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KT 위즈에서 활약한 내야수 심우준(29)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했다. 한화는 내야수 심우준과 4년 최대 50억원(보장 42억원·옵션 8억원)에 FA 계약을 했다고 7일 전했다. 심우준은 지난 2014년 2차 지명, 전체 14번으로 KT에 입단해 2015년 1군 무대를 밟았다. 프로 통산 성적은 1천72경기서 타율 0.254, 275타점, 156도루다. 한화 구단은 “심우준의 합류로 현장에서 원한 빠른 발과 작전 수행 능력을 지닌 안정적 유격수 요원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심우준은 “좋은 평가를 해준 한화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FA로 한화에 합류한 만큼, 더 큰 책임감을 갖고 팀이 더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좋은 경기력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심우준은 KBO리그 2025 FA 시장에서 우규민(KT), 최정(SSG)에 이어 통틀어 세 번째로 도장을 찍었고 첫 ‘이적 계약’을 맺었다.
평택 최초로 이뤄지는 지역미술사 연구와 아카이브 사업과 관련 첫 세미나가 열렸다. 평택시는 한국예총경기도연합회 평택지회, 김달진미술연구소와 7일 오후 평택남부문화예술회관 3층 세미나실에서 '평택미술 기초연구 세미나’를 개최했다. 평택지역 미술사 연구 중간 발표이자 미술관 설립을 위한 기초 단계로 열린 이날 세미나는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의 기조 강연 '지역미술 연구의 필요성과 과제’로 시작했다. 이 관장은 “평택시립미술관은 급변하는 사회적 환경 속에서 타 지자체 미술관에 비해 약 20년 늦게 개관하는 후발주자로서 소장품과 아카이브 등의 축적된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다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출발한다”면시 지역 미술 아카이브와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관장의 발표 후에는 김종길 경기도미술관 학예연구팀장이 ‘경기현대미술의 흐름과 평택, 평택미술의 미래를 위한 제언’을 주제로 조사와 수집 등 아카이빙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최경현 천안시립미술관장이 ‘평택과 천안 미술의 어제’, 이생강 전 한치각 대표가 ‘평택미술사, 응시하고 연결하기’로 각각 주제발표를 하며 1950~1990년대 평택 미술사를 소개했다. 이어 최필규 평택미술문화연구회 대표, 이채영 수원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이정은 교차공간818 대표가 지역 미술 발전과 미술사 연구를 위한 의견을 펼쳤다. 정용훈 시 박물관팀장은 “평택에서 최초로 이뤄진 지역미술사 연구로서 의미가 크다”며 “3개 시군 통합 30주년을 맞는 내년 1월 평택지역 미술사 연구를 마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세미나를 시작으로 지역 미술사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시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과 수도권매립지 등 지역 현안 해결과 국비 6조원 초과 달성을 위해 손을 잡았다. 7일 시에 따르면 유정복 시장과 시 간부 공무원들은 이날 국회를 찾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인천지역 국회의원 등과 당정협의회를 했다. 이번 협의회는 국회 예산심의를 앞두고 인천의 지역 현안을 풀어내기 위한 자리다. 이날 시는 모두 10건 총 3천375억원 규모의 국비 사업을 민주당에 건의했다. 서해 5도 정주생활 지원금 인상, 제75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주간 행사 증액, 인천발 KTX 직결사업 증액, 인천 감염병전문병원 유치·설립, 인천형 출생정책 ‘1억+i dream’의 국가정책 전환 등이다. 시는 또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국제도시 연장, 계양권역 버스 공영차고지 조성사업, 인천-경기(시흥) 바이오 특화단지 연구개발(R&D) 지원 등 10개 사업의 국비를 요청했다. 특히 시는 인천의 주요 현안사업 해결을 위한 당 차원의 적극적인 협조도 요청했다. 수도권매립지 종료, 북 소음방송 피해지원 대책 마련, 인천고등법원 및 해사전문법원 설치, 서해 5도 특별지원, 행정체제 개편에 따른 재정지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D·E 노선 조기 개통 등이다. 이 밖에도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경제자유구역법 개정 및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 경인전철 지하화, 청라시티타워 원안 건설 등에 대해서도 협조를 구했다. 유 시장은 이날 민주당과의 당정협의와 별개로 국비 확보를 위해 박정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경기 파주시을)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대구 달성군) 등을 찾았다. 그는 인천의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건의는 물론 주요 사업이 내년도 정부 예산에 반영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했다. 유 시장은 “인천은 인구 300만명, 경제 규모 100조원에 이르는 대한민국 제2의 경제도시”라며 “글로벌 톱10 시티 도약을 위한 미래 준비와 민생정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천과 인천시민을 사랑하는 한마음, 한뜻으로 현안 해결과 국비 확보에 힘을 모아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는 국민의힘 인천시당과도 곧 당정협의회를 열고 국비 지원과 현안 해결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접경지역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한 시민단체 대표가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전단을 매단 풍선의 무게가 2㎏을 넘을 경우 항공안전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이후 경찰이 대북전단 살포자를 검찰에 송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수사 결과에 따라 검찰 송치자는 더 늘어 날 것으로 보인다. 파주경찰서는 항공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이동진 국민계몽운동본부 대표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6월과 8월 접경지역인 김포 하성면에서 대형 풍선 수십개에 2㎏ 이상의 대북전단을 매달아 날려 보낸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국민계몽운동본부가 날려 보낸 대북전단 풍선 무게를 2~3㎏으로 파악했다.국토부 유권해석에 따르면 무인자유기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경찰은 항공안전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대북전단살포 단체대표를 송치했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 6월 접경지역인 파주와 김포 등지에서 대북전단을 띄운 국민계몽운동본부와 탈북민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 등을 항공안전법 위반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 7월 국토부로부터 항공안전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전달받고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항공안전법에는 무인자유기구는 외부에 2㎏ 이상의 물건을 매달고 비행하는 기구를 의미하며, 이를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비행시키는 행위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경기도는 지난달 14일 한국발 무인기의 북한 국경과 평양 상공 침범에 대해 북한이 남한을 향해 사격준비태세에 들어간 것과 관련해 연천과 포천, 파주, 고양, 김포 등지를 대상으로 위험구역을 설정했다.
인하대학교 IPP듀얼공동훈련센터가 7일 2025년도 상반기 IPP형 일학습병행 기업 초청 설명회를 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IPP형 일학습병행 사업은 대학과 기업이 협력해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이론 교육과 현장 실습을 제공하는 실무 중심 맞춤형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다. 졸업 후 정규직 전환이 가능해 학생과 기업 모두에게 호응을 얻는다. 이번 설명회는 3학년 2학기, 4학년 1학기 재학생을 대상으로 경영·인문계열과 이·공계열로 나눠서 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여한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유)스태츠칩팩코리아, ㈜핑거, ㈜미디어로그, 주성엔지니어링㈜, ㈜카네비모빌리티 등 23개 기업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직무와 채용 기회를 소개했다. 학생들은 관심 갖는 기업 담당자들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들으면서 직무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조언을 얻었다. 인하대 IPP듀얼공동훈련센터는 올해부터 첨단산업 분야에 특화한 ‘첨단산업 아카데미’ 프로그램도 새롭게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인공지능 개발과 반도체 설계 직무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반도체 장비 개발, 전자기기 하드웨어 개발, 마케팅 전략·기획, 영업, 물류 등 다양한 훈련 직무를 제공해 학생들의 취업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곽효범 인하대 IPP듀얼공동훈련센터장은 “급변하는 경제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실무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IPP형 일학습병행 사업을 통해 기업이 직무 중심의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하대 IPP듀얼공동훈련센터는 학생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업을 상시 모집한다. IPP형 일학습병행에 참여하는 기업은 우수 인력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입사원 재교육 비용 절감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2025년도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은 훈련 과정 개발비, 학습 도구 제작비, 전담 인력 교육 지원과 함께 현장 훈련(OJT) 비용, 기업 현장 교사 수당, 인적자원개발(HRD) 담당자 수당, 학습근로자 훈련지원금 등을 받을 수 있다. 클린사업장 선정 가점, Best HRD 심사평가 우대, 조달청 가산점·수수료 할인, 병역 특례업체 선정 가점, 대출 금리 감면 등 다양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기업들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 자급자족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이는 대부분 수출 위주 기업들인 만큼, 신재생에너지로 만든 전력으로 제품을 생산해 ‘RE100’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7일 ㈔남동국가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는 연수구 라마다송도호텔 램브란트홀에서 ‘2024년 하반기 임원 회의와 중소기업 맞춤형 성장 프로젝트 11월 설명회’를 열고 올해 하반기 추진 사업을 논의했다. 남동경협은 이날 태양광 패널 설치 등 남동산단 에너지 자급자족 인프라 구축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인천테크노파크(인천TP) 등은 현대건설, KT 등 민간 사업자와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 남동산단의 기업을 대상으로 태양광 패널을 지원한다. 이곳에서 생산한 전력은 남동산단의 모든 사업장에서 구매해 사용할 수 있다. 태양광 전력은 종전 전기 요금보다 약 10~15% 낮은 단가로 계약하며, 계약 시점부터 10년 간 인상 없이 동결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RE100 컨설팅, 가스보일러와 펌프, 스크류냉동기 등 고효율 설비 교체비용도 지원한다. 남동경협은 수년 내에 중소기업에도 RE100 전환을 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 같은 신재생에너지 전환 및 보급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성은동 남동경협 사업단장은 “태양광 에너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올릴 수 있는 곳이 공장 지붕”이라며 “전기요금은 매년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태양광 에너지는 경제적으로도 이득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남동경협은 전기, 소방, 승강기 등 법정 분야 관리 서비스를 통합하는 서비스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내년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노무 관련 서류 작성, 안전관리 체계 구축을 지원한다. 한편, 이날 회의 및 설명회에는 이율기 남동경협 회장, 김성일 인천창조혁신센터 본부장, 모혜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모혜란 인천본부장, 김기태 경기일보 인천본사 사장 등과 남동경협 회원 7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남동경협은 지난 7월 제1회 남동구 중소기업 맞춤형 성장프로젝트 현장 설명회 개최, 9월에는 산업단지의 날을 맞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는 등의 상반기 성과도 회원사에 보고했다. 이 회장은 “남동산단은 인천경제의 약 34%를 담당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뿌리산업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기제일신협(이사장 이용주)은 최근 취약계층 20가구에 이불 세트를 전달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전국 신협 및 임직원의 기부로 운영되는 신협사회공헌재단에서 지난달 14일부터 한 달간 진행되는 ‘온세상 나눔 캠페인’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경기제일신협은 취약계층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임직원과 안중택시회, 두손모아봉사단, 경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과 난방용품을 준비했다. 이용주 이사장은 “온세상 나눔캠페인은 서민과 지역사회를 먼저 생각하는 신협의 가치를 잘 나타낸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이라며 “경기제일신협은 앞으로도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는 다양한 나눔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경기제일신협은 이번 캠페인에 이어 김장 행사 등으로 수익금을 마련해 취약계층을 돕는 데 사용하는 등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시각 장애인의 생계, 업무를 보조하는 ‘근로지원인’ 제도가 효용성이 부족,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8월 홀로 안마원을 운영하던 시각장애인 안마사 고(故) 장성일씨가 근로지원인 제도 혜택을 받지 못해 일상생활을 돕는 ‘활동지원사’를 활용하다 의정부시로부터 감사와 보조금 2억원 환수 경고를 받고 자살(9월10일자 6면 보도)하는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7일 ㈔대한안마사협회(이하 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과 같은 당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형동 의원은 협회와 국회 소회의실에서 ‘근로지원인 제도 개선 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장애로 부수 업무 수행에 도움이 필요한 중증 장애인 근로자, 자영업자 등이 근로지원인을 원활하게 지원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으며,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 등 유관 단체도 참석했다. 최의호 협회 회장은 장씨 사례를 언급하며 “중증 시각장애인 안마사는 근로지원인 제도를 이용할 수 있지만 그 범위가 협소해 시각장애인이 부정 수급자로 낙인찍히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제2, 제3의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우리 모두 고민하고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월 의정부시는 국·지방비 매칭으로 안마사를 지원하는 바우처 사업 점검을 위해 장씨의 안마원을 찾았다가 활동지원사가 업무를 돕는 모습을 발견, 감사에 나섰다. ‘장애인 활동에 관한 법률’은 국·도비, 시비로 지원급여를 받는 활동지원사가 수급자 일상생활 외 생업 보조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장씨와 활동지원사에게 지원급여 부정수급 사실을 통지, 조사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5년치 급여 2억원을 환수 대상으로 추산했다. 이후 심적 압박을 느낀 장씨는 9월4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자 협회와 시각장애인연합회는 사태의 원인으로 지나치게 좁은 활동지원사 업무 영역과 경직된 근로지원인 제도 범위, 이에 대한 확대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정부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반발에 나섰다. ‘생업을 보조할 수 없는 시각장애인 활동지원사는 효용성이 없다’는 점과 ‘근로지원인 제도의 예산, 적용 범주가 지나치게 좁다’는 점을 지속 제기했지만, 정부와 국회가 무관심으로 일관해 장씨 사망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시각장애인들이 불필요한 제약 없이 자신의 잠재력을 펼치기 위해서는 근로지원인 제도가 더욱 유연하고 현실적이며 포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혼자서 하는 백 번의 헌혈보다 100명이 한 번씩 동참하는 헌혈이 더 가치 있다고 믿습니다.” 장문용 용인서부소방서 구갈119안전센터 소방교(30)는 자타 공인 ‘헌혈왕’이다. 만 30세의 6년 차 소방대원인 그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쌓아온 헌혈 기록은 무려 144회다. 사실 헌혈 횟수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바로 그 사람의 마음가짐이다. 장 소방교는 시곗바늘을 2010년으로 되돌려 그가 처음 헌혈한 그때, 고등학생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학교에 온 헌혈버스에 호기심이 생겼고 음료수나 간식을 준다는 말에 선뜻 피를 뽑았다”고 회상했다. 이후 장 소방교는 헌혈에 대한 정보를 찾아 보다가 헌혈의 의미를 되새겼다. ‘왜 나의 피를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 줘야 할까’, ‘어떤 질병을 보유한 이들에게 내 피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이처럼 그는 다방면으로 헌혈에 대한 정보를 알아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헌혈은 그의 삶 속에 스며든 중요한 요소가 됐다. 고교 시절부터 타인을 돕는 구급대원이 되고 싶었던 그는 응급구조학을 전공한 뒤 2019년 6월 용인소방서에 임용, 구급대원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생명을 구하는 현장 구급대원이 된 그의 헌혈 사랑은 더욱 커졌다. 장 소방교는 “타인을 향한 사명감을 가지고 도움의 손길을 건넨다는 측면에선 구조활동과 헌혈은 다를 바 없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가 헌혈을 위해 찾는 곳은 처인구 김량장동에 위치한 헌혈의집 용인센터다. 용인소방서 부임 이후 용인서부소방서로 소속이 변경된 지금까지도 그는 이곳만 찾았다. 그런 그에게 지인의 아버지를 도왔던 몇 해 전의 기억은 소중한 순간으로 남아 있다. 혈액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에서 지정 헌혈로 자그마한 보탬이 됐기 때문이다. 이제 장 소방교에게 헌혈은 일상이자 습관이다. 틈날 때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음 헌혈 일정을 확인하고 불규칙한 근무 패턴이 헌혈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꾸준히 건강 관리도 하고 있다. 30번, 50번, 100번째 헌혈마다 대한적십자사 유공장과 명예장을 받았지만 장 소방교에게 헌혈은 단순 기록이 아닌 셈이다. 그런 그는 꾸준히 타인을 향한 도움의 손길을 어떻게 하면 확산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가 백혈병이나 골수암 환자들을 위해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인 등록 신청 절차를 밟아 놓은 이유도 ‘나의 도움이 누군가에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확신에서 나오는 실천이다. 장 소방교는 “나의 작은 손길이 누군가에겐 든든한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나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 모두가 헌혈에 동참해줬으면 하는 마음도 크다”며 “혈관이 손상되지 않는 한, 혈관이 버티는 그날까지 헌혈을 계속하겠다. 이미 헌혈은 내 삶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변화가 너무 빨라 손주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용했던 물건조차 볼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한 세대 전에 흔했던 물건도 이제는 구경조차 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수십년 전 한국인의 밤을 밝혀 주던 등잔도 마찬가지다.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영원한 청년 시인 윤동주의 ‘쉽게 씌어진 시’의 한 구절이다. 포은정몽주선생묘역에서 걸어 10분 거리인 용인시 모현면 능원리에 밤을 밝히는 등잔을 주제로 1997년 개관한 한국등잔박물관(관장 김상규)이 있다. 3대로 이어지고 있는 한국등잔박물관의 설립정신은 무엇일까. ■ 보배 같은 빛을 뿌려 밤을 열어 주던 등잔 “작으나마 반짝이는 불빛, 천한 사람 귀한 사람 차별 않고 보배 같은 빛을 뿌려 밤을 열어 주던 등잔, 방황하던 옛님들의 길잡이가 되기도 했던 등불. 이 모두가 이제는 기억에서마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두 분(김동휘, 장영숙)은 이들을 거둬 안주할 곳을 마련하고 영원히 후세에 물려주기 위해 이곳에 박물관을 세웠습니다.” 수원화성을 닮은 박물관에 들어서면 ‘사진으로 보는 박물관 역사’란 작은 공간이 있다. 박물관의 역사를 보여 주는 사진이다. 1997년 9월28일 한국등잔박물관 개관식 날의 풍경, 1969년 고등기 전시관 개관일의 풍경, 양복을 입은 신사가 등잔을 죽 늘어놓고 남녀 사회자와 대화를 나누는 사진에 1971년 동양방송(TBC) 굿모닝쇼에 출연한 고 김동휘 초대 관장이 1시간 동안 유물을 설명하는 장면이라는 설명문이 붙어 있다. ‘옛님의 불빛이 돌아왔네’라는 글귀가 적힌 박물관의 설계도면도 전시돼 있다. 어른 세 사람과 작은 아이가 함께 찍은 사진이 있다. 설명을 보니 아이의 어깨를 잡은 중앙의 어른이 김동휘 초대 관장, 오른편은 부친, 왼편은 2대 김형구 관장, 소년은 3대 김상규 현 관장이다. 4대가 나란히 찍은 희귀한 사진 앞으로 ‘종지형 등잔’과 심지가 하늘로 향한 ‘호형 등잔’이 놓여 있다. 벽에 걸린 두 개의 표창장은 또 무엇일까. 2004년 문화재청은 제1회 ‘대한민국 문화유산상’의 보존관리 부문의 수상자로 한국등잔박물관 김동휘 관장을 선정한다. 초대 관장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받은 표창장과 2대 김형구 관장이 2013년 박근혜 대통령에게 받은 표창장이다. 2대에 걸쳐 대통령 표창을 받은 박물관이 대한민국에서 또 있을까. 박물관은 800여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데 그중 절반이 등잔이다. 전시관의 구조가 아주 재미있다. 입구에 1층 전시실로 내려가는 계단과 2층 전시실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안내판을 보니 1층에 농기구 전시관이 붙어 있고 너른 정원에는 고누놀이나 투호 같은 민속놀이를 할 수 있는 야외 전시장이 있다. ■ 한국 최초의 등잔박물관이 탄생한 내력 ‘등잔박사’로 불렸던 설립자 김동휘(1918~2011)는 화성이 둘러싸고 있는 수원시 신풍리에서 태어나 세브란스의전을 졸업하고 경기도수원병원에서 근무한다. 6·25전쟁 일어나 인민군에게 강제 징집돼 군의관으로 복무하다 다시 국군에 소속돼 군의관으로 환자들을 돌본다. 휴전이 되자 수원에서 보구산부인과를 개원한 그는 밀려 드는 환자를 돌보는 바쁜 몸이지만 틈날 때마다 인사동과 황학동을 돌고 고물상을 뒤져 등잔을 비롯한 유물을 찾아낸다. 처음부터 등잔에 끌렸던 그는 1971년 수원에서 등잔 전시회를 열고 동양방송 아침 생방송에 초청돼 등잔의 매력을 세상에 알린다. 1969년 병원 2층에 등잔 전시실을 마련했던 그는 결국 병원 건물을 판 돈 전부를 들여 1997년 용인에 한국등잔박물관을 세운다. 수원문화원 창립의 주역이며 예총 경기지부장을 맡기도 한 그는 국전에서 4년 연속 수상한 원로 사진작가이자 음악 애호가이기도 하다. 1980년대 말 화성행궁복원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화성 복원 운동을 적극 펼쳤으며 등잔박물관을 지을 때 외관을 화성 동북공심돈을 본떴을 정도로 수원화성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다. 2009년 여름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연 사진전 ‘화성을 걷다, 화성을 보다’는 이를 알려 주는 전시였다. ■ 등불이 밝혀 주는 옛날의 아늑한 풍경 김상규 관장의 안내로 박물관을 관람한다. 계단을 내려가 1전시실로 들어서니 오른편에 정갈한 부엌이 나타난다. 장작 아궁이 위에 걸린 무쇠솥, 그 옆에 호롱불 하나가 놓여 있고 벽에도 등잔이 걸려 있다. 함지박과 놋그릇이 진열돼 있는 찬장, 약탕기, 떡메, 절구가 놓여 있고 벽에는 창문이 나 있다. 부엌에서 지은 밥상이 차려지는 안방 풍경이 이어진다. 멋진 도자기가 진열장에 놓여 있는 안방 한가운데도 등잔이 놓여 있다. “등잔의 높이를 잘 보세요. 우리 조상들에게 등잔의 높이가 중요했지요. 식사와 독서도 앉아서 했기 때문에 불빛이 가장 밝게 비추는 높이가 중요했던 것입니다.” 그렇다. 등잔은 선조들의 생활의 지혜가 묻어 나는 유물이다. 투박하지만 튼튼하게 만든 등잔대에 얌전하게 올려진 등잔에서 옛사람의 체온이 느껴지는 듯하다. 꽃과 새를 그린 병풍을 배경으로 우아한 촛대가 두 개 서 있다. 초 높이에 바람을 가리고 불빛을 모아 주는 역할을 하는 나비 모양의 장식이 멋스럽다. “할아버지께서 알려 주셨어요. 촛불을 켜면 벽과 창문에 그림자가 비치게 되는데 아주 운치가 있다고요.” 일렁이는 불빛에 나비 그림자가 춤추는 방안 풍경을 상상하며 옥으로 장식한 비녀와 은장도, 노리개, 거울 같은 옛 물건을 감상한다. “어머니의 향긋한 분 냄새가 나는 안방입니다. …달빛조차 새어 들 데 없는 칠흑같이 어두운 밤, 어머니는 잠도 잊으신 채 불빛 앞에 바짝 다가 앉아 밀린 바느질거리와 함께 아버지의 두루마기를 정성껏 마름질하십니다.” 설명문도 등잔 불빛처럼 환하고 따스하다. 앉은뱅이책상 위에 놓인 안경과 문종이에 인쇄된 한문책을 보니 할아버지의 방안에는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두 개의 등잔대 위에 등잔이 놓여 있다. ■ 보고 생각하는 박물관 사립박물관은 학예사를 1~2명 두는데 한국등잔박물관에는 학예사가 4명이나 활동하고 있다. 사실 사립박물관의 상당수가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등잔박물관이 어려움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사회에 환원하려는 뜻을 담아 ‘재단법인’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상(至上)의 사명이라 생각하고 이 박물관을 세웠습니다. 정성을 다해 돌보겠습니다. 이미 내 것은 내 곁을 떠나 겨레의 품에 안겼습니다. 이 유물들은 여러분 각자가 아끼고 보살피고 사랑할 때 더욱 빛날 것입니다. 또 그것만이 이를 보존하고 발전시켜 후손 대대 물려줄 수 있는 길이라 생각됩니다. 보고 느끼고 즐기십시오. 그리고 한결같이 사랑해 주십시오.” 김형구 2대 관장의 말이다. 한국등잔박물관은 관람객들의 눈높이에 맞춘 전시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등잔, 색다르게 바라보기’ 기획전도 그런 고민이 묻어 있다. 선조들의 삶과 문화가 오롯이 담겨 있는 등잔을 ‘빛’으로 정의하고 ‘과거의 빛’, ‘현재의 빛’, ‘미래의 빛’ 3개의 주제로 나눠 바라보게 한다. 예컨대 ‘과거의 빛’은 등잔이 어떤 재료와 방법으로 만들어지고 사용됐는지 손과 코와 귀로 전시물을 경험할 수 있게 했다. 홈페이지에 소개하는 ‘관람안내’에도 그런 생각이 들어 있다. 조용히 관람하고 싶다면 이해하기 쉬운 전시 안내서를 보며 즐겁게 관람하자고 권한다. 그럼, 설명을 듣고 싶다면 어떻게 할까. 매표소에서 해설을 요청하고 전문해설가와 함께 전시를 꼼꼼하게 관람하라고 권한다. ‘활동 안내’도 아이들의 생각과 태도가 자라도록 유도한다. 첫째, 빛을 나의 일상과 연결해 보는 현장 참여형 워크숍에 참여해 내 생각을 포스트잇에 적고 벽에 붙여 보자. 둘째, 전시를 관람한 뒤 전시 연계 체험을 통해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서는 어떤 자세가 필요한지 생각해 보고 나만의 액자를 만들어 보자. 어른들에게는 행복했던 유년 시절의 추억을 소환해 주고 아이들에게는 생각하는 힘을 쑥쑥 길러 주는 한국등잔박물관이 경기 용인에 있다. 김영호(한국병학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