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남 인하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2024 국회자살예방대상’에서 교육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배 교수는 인천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장 자격으로 자살 예방과 정신건강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했다. 29일 인하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1999년 인천 최초로 지역 정신보건센터를 설립, 배 교수를 당시 초대 센터장으로 임명했다. 배 교수는 중증 정신질환자와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체계적인 사례관리로 지역사회 정신건강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배 교수가 이끄는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는 정신질환 및 자살시도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연간 1만3천건 이상의 상담을 하며, 정신질환 재발 방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힘쓴다. 또 센터 내에 응급개입팀을 운영해 30건 이상의 위기 개입을 수행했다. 응급개입팀은 정신과적 위험이 있는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현장에 출동해 대상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치료와 연계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생명지킴이 양성교육과 자살 예방 캠페인도 진행한다. 매년 4천명 이상의 지역 주민을 교육하며 지역사회의 자살 예방 안전망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배 교수는 “센터는 지속적으로 지역사회와 협력해 정신건강 정책 관련 서비스를 발전시켜 지역주민들의 생명을 지키는 데 앞장설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착륙 도중 추락하면서 현재까지 구조자 2명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영상출처 | X(트위터)
인천 중구가 영종국제도시와 서울 강남을 연결하는 광역급행버스(M6462)를 개통했다고 29일 밝혔다. 구는 최근, 버스 기점인 영종 우미린1단지 아파트에서 김정헌 구청장, 배준영 국회의원, 주민대표 등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역급행 M6462 버스 개통식’을 열었다. 지난 28일 오전 5시 30분부터 운행을 시작한 ‘M6462 버스’는 영종국제도시와 서울을 연결하는 광역급행버스다. 영종 우미린1단지 후문에서 출발해 영종힐스테이트 등을 거쳐 양재역, 교대역, 서초역, 강남역 등에 정차한다. 이른 아침 강남권으로 출근하는 주민들을 위해 오전 5시 30분, 5시 50분, 6시 10분 등 20분 간격으로 광역급행버스를 배치해 편리함을 극대화했다. 구는 이번 노선 개통으로 영종도에서 강남으로 이동하는 영종도 주민들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정헌 구청장은 “영종 지역에서 처음으로 개통하는 광역급행버스 노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노선 개통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펼쳐온 유정복 시장, 배준영 국회의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주민들 생활편의를 높이는 교통 정책을 지속해서 발굴,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집 앞이나 마을 거리에 쌓인 눈은 제가 치워야지요.” 하남지역에서 최근 본격적인 추위로 눈 내리는 날이 이어지면서 시민은 물론 각급 단체 등을 중심으로 자율적인 눈치우기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앞서 지난 20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지역 적설량은 2.3㎝를 기록했다. 시는 이날 주요 도로 순찰을 강화하면서 1~2차에 걸쳐 모든 구간 제설제 살포(330t) 및 삽날 작업 등을 진행했다. 특히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총 113명의 인력을 투입해 제설 트럭 20대와 14개 동 행정복지센터에 배치된 1t 트럭 14대를 활용해 밤샘 제설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치워도 멈추지 않고 계속 내리면서 눈이 다시 쌓여 가는 반복적인 현상이 되풀이됐다. 이른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제설작업이 미처 완료되지 않은 골목길과 이면도로, 비탈길 등이 빙판길로 변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 때 시민은 물론 각 동 주민자치회와 통장단 등 유관 단체 회원들이 쌓인 눈 치우기에 동참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특히 미사1동에서 청결활동을 펼치는 ‘미쓰Z’(미사 쓰레기 Zero), 위례동 환경개선에 앞장 서는 ‘위례드림봉사단’ 등 아파트 주민들과 건물주, 상가 직원 등이 앞다퉈 눈 치우기에 힘을 보탰다. 신장동 등 원도심에선 트랙터로 눈을 치우는 현장도 목격됐다. 이날 지역 내 14개 동에서 시민 300여명이 자발적으로 눈치우기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눈삽, 넉가래, 빗자루 등의 제설 도구를 손에 쥔 채 자신의 집 앞과 점포 앞 눈 치우기에 나섰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인근 초등학교와 버스정류장, 경사로 등 공공장소에 쌓인 눈까지 치워가면서 구슬땀을 흘렸다. 이현재 시장은 “개인이 직접 트랙터를 몰고 나와 마을 곳곳의 눈을 직접 치우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은 앞으로 시가 이어 나가야 할 하나의 공동체 문화로 생각된다”면서 “시는 민·관 협력을 강화하는 적극적인 시정 운영을 통해 더욱 안전하고 행복한 하남을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고양 소노가 3연승 후 2연패 부진에 빠지면서 2024년 일정을 마무리했다. 김태술 감독이 이끄는 소노는 29일 울산 동천체육관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7개의 3점슛을 꽂은 이우석(21점)과 숀 롱(20점·13리바운드)이 활약한 현대모비스에 67대84로 패했다. 소노는 디제이 번즈(22점)와 이정현(21점·10어시스트)이 분투했으나, 연이틀 이어진 ‘백투백’ 경기 일정에 체력 부담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날 승리로 현대모비스는(16승7패)는 단독 2위에 올랐고, 8위 소노(8승15패)는 3연승 후 2연패에 빠졌다. 1쿼터 초반 소노는 디제이 번즈가 2점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이정현이 3점포를 꽂았고, 3분30초께 까지 번즈의 스크린 플레이를 통한 8득점 활약이 돋보였다. 현대모비스의 추격도 매서웠다. 김국찬과 프림의 야투 성공과 이우석의 3점 등으로 10대11까지 따라 붙었다. 소노는 번즈가 4점을 보태며 18대15로 앞섰지만, 이우석에게 3점포를 허용하며 18대18 동점을 내준 끝에 25대27로 뒤진채 1쿼터를 마쳤다. 2쿼터 초반 소노는 최승욱의 2점으로 27대27로 동점을 만들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새 외국인 선수 알파 카바가 덩크를 꽂으며 분위기를 압도했고, 이재도의 3점까지 터지면서 32대28로 도망갔다. 이후 이정현의 6득점, 이근준의 3점슛에 이은 야투로 차이를 벌렸지만, 현대모비스는 이우석의 연속 3점포와 김국찬의 자유투, 숀 롱의 2점으로 추격해 46대46 균형을 맞춘 채 후반전을 맞이했다. 3쿼터 현대모비스가 역전에 성공했다. 이우석과 박무빈의 연속 야투로 61대58로 역전에 성공한 뒤, 함지훈이 4득점, 숀 롱이 야투를 성공해 67대60으로 앞선채 4쿼터를 맞이했다. 현대모비스는 4쿼터서도 이우석의 3점으로 쾌조의 출발을 보였고, 숀 롱의 연속 자유투에 이은 덩크로 74대60까지 차이를 벌렸다. 소노도 이정현의 3점과 최승욱의 연속 자유투, 번즈의 2점으로 추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내년 파주시로 이전을 앞두고 있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성공적 이전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장이 마련됐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는 지난 27일 파주시 운정행복센터 다목적실에서 ‘2024 경기도 정책토론대축제’의 하나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파주 이전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토론회’를 열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손웅비 한양대학교 도시부동산개발학과 교수가 주제발표를 맡아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파주 이전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은 손성익 파주시의원(민주당)이 좌장을 맡았고, 조성환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파주2), 강현철 경기대 건축안전공학과 교수, 정구문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기획조정실장, 김종래 한미양행 전무이사가 토론자로 나섰다. 당초 이번 토론회는 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소속인 이용욱 의원(민주당·파주3)이 좌장을 맡을 예정이었지만, 도의회가 사무처장 해임 문제로 파행을 겪으면서 민주당 총괄수석을 맡은 이 의원은 영상으로 인사를 대신해야 했다. 손웅비 교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경기북부대개조프로젝트를 통해 공공기관 이전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고, 5개 기관은 지난해까지 이전을 마쳤다”며 “경과원의 이전은 단순히 위치이동이 아니라 서로가 시너지를 내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과원은 판교와 광교 테크노밸리 사업의 실질적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곳으로, 제조업 기반의 중소기업부터 수출기업 등을 지원하고 기업 발전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경과원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는 경기북부지역, 그 중에서도 통일시대의 거점이 될 파주로의 이전을 통해 여러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며 “새로운 산업을 유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기존 출판·디스플레이 산업과의 시너지, 운정테크노밸리와 파주 메디컬 클러스터와의 시너지도 낼 수 있다”고 했다. 손 교수는 “경과원이 파주에 정착을 하면 경기도와 경기북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기회가 될 것이며, 현재 도 단위 공공기관이 전무한 상황에서 경과원 이전으로 인한 위상 증대도 기대된다”며 “단순히 560명 직원의 이전이라기 보다는 경기도 핵심 경제 본부가 이전한다는 의미가 있고, 핵심 대학이나 기업 등을 유치할 기회도 포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용욱 의원은 “파주시는 경기북부의 핵심지역으로 경과원이 첨단산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며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얘기를 정책에 적극 반영하고, 파주를 중심으로 경기북부가 경기도의 새로운 중심지로 자리잡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외신들이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사고 관련 긴급 속보를 내고 있다. 대부분이 ‘한국 최악의 항공 사고’라고 칭하며, 사고 내용과 원인 등을 비중 있게 다루는 상황이다. 미국 AP통신은 이번 사고를 “한국 최악의 항공 사고 중 하나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무안국제공항에서 여객기가 활주로에서 미끄러진 뒤 공항 외벽을 들이받아 화염에 휩싸였다”며 사고 현장 사진을 보여주고 탑승객의 국적 등을 설명했다. CNN도 “한국 정부가 본격적인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항공 사고가 발생했다”며 “랜딩기어 오작동이 추락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의 경우 ‘1997년 대한항공 801편 괌 추락 사고’를 언급했다. 228명의 사망자가 나왔던 해당 사고 이후로 이번 무안공항 여객기 추락 사고가 “한국 항공사가 연루된 최악의 항공 사고”라는 전언이다. 이번 여객기가 탑승한 승객 2명이 태국인인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태국 언론 방콕 포스트도 사건을 조명했다. 이 매체는 “지역 언론이 공유한 영상에는 쌍발 엔진 항공기가 활주로를 미끄러져 내려가는 모습이 나왔고, 랜딩 기어도 없이 외벽에 부딪힌 후 화염과 함께 기체가 폭발했다”며 “다른 사진에는 연기와 화염이 비행기의 일부를 삼키는 모습이 나와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NHK의 경우 온라인 속보로 해당 뉴스를 전했다. NHK는 “한국 남서부의 공항에서 여객기가 착륙에 실패해 불길에 휩싸였다”며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 인터뷰를 인용해 “사고 여객기에 일본인이 타고 있다는 정보는 없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영국 BBC 등 유럽 언론들 또한 사고 소식을 실시간으로 보도하고 월드뉴스의 톱뉴스로 올리며 사안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3분께 무안국제공항에서는 승무원 6명 포함, 총 181명이 탑승한 제주항공 여객기가 랜딩기어 오작동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본부는 생존자 2명을 제외하고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진선 양평군수가 도시민의 주말체험 농장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농촌체류형쉼터 조성을 독려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전 군수는 29일 자신의 사회관계서비스망(SNS)에 ‘농촌체류형쉼터 우리 군 설치가능’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리고 “농지법이 개정됨에 따라 18㎡로 제한돼 있던 농막 설치 기준이 33㎡로 완화돼 농촌체류형쉼터를 설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류형 쉼터제도는 단순히 공간의 확충을 넘어, 양평에서 일정 기간 머물면서 소비와 활동을 이어가는 생활인구 증가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전 군수는 “체류형 쉼터 제도를 통해 양평이 더 활기찬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관광 연계 방안을 함께 모색하며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양평군 등에 따르면 농지법이 개정되면서 도시민의 주말체험 영농과 농업인의 농업경영을 지원하기 위해 농지에 연면적 33㎡ 이하의 가설건축물 형태의 임시숙소를 설치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김선교 국회의원과 전진선 군수는 송미령 농림부장관에게 양평에서 체류형 쉼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규제 개선을 건의해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여객기 활주로 이탈 사고가 발생한 후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의 ‘발포 지시’를 풍자한 글을 올렸다가 삭제해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8분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일을 향해 쏴라. 부치 & 선댄스. 국민을 향해 쏴라. 윤 & 한’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는 1969년 개봉한 영화인 ‘내일을 향해 쏴라’는 미국 서부에서 은행강도단을 이끌었던 부치와 선댄스가 볼리비아로 도망간 내용을 다룬 영화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시 직접 일선 지휘관들에게 “총을 쏴서라도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라고 지시했다는 검찰 수사 결과를 풍자한 셈이다. 앞서 이날 오전 9시7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항공기 추락으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이 대표는 항공기 사고를 인지하지 못했던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곧바로 해당 글을 삭제했지만, 각종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서 보수 성향의 인사들이 거세게 비난했고, 국민의힘도 비판 대열을 합세했다. 국민의힘 김대식 원내 수석대변인은 이날 “제1당인 민주당의 대표고, 대선 후보 1위로 달리는 분이 국민과 안전에 아무 생각이 없다”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사고 발생과 글 게시 간 시차의 문제”라며 “그것을 가지고 악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하다”고 반박했다.
경기도박물관은 경기도민과 세계인의 평생 놀이터다. 달라진 문화복지 환경에 걸맞게 박물관은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공급자 중심에서 수용자 중심으로 사고와 태도를 바뀌기 위해서는 사물을 보는 시각의 변화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이것은 학예사가 완전히 관객의 입장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패러다임 자체가 바뀐 프로그램의 발명이 요구된다. 새해 1월10일부터 벌어지는 ‘박물관영화제’가 그것이다. 경기도박물관이 ‘전시X영화’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하는 첫걸음이다. 박물관과 영화가 만나는 본격적인 ‘제(祭)’라 할 때는 ‘유물+영화’가 아니라 ‘유물X영화’다. 평소 전시와 영화는 남남이다. 하지만 박물관영화제에서는 서로 다른 장르가 만나 자신들도 몰랐던 이야기를 하면서 ‘박물관영화’라는 제3의 언어를 창출한다. 예컨대 경기도박물관의 독보적인 유물인 초상화(肖像畵)와 영화 ‘관상’과의 매칭이다. 개막작인 ‘관상’의 마지막 지문과 대사는 이렇다. 내경: (하하) 눈이 예리하십니다! 나도, 사공의 관상을 한번 봐드리이까? 사공: 아이고, 제가 관상을 본 건 아닙니다! (…) 그 관상이라는 게 좋으면 자만해지고 나쁘면 근심이 되는 거 아닙니까? 차라리 모르고 사는 게 속 편합니다! 내경: (하하) 그 말이 맞네요. 사공: (미소) 나으리 상은.. 어떻다고 봐야 합니까? 내경: (당황) 내 상 말이오? 글쎄, 내 상판은 한 번도 눈여겨본 적이 없는데…. 시선을 먼 산에 둔 채 삐걱삐걱 말없이 노 젓는 사공. 난간에 기대어 잔잔한 초록색 강물에 얼굴을 비춰보는 내경. 바람에 물결이 일렁이자 내경의 얼굴이 흐르듯 지워져 버린다. 대사 모두가 관상 이야기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 마지막 지문이다. 길흉화복을 점치는 관상의 관점에서 ‘물결’에 눈이 가지만 내면을 그려내는 초상화 입장에서는 물결을 일렁이게 하는 동인으로서 ‘바람’에 방점이 찍힌다. 마음이 얼굴인 이유다. 초상화의 생명인 ‘전신사조(傳神寫照)’, 즉 얼굴 그 자체만이 아니라 얼굴로 정신을 그려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여기서 더 큰 반전은 ‘내경의 얼굴이 흐르듯 지워져 버린다”는 대사다. 이 지점에서는 관상도 초상도 모두 뛰어넘는 사유가 읽힌다. 색즉시공(色卽是空)의 불가의 가르침으로 도약이다. 금강경에는 ‘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모두가 다 허망하다. 만약 모든 형상을 형상이 아닌 것으로 보면 곧 여래를 보리라(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는 법문 그대로다. 이렇게 영화 ‘관상’과 경기도박물관의 초상화를 동시에 오버랩할 때 영화도 초상화도 해석의 폭은 무한대로 넓고 깊어진다. ‘박물관영화’의 새로운 언어 탄생이다. 박물관에서 보는 ‘관상’은 계유정난을 가상의 관상가 내경을 개입시켜 만든 ‘팩션’사극 영화라기보다 결국에는 현상이 아니라 실상을 관하라는 심오한 철학영화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