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불의 전쟁터 ‘화성’에서의 첫 걸음

2020년 3월20일. 중앙소방학교에서의 1년간의 소방간부후보생으로서 교육을 마치고 교육생 신분에서 벗어나 소방관으로서 첫발을 내딛게 됐다. 그 시작은 경기도 화성소방서 향남119안전센터. 전국 화재 출동 1위의 지역이다(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의 화재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화성소방서 관내 화재건수는 637건으로, 전국 1위). 가장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처음 화성소방서에 가고 싶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화성의 화자가 실은 불화(火)라며 농담 반 진담 반 만류하는 조언을 들었을 정도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사실 패기 넘치게 화성소방서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다녔지만서도 진심으로 결심이 서기까지 많은 생각에 마음속이 복잡했었다. 임용일이 코앞으로 다가올수록 스스로가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고, 재난현장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온 선배소방관들에게 생사를 오가는, 마치 전쟁터와 같은 치열한 현실일지도 모르는 화재현장을 더 많이 배우고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현장을 배움의 장으로 착각한 나 개인의 욕심은 아닐까하는 걱정이 들었다. 누군가가 보기엔 객기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도 역시 컸다. 그러나 겪어보지도 않고 겁부터 먹고 있는 모습은 나답지 않음을 이내 깨닫고 일단 직접 부딪혀보기로 했다. 덕분에 화성에서 직접 화재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혀가며 현장의 산경험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한 달여가 지난 지금, 당연히 그 명성답게 녹록지 않지만 역시나 겪어보지 않았으면, 이론만으로는 잘 와닿지 않을 수도 있는 소중한 경험들이 벌써 많다. 바로 얼마 전 한 공장화재였다. 강한 주수압력에 의해 창문 하나가 아래로 추락하였고 창문은 나의 왼쪽 어깨를 스치듯 추락했다. 파열음이 난 뒤에야 창문이 내 바로 옆으로 떨어졌음을 인지했다. 현장에서는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한다는, 이론적으로만 알고 있던 사실이 온몸으로 와닿는 순간이었다. 만약 그 당사자가 내가 아닌 동료였더라도 나의 잘못인 상황이었다. 나 자신의 안전뿐만 아니라 동료의 안전을 위해서도 항상 주위의 위험요소를 면밀히 살펴야 함을 크게 배웠다. 현장에서 바보 같은 행동을 할 때, 특히나 지휘권과 책임이 주어지는 하늘색 간부 핼멧을 쓰고 재난현장에서 실수할 때면 그 이후로도 한참이나 이불을 찰 만큼 부끄러움과 자책감이 들지만 주어진 자리에 대한 더 깊은 소방의 사명감을 책임감을 느끼게 해준다. 더불어 절대 잊을 수 없는 경험까지도. 세상에 공짜는 없고 수고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음을 그 어느 때보다 확고히 느낀다. 신임 소방간부로서 빠르게 배우고 습득해 나가야 할 것들에 대한 부담감은 있지만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확실하게 다지며 가고 싶다. 그 어느 것 하나라도 허투루 넘기지 않고 잘 쌓아 앞으로 대한민국 소방의 발전에 가장 가까이에서, 그리고 가장 선두에 서서 나아가고 싶은 포부를 밝혀본다. 마지막으로 아직 많이 어리고 미숙함에도 항상 곁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차근차근 가르쳐주시는 우리 향남119안전센터의 직원분들과 센터장님께 특히, 깊은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윤수민 화성소방서 향남119안전센터 소방위 火

[천자춘추] 경기도형 문화뉴딜 프로젝트

강동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우리 삶의 양식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한국만의 문제,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세계인의 문제임과 동시에 시대의 문제이다. 지난 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었지만, 경기도의 콘텐츠 창작자와 기업들은 작년 아프리카돼지열병부터 이번 코로나19까지의 재난 상황으로 6개월 이상의 심각한 경제적 위기에 빠져 있다. 한국의 콘텐츠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상 수상, 가수 BTS의 빌보드 차트 입성 등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는 와중에 코로나19 악재로 한류 성장이 한풀 누그러짐이 아쉽기 그지없다. 한편으로는 이런 국가 재난상황에서도 콘텐츠 창작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함으로써 그간 힘들게 쌓아온 우리의 창작 기반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경기도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문화예술관광 분야 종사자들의 위기극복을 위해 긴급활동 지원, 취약근로자 보호, 공공시설 입주단체 임대료ㆍ사용료 감면 등 3개 분야에 총 103억 원을 지원하는 경기도형 문화뉴딜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경기콘텐츠진흥원도 경기도형 문화뉴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콘텐츠 기업과 종사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진흥원이 운영하는 콘텐츠 창작창업 거점 경기문화창조허브의 임대료와 사용료를 100% 감면했으며, 휴업 영화종사자를 위한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그뿐만 아니라 경기도 인증 지역서점의 비대면 판매 촉진을 위한 배송비용 지원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인디 뮤지션들의 온라인 공연과 미디어센터 활동 강사의 온라인 교육 강의 개발도 지원하고 있다. 이번 위기로 콘텐츠 창작자와 기업의 창작 의지가 꺾이지 않기를 응원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 노멀로써 언택트 문화가 확산된다면 콘텐츠 산업에 닥친 지금의 위기가, 앞으로의 큰 기회로 바뀔 것이다. 진흥원도 경기도 콘텐츠산업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전사적 경영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강동구 경기콘텐츠진흥원 청렴감사실장

[이슈&경제] 무너지는 글로벌 가치사슬

임기수 코로나19로 인한 한국경제의 암운(暗雲)이 생각보다 짙게 드리우는 듯하다. 지난 4월 말 주요 대외경제정책의 일관된 추진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는 4월(1일~20일)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9% 감소하였음을 언급하며, 향후 우리 경제가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경제적 충격이 얼마나 클지 짐작 가능한 대목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은 소비심리의 감소에서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0년 4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의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달보다 7.6% 하락한 70.8%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67.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하니 국민은 홍 부총리보다 경기침체를 빠르게 느끼는 듯하다. 그렇다면, 극심한 경기침체의 늪에 빠진 우리 경제를 위한 탈출구는 없는 것인가? 실마리는 제조업의 비중에서 찾을 수 있다. 기획재정부에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27.8%로 우리와 유사한 경제구조를 가진 독일(21.6%), 일본(20.8%)보다도 5%가량 높으며 주요 선진국인 미국(11.6%)과 영국(9.6%)보다는 2배 이상 높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제조업이 굴뚝 산업, 3D산업(Dirty, Dangerous, Difficult), 후진적 산업으로 인식되며 내국민이 취업을 기피할 정도였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비중을 유지하고 있었다. 암울한 시기에 참으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높은 제조업 비중은 코로나19의 효과적 통제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 효과 몇 가지를 꼽아보자. 첫째, 제조업은 서비스업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인적 교류가 적은 분야이다. 우리나라의 서비스업 의존도는 62%로 미국(80%)ㆍ스페인(75%)ㆍ독일(69%) 등보다 매우 낮다. 이는 전염병 확산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음을 의미하고 우리가 도시 봉쇄 등의 극단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염병 감염을 통제할 수 있는 요인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나라안에 위치한 여러 제조기업을 활용하여 예기치 못한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였다는 것이다. 마스크를 예로 들어보자. 코로나19의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은 필수이다. 그러나, 해외 여러 나라에서는 이를 조달하지 못해 감염병 치료기관인 병원 관계자들조차 면 마스크를 오랫동안 사용하였다. 그에 비해 우리 국민이 비교적 마스크를 원활히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에 100여 개의 마스크 공장이 가동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바이러스의 종식 후에도 글로벌 경제체계에 많은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기업의 효율적 가치 창출을 위해 활용되었던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전략은 더이상 기업가치 창출의 기본 전략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코로나 이후에는 제조ㆍ생산망을 자국에 유치하는 리쇼어링(본국 회귀)이 세계적 흐름으로 자리매김하며 글로벌 분업체계는 낮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가치사슬(GVC)의 약화는 무역의존도가 70%(2018년 기준)가 넘는 우리나라로서는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새로운 경제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에 대한 빠른 적응이 필요하다. 또한, 타국의 기업이 가질 수 없는 기술 개발에 전념해야 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한국의 진단키트를 전 세계가 원하는 것처럼 말이다. 임기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사설] 20대 국회, 유종의 미를 보여 주기 바란다

20대 국회 임기는 오는 29일로 끝난다. 상당수 현역 의원들이 21대 총선에서 불출마 또는 낙선하였기 때문에 이미 파장된 장터와 마찬가지인 20대 국회 모습이기는 하지만 공식적으로 19일이라는 기간은 남아 있다. 비록 20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오명을 조금이라도 벗어나려면 마지막 남은 임기라도 국민의 대표기관의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노력했다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현재 개회되고 있는 20대 국회의 377회 임시회는 국회법에 따라 오는 15일까지 열릴 수 있다. 또한,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여야만 합의한다면 378회 임시회를 소집하여 29일까지도 20대 국회는 활동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20대 국회의원들이 최악의 오명 국회라는 불명예를 조금이라도 불식시킬 의지가 있느냐가 관건이다. 우선 여야는 지난 7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을 20대 국회 임기 안에 처리한다는 데 합의했다. 과거사법에 의해 설치된 과거사위원회는 2006년 4월부터 2010년 6월까지 4년 2개월의 조사활동을 마친 뒤 2010년 12월 해산했다. 당시 조사 기간이 짧아 상당수 피해자에 대한 진상규명이 완료되지 못했다. 과거사위원회 해산 뒤 알려진 형제복지원선감학원 사건 등 국가에 의한 인권유린 사건 등에 관련된 피해자들은 과거사위원회의 재가동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이에 지난 7일 여야 합의로 형제복지원 사건 등 권위주의 정권 시절 벌어진 인권유린 사건들의 진실이 규명될 길이 열리게 된 것은 잘한 일이다. 이미 행정안전위 여야 간사는 과거사법 개정안에 대하여 과거사위 조사 기간을 원안의 4년에서 3년으로 줄이고, 또한 청문회를 비공개로 바꾸는 등 일부 내용을 수정하기로 합의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부산의 형제복지원에서 1975~1987년 일어난 인권유린 사건이다. 형제복지원은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목으로 장애인, 고아 등을 불법감금하고 강제노역을 시키며 각종 학대로 사망한 사람들을 암매장하기도 했다. 또한, 확인된 사망자만 551명이다. 그러나 해당 사건의 주범인 박인근 원장은 살인과 가혹행위 등에 대해선 재판조차 받지 않았고, 국고지원금 횡령죄로만 징역 2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을 뿐이다. 이후 그는 복지원도 건설사에 팔아 수백억 원의 시세차익까지 챙겼다고 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지도부가 교체되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라고, 또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협치의 정치를 하겠다라고 공언하였다. 이런 새로운 모습을 이번 20대 국회 임기 마지막에 과거사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보여 준다면 다소라도 20대 국회의 불명예도 씻을 수 있고, 또한 21대 국회의 새로운 모습에 대한 기대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사설] ‘신천지’ 실수 반복하면 무능 방역이다

우선, 방역 추적이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천지는 기존 교단에서 이단 취급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신도들이 신분 공개를 꺼려했다. 대구 신천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이유도 여기 있다. 이태원 클럽 사태도 독특한 사정이 있다. 처음 알려진 확진자(용인 거주)가 출입한 곳은 게이바다. 출입했다고 모두를 동성애자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곱지 않은 시선만은 분명하다. 신천지 때와 마찬가지로 출입자 확인이 어렵다. 9일 현재까지 서울시가 통화한 출입자는 1천936명 가운데 637명뿐이다. 이용자가 전국적으로 분포한다는 점도 같다. 대구 신천지는 신도들에게는 성지였다. 전국에 소재한 교회 신도들이 모두 모였다. 확진자 발견 이후 신천지 확진자가 경기도 과천, 수원 등 전국에서 발생하며 창궐로 몰아갔던 이유다. 이태원 클럽 사태 역시 파장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10일 현재 54명의 확진자가 이태원 발로 방역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 경기, 인천은 물론 제주도까지 나타났다. 직업별로도 일반 직장 근로자, 병원 근무자에서 현역 하사관까지 종잡기 어려울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 방역 당국 입장에서 보면, 한 번 겪었던 유형이다. 신천지 사태 경험이 사태 장악을 위한 학습으로 이어질 수도 있음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측면을 보기 어렵다. 가장 중요한 최초 확인 감염자의 감염 경로를 확실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용인에서 처음 확인된 확진자가 첫 유포자가 아닐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방역 당국의 책임 있는 설명은 1주일째 없다. 대구 신천지 사태 때도 슈퍼 전파자로 알려진 31번 확진자의 감염 경로는 끝내 확인되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국민이 불안하다. 여기에 우리 사회의 방역 긴장까지 급격히 떨어졌다. 휴일 나들이 인파의 상당수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 종료와 국민 피로감이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 분위기를 다시 다잡는 것이 중요하다. 10일 현재 확진자 발생 추세는 대단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3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지역 감염이 26명이다. 확진자가 30명대로 진입한 것은 28일만이다. 대구 신천지 사태가 한창이던 시기를 제외하면 하루 확진자 30명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숫자다. 국가 위기에 준하는 방역 태세가 요구된다. 상황이 길어지면 정부 신뢰에도 타격이 갈 수 있다. 확진자가 급증하자 일부에서는 그동안 검사를 느슨하게 진행했던 것 아니냐는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그 이유로 총선이라는 정치적 배경을 얘기한다. 정부에서는 턱없는 소리라고 하겠지만, 확진자 급증을 보며 가질 수 있음직한 추론이다.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는 방법은 오로지 이태원 클럽 사태의 조기 진화다. 얘기했듯이, 신천시 사태의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온 국민이 방역 성공의 칭찬을 유보했다. 그리고 이태원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인천의 아침] 무위자연

선일스님 인간과 자연은 서로 공존하며 사는 하나의 공동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인간은 자연을 정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것이 인간의 위대함을 나타내는 행동이라고 착각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자연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를 지배하는 종족의 서열 최상위에 서 있게 되면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동식물들을 인간의 먹잇감이나 놀잇감으로 만들기 위해 유전자 조작까지 하며 자연을 총체적으로 지배하려고 하고 있다. 이러한 자연과 동식물의 훼손으로 기후변화, 생태계 혼란 등으로 인해 자연의 지배자라고 자부하고 있지만 언제 지배자에서 처참하게 몰락하여 이 지구 상에서 멸종할지도 모르는 위태로움에 직면할 수도 있다. 지금 겪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서막일 뿐이라고 양심 있는 과학자들은 예견하고 있다. 어떤 것이 진리인지 자연에서 배우고자 하는 이들은 몇 안 되고, 오직 부와 쾌락과 권력에 치우쳐 인간의 본성을 잃어만 가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살다 보니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모든 것을 꾸미고 남을 속이고 이용하며 자연을 훼손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지배하려는 끝없는 탐욕의 늪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인간성 회복은 요원하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과거 현인들은 무위자연이라는 삶의 철학에서 세상과 모든 생명체 속에서 공존하는 지혜를 찾고자 하였다. 쉽게 말하면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애를 쓰거나 가면을 쓰고 위선적인 행동을 할 필요도 없고, 자연과 더불어 있는 그대로, 그냥 사는 것이 진정한 삶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이다. 노자가 말하는 무위자연의 도는 인위적으로 꾸미거나 억지로 가공하지 않고, 자연의 성질이나 모습을 지키는 것 또는 방법이 무위자연의 도이다. 그래서 노자는 성인은 만물이 스스로 본성에 순응하려 함을 도와줄 뿐, 의도적으로 행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무위자연의 도를 실현하는 방법으로는 외적으로 다투지 않고, 내적으로 소유하지 않고, 자랑하지 않으며, 탐내지 않음을 실천하여야 한다고 한다. 즉 원래대로의 모습 그대로를 무위자연이라 했다. 그리고 불교에서 무위자연의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것인가? 먼저 불교 무위법(無爲法)의 정의를 찾아보자, 무위는 범어 산스끄리따(ASASKta)에 부정관사 a가 첨부된 것이다. 산스끄리따는 불교 이전의 브라만교에서 절대신 브라흐만(창조신)에 의해 세상이 만들어지고 인간과 동물이 모두 완벽히 조종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래서 브라흐만이 만들어 인간에게 전했다는 언어인 산스끄리뜨(saskta) 즉 범어도 같은 단어를 사용한다. 즉 절대 신에 의한 완벽한 조종이 되지 않는 상태를 가리켜 어산스끄리따 무위(無爲)라 일컬은 것이다. 다시 말해 불교에서의 무위자연은 신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어떤 인연에 의해 조작되지 않은 것으로, 생겨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고 항상 그대로 변함이 없는 해탈법을 뜻한다. 인간의 괴로움도 자연을 그대로 보지 않는 데서부터 오는 것이다. 바이러스의 침입도 기후 위기도 핵전쟁도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모든 것이 시작부터의 원래대로 본래 모습을 자연에서부터 찾는대서 온다고 보는 것이다. 옛 고승들은 스님의 말씀만 법문이 아니고 자연의 모든 소리를 법문이라 하여 무정설법(無情說法)이라고 하였다. 이제 자연의 소리에서 진리를 찾는 지혜를 가져야 인간과 자연은 서로 공존하며 사는 하나의 공동체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선일스님 법명사 주지

[지지대] ‘부성 우선주의’ 폐지 권고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의 주인공 최서희는 김길상과 결혼, 두 아들을 낳아 최환국, 최윤국으로 이름 지었다. 가부장제가 엄격했던 일제강점기에 자녀에게 아버지 대신 어머니 성을 물려주는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서희는 서류를 위조했다. 요즘의 가족관계부에 자기 이름을 김서희, 남편은 최길상으로 바꿔 기재했다. 최 참판댁 무남독녀로서 어떻게든 대를 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우리 민법은 제정 당시 자녀는 무조건 아버지 성을 따르도록 했다. 어떤 예외도 허용되지 않았다. 이는 딸은 대를 이을 수 없다는 가부장주의와 직결됐다. 자손 대대로 집안 성을 물려주며 대가 끊기지 않게 하려면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져 남아선호가 확산되게 됐다. 부성(父姓)주의는 헌법이 규정한 양성평등 원칙에 어긋나 위헌이란 의견이 2000년대 중반 이후 꾸준히 제기돼왔다. 노무현 정부가 2005년 호주제를 폐지하면서 부성주의도 손을 봐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렸다. 당시 이 문제가 헌법재판소에 제기됐을 때 9명의 헌법재판관 중 유일한 여성인 전효숙 재판관이 국가가 일방적으로 부성의 사용을 강제하는 건 혼인과 가족생활에 있어 양성평등을 명하고 있는 헌법 위반이라는 의견을 냈다. 자는 부의 성과 본을 따른다. 다만 부모가 혼인 신고 시 모의 성과 본을 따르기로 협의한 경우에는 모의 성과 본을 따른다(민법 781조 1항). 2005년 개정된 현행법은 부성주의를 기본 원칙으로 삼되 부부가 합의하면 모성주의를 적용할 길을 살짝 열어놨다. 이후 부모의 두 성을 함께 쓰는 이들이 생겼다. 법무부 산하 포용적 가족문화를 위한 법제개선위원회가 어버이날인 8일 여성아동 권익 향상과 평등한 가족문화 조성을 위해 민법상 부성 우선주의 원칙 폐기를 정부에 권고하기로 의결했다. 앞서 2018년 문재인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로드맵에도 부성 우선주의 폐지 원칙이 담겼다. 저출산을 부추기는 불합리한 법제 개선의 일환으로 아버지 성을 우선하는 부성주의 원칙에서 부모 간 협의 원칙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발표한 국민 여론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7명은 자녀가 아버지 성을 따르도록 한 부성주의 원칙을 없애는 제도 개선에 찬성했다. 남성도 63.4%가 부모가 협의해 자녀 성을 정하는 것에 동의했다. 유엔여성차별철폐협약(CEDAW) 등 국제사회도 한국정부에 불평등한 자녀 성 결정제도를 개선하라고 권고해왔다. 한국사회의 가부장제 뿌리가 깊다. 법제개선위원회의 부성 우선주의 폐기 권고를 법무부가 받아들일 지 주목된다. 이연섭 논설위원

부천·안산, K리그2 개막전 나란히 승전가

프로축구 K리그2 부천FC와 안산 그리너스가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2020시즌을 기분좋게 시작했다. 부천은 10일 충남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1라운드 원정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바비오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충남 아산을 1대0으로 제압했다. 전반 중원에서 팽팽한 접전을 펼치던 양 팀 중 아산이 먼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아산은 전반 37분 오스트리아 출신 새 외국인 공격수 아민 무야키치가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했고 이 공이 부천 골키퍼 최봉진의 몸을 스쳐 골대 맞고 나왔다. 결정적 위기를 넘긴 부천은 후반 들어 브라질 듀오 바이아노와 바비오를 앞세워 득점 기회를 노렸지만, 상대 골키퍼 함석민의 잇따른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이후 무승부의 기운이 짙어지던 후반 막판 페널티킥이 승부를 갈랐다. 후반 41분 바비오가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돌파를 시도하다 상대 수비수 발에 걸려 넘어졌고 주심은 즉각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후 비디오판독(VAR)에서도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키커로 나선 바비오가 후반 46분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부천의 승리를 확정했다. 한편,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안산과 FC안양의 1라운드 경기에선 안산이 후반 6분 터진 이래준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대0으로 승리했다. 이날 안정적인 지도를 펼친 김길식 안산 감독은 K리그 사령탑 데뷔전을 승리로 이끌며 팬들에게 강렬한 첫 인상을 남겼다. 아울러 안산은 이날 승리를 통해 안양과의 맞대결에서 2018년 3월(2-1) 이후 2년 넘게 이어진 안양전 7경기 연속 무승(2무 5패) 징크스를 깨뜨렸다. 이 밖에 수원FC는 9일 홈 개막전에서 대전을 상대로 첫 승 사냥에 나섰지만, 선제골 이후 두 골을 내주며 1대2로 역전패 했다.이광희기자

KTㆍSK, KBO 개막 첫 주 1승 4패 부진…공동 꼴찌

경인지역을 대표하는 KT 위즈와 SK 와이번스가 KBO 개막 첫 주 부진에 빠지며 나란히 최하위로 추락했다. KT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투수 김민의 난조와 수비 실책이 겹쳐 연장 접전 끝에 12대13으로 패했다. 이로써 KT는 롯데와의 홈 개막시리즈 3연패에 이어 두산 원정(1승 1패)에서도 반등에 실패하며 올 시즌 1승 4패로 SK와 함께 최하위로 처지게 됐다. KT는 경기 초반 장성우의 홈런포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2회초 장성우는 유한준과 박경수의 안타로 맞은 2사 1,2루 찬스에서 두산 선발 이용찬이 던진 2구째 포크볼을 잡아당겨 비거리 115m짜리 좌월 3점 홈런을 폭발시켰다. 그러나 KT는 선발 김민의 급격한 난조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민은 3대0으로 앞선 3회말 두산 정수빈, 박건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세 타자 연속 안타를 내줘 위기를 자초한 뒤 1사 만루에서 후속 김재환에게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을 허용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김민은 다음 이닝에서 또 한번 위기를 맞았다. 4회말 정수빈과 안권수를 볼넷과 내야 번트안타로 출루시킨 김민은 무사 2,3루에서 페르난데스에 오른쪽 담장을 향하는 3점 홈런을 추가로 내줬다. KT는 3대7로 뒤진 5회 불펜을 투입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구원에 나선 김민수(⅓이닝 2자책)와 손동현(⅔이닝 1자책)이 한 이닝 동안 3실점 하며 상대 타선을 봉쇄하는데 실패했다. 이후 KT는 6ㆍ7회 타선에서 3점을 만회한데 이어 8회 장성우의 1타점과 심우준의 2타점 등으로 대거 3점을 뽑아 9대10으로 추격한 후 8회말 1점을 내줘 다시 두 점차로 벌어졌지만, 마지막 9회초 공격에서 황재균의 투런포가 터져 11대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KT는 10회초 고졸 신인 강현우의 적시타로 12대11로 역전했지만, 10회말 마무리 이대은이 두산 오재일에 우월 솔로포를 내줘 재차 동점을 허용한 후 11회말 1사 1,2루에서는 내야 수비실책이 겹쳐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한편. SK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진행된 롯데와의 방문 경기에서 선발 김태훈의 호투에도 0대4 완패를 당하며 3연패 늪에 빠졌다. 2018년 5월 NC전 이후 2년여 만에 선발로 나선 김태훈은 6이닝 동안 3볼넷, 2피안타, 2실점의 짠물투를 보였지만, SK 타선이 롯데 선발 댄 스트레일리(7이닝, 3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에 막히며 무기력하게 졌다. 이광희기자

[당선자 인터뷰]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화성을 당선자

더불어민주당 원내 수석부대표로 종횡무진 했던 이원욱 화성을 당선자는 이번 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64.5%의 압도적 득표율로 3선 고지에 올랐다. 경ㆍ인지역을 통틀어 2번째 득표율이다. 이로써 이 당선자는 화성시 승격 이래 최초의 3선 중진의원이 됐다. 이 당선자는 줄곧 공감과 소통의 정치를 강조해왔다. 이에 걸맞게 이번 선거슬로건도 힘내라 대한민국 파이팅 동탄으로 설정, 선거운동기간 내내 피켓을 들고 아침 출근인사를 하며 유권자와 소통했다. 그는 당선소감을 분열이 아닌 화합의 정치, 하나된 모습으로만 우리는 고비를 넘어설 수 있다며 더 낮은 자세로 공감과 소통으로 일하겠다고 밝혔다. -화성지역 첫 3선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소감은. 어깨가 무겁다. 8년 성과에 대한 평가를 넘어 문재인 정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평가의 시간으로 여겼으며, 유권자들이 그 평가를 어떻게 내려주실 것인지 무거운 마음이었다. 특히 민주당 수석부대표로서의 활동과 코로나 19 국난극복에 대한 평가가 이번 선거에 모두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국민들께서 문재인대통령과 여당에 힘을 실어주실 것을 결정했다. 맡겨주신 소임을 다할 것이며 책무를 소명으로 삼아 노력하겠다. -화성 을 지역의 시급한 현안과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 있다면. 교통도시, 교육복지도시, 문화체육도시, 활력도시 등 4개 주제로 발표한 15대 중점 공약가운데 핵심은 교통공약으로 철도중심 동탄을 만드는데 꼭 필요한 공약이다. 이들 공약이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특히 GTX삼성-동탄간 우선개통문제는 서울시와의 문제로 박원순시장과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또한 M버스 문제 역시 많이 확충됐지만 여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확충 노력을 할 것이다. 아울러 경기도립 및 화성시립도서관 확충, 국공립 유치원 확충, 국제규격수영장 건립, 1500석 공연장 건립 등 공약을 실현함으로써 동탄 주민의 삶의 질을 높여 명품도시 동탄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밖에 대학병원 유치, 첨단생명과학단지 조성, 테크노랩 도입 등으로 동탄을 첨단 산업의 메카로 만들어 동탄의 도시 자족기능을 높일 방침이다. -중진 반열에 오른 국회의원으로서 21대 국회에서 발의하고 싶은 첫 의안은. 보호종료청소년 문제를 1호 법안으로 결정했다. 보호시설에서 생활했던 아이들이 만18세가 되면 시설을 떠나야 한다. 그런데 그때 그 아이에게 주어지는 돈은 불과 500만원이며 후견인 또한 상실된다. 모든 것이 온전히 그 아이의 몫이 된다. 만 18세에 세상 모든 일을 그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 해야 한다. 1호 법안은 그 아이들에게 내 편 좋은 어른이 되어주는 법으로, 보호시설 종료 나이를 상향하고 후견인을 연장하는 법안이다. 이 법안은 화성지역 신영아이마루 보육원에 갔을 때 만난 아이들, 들은 이야기의 총체다. 국가책임으로 아이들의 성장을 도와야 한다.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나라가 나라다운 나라일까, 그런 질문을 던지며 1호 법안을 준비했다. -앞으로의 의정활동 포부와 상임위 활동 계획은. 소통과 공감의 정치를 펼쳐나가겠다. 정치가 불안하면 국민 삶 역시 그러할 수밖에 없다. 상생의 정치, 소통의 정치를 펼쳐나가도록 하겠다. 자신의 진영만을 위한 정치가 아닌 진영을 떠난 우리 아이들을 위한 정치를 펼칠 수 있도록 사회적 대타협의 밀알이 되겠다. 상임위원회는 좀 더 숙고해서 결정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원욱과 민주당, 문재인의 성공을 지지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선택에 부응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문재인정부의 성공은 한 정당의 성공이 아닌 국가의 성공이자 우리 아이들의 행복이다.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 화성=박수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