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건설산업 공정질서를 흐리는 페이퍼컴퍼니 등 부실불법 건설업체 퇴출을 위해 단속 대상을 전문공사업종으로 확대하는 등 페이퍼컴퍼니 뿌리 뽑기에 나선다. 방윤석 경기도 건설국장은 4일 오전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실시공 등 사회적으로 많은 폐단을 초래하는 페이퍼컴퍼니를 근절해 공정하고 건실한 건설환경을 만들고자 한다며 건설업 페이퍼컴퍼니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경기도가 마련한 종합대책은 3가지로 ▲지속단속 ▲협업단속 ▲사전단속 차원에서 이뤄진다. 지속단속은 지난 2월 실시한 시범단속을 5월과 9월 등 두 차례 더 실시하는 것으로 단속 대상은 도내 등록건설업체 사무실 현장이다. 도는 실제 사무실을 방문해 등록기준(자본금, 사무실, 기술자수 등) 적정여부, 고용보험 가입여부, 적정 임금 지급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협업단속은 도에 단속권한이 없는 전문공사업체 점검을 위해 감독권한이 있는 시군은 물론 정부, 건설협회 등과도 협업하는 것이다. 도는 지난 달 건설정책과에 페이퍼컴퍼니 단속 전담팀인 공정건설단속TF팀을 신설하고 시?군 건설업 행정처분 담당공무원과 4회에 걸쳐 소통 간담회를 실시하는 등 협업체계구축을 완료했다. 도는 지난 4월 상반기 시군 합동단속을 실시한데 이어, 하반기에도 협업단속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전단속은 계약단계에서 도가 발주하는 관급공사 입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도는 추정가격 1억~10억 원 이하 관급공사 입찰업체 가운데 적격심사 대상에 오른 업체의 실제 사무실을 방문해 페이퍼컴퍼니 유무를 가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는 입찰공고에 건설업 등록기준 미달시 적격심사 단계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할 계획이다. 도는 현재 사전단속 내용을 추가한 경기도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촉진조례 개정을 추진 중으로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구체적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는 이밖에도 도 발주(산하기관 포함) 건설공사를 대상으로 하도급 실태점검을 지속 실시(상반기 1회, 하반기 2회)하고, 하도급 부조리 신고센터와 공익제보 핫라인(공정경기 2580)을 통해 건설업체와 도민들의 제보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공익제보자의 경우 조사 후 사법처분이나 행정처분 조치가 있을 경우 최대 2억 원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도는 대한건설협회와 함께 12월까지 도내 종합건설업체를 대상으로 건설업 등록증 대여 행태에 대한 합동단속도 실시할 방침이다. 이선호기자
KB금융그룹이 펴낸 보고서가 있다.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다. 경험 없는 창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업종이 치킨집이었다. 전체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21.1%(2만 5천 곳)를 차지했다. 가장 어려워지는 것도 치킨집이다. 치킨집 창업이 2014년 9천700곳에서 2018년 6천200곳까지 줄었다. 반면에 폐업은 2014년 7천600곳에서 지난해 8천900곳까지 늘었다. 평생 퇴직금, 닭집으로 날린다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니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수원의 치킨집 추이다. 일찍이 수원은 치킨집 메카로 자리 잡았다. 인계동 통닭 골목은 외국 관광객에까지 명성이 자자하다. 최근에는 수원 갈비 치킨이라는 영화 특수까지 누리고 있다. 이런 수원에서도 망하는 치킨집이 속출하고 있다. 부천에 이어 전국에서 폐업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꼽혔다. 통닭 골목 인근 인계동서만 최근 3년간 62개 매장이 창업하고 78개 매장이 폐업했다. 기본적으로 인정해야 할 현실은 있다. 먹는 장사의 주체는 개인이다. 흥하는 것도, 망하는 것도 개인의 몫이다. 수원이 치킨의 메카가 된 것도 개인이 만든 역사다. 30~40년간 이어온 인내와 끈기가 오늘을 만들었다. 몇몇 통닭 명가의 역사도 다 그렇게 이뤄졌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기술 투자를 통한 경쟁에 몰두하고 있다. 이들에게 지나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할 순 없다. 현실적이지 않고 강제할 근거도 없다. 다만, 상권에 대한 지자체 책임이라는 측면은 좀 다르다. 지역 특산물 육성이라는 산업 행정의 불균형이 문제 될 수 있다. 통닭 거리 축제 예산, 어디에 썼나. 몇몇 명가가 밀집된 지역에 쏟아붓지 않았나. 관(官) 주도의 크고 작은 행사, 어디에서 갖나. 기존의 통닭 골목에 편중되지 않았나. 내로라할 정치인들의 방문, 어디로 향했나. 기업형 치킨집 벽면에 사진으로 나붙지 않았나. 지금껏 수원시 통닭 행정은 온통 특정 골목에 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적어도 행정이 이래선 안 된다. 시정(市政)에 있어 치킨집은 지역 내 어느 곳이나 고르게 다가가야 한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특정 지역에 대한 특별한 대우를 줄이거나 중단해야 한다. 이게 개인 사업자와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다. 수원 통닭 거리에는 끝없는 줄이 이어져 있다. 억대 매출에 하루가 달리 건물이 올라간다. 그런데 인접한 뒷골목 치킨집엔 손님 한 테이블 없어 세(貰)도 못 내고 있다. 그들에겐 수원시 통닭 행정 하나하나가 서운할 수도 있다. 치킨의 메카 수원에서 벌어지는 부자 치킨집과 망하는 치킨집의 명암. 행정의 역할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한 번쯤 고민해야 볼 때가 됐다.
올해 일몰 예정이던 지역상생발전기금 제도가 연장된다. 경기ㆍ인천ㆍ서울의 지방소비세 수입의 35%를 출연해 비수도권 시ㆍ도에 배분하는 지역상생발전기금은 수도권 입장에선 불합리한 지출로 그동안 반대가 컸는데 이를 연장한다니 황당하다. 기금 출연 연장에 따라 추가 세수 지출 부담을 안아야 하는 수도권 지자체들이 발끈할 수밖에 없다. 수도권은 수도권정비계획법이라는 악법 때문에 공장 신ㆍ증설도 맘대로 못한다. 경기동북부는 군사시설보호구역 규제, 상수원 규제 등이 더해져 피해가 막심하다. 정부는 균형발전이라는 이름 하에 수도권을 각종 규제로 꽁꽁 묶어놓고 발전을 가로막는가 하면, 공공기관 대부분을 비수도권으로 이전시켜 수도권 지역경제를 황폐화 시켰다. 최근엔 규제 걱정없이 신산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규제 특례를 적용하고 각종 지원을 해주는 규제자유특구에 수도권만 제외시켰다. 수도권 역차별 논란이 이는 정책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이런저런 불합리한 정책으로 수도권을 옥죄면서 수도권의 세수를 거둬 비수도권에 준다니 어이 없다. 지역상생발전기금은 2010년 지방소비세를 도입하면서 수도권 3개 광역지자체가 지방소비세 수입의 35%를 2019년까지 10년간 한시적으로 출연토록 한 제도다. 지역 불균형 해소에 도움을 준다며 비수도권 14개 광역지자체에 이를 배분해 왔다. 경기도는 지역상생발전기금을 도입한 2010년부터 현재까지 총 1조7천300억여원을 출연했다. 서울(1조7천100억원)과 인천(3천500억원)을 합치면 3개 지자체가 조성한 기금이 3조7천900억여원에 이른다. 기금 도입 당시 목표액 3조원을 훨씬 넘겼다. 수도권의 경제 사정이나 살림살이도 좋지 않다. 그럼에도 10여년간 기금을 조성해 비수도권을 지원해 왔다. 비수도권 지자체에선 이 상생기금이 마구잡이식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마치 공돈처럼 쓰면서 관리가 투명하지 않아 비수도권의 쌈짓돈이란 소리도 들렸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그런데 정부가 기금 연장과 확대를 하며 균형발전을 들먹이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지방소비세율을 올해 15%로 인상한데 이어 내년 21%로 인상해 기금을 대폭 확대한다고 한다. 상생기금 조성은 정부의 몫이지 수도권 지자체의 세수를 뜯어다 할 일은 아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경기도에서 마련된 기금 재원이 다른 시도로 넘어가고 있다. 이는 원래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며 지역상생발전기금은 법대로 일몰해야 한다. 연장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정부가 수도권 지자체 입장은 반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기금 연장을 밀어붙이는 것은 문제가 많다. 언제까지 수도권에 희생만 강요할 것인가. 수도권에도 궁핍하고 낙후된 지역이 많다. 정부는 불합리하고 이상한 정책을 제고해야 한다. 출연분배 방식이라도 개선해야 한다.
도쿄 대첩(東京 大捷)이라고 불렀다. 1997년 9월28일 있었던 경기다.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이다. 한국이 2대1로 역전 승했다. 모두 기뻐할 때 한 기자가 이런 기사를 남겼다. 한국 축구가 일본을 쉽게 이기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 같다. 그가 주목한 것은 일본 축구의 성장세다. 그리고 약관 20세의 젊은 선수 한 명이었다. 볼키핑력, 찰고무같은 근력, 넓은 시야. 신인 나카다 히데토시에의 경고였다. ▶그 후 나카다는 일본과 아시아를 호령했다. 1997년, 1998년 연속 AFC 올해의 아시아 선수상을 받았다. 당시 세계 최강 이탈리아 프로리그에 진출했다. AS로마, 파르마, 볼로냐를 거쳤다. 세계 올스타 축구 경기에서는 잠시 주장 완장을 차기도 했다. 한국 축구팬은 나카다에 주눅들어야 했다. 일본과의 경기 때마다 나카다가 출전하는 지가 기사의 출발이었다. 2006년 그가 은퇴했다. 그때까지 10여년, 나카다는 일본인의 행복이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한국엔 21세 박지성이 있었다. 포르투갈전 골이 그 서막이었다.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했다. 일본 선수는 버텨내지 못하는 무대였다. 그리고 2010년 5월24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 박지성의 슛이 일본 골문을 흔들었다. 일본의 월드컵 출정식을 초상집으로 만든 골이었다. 그가 5만 일본 관중을 쳐다보며 운동장을 돌았다. 유명한 산책 세리모니다. ▶일본 축구팬엔 공포의 대상이었다. 2011년 아시안컵 축구 대회에서 양국이 붙었다. 결승을 앞둔 4강이었다. 연장까지 갔지만 2대2로 승부를 짓지 못했다. 승부차기까지 갔고 한국은 패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일본 언론이 보였던 특별한 관심이 있다. 박지성 있을 때 이겨야 한다.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을 향한 마지막 한풀이였다. 2002년부터 꼭 10년, 박지성은 한국인의 행복이었다. ▶이강인에 국민이 환호하고 있다. 20세 이하 월드컵에서의 플레이가 환상적이다. 메시의 나라,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유린했다. 마르세유 턴 등 웬만한 고급 기술을 다 장착했다. 중계하던 해설자도 말했다. 남미 선수를 상대로 우리 선수가 이렇게 개인기를 펴는 것은 처음 봅니다. 발렌시아 유망주, 천만 유로 몸값 등의 명성은 익히 알려져 있었다. 그래도 태극기를 단 그의 플레이를 직접 본 축구팬들의 감동은 특별했다. ▶나카다로 일본 축구팬이 10년간 행복했다. 박지성으로 한국 축구팬이 10년간 행복했다. 팬들이 신인 스포츠 스타에 열광하는 이유가 그런 거다. 한번 등장한 스타로 10년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기대다. 고단한 세상을 살아가며 얻는 행복 보험과도 같은 거다. 2001년 2월19일생 이강인. 만 18세인 그의 현란한 플레이에 많은 이들이 10년짜리 행복 보험을 가입하고 싶어 한다. 김종구 주필
지난달 인도에서 개최된 경기우수상품전 G-FAIR를 위해 2년 만에 다시 뭄바이를 찾았다. 필자는 뭄바이 신공항을 들릴 때마다 공항 천정에 설치된 스프링클러를 보며 기업 지원의 각오를 새롭게 한다. 초창기 어렵게 수출을 성사시킨 경기도 중소기업제품이기에 한-인도 교역의 상징처럼 느껴져서다. 얼마 전 끝난 지구상 최대 직접민주주의 선거인 인도총선에서 집권BJP연합이 승리해 현 나렌드라 무디 총리가 2024년까지 인도를 다시 이끌게 되었다. 무디 정부가 집권한 지난 5년간의 큰 변화를 꼽으라면 화폐개혁, 단일세제(GST)도입과 제조업육성이라는 경제부문의 개혁일 것이다. 이번 선거는 고질적으로 인도 경제의 발목을 잡아 온 아킬레스건에 대변혁을 시도한 무디 정부가 인도유권자로부터 평가를 받는 자리였다. 지역과 민족, 종교간 갈등과 분열을 조장한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그를 다시 선택한 것은 궁핍에서 벗어나 잘 사는 인도에 대한 갈망 때문이었을 것이다. 무디 정부에서의 경제성장률(GDP)이 평균 7%, 실업률도 3.53%로 안정적이다. 무엇보다 제조업 성장 없이는 인도경제의 발전이 없다는 인식하에 제조업육성에 집중한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라는 제조업 강화정책으로 제조업부문 종사자가 전체고용자의 22%까지 올라서게 되었다. 지난해 중국의 제조업종사자가 28.8% 수준임을 감안할 때 인도제조업의 성장 잠재력은 크다. 연임성공으로 그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메이크 인 인디아 제조업 육성정책은 더욱 강력하게 추진될 것이다. 인도의 제조업 육성 정책은 제조 강국인 한국기업들에 좋은 일이다. 제조업이 일정수준까지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반 구축을 위한 산업재의 수요와 기술을 필요로 하는데 수요에 대응할 생산능력과 우수한 기술을 갖추고 있는 우리 기업의 입장에서는 직접 수출 혹은 합자 등을 통해 인도 진출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지난 5월15일부터 16일까지 뭄바이에서 개최된 제11회 G-FAIR에 4천여 명의 인도 바이어가 몰려 북새통을 이루었다. 그동안 비교적 한산했던 산업재 참가기업들의 부스가 금년에는 바이어들로 넘쳐난 것은 이런 인도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최근 국내외경제여건의 어려움으로 수출 동력을 잃고 불안감이 커가는 우리 중소 수출제조기업에 반가운 일이다. 정부에서도 신남방정책의 중요한 축으로 인도를 꼽고 있다. 한-인도FTA격인 CEPA(포괄적동반자협정)를 내실화해 양국의 교역액이 현재의 200억 불 수준에서 향후 10년 내 500억 불로 확대시키려는 목표하에 정부차원의 지원이 뒤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다행히도 경기도가 한발 앞서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인도에 GBC(경기비즈니스센터)뭄바이를 설립해 지속적으로 인도시장을 두드려 온 덕분에 넓어지는 인도시장의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GBC를 발판 삼아 시장 공략을 체계적으로 정비해야 할 때다. 우선적으로 인도가 주력으로 육성할 산업에 대해 양국기업의 메칭수요를 담당할 전문인력 보강이 시급하며, 영토가 큰 인도를 나누어 공략할 거점신설도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투명성이 높아지고 강력한 개혁개방으로 갈 길 바쁜 인도가 한국의 제조기업을 부른다. 과거처럼 인도의 시계는 늦게 돌지 않는다.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수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이 우리 중소 제조기업들이 인도로 가야 할 적기이다. 이계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글로벌통상본부장
4월 강원도 산불로 두 사람이 생명을 잃었다. 그런데 처음 사망자는 1명으로 발표했다가 나중에 1명이 추가되어 두 명이 되었는데 그 과정이 매끄럽지가 않다.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삼포리에 사는 박모 할머니(71)는 초속 24㎞의 강풍을 타고 산불이 급습할 때 주민들에 대한 대피방송을 듣고 마을회관으로 가다가 강풍에 날아온 지붕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공무원들은 처음에는 개인 부주의에 의한 안전사고로 판단, 화재로 인한 사망자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러다 어떻게 이것이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아니냐는 여론이 일자 뒤늦게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망자로 인정하기에 이른 것. 공무원들이 안전사고라고 보고한 것은 직접 박모 할머니의 몸에 불길이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산불 사망자로 보고했다가 자칫 훗날 감사에 적발될 수 있다. 감사에 적발되면 징계에 회부되고 그것은 신상에 불이익을 가져온다. 그래서 공무원들은 밖에서 무사안일이라고 비난하든 말든 후환이 없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박할머니는 그의 71세 생일을 맞는 날 안타깝게도 장례를 치렀고 유족들은 소정의 장례비와 보상금을 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공무원들의 발을 묶는 것은 감사라는 이름의 저승사자다. 필자가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할 때 주민의 입장에서 새로운 일을 벌이려 해도 그럴 때마다 직원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나중에 감사 때 누가 책임질 겁니까? 하는 것이었다. 공연히 일을 벌여서 후환을 만들지 말자는 것이다. 그래서 공무원들은 되는 쪽보다 안 되는 쪽을 택하는 부정적 의식이 체질화돼 있다. 정말 공무원은 감사의 촘촘한 그물에 갇혀 산다. 자치단체의 자체감사가 있고 중앙정부의 감사가 있으며 가장 무서운 감사원 감사가 있다. 이 밖에도 층층마다 감사가 있어 1년 365일 감사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국정감사는 또 얼마나 힘든가. 그러니까 소신껏 일하기 보다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면 제일 안전한 것이 된다. 언론에 보도된 국수(국장이 수정 지시), 과수(과장이 수정 지시)하고 공문에 비밀표시를 해둔다는 것도 나중에 후환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공무원들의 휴대폰 압수도 잦아지자 휴대폰 관리에도 철저히 해야 한다. 심지어 어떤 공무원은 그동안 써오던 일기도 중단했다. 혹시 압수를 당할 경우 트집 잡힐 흔적을 없애기 위해서다. 이렇게 하는 것은 무슨 비리나 부정을 저질러서가 아니다. 그 공무수행이라는 것이 때에 따라 100점도 되고, 정권이 바뀌면 0점도 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 때문에 헌법에 의해 공무원의 신분이 보장되고 정치적 중립도 보장받게 돼 있지만 그리고 그것이 당연하지만 우리 현실은 그게 아니라는 것에 비극이 있다. 최근 검찰총장이 웃옷을 벗어 흔들며 옷을 보지 말고 그것을 흔드는 손을 보라고 말한 것은 참 의미가 있는 내용이다. 흔히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 밑에서 환경부장관을 한 이만의씨는 국회에서 4대강 문제로 공격을 받았을 때 환경부 공무원은 영혼이 있다며 4대강 사업에 대한 환경부 공무원들의 입장을 옹호했다. 그러나 그후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감사를 무기로 삼아 옷을 흔드는 손이 문제다. 변평섭 칼럼니스트
향교는 공자와 여러 성현께 제사를 지내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해 나라에서 세운 교육기관이다. 평택시 진위면 진위로 49(봉남리)에 위치한 진위향교는 조선 전기에 처음 지었다고 전하나 확실하지 않으며 1923년과 1934년 두 차례 보수를 하였다. 현재는 대성전, 명륜당, 동재ㆍ서재, 외삼문, 내삼문 등이 남아 있다. 대성전은 공자를 비롯하여 중국과 우리나라 유학자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규모는 앞면 3칸ㆍ옆면 3칸이며,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사람 인(人)자 모양인 맞배지붕이다. 조선시대에는 나라에서 토지와 노비ㆍ책 등을 지원받아 학생을 가르쳤으나, 지금은 교육 기능은 없어지고 제사 기능만 남아있다. 진위향교 대성전은 큰 건물은 아니지만 18세기 건축기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지난 1983년 9월19일에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40호로 지정됐으며 향교재단에서 꾸준히 관리 중이다. 문화재청 제공
대한민국 경찰의 우수한 치안 역량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도 늦은 밤 자유롭게 돌아다녀도 신변의 위험을 느끼지 않아 가장 만족하는 분야로 치안의 안정성을 꼽았다. 세계의 관광객들도 최근 2년 연속 대한민국을 세계에서 치안이 가장 안전한 나라로 선정했다. 이는 본연의 책무인 국민의 생명ㆍ신체ㆍ재산의 보호, 범죄를 예방하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경찰의 여러 가지 정책과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지만 시민과 함께 치안 공동생산에 초점을 맞춘 활동을 전개한 결과이다. 지난 3월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치안파트너즈 설문조사에서 아파트 순찰을 희망한다는 응답자가 91.6%, 단지 내 순찰을 희망한다는 응답자가 61.6%로 조사돼 아파트는 범죄 청정지대이며 안전하다는 인식과 상반된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남양주경찰서에서는 치안파트너즈 설문과 범죄통계를 바탕으로 수요자(시민) 중심 경찰치안정책인 아파트 단지 내 순찰활동을 1단계(아파트 순찰차량등록홍보활동)와 2단계(가시적 순찰활동범죄예방진단)로 나누어 실시하고 있다. 무인번호인식 주차 차단기 설치 아파트가 늘어남에 따라 긴급상황 발생 시 순찰차가 아파트 차단기에 막혀 출동이 지연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아파트 무인차단기를 신속통과 할 수 있도록 차량등록 및 현관문 비밀번호 공유, 보안카드를 확보해두는 등 파출소와 각 아파트 관리사무소 간 협력시스템을 구축해 치안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이와 같이 순찰활동 강화 외에도 교통안전교육보이스피싱 등 범죄예방요령 홍보하는 맞춤 범죄예방교실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순찰 중 범죄예방진단을 통해 어두운 조명, 사각지대 등 방범 취약요소 발굴해 경찰서 범죄예방진단팀(CPO)에 통보하는 등 범죄예방진단 및 시설개선을 통해 치안문제 해결을 할 예정이다. 아파트 단지 내 순찰활동 강화는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경찰과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야 할 지역치안 행정의 핵심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경찰은 국민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민중심함께하는 공동체치안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경찰의 노력에 시민의 참여가 더해져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치안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윤지윤 남양주경찰서 호평파출소 경장
며칠 전 모 교향악단의 연주회에서의 일이다. 공연장 객석에는 음악회를 처음 온 듯한 사람과 음악회 관람 경험이 많은 듯한 사람이 함께 앉아 있었다. 공연이 시작되고 협주곡의 첫 악장이 끝나자 처음 음악회를 온 듯한 사람이 열심히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이때 함께 온 사람이 당황한 모습으로 황급히 박수치는 동행자의 팔을 붙잡아 박수를 못 치게 하고 있었다. 그리고 팔을 잡은 동행자가 귓속말로 무언가를 이야기하자 박수를 치던 관객의 얼굴이 붉어졌다. 아마 음악회를 자주 다니신 분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필자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눈치 채셨을 것이라 본다. 다름 아닌 악장과 악장 사이의 박수 금지 이야기이다. 여러 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서양의 클래식 음악을 연주할 때 마지막 악장이 연주되기 전까지는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지 않는 것이 예절이다. 그런데 고전음악의 주요 작곡가들이 살아있을 때에는 악장과 악장 사이에 모두 박수를 쳤었다는 것이다. 필자도 오래전 선배인 공연기획자로부터 1993년 타계한 헝가리의 거장 지휘자 미클로스 에르데이(Mikls Erdlyi)로부터 들은 이야기라며 들려준 악장 사이의 박수를 금지하는 유래를 듣고서야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분의 이야기로는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독일의 음악학자들 사이에 악장과 악장 사이의 조성을 비롯한 관련성에 대한 논의가 많이 있었는데 1920년대에 베를린 필의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푸르트벵글러(Wilhelm Furtwngler)가 먼저 자신의 음악회에서 청중들에게 악장과 악장 사이의 휴지부도 곡의 연장이라 생각하니 마지막 악장이 연주되기 전에는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지 말아 주세요라고 부탁을 하고 음악회를 시작했는데 이것이 유럽 전체에 유행처럼 번지고 1945년 2차 세계대전의 종전 후에는 미주 지역까지 중간 악장 사이에는 박수를 치지 않는 것이 예절이 되었다 한다. 그러나 요즘 클래식 음악회에 가보면 악장과 악장 사이에도 아름답고 화려한 연주에 화답하는 우렁찬 박수가 나오기도 한다. 이때 연주자들도 이러한 상황을 관객들이 잘못했다는 따가운 눈총보다 음악의 진행에 방해가 안 되는 정도에서 자연스럽게 관객들과 호흡하기도 한다. 품위 있는 공연 예절도 중요하지만, 연주에 진정성으로 화답하는 관객들의 반응에 시선을 돌렸으면 한다. 최근 BTS의 영국 공연이 화제이다. 우리의 젊은 POP 아티스트들이 비틀스의 고향을 흔드는 수준이 되었으니 우리식의 문화예절을 믿어볼 때가 되지 않았을까? 조요한 오산문화재단 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