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원인 모를 악취에 시달리는 주민과 농장주, 공장들

김포시 통진읍 가현리 주민과 공장 직원, 농장주 등이 원인 모를 악취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13일 김포시와 주민 등에 따르면 통진읍 가현리 인근에는 지난해 겨울 발생한 조류인플루인자(AI)에 감염된 가금류 살처분 매몰지가 있다. 방역당국은 앞서 지난해 12월13일 AI 의심신고를 받고 간이검사한 결과 고병원성 양성으로 확인되자 이튿날 산란계 9만7천여마리를 살처분, 이곳에 매몰했다. 이런 가운데, 통진읍 가현리 주민과 공장 직원, 농장주 등이 악취공해에 시달리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본보 취재 결과 이날 오전 11시께 이곳에선 코를 막아야 할 정도의 심한 악취가 풍겨왔다. 가현리 주민 A씨(60)는 악취가 심해 머리가 아플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매몰지에 다가갈수록 악취는 더욱 심했다. 공장 100여곳이 밀집한 지역에서 매몰지와는 불과 10여m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B공장 직원 C씨(56)는 악취가 심해지고 있어 앞으로 여름나기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고통스럽기는 농장주들도 마찬가지다. 농장주 D씨(65)는 주민들로부터 눈총도 받고 있어 이중삼중으로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시 관계자는 악취방지를 위해 매일 2차례 악취저감제를 뿌리고 있다. 악취저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김포지역에서 발생한 AI로 모두 44개 농가에서 150만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이로 인해 가금류 살처분 매몰지만도 13곳에 이르고 있다. 김포=양형찬기자

여주 바우가마 시를 굽다. 시화전 성료

천년 도자의 맥을 잇는 여주도자기의 장인 바우 최창석(바우가마 대표)과 경기으뜸이 서예가 사농 전기중, 소리다방 시집의 주인공 시인 권미강(여주시청 홍보팀) 3인의 시화전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가남읍 안금리 도예공방 바우가마에서 성료됐다. 바우가마 시를 굽다란 주제로 열린 시화전에는 최창석 도예가 도자기 시화작품과 전기중 서예가의 시화 족자, 권미강ㆍ이산하ㆍ김동환ㆍ김금자ㆍ조연희ㆍ박희연 시인의 작품 300여점이 전시됐다. 여기에 임진숙ㆍ이정협 화가의 시화 작품이 전시돼 시화전을 더욱 빛냈다. 시골의 작은 마을 한복판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코로나19로 조용하게 진행, 관람객이 맘에 드는 시를 골라 요청하면 시인이 직접 해당 시를 낭송해주고 자필 서명 시집도 나눠주는 특별이벤트로 진행됐다. 다양한 장르의 이번 시화전은 콜라 보 전시를 통해 이들 작가의 내면의 세계와 살아온 흔적들을 자기만의 작품에 담아냈다. 전기중 서예가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헌신해 온 최창석 도예가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며멋진 시집을 출판하고도 출판기념회를 개최하지 못한 권미강 시인의 주옥같은 시를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권미강 시인은 최창석 도예장인과 명성이 높은 서예가 전기중 선생과 함께 시골의 작은 마을 안금리에서 시화전을 개최할 수 있어 기쁘다며 사람들에게 시를 내보일 기회가 없었던 아쉬움을 달래면서 새로운 도전을 향한 힘을 얻는 기회가 되었다고 밝혔다. 최창석 도예가는 지난 2015년부터 작업장을 열면서 오픈 스튜디오 행사를 개최했다며바우의 작품을 아끼는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는 행사를 개최할 수 있어 참여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고 작은 행사를 도예작가들이 많이 개최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여주=류진동기자

안산시 안산천에 거위 웬 일?…배설물 등으로 주민 불편

안산시가 볼거리 제공 등을 위해 생태하천인 안산천에 거위를 방사(放飼)했으나 주민들이 배설물 등으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13일 안산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8월과 올해 6월 2차례에 걸쳐 생태하천인 단원구 호수동 중앙도서관 인근 안산천에 거위 15마리를 방사했다. 주민들에게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특히시는 거위 방사를 통해 주민들에게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어린이들에게는 교육효과도 기대했다. 그러나 안산천 산책로 곳곳에 거위 배설물이 버려진 채 방치되면서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때문에 산책 및 운동을 위해 안산천을 찾은 주민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현행 축산법 등 관련법령은 거위를 동물이 아닌 가축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가축은 방사해 사육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안산천 산책로를 자주 이용한다는 주민 A씨는 안산천에 거위를 방사한 취지는 좋지만, 거위 배설물로 불편을 겪고 있다. 밤에 자전거를 타다 거위가 나타나면 급브레이크를 밟는 등 사고위험도 우려된다며 생태하천인 안산천에까지 거위를 방사하는 건 재고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거위를 안산천에 방사해 사육하는 건 아니고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자는 의미다. 주민들의 지적에 따라 매일 오전ㆍ오후로 나눠 하루에 2차례씩 거위 배설물을 수거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불편하게 생각한다면 개체수를 조절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안산=구재원기자

민주당 경선 연기론에 추미애·이재명 등 반대 의견 잇따라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경선 연기론을 두고 당내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물론 김진애 전 국회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경선 연기 반대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김진애 전 의원은 지난 12일 SNS를 통해 부디 경선 연기라는 원칙 변경을 하지 말기 바란다며 원칙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민주당의 근본정신이거니와 지금이야말로 당대표가 아니라 대선주자들이 장면을 만들어야 건강하고 활기찬 국면전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근택 전 민주당 부대변인도 12일 자신의 SNS에서 경선연기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현 전 대변인은 우리당은 오래전부터 당헌당규에 180일 전이라는 규정이 있었지만, 항상 대선을 앞두고 시기가 문제 돼 왔다. 다시는 이러한 논란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전 당원 투표로 확정한 것이라며 원칙은 깨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키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미애 전 장관도 지난 10일 YTN에 출연해 지금의 당헌당규는 이해찬 전 대표가 전 당원 총회를 모아 확립해놓은 것이라며 어떤 형편, 형세에 따라 뒤집고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여권 대선 주자 지지도 1위를 달리는 이재명 지사는 경선 원칙론을 재차 피력했다. 이 지사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당 대표-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부 대선 주자의 대선 경선 연기 주장에 대해 정치에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신뢰는 원칙과 약속을 지키는 데서 온다고 말했다. 최현호기자

[현장의 목소리] 안양 평촌무궁화아파트 주민들 “차량소음…대책 시급”

지난 20여년 간 창문 한번 마음 편히 열어보지 못했습니다 13일 오전 11시께 안양시 동안구 신촌동 무궁화건영아파트 입구에서 만난 주민 A씨(73ㆍ여)는 702동 바로 앞에 있는 고가교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고가교는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의 일부인 평촌고가교로 지난 1995년 개통됐다. 하지만 고가교가 만들어질 당시 이미 고가교 양옆에는 지난 1992년 준공된 평촌무궁화아파트단지(건영ㆍ진흥ㆍ태영 등 1천443세대)가 들어서 있었다. 아파트단지 경계에서 30~40m 떨어진 곳에 고속도로가 생긴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당시 입주민들은 반발했다. A씨는 (고속도로) 최초 설계는 호계동 한성병원 앞을 지나가는 노선이었는데, 주민들에게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노선변경이 이뤄져 현 위치에 고가교가 들어섰다며 주민들이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피켓시위를 해도 막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고속도로를 지나는 차량들이 뿜어내는 소음, 분진, 먼지 등 각종 공해로 지친 주민들이 꾸준히 목소리를 냈다. 안양시는 지난 2011년 한국도로공사와 48억원을 들여 아파트단지 앞 신기대로변을 따라 고가교 하부에 높이 14m, 총 연장 654m 규모의 방음벽을 설치했다. 하지만 6층 이상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소음측정 결과 주간 75~76db에 야간 74~75db 등의 수치가 나와 환경정책기본법 등 관련 법령 기준치인 주간 65db에 야간 55db 등을 웃돌고 있어서다. 주민들은 고가교에서 넘어오는 차량 매연과 타이어 분진 등으로 창문을 열고 환기하거나 발코니에 빨래를 널 수도 없는 상황이 20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소음대책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꾸리고 고가교 상부 터널형 방음벽 설치 및 소음 피해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소음도를 낮추기 위해 신기대로변 기존 7.5m 높이 방음벽을 14m까지 올리고 고가 하부 도로에 저소음 아스팔트 포장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고가교 방음터널 설치는 교량의 구조적 한계로 곤란하다며 저소음 포장 및 과속단속시설 설치 등을 대안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통추위는 정치권과 경기도가 문제해결에 나서 주길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국회의원(안양 동안을)실 관계자는 지난달 이 의원이 한국도로공사 담당자들을 국회에서 만나 대책을 논의한 바 있다며 안양시와 한국도로공사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해결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안양=한상근ㆍ노성우기자

농협양평군지부, 청년농업인 증대·농업농촌발전 전략협의회 개최

농협양평군지부지부(지부장 이학용)는 지난 11일 양평축협에서 관내 8개 농축협과 양평군 농업기술센터가 참여한 가운데 청년조합원 증대 및 농업농촌 발전 전략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협의회는 농업기술센터 친환경농업과 정동진 과장의 올해 농업정책 사업계획, 내년도 농민수당 지급, 폐농기계 수거, 농업재해보험 확대, 양평 쌀 소비촉진 사업 등에 대한 설명과 각 조합장의 질의응답 등으로 진행됐다. 이학용 지부장은 고령화에 따른 일손 부족해소와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한 벼육묘(모판) 지자체 협력사업을 제안했다. 또 인건비 절감(약 11억), 농가소득(약 4억원)지원, 못자리 피해 방지, 농업경영 편의 등 이 사업의 비계량 효과도 강조했다. 이종문 지평농협 조합장은 병해충 드론 방제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광역방제(100원/330㎡)보다 드론방제(65원/평)가 비용과 인건비 절감 측면에서 유리하다며 내년도 사업비 반영을 요청했다. 강성욱 용문농협 조합장은 지속 가능한 농업경영을 위한 농작업 대행 서비스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생산, 유통, 농업기술, 인력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농협과 군청 협력체계 구축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현수 양평농협 조합장은 농업의 미래인 청년조합원 증대를 위해 군청과 농협에서 육성 교육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새로운 농업기술이나 친환경 농자재를 양평 친환경농업에 접목해 그린 뉴딜 정책에 양평군이 앞장을 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양평군지부는 올해부터 양평군 농업농촌 발전 전략협의회에 군수, 농업기술센터 과장, 팀장을 정기적으로 초청하고 있다. 양평=황선주기자

택배노조, ‘투쟁 불사’ 파업 수위 높인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경기일보 9일자 7면)한 데 이어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택배노조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국토교통부가 물량 감소분에 대한 수수료 보전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전 조합원 상경 투쟁을 벌이는 등 파업 수위를 높이겠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합의기구 출범 당시 노동시간 단축방안으로 물량감축이 제시됐고, 이에 따른 임금 감소분을 수수료 인상으로 보전하는 방식이 의제로 논의돼 왔다. 그러나 국토부는 수수료 보전 대책 등을 제외한 합의 초안을 제출, 의제를 뒤집었다는 게 대책위 입장이다. 택배노동자는 월 평균 502만원을 벌기 위해 평균 건당 수수료 750원짜리 물건을 하루 260개 이상 배송해야 한다.월 단위로 환산하면6천600개 이상이다. 과로사 방지를 위해 정부가 제시한 주 평균 60시간 이내 노동을 지키게 되면 시간당 30~40개를 배송한다는 가정 하에 약 10%의 임금 감소를 겪게 된다는 게 대책위의 설명이다. 특히 국토부는 이 같은 주 60시간 노동을 제시하며 명절은 예외로 해놓고 노동시간 상한조차 정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진경호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지난 30년간 택배 건당 수수료는 계속 하락했고, 노동자는 임금 보전을 위해 더 많은 물량을 배송해야 해 지금의 과로사가 발생했다며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물량 감소분 만큼 보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희준기자

시흥 웨이브파크, 세한대학교와 산학 연계를 위한 업무 협약 체결

시흥 소재 웨이브파크는 최근 세한대학교 해양스포츠 교육 강좌 개설과 산학 연계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황용태 웨이브파크 사장, 이영오 세한대학교 스포츠레저산업학과 학과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두 기관은 산학 연계를 통해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협약은 해양스포츠 교육 강좌 개설ㆍ운영, 웨이브파크로 세한대학교 재학생의 인턴십 및 취업 연계 등의 내용을 담았다. 세한대 스포츠레저산업학과는 1학년 수업 중 수상 안전교육이 교과 과정으로 포함돼 있어 수상 안전에 대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 세한대는 서남권은 물론 황해권 지역의 대표적 교육 허브로서,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글로벌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시흥 웨이브파크는 시흥시, 고용노동부, 시흥시 산업진흥원이 함께 진행하는 수상 안전 및 응급구조 인력 양성 교육 장소로 현재 3차수 교육 중에 있으며 총 90여 명이 참여했다. 수상안전, CPR, 구조 호흡, AED 사용법, 서핑 교육 및 구조법 등을 교육하며 교육 수료자는 라이프가드로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테스트를 거쳐 웨이브파크 채용 면접을 보게 된다. 웨이브파크는 세계 최대 아시아 최초의 인공서핑파크로 작년 10월 8일 부분 개장 이후 지난 5월28일 그랜드 개장했다.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웨이브존은 ▲길이 110m, 폭 130m로 국내 최대 규모의 서프풀 ▲다이빙과 스킨스쿠버 체험이 가능한 블루 홀 라군 ▲이용 고객의 체온유지를 위한 아일랜드 스파 ▲유아 고객을 위한 수심 0.4m의 키즈풀 ▲에어바운스를 즐길 수 있는 레크리에이션풀 ▲거북섬의 특징을 살려 거북이를 형상화한 터틀풀로 구성돼 있다. 시흥=김형수기자

[독자의소리] 학생·군인 헌혈 ‘뚝’… 경기도 피가 마른다

헌혈의집 수원시청역센터 황미정 간호사 단체 헌혈을 많이 하던 학생과 군인 등 젊은이들의 발길이 점점 줄어들어서 걱정이에요. 1천380만 인구의 전국 최대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에 피가 부족하다. 갈수록 헌혈 인구가 감소하는데다 코로나19 여파로 단체 헌혈마저 급감하는 등 경기도 혈액 수급이 기로에 놓였다. 세계 헌혈자의 날(6월14일)을 맞아 생명을 살리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혈액의 수급 실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 병원이 보유한 피가 부족하니 직접 피를 구해오세요 육종암이라는 의사 소견에 눈앞이 캄캄했다. 종양의 크기는 무려 직경 20㎝. 하루빨리 수술을 받아야 이 악몽에서 헤어나올 수 있었다. 수술 일정은 보름 뒤에 잡혔다. 수술에 필요한 피(AB형)의 양은 두 팩, 600㎖ 수준이다. 하지만 병원에선 피 부족을 이유로 지정헌혈을 요구했다. 수술 일정이 코앞으로 다가온 데다 암 충격도 채 가시지 않았는데, 직접 피를 구해오라는 말에 서러웠다.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평소 활동하던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렸다. 피를 구하지 못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밤잠을 설쳤다. 헌혈자가 나타나기 전까지 피 말리는 나날이었다. 지난 3월 초 수원시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최미경씨(45여가명)의 이야기다. 코로나19 여파와 함께 헌혈인구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청년층의 인구감소로 경기도에 피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13일 대한적십자사 경기혈액원에 따르면 경기도의 혈액보유량(1일 소요량 488유닛)은 5일분 이상이 적정량이지만 최근 들어 4일분도 넘기기 어려운 실정이다. 13일 오후 2시 기준 경기도의 혈액 보유량은 3.5일분을 기록 중이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국내 헌혈실적은 2014년 305만3천425건으로 처음 300만건을 돌파한 이후 이듬해 308만2천918건을 기록,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헌혈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며 하락세로 돌아섰고 2020년 261만1천401건까지 줄었다. 경기도에서도 2015년 21만8천748건으로 가장 높은 헌혈실적을 기록했지만, 5년째 20만건대를 유지하며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 같은 현상은 헌혈인구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학생과 군 장병 등 청년층의 인구수가 감소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국가교육통계센터가 발표한 연도ㆍ학제ㆍ시도별 성별 취학률 자료를 보면 경기도내 고등학교 취학적령인구는 지난 2010년 50만1천209명에서 2015년 47만2천447명, 2020년 37만5천432명으로 10년새 25% 이상 감소했다. 또 국내 군 장병(육ㆍ해ㆍ공군)은 2010년 65만여명에서 2014년 63만여명, 2020년 55만5천여명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혈액의 주요 공급원 역할을 해온 도내 학생과 군 장병 수가 크게 감소한 것이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한 학생들의 비대면 수업, 군 복무기간 단축 등의 여파로 단체헌혈이 크게 줄어든 것도 피 부족 현상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정혜경 헌혈의집 평촌센터 책임간호사는 단체헌혈이나 개인헌혈에서 학생과 군인들의 방문이 이전보다 확연히 줄어들었다며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혈액확보 수단에서 중요한 단체헌혈이 크게 줄어 도내 혈액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 국민적인 헌혈 동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독자소통팀=홍완식ㆍ최현호ㆍ이연우ㆍ이정민ㆍ김은진기자

[독자의소리] 청년층 감소 ‘헌혈 공백’으로…지정헌혈 늘며 부작용 ‘우려’

저출산에 따른 청년층의 인구 감소 여파가 경기도내 헌혈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부족한 피를 구하기 위한 환자들의 지정헌혈이 크게 늘며 혈액 쏠림 현상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10~20대 인구 감소헌혈 공백으로 13일 혈액사업통계연보의 직업별 헌혈자들 현황을 보면 고교생ㆍ대학생ㆍ군인 등 10~20대 비중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헌혈자 가운데 회사원(32.5%)을 제외하고 대학생(20.7%), 군인(14%), 고교생(12.4%) 등 10~20대의 헌혈 참여 비중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3년간(전국 기준) 고교생의 헌혈 비중은 2018년 21.4%에서 지난해 12.4%로 크게 떨어졌고, 같은 기간 대학생 비중도 23.9%에서 20.7%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18년 15.2%의 비중을 차지한 군인도 지난해 14.0%에 머물고 있다. 경기도내 고등학생의 헌혈 참여율은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 2018년 18.0%, 2019년 17.4%, 2020년 8.9%로 급감하는 추세다. 이는 출생아수 감소에서부터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고교 3학년의 출생연도인 2003년 출생아 수는 49만5천36명으로 2000년(64만89명) 대비 22.6% 감소했다. 이후 2004년(47만6천958명)과 2005년(43만8천707명)에도 출생아수는 꾸준히 줄었다. 특히 2017년(35만7천771명) 처음으로 출생아수 40만명대가 무너진 뒤 2018년 32만6천822명, 2019년 30만2천676명, 2020년 27만2천400명으로 급감해 향후에는 더욱 가파른 청년층의 인구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기혈액원 관계자는 차량을 통한 단체헌혈의 실적이 많이 감소해 하루 평균 1대당 8~10명가량 줄었다. 저출산ㆍ고령화에 따른 인구변화가 큰 원인이고, 최근 코로나19로 학교들이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더욱 감소세라면서 기존 10대ㆍ20대 중심의 헌혈 정책에서 30대 이상 장년층에 대한 정책으로 초점을 맞춰 변화를 모색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정헌혈 증가에 부작용 우려 이 같은 헌혈 공백 문제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혈액 부족 현상이 심화되며 환자 측이 직접 헌혈자를 구해오는 지정헌혈이 늘어나면서다. 경기도 지정헌혈 건수는 지난 2018년 986건, 2019년 1천763건으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2천738건으로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는 5월까지 1천705건의 지정헌혈이 이뤄져 연간 지정헌혈 건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수원시 소재 A종합병원은 병원 방침에 따라 응급환자를 제외한 수술 환자들에게 직접 헌혈자를 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정헌혈은 혈액 매매 우려와 지정헌혈자 부재 시 수술 지연에 따른 환자의 생명 위독 등의 문제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더욱이 지정헌혈 후 남은 혈액은 다른 병원에서 사용할 수 없어 혈액 쏠림 현상을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서재만 한마음혈액원 혈액증진팀장은 혈액이 부족한 상황에서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지정헌혈은 무척이나 중요하지만, 이에 따른 여러 부작용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기관과 기업이 헌혈에 참여한 직원들에게 휴가를 부여하는 등 헌혈을 독려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자소통팀=홍완식ㆍ최현호ㆍ이연우ㆍ이정민ㆍ김은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