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평섭 칼럼] ‘밥 먹고 가요’

어느 투자회사 지점 사무실에는 아침에 중앙지, 지방지, 경제지 등 신문 7부가 배달된다. 그러면 제일 막내 사원이 신문을 부서마다 적절히 돌리고 일을 시작한다. 그런데 그 막내 사원이 한 집회에 다녀오고 나서 신문 돌리는 일이 중단되고 한쪽에 그대로 쌓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점장이 막내 사원을 불러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사원은 근무규칙 수첩을 지점장 앞에 꺼내 보이며 지점장님, 우리 근무규칙에 사원이 아침에 신문 돌려야 한다는 규정이 어디에 있습니까?하고 따졌다. 지점장은 할 말이 없었다. 이번에는 지점장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막내 사원이 외근을 하고 와서 보고를 하면 그가 만났다는 고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하여 확인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니 이 사원은 개인 볼일을 보거나 사우나를 다녀오는 것은 상상도 못하게 됐다. 결국 불편하기는 윗 사람이나 아랫사람이나 마찬가지가 된 셈이다. 형식은 달라도 요즘 우리들 직장이 이렇게 경직되어 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주 52시간 근무가 시행되면서 어떤 직장은 오후 5시가 되면 회사 전체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져 버린다고 한다. 그러니 퇴근시간이 좀 지나도 남은 일을 마저 끝내야 집으로 가는 게 그동안의 관례였는데 이제는 아예 업무가 중단돼 버린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집에 가서도 못한다는 보고서를 쓰는 등 일은 해야 하기 때문에 5시 셧다운은 의미가 없고 오히려 일만 복잡하게 됐다는 것. 우리나라가 형편이 어렵다 해도 미래의 가능성에 대하여 외국인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몇 가지가 있다. 이를테면 한국인의 평균 IQ가 세계적으로 매우 높다든지, 부지런하다든지 그중에서도 일본의 유명한 여행 작가 후지와라 신야 (藤原新也)가 한 말이 인상적이다. 그가 우리 농촌을 여행할 때 마침 마을 공터에서 여러 명의 주부들이 김장을 담그고 있었다. 서로 모여 이웃의 김장 담그기 일손돕기를 했던 모양이다. 마침 그때 점심 식사가 차려졌는데 그들이 이 낯선 외국인에게 밥 먹고 가라고 권유하거라는 것이다. 후지와라 신야는 이 말을 듣는 순간 감동을 받았다. 더욱 그의 마음을 적셔준 것은 식사 후에 나온 숭늉 맛. 밥 먹고 가라는 한국 농촌 주부들의 인간미 넘치는 친절과 그 구수한 숭늉 맛에서 그는 한국인의 정서에 흠뻑 젖은 것이다. 그는 현대사회가 지나친 경쟁구도 때문에 인간 냉동화 현상을 녹이는 것 역시 인간이라고 믿고 있다. 따라서 그는 밥먹고 가라는 한국 농촌에서 인간 냉동화 현상을 녹이는 모습을 본 것 아닐까? 어느 외국 기업인은 오래전 한국의 또 다른 모습에서 감동받은 것을 털어놨다. 다름 아닌 도시의 기업과 농촌의 마을이 1社1村운동을 벌이는 것. 한 회사가 시골 마을 하나와 자매결연을 하고 그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사주는가 하면 농번기 때에는 회사직원들이 벼 베기 등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다. 때로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이동 목욕시설도 해주는 것에 그 외국 기업인은 한국에 대해 미래가 밝다고 했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대기업에서도 갑질시비가 잦았건 하청업체와 상생협약을 맺는 등, 서로 돕는 것이 서로 사는 길임을 보여주는 움직임이 있어 얼어붙은 우리 경제에 희망을 주고 있다. 또 하나 한국 경제의 가능성이다. 정말 얼어붙은 직장, 사회, 경제 모든 분야에서 밥 먹고 가요!하고 부르는 소리가 있어야 우리 미래도 있다. 변평섭 칼럼니스트

[천자춘추] 군청 등산로 담당자님 前 上書

시작이 반이라고 등산화를 신는 것만으로도 운동 효과가 있다는 말을 들은 바 있는데 새해가 되면 개인적 여건이 등산하기에 좋아질 수 있으니 자주 산에 오르리라 마음을 먹는다. 인생사모든 일은 부족하고 어려운여건에서 결정을 감행해야의미가 있고 그 결과에서 큰 행복을 얻는다.그래서 내일이라도 당장 등산을 가고 싶어진다. 등산로에서700m 남았다고 이정표에서 확인했는데 평지보다 산에서는 더 멀게 느껴진다.전문가에말씀이 산에서의 거리는 지상에서와 마찬가지로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거리란다.그러니 가파른 산등성이를 오르고 내려가는 것은 온전히 등산객이 감당할 몫인 것이다. 흔히 말하는 걸어서 5분은 지나친 주관적 표현이다. 어른과 아이에게 차이가 있는데자신을 기준으로 말한다.등산길은 그래서짧은 거리는 멀게 느끼고,먼 거리도 등산에 취하면생각보다 가깝게 받아들인다. 골프장에서T-샷을 하면 계곡이나 해저드 위를 날아가 안착하니 비거리는200m정도다.하지만 골퍼는 카트를 타고500m를 우회하여 쎄컨샷을 하게 된다.골퍼는500m를 이동하지만 골프공은 지름길로 날아간 것이다.하지만 골퍼의 맨탈은 계곡으로 빠질까,물로 들어갈까 걱정하여 힘을 쓰게 되고 그러면 그럴수록개미지옥에 빠진 개미가 된다.골프와 공직은 어깨 힘을 빼야 잘한다고 했다. 누구나 어려워하는 골프에서 거리는m로 말한다. (고급진 골프장에서는 야드로 표현)반면 등산로 거리표기 방식은 혼용이다.시군청에 따라 목표지점까지 남은 거리100m, 2㎞, 0.8㎞, 0.1㎞, 800m, 0.01㎞등 다양하다.개인적으로는10㎞를10,000m라고 쓰면 가늠이 어렵다.초등학생 시절100m달리기를 했다. 0.1㎞달리기가 아니다. 짧은 거리는m표기에 익숙하다.그래서 거리표기 방식은 자동차 길을 안내하는 네비게이션의 법칙에 따랐으면 한다.자동차가 출발하면 남은 거리와 도착 예상시각을알려준다.우회전2㎞전이라 알려주다가 인근에 가면900m우회전이라 설명한다.이것이 정답이다.신경 많이 쓰는 운전자에게0.8㎞남았다고 하지않고800m전방이라 설명하는 네비가 표준이다.바쁜 운전자가0.8㎞= 800m라는 계산을 하지 않고 곧바로800m전방이라 정보를 주는 것이다. 등산로에서도1㎞미만의 거리는700m, 300m로 표기해 주기 바란다. 50m를0.05㎞라 표기하면 혼란스럽고9m를0.009㎞라 표기해서는 더더욱어려운 일이다.등산로 안내판을 제작하는 회사 공장장님과 시ㆍ군청 주무관님, 팀장님들께 남은 거리가 0.6㎞가 아니라 600m로 적어달라고 간절히 호소드린다. 이강석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기고] 한·중 먼지전쟁

예로부터 한국은 온대성기후지대로 4계절이 뚜렷하고 자연이 아름다워 금수강산이라 했다. 그뿐만 아니라 1960년대 말까지만 해도 가을을 천고마비라 했다. 그런 자연이, 기후가 불과 반세기 남직한 사이 크게 변해 버렸다. 자연, 기후변화 그 원인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와 미세먼지에 의한 공기층오염이다. 미세먼지는 산업시설과 화력발전소 또는 자동차 운행 중에 발생하는 등 그 원인이 다양하다. 특히 가을 이후 겨울 봄까지 한반도 상공을 덮치는 미세먼지는 일교차에 의한 공기정체와 10월 중순 이후 중국 동중북부지역에 있는 산업시설에서 배출되는 가스상 물질과 주택 난방시설 등에서 대기 중으로 배출된 미세먼지가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된 것이다. 중국에서 유입되는 양이 대기 중 미세먼지의 최소 50%에서 최대 70%가 넘는다. 그런 것들이 가을이면 청명해야 할 우리나라 하늘을 온통 분탕질한다. 그런 것들이 원인 21세기 초부터 우리나라 전역을 미세먼지가 매년 가을 겨울을 지나 봄까지 시야를 가릴 정도로 하늘을 뽀얗게 한다. 때문에 사람들은 저마다 복면을 쓴 악당들처럼 마스크로 얼굴을 반쯤 가린 체 거리를 오간다. 문제는 미세먼지 중에 카드뮴 등 중금속화합물과 질산염황산염탄소화합물 등 다양한 물질이 함유돼 자연환경을 크게 해칠 뿐만 아니라 심장질환협심증심근경색뇌졸중혈관손상호흡곤란두통현기증결막염아폴로 눈병안구건조여드름발진먼지 알레르기비염천식폐렴염증 유발 등 다양한 곳에 국민의 건강을 해친다는 점이다. 특히 당뇨병 환자 열 명 중 한 명 정도가 미세먼지에 의해 발병한다. 그런 점에서 방치할 수 없는 중대한 환경오염물질이다. 기우(杞憂)이긴 하지만 중국이 한국 상대로 미세먼지 또는 중금속 물질을 고의로 다량 배출해 우리를 괴롭힐 수 있다. 다시 말해 미세먼지를 이용한 침략행위를 할 수 있다. 그런 행위에 대해 우리 정부는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와 황사가 우리 국민건강을 크게 해친다는 점을 중국 정부에 항의해야 한다. 환경부뿐만 아니라 범정부 차원에서 외교 등 총력을 기울여 한반도 상공으로 날아오는 미세먼지와 황사에 대한 보다 효율적인 대책을 강구토록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어떻게 해 줄 거라 기대하고 방관해서는 안 된다. 지난 동북아 역사를 볼 때 우리나라 우리 민족과 중국은 그렇게 호의적인 관계만은 아니었다. 고조선이나 발해 고구려 그때는 우리 민족이 중국 북동부 지역은 물론 대륙 깊숙이 지배했다. 때문에 그들은 늘 우리 민족에게는 호의적이지 않았다. 동북공정, 동북변경지역의 역사와 현실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프로젝트 등 역사왜곡을 획책하고 있다. 중국은 침략의 빌미만 있으면 우리나라를 상대로 늘 전쟁을 벌여 왔다. 거란 여진 만주족이 그랬다. 근세만 해도 중국이 북한을 도와 한반도를 호시탐탐 넘보고 있으며 국내에 사드배치를 빌미삼아 각가지 경제적 제재를 하고 있다. 그런 그들이 미세먼지를 활용한 침략행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그 점을 주시해 볼 필요가 있다. 이유야 어떻든 정부는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에 대해 외교적 수단을 총동원 적절한 대책이 빨리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한정규 문학평론가

안성축협, 가축분뇨 처리장 재추진 논란

안성시 미양면 지역에 188억 원이 투입되는 가축분뇨 처리장 건립에 대해 주민들이 반발(본보 12월24일 12면)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업을 추진 중인 안성축산업협동조합이 경기도 및 지역 여론의 반대로 사업을 취소했다가 당시 조합장이 시장이 되자 사업을 재추진해 논란을 빚고 있다. 25일 시와 주민, 안성축협에 따르면 축협은 지난 2014년 정부기관과 공동자원화 시설을 방문 후 2015년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설치 국고보조금(국비 131억7천만원, 시비 18억8천만 원)을 신청했다. 이후 축협은 2016년 미양면 정동리 541-1번지 일원 1만7천704㎡ 농업진흥구역 농지를 임시계약으로 체결한 후 지난해 안성시에 개발행위허가를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경기도와 미양면 이장단협의회, 지역내 사회단체 등이 악취와 농업경영환경 저해 등을 이유로 가축분뇨 처리시설에 대해 반대했다. 또 당시 길이 1.7㎞, 폭 3m의 농로길을 1m가량 포장을 확장하는 조건부로 사업을 추진했으나 1.7㎞에 달하는 농지매입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축협은 진입로 문제와 경기도의 부동의 및 지역여론의 반대로 사업추진이 불투명하자 개발행위허가를 자진 취소했다. 하지만 축협은 이를 무시하고 올해 또다시 사업을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축협은 지난해 조합장(현 우석제 안성시장)이 사업의 진입로 문제를 일부 해결하고자 농어촌공사 관할 농로길 사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진입로를 변경한 후 지난 22일 사업추진 서류를 시에 제출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양면 이장단협의회는 축협을 8년간 이끈 조합장이 시장으로 당선되자 주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권력을 앞세워 추진한다며 반발 수위를 높여나가고 있다. 미양면 A이장은 문제가 된 사업추진에 앞장섰던 조합장이 시장이 되어 주민 삶을 내팽개치는 게 아니고서야 이럴 수는 없다며 집회를 통해 처리장 건립을 끝까지 저지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축협 관계자는 당시 농지전용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취하했던 것이라며 현 시장이 당시 조합장 시절 추진했던 사업이고, 조합원들도 염원하는 사업이어서 재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박석원기자

‘유치원 3법·김용균 법’ 운명 오늘 결정…본회의 앞두고 마지막 담판

연말 정국이 유치원 3법과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인 일명 김용균 법 등의 처리를 놓고 출렁거리고 있다. 25일 여야에 따르면 올해 마지막 본회의를 하루 앞둔 26일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과 김용균 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막판 담판에 나선다. 유치원 3법의 경우, 26일 오전으로 예정된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 전까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교육비의 국가회계 관리 일원화를 천명한 반면 자유한국당은 국가 지원비와 학부모의 원비를 분리하는 분리 회계를 주장하면서 좀처럼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전체회의 전까지 절충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관련 법안들을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국회법은 상임위 재적 위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는 안건에 대해 패스트트랙을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패스트트랙은 상임위에서 180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90일 심사 후 본회의 부의 기간 60일 등 최장 330일이 결려 신속 처리와는 거리감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편 여야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의 합의를 이뤄냈다. 최근 태안화력발전소 현장에서 발생한 고 김용균씨 사건을 발단으로 신속한 법안 처리를 요구하는 국민적 요구가 빗발쳤다. 이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는 지난 24일 밤까지 마라톤 회의를 열었고, 일정 부분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임이자 고용노동소위원회 위원장(비례) 측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큰 틀에서의 조율은 끝났지만 세부 사안에서 여야가 이견을 보이는 점이 있다면서 여야가 26일 담판을 짓고, 바로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금민기자

고요한 크리스마스… 서민들 얄팍해진 지갑 ‘집으로 직행’

외출하면 사람도 많고 복잡해서 연말은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려고요. 성탄절과 송년회로 대표되는 연말 풍경이 가족과 함께 보내는 소박한 연말로 변화하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얇아진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외식이나 모임 대신 집에서 즐기는 연말 신풍속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오후 1시께 인천 남동구 로데오 거리는 성탄절임에도 한산했다. 데이트를 나온 연인들과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 몇몇이 거리를 다닐 뿐 과거 떠들썩했던 성탄절의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었다. 저작권 문제로 지난해부터 급격히 줄어든 번화가의 노랫소리도 자취를 감췄다. 일부 휴대전화 매장과 화장품점에서 간간이 가요가 흘러나올 뿐 성탄절 캐럴 소리는 듣기 어려웠다. 직장인 김수찬씨(31미추홀구)는 선물을 사러 백화점에 왔는데 거리에 사람이 생각보다 더 없는 것 같다며 경제도 어렵고 먹고사는 게 팍팍하다 보니 확실히 예전 같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구 동인천역 북광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간 15만여명이 방문한 화도진스케이트장은 문을 닫았다. 몇몇 상인들과 어르신들이 소소한 술판을 벌이고 있을 뿐 인적은 드물었다. 가라앉은 성탄절 분위기에 상인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편의점 직원 이상민씨(24)는 지난해 아이스링크장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 매출에도 도움이 됐는데 파리만 날리고 있다며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얼어붙은 분위기에도 소박한 연말이라는 신풍속이 생겨나면서 프랜차이즈 제과점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24일 저녁 남동구와 부평구 번화가 일대에 있는 유명 제과점에는 케이크를 사려고 줄을 선 손님들이 길게 늘어섰다. 가족들과 대형마트를 찾은 조연우씨(41)는 아내, 아이들과 함께 저녁에 크리스마스 분위기 좀 내려고 조그마한 크리스마스트리와 음식을 구매했다며 예전에는 연말 하면 무조건 송년회나 각종 모임이었는데 요즘은 직장동료를 봐도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주재홍강정규기자

‘만석 우회고가’ 연내 사업방식 확정 사실상 물건너 갔다

인천시가 추진하는 만석 우회고가 정비사업이 존폐도 결정하지 못한 채 해를 넘길 전망이다. 25일 시에 따르면 만석 우회고가 정비사업 방식을 놓고 중구와 협의 후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12월까지 사업 방식을 확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2018년을 5일 남긴 이날까지 중구와의 협의는 물론 주민 의견을 수렴할 날짜도 정해지지 않아 연내 사업 방식 확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 시는 만석고가교 중앙부에 공중정원 조성, 전면 철거, 일부 철거 후 정원과 차로 겸용 등 3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시는 앞서 지난 11월 30일 도시재생정책협의회를 열고 3가지 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지난 6일에는 주민 공청회를 진행했다. 그러나 공청회에서 주민들은 시의 방안이 모두 미흡하다며 불만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사업 방식을 확정해도 본격적인 사업 추진까지는 갈 길이 멀다. 당초 교통 분산 역할을 할 배다리 성현터널 개통이 주민 반대에 부딪히면서 지지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는 송현터널 개통 문제를 해결하고자 12월까지 4차례의 민관 협의회를 진행했지만, 해결 방안을 찾기에는 실패했다. 송현터널 개통이 무산된다면 교통량을 분산할 방안을 다시 모색해야 한다. 문제는 만석 우회고가 정비사업이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만석 우회고가 정비사업은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 지역에 민간 투자를 활성화할 마중물 사업이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사업 방식은 중구청과의 협의, 시민 의견 수렴을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이 과정이 2019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며 서두른다고 사업이 성공하지는 않아 많은 의견을 듣고 확실히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만석 우회고가 정비사업은 2006년 안상수 시장 재임 당시 중구 일대 월미도 관광특구 개발을 위해 철거한다는 계획이 잡히며 추진됐다. 이후 지지부진했던 이 사업은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의 마중물 사업으로 지정되며 공중정원을 조성하는 쪽으로 무게가 기울었다. 하지만 2017년 시행한 용역 과정에서 다시 철거 논의가 진행돼 주민 반대가 이어지고 있다. 이승욱기자

인천시, 2021년 재난안전 상황관리 고도화 전략 수립 전망

인천시가 오는 2021년까지 재난안전 상황관리 고도화를 위한 전략을 마련한다. 올해 정보통신기술(ICT)기반의 재난안전상황실을 구축본격 가동한 시는 신속하고 정확한 재난정보 수집전파로 초동대응태세를 확립하겠다는 구상이다. 25일 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5억1천9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재난안전 상황관리 고도화를 위한 중장기 정보화 전략계획(ISP) 용역을 추진한다. 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재난안전 상황관리 고도화를 위한 환경을 분석하고 중장기 및 단계적 방안을 수립할 방침이다. 또 10개 군구와 경제자유구역청, 소방본부, 교통운영센터 등 산하관계기관 간 협업을 통한 통합적 재난상황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재난안전 정보연계를 확장하는 등 재난안전상황실의 효율적 운영방안을 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용역 결과에 따라 재난안전 상황시스템 구축되면 오는 2022년부터는 재난상황 발생 시 즉각적으로 대응방향을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먼저 지역 곳곳의 폐쇄회로(CC)TV 영상이 올라오는 관제시스템이 재난상황을 파악하면 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가 꾸려진다.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재난영상회의 시스템을 이용해 안전행정부 등 정부기관을 비롯해 해당 군구, 소방본부, 군부대, 경찰 등과의 실시간 대책회의를 연다. 모바일 현장 대응 시스템을 이용한 담당자가 재난이 발생 현장에서 투입돼 재난안전대책본부가 더욱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돕는다. 시 관계자는 재난안전 상황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하면 인천 지역에서 재난상황이 발생하면 즉각적으로 인지해 대응방향을 결정, 시민에게 전파할 수 있게 될 것며 중장기 ISP용역을 통해 인천 지역 재난안전 상황관리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지난 4월 재난안전상황실을 구축하고 올해 안으로 대시민 재난상황 자동전파 시스템을 마무리해 한 번에 다양한 정보매체를 이용, 시민에게 실시간으로 재난 상황을 전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양한 정보매체는 지역방송, ARS, 홈페이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교통정보안내기, 전광판 등이다. 주영민기자

장애인 고용 통합사회 구현 앞장… 이천 가루영웅 베이커리

장애인 고용을 통해 통합사회 구현에 앞장서는 기업이 있다. 이천시에 있는 가루영웅 베이커리(사장 권영웅)가 그곳이다. 가루영웅 베이커리는 이천지역 특수학교와 고등학교 특수학급 학생을 대상으로 제과ㆍ제빵 현장실습을 진행, 직무에 적합한 학생을 고용하는 등 장애인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기업이다. 가루영웅은 지난해 8월 이천지역 고교 특수학급 학생을 대상으로 현장실습을 진행해 6명을 선발했다. 이때 선발된 제과ㆍ제빵 담당 5명, 바리스타 1명은 현재 가루영웅 베이커리 증포점에서 근무하고 있다. 성인 장애인 4명도 함께 일하고 있다. 장애학생들이 제과ㆍ제빵 교육을 꾸준히 받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졸업 후 취업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가루영웅에 근무하는 장애인들이 1년 이상 지속적으로 근무하고 있는 모습은 보기 드문 일이다. 특히 가루영웅은 지난 9월 사세를 확장해 4호 여주점을 개업하면서 1명의 장애인을 더 채용했으며, 내년 1월에는 5호 광주점을 개업해 3명의 장애인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처럼 가루영웅 베이커리가 지속적으로 장애인을 고용하는 데는 경기도교육청 진로직업특수교육지원센터-다원학교의 노력이 뒤따랐다. 센터는 장애학생들의 적성에 맞는 일자리 탐색, 맞춤형 직업교육, 취업연계 및 사후지도 등을 통해 자립과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가루영웅도 장애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근무할 수 있도록 고용 기회를 더욱 확대해 더불어 사는 밝은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가루영웅 베이커리 권영웅 사장은 장애인 직원 중 제빵실에서 빵 반죽을 매우 잘하는 직원도 있고, 매장에서 항상 미소를 머금고 인사성 밝은 모습으로 열심히 일하는 직원도 있는 등 평생을 같이 일하고 싶을 정도로 훌륭한 직원들이 있다며 제빵협회에도 장애인 채용의 긍정성을 널리 알려 더 많은 장애인이 취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천=김정오기자

[사설] 道공공기관 ‘의무고용 100%’, 관건은 실천이다

공공기관들이 법으로 정한 장애인 의무고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취약계층인 장애인의 취업을 늘리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사용자에게 일정 비율 이상의 장애인을 고용하도록 의무화 했다.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부담금을 내도록 했다. 1991년부터 시행 중인 장애인 의무고용제에 따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장애인을 소속 공무원 정원의 3.2% 고용해야 한다. 공공기관도 3.2%를 고용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법으로 정한 장애인 의무고용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만 해도 의무고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매년 1억 원가량의 벌금을 세금으로 내고 있다. 제도 정착을 선도해야 할 공공기관들이 의무고용을 위반하고 부담금으로 떼우는 것은 문제다. 제도의 취지는 장애인 고용을 늘리는 데 있다. 부담금을 납부했다고 책임을 다하는 게 결코 아니다. 제도를 잘 안지켜 세금을 낭비하는 부분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경기도가 산하 공공기관 공개채용시 법에서 정한 의무고용 대상자 고용률을 2020년까지 10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공공기관 공개채용 시 의무고용 대상 채용 할당 비율을 도와 협의하도록 했다. 도는 이의 이행을 위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시 의무고용률 평가 배점을 확대하고 2020년부터 2년 연속 의무고용률 미달 기관장에 대해선 성과급 최저비율을 적용하는 등 단계적으로 벌칙을 강화할 예정이다. 현행 제도는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공공기관은 전체 근로자의 3.2%를 장애인으로, 정원 30인 이상 공공기관은 매년 정원의 3%를 청년으로, 상시근로자 20인 이상 공공기관은 1년 이상 상시근로자의 38% 범위에서 국가유공자를 의무 고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 조사에 따르면 국가유공자의 경우 의무고용 대상 24개 기관 가운데 13개 기관(54.2%)이, 장애인은 19개 기관 중 8개 기관(42.1%)이, 청년은 19개 기관 중 3개 기관(15.8%)이 의무고용을 어기고 있다. 경기도가 공공기관 의무고용 미달에 따른 보완대책을 마련, 내년부터 시행키로 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경기불황이라 그렇잖아도 취업이 어려운데 공공기관이 앞장 서 취약계층인 장애인ㆍ국가유공자ㆍ청년 등의 고용률 높이기에 나선 것은 바람직하다. 관건은 실천이다. 예전처럼 의무고용을 이행하지 않아 도민 혈세로 벌금을 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의무고용을 이행하지 않는 기관에 대해선 벌칙 강화 등으로 반드시 지킬 수 있게 해야 한다. 이재명 도지사가 의지를 갖고 특단조치를 내린 정책이라니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