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이적생 복덩이’ 오원석의 호투에 힘입어 위닝시리즈를 예약하며 5위로 도약했다. KT는 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주말 시리즈 2차전서 선발투수 오원석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에 힘입어 롯데 자이언츠를 4대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2연승을 거둔 KT는 40승 고지(3무36패)에 오르며 이날 한화에 패한 SSG 랜더스(38승3무36패)를 끌어내리고 5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전날 17안타를 몰아친 KT 타선은 1회부터 집중력을 발휘하며 선취점을 뽑았다. 1사 후 김민혁의 중전 안타와 안현민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2루 기회에서 장성우가 좌익수 앞 적시타를 때려 김민혁이 홈을 밟았다. KT는 3회초 선두 타자 김상수의 왼쪽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와 안현민의 안타로 1사 1,3루 기회를 잡았으나 후속타 불발로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이어 2회말 1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김민성과 고승민을 연속 범타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4회 2사 후 오윤석, 권동진의 연속 안타로 다시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살리지 못한 KT는 4회말 수비서 무사 1,2루 위기를 넘긴 후 5회 추가점을 뽑았다. 김민혁, 안현민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서 장성우가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득점했다. 6회에도 KT 타선은 다시 집중력을 발휘했다. 장진혁의 번트 안타와 오윤석의 좌전 안타에 이은 권동진의 희생번트, 김상수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서 김민혁이 유격수 옆으로 빠지는 2타점 적시타를 날려 4대0으로 달아났다. KT는 안현민이 삼진으로 물러난 뒤 장성우가 볼넷으로 걸어나가 다시 2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으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빅이닝을 만드는데는 실패했다. KT는 9회초에도 1사 후 장성우의 우익수 앞 안타와 이호연의 볼넷으로 1,2루 추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 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으로 연결 못했다. 3번의 위기를 실점 없이 잘 넘긴 선발투수 오원석은 6이닝 3피안타, 3볼넷, 3탈삼진으로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돼 지난 2023년 SSG 시절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승(8승) 기록을 경신했다. 오원석에 이어 KT는 7회 우규민이 1이닝 2피안타 무실점, 8회부터 등판한 원상현이 2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팀 승리를 지켜냈다. 타자들 중에는 ‘캡틴’ 장성우가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고, 김민혁도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연이틀 진가를 발휘했다. 김상수, 안현민, 오윤석도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13안타로 활발한 타격을 펼쳤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소환조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28일 “물리적으로 오늘 중 조사를 마치긴 어렵다”며 “추가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조사는 오후 4시 45분쯤 재개됐고, 오늘 중으로 조사를 마치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윤 전 대통령) 본인이 (심야 조사에) 동의한다고 해도 조서 열람시간을 합쳐 자정을 넘기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 방해 관련 부분에 대한 조사는 윤 전 대통령이 조사를 거부해서 결국 재개하지 못했고, 그에 따른 조치를 취했다”며 “조사량이 많은 점, 수사의 효율성 등을 고려해 현재 김정국, 조재철 부장검사가 국무회의 의결과 외환 혐의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의 건강과 수사 집중도 등을 고려해 무리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이날 조사하지 못한 부분은 추가 소환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이날 오전 10시14분부터 1시간가량 체포 저지 혐의를 조사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후 점심 식사를 했다. 특검팀은 점심 이후인 오후 1시30분부터 조사를 다시 시작하려 했으나,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질문자 교체를 요구하며 조사실에 들어가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이 특히 ‘불법체포’ 혐의로 고발된 인물인 만큼 조사자로서 부당하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또한 검사가 신문을 담당해야 한다고 봤다. 특검팀이 조사자를 교체해달라는 윤 전 대통령 측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양측은 3시간여 대치를 이어갔다. 이후 특검팀이 검찰이 신문을 담당하는 다른 혐의에 대한 조사로 넘어가면서 윤 전 대통령 측도 이에 응한 모양새다.
부산에서 음주운전 의심 차량이 다른 차량 3대를 잇달아 들이받고 도주해 7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 강서경찰서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 혐의로 30대인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27일 오후 11시30분경 부산 강서구 송정동 신항입구 교차로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몰다가 승용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차를 운전하던 중 앞서가던 승용차를 추돌한 후 곧바로 달아났다. 그는 뺑소니 과정에서 다른 차량 2대를 잇달아 추돌했다. 이후 A씨의 차량은 중앙선을 넘어 마주하던 택시와 정면 충돌한 뒤, 1차 사고 현장에서 약 2㎞ 떨어진 지점에서 멈춰 섰다. 이 사고로 A씨와 피해 차량 운전자 등 총 7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으나 음주측정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음주운전이 의심돼 혈중알코올농도를 확인을 위해 채혈을 진행한 뒤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고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운항 중인 여객기 내부에서 소란을 피운 40대 승객이 경찰에 붙잡혔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주서부경찰서는 비행 중인 여객기에서 소란을 피운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40대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27일 오후 6시30분 김포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제주공항으로 가는 여객기 안에서 폭언과 함께 소리를 지르고, 승무원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승무원과 승객들에 의해 제지당한 후 여객기가 제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와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 노간주나무(글 김해솔·북다 刊)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 수상작이다. 영화, 드라마, 동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김해솔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로 집과 가족을 주제로 반전의 이야기를 펼친다. 소설엔 나의 엄마, 나의 아들, 그리고 나가 등장한다. 나인 영주는 20여년 전 계단에서 굴러 죽을뻔했는데 영주를 민 건 다름 아닌 엄마였다. 이후 어린 시절 겪었던 이 끔찍한 일을 반복적으로 꿈꾸며 고통에 시달린다. 남편과 이혼하고 홀로 아이를 낳아 키우는 영주는 아들 선호가 커갈수록 점점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내자 엄마에게 도움을 청한다. 3대가 함께 있으면서 영주는 이제 엄마가 자신이 아닌 아들을 죽이려 한다고 생각한다. 소설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영주 일가의 이야기와 형사 윤성이 의문의 사망 사건들을 추적하는 과정이 서로 독립적으로 펼쳐지다가 두 이야기의 연결점이 차츰 드러난다. 작가는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이 공포의 대상이 될 때 느끼는 서늘한 공포를 그려냈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이 집이고 가장 맏을 수 있는 사람은 가족이라는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흡입력있는 문장과 촘촘한 구성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가족과 가정에 대한 오래된 환상과 믿음을 서스펜스 요소로 활용한 작가의 치밀함도 돋보인다. 심사위원에게 “압도적이며 저돌적인 이야기”, “비틀린 애정과 집착, 두려움을 탁월한 심리 묘사로 풀었다” 등의 평을 받았다. ■ 지방자치 시대 지속 가능한 정책(글 박진우·모아북스刊) 지방자치 30년, 지역에선 어떤 변화가 있을까.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지역 주민들과 지역의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맞춤형 행정은 실현되고 있을까. 책은 전국의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지역에서 공들여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을 자세하게 분석했다. 전국의 17개 광역의회와 226개의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수많은 정책 속에서 모범 사례를 찾아 실제 정책이 어떻게 실행되고 시민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저자가 직접 전국을 뛰며 조사하고 분석한 내용이 담겼다. 눈에 띄는 것은 지방자치 정책의 이론과 실천이 연결되는 배경과 과정, 결과까지 살펴봤다는 점이다. 1부에선 기후위기라는 세계적인 고민거리에 대처하는 지방자체단체들의 정책을 소개한다. 2부에서는 지역사회의 돌봄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탐색하고 3부에서는 시민과 함께하는 마을 만들기를 살펴본다. 4부에서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이, 5부에서는 지역사회를 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한국문화의 다양한 면모를 정책으로 승화한 사례가 제시된다. 시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의 문제에 함께 머리 맞대고 문제를 해결한 23개의 정책을 통해 지역에 나타난 작은 변화들은 무엇인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여러 각도로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다.
가평군(군수 서태원)은 여름철 태풍과 장마로 인한 가축 피해 최소화를 위해 7월부터 ‘동물의료지원단’을 본격 운영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기후 재난에 따라 가축 피해 가능성이 높은 장마철에 맞춰 집중 운영하는 것이다. 동물의료지원단은 지난해부터 운영해 온 가평군의 맞춤형 동물진료 체계로, 고령자와 소규모 축산농가의 가축을 대상으로 분기별 순회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군은 올해도 기존 조직과 진료방식을 유지하면서, 여름철에는 긴장감을 더욱 높여 신속한 현장 대응으로 피해 최소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보유 소독차량과 공동방제단 차량 4대를 동원해, 집중호우 직후 축산농장 및 방역취약지역을 중심으로 가축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소독 활동도 지속할 계획이다. 동물의료지원단은 가평군 축산정책과 공무원(5명), 공수의사(4명), 가평축협 관계자(4명) 등으로 구성된 4개반 체제로 운영된다. 이들은 축산농가를 방문해 가축의 임상 예찰, 외과적 처치, 주사 및 구충, 질병 상담, 사양관리 지도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군은 이달 25일 올해 두 번째 일정으로 21개 농가를 찾아 550마리 가축에 대한 진료와 전염병 혈액검사(80두), 구충제 주사(270두), 버짐·설사 치료, 임신 감정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와 함께 면역증강제와 유해충 구제제도 무상으로 지원해 농가의 경제적 부담을 줄였다. 홍순국 축산정책과장은 “여름철은 폭염과 호우, 가축의 면역력 저하 등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시기인 만큼, 가축 사양관리에 더욱 힘써야 한다”며 “군에서도 동물의료지원단 운영은 물론, 방역과 농가 지도 등을 통해 혹서기 가축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가평군의 동물의료지원단은 지난해 축산농가의 높은 만족도를 얻으며 경기도 시군 농정업무평가에서 최우수 성과를 올렸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지금 민주당의 행태는 ‘협치가’ 아니라 ‘무법 통치”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수 여당 민주당은 왜 그토록 법사위원장 자리에 집착하는 것인가”라며 “이것마저 여당이 틀어쥐겠다는 것은, 앞으로 모든 법안을 자신들의 뜻대로 일사천리로 통과시키겠다는 독재 선언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법안들이 최소한의 토론과 숙의 과정도 없이 통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제1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오랜 국회 관례를 지켜야만 한다”고 언급했다. 또 나 의원은 민주당이 법사위를 장악하는 것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의 5개 재판이 불리하게 돌아갈 때 대법관 정원을 늘리는 등의 ‘사법 장악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원천 봉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더불어 “김민석 총리 인사는 이재명 정권의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한 정치적 보은 인사인 것"이라며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인사가 아니라 권력 유지를 위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끝으로 그는 “무너지는 법치, 대통령을 위한 사법 방해 시도, 사적 보은 인사. 이 비정상적 만행이 버젓이 자행되는 참담한 상황에 대한 각성과 규탄을 위해서라도 철야농성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나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와 법제사법위원장을 야당에 달라고 요구하며 무기한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격동의 한국사에서 한국미술은 어떤 궤를 그려왔나. 또 예술가들은 작품을 통해 시대상을 어떻게 그려냈을까. 한국근현대미술의 100년 역사와 정체성을 조명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상설전 ‘한국근현대미술 II’가 26일 과천관에서 개막했다. 앞서 지난달 개막한 ‘한국근현대미술Ⅰ’에 이어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근현대미술 주요작품 110여 점을 소개한다. 김환기, 박생광, 박서보, 박이소, 서세옥, 성능경, 윤형근, 안규철, 이불, 이성자, 이우환, 최욱경 등 작가 70여 명의 작품을 통해 한국전쟁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 등 격동의 시기를 거치며 변화를 거듭해 온 한국근현대미술사를 살폈다. 이건희컬렉션(Ⅰ41점, II 17점)을 추가로 선보이고, 수집 후 최초로 공개하는 작품도 11점에 이르러 더욱 눈길을 모은다. 전시는 김환기, 윤형근을 집중 조명하는 2개의 ‘작가의 방’을 포함해 총 11개의 소주제로 구성된다. 전시는 시대와 미술사조의 흐름을 따라 분류하며 그 안에 새롭게 해석되는 이야기는 소주제로 나눴다. 1부 ‘정부 수립과 미술’에서는 해방 이후 국가 주도로 추진된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의 수상작을 중심으로 미술 제도와 화단의 다양한 흐름이 제시됐다. 류경채의 ‘폐림지 근방’(1949)은 국전 초대 대통령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전후 폐허가 된 대지를 사실과 추상이 공존하는 감각적 표현으로 담아냈다. 최초로 공개되는 안상철의 ‘청일’(1959)을 비롯해 박노수의 ‘선소운’(1955)은 국전 체제 안에서 한국화의 전통적 어법을 현대적으로 변형하려는 여러 시도들을 나타낸다. 또한 195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된 모더니즘 회화의 흐름을 조망한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서’, ‘모더니스트 여성 미술가들’, ‘행위, 사물, 개념: 전위미술의 실험들’, ‘한국화의 새로운 전환’, ‘동시대를 향하여’ 등 한국근현대미술사를 역사의 흐름과 더불어 사회, 문화적 관점으로 서술하는 소주제를 통해 통상적인 미술사에서 놓치기 쉬웠던 작가와 작품을 재조명한다. 한국 추상미술의 역사에서 주변화되었던 여성 미술가들의 실험과 시도는 이성자의 ‘극지로 가는 길 83년 11월’(1983), 심경자의 ‘별전’(1973)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자연, 생명, 감정, 기억, 내면과 같이 감각적이고 상징적인 주제로 추상의 세계를 구축한 작품을 소개한다. 첫 번째 작가의 방인 ‘푸른 여백, 마음의 풍경: 김환기(1913-1974)’에서는 구상과 추상을 아우르며 독자적인 양식을 추구했던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의 작품세계를 시기별로 만난다. 국가등록문화유산 지정된 김환기의 초기작 ‘론도’(1938)를 비롯해 한국적 감수성을 담아낸 파리 시기(1956-1959) 대표작 ‘산월’(1958), 반복되는 점과 푸른색의 화면을 통해 한국적 서정성과 여백의 미를 구현한 뉴욕 시기의 대표작 ‘새벽 #3’(1964–1965) 등도 함께 걸렸다. 이 곳에선 김환기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특별 제작한 공간향이 더해졌다. 김환기의 노스탤지어를 시각적 리듬감, 조형성과 함께 후각으로도 느낄 수 있어 그의 작품 세계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두 번째 작가의 방 ‘청다색, 천지문: 윤형근(1928–2007)’에서는 격동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으며 침묵과 절제의 회화를 구축한 윤형근을 만난다. 윤형근은 1928년 충청북도 청주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참혹했던 역사적 시기에 청년기를 보내고 1973년엔 반공법 위반으로 고초를 겪기도 했던 인물. ‘69-E8’(1969), ‘청다색’(1976~1977) 등 존재의 본질과 인간의 고통, 숭고 등을 담아낸 그의 작품 세계를 좇아간다. 정재일 음악감독과 협업한 플레이리스트를 들을 수 있다. 시대를 지나 11부 ‘동시대를 향하여’에서는 민주화,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동시대 미술로 전환하게 된 199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이 소개된다. 눈을 사로잡는 작품은 1990년대 후반 사이보그 시리즈를 시작으로 기술과 신체의 결합, 미래적 존재에 대한 탐구로 국제 미술계에서 주목받아 온 이불의 대표작 ‘스턴바우 No. 23’(2009). 2025년 신소장품으로 수집돼 처음 선보이는 이 작품은 거울, 유리, 금속, 반사 필름 등 다층적 재료가 얽혀 공중에 부유한다. 이현주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100년의 한국근현대사를 함께하는 여정인만큼 관람객들이 쉬어가며 관람할 수 있도록 의자 등 쉴 수 있는 공간 배치 등에도 신경을 썼다”며 “작가의 방은 1년 단위로 교체되며, 일부 소주제 공간의 작품도 교체해 한국근현대미술사를 폭넓게 조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천 부평구가 구립 갈산도서관을 관광호텔 4층으로 옮기려다 부평구의회의 관련 안건 부결로 제동(경기일보 5월19일자 인터넷 등)이 걸린 가운데, 구가 갈산도서관 호텔 이전을 계속 추진하자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구는 28일 오전 11시 갈산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갈산도서관 이전 등 공간 활성화를 위한 주민경청회’를 열었다. 구가 갈산도서관을 부평관광호텔 4층으로 옮기려고 하는 계획에 대해 주민들 의견을 듣는 자리다. 경청회에는 주민 100여명이 참석했다. 주민들은 갈산도서관을 옮기겠다는 구의 계획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이수진씨는 “구가 갈산도서관을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기 전 도서관 이용자들의 의견을 듣지 않았다”며 “호텔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데, 왜 꼭 도서관을 옮기겠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하나씨는 “갈산도서관이 관광호텔로 옮겨졌을 때 아이들이 유흥거리나 성범죄 등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며 “이 부분을 충분히 고려하고 계획을 세운 건지 의문이다”고 했다. 관광호텔 4층을 도서관이 아닌 다른 시설로 사용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A씨는 “갈산도서관은 어린이도서관으로 특화시키고, 관광호텔에 청소년과 성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스터디카페를 조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갈산도서관 이용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께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갈산도서관 이전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반대 집회에 참석한 어린이들은 “도서관을 지켜주세요. 아이들의 공간을 빼앗는 부끄러운 행위를 멈춰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어 올렸다. 부평지역 중학생 김호건군(13)은 “갈산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이 아닌 공부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소중한 공간”이라며 “관광호텔 상가 공간에 유흥시설이 들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아이들을 위해 갈산도서관이 지금 자리에서 계속 운영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자 구는 관광호텔 4층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방안을 고민하기로 했다. 구 관계자는 “도서관 이용자 분들이 갈산도서관 호텔 이전에 대해 어떻게 느끼시는지 먼저 파악하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도서관이 아닌 다른 시설을 호텔로 옮기는 것도 배제하고 있는 게 아니다”며 “이 자리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잘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평관광호텔은 갈산동 181 일대 지하 6층~지상 22층 규모로 공사 중이며 현재 공정률은 약 90%다. 사업자는 호텔 건물 4층 500여㎡를 문화 시설로 구에 기부할 예정인데, 구가 이곳에 갈산도서관을 옮기겠다고 내부 방침을 세우면서 무리한 도서관 이전이 이용객 불편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 관련기사 : 멀쩡한 건물 놔두고 왜... 인천 부평구, 관광호텔에 도서관 이전 논란 https://kyeonggi.com/article/20250519580260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28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오후 조사를 사실상 거부하고, 변호인단의 행위는 수사방해의 선을 넘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이 현재 대기실에 머물며 조사실에 입실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출석을 거부하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오전 10시 14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오전 조사를 진행한 뒤, 오후 1시 30분부터 조사를 재개하려 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이 조사자 교체를 요구하며 사실상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 조사를 맡은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이 불법 체포에 연루된 인물이라며, 검사가 직접 신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박 총경이 현장에 가지도 않았고, 지휘에도 관여하지 않았다”며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이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박 특검보는 “변호인들이 허위 사실로 수사를 방해하는 것은 선을 넘는 행위”라며, “특검법상 수사방해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이 있어, 변호인단에 대한 수사 착수와 대한변호사협회 징계 통보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