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개편안’ 미래세대 최고 33.5% 보험료 부담

정부가 꺼낸 국민연금 개편안이 재정 안정보다는 노후소득 보장에 초점을 맞추면서 미래세대의 보험료 부담이 3배가량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재정계산을 바탕으로 한 제4차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안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심의ㆍ의결됨에 따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개편안이 시행되면, 보험료 인상 등 연금개편이 추가로 이뤄지지 않는 한 후세대는 기금이 고갈돼 자신을 위한 연금이 아닌 노인세대에게 연금을 주기 위해 납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의 국민연금 개편안은 ▲1안 현행 유지 ▲2안 현행 유지하되 기초연금 40만 원으로 인상 ▲3안 소득대체율 45% 상향, 보험료율 12% 인상 ▲4안 소득대체율 50% 상향, 보험료율 13% 인상 등을 4가지로 나뉘는데, 이들 각각의 국민연금기금 소진 시점은 ▲1ㆍ2안 2057년 ▲3안은 2063년 ▲4안은 2062년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중 3, 4안이 시행할 경우 연금기금이 바닥나는 2062년과 2063년 이후엔 적립방식(현 세대가 보험료를 내서 기금운용 등으로 수익을 올리는 등으로 적립해 나중에 돌려받는 방식)이 아닌 부과방식(연금 지급하기 위해 세금을 물리는 방식)으로 전환될 수 있어, 미래세대는 자신의 소득 중 31.333.5%를 보험료로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기금 소진 이후 곧바로 부과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또 이번 연금개혁 이후에도 5년마다 재정계산을 통해 노후소득보장과 (연금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고 사회적 합의에 기반을 둔 연금개혁을 지속해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BMW, 차량 화재 원인 알고도 모른척했다

정부가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 BMW 측이 3년 전 이미 차량 화재의 원인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은폐와 축소로 일관했다고 결론 내렸다. 24일 국토교통부와 민관합동조사단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종 조사결과 브리핑을 열고 BMW가 결함을 은폐ㆍ축소하고 늑장 리콜을 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다수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BMW를 검찰에 고발하고, 늑장 리콜에 대해 과징금 112억7천만 원을 부과할 방침이다. 이날 합동조사단 최종 조사결과를 보면 BMW가 엔진 결함 사실을 알고도 숨기거나, 축소하기에 급급했던 정황을 확인할 수 있다. 조사단은 BMW가 이미 2015년 10월 독일 본사에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 쿨러 균열 문제 해결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2016년 11월에는 흡기다기관 클레임 TF도 구성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BMW가 이미 20152016년 차량 화재 원인과 EGR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BMW는 올해 7월에야 EGR 결함과 화재 간 상관관계를 인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조사단은 BMW에서 확보한 정비이력ㆍ기술분석 자료 등의 문서에서 결함 축소ㆍ은폐 정황을 파악했다. 조사단이 확인한 BMW 내부 문서에는 지난해 7월부터 EGR 쿨러 균열, 흡기다기관 천공 같은 구체적인 결함 내용이 등장한다. 또 지난 4월 환경부 리콜과 현재 진행 중인 국토부 리콜의 원인과 방법이 동일, 4월에도 BMW 측이 엔진 결함 문제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에 대한 후속조치와 함께 리콜 제도 혁신방안이 담긴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태병기자

1-1공구 시공사 선정 작업 착수…‘송도워터프런트’ 사업추진 급물살

인천경제청은 24일 송도국제도시 주변 수로를 잇는 송도워터프런트 사업추진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1-1공구 시공업체 선정을 위해 조달청에 시설공사 계약을 의뢰했다. 1-1공구 건설사업은 모두 734억원을 투입해 송도 6공구 호수와 인천 앞바다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연결수로 930m, 교량 4곳, 수문 1곳 등을 조성하게 된다. 착공은 이르면 내년 3월 진행될 예정이다. 1-1공구 사업은 Touch & Touching(손끝에 닿으면 마음에 와 닿는 바다)를 콘셉트로 하고 있다. 경제청은 현재 방파제와 철책으로 가로막혀 접근이 어려운 곳에 친수공간을 조성해 인천시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로 꾸미겠다는 구상이다. 워터프런트 사업이 완료되면 수상레저선박이 운행할 수 있도록 각종 시설물이 건설될 예정이다. 지난 8월 인천시 지방재정투자심사의 재검토 결정으로 사업추진이 불투명했던 송도워터프런트 조성사업은, 이어진 재심의에서 1-1공구에 한해 해수방재 성격을 고려해 방재부서의 의견을 들은 후 우선 착공하는 것으로 조건부 승인을 받아 내년 첫 삽을 뜨게 됐다. 경제청은 사업성을 확보하지 못한 1-2공구 사업 추진을 위해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사업 타당성 조사를 다시 의뢰한 상태다. 경제청은 1-1공구 사업 추진으로 주변 수질과 경관이 크게 개선되면 북측 수로를 비롯한 사업대상지 상업부지 매각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며 아직 드러나지 않은 사업성을 부각시키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진용 경제청장은 송도워터프런트 사업 추진을 오랫동안 기다린 시민에게 감사드린다며 시공사 선정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내년 3월부터 본격적인 공사를 추진해 2021년 하반기에 관련 공사가 마무리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이재진 칼럼] 측은지심, 수오지심

1999년 2월 6일 오전 4시께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에는 괴한들이 침입했다. 괴한들은 가게 주인 유모 할머니(당시 77세)의 입을 테이프로 막아 숨지게 한 뒤, 현금과 패물을 가지고 갔다. 그 범인으로 지목된 것은, 동네 3명의 청년들. 최*열, 임*서, 강*구. 그들은 19살에서 21살의 청년들이었다. 그들은 조사를 받은 후, 유죄로 인정되어, 3년 내지 6년의 징역을 복역했다. 그러나 사실 그들 3명은, 진범이 아니었다. 그들은 매우 가난했고, 지적장애를 앓는 사람들이어서, 당시의 억울함을 해명할 능력이 부족했다. 그중 1명은 현재까지도 언어나 논리 구사능력이 매우 낮아서, 긴 문장을 쓸 수 없는 정도의 능력으로 밝혀졌는데, 당시 그의 자술서는 매우 긴 문장으로 자세하게 작성된 것이었다. 경찰 현장검증 영상에서는, 경찰이 위 3인을 폭행하며, 행동을 지시하거나 유도하는 장면이 확인되기도 한다. 당시 현장 목격자였던 피해자 할머니의 사위는 경상도 사투리의 범인을 지적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수사과정에는 폭행과 강압이 있었고, 이에 못 이겨 허위자백이 이루어진 것이다. 최*열은 검거될 당시 어머니는 하반신 마비 1급 장애인, 아버지는 척추장애 5급 장애인이었다. 그는 부모를 돌봐야 했지만 교도소에 있어야만 했고 그가 출소하고 얼마 안지나 부모는 숨졌다. 진범들이 잡혀와 범행을 시인하고 수사가 이루어지기도 했으나,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혐의로 풀려났고, 결국 진실은 묻힌 채, 그들 3명은 살인범의 누명을 안고 살아야 했다. 그들은 긴 시간 누명을 벗기 위한 노력을 했으나, 이미 굳어진 확정판결을 뒤집을 수는 없었다. 희망을 잃어가던 그 즈음, 재심으로 유명한 박준영 변호사가 사건을 맡게 되었고, 악전고투 끝에, 불가능해 보였던 재심이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지난 2016년, 드디어 그들에게 무죄가 선고되었다. 사건이 벌어진 지 17년의 세월이 흐른 후였다. 삼례 슈퍼 살인사건으로 알려져 있는 기막힌 사연이다. 그런데 최근에 당시 위 사건 수사를 맡았던 검사(현재는 변호사)가 위 피해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피해자들이 본인을 상대로 허위사실을 유포해 정신적 피해를 보았다는 것이다. 한편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에서는 종래 이 사건의 부실수사 여부에 대하여 조사를 해오고 있었으나, 얼마 전 부실수사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안정된 사회를 위하여, 법이라는 제도가 만들어지고 운용되고 있지만, 정작 법은 무정형이어서, 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고, 양날의 칼과도 같아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때로는 축복이 되기도 하고, 저주가 되기도 한다. 법이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러한 이유에서 나온 것은 아닐까. 법이 만능이 되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법 이전에 도덕적인 교감이 사태해결의 근본에 더 가까운 것은 아닐런지. 오래된 맹자의 교훈이 귓가에 맴돈다. 곤경에 처한 사람을 측은하게 여기고(惻隱之心, 측은지심), 의롭지 못한 일에 대해서 부끄러워하라는(羞惡之心, 수오지심) 가르침이 그것이다. 3명의 피해자들은, 범하지도 않은 죄를 강압에 못 이겨 인정하고는, 수년간 옥살이를 해야 했고, 그동안 가정은 산산조각이 났다. 지적 수준이 낮다고 해서, 그들에게 인간의 권리가 없는 것이 아니다. 지적 장애가 있다고 해서, 느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서럽고 소외받은 그 심정을 어떻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짧은 지식과 권력으로 그 선량한 사람들에게 죄를 덮어씌울 수는 없는 일이다. 그들에게 무죄가 선고된 날, 그처럼 오래도록 숨죽여 왔던 피해자들 중 1명이 기어들어가는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한 말은 다음과 같았다. 우리가 당한 것처럼, 우리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그들도 똑같이 감옥에 가서 살았으면 지난 일을 돌이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그들의 처절한 삶을 위로와 사과로 어루만져 줄 수는 없었던 것인지 아쉬움을 더한다. 이재진 법무법인 정상 대표변호사

[천자춘추] 4차 산업혁명과 도예

18세기 후반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서구에서 그림이나 조각은 물론 가구와 옷을 만들고 도자기를 굽는 일들은 삶을 꾸미는 하나의 기술(arts)이었다. 하지만 19세기 사진의 등장으로 사물을 똑같이 묘사하는 기술이 무의미해지자 화가들은 실용성을 버리고 순수미술을 표방했다. 그리고 수작업에 의존하던 가구와 옷, 책, 식기 같은 물건들이 대량생산되면서 이를 도안하는 새로운 분야 즉, 디자인이 탄생했다. 한편, 획일화된 공장제품과 차별하여 고품질의 손맛을 지닌 전통방식 도예는 오늘날의 공예(craft)의 영역에 자리 잡았다. 이처럼 기술의 발달은 항상 예술의 판도를 흔들어 놓았는데 우리나라의 근대 도예 역시 마찬가지다. 일제강점기 외세에 의한 산업화로 자각 없이 요업과 분리된 한국도예는 해방 이후에야 전통생활조형도자로 방향이 구체화됐다. 그리고 80년대 가스가마와 전기물레의 보급으로 1인 도예가가 늘면서 다양하고 특색있는 도예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현재에는 점차 장르의 경계가 허물어져 밥그릇 하나에도 전통성과 조형성이 중요하게 요구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은 오늘날 주목되는 신공예 현상의 하나는 메이커(maker)다. 다양한 재료와 다루기 쉬워진 연장으로 각종 공예품을 직접 만드는 DIY 취미에서 시작된 메이커 운동은 이제 3D프린터와 아두이노(상용 로봇제어 모듈)를 무기로 혁신제품을 창작하는 제조업 수준까지 성장했다. 그리고 도자공예에서도 이미 3D프린터와 신소재를 이용한 작업이 조금씩 성과를 보이고 있다. 메이커의 등장으로 디자인과 공예는 다시 융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메이커는 디자인을 하지만 만드는 제품은 다품종 맞춤형 생산의 공예품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손에 흙을 묻히지 않아도 도예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 기존의 도예는 위축될 수도 있지만 기술의 융복합으로 도예의 영역은 더욱 넓어지리라 본다. 또한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SNS와 가상현실 기반의 다양한 관련업종도 생겨날 것이다. 이처럼 급변하는 환경에 맞추어 경기도와 한국도자재단에서는 내년 여주 도자세상에 융복합 도예 창작공간인 메이커 스페이스를 신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매우 시의적절하면서도 선구적인 시도가 아닐 수 없다. 인간의 기술은 한계가 없는 것인가.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의 또 한 축인 인공지능은 정보처리를 넘어 예술까지 그 능력을 확장하고 있다. 언젠가는 사이보그 도예가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제 도예의 가치는 아름다운 도자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성 구현으로 행복을 찾는 데 있다고 해야겠다. 르네상스적 관점에서 보면 신과 동물 사이에서, 혹은 인공지능과 차별화된 인간성의 본질은 전통계승과 창의성으로 귀결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도예가 지켜야 할 핵심가치다. 장기훈 한국도자재단 경기도자박물관장

[기고] 내 인생의 목표는 ‘삼앗이 구현’

내 인생 목표는 삼앗이 구현이다. 삼앗이란 지앗이정앗이품앗이를 합친 새로운 용어이다. 교육대학원 논문 준비로 시작된 사라져가는 품앗이 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개인성, 유익성, 상호의존성의 3가지 원리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품앗이는 품(=노동력)과 앗이(=교환유익결과)의 합성어로 순한글말이다. 지앗이는 지식의 품앗이를 지칭하고 정앗이는 정서의 품앗이를 지칭한다. 이렇게 세 가지 앗이가 삼앗이다. 이후 삼앗이 원리를 찾고 모든 이들의 일상의 삶을 삼앗이로 해석하고 교육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방안을 찾아 삼앗이 1.0~3.0까지 이론적으로 발전을 시켰다. 증(增)감(減)동(同), 선(善)미(美)교(交)의 원리와 요소가 추가되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꿈이었던 교대에 입학 후 미술관에 방치된 물레와 가마가 눈에 띄었다. 많은 시간 동안 혼자 책을 보며 물레를 돌렸다. 전공 교수님이 안 계셔서 졸업작품을 도자기로 낼 수 가 없었다. 도자기로 졸업작품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했고 지도교수님께서 전문가에게 배워 일정 수준이 된다면 도자기로 졸업을 할 수 있도록 해주시겠다는 말씀에 근 1년을 서울에서 도자기를 배우게 되었다. 혼자 책을 보고 물레를 돌렸으니 물레에 앉는 자세부터 꼬박을 미는 법 등이 모두가 엉터리였고 습관화된 이것들을 교정하는 것은 처음 배우는 사람보다 더 힘들었다. 이런 과정을 거처 졸업작품을 제출했고 지도교수의 적극적인 추전으로 교대에서 처음으로 물레 작품으로 졸업을 했다. 발령 후 약 20년간 환경과 분주함을 핑계 삼아 도자기를 손에 놓게 되었다. 그러나 나의 마음속엔 대학 때의 열정이 문득문득 솟아오르고 있었다. 작년부터 물레에 다시 앉기 시작하였다. 다시 시작한 물레의 작품은 사발이었다. 사발은 도예가들이 참 힘들어하는 기물이다. 몇 미리(mm)의 차이로 전체의 형태와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 소성 시 경제성도 떨어진다. 수직으로 된 기물 30~40개를 올릴 수 있는 가마열판에 4~5개 정도만 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사발을 만들고 싶어 근 1년간 사발만 만들었다. 그러다 다육이 화분이 필요해 다육이 화분을 만들다가 삼앗이 적용 가능성을 찾아 적용하게 되었고 남들과 다른 화분을 만들게 되었다. 내가 만든 특이한 화분의 명칭은 삼앗이 화분이다. 삼앗이 화분의 특징은 일단 다리가 3개이다. 3개의 앗이를 표현한 다리가 있다는 1차적인 뜻을 담고 있다. 제작 과정인 물레의 속도와 손의 힘을 증감하고 내가 구현하고자 했던 것과 같은 것을 제작하는 제작과정이란 증감동의 2차적인 뜻을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결과물이 타인과 또 식물이라는 생명체와 공감하고자 하는 선(善), 미(美), 교(交)라는 목적을 3차적으로 담고 있다. 삼앗이 화분 다리의 각각 이름은 지앗이, 정앗이, 품앗이다. 각 다리는 각 앗이의 특성을 선으로 표현할 때의 상징을 드러나게 표현했다. 수직선, 수평선, 사선으로 표현하였다. 삼앗이 화분의 전 부분은 흙에 숨어 있는 은선(隱線)이 회전하면서 드러날 수 있게 표현하였다. 이창용 가평군 설악면 미원초교 장락분교 교사

[사설] 시민이 주인인 인천 특별시대

민선 7기 박남춘 인천시장은 시민이 주인인 새로운 인천특별시대를 시정목표로 일자리복지원도심 발전 등을 시정의 중심에 두고 모든 시정에 시민을 강조한다. 모든 정책은 시민을 통해 나온다는 철학을 중심으로 민관 협치를 시정의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고자 주민참여예산을 확대하고 주민자치위원회와 공론화위원회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선거구호로만 외치며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제시하지 않아서 정치적인 몸짓으로 오해받을 수 있었는데 일부를 실천하고 있어 다행이다. 초심이 흔들리지 말고 차분히 앞을 보며 시민과 함께하는 시정혁명이어야 한다. 시민이 참여하는 재정민주주의를 구현하고자 100억원 미만에 머물렀던 주민참여예산 규모를 2019년도 본예산에 199억원을 편성했으며 매년 100억원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또한, 주민참여위원회도 200명 이내로 확대 구성하는데 지역,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한 추첨방식으로 참여위원을 선정할 방침이다. 특히 앞으로는 주민이 스스로 자신들의 일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새로운 주민자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박남춘 시장이 추진 의지를 강조하였다. 새로운 시정 혁명을 이루고자 온라인 시민 소통 창구를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 3일부터 온라인 시민청원 창구 인천은 소통e가득을 운영하고 있다. 시 홈페이지 회원이면 누구나 이용 가능해 시민의견을 자유롭게 표명할 수 있으며, 등록된 청원이 30일간 3천명의 동의를 받으면 시는 청원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서 직접 답변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시민 소통 창구는 시민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벌써 80여 건의 청원이 접수되었고 일부 청원내용은 2주일 만에 2천5백명의 지지를 넘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인 모습보다는 내실 있는 소통이 중요하다. 시장의 강력한 의지와 차분한 추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만 이를 시민이 뒷받침하지 못하면 과거 관이 주도하고 민이 따라가는 행정의 변형된 판박이로 그칠 우려가 있다. 시장이 멋진 소통의 마당과 통로를 마련하였지만 이를 시민이 잘못 이해하고 오용하면 그 본질은 공염불에 그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아직 시작단계이지만 여러 부분에서 우려스러운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시민청원에 일부 내용이 특정 지역의 이기적인 민원과 개인 신상에 대한 것이 그 예이다. 보다 공익적이고 합리적인 청원이 기대되었는데 개인적이며 주관적인 편협한 의견이 대부분이다. 시정개혁은 시장이 앞장서는 것이 우선이지만 시민이 함께하지 않으면 결코 달성될 수 없다. 마차의 두 바퀴처럼 함께해야 하며 그 한 축인 시민의 적극 참여와 합리적인 활동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 주인인 시민이 앞장서는 인천특별시대를 기대한다.

[사설] 대중교통 파국에 로마市 망해가고 있다 / 택시 파업… 버스 파업… 왜 자꾸 이러나

세계적인 관광 도시 로마를 괴롭히는 고질병이 있다. 대중교통의 낮은 서비스 질과 직원들의 파업이다. 올 들어서만 20여 차례나 시내버스 화재가 있었다. 시내 한복판에 있는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가 고장 난 러시아 축구팬 20여 명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운영 주체인 로마시교통공사(ATAC) 직원들은 툭하면 파업이다. 시도 때도 없이 버스가 멈추고, 지하철이 연착된다. 관광객들에겐 이미 악명높은 로마 대중교통으로 각인됐다. 대중교통이란 게 그런 것이다. 작은 사고, 짧은 파업에도 지역에 주는 타격이 상당하다. 출퇴근길 직장인들과 등하굣길 학생들이 받는 피해가 크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경제적 약자들이 직접 피해 대상이다. 카카오 카풀 도입에 반발하는 택시업계 파업이 며칠 전 있었다. 버스에 비해 점유율이 낮은 택시다. 하지만, 불편은 컸다. 망년회 참석을 아예 포기하는 직장인들도 있었다. 대리운전을 위해 값비싼 대가를 지불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도내 버스 업계 파업이 예고됐다. 경기도 내 8개 버스노조가 지난 20~21일 버스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참여 조합원의 91.4%가 찬성했다. 파업을 의결한 버스업체가 운행 중인 버스는 모두 2천100여 대다. 지역은 수원, 군포, 안양, 안산, 부천, 시흥이다. 안양 안산 시흥은 이들의 노선 점유율이 90%에 달하고, 부천 지역도 절반이 넘는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사실상 지역 내 대중교통이 모두 마비되는 셈이다. 대중교통 파업이 일상화되는 것 아닌지 걱정이다. 이미 지난 9월에도 버스 파업은 있었다. 수원 지역 버스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했고, 실제로 특정 버스회사의 노선 40여 개가 마비됐다. 대체 버스 투입을 위해 수원시 행정력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파업 예고는 경기도 버스 업계 차원의 결정이다. 실제로 파업이 강행될 경우 대상 지역이나 참여 회사 수에서 그때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다. 온라인에 올라오는 시민들의 우려가 크다. 버스 기사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노조가 내세운 임금 현실화, 격무 해소, 복지 강화가 무리한 요구는 아니다. 오는 27일까지 예정된 조정을 통해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 최악에는 시행까지는 한 달여의 여유가 있기도 하다. 노조와 회사, 그리고 지자체가 파국을 막기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 그동안 파업을 예고했으나 극적인 타결에 이른 예는 얼마든지 있었다. 파업만은 막자는 모두의 의지가 중요하다. 지역민에게 대중교통은 신체를 지탱하는 발이다. 관광객에게 대중교통은 지역을 대표하는 얼굴이다. 대중교통이 멈춰 서면 지역민이 힘들고 관광객이 돌아선다. 우리가 어이없다고 말하는 로마시의 대중교통 파국이 우리 주변에서 툭하면 반복되는 일상이 되면 안 된다.

[지지대] 기부 한파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에는 해마다 연말이면 수천만원을 놓고 가는 기부자가 있다. 2000년 58만4천원을 시작으로 금액이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6천27만9천210원을 기부했다. 그동안 기부액이 5억813만8천810원에 달한다. 돈을 놓고간 이는 정체를 철저하게 숨겨 얼굴 없는 천사란 별명이 붙었다. 처음엔 초등학생을 시켜 돼지저금통을 주민센터에 전달했고, 다음해부터는 각기 다른 사람이 전화를 해서 ○○에 돈을 놓아뒀으니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했다. 연말이면 전국 곳곳에 이런 얼굴 없는 천사들이 나타난다. 충북 제천에선 어떤 이가 17년간 매년 연탄 1만~2만장을 기부하고, 경기도 파주와 광주광역시에선 1t 트럭을 몰고 와 쌀 수백㎏을 놔두고 사라지는 이가 있다. 경남 합천에는 2015년부터 우체통에 현금 수십만~수백만원과 메모가 담긴 봉투를 넣는 우체통 천사도 있다. 이런 익명의 기부자들도 있지만 기부가 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는 기부 한파가 매섭다. 연말연시는 기부의 계절이라지만 예년과 달리 싸늘한 분위기다.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관리하는 사랑의 온도탑은 수은주가 얼어붙은 듯 좀처럼 올라가지 않고 있다. 지난 23일까지의 모금액은 내년 1월 말까지 목표액의 36.7%인 1천508억원에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 모금액의 85% 선이다. 경기도공동모금회도 올해 모금 목표액이 316억800만원이지만 기부 민심이 얼어붙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구세군 자선냄비의 손길도 줄었고, 취약계층에 연탄 지원을 하는 연탄은행도 예전 같지 않다. 이는 계속되는 경기불황으로 기부활동이 위축된데다 각종 기부금 비리로 불신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불우아동을 위한 기부금 128억원을 유용한 새희망씨앗 사건, 딸의 희소병 치료를 도와달라며 모은 후원금 12억원을 챙겨 엉뚱한 곳에 탕진한 이영학 사건 등이 심각한 기부 불신을 낳았다. 이런 부정적 인식에 기부 포비아(phobia공포증)란 말까지 생겼다. 지난해 국민기부 참여율이 2010년 이후 최저치인 26.7%로 뚝 떨어졌다는 통계 역시 기부에 인색해진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기부 불신으로 인해 기업이나 시민들의 나눔 문화가 식어선 안된다. 기부 한파가 불신에서 비롯된 만큼 기부금 관련 조직의 신뢰를 담보할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깜깜이로 불리는 모금단체들의 회계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기부는 남을 행복하게 하지만 자신도 행복해진다. 따뜻한 기부문화가 살아나 사랑의 온기가 전국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이연섭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