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떠다니는 물에 두부를, 유통기한 한 달 넘은 떡까지"…'양심불량' 식품업소 76곳 적발

담배꽁초가 있는 물에 두부를 담거나 유통기한을 1개월 이상 속이는 등 양심 불량 업체들이 무더기로 경기도 단속에 적발됐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설 대목을 노리고 부정ㆍ불량 식품을 만들어 팔아 온 업체 76곳을 적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적발 내용을 보면 ▲제조 일자 및 유통기한 허위표시 11건 ▲유통기한 경과 제품 판매 15건 ▲원재료, 함량 등 표시기준 위반 13건 ▲기준 및 규격 위반 11건 ▲원산지 거짓 표시 5건 ▲무허가, 미신고 영업 8건 ▲기타 13건 등이다. 고양시 A 업체는 담배꽁초나 검은색 이물질이 떠다니는 물에 두부를 담가 생산하는 등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제품을 생산하다가 적발됐다. 용인시 B 업체는 한우가 아닌 고기를 한우로 둔갑시켜 판매했고, 화성시 C 업체는 유통기한이 1개월 이상 지난 원료를 사용해 떡 제품 579㎏을 생산ㆍ판매하던 중 덜미가 잡혔다. 특사경은 이번 수사 중 적발된 떡류 등 1천679㎏ 상당의 부정ㆍ불량 식품을 압류조치, 유통을 차단했다. 또 식육, 벌꿀, 만두, 묵류 등 명절에 많이 소비되는 12개 유형 30개 제품을 수거했다. 특사경은 이들 제품을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 동물위생시험소에 성분 검사를 의뢰했다. 특사경은 검사 결과 위반 업체가 적발되면 형사입건해 추가로 수사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불법과 부정한 방법으로 공정한 경제 질서를 해치는 일부 업체로 인해 법을 지키는 대다수 업체가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승구기자

주호영, 황교안ㆍ홍준표ㆍ오세훈은 ‘삑 3’…“내가 보수대통합 적임자”

자유한국당 당권 도전에 나선 주호영 의원(4선, 대구 수성을)이 당권 레이스에서 빅3라 일컬어지는 인물들에 대해 삑3라며 견제구를 날렸다. 빅3 구도가 당내에서 삑사리(노래 부를 때 음 이탈 현상)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 의원은 31일 수원을 방문, 한국당 경기도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당이 분열되지 않고 단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중립적이면서 대선 후보가 아닌 사람이 (당 대표를) 맡아야 보수통합의 문이 열린다며 자신이 보수대통합의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대선에서 유승민 후보가 얻은 220만 표와 안철수 후보가 얻은 700만 표의 지지자들을 통합하는 구도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이 이길 수 없다며 대선 후보가 당 대표 되면 당이 급격히 그 사람 중심으로 흘러간다. 이번 당 대표는 킹이 아니라 킹메이커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당의 전력 강화 방안으로 ▲최고위원 책임제도 도입 ▲당원 교육강화 ▲원외 당협위원장의 최고위원 몫 보장 등을 제시했다. 주 의원은 특히 경기지역을 방문한 것과 관련,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전 대표는 자신의 이전 역할에 대한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다. 수도권 표심을 잡을 수 없다면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이미 서울을 떠난 거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여승구기자

[사설] 반도체 클러스터, 인프라 잘 갖춰진 수도권 입지해야

SK하이닉스와 정부가 공동으로 조성하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120조 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고용 창출 효과가 1만 명이 넘는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상당히 크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물론 부품, 소재, 장비업체까지 입주하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는 정부가 경제활력 회복 차원에서 요청하면서 SK하이닉스가 구체적 검토에 들어갔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지면서 이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경기도 용인과 이천, 경북 구미, 충북 청주가 각급 의회를 통해 유치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지자체들이 양보 없는 불꽃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용인시는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이 있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핵심역할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반도체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라며 유치에 적극적이다. 용인에 반도체 공장과 더불어 부품, 소재, 장비업체까지 들어선다면 용인-이천-화성-평택의 거대 첨단산업 벨트가 조성돼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천시는 SK하이닉스는 36년 넘게 이천에서 운영되면서 힘들 때마다 이천시민이 응원하며 지켜낸 시민 기업임을 강조하며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반도체 클러스터가 본사가 있는 이천시에 건립되도록 특별법 제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이천 공장 증설이 현재는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묶여 불가능한데 특별법을 통해 인력과 인프라가 갖춰진 이천에 추가 부지와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미시와 청주시는 국가균형발전 논리를 내세워 수도권지역 입지에 반대하며 유치전에 가세했다. 비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수도권정비계획법 일부 개정안까지 발의해 수도권 유치에 딴지를 걸고 있다. 현행법상 공장 총량 규제, 인구 집중유발 시설 등은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개정안은 국가균형발전위 심의를 추가로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실상 기업들의 수도권 추가 유입을 막고, 이들 기업을 비수도권으로 유치하겠다는 의도다. 수도권 역차별을 넘어 시대 착오적 악법인 수정법을 철폐해야 함에도 수도권을 더욱 옥죄어 국가 미래 성장동력의 발목을 잡겠다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기업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 시너지가 높은 곳에 입지해야 한다. 기업이 필요로하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우수인재 확보, 교통 접근성, 수출 편의 등이 고려돼야 한다. 반도체가 수출을 먹여 살리고 나라 경제를 먹여 살린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입지와 설립 타이밍이 중요하다. 지자체들의 유치전 과열로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가 개입돼 적기를 놓치면 안된다. 무서운 기세로 달려드는 중국이나 미국, 일본 등에 대응하려면 국제 경쟁력을 갖춘 곳에 입지해야 한다. 수도권이 적합지다.

[사설] 애향심 없고, 능력 없고, 단결심 없고… / 3無로 지역 망가뜨리는 경기 국회의원들

지역 이기주의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렇다고 지역 방임주의까지 합리화하면 안 된다. 지금 경기도 국회의원들이 그렇다. 수도권 역차별이라는 거대한 파고를 맥없이 보고만 있다. 반도체의 본 고장은 경기도다. 삼성 반도체의 수원이고, SK 하이닉스 반도체의 이천이다. 그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반도체 클러스터 구상이 진행 중이다. 영남 지역 의원들이 발목을 잡고 나섰다. 증설될 공장을 가져가겠다고 한다. 그런데도 경기도는 조용하다. 능력도 없다. 트램시티 선정, 예비타당성 면제 사업 선정 과정에서 발가벗겨졌다. 다섯 명의 국회의원을 가진 기초지자체는 수원이 유일하다. 가장 강력한 정치적 힘을 가진 곳이다. 의결의 기본인 의석수를 기준으로 할 때 그렇다. 그런데 줄줄이 떨어졌다. 트램의 원조 도시라 자처했지만 탈락했고, 5천억 원을 선입금 해 놓은 신분당선 연장도 배제됐다. 선정에 앞서 국회의원들이 무엇을 했다는 기사를 접한 적 없다. 뒤늦게 성토하면 뭐하나. 여기에 단결심까지 없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수원, 이천, 용인 등 경기 남동부 전체 일이다. 그런데도 지역 의원 간 연대의 모습은 없다. 신분당선 예타 배제는 공개적인 수도권 역차별이었다. 경기도 전체가 지겹도록 당해온 공통의 고통이다. 그런데도 도내 의원들은 한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심지어 집권 여당의 당직자라는 의원은 지역 균형발전은 강화해야 한다며 수도권 역차별 논리를 거들었다. 결과를 기다리던 도민들이 아연실색했다. 손혜원 의원이 목포 지역 집을 사들였다. 문화재 지구로 지정되며 인근 땅값이 올랐다. 타지역은 이 문제를 의원의 부동산 투기로 본다. 하지만, 목포 지역 여론은 다르다. 피폐해가는 구도심을 되살려준 은인이라 말한다. 지역구 출신 박지원 의원의 쪽지 예산 논란도 불거졌다. 60억 원의 예산을 목포를 위해 가져갔다는 논란이다. 타지역에서는 부정적 의원 활동으로 본다. 하지만, 목포시민에겐 더 없는 지원군이다. 차라리 목포가 부럽다. 원래 경기도가 이렇다고 핑계 대면 안 된다. 경기도 정치역사에도 지역구를 위한 투쟁의 역사는 수두룩했다. 공장 증설을 관철시키기 위해 삭발투쟁을 하던 의원도 있었다. 지역 현안을 관철시키려고 단식 투쟁을 하던 의원도 많았다. 과거 어떤 회기의 국회의원들도 지금보다는 열성이었다. 실망스럽다. 지역보다는 중앙을 편들고, 지역민보다는 중앙정치인 편들며, 옆 동네 고통엔 관심도 없는 사람들, 이들이 지금의 20대 경기도 국회의원들이다.

[지지대] 체육계 개혁, 속도보다 신중을

지난 1월8일 쇼트트랙 국가대표인 심석희 선수에 대한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의 성폭행 사실이 대한민국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으며 국민의 분노를 샀다. 이를 신호탄으로 전 유도선수 신유용씨의 성폭행 폭로 등 체육계 비리가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이에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ㆍ의회, 체육계ㆍ교육계는 스포츠 비리의 근절 대책을 경쟁하듯 쏟아내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태의 발단이 성적 지상주의에 기반을 둔 엘리트 중심 스포츠 시스템의 문제점에서 비롯됐다는 판단에 따라 전반적인 쇄신책을 마련하겠다고 천명했다. 엘리트체육의 근간인 지방자치단체와 체육회 등 관련 단체들도 발빠르게 대처하며 전수조사와 관련자 엄벌 등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았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성적 지상주의와 엘리트 체육 위주의 육성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고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며 합숙 위주, 도제식 훈련방식의 근원적인 쇄신 등을 약속했다. ▶특히, 정부가 내놓은 대책 가운데는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대한체육회(KSOC)와 분리하고, 소년체전을 폐지해 전국체전 고등부에 통합하는 학생체육축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국제대회 입상 우수선수 및 지도자에게 지급하는 경기력향상연금, 병역특례 제도의 개선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전에 볼 수 없었던 이 같은 체육계 전반에 걸친 고강도 쇄신 계획에 대해 체육계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공감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스포츠계의 변화 필요성과 제도의 개선에는 공감하면서도 방법론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성이 있다는 여론이다. ▶먼저 강압적인 훈련과 체벌ㆍ폭력ㆍ성폭력 등은 반드시 사라져야 하지만, 묵묵히 선수를 지도하는 지도자들이 훨씬 많음에도 마치 체육계가 악의 소굴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억울함이다. 더불어 일부 잘못된 소수 지도자들의 일탈이 스포츠 기관을 강제 분리하고 체육대회를 통ㆍ폐합 하는 것과 합숙제도의 폐지 등에 대해서는 충분한 검토와 함께 이로 파생될 문제점과 방식의 옳고 그름을 충분히 따져보고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포츠계에 만연된 부정과 비리의 환부는 반드시 도려내야 하고, 암덩어리를 제거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스포츠를 통해 직업을 선택하고 행복을 추구하며 꿈을 이루려는 길을 막아서는 안된다. 또한 단지 스포츠라는 이유로 음악과 미술, 연예, 과학 등 다른 분야와 차별 받아서도 안될 일이다. 변화와 개혁의 고삐를 더욱 당기되 그 시행에 있어서는 보다 신중하고, 진정 무엇이 대한민국의 체육을 살리는 길인지 고민해야 한다. 황선학 체육부장

[데스크 칼럼] Just do it 2019

뭐 특별한 거 없어 그냥 하는 거야,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저스트 두잇(just do it) 하는 거지, 막상 해보면 별게 아닌 게 많아, 단지 시도하는 인간의 역할이 있을 뿐이지. 어른의 쓸모에 관한 책 중 한 문구이다. 주인공인 67세의 쓸모 있는 어른이 인생의 스톱(stop) 신호를 만난 40대의 또 다른 주인공에게 전해주는 쓸모 있게 사는 방법이다. 기자생활 15년차인 40대는 인생의 스톱(stop) 신호에 걸린 채 어른 삶에 필요한 답을 찾지 못해 헤매는 인생이다. 67세 어른 주인공이 40대 주인공에게 전하는 쓸모 있게 인생 2막을 살아가는 법은 간단하다. 하나, 매일 아침 브런치를 만든다(누군가를 위해 요리를 한다). 둘, 사는 공간을 잘 만는다(심플하게 산다). 셋, 필요에 따라 집을 뚝딱 고친다(입만 나불대는 꼰대가 아니라 손을 쓸 줄 안다). 그는 이 같은 매뉴얼을 중심으로 할 일을 스스로 찾아 하며 자신의 쓸모를 즐긴다. 인생 2막에 들어선 베이비 붐 세대(1955년~1963년)라면 한 번쯤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나이가 들수록 할 일과 쓸모가 더 절실하다. (진의야 어찌 됐던) 김현철 전 대통령경제보좌관의 50~60대는 할 일 없다고 산에 가거나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에서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으로 가야 된다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말이다.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어렵기가 버금간다는 2019년도 달력의 첫 장이 넘어갔다. 개들처럼 인구가 많았고 생존력이 강했다는 생존의 전설 58년 개띠를 비롯한 베이비 붐 세대들은 올 한해가 그 어느 해보다 버겁고 두렵다. 이들은 국민학교(현재 초등학교) 콩나물 교실과 뺑뺑이 추첨 고교 입학제, 치열한 대입 경쟁과 학비 전쟁을 치러야 했다. 1026 및 1212 사태 등 정치적 격변을 지켜봤고,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도 몸으로 겪어내며 오늘에 왔다. 이 같은 격정의 세월을 달려 인생 1막의 끝자락까지 왔지만, 숨 돌릴 틈도 노후 안전망도 없이 인생 2막을 맞닥뜨리고 있다. 인생 2막의 그림은 막막하다. 아무리 생존의 전설이라도 일선 현장에 있을 때 말이지, 일손을 놓고 뒷방으로 물러앉은 지금에선 전설도 소용이 없다. 연금이 비교적 넉넉한 공직자나, 대기업 출신 등 경제적 노후 걱정이 덜한 퇴직자라 해서 행복한 인생 2막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돈 걱정이 없더라도 쓸모없이 몇 개월만 지내면 10년은 더 폭삭 늙었다는 걱정을 곳곳에서 듣게 될 것이다. 마흔이건 예순이건 일을 놓고 스스로 쓸모를 만들지 못한 운명이 그렇다. 주인공이 말하는 쓸모는 부자가 되고, 화려한 인생을 만드는 기술이나 노하우가 아니다. 요리하는 즐거움, 생활공간을 심플하게 만드는 재미, 집에 손님 오는 것을 좋아하는 습관으로 자신의 고독사를 방지하는 지혜 등으로 인생 2막에 기름칠을 하고 윤택하게 만들어 나간다. 모두 나의 소소한 쓸모를 찾아가는 어렵지 않은 방법들이다. 스스로 쓸모를 찾는 것, 그게 나의 삶을 응원하는 훌륭한 방법이란 걸 알고 있을 뿐이야 난 새 삶에 핑계를 대고 싶지 않았어. 주인공은 자신의 쓸모를 스스로 찾고, 응원하며 인생을 즐긴다. 그 주인공이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인생, 잘 만든 드라이버만큼 유용하게 살아가고 있어? 우리의 대답은 Just do it 2019이다. 유제홍 인천본사 부국장

[천자춘추] ‘SKY 캐슬’과 학생부종합전형

드라마 스카이 캐슬로 인해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이 드라마가 우리 사회의 현실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는지 아니면 극단적인 한 행태를 과장되게 왜곡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겠지만, 많은 학부모가 정서적 차원에서 드라마에 공감한 것은 사실이다. 또한 드라마의 파장은 매우 커서 최근 강남의 입시 코디네이터에 대한 문의 전화가 대폭 증가했다고 한다. SKY 캐슬이 그리고 있는 소위 상위 0.1%의 특수한 부류의 삶의 행태는 비슷한 소재의 영화 상류사회처럼 보편적 삶의 모습이 아니다. 그런데 추악한 상류사회는 그리 공감을 얻지 못한 반면, SKY 캐슬이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자녀들의 대학 입시에 민감한 학부모들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기 때문일 것이다. 추악하고 공정하지 못한 현실에 분노하면서도 사정만 허락된다면 내 자식을 특별하게 키우고 싶은 학부모의 모순된 열망을 촉발시킨 것은 아닌지. 박탈감이 강할 경우 불공정하게 보이는 학생부종합전형이라는 입시 제도를 대폭 줄이고 형평성이 보장된 수학능력시험을 확대하자는 주장을 펼치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어떤 무리를 해서라도 그들처럼 강남의 특수한 사교육 시장으로 무모하게 뛰어 들고 싶어 한다. SKY 캐슬의 방영으로 학종이 다시 비판받고 있는 까닭은 교사를 믿지 못할 뿐만 아니라 비교과과정 평가에서 고액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는 금수저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우리 현실에서 벌어지는 행태들을 볼 때 수긍할 만하다. 그렇다고 수능으로 돌아가는 것이 올바른 일일까? 과거에 수능은 많은 학부모의 원성의 대상이었다. 단 한 번의 시험으로 학생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비판과 함께, 학생들의 적성과 상관없이 줄세우기 한다는 비판을 모두 기억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미래는 불안하다. 20세기 후반기 잠시 활짝 열렸던 산업사회의 밝은 문이 순식간에 닫히는 바람에 취업시장은 깜깜한 동굴로 변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수능형 인재는 미래 사회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한국의 학부모는 자신의 자녀를 속칭 SKY 명문대에 진학시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무릅쓴다. 그러나 이제 명문대학이 자녀의 성공을 보장하는 지름길이 아니다. 오히려 고액의 돈만 낭비하며 아이들을 쓸데없는 고통 속으로 밀어 넣을 뿐이다. 이제는 학생 자신의 적성에 맞게 자유롭게 음악, 예술, 체육 등의 종합적인 교육을 통하여 상상력과 창의력을 계발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대학은 종합적인 능력을 평가하여 학생을 선발하되, 학부모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더욱 공정하고 투명한 방식의 입시 제도를 확립해 나가야 한다. 김연권 경기대 다문화교육센터장

[경기단상] 축구트레이닝 센터 유치는 여주의 新성장동력

2019년이 밝은지 한 달 여가 지나고 있다. 지난 1월 1일 새해 해맞이를 하면서 마음속으로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행복한 여주를 만들기 위해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 어르신이 편안한 여주, 마을이 함께 잘사는 여주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하루에도 수십 번 과연 여주 발전을 위한 일이 무엇인가?는 고민을 되풀이 한다. 비옥한 토지와 쌀농사에 적합한 기후를 갖고 있는 여주는 전국 최고의 쌀 품질을 자랑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쌀의 소비가 줄어들면서 쌀로 인한 여주 발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 무엇이 여주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까? 지속가능하면서 여주가 처해있는 현실에 부합되는 것. 지체되어 있는 도시의 성장에 촉매제가 될 것은 과연 무엇인가? 나는 그 답을 국가대표 축구트레이닝 센터 유치라는 새로운 결론을 내렸다. 현재 대한민국 축구는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과 A매치의 선전으로 축구 국가대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지만, 최근 아시안컵 8강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축구 국가대표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여주 공직자들과 함께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프랑스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인 클레르퐁텐을 방문해 프랑스 축구 노하우를 배웠다. 클레르퐁텐의 특징은 트레이닝과 재활로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장에 나가기 전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트레이닝 작업과 경기가 끝난 후 떨어진 체력을 빠르게 회복하는 방법, 경기 중 발생한 크고 작은 부상에서 재활하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한, 클레르퐁텐의 총책임자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클레르퐁텐을 보면서 프랑스가 어떻게 월드컵에서 우승을 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여주도 클레르퐁텐과 유사한 환경을 갖고 있다. 선수들이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넓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으며 해외 최신 축구 트레이닝 시스템을 국가대표 축구 트레이닝 센터에 접목할 수 있도록 최고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과연 여주만큼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 있을까? 여주에 국가대표 축구트레이닝센터가 세워진다면, 우리나라의 월드컵 우승이라는 꿈이 현실로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여주의 재정자립도는 2016년 36.8%에서 2017년에는 36.7%, 2018년에는 34.6%(2018년 전국평균 53.4%/통계청 통계포털자료)까지 떨어지며 지속적인 하락세로 경기도에서 최하위권에 위치해 있을 뿐 아니라, 인구 증가의 정체현상과 고령인구 증가로 인한 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여주는 큰 변화가 필요하고, 바로 지금 여주 발전의 기로에 서 있다. 변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버리고, 굳은 의지와 용기로 변화를 온 몸으로 받아들인다면, 여주의 미래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여주 시민 모두가 힘을 모아 축구트레이닝센터를 유치하는 일에 동참해야 한다. 그것이 여주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항진 여주시장

[기고] 여기 연천이 있다

전곡선사박물관은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유적에 있다. 전곡리유적은 1978년 동아시아 최초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발견된 곳으로 유명하다. 처음 주먹도끼를 발견한 미군 병사 그렉보웬의 스토리는 우리나라의 현대사와 맞물려 색다른 재미를 더해 준다. 주먹도끼는 구석기시대를 대표하는 유물이다. 짐승의 두꺼운 가죽을 벗길 수 있고 굵은 나무도 자를 수 있는 주먹도끼는 구석기시대의 만능도구다. 그래서 별명이 구석기 맥가이버칼이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것 같은 모양을 한 주먹도끼는 마치 잘 세팅된 물방울 다이아몬드를 연상시킬 정도로 좌우대칭의 균형미를 갖추고 있다. 좌우대칭의 양날을 가진 주먹도끼는 아무렇게나 툭툭 떼어내서는 만들 수가 없는 정교한 석기다. 머릿속에 그려진 설계도를 따라 의도한 작업 순서대로 차근차근 떼어내야만 완성할 수 있는 석기다. 주먹도끼를 처음 만들었던 호모 에렉투스들에게는 자기 눈앞에 보이지 않는 주먹도끼를 상상할 수 있는 생각의 힘, 소위 추상적 사고 능력이 있었다. 무려 150만 년 전의 일이다. 주먹도끼는 훌륭한 도구이면서 모양도 참 예쁘게 생겼다. 그래서 주먹도끼를 인류 최초의 예술품의 반열에 올려놓기도 한다. 이런 주먹도끼가 처음 발견된 곳은 프랑스의 생 따슐(St.Acheul)이라는 곳이다. 그래서 아슐리안(Acheulean) 주먹도끼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다. 이처럼 중요한 주먹도끼가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유적에서 발견되기 전까지는 오직 서양에서만 발견되었다. 그래서 서양의 구석기 학자들은 동양에는 주먹도끼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구석기시대부터 이미 서양과 동양은 좀 차이가 났었다는 주장인데 동양에서는 정교한 주먹도끼가 발견되지 않으니 기분 나쁘지만 딱히 반박할 만한 물적증거가 없었다. 그래서 전곡리유적에서 동아시아 최초로 발견된 주먹도끼는 세계구석기연구의 흐름을 바꿔놓은 매우 중요한 유물이다. 경기도에서는 전곡리유적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수백억의 예산을 들여 2011년 4월 전곡선사박물관을 개관하였다. 유적의 보존과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세계적인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박물관이다. 700만 년에 걸친 인류 진화의 위대한 여정을 극사실적으로 복원 재현한 고인류모형들과 40여 년에 걸친 전곡리유적의 발굴과 연구 과정을 통해 축적된 전시콘텐츠들은 관람객들에게 구석기시대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박물관 실내외를 아우르는 공간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전곡선사박물관의 자랑거리다. 매년 5월 5일 어린이날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연천 전곡리구석기 축제는 올해로 27회째를 맞이하는 명실상부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고학체험축제로 해마다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어 유명하다. 2월6일까지는 연천구석기겨울여행이라는 주제로 겨울축제도 펼쳐지고 있으니 기억하시기 바란다. 초대형 눈조각을 배경으로 인생샷도 찍고 모닥불에 구워 먹는 맛있는 구석기바비큐로 배까지 채운다면 그야말로 일석이조,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연천은 오랜 기간 경기도의 머나먼 변방으로 여겨졌다. 심리적 거리감이 크다. 휴전선과 군부대로 대표되는 접경지역으로만 알려진 연천은 사실 전곡리유적 뿐만 아니라 비운의 경순왕릉, 호로고루를 위시한 고구려 3대성, 고려태조 왕건을 모신 사당인 숭의전, 세종이 17번이나 거둥하여 군사훈련인 강무를 직접 지휘했던 가사평벌판 그리고 대한민국 현대사의 질곡을 품은 DMZ와 신망리까지 우리나라 역사여행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유적이 모여 있는 보물과도 같은 곳이다. 거기에 수십만 년의 시간을 품은 현무암 주상절리의 절경과 두루미가 연출하는 우아한 군무까지 더해지면 왜 이제야 연천을 처음 와봤을까 하는 탄식이 저절로 나올 것이다. 이번 겨울이 가기 전에 연천 구석기겨울여행을 떠나보자. 새롭게 뚫린 도로들은 연천 여행을 더 즐겁게 해준다. 전곡선사박물관에 들러 후루룩국수지도를 챙기는 것도 잊지 마시길 바란다. 한반도 중심 구석기 나라, 통일한국의 심장, 좋은 사람들의 평화도시 연천이 여기에 있다.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