 대통령 파면, 60일 안에 대선’ 등을 내걸며 윤 대통령의 파면을 보도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윤 대통령 파면 소식과 함께 "한국의 정치적 교착 상태가 종식됐다"고 전했다. 끝으로 카타르 알자지라도 윤 대통령 파면 보도를 홈페이지 첫 화면 주요 위치에 배치했다.

기자협회·언론노조 “파면 결정 환영…공동체 회복에 시민사회와 함께할 것”

한국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은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을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먼저 한국기자협회는 “정치권을 포함한 우리 사회는 헌재 선고를 계기로 헌정 질서와 국가 정상화 회복에 힘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협회는 서울 광화문과 한남동, 안국동, 여의도 등 전국에서 맨몸으로 궐기하며 불면의 밤을 보낸 시민들의 민주주의 수호를 향한 연대와 응원을 기억한다”며 “윤석열의 12·3 불법계엄 선포는 헌법을 위반한 반민주적·반사회적 폭거였다. 헌재의 선고 이후 그는 헌정 질서를 어지럽히고 내란을 획책한 ‘내란 우두머리’ 중범죄자로 처벌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재판관 전원 일치의 파면 선고는 비상계엄 선포 122일, 탄핵소추 111일, 변론 종결 38일, 윤석열의 임기 시작 1060일 만에 나온 결론이다. 이번 선고는 극단적인 정쟁 중지와 국론 분열 방지의 시작점이 돼야 한다”며 “대통령 직위가 박탈된 윤석열은 이제라도 진심 가득한 승복 발언을 내놓으면서 그간의 국민 분열 책동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정치권 일부와 극단적 세력의 온전한 반성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한국기자협회를 포함한 언론은 시험대에 올라선 대한민국 공동체 회복에 시민사회와 함께할 것이다. 앞으로도 언론의 책임을 다하고, 권력 감시와 공정 보도에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또한 헌재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히며 민주주의 회복 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가같은 날 전국언론노조는 성명을 통해 “윤석열이 파면됐다. 헌법재판소는 윤석열의 계엄 행위가 중대한 위헌이자 국민에 대한 배반이라며 전원일치 파면을 결정했다”며 헌재가 뒤늦게나마 국민의 보편적 상식에 걸맞은 올바른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크게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또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은 내란의 우두머리가 권좌에서 쫓겨난 것을 국민과 함께 기뻐한다”며 “이번 결정은 권력자의 반헌법적 폭주를 멈춰 세우고, 대한민국이 독재와 파시즘의 길로 들어서는 것을 막아낸 역사적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언론노조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국민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졌다. 윤석열 내란 세력의 친위쿠데타도 국민의 용기 있는 저항에 가로막혔다”며 “우리 언론인들은 국민의 민주주의 의식과 헌법 수호 의지에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제 언론 자유를 되찾고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투쟁에 나선다. 내란을 기획하고 언론을 장악하려 했던 자들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민주주의를, 사회대개혁을 위해 자신의 일상을 내던지고 거리로 나섰던 국민과 함께, 다시 싸움에 나설 것이다”라고 피력했다.

[영상] 이재명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시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 직후 “위대한 국민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되찾아 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긴급 입장 발표를 통해 “대한민국 민주공화정을 지켜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제주 4·3 사건, 광주 5·18 혁명의 영령들이 총칼과 탱크 앞에 맞선 국민이, 부당한 명령을 거부한 장병들이 오늘 이 위대한 빛의 혁명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직 대통령이 두 번째로 탄핵된 것은 다시는 없어야 할 대한민국 헌정사의 비극”이라며 “저 자신을 포함한 정치권 모두가 깊이 성찰하고 책임을 통감해야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 이상 헌정 파괴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치가 국민과 국가의 희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또 “세계 역사상 비무장 국민의 힘으로 평화롭게 무도한 권력을 제압한 예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며 “촛불 혁명에 이은 빛의 혁명으로, 우리 국민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극적으로 부활시켰다”고 했다. 이 대표는 “세계는 우리 대한민국을 재평가할 것이고, K-민주주의의 힘을 선망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힘을 모으면, 국제 사회의 신뢰를 신속하게 회복하고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 시작된다. 국민과 함께, 대통합의 정신으로 무너진 민생, 평화, 경제, 민주주의를 회복시키겠다”며 “모든 국민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에서 희망을 가지고 함께 살아가는 그런 세상을 향해, 성장과 발전의 길을 확실하게 열어 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