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기생 김향화의 만세운동

기생(妓生)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호칭이다. 주로 잔치나 술자리에 등장한다. 노래춤 등으로 여흥을 돕는다. 다른 말로 예기(藝妓)라고도 한다. 난(蘭)을 쳤고, 시조(時調)도 읊었다. 조선 시대까지는 그랬다. 일제를 거치면서 이게 바뀐다. 몸 파는 여자라는 멍에가 씌워졌다. 비인간적 위생검사가 결정적 계기였다. 마당에 쳐진 칸막이에서 이뤄졌다. 옷을 벗기고 성기를 노출시켰다. 기생을 떠나 조선 여성에 대한 일제의 인권 침탈이었다. ▶김향화(金香花ㆍ1897년~미상)도 기생이다. 1919년 2월 25일 분가했다. 주소지는 수원읍 남수리 201번지다. 23살 되던 해 고종이 승하했다. 독살설이 꼬리를 물었다. 1월 27일, 장례식이 있었다. 그가 기생 동기 20여명과 수원역으로 갔다. 모두 하얀 소복 차림이었다. 기차를 타고 한양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장례식이 거행된 덕수궁이다. 문 앞에 수많은 백성이 모여 있었다. 그와 일행은 그들과 함께 곡(哭)을 했다. ▶3월 16일, 수원에서 만세시위가 시작됐다. 27일에는 수원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그도 동참을 결심했다. 때마침 3월 29일이 위생검사를 받는 날이었다. 수원기생 33인과 함께 나섰다. 자혜병원으로 가는 길에 경찰서가 있었다. 경찰서 앞에 이르자 독립만세를 외쳤다. 경찰이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나약한 기생들을 무참히 폭행했다. 보다 못한 사람들이 합세했다. 시위가 커졌고 수원 만세 운동의 획을 그었다. ▶2개월간 고문받았다. 그래도 만세를 불렀다. 수원지청 분국으로 넘겨졌다. 징역 8월을 선고받았다. 그해 3월은 전국에서 만세 운동이 있었다. 일일이 보도하기에도 벅찼을 것이다. 그 속에서 기생 김향화의 만세운동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1936년 6월 21일 자 매일신보가 이렇게 적고 있다. 수원기생 김향화는 태극기를 들고 여러 기생을 데리고 경찰서 문앞에서 만세를 불렀다징역 8개월을 선고한바방청석에 사람이 가득하였다. ▶1925년 수원예기조합 명단엔 그가 없다. 출소 후 기생 생활을 계속 할 수 없었던 듯하다. 1934년 우순(祐純)으로 개명한다. 더는 김향화로 살 수 없었을 것이다. 1935년 수원을 떠났다. 그가 남긴 흔적의 끝이다. 생계 때문에 기생의 길을 택했던 여인이다. 나라 잃은 설움과 여성 인권 침해에 몸으로 맞섰던 여인이다.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져간 여인이다. 그가 떠나고 84년, 수원시청 현관에 그의 얼굴이 새겨졌다. 수원을 빛낸 위인 헌액 동판이다. 물론 여기서도 그의 마지막은 미상(?)이다. 김종구 주필

[사설] 엉뚱한 사업을 ‘性認知 예산’으로 분류 / 경기도 행정의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다

성인지예산제도는 꽤 된 개념이다. 예산의 편성ㆍ집행 과정에 남녀 차별을 없애기 위한 제도다.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이를 반영하도록 한다. 궁극의 목표는 예산 집행에 있어서의 양성 평등 실현이다. 1980년 호주에서 시작됐다. 1995년에는 베이징 세계여성 회의가 행동강령으로 채택했다. 우리도 2006년 국회에서 법제화했다. 2008년에는 예산안 작성지침도 발표됐다. 벌써 10년 된 행정의 일반 원칙이다. 경기도가 최근 관련 예산 편성을 공개했다. 성인지 예산 편성 내역으로 정리된다. 2019년 대상 사업이 모두 200개다. 여기에 들어갈 예산은 3조4천39억원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사업은 5개 늘었고, 예산은 7천779억원 늘었다. 수치로만 보면 대단히 양호한 편이다. 성인지 예산에 대한 기관의 인식은 아직도 미미하다. 중앙부처의 성인지 예산은 올해 되레 줄었다. 지방정부의 관심은 더 형편없다. 경기도 예산이 서울시 다음으로 크다. 문제는 사업 내용이다. 본보가 들여다봤더니 이해 안 되는 대목이 한둘 아니다. 경기도 지역 화폐 운영 및 지원 사업이 포함됐다. 구체적 사업 목표로 지역 화폐 유관기관 등 간담회 3회 개최가 있다. 지역 화폐제도는 이재명 지사의 핵심 공약이다. 성남시장 시절 큰 호응을 얻었던 프로그램이다. 많은 도민이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이 지역 화폐 제도가 왜 성인지 예산으로 분류돼 있는지는 납득이 안 간다. 성(性)과 무관한 사업이다. 여러 건이 이렇듯 엉뚱하다. 개발제한구역 주민지원사업이란 것도 해당 예산으로 분류돼 있다. 노후 주택 개량하고 LPG 소형저장탱크 지원하는 사업이다. 중학생 교복 지원 사업 친환경 등 우수농산물 학교급식지원 사업 등도 포함돼 있다. 살폈듯이 성 평등 실현을 위한 예산 편성ㆍ집행이 성인지 예산 제도의 목적이다. 노후 주택 개량, LPG 저장탱크 교체, 교복 지원, 친환경 농수산물 지원이 성 평등과 관련 있나. 우겨넣기 같다. 보아 넘길 수도 있는 문제다. 예산서(預算書) 내 편의적 분류일 뿐이다. 도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없다. 하지만, 대외적으로 공표될 땐 달라진다. 많은 여성 단체가 성인지 예산 편성을 주목한다. 그 규모를 단순 비교해 각급 기관의 여성인권 인식을 평가한다. 경기도의 성인지 예산도 그런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었다. 그런데 그 내용들이 성 평등과 무관했다면 어찌 되겠나. 행정의 신뢰와 직결되지 않겠나. 바로 잡아야 할 듯하다.

[사설] 교통지옥 2기 신도시, 분담금 수십조 어디로 갔나

수도권 2기 신도시 주민들이 거액의 교통분담금을 냈는데도 교통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아 불만이 크다. 일부 지역은 교통분담금을 환급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교통망 부족에 대한 주민 원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대규모 택지개발을 하면서 입주민들로부터 교통분담금을 분양권에 포함해 거둬간다. 수도권 2기 신도시 주민들도 가구당 1천만~2천만원의 교통분담금을 냈다. 교통 수요자가 재원을 부담한다는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른 것이다. 2기 신도시 10곳의 교통분담금은 17조8천억원이나 된다. 하지만 이 돈을 어디에 썼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2003년부터 추진된 2기 신도시 교통 인프라는 여전히 미흡하다. 수원 광교~호매실 구간을 연결하는 신분당선 연장선은 해당사업을 위해 서수원 주민들이 5천억원의 분담금을 냈지만 10년 넘게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얼마전 정부의 예비타당성 면제 사업에서도 배제되면서 주민 불만은 더욱 커졌다. 파주 운정신도시 주민들은 교통분담금 환급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까지 냈다. 주민들은 고양시 대화동에서 끝나는 서울 지하철 3호선을 운정신도시까지 연장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무산될 경우 지금까지 낸 교통분담금을 돌려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내달 2일 마감되는 국민청원에 1천800명 넘게 참여한 상태다. 운정신도시 주민이 낸 교통분담금은 2조296억원으로 알려졌다. 화성 동탄2신도시 주민들도 교통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동탄 트램, GTX A노선 등의 정상화를 촉구하며 국토부 세종청사 앞에서 26일 집회를 개최했다. 하남 위례신도시의 위례 트램, 김포 한강신도시의 김포도시철도 등도 현안이다. 정부가 공공택지 교통망 건설을 위해 수십조원의 분담금을 걷고도 경제성 부족,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전철, 도로 등의 건설을 외면하고 있다. 이로 인해 김포, 파주, 화성 등 2기 신도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 공공택지가 서울 인구 분산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3기 신도시 주민의 교통분담금도 논란이 예상된다. 국토부가 지난해 12월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1기 신도시는 대중교통 분담금이 50% 정도 됐지만 2기 신도시는 27%로 절반이라며 3기는 2기보다 두 배 정도 더 투입해 교통난을 해소할 것이라고 했다. 2시 신도시 문제를 답습하지 않기위해 3기 신도시는 분담금을 늘린다는 것인데, 지금처럼 분담금이 깜깜이로 운영되면 주민과 마찰만 커질 것이다. 정부는 불신과 불만이 더 커지지 않도록 교통분담금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이미 약속한 2기 신도시 교통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선진국처럼 인프라 건설을 먼저 하거나 동시에 추진하는 방식으로 택지개발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인천시론] 횰로, 사피엔스 그리고 심비우수

지난해 한국 사회에서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과 욜로(YOLO - You Only Live Once, 후회 없는 인생 살기)가 크게 유행했다. 갈수록 하루하루 살기가 각박해지고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욜로는 미국에서는 인생이 한 번인 것처럼 사는 무책임한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를 더 많이 내포돼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케어 홍보 영상에서 YOLO man이라는 멘트에서 한 번 사는 인생 후회 없는 선택해라라는 의미로 언급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트렌드코리아 2019에서는 욜로가 횰로(혼자 하는 욜로)로 진화하면서 자기만의 기준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지키며, 기성세대의 의미 있음을 거부하는 자기만의 무민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의 사회는 횰로를 즐기는 사람들이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핵인싸가 되는 사회라고 단언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는 다른 이들과 더불어 공공의 가치를 공유하며 공동의 선을 위해 자기만의 무민 라이프스타일을 포기할 수 있는 사회를 기대할 수 있을까? 욜로와 횰로의 공통점은 모두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히브리 대학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유발 노아 하라리 교수는 자신의 저서 사피엔스에서 우리는 수렵채집인 선조들보다 더 행복할까?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이 의문을 가진 것은 얼마 없었지만, 기대는 높았던 우리 선조들과 가능성은 활짝 열려 있지만 좀처럼 만족할 수 없는 현대인 중 누가 더 행복한지에 대한 철학적인 논의를 서술한다. 저자는 인간이 지금보다 더 강력했던 적은 없지만, 우리가 선조보다 더 행복하지는 않다는 단정을 내린다. 기술이 진일보한 현대 인류는 왜 더 이상 행복하지 않은 것일까, 지혜가 있는 사람 호모 사피엔스 는 어떻게 하다가 욜로를 넘어서 횰로를 외치면서, 나만의 스타일,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위해 자발적 고립을 택하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일까, 우리는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면 이따금 가장 순수한 형태라고 느껴지는 외로움을 경험하곤 한다. 대중 속의 고독을 넘어서고 싶은 마음의 자발적 고립, 그리고 욜로를 통해서 만족하지 않기에 횰로 그 자기만의 무민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사회의 구성원인 우리는 시민이라고 불리며, 이 시민은 양면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사회 전체 구성원인 동시에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개별자인 시민은 바로 집단으로서의 전체성과 개인으로서의 개체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는 나를 바꾸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것이기에 나의 일에 열정을 쏟고, 사람들과 경쟁하는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보면서 그렇게 건강하게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제 횰로를 외치는 사피엔스는 복잡한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다가 지치지 말고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단순함에 집중할 수 있는 호모 심비우수(homo symbious) 인 더불어 사는 인간, 공생인(共生人)으로서 행복함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이경호 대한적십지사 인천광역지사 회장

포천 아름다운 가게 이형숙 총괄 매니저 “물건 구매하고 나눔 실천하세요”

구매가 나눔이 되는 곳이 있다. 이형숙(54) 총괄 매니저의 열정이 담긴 사회적기업 포천 아름다운 가게가 바로 그곳이다. 포천시 중앙로에 자리한 아름다운 가게는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개인이 사용하던 물품 외에도 기업이 기부한 새 제품도 많고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공익상품도 있다. 판매하는 상품 가격도 매우 저렴하다. 이 매니저는 아름다운 가게에서의 구매는 곧 이웃돕기로 이어진다며 어려운 아이들의 교육비와 독거노인의 한 끼가 되고, 제3세계 응급지원비가 된다고 말한다. 아름다운 가게는 활동천사로 불리는 50여 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꾸려간다. 하루 방문ㆍ구매하는 사람만 100여 명에 이른다. 2007년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2억 2천만 원 상당을 500여 명의 어려운 이웃에게 지원했다. 아름다운 가게 운영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점포 임대료 때문에 고민스러웠던 적도 있었고, 심지어 운영중단을 심각하게 고민한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 매니저는 아름다운 가게가 지속돼야 한다는 굳은 신념으로 군부대 등을 찾아다니며 나눔의 가치에 대해 강의하고 CMS 기부자를 모집하는 등 아름다운 가게를 지켜냈다. 그는 아름다운 가게는 인구가 30만 명 이상이어야 소득분배가 이뤄져 나눔이 진행된다. 포천시의 15만여 명 인구로는 불가능하다는 중앙회의 조언이 있었지만, 포천여고 출신으로서 이곳에서 반드시 소득분배가 이뤄지도록 해야겠다는 집념이 있었던 것 같다고 활짝 웃는다. 이 매니저의 노력으로 아름다운 가게는 매출도 늘고 안정화에 접어들면서 이제는 상당한 단골도 생겼다. 아름다운 가게 물품 기부는 구멍, 보풀, 오염, 악취, 고장, 파손 물품은 기증이 불가하다. 기증한 물품은 별도 세탁이나 수선을 하지 못하므로 옷이나 신발 등은 기증 전에 세탁이 필요하다. 이 매니저는 아직 준비단계이지만 봄에는 시청 직원과 함께하는 나눔 바자 아름다운 하루도 계획 중에 있다. 그는 아름다운 가게가 사랑과 나눔의 활력소가 되기를 기대하며 봄을 준비하고 있다. 포천=김두현기자

일제 강점기 시련 함께한 ‘미선나무’ 재조명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제 강점기 시련을 함께한 특산식물 미선나무가 주목받고 있다. 26일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한반도에서만 나는 식물인 미선나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으로 분류, 멸종위기종으로 등록한 보호종이 다. 미선나무는 한국 식물학의 개척자인 정태현 박사가 1917년 충북 진천에서 처음 발견했으나 2년 뒤인 1919년 일본 식물학자인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Nakai Takenoshin) 박사에 의해 학계에 처음 보고되면서 한반도 대표 특산식물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 식물의 학명 맨 끝에는 통상 발견자의 이름이 들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성과를 일제에 빼앗긴 셈이다. 더욱이 학계 보고될 당시 나카이 박사는 미선나무를 일본식 이름인 부채나무(Uchiwa-no-ki)로 소개했다. 물푸레나무과인 이 나무는 열매 모양이 부채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국 식물학자들은 1937년 조선식물향명집을 만들면서 이 나무의 이름을 미선나무로 기록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당시 일제는 내선 일체로 일본과 조선이 한 나라인데 조선명을 새로 만들 필요가 있느냐며 제재를 가했다. 이에 한국 식물학자들은 농촌에는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이 많아 이를 교육하기 위해 일본명을 번역하는 것이라고 둘러대 현재와 같은 미선이라는 고운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와 운명을 같이한 미선나무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재조명된다. 국립수목원은 27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미선나무 100년을 통해 본 우리나라 특산식물을 주제로 학술 심포지엄을 연다. 심포지엄에서는 장계선 국립수목원 연구사의 미선나무의 학술적 가치와 특산식물 목록의 재개정 등 5편이 주제발표 된다. 포천=김두현기자

‘교통사고 무방비’ 성남 효성고 통학로 확 바뀐다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된 채 학교를 오가는 성남 효성고등학교 재학생들(본보 2018년 12월7일 6면)의 통학 여건이 올 신학기부터 개선된다. 성남시 등 관계 기관이 학교 통학로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 작업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26일 성남시와 효성고 등에 따르면 시는 본보 보도 이후 효성고 통학로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 우선 시는 문제점으로 지적된 폭 3m도 채 되지 않은 보행로를 대폭 손질하고 있다. 이에 학교 앞 118㎡ 규모의 보도블록을 189㎡로, 맞은 편 보도블록도 131㎡에서 234㎡로 확장했다. 이와 함께 학교 앞 시내버스 운행을 늘리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 성남시 내 교통 시설물 등을 담당하는 분당경찰서도 효성고 앞 도로의 신호체계를 변경하는 등 교통 환경 개선 작업에 나섰다. 경찰은 학교 앞 왕복 8차선 도로에 서행을 유도하는 표지판을 설치하고, 신호주기를 기존 200초에서 150초로 단축하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지난 21일 시에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 앞 신호체계를 변경하고, 교통 표지판을 새로 설치하는 내용의 공문을 시에 보냈다며 해당 내용이 추진되면 며칠간 학교 앞 신호체계를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효성고는 지난해 12월18일 성남시청과 성남시의회, 분당경찰서 등 관계기관을 불러 모아 통학 여건 개선을 위한 교육공동체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열악한 보행환경과 부족한 시내버스 노선, 버스 과속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토론회를 기획한 이 학교 최선웅군(19)은 재학생들이 학교를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놀라운 추진력을 보여준 관계기관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성남=문민석정민훈기자

동전 맞은 뒤 택시기사 사망… 문제의 승객 法적용 논란

폭행인가, 폭행치사인가. 지난해 12월 발생한 동전 택시기사 사망 사건을 놓고 유족은 가해자에게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법조계는 인과관계가 부족하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찰은 직접적인 신체접촉이 없었다며 승객 A씨(30)에게 폭행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택시기사의 유족은 최근 A씨에게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해 엄벌해달라고 검찰에 탄원했다. 유족은 탄원서를 통해 70대 노인이 아들뻘도 안 되는 어린 사람에게 온갖 욕설을 듣고 충격으로 사망했다면 이 행위 역시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폭행죄 처벌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불과하지만, 폭행치사죄가 적용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점에서 처벌 수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국민적 공감대도 가해자에게 엄격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지만, 폭행치사 혐의는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인천지역 법조계의 설명이다. 인천지역 한 변호사는 폭행치사죄로 처벌하려면 예견(가능성)이 있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보면 동전을 던졌을 때 사람이 죽음까지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기 쉽지 않다며 여론은 승객이 택시기사의 사망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보지만,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다른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가 동전을 던진 것과 택시기사의 사망원인이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어 보인다며 국과수 부검결과 사인이 급성심근경색으로 나왔기 때문에 검찰도 폭행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변호사는 민사소송을 통해 가해자에게 피해보상금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형사사건은 인과관계가 정확해야 하지만 민사로 갈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며 가해자가 택시기사의 죽음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보면 과실 여부에 따라 피해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8일 오전 3시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택시기사 B씨(70)가 승객 A씨와 말다툼을 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강정규기자

“지방공기업 참여 공공택지개발, 타당성 검토 개선 필요”

부천시 춘의동과 역곡동 일원의 공공주택지구 조성과 춘의종합운동장 역세권 개발에 부천도시공사의 참여가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공기업의 참여시 사업 타당성 검토와 의회의 의결을 받도록 하는 의회 사전승인제에 대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부천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부천시는 LH가 춘의ㆍ역곡동 일원 71만7천679㎡에 1조3천8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건설하는 5천500세대 공공주택 건설 사업에 부천도시공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현재 LH와 협의 중이다. 또 춘의종합운동장 역세권 개발에도 부천도시공사가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부천도시공사가 역곡지구 공공주택지구 사업에 참여할 경우 LH는 예비타당성 검토를 면제받지만 부천도시공사는 신규사업 타당성 검토를 받아야 한다. 또 신규자체사업을 할 때에도 부천시의 투자심사(현물출자)를 받고도 또 다시 신규사업타당성 검토를 받아야 한다. 타당성 검토와 의회의 승인 등으로 사업 참여가 지연되거나 불필요한 예산이 낭비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국가 공공기관과는 달리 지방공사가 일정 규모 이상의 신규 투자사업을 실시할 경우 전문기관에 의한 타당성 검토 및 지방의회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광역공기업은 200억 원, 기초공기업은 100억 원 이상 사업을 대상으로 지방공기업평가원 및 지방행정연구원의 타당성 검토를 받아야 한다. 이같은 규정으로 인해 지방공기업이 타 공공기관과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또 다시 전문기관의 타당성 검토를 받아야 한다. 특히 임대주택사업 등 공공성은 높지만 수익성이 낮은 사업도 타당성 검토를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사업 축소나 무산으로 공공성을 저해하는 등 각종 비효율이 발생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돼 왔다. 부천도시공사 관계자는 지방공사의 효율적인 사업 추진 및 투자의 적시성 확보를 위해 사업 특성 및 성격을 고려해 타당성 검토을 면제하는 등의 제도가 시급히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인식한 행정안전부는 지난 2017년 사업 특성을 반영한 타당성 검토 면제 사유를 신설하는 내용의 지방공기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지만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부천원미갑)은 신규투자사업의 타당성 검토를 다시 해야하는 불필요한 절차로 사업을 지연시키거나 공공성을 저해한다면 개선해야 한다며 지방공기업법의 개정 필요성을 지적했다. 부천=오세광기자

수원, 프로스포츠 산업 생산유발효과 4년간 ‘2천848억’

수원시 프로스포츠 산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시가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처음으로 연고지 프로스포츠 구단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3~2016년 수원시 프로스포츠 산업의 생산유발 효과는 2천848억 원에 달한다. 수원시정연구원의 프로스포츠 구단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 분석을 보면 2013~2016년 수원시 프로스포츠 산업의 부가가치유발 효과는 1천188억5천만 원, 취업유발 효과는 3천858.6명이다. 분석 결과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경제유발 효과의 합계다. 현재 수원을 연고로 하는 프로스포츠 구단은 수원 FC수원삼성 블루윙즈(축구)kt wiz(야구)수원 한국전력 빅스톰(남자 배구),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여자 배구) 등 5개다. 수원시 프로스포츠 산업 생산유발 효과는 스포츠 산업 매출액에 경기도 생산유발계수를 곱한 수치다. 부가가치취업유발 계수도 같은 방식으로 측정한다. 생산유발 효과 2천848억 원은 5개 프로스포츠 구단의 2013~2016년 매출액 1천519억 5천만 원에 경기도 생산유발계수 1.874를 곱한 값이다. 프로스포츠 산업 매출액이 1원 증가하면 생산액 1천874원이 유발된다는 의미다. 경기도 부가가치유발계수는 0.782, 취업유발계수는 25.393이다. 경기도에는 수원시를 포함한 10개 도시에 프로스포츠 구단이 있다. 축구야구남녀 농구남녀 배구 등 모두 17개 구단이 있는데, 5개 프로구단이 있는 도시는 수원시가 유일하다. 경기도 지역의 2013~2016년 프로스포츠 매출액 합계는 2천430억2천만 원이었는데, 수원시 프로스포츠 매출액은 1천519억5천만 원으로 경기지역 매출액의 62.5%에 달했다. 매출액이 경기지역 전체 매출액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도시는 수원시가 유일했다. 수원시 프로스포츠단의 지역경제파급 효과는 프로스포츠 구단을 보유한 나머지 9개 도시의 지역경제파급 효과를 합친 것보다 1.67배 높았다. 수원시 모든 산업 중 프로스포츠 산업의 생산액 기여율은 0.132%, 부가가치 기여율은 0.115%였다. 생산액부가가치 기여율은 프로스포츠 구단이 있는 10개 도시 중 가장 높다. 또 수원시 전체 문화기타서비스업 생산액 중 수원 프로스포츠 산업의 기여율은 3.51%, 부가가치 기여율은 3.01%로 경기도 10개 도시 중 가장 높았다. 특히 수원시 스포츠구단의 생산유발 효과는 2013년 664억8천만 원, 2014년 684억7천만 원, 2015년 742억 원, 2016년 756억5천만 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부가가치유발 효과도 2013년 277억4천만 원, 2014년 285억7천만 원, 2015년 309억6천만 원, 2016년 315억7천만 원으로 증가했다. 2015년 생산유발 효과와 부가가치유발 효과는 전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kt wiz 야구단의 1군 진입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조용준 수원시정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프로스포츠 산업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수원시만의 분석모형을 개발하기 위해 추진했다면서 기초지자체 최초로 프로스포츠 경제파급 효과를 분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시정연구원 조용준 연구위원, 신지윤 연구원이 담당한 이번 연구는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됐다. 연구진은 수원시 연고 프로스포츠 구간 현황을 분석하고, 프로스포츠 구단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실증 추정하기 위한 분석 모형을 발굴한 후 경제적 파급 효과를 분석했다. 이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