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세출 > 세입 ‘비상’… 향후 4년간 ‘9천364억’ 부족

인천시가 2019 ~ 2022년까지 4년간 9천364억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시 재정 TF가 발표한 민선 7기 재정운영 계획 안에 따르면 2019~2022년 세출 수요 32조687억원에 비해 세입 전망은 31조1천323억원을 기록했다. 세출 대비 부족한 세입 예산은 총 9천364억원이다. 세출 수요는 고정비용 28조1천264억원과 장기 미집행 시설 해소 6천930억원, 원도심 사업 4천515억원, 기타 공약 사업 5천839억원 등이다. 특히 장기 미집행 시설 해소에 들어갈 세출 수요는 2019년 747억원 이후 2020년 1천936억원, 2021년 1천702억원, 2022년 2천445억원 등 연평균 48.47%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 밖에도 각종 공약 사업에 들어갈 예산은 2019년 703억원에서 2022년 2천225억원까지 증가할 예정이며 원도심 사업도 2019년 673억원에서 2022년 1천234억원까지 늘어 각각 46.82%, 22.48%라는 높은 연평균 증가율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 할 세입 예산은 4년간 지방세 15조6천828억원, 세외수입 2조1천650억원, 지방교부세 2조6천961억원, 보조금 9조4천54억원 등 총 31조1천323억원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세입 예산이 부족한 것은 꾸준한 증가율을 보인 취득세가 부동산 거래 위축에 따라 2019년 1조5천20억원에서 2023년 1조5천419억원이 증가, 0,7%의 저조한 연평균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시는 이미 2018년 지방세도 같은 이유로 당초 목표 6조5천93억원보다 2천744억원 감소했다. 반면 지방소비세는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른 지방소비세율 인상으로 5년간 연평균 10,1%의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재정 TF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면서 취득세 증가폭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2018년에도 당초 목표보다 적은 취득세를 확보했다며 추가적인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게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이승욱기자

경기도 '버스 총파업' 운명 가를 최종 조정회의, 오는 1월9일로 확정…협상 결렬 땐 2천100여 대 버스 멈춘다

경기도 내 8개 버스업체 노동조합이 버스 총파업을 결의(본보 12월24일자 1면)한 가운데 이들 업체의 노사 간 최종 조정회의가 1월9일로 확정됐다. 최종 조정에서 노사가 합의하지 못하면 1월10일부터 도내 2천100여 대의 버스가 멈춰 선다. 24일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경기자노)에 따르면 이날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1차 노동쟁의 조정회의가 열렸으나, 노사 간 임금을 둘러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합의에 실패했다. 이번 회의에서 노조는 임금 협상을 완료한 도내 다른 업체의 월 급여 인상분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고, 사측은 기존 입장인 2019년도 최저임금(8천350원)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해 양측이 큰 의견 차이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오는 27일로 예정돼 있던 조정기간을 오는 1월9일까지 연기하고, 조정 종료일에 최종 조정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경기자노 관계자는 노사 간 의견 차이가 너무 커 다음 달 9일까지 조정기간을 연기하고, 최종 조정회의 전까지 노사가 별도로 세 차례 만남을 가지면서 어느 정도 이견을 조율할 계획이라며 최종 조정회의 결렬 시 1월10일부터 곧바로 버스 총파업에 돌입한다라고 말했다. 채태병기자

‘국민연금 개편안’ 미래세대 최고 33.5% 보험료 부담

정부가 꺼낸 국민연금 개편안이 재정 안정보다는 노후소득 보장에 초점을 맞추면서 미래세대의 보험료 부담이 3배가량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재정계산을 바탕으로 한 제4차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안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심의ㆍ의결됨에 따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개편안이 시행되면, 보험료 인상 등 연금개편이 추가로 이뤄지지 않는 한 후세대는 기금이 고갈돼 자신을 위한 연금이 아닌 노인세대에게 연금을 주기 위해 납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의 국민연금 개편안은 ▲1안 현행 유지 ▲2안 현행 유지하되 기초연금 40만 원으로 인상 ▲3안 소득대체율 45% 상향, 보험료율 12% 인상 ▲4안 소득대체율 50% 상향, 보험료율 13% 인상 등을 4가지로 나뉘는데, 이들 각각의 국민연금기금 소진 시점은 ▲1ㆍ2안 2057년 ▲3안은 2063년 ▲4안은 2062년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중 3, 4안이 시행할 경우 연금기금이 바닥나는 2062년과 2063년 이후엔 적립방식(현 세대가 보험료를 내서 기금운용 등으로 수익을 올리는 등으로 적립해 나중에 돌려받는 방식)이 아닌 부과방식(연금 지급하기 위해 세금을 물리는 방식)으로 전환될 수 있어, 미래세대는 자신의 소득 중 31.333.5%를 보험료로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기금 소진 이후 곧바로 부과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또 이번 연금개혁 이후에도 5년마다 재정계산을 통해 노후소득보장과 (연금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고 사회적 합의에 기반을 둔 연금개혁을 지속해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BMW, 차량 화재 원인 알고도 모른척했다

정부가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 BMW 측이 3년 전 이미 차량 화재의 원인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은폐와 축소로 일관했다고 결론 내렸다. 24일 국토교통부와 민관합동조사단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종 조사결과 브리핑을 열고 BMW가 결함을 은폐ㆍ축소하고 늑장 리콜을 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다수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BMW를 검찰에 고발하고, 늑장 리콜에 대해 과징금 112억7천만 원을 부과할 방침이다. 이날 합동조사단 최종 조사결과를 보면 BMW가 엔진 결함 사실을 알고도 숨기거나, 축소하기에 급급했던 정황을 확인할 수 있다. 조사단은 BMW가 이미 2015년 10월 독일 본사에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 쿨러 균열 문제 해결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2016년 11월에는 흡기다기관 클레임 TF도 구성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BMW가 이미 20152016년 차량 화재 원인과 EGR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BMW는 올해 7월에야 EGR 결함과 화재 간 상관관계를 인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조사단은 BMW에서 확보한 정비이력ㆍ기술분석 자료 등의 문서에서 결함 축소ㆍ은폐 정황을 파악했다. 조사단이 확인한 BMW 내부 문서에는 지난해 7월부터 EGR 쿨러 균열, 흡기다기관 천공 같은 구체적인 결함 내용이 등장한다. 또 지난 4월 환경부 리콜과 현재 진행 중인 국토부 리콜의 원인과 방법이 동일, 4월에도 BMW 측이 엔진 결함 문제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에 대한 후속조치와 함께 리콜 제도 혁신방안이 담긴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태병기자

1-1공구 시공사 선정 작업 착수…‘송도워터프런트’ 사업추진 급물살

인천경제청은 24일 송도국제도시 주변 수로를 잇는 송도워터프런트 사업추진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1-1공구 시공업체 선정을 위해 조달청에 시설공사 계약을 의뢰했다. 1-1공구 건설사업은 모두 734억원을 투입해 송도 6공구 호수와 인천 앞바다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연결수로 930m, 교량 4곳, 수문 1곳 등을 조성하게 된다. 착공은 이르면 내년 3월 진행될 예정이다. 1-1공구 사업은 Touch & Touching(손끝에 닿으면 마음에 와 닿는 바다)를 콘셉트로 하고 있다. 경제청은 현재 방파제와 철책으로 가로막혀 접근이 어려운 곳에 친수공간을 조성해 인천시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로 꾸미겠다는 구상이다. 워터프런트 사업이 완료되면 수상레저선박이 운행할 수 있도록 각종 시설물이 건설될 예정이다. 지난 8월 인천시 지방재정투자심사의 재검토 결정으로 사업추진이 불투명했던 송도워터프런트 조성사업은, 이어진 재심의에서 1-1공구에 한해 해수방재 성격을 고려해 방재부서의 의견을 들은 후 우선 착공하는 것으로 조건부 승인을 받아 내년 첫 삽을 뜨게 됐다. 경제청은 사업성을 확보하지 못한 1-2공구 사업 추진을 위해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사업 타당성 조사를 다시 의뢰한 상태다. 경제청은 1-1공구 사업 추진으로 주변 수질과 경관이 크게 개선되면 북측 수로를 비롯한 사업대상지 상업부지 매각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며 아직 드러나지 않은 사업성을 부각시키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진용 경제청장은 송도워터프런트 사업 추진을 오랫동안 기다린 시민에게 감사드린다며 시공사 선정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내년 3월부터 본격적인 공사를 추진해 2021년 하반기에 관련 공사가 마무리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이재진 칼럼] 측은지심, 수오지심

1999년 2월 6일 오전 4시께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에는 괴한들이 침입했다. 괴한들은 가게 주인 유모 할머니(당시 77세)의 입을 테이프로 막아 숨지게 한 뒤, 현금과 패물을 가지고 갔다. 그 범인으로 지목된 것은, 동네 3명의 청년들. 최*열, 임*서, 강*구. 그들은 19살에서 21살의 청년들이었다. 그들은 조사를 받은 후, 유죄로 인정되어, 3년 내지 6년의 징역을 복역했다. 그러나 사실 그들 3명은, 진범이 아니었다. 그들은 매우 가난했고, 지적장애를 앓는 사람들이어서, 당시의 억울함을 해명할 능력이 부족했다. 그중 1명은 현재까지도 언어나 논리 구사능력이 매우 낮아서, 긴 문장을 쓸 수 없는 정도의 능력으로 밝혀졌는데, 당시 그의 자술서는 매우 긴 문장으로 자세하게 작성된 것이었다. 경찰 현장검증 영상에서는, 경찰이 위 3인을 폭행하며, 행동을 지시하거나 유도하는 장면이 확인되기도 한다. 당시 현장 목격자였던 피해자 할머니의 사위는 경상도 사투리의 범인을 지적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수사과정에는 폭행과 강압이 있었고, 이에 못 이겨 허위자백이 이루어진 것이다. 최*열은 검거될 당시 어머니는 하반신 마비 1급 장애인, 아버지는 척추장애 5급 장애인이었다. 그는 부모를 돌봐야 했지만 교도소에 있어야만 했고 그가 출소하고 얼마 안지나 부모는 숨졌다. 진범들이 잡혀와 범행을 시인하고 수사가 이루어지기도 했으나,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혐의로 풀려났고, 결국 진실은 묻힌 채, 그들 3명은 살인범의 누명을 안고 살아야 했다. 그들은 긴 시간 누명을 벗기 위한 노력을 했으나, 이미 굳어진 확정판결을 뒤집을 수는 없었다. 희망을 잃어가던 그 즈음, 재심으로 유명한 박준영 변호사가 사건을 맡게 되었고, 악전고투 끝에, 불가능해 보였던 재심이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지난 2016년, 드디어 그들에게 무죄가 선고되었다. 사건이 벌어진 지 17년의 세월이 흐른 후였다. 삼례 슈퍼 살인사건으로 알려져 있는 기막힌 사연이다. 그런데 최근에 당시 위 사건 수사를 맡았던 검사(현재는 변호사)가 위 피해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피해자들이 본인을 상대로 허위사실을 유포해 정신적 피해를 보았다는 것이다. 한편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에서는 종래 이 사건의 부실수사 여부에 대하여 조사를 해오고 있었으나, 얼마 전 부실수사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안정된 사회를 위하여, 법이라는 제도가 만들어지고 운용되고 있지만, 정작 법은 무정형이어서, 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고, 양날의 칼과도 같아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때로는 축복이 되기도 하고, 저주가 되기도 한다. 법이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러한 이유에서 나온 것은 아닐까. 법이 만능이 되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법 이전에 도덕적인 교감이 사태해결의 근본에 더 가까운 것은 아닐런지. 오래된 맹자의 교훈이 귓가에 맴돈다. 곤경에 처한 사람을 측은하게 여기고(惻隱之心, 측은지심), 의롭지 못한 일에 대해서 부끄러워하라는(羞惡之心, 수오지심) 가르침이 그것이다. 3명의 피해자들은, 범하지도 않은 죄를 강압에 못 이겨 인정하고는, 수년간 옥살이를 해야 했고, 그동안 가정은 산산조각이 났다. 지적 수준이 낮다고 해서, 그들에게 인간의 권리가 없는 것이 아니다. 지적 장애가 있다고 해서, 느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서럽고 소외받은 그 심정을 어떻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짧은 지식과 권력으로 그 선량한 사람들에게 죄를 덮어씌울 수는 없는 일이다. 그들에게 무죄가 선고된 날, 그처럼 오래도록 숨죽여 왔던 피해자들 중 1명이 기어들어가는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한 말은 다음과 같았다. 우리가 당한 것처럼, 우리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그들도 똑같이 감옥에 가서 살았으면 지난 일을 돌이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그들의 처절한 삶을 위로와 사과로 어루만져 줄 수는 없었던 것인지 아쉬움을 더한다. 이재진 법무법인 정상 대표변호사

[천자춘추] 4차 산업혁명과 도예

18세기 후반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서구에서 그림이나 조각은 물론 가구와 옷을 만들고 도자기를 굽는 일들은 삶을 꾸미는 하나의 기술(arts)이었다. 하지만 19세기 사진의 등장으로 사물을 똑같이 묘사하는 기술이 무의미해지자 화가들은 실용성을 버리고 순수미술을 표방했다. 그리고 수작업에 의존하던 가구와 옷, 책, 식기 같은 물건들이 대량생산되면서 이를 도안하는 새로운 분야 즉, 디자인이 탄생했다. 한편, 획일화된 공장제품과 차별하여 고품질의 손맛을 지닌 전통방식 도예는 오늘날의 공예(craft)의 영역에 자리 잡았다. 이처럼 기술의 발달은 항상 예술의 판도를 흔들어 놓았는데 우리나라의 근대 도예 역시 마찬가지다. 일제강점기 외세에 의한 산업화로 자각 없이 요업과 분리된 한국도예는 해방 이후에야 전통생활조형도자로 방향이 구체화됐다. 그리고 80년대 가스가마와 전기물레의 보급으로 1인 도예가가 늘면서 다양하고 특색있는 도예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현재에는 점차 장르의 경계가 허물어져 밥그릇 하나에도 전통성과 조형성이 중요하게 요구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은 오늘날 주목되는 신공예 현상의 하나는 메이커(maker)다. 다양한 재료와 다루기 쉬워진 연장으로 각종 공예품을 직접 만드는 DIY 취미에서 시작된 메이커 운동은 이제 3D프린터와 아두이노(상용 로봇제어 모듈)를 무기로 혁신제품을 창작하는 제조업 수준까지 성장했다. 그리고 도자공예에서도 이미 3D프린터와 신소재를 이용한 작업이 조금씩 성과를 보이고 있다. 메이커의 등장으로 디자인과 공예는 다시 융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메이커는 디자인을 하지만 만드는 제품은 다품종 맞춤형 생산의 공예품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손에 흙을 묻히지 않아도 도예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 기존의 도예는 위축될 수도 있지만 기술의 융복합으로 도예의 영역은 더욱 넓어지리라 본다. 또한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SNS와 가상현실 기반의 다양한 관련업종도 생겨날 것이다. 이처럼 급변하는 환경에 맞추어 경기도와 한국도자재단에서는 내년 여주 도자세상에 융복합 도예 창작공간인 메이커 스페이스를 신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매우 시의적절하면서도 선구적인 시도가 아닐 수 없다. 인간의 기술은 한계가 없는 것인가.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의 또 한 축인 인공지능은 정보처리를 넘어 예술까지 그 능력을 확장하고 있다. 언젠가는 사이보그 도예가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제 도예의 가치는 아름다운 도자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성 구현으로 행복을 찾는 데 있다고 해야겠다. 르네상스적 관점에서 보면 신과 동물 사이에서, 혹은 인공지능과 차별화된 인간성의 본질은 전통계승과 창의성으로 귀결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도예가 지켜야 할 핵심가치다. 장기훈 한국도자재단 경기도자박물관장

[기고] 내 인생의 목표는 ‘삼앗이 구현’

내 인생 목표는 삼앗이 구현이다. 삼앗이란 지앗이정앗이품앗이를 합친 새로운 용어이다. 교육대학원 논문 준비로 시작된 사라져가는 품앗이 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개인성, 유익성, 상호의존성의 3가지 원리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품앗이는 품(=노동력)과 앗이(=교환유익결과)의 합성어로 순한글말이다. 지앗이는 지식의 품앗이를 지칭하고 정앗이는 정서의 품앗이를 지칭한다. 이렇게 세 가지 앗이가 삼앗이다. 이후 삼앗이 원리를 찾고 모든 이들의 일상의 삶을 삼앗이로 해석하고 교육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방안을 찾아 삼앗이 1.0~3.0까지 이론적으로 발전을 시켰다. 증(增)감(減)동(同), 선(善)미(美)교(交)의 원리와 요소가 추가되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꿈이었던 교대에 입학 후 미술관에 방치된 물레와 가마가 눈에 띄었다. 많은 시간 동안 혼자 책을 보며 물레를 돌렸다. 전공 교수님이 안 계셔서 졸업작품을 도자기로 낼 수 가 없었다. 도자기로 졸업작품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했고 지도교수님께서 전문가에게 배워 일정 수준이 된다면 도자기로 졸업을 할 수 있도록 해주시겠다는 말씀에 근 1년을 서울에서 도자기를 배우게 되었다. 혼자 책을 보고 물레를 돌렸으니 물레에 앉는 자세부터 꼬박을 미는 법 등이 모두가 엉터리였고 습관화된 이것들을 교정하는 것은 처음 배우는 사람보다 더 힘들었다. 이런 과정을 거처 졸업작품을 제출했고 지도교수의 적극적인 추전으로 교대에서 처음으로 물레 작품으로 졸업을 했다. 발령 후 약 20년간 환경과 분주함을 핑계 삼아 도자기를 손에 놓게 되었다. 그러나 나의 마음속엔 대학 때의 열정이 문득문득 솟아오르고 있었다. 작년부터 물레에 다시 앉기 시작하였다. 다시 시작한 물레의 작품은 사발이었다. 사발은 도예가들이 참 힘들어하는 기물이다. 몇 미리(mm)의 차이로 전체의 형태와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 소성 시 경제성도 떨어진다. 수직으로 된 기물 30~40개를 올릴 수 있는 가마열판에 4~5개 정도만 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사발을 만들고 싶어 근 1년간 사발만 만들었다. 그러다 다육이 화분이 필요해 다육이 화분을 만들다가 삼앗이 적용 가능성을 찾아 적용하게 되었고 남들과 다른 화분을 만들게 되었다. 내가 만든 특이한 화분의 명칭은 삼앗이 화분이다. 삼앗이 화분의 특징은 일단 다리가 3개이다. 3개의 앗이를 표현한 다리가 있다는 1차적인 뜻을 담고 있다. 제작 과정인 물레의 속도와 손의 힘을 증감하고 내가 구현하고자 했던 것과 같은 것을 제작하는 제작과정이란 증감동의 2차적인 뜻을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결과물이 타인과 또 식물이라는 생명체와 공감하고자 하는 선(善), 미(美), 교(交)라는 목적을 3차적으로 담고 있다. 삼앗이 화분 다리의 각각 이름은 지앗이, 정앗이, 품앗이다. 각 다리는 각 앗이의 특성을 선으로 표현할 때의 상징을 드러나게 표현했다. 수직선, 수평선, 사선으로 표현하였다. 삼앗이 화분의 전 부분은 흙에 숨어 있는 은선(隱線)이 회전하면서 드러날 수 있게 표현하였다. 이창용 가평군 설악면 미원초교 장락분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