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메콩강의 시원을 찾아서

'세계테마기행'에서는 채희배 동양 무술 전문가와 함께 중국 광저우를 찾는다. 23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에서는 '아시아 강촌기행' 1부로 꾸며진다. 아시아 강의 풍경을 찾아 떠난 강촌기행의 첫 번째 여정은 동남아시아를 흐르는 메콩강의 상류 란창강을 찾아간다.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찾은 곳은 주강이 흐르는 중국 남부 최대 도시 광저우(广州). 과거 동서양을 잇는 해양 실크로드의 출발점이었던 광저우 인근 무술의 고장 포산이 있다. 동양 무술을 연구하는 여행자가 빼놓지 않고 찾은 포산(佛山)은 영화 주인공으로 유명한 무술 달인 황비홍의 고향. 황비홍기념관에서 무술인의 자세를 그려보며 강촌여행을 시작한다. 장강, 황허강, 메콩강 등 아시아의 대표적인 강이 발원하는 세계의 지붕 티베트 고원. 높이 솟은 봉우리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메리설산(梅里雪山)을 바라보며 빙하가 녹아 흐르는 란창강의 시원을 마주한다. 강을 따라 내려오다 란창강 상류, 버섯을 따며 일생을 보냈다는 장족(티베트인) 할머니가 일군 삶의 모습을 만나고, 윈난성의 오랜 도시 다리(大理)로 향해 화려하고 활기찬 밤거리를 거닐어본다. '세계테마기행'은 오늘(23일) 오후 8시 50분 방송된다. 장건 기자

[김기흥 칼럼] 싱가포르 디지털 은행 추진이 주는 시사점

지난달에 싱가포르의 인터넷 전문은행 실태를 조사를 위해 싱가포르 통화금융청(MAS)를 방문했다. 싱가포르 통화금융청(MAS)은 지난 5월에 싱가포르 은행 부문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디지털 은행 플레이어에 대해 최대 5개의 새로운 은행 라이센스를 발급하는 것을 발표했다. 싱가포르는 새로운 경쟁 모델과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 신규 플레이어와 기존 플레이어 간의 경쟁, 비즈니스 및 개인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다양한 방식으로 경쟁을 허용하고 금융 혁신을 촉진하여 아시아의 제1 금융허브가 되고자 한다. 싱가포르 통화 금융청은 새로운 디지털 뱅크 라이센스를 신청하는 혁신적인 가치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회사를 원한다. MAS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싱가포르인이 관리하는 회사에 최대 2개의 완전한 디지털 은행과 3개의 디지털 도매 은행 라이센스를 발급할 계획이다. 외국 기업은 현지 은행과 합작 투자를 하는 경우에 완전한 은행 라이센스를 취득 할 수 있으며 합작 투자 회사는 본사 및 통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수한 인터넷 은행 신청 지원자를 확보하고자 MAS는 가치 있는 파괴적인 경쟁이 장기적인 금융 시스템 안정성을 저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예금자를 보호하고, 테스트 되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의 위험을 완화하고, 실패한 경우 금융 시스템의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제공한다. 완전한(full) 디지털 은행이 소규모 예금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MAS는 예금자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고자 2단계 프로세스를 통해 허용하고 가능한 활동을 단계적으로 수행하며 예금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완전한 디지털 뱅크는 비즈니스 모델 및 내부 프로세스를 구축하기 위해 제한된 디지털 뱅크로 시작하여 점차 완전한 기능을 갖춘 뱅크가 될 것이다. 2019년 싱가포르는 새로운 디지털 은행에 대한 진보적인 개방으로 은행 부문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계속하고 있다. 은행 자유화의 새로운 단계는 다양성을 추가하고 금융의 새로운 디지털 시대에서 은행 시스템의 탄력성을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10월에 제3의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인가를 계획하고 있다. 싱가포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추진이 우리나라 인터넷 전문은행에 주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공은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의 구축이다. 일반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온라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영업 손실을 감수하면서 신규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므로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둘째로, 인터넷 전문은행의 추가 진입으로 차별화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 현재 설립된 카카오와 케이 뱅크는 예대마진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서 차별화된 고객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하는 인터넷 전문은행 출현이 요구된다. 셋째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인터넷 전문은행 출현을 위하여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유통과 같은 네트워크 기업도 인터넷 은행에 참여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여 성공할 수 있다. 실례로서 지난 5월에 홍콩에서 유통과 금융 등 8개 분야의 산업군을 주도하는 8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인가를 내주었다. 우리나라는 과도한 금산 분리 규제에 따른 모기업 연계 영업이 어려워 수익기반이 취약하다. 과도하게 엄격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로 신규 자본 확충이 어렵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전문은행 하기가 어려워서 네이버, 인터파크, NHN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정보통신 기술 기업들이 제3인터넷 전문은행에 참여하지 않고 해외로 진출하려고 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산업융합형 인터넷 전문은행이 IT산업과 은행을 결합으로 시너지효과를 내어, 금융권에서 메기역할을 하면서 금융혁신을 하기 위하여서는 규제 완화 혁신이 필수적이다. 김기흥 경기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천자춘추] 경기소방관의 24시간은 아직도 진행 중

지난 여름 안성 공장 폭발사고 현장에서 진화작업을 하던 한 소방관이 순직했다. 영결식장을 가득 메운 소방관들은 어두운 정복 차림보다 더 무겁게 동료의 죽음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들의 죽음 뒤에는 언제나 인재(人災)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우리가 함께 안전을 살피고 돌보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던 사건 사고다. 한 번의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먼저 일어난다는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 그걸 놓치지 않기 위해 우리는 함께 노력해야 한다. 119의 사명이라는 미명하에 소방관의 희생이 당연하게 여겨지지 않도록 말이다. 경기도 소방관 1명당 담당 주민 수는 1천358명으로 강원도의 477명보다 2.8배나 많다. 수원시는 2천719명으로 그 차이가 6배에 달한다. 면적의 크기를 고려한다 해도 수도권 인구밀집 지역은 한 번의 사고가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내기에도 역부족이다. 수원시는 면적과 주민 수가 적은 과천시와 비교하면 화재ㆍ구조ㆍ구급출동 횟수는 15배 전후로 높지만, 운영비 지원 예산과 배치인력은 세 배를 조금 웃도는 데 그친다. 그나마 올해 10월 수원의 두 번째 소방서가 개청을 앞두고 있어 추가적인 대책과 지원방안을 마련 중이다.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경기도의회는 지난 8월부터 전국 최초로 24시간 운영하는 응급의료 전용 닥터헬기 관련 예산 15억 원을 의결하고, 매년 70억 원에 달하는 운영비를 지원키로 했다. 닥터헬기 도입 필요성을 15년간 역설해온 이국종 교수가 헬기 소음을 생명을 구하는 소리로 여겨달라고 당부했듯이 야간헬기 이착륙의 소음 피해는 도민들의 이해를 적극적으로 구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소방시스템은 도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를 통해서만 완성된다. 119센터에 걸려오는 장난전화와 잠긴 자물쇠를 여는 일과 같은 소소한 생활 민원을 줄이고, 심폐소생술과 응급조치 등 안전교육을 통해 작은 행동이라도 실천에 옮기는 노력을 한다면 1천350만 경기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를 관통했던 태풍 링링과 타파는 끝났다. 하지만, 경기소방관의 24시간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경기도민 스스로 소방관이 되어 안전 경기도의 미래를 함께 밝혀보자. 안전이 행복이다. 안혜영 경기도의회 부의장

[기고] 문학산과 문학산성

문학경기장 북문에서 간선버스 5번을 타고 문학고개정류장에 내리면 왼편으로 문학산 등산로가 보인다. 등산로를 따라 5분 정도 걷다 보면 문학산 개방 안내판과 군부대 철문이 나타난다. 문학산은 인천시 소유지만 정상부는 국방부(공군)에서 관리하고 있는 군사기지법상 통제보호구역이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시민들의 출입이 전면금지 되었으나 지난 2015년에 인천시와 국방부 간 협약을 통해 낮 시간대에는 문학산 정상을 오를 수 있다. 철문을 지나 고즈넉이 자리 잡고 있는 나무와 꽃들을 바라보며 20여 분을 걷다 보면 어느새 문학산 정상에 도착한다. 문학산은 주몽의 아들 비류가 미추홀을 개국한 곳으로서 인천의 발상지다. 산세의 형상이 학이 날개를 펴고 앉은 것 같다는 의미의 학산(鶴山)에 인천 향교 문묘(文廟)의 문과 어울려 문학산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문학산 정상에서는 인천 앞바다의 섬들과 인천 시가지는 물론 저 멀리 강화 마니산과 북한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비류가 왜 문학산에 자리 잡았는지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 수 있을 듯하다. 또한, 낮 시간대에만 개방되고 있는 특성상 평소에는 구경하기 어렵지만, 일 년에 단 한 번 야간개방을 하는 문학산 음악회에서는 인천대교 너머로 지는 석양과 화려한 인천의 야경까지도 볼 수도 있다. 문학산의 가치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곳 문학산 정상에는 인천시 기념물 1호인 문학산성이 자리 잡고 있다. 1778년에 편찬된 동사강목에는 문학산성에 대해 문학산 위에 비류성의 터가 있고 성문의 문짝 판자가 지금도 남아 있으며, 성안에 비류정이 있는데 물맛이 맑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곳 문학산성이 인천의 발원지로 여겨지는 이유이다. 우리시는 이런 문학산성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 지난 1986년 문학산성을 시 기념물 1호로 지정했다. 그러나 문학산성은 세월이 흐르며 성벽 곳곳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채 소실돼 있다. 지난 2017년 인천시립박물관의 조사에 따르면, 문학산성의 총 둘레는 587m에 이르지만, 추정 잔존 구간까지 포함해 현재 390m의 성벽만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 등 관련기관에서는 그동안 문학산성에 대한 학술조사와 유지보수를 시행하고자 했으나 문학산 정상부에 군부대가 주둔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다행히 지난 2015년 국방부와의 협약 이후 문학산성 정밀지표조사(2017년), 성벽 추정 잔존구간 시굴조사(2019년) 등 산성 복원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아직 산성복원과 보존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문학산 정상부에서는 지금도 군부대 훈련이 시행되고 있고 국방부와의 협약에 따라 낮에만 조사활동을 할 수 있는 등 제약조건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대한민국의 굳건한 국방을 위해 문학산이 갖는 의미와 가치는 매우 소중하다. 또한, 그에 못지않게 인천시민들에게 문학산이 갖는 의미 역시 존중받을 만한 가치인 점도 틀림없다. 우리 시는 문학산이 갖는 양면의 가치를 잘 조합해 문학산과 문학산성이 인천시민들에게 언제든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인천의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 국방부와 계속해서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인천시민 모두가 언제든지 문학산 정상에서 인천 앞바다의 석양과 인천의 야경을 보고 즐길 수 있는 그날을 소망해본다. 백민숙 인천시 문화재과장

폭력에 멍드는 가정… 재발 가능성 ‘전국 4위’

2015년 이후 가정폭력 사범 수가 21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인천지역 가정내 폭력 행위가 재발할 우려가 있는 가정 수가 전국에서 4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2014년 이후 가정폭력사범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 6월까지 전국에서 검거된 가정폭력 사범 수가 21만4천563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인천은 가정폭력 사범 검거 인원이 많은 전국 일선경찰서 10곳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인천 서부경찰서가 검거한 가정폭력 사범은 2016년 632명, 2017년 491명, 2018년 414명 등 총 1천537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일선서 중 가정폭력 사범이 9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인천은 시도별 가정폭력 재발우려가정 수 역시 전국에서 4번째로 많았다. 통상 재발우려가정은 최근 3년간 가정폭력으로 입건된 전력이 3건 이상이거나 최근 3년간 가해자가 가정폭력으로 구속된 전력이 1번 이상 있는 경우, 최근 11년간 신고 출동 이력이 3번 이상인 경우 등을 A등급(위험)으로 구분한다. 최근 3년간 가정폭력 입건 전력 2회 이상이나 최근 1년간 신고 출동 이력 2회 이상이면 B등급(우려)으로 구분하고 단순 일회성 신고라도 가해자의 위험성 등에 따라 AB등급으로 지정해 관리하도록 한다. 인천지역의 경우 이 같은 재발우려가정에 선정된 가구수가 총 821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A등급은 355곳, B등급은 466곳이다. 이재정 의원은 가정폭력은 지속적이고 재범률이 높은 범죄라 근절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며 경찰과 지자체, 전문기관이 협력체계를 구축해 가정폭력 예방과 재발방지에 힘써야 한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태풍 파손 방치… ‘무단횡단’ 아찔

인천지역 지방자치단체가 13호 태풍 링링으로 훼손된 무단횡단 방지 시설을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방치하고 있어 무단횡단 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 23일 인천지역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인천을 강타한 태풍 링링으로 인천 내 무단횡단 방지 시설의 684m 구간이 부서졌다. 군구별로는 미추홀구 약 400m, 부평구 110m, 서구와 남동구 각 60m, 연수구와 강화 각 20m, 중구 14m 거리에 설치한 무단횡단 방지시설이 망가졌고, 군구는 시설물을 철거했다. 무단횡단 방지 시설은 상하행 도로 중간(중앙선)에 설치한 약 1m 높이의 시설물로 무단횡단이 빈번한 지점에 집중적으로 설치한다. 무단횡단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훼손 직후 방지 시설을 보수복구 해야 했지만, 20여일이 지나도록 복구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23일 오후 미추홀구 보훈병원 인근 훼손 구간에서는 길 건너 편의점을 이용하려는 행인들의 무단횡단이 이어졌다. 1시간 동안 무단횡단을 하는 행인만 5명이 넘었다. 이처럼 시설물 훼손으로 인한 무단횡단이 잇따르고 있지만 각 지자체는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복구에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미추홀구는 100m 구간의 복구를 마쳤지만, 나머지 구간 복구는 1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총 복구 예산이 4천만원(1m당 10만원)인데, 재난에 대비한 예비비가 부족해 예산집행이 늦어진다는 이유다. 서구남동연수구는 태풍으로 인한 다른 시설물 피해복구에 집중하고 있어 방지 시설 재설치는 뒷전이다. 결국 방지시설 복구 지연이 무단횡단 사고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인천에서는 2018년 무단횡단 사고가 321건이고, 사망자는 21명이다. 올해 8월까지 무단횡단 사고도 202건, 사망자만 17명에 달해 무단횡단 방지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교통관련 부서의 한 경찰은 최근 무단횡단 사고가 급증하고 있어 방지시설 재정비가 빠르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무단횡단은 시민 의식도 중요하지만, 방지 시설 역시 중요하다고 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태풍에도 견디는 방지시설을 훼손된 곳에 재설치 하기 위해 논의하다보니 늦어진 것이라며 조속히 복구해 시민들이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재홍기자

[김동언의 문화 들여다보기] 옛것이 새롭다! 뉴트로 문화와 법고창신

추석 연휴 기간 동안 고궁은 한복을 입은 젊은이들로 넘쳐 났다. 무료입장이라는 혜택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많은 수다. 명절뿐 아니라 평소에도 한복 입고 고궁 나들이라는 방식은 이미 젊은 세대에게 색다른 데이트 방식의 하나로 인기가 높고, 외국인들 역시 환호하는 한국 문화 체험 코스 중 한 가지이다. 수 백 년 전 지어진 궁궐에서 한복을 입고 거닐며 오래된 공간과 문화를 즐기는 이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 아름다운 추억을 쌓고 인생 사진을 남기는 모습은 그저 바라만 보아도 흐믓하다. 최근 젊은 세대는 새로운 문화인 뉴트로(New-tro)를 즐긴다.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을 말한다. 레트로의 경우 중장년층이 이미 경험했던 과거에 대한 향수가 기반이라면, 뉴트로는 겪어보지 못한 과거를 바라보는 새로움이나 신선함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트렌드 코리아를 연구하는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뉴트로는 단순히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닌, 복고풍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새롭게 재해석해서 완전히 다른 이미지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작년 10월에 개봉하여 994만 명의 흥행 기록을 세운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그리고 뮤지컬 맘마미아는 그룹 퀸과 아바가 낯선 젊은 세대들에게 커다란 인기를 끌며 반향을 일으켰다. 인쇄소 골목과 노가리 안주와 생맥주로 잘 알려진 서울의 을지로 골목은 빈티지한 감성을 즐기려는 젊은 세대에게 인기 있는 장소가 되었다. 이 열풍이 문화예술계 뿐만 아니라 식품, 패션, 주거, 도시 공간 등 우리 생활 전반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옛 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은 논어의 온고지신(溫故知新)과 유사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연암 박지원은 당대의 문장가들이 대부분 중국의 고전과 시를 토대로 안이하게 글을 쓰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박제가의 초정집(楚亭集) 서문에 문득 고어를 생각하고 억지로 경전의 뜻을 찾아서, 근엄함을 가장하고 글자 하나하나마다 위엄을 뽐낸다.라고 일갈하며, 이러한 관행이 대상에 대한 참다운 묘사를 방해할 뿐임을 지적했다. 연암은 작가가 처한 현실을 배경으로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글을 쓸 것을 주장하였다.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쳐서 글을 쓰는 것, 즉 옛 것을 그대로 따라 쓰면서 부끄러움을 모르는 태도나, 창작을 한다면서 동시대적 보편성에 어울리지 않는 허황되거나 괴상한 글쓰기의 양단을 모두 경계했다. 고전을 기초로 하면서도 시대적 감성이 담긴 창의성을 바탕으로 글쓰기를 해야 한다는 박지원의 주장은 지금의 문화 전반에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뉴트로 문화는 아날로그 감성에 디지털 문명의 옷을 입으며 생활과 문화를 새롭게 창조한다. 단순히 옛 것의 외형적인 형태만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 감각과 문명의 패러다임까지 결합된 형태로 진화 중이다. 이러한 현상이 단순히 일과성 유행이 아닌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산업과 문화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균형과 안목이 중요하다. 고전과 인문학과 역사가 훌륭한 법고(法古)의 자산이 되어야 한다. 창신(創新)에만 집착하면 특이한 발상에만 머무르게 된다는 사실 역시 경계해야 한다. 옛 것이 보물이고 마르지 않는 샘물이다. 김동언 경희대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문화예술콘텐츠학과 교수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에 따라 수입식품 안전점검 강화… 수원시, 외국식료품판매업소·음식점 대상 불법 수입식품 취급 여부 등 점검

수원시가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 23일부터 외국 식료품 판매업소와 외국인 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불법 수입식품 취급판매 여부 등을 지도점검한다. 점검 대상은 관내 수입식료품 판매업소 40개소와 외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 259개소다. 외국 식료품 판매업소는 매달 2회씩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외국인 음식점은 10월 19일까지 점검한다. 식료품 판매업소는 ▲불법 수입식품 취급판매 ▲무신고 또는 원산지 미표시 제품 유통판매 ▲유통기한제조일자 위변조 판매 ▲유통기한 경과제품 진열보관 행위 등을 점검한다. 외국인 음식점은 ▲불법 수입식품(식재료) 사용 여부 ▲식재료의 위생적 취급보관 관리 ▲조리종사자 개인위생 관리 ▲살균소독제 사용 실태 등을 점검한다. 신규업소와 상습고의 위반업소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현장에서 위반 사항을 발견하면 즉시 고발하거나 과태료 부과 등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수원시는 지난 5~9월 외국식료품 판매업소(61개소)와 외국인 음식점(259개소)을 대상으로 1차 지도점검을 진행해 한글 표시사항 미표시 제품 판매행위 등을 적발하고, 4개소를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