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허은아 대표 겨냥 '사퇴 압박'…"당원소환제 추진"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허은아 대표에게 '당원 소환제'(대표 해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재 지도부 일부 인사의 비정상적 당 운영으로 대부분의 당직자가 사퇴한 상황"이라며 “이 상황을 해결할 능력과 의지가 없는 인사들에 대해 당헌에 명시된 당원소환제를 시행하는 것이 옳다”고 알렸다. 이어 "저는 당세 확장을 위해 다양한 당내 인사들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지난 8개월간 당무에 개입하지 않고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 당이 황당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그는 “당규에 시행 조항을 정확하게 확정해 신속 추진하도록 지도부에게 요청하겠다”며 허 대표가 결자해지하지 않을 경우 대표직에서 해임될 것이라 경고했다. 더불어 “한 두사람의 아집으로 중차대한 시기에 당이 혼란을 빚어서 유감이다”며 “신속한 절차 진행에 뜻을 모아주길 부탁한다”고 당원들에게 부탁했다. 지난 16일 허 대표가 이준석 의원 최측근인 김철근 사무총장을 경질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최고위 일부 인사는 허 대표에게 김 전 총장 재임명과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지만, 허 대표는 이를 거부했다. 이 가운데 김정철 수석대변인과 이은창·하헌휘 대변인 등 대변인단 전원이 사퇴했다. 허 대표는 내홍에 대해 “갈등을 조속히 마무리하기 위해 당원, 지도부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경기시론] 탄핵 정국·북미 종전선언과 한반도의 미래

2024년 12월3일 밤 갑자기 비상계엄이 선언되고 이후 대통령 탄핵, 권한대행 탄핵, 다음 순위 권한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내란, 외환 등의 죄목이 거론되는 가운데 대통령에 대한 체포를 놓고 국가기관 공권력 간에 대치가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이 나라가 헌법, 법률보다도 현실적 힘이 더 먹힐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대한 권력 게임의 장이 펼쳐지고 있다. 심지어 자칫 내란을 넘어 내전으로까지 확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기도 한다. 어쩌다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됐는가. 국민 대다수는 헌법과 법률의 정당한 집행과 민주적 절차에 의한 정치 시스템의 안정을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도 신속히 이뤄지길 바랄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권력자가 민주적 가치를 훼손할 경우 이를 용납하지 않는 역사를 여러 차례 보여 왔다. 우리 국민의 민주주의 실현 역량은 가히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만큼 이번 국난도 능히 극복해 낼 것으로 믿는다. 그럼에도 우리를 크게 우려하도록 하는 것이 있다. 이번 사태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적 타격으로 우리의 삶이 완전히 황폐하게 된 중에 다음 수순으로 북한과 연동해 한반도에서 대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건 남한과 북한 모두에 걸친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정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친 대격동을 의미할 수 있다. 그런데 국제질서의 흐름을 볼 때 이것을 지나친 염려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미국 대통령선거를 두고 세기적 선거가 될 것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그의 말에서 비단 선거만 세기적인 것이 아니라 세계 패권 질서의 변화도 세기적이고 역사적인 순간에 있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오는 20일 그의 취임일 이전에 벌써 세계질서는 변화의 기운이 꿈틀대고 있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나 가자지구 전쟁은 소강 상태에 접어들고 조만간 휴전협정을 선언할 듯한 분위기다. 물밑에서 그리고 뒤에서 미국이 강력하게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두 지역의 전쟁이 마무리되고 나면 다음은 어디일까. 바로 한반도가 될 것이다. 트럼프는 얼마 전 자신의 특임대사로 리처드 그레넬을 임명했는데 그는 지난 10여년 동안 북한을 담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는 김정은에 대한 대화 신호로 읽힌다. 그뿐이 아니다. 영국과 독일은 북한에 손을 뻗기 시작했고 이에 자극받은 인도 모디 총리는 그동안 휴면 상태에 빠졌던 인도의 북한 대사관을 가동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들에게 북한은 비즈니스적으로 관심 국가가 되지 못한다. 그런데도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미국의 물밑 움직임을 포착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움직임은 돈의 흐름의 조짐을 암시한다 할 것이다. 트럼프 정권은 미국 우선주의를 선언한 만큼 미국에 활력을 넣기 위한 이벤트성 행사를 그의 취임 이후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대대적으로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종전선언은 가장 적합한 이벤트가 될 것이다. 그리고 북한을 지렛대로 삼은 상태에서 한반도 및 동아시아를 대대적인 미국 및 세계 자본의 투자 거점으로 삼아 중국과의 경제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 들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러시아의 푸틴은 미국의 트럼프와 한배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서로의 이익이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존 미어샤이머라는 세계적인 석학의 주장이 실현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우리 앞에 던져진 시급한 과제는 먼저 탄핵 정국을 신속하게 마무리 짓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민주주의 구현 역량 위에 남북 간의 관계를 평화와 화해 모드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북미 종전선언 후 펼쳐질 세계질서의 재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을 말한다. 이때 그 무엇보다도 평화경제가 경제성장 및 번영의 활로로 주목받게 될 것이다. 단, 기존에 언급되던 평화경제를 새롭게 다시 그려야 할 필요는 있다.

[천자춘추] 도제학교, 청년실업 새로운 해법

청년실업과 기술 인재 부족 문제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과제 중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가 긍정적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와 기업이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인재를 양성하는 선진국형 직업교육 모델이다. 현재 경기도 관내 20개 특성화고와 476개 기업이 참여하며 약 1천20명의 학생이 도제교육에 임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기초이론과 실습교육(OFF-JT)을, 기업에서는 현장 전문가로부터 심화기술교육(OJT)을 배우며 현장성을 갖춘 직업교육을 받고 있다. 특히 월 40만~60만원의 훈련비 지원, 노트북 지급, 자격증 취득 지원 등 실질적인 혜택은 학생들의 참여를 유인하고 있다. 이러한 도제학교의 가장 큰 장점은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단순 현장실습과 달리 학습근로자로 인정받으며 전문적인 기술을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이는 청년들이 졸업 후 일자리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돕는 동시에 기업 입장에서는 필요한 기술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상생 모델로 평가된다. 유럽의 도제교육이 청년 고용률을 높이고 산업경쟁력을 강화한 성공 사례로 꼽히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도제학교도 그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다만 이를 더 확대·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첫째, 학교와 기업 간 협력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 둘째, 참여 기업의 다양성을 확대해 더 많은 직업군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학생들이 취업 후에도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P-TECH, 재직자 특별전형 등 후속 학업 지원 프로그램을 더욱 체계화해야 한다. 현재 경기도내 도제학교는 전기전자, 소프트웨어(SW) 개발, 기계, 자동차정비, 세무회계, 헤어디자인, 조리과정에 예산이 집중돼 있다. 앞으로는 서비스 문화산업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확장해 더 많은 학생이 적성과 흥미에 맞는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미래지향적 정책으로 정부와 기업, 교육계가 힘을 합쳐 더 많은 학생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청년들은 우리의 미래다. 도제학교가 그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고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틀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김포도공, 김포이음시티 도시개발사업 "시의회 부동의시 사업불가"

주민제안 방식으로 민간이 추진하던 김포시 장기·감정동 일원의 장기감정·나진감정지구를 김포도시관리공사(공사)가 공공개발을 추진,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공사는 8일 시의회가 출자를 부동의할 경우 사업을 추진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공사는 이날 공사 회의실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형록 사장은 “4월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되면 지방행정연구원의 출자타당성 검토를 받아 절차에 따라 내년 초에는 민간사업자와 사업협약 체결후 시의회 출자동의를 받을 계획”이라며 “시의회가 (SPC) 출자를 동의하지 않으면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지난해 8월 ‘(가칭)김포이음시티 도시개발사업’으로 정한 해당 지구에 대한 신규사업 기본구상과 타당성 용역에 착수해 공공성 등 사업타당성이 있음을 확인하고 같은해 12월 민간사업자 공모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또 “2019년 4월 ‘2035 김포시도시기본계획’ 반영을 위한 신규사업 기본구상 용역을 착수, 같은해 9월 ‘2035 김포시도시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자료를 시에 제출한 바 있다”며 “민간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공사가 가로챘다는 말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업구역은 서울지하철 5호선 광역철도가 지나는 구역으로 전체적인 공공성과 균형있는 개발이 필요하다”며 “3천억원 규모의 공공기여와 함께 민간사업자에게는 5~10%의 이익을 보장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공사가 이날 제시한 김포이음시티 도시개발사업 계획에 따르면 장기·감정동 일원 123만㎡에 대해 2조4천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민·관 공동 SPC 방식으로 오는 2032년까지 추진한다. 오는 4월까지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후 사업협약 체결과 출자타당성 검토에 나설 계획이다. 공사는 민간사업자 공모에 앞서 지난해 12월20일부터 27일까지 참여의향서를 공모한 결과 27개 업체가 참여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해당 사업구역의 토지주들은 공사의 공공개발을 반대하며 50여명의 토지주들이 이날 공사 사옥 앞에서 집회를 벌였다. 주민들은 “그동안 적법 절차에 따라 수년간 시와 도시개발사업에 대해 논의하고 진행해왔는데 공사가 직접 공영 개발하겠다는 건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나진감정지구 추진위의 한 관계자는 “우리 사업구역에 대해 지난 2022년 4월 공사에 공공 도시개발사업 추진계획이 있는지 질의했지만 공사는 여건상 신규사업 추진을 위한 인력 및 자본금이 부족해 원활한 신규사업 추진이 지난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변했었다”고 말했다. 한편 장기감정·나진감정지구는 도시개발법에 따라 주민 동의를 받아 각각 지난 2022년 3월, 2월 시에 주민제안으로 도시개발사업을 신청, 2023년 12월, 11월 관련기관 협의를 마치고 최종 시의 수용여부만 남겨놓은 상태에서 지난 해 5월 시가 돌연 ‘수용불가’ 입장을 밝혀와 자진 취하한 상태다.

폭행·음주운전 전 야구선수 정수근 징역 2년 법정구속

지인 소개로 만난 남성을 맥주병으로 폭행하고 음주운전까지 한 전직 프로야구 선수 정수근씨(48)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형사2단독(판사 최영은) 재판부는 8일 특수상해,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정씨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동이 매우 위험했고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누범기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범죄를 저질렀으며 음주운전 및 폭력 전과가 반복되는 점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9시30분께 남양주의 한 술집에서 지인 소개로 처음 만나 함께 술을 마시던 A씨가 자신의 3차 제안을 거절하자 A씨의 머리를 맥주병으로 두 차례 내리쳐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또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9월에는 혈중알코올농도 0.064% 상태로 약 500m가량 승용차를 운전한 혐의도 추가됐다. 그는 2004년부터 2022년까지 다섯 차례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벌금형, 집행유예, 실형 등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2008년에는 아파트 경비원을 폭행했다가 KBO(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무기한 실격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바 있고 2009년에는 부산의 한 주점에서 음주 소동을 일으킨 후 논란이 되자 은퇴했다.

용인에 본사 둔 ‘법정관리 行’ 신동아건설, GH 공공건설 사업 어쩌나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중견건설사 신동아건설(경기일보 1월7일자 보도)이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발주한 다수의 지역 공공건설 사업 컨소시엄에 ‘지역 건설사’ 자격으로 참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동아건설이 지역 건설사 자격으로 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서류상 본사 주소지가 ‘용인특례시’이기 때문으로, 향후 신동아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이 기각돼 부도 또는 파산하게 되면 GH는 현재 신동아건설이 수주한 건설 현장의 ‘지역 건설사 공동 도급 비율’을 재구성해야 해 사업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8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신동아건설은 지난 2018년부터 용인 기흥구에서 사무실을 운영하며 GH가 발주한 경기도 공공건설 사업을 줄곧 수주해 왔다. 지난 2018년 판교 제2테크노밸리 경기행복주택(지식산업센터 포함) 사업을 시작으로, 남양주시 ‘다산지금 A3BL 통합공공임대주택’ 사업, ‘광교지구 공공지식산업센터 건립사업’, ‘광명학온 S2~S3블록 민간 참여 공공주택사업’ 등을 수주했다. 이런 가운데 GH는 지난 6일 신동아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관련 사업장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이다. ‘지방계약법 및 그 시행령’ 상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공공공사는 지역 의무 공동도급에 관해 규정하고 있는데, 시행령에 따르면 발주처는 의무적으로 지역 업체와 공동도급을 추진해야 한다. 이때 지역 업체의 참여 지분율은 통상 30%가량이다. 이에 따라 GH는 신동아건설이 파산 또는 부도 처리될 시, 지역 건설사 참여 비율을 준수하기 위해 신동아건설이 차지한 지분율을 맡아줄 대체 사업자를 찾아야 한다. 새로운 사업자를 찾기 위해 사업을 재공고하게 되면 공사 지연 등의 피해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GH 관계자는 “신동아건설이 경기도 공공건설 사업에 지역 건설사 자격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하거나 사업을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향후 법원 결정에 따라 법정 관리가 불허되면 사업자를 변경하기 위해 재공고를 하는 등 사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동아건설 본사 소재지로 등록된 용인특례시 기흥구 사업장은 77.6㎡(약 23평) 규모이며 상주 인원은 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전반적인 업무가 진행되는 ‘본사’ 역할을 하는 사업장은 서울 용산구 소재 신동아빌딩과 신동아쇼핑타운이다. 이와 관련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모든 업무는 용산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주소지상 본사는 용인”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단독] "공사 중지 명령"...신동아건설 법정관리 신청에 경기 공공현장 ‘카오스’ https://kyeonggi.com/article/20250107580226

[삶, 오디세이] 다시 이 시간

2024년이 떠나가고 2025년이 다가왔다. 우리는 그 시간을 보낸 적이 없으나 시간은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나고 또 다른 이름으로 성큼 다가왔다. 그리고 이 시간은 이제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순간순간을 선물할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시간을 보내고 맞이한다. 그러나 이 시간은 그 찰나뿐이다. 불교에서는 시간에 대해 ‘찰나생(刹那生) 찰나멸(刹那滅)’이라는 가르침을 설한다. 매 순간이 새롭게 다가오고 지나간 순간은 두 번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의미로 지금을 사는 우리가 이 순간을 간절하게 대하고 어떤 미련도 후회도 없이 적극적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우리는 매일의 시간을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이 시간이 지나도 다른 시간이 찾아올 것이고 항상 그렇게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연말과 새해를 대할 때면 시간의 무서움을 여실히 느낀다. 얼마 전 새해라고 기뻐하고 설레던 것 같지만 돌아보면 눈앞에 연말이 다가와 있다. 분명 하루하루가 너무나 길고 지루하기까지 했건만 1년이라는 긴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간 것이다. 그리고 사라진 시간 속에는 수많은 아쉬움과 미련 등이 뒤섞여 있다. 이러한 찰나의 시간을 이제 더 이상 놓치면 안 된다. 시간은 잡을 수 없지만 놓쳐서도 안 된다. 이 시간이 지나가 버리면 절대 되돌릴 수 없다. ‘지나간 1초는 1억의 가치보다 크다’는 말과 같이 어떤 재물로도 환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산다.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까. 언제쯤 행복해질까. 이 물음의 대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내가 행복한 일을 하고, 지금 내가 행복한 마음을 갖고, 지금 내가 행복하게 살아야만 그 ‘행복’이 생겨나는 것이다. 즉, 행복의 완성은 다른 무언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지금을 사는 여러분이, 제가, 우리가 행복할 때 이뤄지는 것이다. 때때로 특별한 이벤트나 선물 등으로 행복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그 특별한 순간만의 행복이며 기쁨이다. 오래 지속되고 항상 하는 행복은 일상 속에 있어야 한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과 주변이 그 행복의 토대가 돼 줘야 지금 웃을 수 있고, 어제가 추억되고, 내일이 기대되는 것이다.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라는 가르침은 특별한 삶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잔잔하며 평안한 매일을 사는 것이야말로 참된 깨달음의 삶이며 그 안의 모든 것이 행복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평상심의 마음을 지니고 산다면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의 매일이 행복한(좋은) 날이 된다. 특별한 재물이나 시간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우리가 행복할 때 모든 것이 그처럼 변해 우리와 함께 지금을 살아갈 것이다. 지금 환히 웃는 그대의 미소가 세상을 밝히고 그 빛은 모든 인연에게 이어져 다시 우리에게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