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지구는 중생이 공생하는 공동체

가이아(Gaia) 이론의 창시자인 영국의 대기 화학자 러브록(James Lovelock)은 지구가 일정 대기비율을 유지하는 살아있는 하나의 생명체라고 주장하였다. 지구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고, 지구에 살고 있는 생물들의 생존에 최적조건을 유지해 주기 위해 지구는 언제나 스스로 조정ㆍ변화한다는 것이다.미국의 생물학자 마굴리스(Lynn Margulis)는 이를 적극 지지하였다. 마굴리스는 진핵생물 기원 가설로 생물학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 가설은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의 기원을 진핵 세포(eukryotic cell)로 들어간 외부조직에 에너지를 생산해주고 영양소를 얻는 공생적 관계를 이루다 정착했다고 보는 이론이다. 세포공생설(endosymbiosis) 이 가설은 현재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진핵세포 내의 두 조직은 처음에는 적대적인 관계였다. 그렇지만 서로가 자신과 상대를 동시에 살리는 방법이 있었고, 공생하다가 마침내 하나가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둘이었다가 하나가 된 것일까? 불교적으로 볼 때, 애초에 그들은 별개 존재가 아니라 지구라는 하나의 거대한 생명 장에서 활동하는 여러 생명인 중생(衆生)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작은 단위의 생명 장 안에서, 하나가 된 것이다. 우리는 배가 고프면 주변에 인연이 있는 것을 먹게 된다. 그것은 그 존재자들의 생명의 장 안에서 타자를 자기화하는 과정이기도 하고, 자기가 타자화되는 과정이기도 한 것이다. 가을이 깊어가고, 은행잎들과 단풍잎들이 깊게 물들고, 곡물들과 과일들이 다 익었다. 가을에 낙엽과 과일과 곡물들은 미생물과 동식물 그리고 인간에게 좋은 먹잇감이 된다. 그리고 그 미생물과 동식물의 배출물은 역으로 그 나무에게 좋은 영양소가 된다. 나무의 광합성과 동물과 인간의 음식 섭취 및 소화 과정에서, 각각 산소를 생산하고 이산화탄소를 소모한다든가, 거꾸로 산소를 소모하고 이산화탄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순환과 균형이 유지된다. 이런 순환 속에서 산소 21퍼센트, 질소 78퍼센트 그리고 이런저런 나머지 기체들이 일정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 순환의 연쇄 속에서는 이타적인 것이 이기적인 것이고, 이기적인 것이 다시 이타적인 것이 된다. 내가 이롭고 남에게도 이로운 자리이타(自利利他)가 두 개의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사건이 된다. 나와 남이 구분되지 않는 자타불이(自他不二)인 것처럼 보이는 공생(共生) 즉 ‘함께 삶’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구에서의 생존 최적조건이 되는 비율이 깨질 때, 자연생태계는 물론이고 중생들의 ‘함께 삶’이 깨지는 것이다. 우리는 입이 좋아하는 대로만 먹거나 과하게 먹으면 안 된다. 일정한 대기비율이 유지되어야 하듯이, 생태계에서의 생명들 간의 균형과 조화가 중요하듯이, 내 몸의 세포들 간 균형과 조화를 위해 절제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제 내 몸의 면역계가 몸을 보호하기 위해 과민반응을 하게 된다. 그래서 내 신체 일부조차도 내 신체 일부가 아닌 것으로 착각하며 공격을 하게 된다. 이것이 면역성 질환으로, 몸의 균형이 깨지면서 몸 생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심을 신호 보내는 것이다. 근대 이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주체와 개인이 강조되면서 인간이 함께 사는 공동체 존재자이며 지구가 공동체 존재자들의 하나의 생명의 장임을 망각하게 하였다. 그리고 급속한 산업화와 자연생태계의 파괴는 인간과 동물 그리고 지구 전체가 점차 공멸(共滅)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그 신호들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우리는 그것에 지금보다 더 귀 기울이고 더 눈을 떠서, 인간 자신과 자연생태계 전체가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의 장으로서 지구를 더 가꾸어야 한다. 김원명 한국외대 철학과 교수

[천자춘추] 같아요!, 안돼요?

이 꽃은 참 아름다운 것 같아요. 바람이 불어 시원한 것 같아요. 방송에서도 시민들의 인터뷰 멘트로 ‘~같아요’라 말한다. 이 꽃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시원합니다. 정확하고 적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이 말이 혹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아닐까. 의회답변에서도 ‘~라고 알고 있습니다’라는 말도 아쉬움이 크다. 젊은이들의 대화 중에 ‘안돼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사장님, 여기 공깃밥 하나 더 주시면 안돼요? 손님은 ‘안돼요?’라 말하는데 식당 종업원과 주인은 ‘주세요’로 해석한다. 왜 안 되겠는가. 식당은 돈 받고 밥을 파는 곳이다. 그러니 사장님, 여기 밥 한 그릇 더 주세요. 네 여기 밥을 드립니다. 귀에 거슬리는 ‘안돼요’는 이제 그만 쓰기를 바란다. 혹시 그런데, ‘안돼요?’라는 질문 단어를 많이 쓰는 이유가 부모들의 육아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칭찬을 하면 고래가 춤을 춘다고 한다. 코끼리도 칭찬과 격려를 통해 조련하여 멋진 서커스를 주도한다. 그런데 우리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안 된다는 말을 아주 많이 한 것은 아닐까 반성해야 한다. 아이들이 잘한 것은 그냥 보아 넘기고 잘못된 것에만 집중하여 ‘안돼, No~!’를 濫用(남용) 濫發(남발)한 것일까 반성해 본다. 또 하나 ‘너무’라는 말을 ‘너무’ 마구 쓰고 있다. ‘너무’예쁘단다. 참으로 예쁜 것이고 정말 예쁜 것이지 불필요하게 너무 예쁜 것은 없다. 이 ‘너무’라는 말은 넘치거나 정도에서 벗어난다는 의미가 아닐까. 너무 뜨겁다는 말은 공감이 간다. 면도할 때 뜨겁게 찜질하는 물수건 온도는 너무 뜨거우면 안 된다. 하지만 너무 예뻐서 안 될 일이 아니다. 너무 잘생긴 아들이면 안 되나. 주변에서 보면 ‘너무’라는 말을 너무(×) 많이 쓰고 있다. 아예 ‘넘나’라고도 한다.마지막으로 엄마들은 ‘우리 아이들이 치킨과 피자를 좋아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삼계탕과 김치전’을 먹이지 않았음을 반성하기 바란다. 그동안 전화만 하면 척척 도착하는 배달 음식을 ‘너무’ 많이 주문했다.삼계탕 고기의 부드러움과 진한 국물, 김치전과 녹두전의 깊은 맛을 기억에서 찾아내기 바란다. 아이들이 ‘엄마 너무(×) 맛있는 삼계탕 한 번 더 먹으면 안돼(×)? 내 맘이 먹고 싶은 것 같아요(×)’라고 말하면 전통시장에 가서 약병아리 5마리를 사들며 ‘된다(○)’고 말해야 한다. ‘삼계탕을 더 먹을 수 있어! 돼!!!’라고 명료하게 답해야 한다. 이강석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기고] ‘개인정보 청소하는 날’ 함께 해요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이슈가 되는 주제 중의 하나가 바로 개인정보 유출이다. 문자나 이메일을 통해 알 수 없는 스팸 메시지를 수신하는 등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인해 당황을 하는 사람이 전 국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중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국민과 기업, 공공기관이 함께 불필요한 개인정보 삭제 및 휴면계정을 정리하는 캠페인을 지난 9월 10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했다. 불필요한 개인정보 즉시 삭제ㆍ폐기, 법령상 근거 없이 주민번호 처리 금지, 개인정보는 암호화해서 안전하게 보유, 이처럼 경찰청은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중요성 인식강화를 위한 캠페인이 끝난 뒤에도 PC에 있는 개인정보 파일을 꾸준히 관리할 것이다. 개인정보는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 영상이나 사진 등을 통해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가 모두 포함된다. 생각보다 종류가 다양하고 신분관계는 물론 소득규모와 재산상황, 건강상태, 사회경력, 심지어 사상과 가치관 같은 내면의 비밀도 개인정보에 포함된다. 그만큼 유출 피해 유형도 다양해 질 수 밖에 없다. 요즘 SNS나 금융회사 등 개인정보유출사례를 많이 접했을 것이다. 만약 개인정보를 당사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수집 및 활용하거나 제 3자에게 제공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오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무심코 개인정보처리 관련해 동의했다가 유출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는 만큼, 개인정보유출 처벌 수위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과 도용피해를 방지하는 방법은 개인정보취급방침 및 약관 꼼꼼히 살피기, 비밀번호는 타인이 유추하기 어렵게 만들고 주기적 변경, 평소 명의 도용 확인 서비스 이용, 개인정보가 포함된 데이터 인터넷에 올리지 말기, P2P로 제공하는 자신의 공유 폴더에 개인정보 파일이 저장되지 않도록 주의, 금융거래 시 금융 정보 등은 암호화해 저장, PC방과 같은 개방된 환경은 피하고 인터넷에서 아무 자료를 함부로 다운로드 하지 않는 등 개인정보가 유출된 경우 해당 사이트 관리자에게 삭제를 요청하고 처리되지 않는 경우 즉시 개인정보 침해신고센터에 신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개인정보의 유출은 개인의 사적 정보가 타인에게 알려져 발생하는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뿐 아니라 정보도용과 스팸, 보이스피싱, 금융피해 등 사이버 범죄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이용돼 발생하는 2차 피해가 훨씬 심각하다. 개인정보보호의 실천은 일상생활 속에서 개인정보에 대한 작은 관심에서 출발한다. 소중한 개인정보를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으며 아직 늦지 않았다. 캠페인이 끝난 뒤에도 국민 모두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e프라이버시 클린서비스’ 홈페이지를 통해 휴면계정 조회 및 삭제를 신청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개인정보보호책임자이다. 개인정보 관련 범죄가 사라지는 그날까지 국민 모두가 소중한 개인정보를 지켜주기를 바란다. 조동희 의왕경찰서 경무과 경장

[인류와 함께 하는 미술] 대자연의 마법사

▲ 얼어붙은 달걀 1956년 영국에서 태어난 대지 설치 예술가이자 사진 작가인 앤디 골드워시(Andy Goldsworthy)는 어린시절 아버지의 앞서가는 컴퓨터과학을 토대로 수학과 과학의 기본인 숫자와 그래프 대신 시공간적인 공식을 적용하여 자연을 수학하며, 관찰하게 되었다. 그의 아버지인 F. Allin Goldsworthy(1929~2001)는 영국 대학에서 공학, 컴퓨터 과학 및 산업과 같은 다양한 분야의 수학적 밥법을 응용하여 수학과 과학의 전문지식 결합을 적용시키는 ‘응용 수학’ 교수였다. 아버지로부터 나온 이공교육의 결합을 앤디 골드워시는 자연으로 하여금 시공간에 작품을 불러내었다. 이는 과학적이지 않지만 순리적이며, 전문적인 수학 공식은 아니지만 중력과 시간의 법칙을 자연에 공식화한 그러한 자연과 시공간의 결합을 만들어 작품화 하였다. 그의 자연을 향한 예술은 대지 예술을 영역을 구축해내며 조각가이자 환경 설치 예술가로 그의 이름을 새기고 있다. 영하로 내려간 한 겨울의 얼어붙은 얼음과 눈은 그의 손을 통해 대지위의 한 작품이 만들어 진다. 1999년 ‘얼어붙은 달걀’이라는 타이틀로 제작된 작품이다. 눈과 얼음의 뭉침과 깨짐의 성질을 이용한 자연과 대지로부터 설계된 설치 작품인 이 얼음 작품은 시공간을 통해 얼음이 녹으며 함께 사라지게 되어 있다.결빙된 강 위에 얼음판들을 쌓은 후 달걀모양을 만들어 놓은 작품으로 얼은 강이 녹아내리면서 서서히 달걍 모양의 얼음작품이 강에 흡수되고 흘러가면서 녹아 없어지게 되게끔 시공간과 함께 제작된 것이다. 엔디 골드워시의 작업에서는 늘 시간과, 그 시간을 함께 흘러가는 순간의 찰라 즉,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모든 자연을 대상으로 그 과정을 작품화시키고 있다. 그는 일체의 인공품을 이용하지 않으며 근원적인 인간의 손과 자연을 연결 시키며, 치아로 조각을 맞추고 침을 이용해 물질을 접착시키는 가장 원시적인 방법으로 자연의 작품을 완성시켜왔다. 조수간만의 파도, 바람에 휘날리는 입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샛노란 꽃잎, 자연 속에서 찾은 돌을 그대로 쌀아올린 작업, 이렇게 골드워시는 그밖에도 다양한 대지 미술작품을 남기며 오염되지 않은 순수 자연으로 존재하는 세계를 돌아다닌다. 세계의 자연속에서 그의 손을 거친 자연은 영원한 내면의 작품으로 소개되어지며 또 다른 생명으로 시간과 함께 잉태하게된다. 이러한 자연 설치 미술은 현대 미술사에 있어 가장 원초적이며 강력한 인간의 숨과 함께 영원히 인류의 역사 속에 지속될 것이다. 장은진 미국 뉴저지주 블룸필드대학 교수

해경 항공구조 인력 턱없이 부족…“지금보다 2배 늘려야”

해상 사고 발생 시 항공구조에 나서는 해양경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보강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비행기 6대, 헬기 18대 등 총 24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항공 구조인력은 299명이다. 항공기는 김포·여수·강릉 등 12개 항공대에 분산 배치돼 해상초계, 인명구조, 도서지역 응급환자 이송, 해양사고 수색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해경은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최근 5년간 1천37명의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하지만, 주·야간 순찰과 닥터헬기 등 다른 헬기의 접근이 어려운 섬마을 환자 이송 등 열악한 근무조건이 반복되는데다 해상치안 수요가 증가하면서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해경은 2.5교대로 근무를 하고 있으며, 해상치안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3교대 근무를 위해 구조인력이 총595명이 필요하다는게 해경의 설명이다. 응급 상황별로 차이가 있지만 통상 해경 헬기가 출동할 경우 조종사 2명, 전탐사 1명, 정비사 2명, 항공구조사와 응급구조사 각 2명 등 총 9명이 탑승하고 있다. 해양경찰은 인력부족 문제 해결과 항공구조 능력 향상을 위해 내년에 조종사 31명, 정비사 36명, 전탐사 24명, 응급구조사 24명, 항공구조사 60명 등 175명을 우선 충원할 계획이다. 이후 연차별로 부족한 인력을 확보해 대형 해양사고 발생 시 항공기를 활용해 신속히 구조 작업 등에 나설 방침이다. 허현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