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에 제3공항이 필요하다는 용역 결과가 나왔다. 경기남부 국제공항 항공수요 분석용역이다. 아주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주)한솔엔지니어링글로벌이 수행했다. 여기서 경기남부 제3공항이 필요하고, 그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공신력 있는 연구기관이 공식적으로 의뢰받고 그 결과를 대외에 공개한 자료다. 지역마다 갖고 있는 선입견 없이 도출된 과학적 접근이다. 이런 결과라면 진지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자료에 제시된 내용을 가급적 그대로 옮겨 보자. 경기남부에 수도권 제3공항이 신설되면 이용자는 오는 2030년에 874만명(국내선 여객 500만명, 국제선 여객 374만명)으로 분석됐다. 이후 예상 여객은 계속 늘어 오는 2059년에는 약 1천227만명(국내선 578만명, 국제선 649만명)에 이른다. 대규모 SOC 개발에 앞서 따지게 되는 경제적 타당성도 나왔다. 2059년 기준 BC(경제성) 값이 2.043다. 경제 타당성이 넉넉함을 보여준다. 이런 결과가 나온 배경은 인천공항 시설의 포화다. 2030년 인천공항의 연간 시설용량은 5단계 확장 사업 후 1억3천만명으로 예측된다. 2050년이 되면 1억4천974만명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공항 시설이 부족하다기보다는 항공 수요의 분산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용역은 영국, 프랑스 등의 유사한 사례를 소개했다. 수도가 위치한 도시마다 3개 이상 공항이 있다. 수도권 항공 수요를 분산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더 지으려고 해봐야 지을 곳도 없다. 서울과 경기북부지역은 비행금지구역이다. 남북 대치 상황에서 바꿀 수 없는 조건이다. 용인시와 이천시 등 경기동부지역은 육군비행장 관제권이다. 수원ㆍ오산ㆍ평택시 등 경기남부지역은 기존 비행장이 있다. 결국, 경기남부의 서부권이 유일한 공항 건설 권역이라고 결론 내고 있다. 여기에 인천공항 5단계 확장 사업에 6.6%인 3천515억원으로 공항을 신설할 수 있다는 예산 셈법도 나왔다. 이쯤 되면 조사와 통계로 도출될 수치는 다 나온 셈이다. 그럼에도, 이 결과가 가져올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반대 목소리가 이 결과로 잦아들 리 없다. 환경을 말할 것이고, 지역 정서를 말할 것이다. 조사 기관이나 언론에는 왜곡이라며 매도할 것이다. 벌써부터 그런 여론이 많다. 우리 사회가 만들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과학이 지역이라는 지극히 주관적인 가치에 통째로 덮이는 이 현실이다. 과연 정상이라 할 수 있는가.
일선학교 보건교사들이 업무는 과중한데 인력은 크게 부족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관련 업무가 폭증했지만 인력은 늘지않아 학교방역과 학생안전 관리에 구멍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보건교사 부족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 온 문제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보건교사의 업무 분장에 문제가 많다. 학교보건법 제15조에 따르면 보건교사의 업무는 보건교육과 학생의 건강관리로 돼있다. 하지만 학교보건법 시행령 제23조에는 보건교사 직무로 학교 환경위생의 유지 관리 및 개선에 관한 사항이 명시돼 있다. 이 한 줄로 인해 보건교사들은 학생 보건교육과 건강관리 업무는 기본이고, 환경관련 업무까지 떠맡고 있다. 미세먼지ㆍ공기질ㆍ석면ㆍ정수기 관리, 저수조 청소, 옥내 급수관 수질 검사, 환경정화 장치 관리 등을 담당한다. 차량 2부제 관리를 하는 곳도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발생 이후 학교 방역인력 지원사업이 진행되면서 수요조사와 채용, 근태 및 월급관리 등 방역인력에 대한 전반적인 행정업무까지 맡고 있다. 학교 보건의 일상 업무와 환경 관리에 코로나 방역인력 관리까지, 보건교사들은 몸이 서너개여도 부족할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가 오는 2학기부터 학생 전면등교를 확정, 보건교사의 과도한 업무가 방역 공백으로 이어지는게 아닌가 걱정스럽다.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보건교사회에 따르면 경기도내 국공립 학교 보건교사는 올해 기준 2천557명이다. 초등학교는 47학급 또는 학생수 1천300명 기준 2명, 중ㆍ고등학교는 43학급 기준 2명의 보건교사가 각각 배치된다. 한 학교당 한 두명의 보건교사가 몇가지 일을 해내기는 무리수다. 학교보건 최일선에서 발 빠르게 실무 대응을 해야하는 보건교사들에게 방역인력 행정업무 등까지 떠넘긴 건 납득하기 어렵다. 교육청은 보건교사의 부담을 덜어줘 본연의 업무인 학생 건강관리에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 업무 분장은 학교장 재량이어서 교육청 개입이 어렵다고 뒷짐만 지고 있어선 안된다. 보건교사들의 어려움을 이해한다면 학생 건강과 코로나19 방역을 위해서라도 각 학교에 업무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감염병은 주기적으로 온다는데 학교보건은 제자리 걸음이다. 보건인력 부족 등 오래 누적된 학교보건 문제를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우선 보건교사에게 과도한 업무 분장을 강요하는 법령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상위법인 학교보건법이나 초중등교육법과도 상충되는 법령이다. 정부는 보건교사의 업무 분장 재편과 보건교사 확충에 적극 나서야 한다.
술래가 외친다. 레이캬비크!. 와르르 달려들어 사회과부도에서 낯선 도시를 찾기 시작한다. 사회과부도는 당시 사회과목 부교재였다. 먼저 발견한 녀석이 다음 술래를 지정한다. 그렇게 세계지리를 익혔다. 어렸을 적 이 놀이를 통해 북극 자락 나라의 수도도 가볼 수 있었다. ▶지도놀이를 기억한다면 환갑을 넘겼거나, 곧 앞둔 세대일 터이다. 이 놀이를 소환한 까닭은 뭘까. 요즘 세대가 지리에 무관심한 탓이다. 최근 교육단체 발표 내용 중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신세대 기피 과목에 지리가 있다는 것이다. ▶백번 양보해 수학은 그렇다 치자. 역사도 그럴 수 있겠다. 지리는 왜 꺼리는 걸까. 네비가 척척 알려줘 그런가. 지리도 섣불리 이과(理科) 영역으로 분류되고 있어서일까. ▶딸이 초등학생 때 이렇게 물었다. 러시아는 대다수 땅이 아시아에 있는데, 왜 유럽이야 필자의 대답은 간단했다. 시베리아에는 사람이 안 살잖아. 사람들이 거주하는 땅은 유럽에 있잖아. 딸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지리는 이처럼 쉬운 인문학의 영역이다. ▶코로나19 백신접종률이 높은 영국과 이스라엘의 공통분모는 지도력(地圖力)이다. 지도력은 낯선 곳에서도 방향을 깨우치는 능력이다. 현장중심의 해결능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영국은 지리 강국이다. 19세기 콜레라가 창궐했을 때도 지도를 통해 솔루션을 찾았다. 이스라엘 청년들은 어려서부터 지리를 통해 세상을 익힌다. 그들이 소중히 여기는 탈무드에도 어린이들에게 지리를 권하라고 적혀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명나라 때 환관 정화는 사상 최대 규모의 선단을 꾸려 동남아는 물론 인도와 중동 등지에 진출했었다. 당시 초급관리가 되려면 지리과목들을 꼭 섭렵해야만 했다. 지금도 중국에선 지리과목이 세분화돼 있다. 지도력으로 성공의 기회도 포착할 수 있다. 지리는 세상을 바라보는 메트로놈이다. ▶요즘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사는 고장 동서남북에 어떤 도시들이 있는지 통 관심이 없다. 국내 지리도 그러니 외국은 오죽할까. 대한민국의 지상과제는 여전히 세계로의 웅비(雄飛)이고, 도약(跳躍)이다. 비좁은 땅덩어리를 박차고 말이다. 그러기 위해 꼭 필요한 게 지도력이다. 그게 바로 지리의 올곧고 늠름한 힘이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도시는 유기체이며 살아있는 생명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처럼 도시도 태어나서 성장하고 노후 쇠퇴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쇠퇴한 도시를 그대로 방치하면 도시기능의 효율성은 저하되고 주민의 생활에 많은 불편함을 초래한다. 노후한 원도심의 기능을 향상시키려면 도시재생이 필요하다. 도시재생은 물리적 시설의 환경개선, 노후한 상권의 활성화, 단절된 지역공동체의 회복,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는 것이다. 접근성이 우수한 역세권 지역은 사업성이 좋아 이익을 추구하는 민간 개발사업자에 의한 대규모 도시정비사업이 추진될 수 있다. 도시정비사업에서 배제된 노후한 지역이 문제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노후 쇠퇴한 원도심지역은 개발사업의 경제성이 낮아 시장에 맡기면 그대로 방치될 수밖에 없다. 노후 지역은 공공의 적극적인 개입과 간섭이 필요하다. 자생력을 잃은 쇠퇴지역에 정부의 예산을 적극 투입해 생활편의시설을 조성하는 등 원활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를 통해 도시의 환경이 개선되고 주민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 도시재생은 그 도시에 켜켜이 쌓여 있는 역사문화적 자원을 살리는 것이다. 대규모 도시정비사업이 도시의 오랜 역사를 지우고, 고층 고밀의 아파트를 건설해 기존의 질서를 파괴하는 형태라면, 도시재생은 도시의 원래의 풍경과 자원을 존중하는 형태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지역이 지닌 고유한 특성을 고려하는 지역 맞춤형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의 문제를 잘 아는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대화가 필요하다. 마을 어디에 어떤 시설이 필요한지 심층적인 수요조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로써 주민이 마을을 떠나지 않고 정주 의식을 높이고, 주민공동체를 회복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도시재생은 표면적으로 아름답게 보이도록 미관을 좋게 하는 수준이 아니라, 주민 생활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형태의 시급하고 갈급한 사항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컨대 악취 해소를 위한 하수도 배관 교체, 깨끗한 식수공급을 위한 상수관 교체, 절대적으로 부족한 주차면 확대, 주민이 쉴 수 있는 작은 공원 조성 등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시재생은 삶터의 가치를 높이는 작업이므로 단기에 성과를 내기 위해 조급하게 추진하기보다는 시간을 갖고 꾸준하게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마을주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사업을 추진할 때, 사업의 성공확률은 높아지고 주민 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다. 변병설 인하대학교 정책대학원 원장
연주세영첩은 조선 숙종 때의 문신 남용익(南龍翼, 1628~1692)이 당대의 문신이자 학자들이 지은 친필시를 모아서 만든 첩이다. 연주세영첩에서 연(漣)은 경기도 연천(漣川)을, 주(朱)는 무주(茂朱)를 가리킨다. 대를 이어 연천과 무주의 현감으로 벼슬한 영예를 기념하기 위한 시첩이라는 뜻이다. 첩의 마지막에는 한 집안에서 같은 지역의 수령을 60년 만에 다시 맡게 된 것을 축하한다는 송시열(宋時烈)의 친필 서문이 있다. 조선후기의 인물들의 친필시는 문학과 서예적 가치 이외에 그들의 교유관계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높다. 지난 2019년 4월22일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353호로 지정됐다. 문화재청 제공
자신이 돌보는 노숙인을 몰래 촬영하고 지인에게 전송한 요양보호사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수원중부경찰서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40대 요양보호사 A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1일 자신이 돌보던 50대 노숙인 B씨의 사진을 몰래 찍어 조롱하는 듯한 내용과 함께 지인에게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 속 B씨는 침대 위에서 옷을 다 벗은 채로 누워 있었고, 침대 한 켠에는 대변을 본 흔적이 있었다. B씨는 오랜 노숙 생활로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입원해 있던 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며 성남시의 한 자가격리시설로 옮겨졌다. 그는 몸이 불편해 기본적인 생리현상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상태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복지시설 관계자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태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