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미술관, 오는 9월1일까지 아시아의 주목할 만한 작가를 선정해 선보이는 ‘아시안 웨이브 2019 : 추더이’展 진행

대만 현대추상미술계에서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작가 추더이의 전시가 경기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본적은 중국 산동성이다. 대만으로 이주해 오랜 시간을 중화민국인으로 살아왔지만, 스스로의 상태가 늘 유동적이었다고 기억한다. 추더이는 한국에서도 대만에서도 이방인의 삶을 살았다고 말한다. 고정적인 형태가 없는 상태, 흐르는 상태에 대한 집요한 의식과 자각은 작가로 하여금 추상에 관한 지속적인 관심과 탐구를 불러왔다. 오는 9월1일까지 프로젝트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아시안 웨이브 2019 : 추더이展에서는 작가가 2010년 이후 제작한 회화 9점을 만날 수 있다. 추더이가 주로 사용하는 도구는 전통적인 붓 보다는 장난감 삽이나 쓰레받기, 스프레더, 사포 등이다. 그리기 외에 뿌리고, 바르고, 스미고, 긁는 기법을 교차적으로 사용해 공간을 완성해 간다. 2010년부터는 라텍스를 사용했다. 텍스는 작가가 추상화에 대해 고민해온 비움과 채움, 허와 실 등 철학적 사유를 시각적으로 실험하기에 효과적인 매체였다. 라텍스를 뿌린 평면 위에 색채를 올린 후 굳은 라텍스를 다시 떼어내는 과정 속에서 액체의 우연적이고 유동적인 효과를 드러내고, 떼고 난 빈 배경이 마치 주변의 색채 사이로 떠 있는 듯한 효과를 냈다. 바탕이 표면이 되고 빈 것이 채운 것이 되는 과정에서 손목의 제스처, 신체의 움직임이 화면에 옮겨졌고, 이런 작업은 에너지 넘치고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감도는 화면을 보여준다. 도미술관 관계자는 색채와 형태, 색면의 기하학적 요소로 이루어진 추더이의 화면은 관객에게 공간을 인지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것이라면서 작가가 오랜시간 고민해온 비움과 채움, 허와 실 등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만나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안 웨이브展은 경기도와 아시아 현대미술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도미술관이 올해부터 선보이는 릴레이 전시 프로젝트로, 추더이를 시작으로 아시아의 주목할 만한 작가를 선정해 작품세계를 소개할 예정이다. 송시연기자

'바람이 분다' 김하늘X감우성, 오래도록 기억될 애틋한 엔딩

'바람이 분다' 감우성과 김하늘이 마지막까지 묵직한 사랑의 의미를 남기며 깊은 여운 속에 유종의 미를 거뒀다.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극본 황주하 연출 정정화김보경 제작 드라마하우스소금빛미디어)가 16일, 도훈(감우성)과 수진(김하늘)의 마지막 여정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기억이 아닌 마음에 새겨진 두 사람의 사랑은 가장 평범한 매일의 기적을 만들어내며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일깨웠다. '멜로 장인' 감우성과 김하늘이 완성한 인생 멜로는 마지막까지 감성을 자극하며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피날레를 선사했다. 이날 방송에서 도훈과 수진은 아람(홍제이)의 유치원에서 열리는 '아빠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아빠 도훈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아람이의 순수한 사랑과 "실수하면 격려하고 못 하면 도와주면 된다"는 수진의 성숙한 사랑은 도훈을 든든하게 지켰다. 그 마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아빠 도훈의 진가는 그림 찾기에서 드러났다. 아이들의 그림을 찾아야 하는 미션을 받은 도훈은 아람의 것을 완벽하게 찾았다. 도훈과 수진, 아람은 평생 추억으로 남을 기억을 하나 더 갖게 됐다. 루미 초콜릿도 다시 도훈에게 돌아왔다. 도훈과 수진, 아람은 서로가 있어 더 바랄 게 없는 매일의 행복을 누리고 있었다. 그리고 두 달 후, 도훈과 수진의 추억이 담긴 '사랑합니다'의 작은 시사회도 개최됐다. 영화가 완성되면 꼭 수진과 함께 보고 싶다던 도훈의 소원이 이뤄진 것. 수진의 바람은 하나였다. 도훈이 아프지 않았으면, 외로워도, 두려워하지도 않았으면 하는 바람. 기억하지 못해도 도훈은 혼자가 아니었다. 도훈의 상태는 매일 나빠지고 있었다. 그런 도훈의 곁에서 꿋꿋하게 버텨가는 수진에게 작은 기적이 찾아왔다. 도훈의 기억이 잠시 돌아온 것. 도훈은 한없이 따뜻한 눈빛으로 수진에게 "잘 지냈어"란 인사를 건넸다. 믿을 수 없다는 듯 자신을 기억하냐는 수진의 물음에 "내가 절대 잊을 수 없는 이수진"이라 답했다. 그동안 힘들었을 수진의 눈물을 다정하게 닦아주며 위로하는 도훈을 수진은 미소로 반겼다. 하지만 찰나의 만남도 잠시 도훈의 기억은 다시 사라져갔다. "사랑해"란 애틋한 고백을 남기는 도훈을 향한 수진의 눈물은 절절하게 가슴을 울렸다. 다시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세 가족은 평범하지만 특별한 하루하루를 누렸다. 손을 마주 잡고 나란히 걸어가는 길은 도훈과 수진, 아람이 함께할 미래처럼 따뜻하기만 했다. 어떤 기억과 어떤 시간 속에서도 내일의 사랑을 향해 나아갈 세 가족이 오래도록 영원할 순간을 함께하고 있었다. 힘겨운 현실을 이겨낸 도훈과 수진의 사랑이 닿은 곳은 '행복'이라는 종착역이었다. 이별도, 알츠하이머도 막을 수 없는 이들의 사랑은 마지막까지 슬프도록 아름다웠다. 도훈과 수진에게 기억은 중요하지 않았다. 기억이 있든 없든, 도훈이 수진을 느끼는 것처럼 수진에게도 도훈의 사랑이 그랬다.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그 무엇보다 순수하고 깊은 사랑이었다. "당신이 다 잊어도 내가 당신을 기억하면 된다"는 수진의 말처럼, 기억하지 못해도 마음에 새기는 사랑은 소박하고 평범한 매일의 소중함과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일깨우며 시청자들의 가슴에 진한 파장을 남겼다. '기억'을 소재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긴 '바람이 분다'는 마지막까지 눈물샘을 자극하며 인생 멜로로 자리매김했다. 그 중심에는 감우성과 김하늘의 열연이 있었다. 기억을 잃어가면서도 가슴 깊은 곳에 수진과 아람에 대한 사랑을 간직한 도훈을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감우성이기에 가능한 연기라는 찬사가 매회 쏟아졌다. 감우성이 쌓아 올린 섬세한 연기는 회를 거듭할수록 깊은 울림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김하늘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숙하게 변모하는 수진의 감정선을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담아냈다. 힘겨운 현실에도 도훈의 곁을 지키는 수진의 절절한 눈물부터 담담하게 눌러 담은 감정의 굴곡까지 김하늘만의 세밀화로 그려냈다. 그런 김하늘의 연기 덕분에 수진의 감정에 공감하고 응원할 수 있었다. 감우성과 김하늘의 시너지가 진정성으로 멜로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고 맺었다. 장영준 기자

오늘을 잘 살기 위한 과거의 공부, 최태성 강사 ‘역사의 쓸모’

인생에서 길을 잃고 방황할 때 어디서 답을 찾아야 할까. 대한민국 대표 스타 강사 최태성이 역사에서 찾은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을 담은 책 역사의 쓸모(다산초당 作)를 냈다. 최태성은 책에서 역사는 삶의 해설서라고 말하며 이 책에서 역사를 철저히 실용적인 관점으로 바라본다. 한국사와 세계사를 넘나들며 우리 삶에 도움이 되는 키워드를 뽑아내고, 자신만의 궤적을 만들며 삶을 살아간 이들을 멘토로 소환한다.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수많은 사람의 선택과 결과를 보며 인생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정도전은 비뚤어진 세상에 좌절하고 주저앉는 대신 자신이 바라는 세상을 만들려고 해결방법을 하나하나 치밀하게 고민했다. 나 같은 사람을 이렇게 대접하다니, 고려 망해라!하면서 괴로워하고 술이나 퍼마셨다면 정도전의 이름은 역사에서 잊혔을 거라고 말한다. 5장으로 구성된 책은 쓸데없어 보이는 것의 쓸모, 역사가 내게 가르쳐준 것들, 한 번의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 인생의 답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등이다. 소제목만 봐도 저자가 말하는 역사의 쓸모를 확인할 수 있다.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오늘을 잘사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체면과 실속 중 무엇을 챙겨야 할까 ▲역사의 구경꾼으로 남지 않으려면 어때야 하는가? 등 인생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역사로부터 얻은 22가지 통찰을 통해 제시한다. 우리가 공부하는 건 역사지만 결국은 사람을, 인생을 공부하는 것이다라는 작가의 말이 이유 있는 외침으로 들려온다. 값 1만 5천 원.

월미도에 해양박물관, 송도에는 세계문자박물관…인천시, 문화도시로 거듭난다

국립 문화시설이 전혀 없는 인천에 해양박물관과 세계문자박물관 등 국립박물관이 잇따라 건립된다. 해양수산부는 17일 인천해양박물관 건립 사업이 최근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함에 따라 8월 중 실시설계 공모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천해양박물관은 중구 북성동 월미도 갑문매립지 2만7천㎡ 터에 총사업비 1천81억원을 들여 건축 연면적 1만7천㎡, 4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2021년 착공, 2023년 말 준공, 2024년 상반기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물관은 우리나라 항만 물류의 역사와 관련된 연구자료와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과 해양환경해양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 코너 등으로 구성된다. 인천시는 지난 2002년부터 국립해양박물관 유치를 추진했지만 예비타당성 통과와 국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2017년 수도권 100만 서명 운동을 펼치고 같은 해 12월 인천항만공사로부터 사업 부지를 매입하는 등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벌인 끝에 결실을 보게 됐다. 인천해양박물관은 수도권 첫 국립 해양박물관으로, 인천시는 박물관이 수도권 유치원학교의 현장체험 학습장 역할은 물론 내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의 찬란한 해양역사를 알리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송도에서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건립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문자박물관은 연수구 송도동 센트럴파크 1만9천㎡ 터에 건축 연면적 1만5천㎡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건립하는 문자박물관은 올해 10월 착공에 이어 2021년 하반기 준공될 예정이며 총사업비는 908억원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유무형의 전 세계 문자 자료를 수집해 전시 콘텐츠로 구성하고, 문자를 통해 세계 문화의 다양성을 체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을 갖출 계획이다. 인천시는 2015년 9개 시도와 치열한 경쟁 끝에 문자박물관 유치에 성공했다. 해양박물관과 문자박물관이 개관하면 인천은 국립 문화시설이 하나도 없는 도시라는 오명을 벗게 된다. 국립박물관은 아니지만, 인천시립미술관과 시립박물관을 포함한 뮤지엄파크 조성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시립미술관과 시립박물관 신축 사업은 모두 올해 5월 문체부의 타당성 사전 평가에서 적정 평가를 받았으며 2023년까지 조성 예정인 인천뮤지엄파크 사업과 연계해 추진되고 있다. 인천뮤지엄파크는 미추홀구 학익동 5만4천㎡ 터에 시립미술관박물관 외에도 문화 콘텐츠 생산기업들이 입주하는 콘텐츠 빌리지, 극장체험관 등 콘텐츠 플라자, 예술공원을 갖춰 문화시설 복합단지로 탄생할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국비와 시비, 민간투자를 합쳐 2천935억원이다.

담담해서 아름다운 삶에 대한 시선…송인관 시집 ‘적막 속에 나를 가둬 놓고’

화려한 수사보다 담담한 삶의 말들이 더 힘 있고 울림이 클 때가 많다. 산해진미가 차려진 진수성찬보단, 따끈한 찰밥과 된장국이 놓인 소박한 밥상이 더 맛있기도 하다. 송인관 시인이 네 번째로 펴낸 적막 속에 나를 가둬 놓고(천우 作)는 소박하지만, 꿀맛인 밥상과도 같은 시집이다. 그렇다고 절대 쉽게 쓰인 시가 아니다. 문장마다 삶 속에서 건져 올린 단어가 자성이 담긴 목소리로 재탄생했다. 제1부 인생의 여울목, 제2부 삶이란, 제3부 흑백사진 한 장, 제4부 세월은 말없이 흐르네, 제5부 슬픔은 강물처럼 등 제5부로 구성된 시집은 소제목에서 알 수 있듯 삶과 인생을 저자만의 시어로 풀어냈다. 한평생 무명초같이/ 살다 가는 사람도 있지만// 만인을 위해 굵고 짧게/ 안중근 의사 같이 살다 가는 사람도 있다// 푸른 하늘 은하계에서/ 빤짝이는 무수한 별이// 검은 운석이 되어/ 지상으로 떨어지듯// 타다 남은 촛불 같은/ 여의도 철새들// 어떤 모습으로 살다가/ 이 지상에서 사라질까//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은 알고 있을까 시집에 담긴 하느님은 알고 있을까라는 시는 안중근 의사와 국회의원들을 대조했다. 정치인에 대한 비판과 함께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담았다. 자전거와 인생에서는 자전거를 인생에 빗대 증오하지 않고 시원하게 달려가는 인생을 열망하는 작가의 사유가 담겼다. 흑백사진 한 장에서는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과 연민을, 단풍 든 나무에서는 삶을 관조하는 작가의 시선을 통해 인생을 수평선에 놓듯 바라보게 한다. 꾸밈없이 솔직하고, 삶을 바라보는 시인의 따스한 눈길이 담겨 있다. 김전 문학평론가는 그의 시를 시의 행간마다 사랑이 들어 있고, 인간애가 넘쳐난다며 시인의 삶이 곧 시라고 평했다. 특히 시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사물을 보되 시의 눈으로 바라본다. 송인관 시인의 작품은 자성과 삶의 진실성을 통한 서정시의 파노라마라고 정의했다. 저자는 1938년 과천에서 태어나 2010년 73세 때 수필, 2011년 74세 때 시로 문예지 문학세계를 통해 등단했다. 과천문인협회 감사, 과천 율림문학회 회장, 문학세계문인회 정회원 등 고령에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10회 문학세계문학상 수필 부문 본상, 한국예술문화단체연합회 예술문화공로표창장 등을 수상했다. 시인이 가는 길은 험난하고 외롭다. 앞으로 더 좋은 시를 쓰기 위하여 뜨거운 열정으로 내면의 세계를 확충하고 피나는 노력을 계속하려고 한다. 여든을 넘긴 시인의 열정은 그의 시들과 어우러져 더 큰 울림을 준다. 값 1만 원. 정자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