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미래] 전시 넘어 보전과 공존으로

기린을 실제로 바라본 적이 있는가.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앞다리에 몸보다 높은 목을 나무처럼 뻗은 이 신기한 동물을 직접 올려보면 경이로움에 ‘와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아프리카에 서식지를 둔 기린을 우린 언제든 볼 수 있다. 보여주는 목적으로 동물원과 체험 시설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전시동물이다. 최근 동물원에서는 전시에 대한 비판으로 교육, 보전 연구로 목적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전시동물은 여전히 존재하고 인간사회의 이해 관계 안에서 운명이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또 목적이 교육, 보전 연구로 바뀐다고 해도 실효성과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면 동물의 미래는 겉돌게 된다. 실물로 보는 동물은 처음엔 사람들에게 감탄과 흥미를 유발한다. 움직이는 호랑이, 사자의 하품, 큰 덩치의 코끼리는 아이들에게 신선한 시각적 자극을 줘 관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질문이 필요하다.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과연 교육의 전부일까. 우리가 동물 교육을 통해 얻어야 할 진짜 소양은 관심이나 감탄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알아가고 그들을 존중하며 공존하려는 삶의 태도야말로 교육의 본질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전시 중심’ 교육은 그 목적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오늘날은 다양한 기술 발달로 동물 교육을 다른 방식으로 실현할 수 있는 시대다. 증강현실, 고화질 다큐멘터리 등은 오히려 자연 속 동물의 본모습을 왜곡 없이 전달한다. 사람들은 동물원의 좁은 철창 너머가 아니라 야생 공간 속에서 먹고 자라고 싸우는 동물의 삶을 눈앞에서 마주할 수 있다. 이는 단지 감각적 체험을 넘어 동물의 삶에 대한 존중과 경외를 배울 수 있는 통로가 된다. 또 체험동물은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동물을 만져야만 교감할 수 있다는 생각은 결국 인간 중심의 위안이다. 우리가 포근함을 느끼고 정서적으로 위로받는 경험은 반려동물과의 관계를 통해도 충분히 채울 수 있다. 낯선 동물을 반복적으로 사람 손에 맡기며 체험시키는 행위는 그들에게 감각적 폭력이 될 수 있다. 보전 연구라는 명분 또한 마찬가지다. 전시를 통해 멸종위기 동물의 존재를 알리고 관심을 끌어내는 일이 의미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보전이라 부를 수는 없다. 보전과 연구는 동물의 생존을 위한 것이어야 하며 그 시작은 ‘야생과 유사한 환경 조성’이다. 그리고 이 환경은 단순한 공간이 아닌 생태계 전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갖춰질 때 비로소 가능하다. 어떤 동물이 어떤 환경에서 살아가는지 아는 것은 동물의 일생, 즉 한살이를 이해한다는 뜻이다. 무엇을 먹고 어디서 자며 언제 이동하고 주변의 동식물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를 아는 일이다. 이는 곧 생태를 이해하는 일이며 진정한 환경 조성은 인간의 눈에 보기 좋은 시설이 아니라 동물이 스스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생태적 연결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복합적인 이해야말로 앞으로의 동물 교육, 보전 연구가 반드시 포함해야 할 핵심 내용이다. 궁극적으로 야생 전시동물은 사라져야 한다. 동물은 관람의 대상이 아니라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보여 주기가 아닌 ‘함께 살아가기’를 해야 한다. 성숙한 어른으로서 후손에게 지속가능한 공존을 물려주고 싶다면 이제 동물의 존엄을 마음 깊이 생각해야 할 때다. 기린의 눈을 들여다봐야 할 때다.

[기고] 소중한 일상 지키는... 봄맞이 가스안전 실천

따뜻한 봄이 찾아오면서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는 해빙기를 맞았다. 땅이 녹으며 지반 침하 등으로 인해 가스시설에 문제가 발생하기 쉬운 때다. 또 이사철을 맞아 이사를 하면서 가스레인지 등 가스 기구를 철거하거나 설치하는 작업이 자주 이뤄지는 시기다. 이사를 할 때 가스 기구를 철거하고 막음 조치하지 않아 가스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실제로 최근 5년(2020~2024년)간 발생한 전체 가스 사고 413건 가운데 봄철 해빙기(2월26일~4월12일) 사고는 총 39건으로 전체 사고의 9.4%를 차지한다. 작은 방심과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가스 사고는 귀중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사철 가스레인지를 철거하거나 설치할 때는 반드시 전문가에게 의뢰해야 한다. 직접 설치하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작업을 하면 가스 누출과 폭발 위험이 크다. 특히 막음 조치 미비로 인한 가스 폭발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막음 조치는 가스레인지나 가스온수기 등을 철거하고 배관(호스) 말단부를 플러그 및 캡으로 막아 가스 누출을 방지하는 것으로 사고 예방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다. 가스레인지를 전기인덕션으로 교체할 때도 막음 조치는 필수사항이다. 이사 3일 전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가정은 해당 지역 도시가스사 고객센터에, 액화석유가스(LPG)를 사용하는 가정은 LPG 판매점에 가스레인지 철거 또는 설치를 신청하면 된다. 또 해빙기에는 굴착공사가 증가하는 때이므로 지하에 매설된 가스 배관 손상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굴착공사 중 지하에 매설된 가스 배관을 파악하지 못해 배관이 파손될 경우 화재, 폭발 등의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굴착공사를 하기 전에는 반드시 굴착공사 정보지원센터에 굴착 계획을 신고해야 하며 신고 후 가스 배관의 매설 여부와 위치 등을 확인한 후 안전하게 뚫어야 한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경기광역본부는 해빙기와 이사철을 맞아 가스 안전 확보를 위해 다각적인 홍보활동과 함께 집중적인 안전 점검을 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 예방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실제 생활 속에서 사용자의 안전의식과 실천이다. 생활 속에서 지킬 수 있는 간단한 가스 안전수칙을 기억하자. △가스 사용 전후 환기 시행 △가스 사용 후 밸브 잠금 확인 △평상시 비눗물로 가스 누출 여부 확인과 노후·손상된 제품은 즉시 교체한다. 가스 사고는 작은 관심과 실천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우리의 관심이 가스 안전의 시작이며 모두의 실천이 곧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제일 나은 방법임을 잊지 말고 가스 안전수칙을 잘 지켜 이번 봄에도 안전하게 지내기를 기대해 본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경기도, ‘삶터·일터·쉼터로서의 농촌’ 재생 정책교육 개최

경기도와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은 지난 25일부터 26일까지 양일간 도내 농촌공간기본계획수립대상인 15개 시·군을 대상으로 ‘2025 경기도 농촌재생 정책교육’을 용인시에서 진행했다. 도는 농진원을 농촌공간 광역 지원기관으로 지정하고, 지난해 10월에는 ‘경기농촌재생지원센터’를 개관해 도내 농촌지역의 재구조화 및 재생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농촌재구조화’와 ‘농촌재생’은 난개발과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농촌정책의 핵심 방향으로, 농촌을 삶터·일터·쉼터로서의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번 교육은 지난해 제정된 ‘농촌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농촌지역을 포함한 기초지자체의 농촌공간 기본계획 수립이 법적 의무가 된 가운데, 계획 수립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고자 마련됐다. 교육에는 이천시 등 14개 기본계획 수립 대상 시·군의 담당자 및 중간지원조직, 도내 유관기관 관계자 등 총 50여명이 참석했다. 정책교육은 ▲농촌 재구조화 정책의 필요성과 추진방향을 이해하기 위한 특강 ▲농촌공간계획 선행 사례를 바탕으로 한 토론 ▲행정·중간지원조직·주민 간 민관협치 실현을 위한 실습으로 구성됐다. 이문무 도 농업정책과장은 “이번 정책교육을 계기로 각 시군이 농촌공간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을 보다 체계적이고 실질적으로 수립해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천자춘추] 아동학대 선제적 대응 필요

아동학대를 비롯한 모든 위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한 후에야 전수조사 같은 사후적 대책이 이뤄지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정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2023년 장기결석아동 6천817명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59명에게서 아동학대 등의 이상 징후가 발견됐으며 이 중 20명은 범죄 정황이 포착돼 수사 의뢰됐다. 또 같은 해 출생미신고 아동 2천123명에 대한 조사에서는 1천25명의 생존이 확인됐지만 249명은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814명은 현재 수사 중이다. 2021년에는 전국 아동복지시설 778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38개 시설에서 230건의 학대 의심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처럼 아동학대 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를 때마다 정부는 전수조사 같은 조치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후적 조치만으로는 아동을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다. 지역사회와 유관기관이 적극 협력해 사전에 아동학대 정황을 포착하고 예방하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 특히 아동학대가 가정 내에서 주로 발생하는 만큼 지역사회의 관심과 적극적인 개입이 필수적이다. 보육 및 교육기관 또한 장시간 아동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아동학대에 대한 민감성을 높이고 학대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는 데 힘써야 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지역사회 내 선제적 대응체계를 마련해 학대 징후가 발견됐을 때 적시에 지원 서비스가 연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학대가 확인된 가정에 대한 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학대가 발생하기 전에 위기 아동과 가정을 조기에 발굴하고 지원하는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복지법인 굿네이버스는 작년부터 전국 36개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GN 세이프 스타트’ 시범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올해는 2차 연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부 또한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 및 지자체와 협력해 해당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업은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됐으나 학대로 판단되지 않았거나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위기아동가정을 조기에 발굴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아동학대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궁극적으로 아동보호체계가 단순한 사후 대책을 넘어 예방적 대응체계로 발전해야 하며 이를 위해 민관이 협력해 아동이 행복한 세상,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동의 생명과 권리는 타협할 수 없는 가치다. 민관이 하나 돼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어떠한 노력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삶, 오디세이] 박홍이산(朴弘移山)

‘열자’의 탕문 편에 중국의 유명한 ‘우공이산’이라는 우화가 나온다. 우공이산은 어리석은 영감이 산을 옮긴다는 뜻이다. 우공은 90세 가까운 나이에 사람의 왕래를 불편하게 하는 태형산과 왕옥산을 옮기려 시도한다. 이에 감동한 옥황상제가 산을 옮겨줬다는 내용이다. 이로부터 우공이산은 사람이란 꾸준히 노력하면 산과 바다라도 옮길 수 있다는 의미가 됐다. 필자는 현대판 우공이산인 박홍 작가를 알고 있다. 선생은 8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누나 밑에서 자라면서 작가를 꿈꾸었다. 그 후 그는 2025년 83세의 나이에 ‘빗물 속에 영혼이 녹아 있다면’이라는 장편소설을 펴냈다. 박홍 선생이 노벨 문학상을 꿈꾸게 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유일한 장편소설 ‘닥터 지바고’를 읽은 후다. 파스테르나크는 본래 시인이었다. 따라서 그의 소설 문장은 시적 표현으로 묘사력이 풍부하다. 혹자는 닥터 지바고를 시소설로 보기도 한다. 파스테르나크는 소설을 모스크바 문예지에 발표하려 했지만 거부당한다. 어쩔 수 없이 타국인 이탈리아에서 출판한 책은 노벨 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된다. 그는 혁명 과정에서 죽은 사람들에 대한 속죄 의식으로 소설을 썼다. 이 때문에 작가동맹에서 제명되고 추방당할 위기에 처한다. 반골 기질이 강했던 박홍 선생은 중학생 때 파스테르나크를 인생의 롤모델로 삼는다. 노벨 문학상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선생은 먼저 파스테르나크처럼 시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당시 우리나라 시단의 빛나는 존재였던 청록파 시인들로부터 시적 감각을 익혔다. 그 결과 박두진, 박목월, 조지훈의 시에서 자연의 본성을 깊이 깨닫고 인간 존재의 가치를 추구하게 된다. 그는 시 공부를 통해 세상을 따뜻한 감성으로 이해했다. 그리고 냉철한 이성으로 저항하기 시작한다. 이런 노력으로 선생은 2010년 시 전문지 ‘시안’으로 등단한다. 등단 5년 후인 2015년 선생은 나이 73세에 첫 시집 ‘나의 옥상 와이너리’를 출간했다. 선생의 시 세계는 청록파의 서정성과 세상을 향한 저항의식으로 가득하다. 이처럼 선생은 60년이 지나 자신의 꿈에 다가섰다. 선생의 소설가가 되기 위한 과정은 더욱더 치열했다.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소설에 운명을 건 사람처럼 사고했고 행동했다. 그는 경희대 화학과를 3학년 때 휴학한다. 그리고 천호동에서 배추 장사를 하며 세상과 만난다. 이 모든 과정이 소설 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확고했다. 선생은 직업도 소설 작업을 고려해 신중히 선택했다. 그렇게 고른 직업이 소설 쓰기에 최적화된 2함대의 군무원이었다. 선생은 신혼여행도 포기하고 소설을 썼다. 이때 썼던 소설이 권위 있는 문예지에 연속 최종심에 올랐다. 그러나 그 후 신춘문예와 문예지에 계속 투고하는데도 낙선하는 일이 끊임없이 반복됐다. 선생이 세상과 타협했다면 일찍이 화려하게 문단에 등장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당시 그곳에선 대부분의 문예지가 추천제였기 때문이다. 박홍 선생이 드디어 작가의 꿈을 이뤘다. 83세에 자전적 성장 소설인 ‘빗물 속에 영혼이 녹아 있다면’을 출간했다. 선생이 시인과 소설가의 꿈을 이루는 과정이 놀랍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정신과 문학으로 삶의 전 과정을 관통한 시간이 경이롭다. 선생은 노벨 문학상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목표를 세우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빛난다. 선생은 지금도 실존주의적 존재의 본질에 치열한 질문을 던지며 글을 쓴다. 이러한 노력이 계속되기 때문에 노벨 문학상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필자는 지금 여기 ‘열자’의 탕문 편에 나오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을 박홍이산(朴弘移山)이라고 바꿔 읽는다.

인천 배민·요기요 등 수수료 2%↓ 추진... 실현 가능성 글쎄

인천시가 소상공인 지원을 목표로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민간 배달플랫폼의 중개수수료를 2%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하지만 예산 지원 등 인센티브가 없어 이들 업체의 자발적 참여가 불투명해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지역 업계에선 인천사랑상품권(인천e음)의 배달e음 프로모션 강화 등 장기적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26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식당 등 소상공인이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위메프오, 두잇, 배달긱, 휘파람, 해피오더 등 민간 배달플랫폼에 지불하는 중개수수료는 최대 9.7%에 이른다. 또 결제 대행수수료(3%), 카드 결제 수수료(3%), 광고수수료(7~11%), 배달비까지 더하면 소상공인이 부담하는 수수료는 무려 30%에 육박한다. 인천의 소상공인들은 이 같은 배달플랫폼 수수료에 최근 경기 악화까지 겹치면서 폐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천의 지난 2022년 폐업 사업자는 총 4만2천767곳이며 2023년은 6만723곳에 이른다. 2년 동안 무려 10만곳의 소상공인이 가게 문을 닫은 셈이다. 계양구 효성동에서 치킨가게를 운영하는 A씨(54)는 “가장 싼 후라이드 1만원을 팔아도 수수료로 다 떼이니 남는게 1천~2천원 정도”라며 “업종을 변경하려고 해도 1억원은 기본으로 들고, 가게를 내놓으려고 해도 팔리지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건비만 400만원이 넘는데, 아르바이트라도 해야할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시는 배달플랫폼의 중계수수료를 2%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배달플랫폼 업체와 협약을 맺어 인천의 소상공인 대상 중개수수료를 자발적으로 낮추게 해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의 이 같은 정책에 대부분의 유명 배달플랫폼 업체는 참여하지 않을 전망이다. 중개수수료 인하에 따른 인센티브 등 예산 지원이 전혀 없다보니 업체들이 굳이 수익이 줄어드는 정책에 동참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배달플랫폼 관계자는 “중개수수료를 2% 이하로 낮추면 수익이 많이 줄어들고, 이에 따른 보상안이 없는 만큼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결국 시가 참여 업체의 공식 모집에 나서도 신생 업체만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한국 배달플랫폼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59%), 쿠팡이츠(24%), 요기요(14%) 등 3곳이 97%를 차지하고 있다. 지주현 인천소상공인연합회 사무처장은 “예산 지원도 없는데, 민간 업체에서 무슨 이득을 노리고 참여하겠느냐”며 “(신생업체는) 소비자가 쓰지 않으면 결국 무용지물인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가 소비자 및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장기적인 플랜을 마련해야 한다”며 “공공배달 플랫폼인 배달e음에 과감한 프로모션을 해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시는 인천사랑상품권(인천e음)을 통해 공공 배달플랫폼인 ‘배달e음’을 운영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대부분 유명 배달플랫폼을 사용해 배달e음 이용률은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 배달e음 홍보 및 활성화 지원이 없다보니 배달e음 주문 수는 지난 2022년 175만454건, 2023년 102만496건, 2024년 60만6천39건 등이다. 여기에 배달e음에 입점하는 가맹점도 해마다 줄고 있다. 시 관계자는 “배달플랫폼은 협약을 통해 홍보 효과 등의 이점이 있다”며 “다만, 아직 구상 단계인 정책이고 확실히 정해진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 실효성 및 인센티브 도입 유무 등을 검토한 뒤 추진계획 등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포과학기술고, 교육부 '협약형 특성화고' 공모 컨소시엄 협약

김포과학기술고가 교육부 주관 '협약형 특성화고' 공모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26일 김포과학기술고는 이날 오후 교육부가 주관하는 '협약형 특성화고 공모사업' 참여를 위해 지역기관 및 산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김병수 김포시장을 비롯해 김영리 김포교육지원청교육장, 박진영 김포대학교총장, 이규식 김포상공회의소회장, 신재호 선진그룹회장, 김병윤 한국도심항공교통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미래 핵심 산업으로 주목받는 UAM(도심항공교통)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관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 협약형 특성화고에 선정되면 5년간 최대 45억원의 특별교부금을 지원받아 교육과정 편성‧운영에 자율성을 부여받고 1대1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UAM산업 선도 학교로 변화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이번 협약은 김포과학기술고가 특성화고 혁신 모델을 구축하고, 지역 산업과 연계한 UAM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데 목적이 있다. 안항일 교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산‧학‧관 거버넌스로 UAM산업 미래인재를 육성하는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미래 산업과 연계한 교육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닷새째 이어지는 산불, 피해 확산…산불 화재 사망자 24명, 진화 헬기 추락

닷새째 이어지는 산불로 전국에서 24명이 숨진 가운데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 인근까지 확산되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이번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총 24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북 영덕 7명, 영양 6명, 청송 3명, 안동 3명 등 경북 지역에 인명 피해가 집중됐고, 경남 산청에서는 산불 진화에 나섰던 인력 4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주택과 공장, 문화재 등 209곳이 전소됐으며, 2만7천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같은 날 낮 12시54분께에는 의성군 신평면의 한 야산에서 산불 진화 작업 중이던 헬기 1대가 추락해 조종사 A씨(73)가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추락한 헬기는 1995년 7월에 생산된 강원도 인제군 소속의 담수용량 1천200ℓ S-76 기종 임차 헬기로, 30년 가까이 운항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은 6개 시·군 1만7천534㏊에 달하며, 이 중 의성과 안동이 1만5천여㏊를 차지한다. 산림당국은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헬기 87대와 진화 인력 4천919명을 투입해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산림청은 헬기 추락 사고를 계기로 이날 오후 전국 산불 현장 헬기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가, 오후 3시30분께부터 순차적으로 재개했다.

'무죄' 받아든 이재명, 거대 야당 유력 대권주자 날개 달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유력 대권 후보로서 ‘사법리스크’가 유일한 약점으로 지목됐던 이 대표가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검찰의 표적 수사론’에 힘이 실림과 동시에 거대 야당 내 대항마 없는 대권 후보로의 가도를 확보했다는 평이 나온다. 서울고법 형사6-2부(고법판사 최은정 이예슬 정재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대표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이 대표가 무죄라는 결과지를 받으면서 앞으로 대권 행보에도 날개를 달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돼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사실상 야권에서는 이 대표의 독주 체제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이 대표의 대권 행보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사법리스크가 일부 해소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 대표가 그동안 주장해 온 ‘윤석열 정부 검찰의 표적수사론’ 역시 힘을 받을 전망이다. 여전히 대장동, 성남FC, 대북송금, 경기도청 법카유용 의혹 등 다양한 사법리스크가 존재하지만, 조기 대선이 시작되면 이번 무죄 판결을 근거로 ‘정치검찰’ 프레임을 유지하면서 여론전을 펼칠 수 있어서다. 이 대표 역시 이날 선고 결과가 나온 뒤 서울고법 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판 결과에 대해 “사필귀정”이라고 평가했다. 또 “당연한 일들을 이끌어 내는데, 이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고 국가 역량이 소진된 것에 대해 황당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검찰과 정권이 이재명을 잡기 위해 증거를 조작하고 사건을 조작하는 데 썼던 역량을 산불 예방이나 국민 삶 개선에 썼으면 좋았을 것이다”라는 말로 검찰의 수사를 조작 수사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날 이 대표에 대한 선고 결과가 무죄로 뒤바뀌면서 검찰은 내규에 따라 상고를 제기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이 경우 역시 조기대선이 치러진다면 이 대표 행보에 걸림돌이 되진 않을 전망이다. 대법원에서 결과가 뒤집혀 파기환송된다고 하더라도 다시 재판이 열려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조기대선 국면에서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 없어서다. 이와 관련,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재명 대표에게 굉장히 유리한 국면이 됐다고 볼 수 있다”며 “대장동이나 위증교사 등의 사법리스크가 남아 있지만, 조기 대선에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 대표의 입지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무죄 판결에 테마주 '고공행진'…김동연 테마주는 급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관련 테마주가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리엔트정공(065500)은 전일 대비 2120원(29.99%) 오른 91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리엔트바이오(002630) 역시 전일 대비 363원(29.95%) 오른 1575원에 장을 마감했다. 오리엔트정공은 이 대표가 청소년 시절 ‘오리엔트시계’에 근무해 대표적인 테마주로 꼽힌다. 오리엔트바이오 역시 같은 이유다. 이외에도, 동신건설(025950)(30.00%) 에이텍(045660)(29.90%) 등 이 대표의 테마주가 모두 가격제한폭 최상단에 위치했다. 이날 이 대표가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해결하면서, 테마주에 투자심리가 쏠린 까닭이다. 반면, 이 대표 다음으로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김동연 경기지사의 관련 주가는 큰 하락세를 보였다. PN풍년이 하한가(-30%), SG글로벌도 전 거래일 대비 30% 하락 마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사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는 취지의 발언이 허위였다는 등 검찰 측 공소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