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방사무 분류, 지방분권 속도낸다

정부가 국가-지방자치 사무를 분류하는 조사를 하반기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이후 지방자치 사무를 지자체로 이양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는 2020년 자치분권 시행계획과 이행상황 점검평가계획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자치분권위원회는 국무조정실과 기획재정부, 교육부 등 부처별 자치분권 이행상황을 점검해 2021년 3월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자치분권 시행계획은 주민주권 구현, 중앙권한의 지방이양과 재정분권 강력 추진, 중앙-지방 및 자치단체 간 협력 강화, 자치단체 자율성과 책임성 확대,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지방선거제도 개선 등 6대 추진전략과 33개 과제로 구성돼 있다. 또 지난해 자치분권 시행계획 이행상황 점검평가 결과를 반영했다. 정부는 국가사무와 지방자치사무 현황을 파악하는 법령상 사무 총조사를 하반기 중 완료할 예정이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지방이양 대상 사무를 목록화하고 후속 지방일괄이양법 제정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문재인 정부 출범 4년 차로 올해 이행상황 점검평가는 자치분권 시행계획 과제 추진상황에 대한 성과 창출 중심의 평가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번 이행계획의 주요 내용으로는 20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지방자치법 개정에 다시 나서는 것이 포함됐다. 지방자치법은 주민자치를 강화하고 인구 50만 명 이상 도시에 특례시를 부여하는 등 지자체에 실질적인 자치권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 주민조례발안제도 도입으로 주민이 직접 조례안을 지방의회에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주민감사, 주민소송 청구권 기준 연령을 18세 이상으로 하향조정하는 등 주민 직접참여제도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강해인기자

수탁 폐수를 다른 폐수와 혼합 시 반응 확인 의무화

앞으로 폐수처리업을 하려는 업체는 각 시도에 허가를 받아야한다. 또 위탁받은 폐수를 혼합해 처리할 땐 혼합에 따른 반응검사를 의무적으로 해야하며 처리된 폐수를 방류할 땐 수질자동측정기를 설치해 확인해야한다. 환경부는 폐수처리업종에 대한 안전관리기준을 강화하고 위반시 과태료를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물환경보전법 하위법령 개정안이 오는 28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 된다고 27일 밝혔다. 개정안은 입법예고를 거쳐 오는 11월 27일부터 전면 시행된다. 우선 등록만 하면 개업할 수 있었던 폐수처리업종이 앞으로는 허가제로 바뀐다. 이에 따라 허가 절차, 기술능력시설 및 장비 등 허가기준 등이 마련됐다. 허가권자인 시도지사는 허가기준 충족 여부와 폐수처리 방법, 효율 등을 검토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폐수처리업체는 수탁받은 폐수를 다른 폐수와 혼합 처리하려는 경우 사전에 폐수 간 반응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사업자가 확인 의무를 위반할 경우 1천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처리한 폐수의 일부 또는 전부를 공공수역에 직접 방류하거나 공공하폐수처리시설에 1일 200㎥ 이상을 유입시키는 사업장은 수질자동측정기기를 부착해야 한다. 다만 기존 폐수처리업 사업장은 개정안 시행 이후 1년 뒤인 2021년 11월 26일까지 부착이 유예된다. 아울러 폐수 처리시설 정기검사를 도입한 법 개정안에 맞춰 시행규칙 개정안에 검사 주기와 기준, 부적합시설에 대한 조치사항 등 세부내용을 규정했다. 검사주기는 폐수처리업 허가를 받은 후 3년 이내에 최초검사를 받아야 하고 그 이후부터는 매 3년마다 검사를 받아야 한다. 기한 내 검사를 받지 않거나 검사 결과 부적합시설에 대한 개선명령 등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강해인기자

중고차 허위매물 의심 사이트, 실제 판매 조사했더니 95%가 허위

경기도가 온라인 중고차 매매 사이트를 조사한 결과 95%가 허위매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SNS로 접수된 제보에 따라 지난 6월5일부터 7월24일까지 허위매물을 올려놓은 것으로 의심되는 온라인 중고차 매매 사이트 31곳(차량 3천96대)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중고차판매자는 상사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한 후 상품용 중고차로 정식 등록하고, 상품이 판매된 후에는 해당 상품을 삭제해야 한다. 그러나 조사대상 차량 중 중고자동차 상사명의로 소유권 이전 후 매매상품용으로 정식 등록된 차량은 150대(4.8%)에 불과했다. 나머지 2천946대(95.2%)는 허위매물인 셈이다. 유형별로는 ▲차량말소 71대 ▲번호변경 304대 ▲차량번호 조회 불가 24대 ▲명의 이전 완료 차량(판매완료 등) 2천547대로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 명의이전이 완료된 지 1년 이상 지났음에도 인터넷 사이트상에서 매물로 게시돼 있는 차량이 2천390대(81.1%)에 이를 정도로 지속적으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조사대상 차량의 판매가격과 주행거리를 살펴보면, 중고자동차 판매자가 게시한 판매가격은 평균 748만3천원 수준이나 실제 취득가액은 평균 2천129만6천원으로 2.8배 비쌌고, 주행거리는 5천899㎞이나 명의이전 당시 실제 주행거리는 2만8천422㎞로 4.8배의 차이를 보였다. 김지예 경기도 공정경제과장은 허위매물을 게시하고 부당한 광고를 하는 것은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행위라며 이번에 조사된 중고차 판매 사이트 31곳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의뢰와 함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차단조치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는 소비자피해 예방을 위해 자동차365홈페이지등에서 제공하는 실매물 검색 서비스 활용을 권장했다. 이호준기자

[정전협정 67년, 잃어버린 우리땅을 찾아] 中. 소유권 규제

주민들은 종전이 된다 해도 달갑지 않을 거에요. 땅 주인들이 권리행사를 주장하면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거든요. 파주시 군내면 대성동 마을 거주민들의 삶은 애환의 연속이다. 대한민국 그 어느 도시에도 없는 규제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자유의 마을이라는 호칭이 붙는 이 마을에서 주민들은 정전협정 제10항에 의해 유엔군 사령관의 통제를 받는다. 납세와 국방의 의무가 면제되지만 연간 8개월 이상 거주해야 하며 위반 시 퇴촌 대상이 된다. 주민들을 옥죄는 많은 규제 중 가장 큰 문제는 토지 소유권 부재에 따른 불안심리 확산이다. 파주시 확인 결과 대성동 마을 총 46개 필지 중 17개 필지가 등기상 외지인 소유로 등록돼 있다. 과거(일제시대 등) 등기 문서를 토대로 법원 소송을 거쳐 승소한 외부인들이 주인이다. 나머지 21개 필지 역시 소유권을 주장하는 투자자들과 국가 간 소송이 진행 중이다. 정작 토지 소유권에서 배제된 주민들 뒤에서 외부인 간 토지 쟁탈전이 벌어지는 것이다. 김동구 이장은 주민들이 소유권 제한을 받으며 수십년 동안 마을을 지켜왔는데 땅 80% 이상이 외지인 소유이거나, 소유를 위해 소송이 걸려 있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허탈한 속내를 드러냈다. 파주시가 관리 중인 민통선 내 토지 국가소송 현황을 살펴보면 2018년도에 60개 필지에서 13건의 소송(원고승 5건, 원고패 6건, 진행 1건, 기타 1건)이 진행됐고, 2019년에는 61개 필지에서 13건의 소송(원고승 4건, 원고패 1건, 진행 7건, 기타 1건)이 이어지는 등 민통선을 소유하려는 외지인들의 싸움은 해마다 지속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초등학교 밖에 없는 마을 특성상 중ㆍ고등학교에 진학할 경우 어쩔 수 없이 인근 지역에서 두 집 살림을 해야하는 어려움도 감내하고 있다. 지역을 통과하는 대성동 주민 전용 마을버스가 있지만 긴 배차시간 등의 문제로 실질적인 통학 수단이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16일 대한민국을 뒤흔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건 등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이후 벌어지는 북한의 도발로 주민들은 365일 뼛속까지 스며드는 극한의 긴장감 속에 불안정한 삶을 사는 실정이다. 김동구 이장은 종전 아닌 정전 속 최전선에서 사는 만큼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과 같다. 한국이 아닌 유엔에서 만든 마을인 만큼, 그들의 규정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그동안 자유를 포기하고 살아온 주민들이 고향을 유지하고 살 수 있도록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최유각 파주시의회 의원은 특수지역에 오래 머문 주민들이 인권 침해에 익숙해져 (통제에 대해)체념한 것 같다면서 최근 묻지마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데 70여년 간 땅을 지켜온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요섭하지은기자

[경기만평] 당해 낼 재간이 없다…

[의장에게 듣는다] 포천시의회 손세화 의장

전국 최연소 여성 의장이자 경기도 최연소 의장, 포천시 최초 여성 의장 등 3개 타이틀을 거머진 손세화 의장(35)이 후반기 포천시의회를 이끌어가게 됐다. 손 의장은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이 돼 시의회를 새롭게 탈바꿈시키고 집행부에 대한 협치와 견제를 통해 시민께 신뢰받는 포천시의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 의장 선출과정에서 해당 행위를 했다며 제명당해 후반기 의정을 이끌어가기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손 의장은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과 파열음이 앞으로 포천시의회 의사결정에서 발전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비록 제명 조치를 받았지만, 민주당의 가치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후반기 의정에 대해서는 박윤국 시장과 보조를 맞춰 시 발전에 기여하면서, 적절한 견제와 긴장 속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회와 집행부가 서로 소통하며 협력하는 상생의 관계라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더불어민주당과 야당 의원들과의 협치에 대해서 손 의장은 시민의 행복을 위해서는 정당이나 개인의 당리당략을 떠나야 하고, 의견 차이는 있을 수 있어도 끊임없는 소통과 이해를 통해 의원 상호 간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손 의장은 포천시의 가장 시급한 현안에 대해 교통, 인구감소, 환경 문제로 꼽고 이같은 현안 해결을 위해 후반기 의정에 집중할 계획이다. 손 의장은 시민과 소통하고, 지역 현안을 파악해 대안을 마련하며, 시민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활발한 의정 활동을 펼쳐 시민과 공감하고 신뢰받는 의회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포천=김두현기자

[의왕시 ‘민선7기’ 2년 성과_인터뷰] 김상돈 의왕시장

Q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경제가 어렵다.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은. A 재난기본소득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침체됐던 골목상권은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지원금의 효과는 단기적일 것이라 판단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특례보증지원과 중소기업 육성자금지원, 소상공인 상하수도 요금 감면과 경영환경 개선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매출감소로 휴업한 적이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 100만 원 한도 내에서 매장의 재개장 비용을 지원하는 소상공인 재개장 지원사업뿐 아니라 지방세와 세외수입 체납처분유예, 지방세 납부기한 최대 6개월 연장 등 지원시책을 시행 중이다. 고용위기 극복을 위해 일자리 상생 의왕 공동선언으로 기업과 근로자, 지역사회가 코로나19의 확산방지와 함께 경제위기 극복과 고용안정을 위한 행정ㆍ재정적 지원을 위해 노력한다는 협약도 체결했다. Q GTX-C노선 의왕역 유치를 위한 계획은. A 의왕역 반경 5㎞이내는 장안ㆍ월암ㆍ초평지구와 군포 부곡송정지구 등 개발제한구역 해제 택지의 개발이 진행 중인 곳으로 향후 9만여 명의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광역교통망은 의왕역이 유일한데 GTX 정차역은 배제돼 있던 곳이다. 의왕역 주변의 시민뿐 아니라 군포시 부곡동 주민, 수원시 입북동 주민까지 GTX-C 노선의 의왕역 정차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으로 의왕역 정차를 추진하게 됐다. GTX-C 노선에 의왕역이 포함되면 교통소외 지역인 의왕역 주변지역 주민의 서울방면 출ㆍ퇴근 대중교통망이 확보될 수 있어 고용창출과 생산유발효과뿐 아니라 의왕ICD 화물차량과 출ㆍ퇴근차량으로 혼잡한 영동고속도로 교통체증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용역의 중간결과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해 하반기 종료예정인 기본설계 용역에 의왕역 정차검토가 반드시 반영될 수 있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Q 오는 10월 경기정원문화박람회 개최를 앞두고 있는데 어떻게 구상하고 어떤 효과를 기대하는지. A 박람회가 개최되는 레솔레파크는 2002년부터 조성된 공원으로 습지 및 수생식물, 왕송호수를 찾는 철새까지 다양한 인프라가 구축돼 있으며 의왕레일바이크, 스카이레일, 캠핑장 등을 갖춘 수도권 관광명소 공원으로 정원박람회를 통해 시민과 방문객에게 다양한 정원문화를 확산시키고자 추진하게 됐다. 정원으로 떠나는 소풍여행 레솔레파크라는 주제로 시민이 직접 정원을 꾸미고 박람회가 끝난 후에도 가족 또는 연인끼리 소풍을 올 수 있도록 차별화된 공원을 조성 중이다. 의왕시민정원사와 의왕시민추진단 등을 운영하고 전문교수의 지도로 이론과 실습을 통해 시민정원사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박람회를 통해 공원과 녹지에 시민과 함께 정원을 조성해 정원의 도시로 확대해 자연스럽게 정원 조경산업을 활성화 시켜 나가겠다. Q 민선 7기 후반기를 맞는 각오는. A 출범 3년차를 맞는 올해부터 실질적인 성과가 이루어지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진행 중인 33건의 공약사업을 계획대로 완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며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의왕시를 널리 알리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해 도시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일정대로 철저히 준비하도록 하겠다. 모락로 확장공사를 비롯한 12개의 도로 확ㆍ포장 및 개설 사업, 월암 버스공영차고지 확장, 화물자동차 공영차고지 조성 등 주차장 확충사업, 포일어울림센터 건립, 오전커뮤니티센터신축, 아름채 노인복지관 별관 건립 사업 등 많은 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 특히 시민과 더욱 소통하면서 계획된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의왕=임진흥기자

[사설] 인천시의 무책임한 수돗물 사태 대응

지난 9일부터 시작된 인천지역의 수돗물 유충 발생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인천시의 대응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부평정수장을 방문하여 점검하는 상황에서도 인천시 자체적인 노력보다는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며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행정을 보이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대책보고에서 일부 정수장을 밀폐형으로 바꾸는 등 때 늦은 대책을 내놓고 있어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갈지자 행정을 보이는 모습이다. 그러면서 정부의 그린뉴딜과제로 지원해달라는 무책임한 대처로 일관하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된 수돗물 사태에 대해 시장이 시민들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으면서 그 원인과 대책을 중앙정부에 전가하는 태도에 대해 시민들은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 재발방지대책과 수돗물 시민신뢰회복 프로젝트를 보고했지만 이에 앞서 이 사태를 유발하고 지금까지의 대처와 피해에 대한 시장의 아무런 공식 사과가 없이 국무총리가 사과하는 모습에 인천시민은 의아할 뿐이다. 인천지역에서 시작된 유충사태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전국적 이슈가 됐지만 어디까지나 인천시민이 겪는 고통에 대한 시정의 최고책임자는 시장이다. 수돗물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인천시가 지난해 붉은 물 사태로 혹독한 경험을 했기에 인천시민은 더욱더 의아해 하고 있다. 적수사태를 경험하면서 시민의 고통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한 기술적인 점을 감안해 인천시민은 인천시 행정에 적극 협조하면서 감내했다. 또한 모든 공무원이 밤낮으로 나서서 빠른 시일 내에 극복하는 모습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긴급사태가 발생한 경우 대처하는 매뉴얼의 정비와 보고체계의 단순화 등 전회위복의 행정혁신에 대해 격려하고 기대를 했다. 그러나 그 기대가 이번 사태로 인해 모든 것이 형식적 탁상행정이었다는 것으로 평가받게 됐다. 지난 적수사태는 그간 경험하지 못한 기술적인 문제에 기인하고 있지만 이번 유충사태는 행정관리 측면의 무책임이 핵심이다. 아직까지 정확한 문제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술문제가 아니라 외부에서 불순물의 유입을 차단하지 못한 관리상의 문제다. 지난 적수사태를 대비하면서 모든 시스템을 정비하고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여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문제이기에 어떤 변명도 용인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적수사태를 대응하면서 수돗물 모범도시로 거듭난다는 혁신을 구호로 내세워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천시 행정은 양치기목동으로 전락하면서 시민의 신뢰는커녕 불신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지방행정은 시민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 행정자원임을 명심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행정과 정책이 시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한정된 소중한 재정투입의 효과는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경우에 따라서 기대효과는 반감하고 역효과가 더 클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 바로잡는 비용은 막대하며 때로는 치명적이다. 인천시의 책임행정이 절실히 요구되는 유충사태임을 직시해야 한다.

[사설] 이재명 평가의 출발은 경기도정이다

지난주 이재명 경기지사가 주춤했다. 사이다로 통하는 그의 워딩이 역풍을 맞았다. 서울ㆍ부산시장 무공천 발언 때문이었다. 한 방송에서 진행자와 나누던 대화 중 나왔다. 서울ㆍ부산시장직(職)은 전(前) 시장들의 추문으로 공석이 됐다. 보궐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이 정치 도의상 맞다는 의견이었다. 여론과 그리 다르지 않다고 보여진다. 되레 여론의 심리를 시원하게 대변해 준 부분도 있다. 하지만 역풍이 셌다. 이낙연 전 총리가 다음 날 반박했다. (무공천 문제로) 미리 싸우는 게 왜 필요한가. 이 지사를 더 주춤하게 한 것은 이해찬 대표다. 이 지사가 저렇게 말해버리면 일주일 내내 시끄러울 것이다. 다분히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지사가 의견일 뿐 주장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부 보수 언론, 보수 논객들이 가세했다. 이 지사의 말실수 또는 입장 번복이라 평했다. 이 지사 측근들도 이 상황을 비중 있게 분석했다. 이재명 정치는 말 정치다. 적절할 때 과감히 던지는 일침이 그의 무기다. 대법 판결 이후에도 그의 언어는 계속된다. 그린벨트 훼손보다 신규 택지 개발이 바람직하다(언론 인터뷰). 병원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필요하다(의원에 편지). 경기도형 기본주택으로 집값 걱정 없애겠다(본인 페이스북). 모두 언론에 비중 있게 다뤄졌다. 대체적 여론도 좋다. 정치권에서도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다. 무공천 발언과는 다르다. 차이는 도정(道政)에 있다. 그린벨트는 경기도의 숙명적 현안이다. 서울 그린벨트 해제는 곧 경기도의 문제다. 병원 수술실 CCTV 설치는 경기도가 치고 나갔다. 그 실험 경험을 살려 확대해보자는 주장이다. 근래 주택 문제 중심에는 경기도 부동산의 이상 폭등이 있다. 그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모두 경기도 현안이거나 닥칠 일이다. 반면, 무공천 발언은 경기도정과 무관하다. 영역 밖의 일이라고 정치권에서는 해석될 수 있다. 이 분명한 차이가 환영과 역풍으로 구분된 것이라 본다. 굳이 정치적 언어로 정치권의 견제를 자초할 필요가 있을까. 최대 광역 지자체인 서울시의 장(長)이 공석이다. 10개월 가까이 지어질 공백이다. 그 사이 전국 최대 지자체 대표는 이 지사다. 얄궂은 운명이지만 이게 현실이다. 이 지사의 행정이 전국 지자체의 본이 되는 상황이다. 충실한 도정만으로도 얼마든지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 그도 스스로도 진단했다. 나에 대한 기대는 성남시정ㆍ경기도정 성과에 대한 평가다. 그 진단이 맞다. 그 속에 답도 있다. 가장 경기도적인 것이 가장 전국적인 것이다. 서울시장이 공석인 작금의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지지대] 날마다 雨요일

유럽의 젊은이가 고향을 뜬다. 그리고 무작정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청년에게 미국은 어떤 의미일까. 그것도 이름 없던 국가 출신의 젊은이에게 말이다. 갓 스무 살을 넘긴 한낱 외로운 존재에게 과연 인생의 이정표는 있을까. 누군가 아는 척을 하면서 귀띔해준다. 이봐! 남부 캘리포니아에는 태양이 얼마나 강렬한지 비가 내리지 않을 정도라고. ▶대도시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그렇게 몇 년을 살았다. 어느 날 태양이 이글거린다는 그곳으로 향한다.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한 건 딱히 없었다. 무작정 남쪽으로 내려갔다. 영화 같은 이야기가 이뤄질 것 같았다. 자신감은 없었다. 물론 뚜렷한 직장도 없었다. 남부 캘리포니아에 내리니 비가 억수 같이 퍼붓고 있었다, 현실은 늘 반전이다. 불현듯 집에 가고 싶었다. ▶앨버트 하몬드(Albert Hammond)의 명곡 It never rains in Southern California의 노랫말이다. 트롯트가 대세인 요즘, 뭔 뚱딴지같은 얘기냐고 핀잔을 듣겠지만 그의 곡들은 록(Rock)으로 분류된다. 1970년대를 풍미했던 그의 곡에는 유난히 비와 관련된 사연들이 많다. 또 다른 명곡 For the Peace of All Mankind도그렇다. 시원한 빗줄기가 소박한 인류의 평화라는 게 결론이다. 그의 노랫말은 대부분 그 자신의 자서전이다. 앨버트도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영국에서 대서양을 건너왔다. ▶빗물, 빗방울, 빗줄기, 소나기, 이슬비 등 비를 일컫는 어휘들은 섬세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라는 자연현상은 뭔가 우울하고 슬픔의 대명사다. 유행가에서도 비와 관련된 노랫말은 안타깝다. 가수 송창식의 비의 나그네에서도 비는 슬픔이다. 그런데 색다르다. 또 다른 반전이다. 송창식 방식의 감성으로는 빗소리는 그리운 임의 발걸음 옮기는 소리다. 하지만 역시 결론은 애달프다. 비가 내리면 임이 오시는 반가움이고 비가 그치면 임이 떠나는 애틋함이다. 결은 다르지만, 결론은 섧다. 이번 주 내내 비가 내린다는 예보다. 날마다 우요일(雨曜日)이다. 비가 오면 그리운 임이 오신다는 노랫말의 반전이 이뤄지는 한 주일이길 기대한다. 일상의 반전은 더욱 반갑기 때문이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