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 번의 관심과 주의… 화재예방 지름길

소방청의 최근 5년간(2016~2020년) 화재 발생 분석 자료에 따르면 사계절 중 봄철 화재가 5만9천563건(29%)으로 가장 많았다. 화재 발생 장소별로는 주거시설이 1만4천161건(23.7%), 야외나 도로가 1만2천768건(21.4%) 등이다. 경기지역 역시 최근 5년간 화재를 보면 봄 1만4천294건, 겨울 1만3천580건, 여름 1만405건, 가을 9천640건으로 봄철에 가장 많은 화재가 발생했다. 봄철 화재 발생 원인으로는 부주의가 56.6%로 가장 높았다. 부주의 사유로는 담배꽁초(36%), 쓰레기 소각(15.1%), 불씨ㆍ불꽃 방치(11.7%), 논ㆍ임야 태우기(10.3%), 음식물 조리(10.2%) 순이다. 이천소방서 관내에서도 농번기를 앞두고 한동안 임의로 논ㆍ밭두렁 태우기, 쓰레기 소각하는 행위 등으로 인한 화재가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이러한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 바람이 많이 부는 봄철에는 불씨가 산으로 옮겨 붙어 대형 산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산에서 가깝거나 산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논ㆍ밭두렁에 불을 피워서는 안 된다. 또 이러한 행위을 하는 것을 본 사람은 가까운 119로 연락해 화재 안전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산이나 야외에서는 불법 취사를 하지 말고 산에 오를 때에는 라이터 성냥 등의 화기 물질을 소지하지 않도록 하며 산불을 발견했을 때는 가장 먼저 119로 신고해야 한다. 봄철 건조한 시기의 산불은 한번 발생하면 불씨가 없도록 조치해도 아주 작고 미세한 불씨라도 남아있으면 화재가 재발화할 가능성이 크고 산불이 발생한 지역은 생물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극단적이고 파괴적이어서 야생동식물 대부분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생물 종류의 다양성이 급격히 감소하게 되어 산사태, 홍수 등의 2차 피해도 발생시키며 최종적으로 우리에게는 다양한 산림자원이 줄어들어 큰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도둑의 찌끼는 있어도 불의 찌기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도둑이 지나간 자리는 남는 것이 있어도 화재가 났던 자리는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는 뜻이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는 화재로 인해 큰 피해를 입어 왔고 화재예방을 위해 항상 경각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이라는 생활의 지혜를 속담으로 남긴 것이다.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논ㆍ밭두렁 소각, 쓰레기 소각 등의 행위는 산불의 주요 원인이다. 산불은 작은 부주의와 실수로 발생하지만, 산에 인접한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산림이 복구되기까지는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화재는 우리 모두가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고 또한 그 피해를 줄이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종충 이천소방서장

[경제 프리즘] 퍼스널 모빌리티, 규제보다 교통문화로 정착시켜야

최근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 일명 전동킥보드의 안전 문제와 운영에 따른 법과 제도의 엇박자를 우려하고 있다. 오늘날 킥보드와 같은 이동 수단은 1913년에 처음 등장했다. 뉴욕 소재 기업 오토패드컴퍼니가 제작한 미국 최초의 양산형 모터 킥보드 오토패드는 현재 우리가 이용하는 킥보드와 형태적으로 매우 유사했을 뿐 아니라 최대 시속 56kmh까지 속도를 냈다. 다만 오늘날의 배터리 충전방식의 전기모터가 아닌 가솔린 엔진을 통해 추진동력을 얻었다. 하지만 그 당시 킥보드와 같은 운송 수단이 디자인이나 기능의 우수성이 확보되지 않아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이 아니다. 오늘날과 같은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 특히 범죄에 악용되거나 도로교통 안전 체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원인이 되면서 강화된 법집행과 규제 수위를 높이게 됐고 관련 산업이 쇠락했다. 2020년 12월 9일 자로 국회에서 도로교통법과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개정해 2021년 4월 21일부터 시행함에 따라 전동킥보드와 같은 퍼스널 모빌리티의 운행은 자전거 도로에서만 가능하다. 그럼에도 전동킥보드는 사고의 위험성이 늘 내재해 보호 장구를 충분히 갖췄다 하더라도 사고발생 시 치명상이 불가피하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청소년과 대학생, 서민층의 경제적이면서 신속한 이동 수단이다. 모바일 공유플랫폼을 기반으로 서비스하기 때문에 도시 전체를 스마트시티로 연결이 가능하여 개인의 효용을 넘어 공익적으로도 유익하다. 이는 젊은 층의 자동차구매 욕구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어 도심의 과밀 교통난 해소에 기여할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자동차의 1~2%에 불과해 탄소 저감에 있어서도 획기적이다. 하지만 법과 제도보다 중요한 것은 운용에 대한 관리방안이나 운전자 보호에 대한 안전대책 마련과 보험개발이다. 안전장구를 착용하지 않으면 범칙금을 부여하는 규제가 앞서는 행정력보다 우리만의 독특한 차세대 대중교통문화로 성장시킬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자체는 전용도로의 확충과 교통거점을 중심으로 안전장구나 장비의 보관, 대여, 반납이 가능한 플랫폼 구축을 위해 공유서비스기업과 협력이 필수적으로 선행해야 할 것이다. 운전자에게도 성숙한 시민의식이 요구된다. 새로운 교통문화가 일회성 호들갑만 떨다 사라지지 않으려면 107년 전 미국에서 실패한 오토패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송홍권 한국폴리텍대 산업디자인과 교수

[사설] 2040 인천도시기본계획, 새로운 20년을 기대한다

지난 27일 인천시는 온오프라인으로 2040년을 목표로 하는 도시기본계획안 시민공청회를 했다. 2040년 인천의 목표 인구를 330만명으로 계획하고 행복하게 세계로 나아가는 환경도시 인천 이라는 미래상을 설정했다. 급변하는 도시환경과 정보화 그리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새로운 도시구상과 비전을 제시하는 도시기본계획으로 그 중요성은 매우 지대하고 기대도 크다. 이번 인천시가 발표한 계획안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있고 새로운 계획으로서 시민의 기대를 갖게 한다. 우선 기본계획안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시민과 전문가들의 실질적 참여와 의견의 반영이다. 전통적으로 도시기본계획은 20년 후를 예측하는 장기적인 종합공간계획으로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한다. 따라서 일반 시민들의 참여가 매우 제한적이고 일부 소수의 전문가 그룹에 의해 수립되는 전통이 있었다. 인천시는 1980년 이후 여러차례 도시기본계획 수립과정에서 이러한 전통을 반복했고 시민 참여는 형식에 그쳤다. 이런 관습을 깨고 코로나 정국에서 시민토론회와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처 비전을 설정하는 등의 실질적인 참여를 통해 시민이 원하는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 도시기본계획의 내용에서 특징적인 것은 핵심가치로 환경도시를 제시한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지구촌의 핵심의제로 등장한 가운데 인천시가 선제적으로 환경도시를 미래가치로 내세운 것은 여러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우선 당장 지역 현안인 쓰레기 매립지와 같은 이슈를 보다 높은 수준의 시정 의제로 다루며 미래지향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의 표명으로 실천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또 자원순환 정책 대전환의 적극적 실천의지와 인천의 자주적이며 독립적인 지방행정의 의지를 강조한 것은 높이 평가받을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기존 서울 의존성이 강조된 동서 발전축에서 과감히 벗어나 남북의 자주 발전축을 설정한 것은 획기적인 조치로 평가할 수 있다. 인천 공항경제권과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고 원도심재생과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연계를 강화하는 등의 발전축은 환황해권 서해안 시대를 맞이해 인천발전을 통한 국가발전의 미래를 선도하는 매우 의미 있는 전략이다. 특히 그동안 30년 이상 서울의 접근성을 강화하는 동서축의 인프라 구축에서 벗어나는 상징적인 의미 이상의 조치다. 새로운 도시기본계획으로 의미와 기대가 크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인천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인 원도심과 신도시의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장기 비전과 구상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공간구조에서 특히 GTX 기반 광역교통 중심의 송도와 구월, 부평을 3도심으로 설정하는 것은 양극화 심화가 우려된다. 도시기본계획은 장기 비전과 구상계획의 중요함을 명심해야 한다. 양극화의 해소를 통한 균형발전의 적극적인 전략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사설] 2022 시장·군수 후보, ‘이재명 라인’이라면…

민선 8기 시장ㆍ군수 선거가 꼭 1년 남았다. 내년 오늘인 2022년 6월1일 치러진다. 1년 전 이 맘 때면 으레 후보군이 거론된다. 새롭게 의미를 부여할 만한 특별한 일은 아니다. 본보도 특집 기사를 통해 대략의 예측을 시작했다. 역시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경기도지사 선거다. 전해철ㆍ박광온 등 현직 국회의원, 심재철ㆍ정병국ㆍ박원석 등 전직 국회의원, 유은혜ㆍ김동연 등 전현직 고위공직자, 염태영 등 현직 시장이 있다. 이른바 후보군이 주는 의미는 크지 않다. 1년 전 예측은 그야말로 예측일 뿐이다. 예상이 빗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적중하더라도 한두 후보군의 입장에서다. 그보다는 이번 선거만의 두드러진 특수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재명 도지사의 존재와 방향이다. 본보도 기사에서 이 점을 강조했다. 대선이냐 재선이냐이 지사 행보 따라 판도 흔들이라고 서술했다. 맞다. 경기도의 내년 지방 선거를 흔들 변수는 이 지사다. 재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미 도지사에 머무를 몸값이 아니다. 설혹 대권 경쟁에서 밀리더라도 마찬가지다. 그 스스로 도지사에 머물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머물게 둘 한국 정치도 아니다. 현재 상황은 가장 앞서 나가는 대권 후보다. 유력 후보다. 경기도 시장군수 후보군이 그의 대선과 엮인다. 이유는 경기도의 현실적 중요도다. 그에겐 대권 전초기지다. 도내 시장 군수 후보가 이 전초기지의 첨병이다. 선거의 동지 관계다. 시장 군수 후보들의 시각도 그렇다. 이미 많은 후보군이 이 지사 측에 줄을 대고 있다. 그렇다고 알려진다. 시군 지역에서 상황이 여의치 않은 후보군 중에 특히 많다. 이 지사 측에 줄을 대고 있다 이 지사 측의 우호적 점지를 받았다 는 등의 얘기가 부쩍 많아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 지사 측에 줄 댄 후보군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나돌며 관심을 끌기도 한다. 이 지사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다. 점점 잦게 들리는 소문이다. 반대의 경우도 역시 중심은 이 지사다. 이 지사를 견제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친문과 이 지사의 관계는 여전히 개운찮다. 반(反) 이재명 후보군이 유리해질 구도다. 도지사 후보군 몇도 이런 경우다. 이래저래 내년 경기도 민주당 시장 군수 경선의 최대 변수는 이재명 지사다. 정(正)으로 형성돼 이 지사와의 사진이 도배될지, 반(反)으로 형성돼 이 지사 인연 지우기가 유행할지는 알 수 없지만, 중심에 그가 있을 것임은 틀림없다. 올 9월과 연말, 어쩌면 내년 3월에 특히 그럴 수 있다.

[지지대] 나 혼자 산다

MBC 예능 프로그램 중에 나 혼자 산다가 있다. 1인 가구 연예인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이다. 기러기 아빠, 독신남, 각기 다른 이유로 혼자가 된 연예인의 싱글 라이프가 진솔하게 소개돼 인기다. 여성가족부가 최근 발표한 2020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나홀로 사는 1인 가구 비율이 전체 가구의 30.4%로 나타났다. 세 가구 중 한 가구 가 1인 가구인 셈이다. 1인 가구 비율은 2010년 15.8%, 2015년 21.3%로 계속 상승 추세다. 성별로는 여성(53.0%)이 남성(47.0%)보다 많다. 연령별로 70세 이상이 26.7%로 가장 많고, 이어 60대(19.0%), 50대(15.4%), 20대(13.6%), 30대(13.0%) 순이다. 혼인상태는 미혼이 40.2%로 가장 많고, 이어 사별 30.1%, 이혼 또는 별거 22.3%로 나타났다. 혼자 사는 이유는 학업이나 직장취업이라는 응답이 24.4%로 가장 많았고, 배우자 사망(23.4%), 혼자 살고 싶어서(16.2%)가 뒤를 이었다. 1인 가구의 소득은 50만100만원 미만(25.2%)이 가장 많았다. 1인 가구로 살면서 가장 부담되는 항목은 주거비(35.7%)로 나타났다. 다음이 식비(30.7%), 의료비(22.7%)라고 답했다. 혼자 살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균형 잡힌 식사를 꼽았다.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가 어렵다는 응답도 많았다.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인 가족의 모습으로 떠올리는 부부와 미혼 자녀의 구성은 10가구 중 3가구뿐이다. 현재 혼자 사는 이들 10명 중 7명이 앞으로도 혼자 살 의향이 있다고 했다. 이들 중 20대의 55.2%, 미혼자의 60%가 혼자 살 생각이란다. 가족과 사는 이들까지 포함한 전체 20대의 절반이 독신으로 살 것(53%)이라는 응답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나 홀로 사는 1인 가구가 대세로 굳혀질 것으로 보인다. 혼자 살고 싶다는 20대가 많다니 출산율이 걱정이다. 중장년고령층의 고독ㆍ고립 등도 문제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청년중장년고령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정책이 절실하다. 이연섭 논설위원

[경기도 부부 독립운동가를 찾아서] 2-2. ‘제시의 일기’에서 독립의 염원 담은 최선화·양우조

최선화(이명 최소정)의 남편인 독립운동가 양우조는 1897년 3월 평안남도 평양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명진 호는 소벽인데 중국에서 활동할 때는 양소벽양묵이춘삼데이비드 영(David J. Young)이라는 이름을 썼다. 상하이를 거쳐 미국 유학을 떠난 양우조는 방학 동안 탄광과 사탕수수 농장 등지에서 학비를 벌었다.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열정적인 학구열로 MIT 공대와 폴리버 공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우리나라에 방직회사를 세우겠다며 이 분야를 전공했다. 바쁜 학창 시절에도 대한인국민회흥사단재미유학생학우회에서 활동하는 가운데 민족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한국광복군 결성 당시에는 총사령부 참사 겸 정훈처장으로 광복군 발전에 이바지했다. 국제사회에 임시정부 존재를 알리는 일에도 열성적이었다. 충칭 한국인기독교청년회이사 겸 덕육지육부장으로 활약하다가 1946년 5월에 귀국했다. 1963년에 건국훈장 독립장이 수여된 이듬해 사망했다. ■ 제시의 일기에 부모로서 인정을 나타내다 이 책은 임시정부 가족들의 일상사와 독립에 대한 염원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기록물이다. 육아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시대 상황에 대한 설명은 인간미 넘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일전쟁 시기에 일본의 공습을 피해 임시정부가 충칭으로 이동하는 긴박함과 위험을 생생하게 시기별로 정확히 기록했다. 암울한 질곡 속에서도 독립을 염원하는 희망의 불씨는 여기에서 활활 타올랐다. 1938년 7월4일 아침 10시 정각, 최선화ㆍ양우조 부부의 딸이 태어났다. 제시가 처음으로 최선화를 엄마라고 불렀을 때 감회를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아이가 내게 엄마라고 불렀을 때, 나는 나눔과 희생, 사랑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꼈다. 엄마의 역할이 어렵고 힘들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또 8월30일에는 오늘 비로소 얼굴을 마주하고 정면으로 제시를 안아줬다. 언제부터인지 제시는 스스로 머리와 목을 바로 세우고 있다.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변화하고 발전하는 아기의 모습이 대견스럽다. 불안한 피난 생활에도 때때로 망중한을 즐겼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독립전쟁으로부터 긴장감을 해소하려는 일환이었다. 우리 식구 3명은 저녁에 공원으로 산보를 가려고 나오다가 용성중학교 여학생 주최로 구망극사에서 연극을 한다는 광고를 봤다. 흥미 있는 일이었다.박수 소리를 들은 제시는 기분이 좋아 쉬지 않고 박수를 치며 재롱을 부려 옆에 앉은 손님들에게서 칭찬을 많이 들었다. 최선화양우조 일가(1941년 충칭) ■ 일본군 야만성 폭로임시정부 요인들 일상사 기록 최선화ㆍ양우조 부부는 12월15일 류저우에서 일본군 공습을 피해 천연동굴로 황급히 뛰어들었다. 곧이어 대대적인 공습이 있었다. 굴 밖으로 나왔더니 처참한 광경이었다. 집 앞뒤ㆍ오른쪽ㆍ왼쪽이 불바다를 이루고, 참혹하게 된 시신도 많이 눈에 띄었다. 시시각각으로 자행된 공습으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1940년 3월14일 임시정부의 정신적 지주인 이동녕(李東寧)이 하루 전 작고했다. 교민들 충격은 너무나 컸으며 최선화도 예외가 아니었다. 9월13일에는 치장에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상황이었다. 남편은 한국광복군 성립전례식 준비를 위해 충칭으로 떠났다. 공습경보로 제시를 안고 들에 나가 2시간 괴로운 잠을 청하곤 했다. 이국땅에서 피난 생활은 여린 마음을 더욱 슬프게 만들었다. 염원은 2년 후에 이뤄졌다. 절박하고 간절한 소망인 조국 해방이 이뤄졌다. 1945년 8월10일에는 상오 10시(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일본이 무조건으로 동맹국에 투항했다는 소식이 충칭에 도착한 것은 오늘, 10일 저녁 8시쯤이었다. 밖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에 웬일인가 밖을 내다보니 사람들이 일본이 망했다고 한다. 이 소리를 듣는 순간 정신이 아득해 오며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가슴이 뛰고 너무 어지러워 자리에 가서 누워야 할 정도였다. 이런 식으로 일본의 패망을 만나게 될 줄은 정말 생각하지 못했다. 이어진 소식은 절망적이었다. 8월13일 순간적인 기쁨은 커다란 실망감으로 되돌아왔다. 신탁통치에 대한 소식은 임시정부 가족들을 긴장시켰다. 바람과 달리 진정한 해방이 아니었다. 더욱이 급변하는 시국으로 제시를 학교에 입학시키려던 계획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교민들을 모아 귀국시키는 중요한 과업은 이들 부부의 몫이었다. ■ 귀국길도 어려운 여정의 연속 귀국길도 쉽지 않았다. 충칭에서 상하이로 이동해 1946년 4월26일에야 귀국선에 올라 제주도를 거쳐 29일 부산 앞바다에 무사히 도착했다. 기나긴 피난 생활은 끝나 고국산천을 바라보며 감격스러운 순간을 맞았다. 약 10년간 독립운동가 아내로서 생활을 청산하고 해방된 조국으로 귀국했으나 전염병 창궐로 배 안에서 대기해야 하는 현실이었다. 최선화는 헌신적인 아내이자 다정다감한 어머니였다. 역사 무대에서 크게 빛을 발하지 못했으나 결코 과소평가할 문제는 더욱 아니다. 두 딸의 재롱에 미소 짓고 조그만 생채기에도 마음을 졸이던 평범한 가족. 나라를 빼앗긴 민족으로 전쟁의 포화 속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현실은 너무나 가혹하고 잔인했다. 중일전쟁 이후 삶과 죽음의 공존을 여실히 보여주는 기록은 애잔하게 다가온다. 반면 제시와 제니 자매를 바라보는 부모로서 애틋한 사랑은 너무나 인간적이다. 독립운동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의연함, 한국 동포들 사이의 따뜻한 정뿐만 아니라 한중 선각자들의 우정과 중국인들 도움 등도 담담하게 담았다. 임시정부 이동 상황과 요인들 생활상, 독립운동에 대한 열정과 염원이 그대로 느껴진다. 김형목 ㈔선인역사문화연구소 연구이사 / 사진=독립기념관 제공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부모공경과 봉사활동 앞장"...구성회 안양4동 통장협의회 회장

다리가 불편한 시어머니를 30년간 정성껏 모셔온 아내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안양시 만안구 안양4동의 발전을 위해 힘써온 구성회 통장협의회장(61)은 아내 정여진 안양4동 새마을부녀회장(59)에게 이같이 말했다. 구 회장 부부는 부모 공경은 물론 대를 이은 봉사활동으로 지역사회에서 귀감이 되고 있다. 구 회장는 2012년부터 안양4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주민참여예산 지역회의위원장, 자율방재단장 등 다양한 직함을 달고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젊은 시절 LG화학 샐러리맨으로 근무했던 그는 현재 개인택시 사업을 하면서 연로한 노부모를 한 집에서 모시며 살고 있다. 30년 전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허리를 다친 모친을 치료하기 위해 그는 직장 생활을 과감히 접고 택시를 몰면서 전국의 소문난 병원은 다 찾아다닐 정도로 지극정성을 다했다. 아내 정 회장 또한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니를 30년간 봉양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안양시민대상(효행부문)을 수상키도 했다. 8년 넘게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 중인 구 회장은 관내에 있는 삼덕공원 지킴이로도 맹활약하고 있다. 노숙자, 주취자로 몸살을 앓아온 삼덕공원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방위협의회, 자율방범대, 청소년선도위원회, 새마을협의회 등 여러 단체와 연계해 주 2회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공원 일대를 순찰하고 있다. 안양만안경찰서는 2018년 투철한 봉사정신으로 치안질서 확립과 협력치안 활성화에 기여한 공이 크다며 그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주민참여예산 지역위원장으로서 그는 올해 주민참여예산 제안사업으로 ▲우리 동네 유래 알기 안내판 제작 ▲쓰레기 무단투기 방지 고보조명 설치 등 2가지를 제안했다. 일부 주민들이 쓰레기를 몰래 버리는 등 비양심적 행위가 증가하는 가운데 어두운 골목길에 고보조명을 설치해 방범 효과를 높이고,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높이기 위함이다. 안양4동 행정복지센터 뒤에 위치한 밤동산어린이공원의 유래를 알리는 안내판 설치는 마을에 대한 자부심과 애향심을 키우자는 취지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지난 13일 평소 지역사회 발전에 헌신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며 구 회장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고 격려했다. 그는 태안 기름유출 사고, 울산 태풍피해 등 전국적인 재난 복구지원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구 회장은 코로나19 예방접종 동의서를 받는 과정에서 곰팡이 핀 쪽방에 방치된 어르신들이 아직도 많이 계시다는 것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봉사활동과 이웃돕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안양=한상근ㆍ노성우기자

[내년 지방선거 누가 뛰나] 경기도교육감

제18대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차기 교육감 후보군으로 분류된 각계 인사들이 하나 둘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재정 현 교육감을 비롯한 다양한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차기 교육감 자리를 쟁취할 인물이 누가 될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내년 교육감 선거의 경우 대통령 선거 이후 3개월 만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다양한 변수가 예상되고 있다. 대선 결과가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당락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역대 교육감 선거가 진보의 수성이냐 보수의 탈환이냐로 집약되는 만큼 대선과 맞물린 이번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도 여느 때보다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내년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는 이재정 현 교육감의 3선 도전 여부가 최대 관심사이자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진보교육감인 그가 출마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전체 선거구도 역시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이 교육감은 여전히 진보진영에서 차기 교육감 후보에 가장 근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추진 중인 교육정책이 많은데다 꿈의학교 등 대표 정책들이 교육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3선 도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요인이 적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볼 때 이 교육감의 3선 도전에 무게추가 쏠리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재선 당시 거론됐던 70대 후반의 나이가 이번 선거에서도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교육감과 함께 안병용 의정부시장과 송주명 한신대 교수 등도 진보진영 후보로 거론된다. 안 시장의 경우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하면서 내년 도교육감 선거 도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교육자치법상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후보 등록일로부터 1년 전까지 무당적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대학교수 출신의 안 시장이 이러한 조건을 맞추고자 탈당계를 제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상곤계로 통하는 송주명 교수도 지난 선거에 이어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송 교수는 전남 목포 출생으로 목포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를 졸업했다. 김상곤 경기도교육청 혁신학교추진위원장, 노무현대통령 탄핵무효ㆍ부패정치청산 범국민행동 정책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체급을 키웠다. 이밖에 최창의 전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장과 이재삼 전 경기도교육청 감사관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 이처럼 진보진영에서 다양한 인물이 하마평에 오르면서 정치권에서는 진보진영 단일화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교육감 후보군으로 진보성향의 인사들이 대거 언급되고 있는 만큼 향후 선거 승리를 위한 진보 단일화 논의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반해 지난 2009년 이후 10년이 넘도록 교육감직을 탈환하지 못한 보수진영은 상대적으로 잠잠한 분위기다. 지난 2018년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임해규 전 경기연구원장(61)이 재차 하마평에 오르고 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임 전 원장은 제17~18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새누리당 대외협력위원장과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을 역임했다. 임해규 전 원장은 주변에서 많이 (교육감 선거 출마를) 권유하고 계신다며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태희 국립 한경대 총장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임 총장 역시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은 상황이지만 교육계에서는 교육감 출마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는 16~18대 국회의원, 고용노동부 장관, 대통령실장 등을 지냈다. 교육계 관계자는 내년 교육감 선거는 이재정 교육감의 3선 도전 여부와 대선 결과에 따른 영향, 그리고 진영별 단일화 문제가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상기자

밀려오는 방학 해외입국자, ‘가족과 어깨동무부터’ , 방역 수칙 ‘구멍’

해외 대학들의 여름방학이 시작하면서 유학생 해외입국자가 인천국제공항으로 밀려오고 있지만, 입국장에서 가족과 포옹부터 하는 등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3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지자체 전담공무원을 위한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모니터링 지침 등에 따르면 해외입국자가 공항에서 자차로 이동할 때는 맞이객과 악수 등의 신체접촉을 피하고, 운전자의 대각선 뒷좌석에 앉아야 한다. 맞이객은 1명이 오는 것을 권고하고, 차량 내부에선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시로 창문을 열어 환기하며 이동해야 한다. 해외입국자는 의무적으로 2주간 자가격리해야 하기 때문에 공항에서 나와 격리시설로 이동할 때 맞이객과의 철저한 분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날 오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선 이 같은 방역수칙을 지키는 입국자를 찾기 어렵다. 해외입국자들이 모이는 12번 게이트. 프랑크푸르트에서 온 한 남성이 공항 직원에게 자차를 이용해 가겠다고 하자, 직원이 남성을 데리러 온 맞이객을 확인한 뒤 내보낸다. 방역지침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 남성은 12번 게이트를 나서자마자 형과 어깨동무를 하고, 어머니와 포옹하며 안부 인사를 한다. 짐을 실은 카트도 번갈아 밀면서 지하주차장에 도착하자 차량 조수석에 앉아 공항을 나선다. 어머니가 마중나온 한 여성 입국자도 어머니와 차 트렁크에 짐을 실은 뒤 조수석에 올라탄다. 부모가 맞이객으로 온 다른 여성 입국자는 어머니의 팔짱을 끼는가 하면, 여행가방을 열어 함께 물건을 찾기도 한다. 이 같은 행동은 모두 방역지침에 맞지 않지만, 이를 제지하거나 지침을 안내하는 직원은 없다. 칭다오에서 온 유학생 A씨(22)는 부모님이 데리러 오셨는데 보호자가 1명만 와야 한다는 안내는 받은 적 없다고 했다. 이어 입국장에서는 직원이 어디로 가는지, 뭘 타고 가는지만 물어봤다. 방역지침이 있는지 몰랐다고 했다. 최근 입국 후 이동할 때 차량 등에서 전파한 사례가 늘고 있지만, 정작 공항에선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아 무방비다. 중대본 관계자는 관계기관과 논의해 검역소에서 자가격리 생활수칙 안내문 등을 나눠줄 때 이동교통편에 대한 구두 안내도 명확히 해 입국자들에게 각인시킬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김보람기자

인천대 노조, 시 고위공무원 사무처장 내정설에 "공정한 채용 해야"

국립 인천대학교의 개방형직위인 사무처장 공개모집 접수 시작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인천대 노조가 내정자 없는 공정한 채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대 노동조합은 31일 낸 성명을 통해 이번 인천대 사무처장 공모 공고가 나오기도 전 대학에 전문적 식견이 없는 고위공무원의 내정설이 떠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에 의한 행태는 대학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인천대의 공공성 및 대학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적폐행위라고 했다. 이어 임기제의 특성상 업무파악 등에 소요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효율적 업무 수행을 위해 대학의 발전 방안에 폭넓은 식견과 교육 행정 이해도가 높은 인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무처장 후보를 추천할 선발심사위원회는 이 같은 덕목을 지닌 인사를 공정하고 엄정하며 투명한 절차를 거쳐 추천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인천대는 지난 26일 공고를 내고 오는 6월 2일부터 후보 접수를 한다. 사무처장은 공무원 3급 상당으로 행정 1급 또는 1급 상당 계약직으로 임용한다. 공고가 나오기 전부터 대학 안팎에서는 시 본청 소속 고위직 A씨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소속 고위직 B씨가 사무처장에 내정해 있다는 설이 나왔다. 과거 시립대 시절 시 고위공무원이 사무처장에 임명되던 시절의 관행이 반복하는 셈이다. 2013년 인천대는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한 후 공모를 통해 사무처장을 선발했지만, 시 고위직 인사의 채용이 반복하면서 행정업무에 무관한 인사를 채용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인천대 관계자는 현재 공모가 진행 중인 만큼 절차에 따라 사무처장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경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