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독립만세가 전국에 울려 퍼지던 1919년 3월1일. 누가 만세운동에 참여하고 누가 독립을 위해 힘썼는지 정확하게 아는 이는 몇 없다. 대부분 역사에 기록된 몇 명의 독립운동가만 알고 있을 뿐이다. 삼일절을 앞두고 100여 년 전의 당시 상황과 역사의 조명을 받지 못한 숨은 독립운동가들의 목소리를 책으로 만나보자. ■열 살 학생부터 평범한 농민까지 참여한 3ㆍ1운동만세열전 3ㆍ1운동, 만세운동은 유명한 독립운동가 이외에도 학생과 교사, 농민, 노동자, 순사보 등 평범한 많은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유명한 독립운동가가 아니기 때문에 역사에 거의 기록되지 않았다. 만세열전(생각전원刊)은 역사의 스포트라이트 뒤에 가려진 주인공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명하고 있다. 책은 독립선언서의 배달하고 조선독립신문을 배포한 열아홉 살 김동혁 학생부터 경찰복을 벗고 만세 행진에 참여한 정호석과 그의 열 살 딸, 모진 고문을 견뎌낸 보성사 사무원 인종익까지 평범한 이들이 만세운동에 참여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책은 역사적 사실과 숨은 주역들을 조명하고 각 인물이 처한 상황과 고민을 다룬다. 그들의 활동과 잡힌 후 심문 과정에서 3ㆍ1운동에 참여했던 이유와 과정 등이 생생하게 전개돼 독자들은 100년 전 그날, 그곳에 있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용감해서 더 아름다운 독립운동가조선의 딸, 총을 들다 광복 70년이 지났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여성 독립운동가는 유관순 열사뿐이다. 수많은 여성이 남성 못지않게 평생을 바쳐 투쟁에 나섰음에도 역사와 대한민국은 그들을 잊어버리고 있다.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샌채호의 아내 박자혜, 이봉창과 윤봉기의 의거를 도운 백범 김구의 비서 이화림으로 기억되지만 그들은 누군가의 어머니나 아내이기 이전에 일본에 맞서 치열하게 싸웠던 독립운동가였다. 조선의 딸, 총을 들다(인문서원刊)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독립유공자 대열에서 잊힌 여성 독립운동가 24인의 삶과 행적을 복원했다. 책은 남자현, 동풍신, 부춘화, 김향화, 안경신 등 24명의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에 집중했다. 이들은 독립 호소를 위해 네 번째 손가락을 자르고 조선 총독 암살에 가담하고, 임신한 몸으로 평남도청에 폭탄을 던지며 일제의 수탈에 맞서 일경 파출소를 습격, 수원지역의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작가는 책을 통해 치열해서 더욱 빛나는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을 주목하고 독립운동=남자라는 편견을 무너뜨린다. 김은진기자
가는 길 주변은 깨끗한 중심지와 달리 청결하지 않고 하수 시설이 안 되어 있는지 생활 오수를 그냥 길바닥에 버린다. 마침 조금 전 이곳을 지나간 말의 배설물과 섞여 돌로 된 바닥에 그대로 스며드는 현장을 보며 625 전쟁 후 50년대 말 우리나라를 보는 듯하다. 고등학교 앞에 다다르자 마침 하교하는 여학생 무리를 만난다. 이야기를 건네자 깔깔 웃으며 영어를 못한다고 두 손으로 가위 표시하며 한 학생을 지목한다. 그 학생에게 영어 수업에 관한 질문을 하자 한 주에 한 시간 영어 수업이 있지만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선생도 없을 뿐만 아니라 열의도 없다는 충격적인 대답을 듣는다. 대화한 학생은 2016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를 다녀간 후 앞으로 영어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어 독학으로 공부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한번 쿠바 교육 현장의 뒷모습을 본다. 조금 전 헤어진 여학생 무리가 몇 발치 떨어진 곳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담배를 피운다. 놀라운 사실은 흡연하는 청소년을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쿠바는 질 좋은 담배 생산량이 많고 배급 물품에 속해서인지 청소년 흡연율이 높다. 2020 세계인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흡연율은 남자 9.6% 여자 2.7%이나 쿠바는 남자 19.8% 여자 15.0%로 우리나라보다 남자 2.1배 여자 5.6배로 월등히 높다. 성인 흡연율도 우리나라 27.0%보다 쿠바는 35.3%로 높은 현실을 볼 때 쉽게 담배를 구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변하지 않는다면 청소년의 담배로 인한 건강 피해가 염려된다. 3박 4일의 트리니다드 여정을 마치고 마지막 밤의 만찬을 즐기려 발길을 옮긴다. 메뉴는 게스트하우스 부근 레스토랑에 예약해 놓은 카리브 바닷가재 요리다. 한국에서는 비싸 식사하기 어렵지만, 이곳에서는 5분의 1 가격 정도면 된다. 예약한 레스토랑은 여행 평가 사이트에서 랑고스타 요리 수준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고 그 앞을 오가며 몇 차례 눈인사한 물라티 종업원도 있어서다. 랍스타의 탱탱한 식감과 함께 다른 음식도 푸짐하고 맛도 좋다. 시각적으로 예쁜 상차림과 조용한 분위기도 괜찮은 편이다. 종업원의 서비스도 만족스럽고 엊그제 마요르 광장 부근에서 먹은 가제요리보다 가격대비 가성비도 좋다. 카리브에서 잡은 싱싱한 바닷가재 요리로 쿠바 음식의 고상한 맛을 즐기지만, 이곳에서도 랑고스타는 보통 사람들이 먹기 어렵다고 한다.
화성시가 24일 코로나19 백신예방접종을 앞두고 이상반응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모의훈련을 시행했다. 이날 오전 화성시 안녕동의 미소요양원에서 진행된 모의훈련은 ▲예방접종 후 증상 발생 및 이상반응자 발견 ▲응급처치 및 구급차 대기 ▲환자이송 ▲발생보고 및 후속조치 등 4단계 시뮬레이션으로 이뤄졌다. 훈련은 모니터링 간호사가 예방접종 후 호흡곤란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접종자를 발견하고, 행정요원에게 의사를 호출해줄 것을 요청하고서 환자를 바닥에 눕히고 응급처치에 나서는 상황을 가정해 시작됐다. 이어 이상반응 상황(아나필락시스 발생)인 것이 확인되면 모든 접종 상황 중단 요청, 주변 인원 통제 및 환자 응급처치실 이동, 이송병원 연락 및 구급차 대기, 응급실 의료진과 병상 확보 등에 대한 훈련이 시행됐다. 모의훈련에 참관한 서철모 화성시장은 시민들이 안전하게 백신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해달라며 이번 훈련 외에도 예상하지 못한 여러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체계적 준비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신예방접종은 오는 26일부터 진행되며, 대상자가 백신예방접종센터를 방문해 발열체크와 예진표 작성을 마치면 의료진 예진을 거친 후 접종이 이뤄진다. 접종 후 15~30분간 대기하면서 몸에 이상이 없을 경우 절차가 마무리된다. 화성=채태병기자
군포 산본새마을금고(이사장 이학재)가 MG희망나눔 사랑의 좀도리 운동을 통해 모은 백미 3천218kg을 지역 어려운 이웃 및 복지관 등에 전달했다. 이학재 이사장은 사랑의 좀도리 운동은 새마을금고의 대표적인 지역사회 공헌 활동으로, 1998년부터 시작해 매년 연말 임직원과 산본 새마을금고를 거래하는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장기화와 한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함께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군포=윤덕흥기자
사르락 사르락 바람이 불어. 길을 따라 걸어 볼까? 바람결을 따라 길을 걷기 시작한 아이의 눈앞에 색다른 사슴이 보인다. 길 위에서 사슴을 찾아낸 아이는 더 깊은 눈빛으로 우리가 무심히 걸었던 길을 바라본다. 익숙하고도 새로운 친구들을 곧이어 찾아낸다. 이윤희 작가의 그림책 걷다보면(글로연 刊)은 바삐 사느라 우리가 지나쳤던 세상을 보여준다. 물줄기가 흥건한 꽃밭과 건널목, 신호등 거리, 모이를 먹는 비둘기, 빗줄기에 쓸려 모인 꽃잎 더미, 길에 나뒹구는 우산 등 아이가 걷는 길이 특별한 곳이 아니다. 하지만 색다른 눈길로 바라본 길에는 새로운 이야기가 피어난다. 여우에게 꽃을 건네는 생쥐, 향기 따라가는 고양이, 거인의 정원, 우주의 별과 교신하는 외계인, 어미 새의 날개 품에서 모이는 먹는 아기 새, 오리 가족의 산책 등 평소 생각할 수 없었던 모습들이다. 작가는 연필만으로 아름다운 그림과 이야기를 펼쳐낸다. 여백을 살린 프레임은 연필 그림의 단아한 정취를 시각적으로 돋보이게 한다. 정자연기자
표지 마을이 사라진다는 것은 500년 세월의 역사가 사라지는 일이고 평생의 친구와 이웃이 사라지는 일이다. 이제 안녕 도룡마을이란 책을 펴낸 수원의 골목잡지 사이다(더페이퍼ㆍ대표 최서영)는 최근 의왕시 도룡마을을 중심으로 역사적, 문화적 가치 보존의 취지를 담아 현재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겼다. 의왕시 월암동 도룡마을은 2018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돼 사라질 위기에 놓인 마을이었다. 이에 더페이퍼는 지난 1년여 간 마을을 오가며 주민이 기억하는 도룡마을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겨왔다. 마을주민들의 오랜 발자취와 역사를 담은 이번 발간서를 통해 흙냄새 물씬 풍기는 도룡마을의 꽃이 피고 지는 풍경, 일하고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모습,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왔던 마을 사람들의 정겨운 풍광들을 생경하게 담아냈다. 최서영 더페이퍼 대표는 도룡마을이 품고 있는 역사와 책 속에 담긴 주민들 개개인 삶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가진 소소한 일상의 추억을 함께 기억하고 공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공유하길 바란다며고 말했다. 류진동기자
의정부시가 시설급여를 제공하는 장기요양기관들이 늘면서 비상이 걸렸다. 노인인구수 대비 전국평균의 2배인 최고수준으로 장기 요양급여가 매년 수십억원씩 늘어 시 재정운용에 큰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지역 장기요양기관은 100곳으로 정원은 3천420명이다. 전체인구 45만1천868명(지난해 1월말 기준) 중 14. 4%인 65세 이상 인구 6만5천272명 대비 정원비율은 5, 2%다. 경기도 요양기관 1천812곳에 정원 6만644명, 65세 이상 인구 165만1천341명 대비 3.7%보다 1.5%가 높다. 전국 2.4%보다는 2배나 높다. 시 장기요양급여는 지난 2018년 160억2천400만원, 지난 2019년 175억2천200만원, 지난해 206억7천600만원 등에 이어 올해 231억5천700만원이 예상되는 등 매년 평균 20억원 이상 늘고 있다. 장기요양급여 이용자 중 기초수급자 비율은 28%, 재원부담율은 26% 등으로 전국 최고수준이다. 이 같은 장기요양급여 증가는 시 예산 중 사회복지분야 비중이 지난 2017년 46.74%, 지난 2018년 50.11%, 지난 2019년 53.03%(전국평균 30.7%), 지난해 53.89% 등 해마다 높아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시는 이에 따라 장기요양기관 과잉공급을 방지하기 위해 장기요양기관 지정심사규칙을 개정해 제한한다. 시 노인인구 대비 장기요양기관(시설급여) 정원비율이 도 노인인구 대비 장기요양기관(시설급여) 정원비율에 미달하는 경우에만 신설을 허용키로 했다. 신설 심사기준도 설치운영자와 장기요양요원의 윤리성 및 서비스 제공 능력에 53점의 가장 높은 배점을 주고 운영규정, 사업계획, 시설현황, 인력관리 등의 심사기준을 종전보다 강화했다. 심사기준을 종전보다 세분화하고 직원의 건강검진항목도 신설했다. 특히 시설에 CCTV를 설치하면 가산점을 준다.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시는 매년 장기요양기관 지정 심사 및 검토 등을 위해 노인인구수와 운영 중인 장기요양기관(시설급여) 수, 정원 등을 1회 이상 고시해야 한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의 장기요양기관 지정심사위원회 운영규칙 일부개정안 입법예고를 지난 17일 마쳤다. 조례규칙심의회 심사와 의결 등을 거쳐 고시하면 효력이 발생한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3~4년 동안은 장기요양기관 신설이 제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의정부=김동일기자
인천 동구 만석동의 한 가구공장 화재와 관련, 소방당국이 대응단계를 상향했다. 24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3분께 동구 만석동의 한 가구공장에서 불이났다. 소방당국은 10여분 후인 오전 11시 33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이후 오후 12시9분께 대응단계 지휘차 등 26대의 차량을 동원로 상향해 진화작업하고 있다. 대응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고, 대응 2단계에서는 인접한 5~6곳의 소방서 인력 및 장비를 동원한다. 이날 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높이 치솟자 오후 12시 기준으로 관련 신고 50건이 접수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불이난 건물은 창고로 활용중인 곳이라며 건물 내부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아직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기숙사비 환불 문제로 1년간 논란을 빚던 경기대와 학생들간 갈등이 학교와 기숙사운영업체측의 미사용 기숙사비 전액 환불 결정으로 해결됐다. 경기도는 24일 경기대 기숙사 입소생 1천477명이 2020학년도 1학기분 기숙사비 21억1천400만원(1인당 평균 143만원, 최대 300만원)을 돌려받게 됐다고 밝혔다. 도는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기숙사를 제공한 학생들이 총학생회를 통해 비대면 강의 전환에 따라 기숙사를 이용하지 않았는데 기숙사비를 돌려받지 못했다는 고충을 지난달 22일 접수하고 지원에 나섰다. 이후 도 공정국은 관련 자료를 수집해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 신청을 하는 등 조치에 나선 결과, 최근 경기대와 기숙사 운영업체로부터 이달 25일까지 기숙사 미사용 기간의 기숙사비 전액을 환급하겠다는 확약공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도는 공문으로 확약조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방문판매법상 계속 거래 계약의 환급 거부로 간주해 최대 1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한편 기숙사 관리 운영비의 타 용도 집행에 대한 배임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다. 아울러 도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피해구제 신속 대응을 목적으로 한국소비자원과 업무협약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같은 내용을 알리며 자신들의 생활공간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한 경기대 학생들 덕분에 1천954명의 경증환자가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었다며 이번 일이 한없이 고맙고 자랑스러운 경기대생들께 작은 위안이라도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광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