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블레스유'에서 방송인 최화정, 이영자, 김숙, 송은이가 남다른 뷔페 입장 준비 시간을 가졌다.2일 방송된 올리브 '밥블레스유'에서는 김숙의 44살 생일을 맞아 언니들과 함께 뷔페를 찾았다.뷔페를 가기 전 최화정, 이영자, 김숙은 의상점검에 들어갔다. 이날 김숙은신축성이 높은 고무줄 바지를 입었다. 이영자는 꽃다발이 들어갈 정도로 늘어나는 고무줄 바지를 입었고, 최화정 역시 허리가 늘어나는 치마를 입고 왔다.이어 이영자를 비롯한 최화정, 김숙은 '뷔페에 대한 경례'를 했다. 이때 이영자가 "죽는 있는 일이 있더라도 마지막 접시까지 처리하길"라고 말하며 엄숙하게(?) 의식을 마쳤다.장건 기자
앞으로 자치단체가 발주한 공사는 폭염 기간 동안 작업이 중단된다. 행정안전부는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폭염 피해를 막기 위해 ‘자치단체 계약집행 운영요령’을 마련, 전국 자치단체에 2일 통보했다. 폭염 속에 공사 현장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공사지연으로 생기는 건설업체의 어려움을 사전에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운영요령은 재난급 폭염이라고 판단되는 경우에 발주기관이 공사의 일시정지, 계약기간의 연장, 작업시간의 신축적 관리, 계약금액의 조정 등의 조치사항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행안부는 우선 재난급 폭염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공사감독관이 공사의 전체 또는 일부를 정지할 수 있도록 했다. 공사의 연속성 등 이유로 일시 정지가 어려운 경우에는 폭염도 태풍·홍수와 같이 불가항력적인 것으로 판단, 계약 기간 연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낮 동안 폭염이 계속되면 작업 시간을 야간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렸다. 공사가 일시 정지되거나 계약 기간 연장, 작업시간 변경에 따른 인건비 등 추가 비용에 대해서는 계약금액을 증액할 것을 권했다. 행안부가 집계한 전국 폭염에 따른 인명·재산피해 상황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전국에서 2천549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 이 가운데 30명이 사망했다. 닭과 오리·돼지 등 가축 330여만 마리가 더위를 견디지 못해 폐사했고 농작물 피해도 196㏊로 늘어났다. 폭염으로 인한 119구급차 출동도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소방청이 올 상반기 119구급활동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한 142만 1천606건의 구급활동이 이뤄졌다. 하루 평균 7천854차례 출동한 셈이다. 소방청이 지난 7월 한 달간 119구급대대가 온열질환자 이송을 위해 1천66번 출동했다. 지난해 7월 335번 출동했던 것과 비교해 200%가량 늘어난 수치다. 급수지원은 88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6건보다 600% 증가했다. 고규창 지방재정경제실장은 “당분간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완전히 끝날 때까지 현장에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라며 “자치단체 계약집행운영 요령으로 공사현장의 안전관리가 최대한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강해인기자
최근 시흥시 내 도시개발 및 신규도로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시흥경찰서가 공사현장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에 본격적으로 발 벗고 나섰다. 2일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3년(2016년 1월~2018년 6월)간 시흥 관내 교통사고는 5천427건이 발생, 이 중 8천187명이 부상당하고 73명이 사망했다. 사망사고 유형으로는 차 대 보행자가 27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차 대 차(21명), 차 대 이륜차(14명), 차 대 자전거(6건), 차량 단독(5건) 순이다. 이 항목 중 3년 동안 지속적으로 사망자가 늘어난 것은 ‘차와 이륜차’ 사고가 유일하다. 특히 올해는 공사현장에 출입하는 대형 덤프트럭 등 중차량의 통행량이 늘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 5월12일에는 은계택지지구 도로확장공사 현장에서 중앙선을 침범하는 교통사고가 발생, 1명이 사망했다. 시흥서는 사고 시 특히 이륜차의 치사율이 높다고 보고 지난 5월부터 이륜차 사고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안전모 착용 여부와 난폭운전 행위 등을 집중단속하고, 배달 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등 이륜차 안전관리를 전반적으로 제고하자는 취지다. 또 교차로 간 거점을 확보해 무전으로 공조체제를 구축, 격자식 단속을 실시하되 도주하는 차량을 추격하기보다는 캠코더 등 장비를 이용해 범법처리하기로 했다. 아울러 위반 이륜차를 둔 업소나 주소지에 ‘찾아가는 단속’도 펼쳐 이륜차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이연우기자
인천시가 일자리 창출과 지역 우수 농산물을 공급 등을 위해 추진중인 ‘푸드통합지원센터’설립 사업이 일자리 만들기가 어려운데다 관련법 충돌 우려까지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2일 시에 따르면 내년 초 물류 기능을 담은 푸드통합지원센터(학교급식지원센터)를 설립하기 위한 용역을 발주,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세울 예정이다. 푸드통합지원센터는 중앙정부가 국정과제이자 혁신성장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지역 푸드플랜구축·확산’ 기조에 맞춰 지역 우수 농산물 공급체계를 육성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자 기획됐다. 시는 현재 지역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특수학교 중 신청학교별로 지역 생산 농축산물을 지원하는 ‘친환경 우수농축산물(쌀·한우·계란) 차액지원 사업’을 별도의 푸드통합지원센터를 신설해 총괄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서울에 있는 3개의 학교급식지원센터 중 3센터 모델을 기반으로 경기도의 학교급식센터의 장점을 융합한 ‘푸드통합지원센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서울 3센터는 가락농수산물시장에 설치된 것으로 인근 지역 400~500여 개 학교에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시가 추진하는 푸드통합지원센터가 중앙정부의 일자리 창출 취지와 달리 일 자리 만들기가 어려운데다 관련법상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앞서 민선 5기 송영길 시정부는 지난 2012년 친환경무상급식 지원조례를 근거로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설립하려 했다가 시교육청과 시민사회의 반발을 산 바 있다. 학교급식법상 식자재 선택 주체가 일선 학교장으로 명시돼 있어 시가 일방적으로 센터를 통한 공급을 강제할 수 없는데다, 광역단위 급식지원센터를 설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학교에 들어가는 식자재를 한 곳에서만 공급할 경우 식중독 등 문제 발생 시 인천 500여 개 전체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었다. 실례로 3개의 급식지원센터가 있는 서울은 이용률이 50%에 불과한 실정이다. 결국, 민선 5기에서는 물류기능은 빼고 행정업무만 지원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변경, 5급 상당의 센터장을 중심으로 행정·기술직 지원 4명을 둔 급식지원팀을 구성하는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출범했었지만, 민선 6기 유정복 시정부가 들어서면서 그마저도 없앴다. 시 관계자는 “푸드통합지원센터가 사실상 급식지원센터를 만드는 사업이 맞다”며 “서울과 경기의 모델을 벤치마킹하려고 최근 각 센터를 둘러봤으며 내년 초 발주하는 용역결과에 따라 세부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너무 더워서 집에 있을수가 없더라고요. 아침에 남편 출근하면 왔다가 해가 진 이후에나 집에 가고 있어요.” 인천 서구의 한 대형 할인마트를 찾은 서모씨(34)는 요즘 매일같이 할인마트에 출근도장을 찍는다고 했다. 서씨는 “아이들이 방학을 해서 마땅히 갈 곳이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집 앞 마트에 오게 됐다”며 “하루종일 에어컨을 틀어놓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이들을 더운 곳에 둘 수도 없어 같이 나왔다”고 했다. 최근 전국에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몰캉스(쇼핑몰+바캉스)족과 커피서(커피숍+피서)족이 급증하고 있다. 2일 인천 남동구의 한 커피전문점에는 점심시간 이후부터 사람들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오후 4시 넘게까지 자리를 지키던 손님들은 기온이 조금 떨어지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더운 날씨를 피해 쇼핑몰과 커피전문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실제 매출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일부 ‘커피서족’ 들이 더위를 피해 몇시간씩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평구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아침에 문을 열면 들어와서 커피 1잔 시켜놓고 하루종일 앉아있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며 “심지어 자리에 가방같은 것만 올려 놓고 점심식사를 한 뒤 다시 와서 앉아있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연수구의 커피점 사장 B씨 역시 “지난 주말에는 아이들까지 가족 5명이 와서는 주스 1잔을 시켜놓고 하루종일 앉아있기도 했다”며 “손님은 가득 들어차긴 하는데, 매출이 크게 늘진 않고 있다”고 했다. 인근에 있는 한 패스트푸드점 매니저는 “일단 들어와서 가만히 앉아있는 사람들이 많아 정작 주문한 손님이 음식을 먹을 테이블이 없는 경우도 있다”며 “자리를 비켜달라고 했다가 언성을 높이는 고객이 많고, 욕설을 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울며겨자먹기로 그냥 두고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일선 매장들에서 폭염으로 인해 주문하지 않고 머물다가만 가는 손님이 늘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과거에도 그런 경우가 있긴 했지만 최근 더 극심해진 상황”이라고 했다. 김경희기자
서해 북단 연평도에 44억원을 들여 지은 안보수련원이 최근 2개월간 이용객이 단 1명도 없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군은 2016년 9월부터 옛 연평중·고등학교 건물과 운동장을 리모델링해 지난해 11월 안보수련원을 준공했다. 국·시비와 군비 등 44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2층짜리 수련원 건물에는 숙소 11개가 들어섰다. 식사 3끼를 포함한 1박 2일 시설 이용료는 1인당 4만1천원이며, 식사 4끼를 먹는 경우 1인당 4만8천원이다. 옹진군은 애초 수련원 운영을 위탁하려다가 계획을 수정해 직접 운영키로 했다. 그러나 개원 준비기간을 거쳐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올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간 이용객은 고작 3개 단체 94명에 그쳤다. 4월에 인천시와 경기도 김포시 등 2개 단체 58명이 안보수련원을 이용했고 5월에는 세종시교육청 36명이 이곳을 찾았다. 하지만 6월부터 지난달까지 2개월간 이 수련원 이용객은 단 1명도 없었다. 5개 단체가 예약했으나 모두 여객선이 뜨지 않아 수련원 이용을 취소했다. 이 때문에 수련원 건물 내 11개 숙소가 텅 빈 상태로 방치됐고 시설을 관리하는 옹진군 공무원 7명도 사실상 일손을 놓고 있다. 안보수련원 관계자는 “연평도에 들어오는 배편이 예약 당일마다 안개로 운항을 취소했다”며 “취소한 기관들은 강원도 등지로 연수 장소를 변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옹진군은 안보수련원 운영을 시작하면 연평도 방문객이 늘 것으로 기대했으나 2개월째 이용객이 없자 난처해하고 있다. 옹진군 관계자는 “접근성이 떨어지다 보니 안보수련원 운영에 어려운 점이 많다”며 “운영을 활성화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허현범기자
“공(이원익)은 진정 장대한 체구에 근엄하고 씩씩한 모습이리라. 드높은 태산, 화악 같았으리라 상상했지만 실상은 섬약한 아래턱이며 불그레한 콧날에 어른어른 주근깨가 여기저기 박힌 모습이로다” 다산 정약용이 오리 이원익(李元翼, 1547∼1634)의 초상을 보고 말한 글의 일부분이다. 다산이 초상을 보고 지은 글처럼 이원익은 섬약한 아래턱에 불그레한 콧날을 가졌으며 뺨에는 어른어른 주근깨가 여기저기 박힌 모습이었다. 업적으로 상상했던 이원익의 모습이 아니었기에 꽤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초상화를 그린 조선의 화가들은 인물의 모습은 물론 정신까지 드러내는 경지 즉, 전신(傳神)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화력을 초상화에 다 쏟아 부었다. 이러한 자세로 초상을 그렸기 때문에 대상 인물의 감추고 싶은 약점까지 모두 드러냈던 것이다. ■초상으로 만나는 청백리 이원익의 모습 국내에 알려진 이원익의 초상화는 모두 6점이다. 이 중에서 4점이 광명시 소하동 충현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국립중앙박물관과 경북 영주의 소수서원에 1점씩 소장되어 있다. 문화재청이 2005년 7월 5일 충현박물관 소장된 오리 영정 중에서 ‘호성공신도상(扈聖功臣圖像)’을 보물 1435호로 지정했다. 초상화 속의 이원익은 오사모를 쓰고 흉배가 딸린 단령포의 대례복을 입은 전신의좌상(全身椅坐像)이다. 두 손을 소매 안에 넣고 곡교의(曲交椅)라는 의자에 앉은 모습인데 왼편얼굴을 포착한 구도이다. 이러한 형식은 공신이나 관료초상화의 전형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앉아 있는 바닥에 진한 채색의 중국식 채담이 그려져 있어 눈길을 끈다.화려한 채색무늬를 위에서 본 것처럼 평면도식으로 그리고 측면에서 본 초상과 합성했다. 이러한 방식은 이 무렵에 제작된 공신 초상화의 전범이 되었다. 얼굴에는 음영 효과가 거의 들어가 있지 않고 얼굴은 선묘 위주로 되어 있으며, 족좌대 위에 흑피혜와 채전이 깔렸다. 오사모에 단령을 입은 좌안7분면(左顔七分面)의 전신교의좌상(全身交椅坐像)으로 17세기 공신도상의 전형을 보여준다. 왼쪽 팔꿈치 뒤로는 단령 자락을 들고 앉음으로써 생겨나는 뾰족하게 세모꼴로 그려진 무가 보이는데, 이것 역시 17세기 정장관복본 초상화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크기는 167×89㎝. 한편 ‘경기도유형문화재 제80호 오리 영정’도 주목되는데 이 작품은 1595년 무렵 평양의 생사당에 모셔졌던 것이다. 이 영정은 일반 영정과 구도가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오리가 오른손에 부채를 쥐고 왼손에는 관대를 잡고 있는데 이것은 불교 고승을 그린 화상에서는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이를 근거로 추측해보면 이 초상을 그린 이는 평안도에서 활동했던 화승(畵僧ㆍ불교승려 화가)일 가능성이 크다. 영주 소수서원에 오리 이원익의 초상이 모셔져 있는데, 이와 관련해 번암 채제공의 흥미로운 기록이 있다. 1794년 정조가 미수 허목(1595~1684)에게 크게 감동을 받아 채제공에게 명해 허목의 초상화를 가져오도록 지시했을 때 연천 은거당에 있던 초상을 서울로 옮겨 당대 최고의 초상화가 화산 이명기에게 모사해 소수서원에 모시도록 했던 사실을 밝혔다. 허목의 영정을 소수서원에 모시면서 채제공은 이렇게 말한다. “오리는 선생(미수 허목)의 사우(師友)이자 지기(知己)임에랴!” 18세기 영남 사림들의 뜻으로 오리 이원익의 초상이 모셔져 있는 소수서원에 오리의 제자인 미수 허목의 초상을 모시게 된 것이다. ■오리, 3대에 걸쳐 여섯 번 영의정에 오르다이원익은 선조, 광해, 인조 3대에 걸쳐 의정부 영의정을 여섯 번이나 지낸 탁월한 경세가다. 1569년(선조 2년) 문과에 급제해 벼슬을 시작한 이원익은 사람과 사귀고 어울리기를 싫어해 공적인 일이 아니면 나오지 않았기에 그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다만 서애 유성룡과 한강 정구와는 평생 가깝게 지냈다. 삼사의 요직을 거치고, 1573년 성절사의 질정관으로 북경에 갔다가 명나라 관리들 앞에서 유창한 회화로 임무를 잘 처리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황해도 도사로 군적을 잘 처리해 황해도관찰사 율곡 이이의 주목을 받았던 일도 특별한 일이다. 이이의 천거로 정언이 되고, 승지로 근무하던 이원익은 벼슬에 물러나 한동안 야인으로 지내다가 1587년 안주목사로 부임해 행정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굶주리는 주민을 빠르게 구제하고 양잠을 통해 지역경제를 살렸으며, 군 복무 기간을 단축해 생업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등 선정을 베풀어 안주는 물론 평안도민의 칭송을 받았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선조가 이조판서이던 이원익을 평안도 도순찰사에 임명한 것도 이런 일이 배경이 되었다. 이원익은 선조의 피란길을 열면서 흩어진 군사를 모으고 군대를 훈련해 왜적과 싸웠다. 1593년 1월 조명연합군이 평양성을 탈환한 후에는 평안도 관찰사로서 전후 복구에 전념하는 동시에 지역 유림을 설득해 서원과 향교에 서검재(書劍齋)를 세워 군사 지휘관을 육성했다.1595년에는 우의정에 제수되어 경상 전라 충청 강원 4도 도체찰사로 떠나자 평양감영의 서리들이 생사당을 세우고 이원익의 초상화를 그려 생사당에 모시고 제사를 올린 것은 이를 뒷받침하는 유명한 일화이다. 뒤늦게 이 사실을 확인한 이원익은 사람을 보내 생사당을 허물고 초상화만 수습해 오도록 했다. 도체찰사로 활약하던 이원익의 풍모를 한 세대 뒤에 태어난 남학명(1654~1722)이 이렇게 전해주고 있다. “이원익은 속일 수는 있으나 차마 속일 수 없으며, 유성룡은 속이고 싶어도 속일 수 없었다” 이순신이 선조의 미움을 받아 서애 유성룡마저 비판할 때에도 그는 “경상도의 많은 장수 중에서 이순신이 가장 뛰어나다”라며 끝까지 이순신을 옹호했다. 1608년 광해군이 즉위하면서 초대 영의정에 오른 이원익은 대동법(大同法)을 경기도에 시행하고 불합리한 세금제도를 고쳤으며 군사제도를 개혁했다.영창대군의 처형과 인목대비의 유폐를 적극 반대하다가 결국 강원도 홍천에 유배되었다가 풀려나자 여주에서 살았다. 1623년 봄, 인조반정으로 들어선 서인정권에서 의정부 영의정으로 등용되었다. 인목대비가 광해군을 기필코 죽이려고 했으나 이원익은 대비를 설득해 광해군을 살렸다. 이괄의 난이 일어났을 때는 77세의 노구를 이끌고 공주로 피란하는 인조를 호위했다. 1631년 1월 인조가 승지를 보내 이원익을 문안하고 사는 형편을 알아오도록 했다. 승지는 “두 칸 초가가 겨우 무릎을 들일 수 있는데 낮고 좁아서 모양을 이루지 못하며 무너지고 허술해 비바람을 가리지 못합니다”라고 아뢰자 인조는 “내가 평생에 존경하고 사모하는 것은 그 공로와 덕행뿐이 아니다.이공의 청렴하고 간결함은 모든 관료가 스승 삼아 본받을 바이다”라며 5칸짜리 집 한 채를 지어 하사했다. 하지만 이원익은 “이것도 백성의 원망을 받는 한 가지”라며 받기를 거듭 사양했다. 이때 인조가 내린 집이 충현박물관 옆에 있는 관감당(觀感堂)이다. 관감당 옆에 그의 초상화를 모신 영우가 있다. 이곳은 영당이 있는 마을이라 해 ‘영당말’이라 불렸다. 충현박물관에는 이원익의 친필을 비롯한 여러 가지 유물을 살펴볼 수 있다. 박물관 근처 동산에 이원익의 신도비와 묘소가 자리 잡고 있다. 근처에 있는 광명시가 세운 오리서원은 공직자들의 청렴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공직자가 새길 네 글자 견리사치 이원익은 격동의 시대, 당쟁의 시대에 관리가 되었으나 오직 국가의 안위와 민생의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으로 삼아 청렴한 몸가짐으로 공무에 헌신해 백성은 물론 정적들에게도 존경을 받았다. 3대에 걸쳐 6번 영의정에 올랐던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다. “천하의 일이나 국가의 일은 다만 공(公)이냐 사(私)냐 하는 두 글자에 달렸을 뿐”이라며 공에 충실해야 함을 강조했다. 말년에 이원익이 가까운 지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익을 보면 치욕을 생각했다” 이원익이 평생 스스로를 단속했던 ‘견리사치(見利思恥)’라는 네 글자는 공을 잃어버린 우리 시대의 공직자 가슴에 새길 말이 아닐까. 김영호(한국병학연구소)
“인도가 한쪽밖에 없어서 위험을 무릅쓰고 차도로 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2일 오전 10시께 화성시 봉담읍의 한 도로. 이곳에서 만난 A씨(50)는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A씨는 평소 텃밭에서 작물을 가꾸면서 봉담읍 수영오거리부터 봉담읍 구 한국농수산대학교 구간을 걸어서 통행하는데, 해당 구간에 인도가 편도로만 설치돼 있어 매번 위험을 무릅쓰고 차도로 다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인도가 있는 반대편으로 건너가려고 해도 횡단보도까지의 거리가 상당한데다가 인도로 통행할 경우 집으로 빙 돌아가는 길이 돼 버려 차도로 갈 수밖에 없는 것. A씨는 “4차선 도로에 차들이 쌩쌩 다니는 데 왜 인도가 한 쪽 편에만 있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며 “최근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차도로 많이 걸어다니는 걸 봤는데 하루빨리 인도가 생겨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날 경기도건설본부 등에 따르면 화성시 봉담읍 수영오거리부터 봉담읍 84-2번지까지의 구간은 국지도 84호선의 일부로 약 1.5㎞ 길이의 구간이다. 왕복 4차선의 도로로 현재 경기도건설본부가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이 도로에는 구 한국농수산대학교부터 수영오거리 방면에만 인도가 설치돼 있고 그 반대편인 수영오거리부터 구 한국농수산대학교 방면에는 인도가 없어 차도로 통행하는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해당 도로에는 자동차의 속도를 제한할만한 과속방지턱이나 과속단속카메라조차 없어 차량들이 속도를 높이는 구간으로 사고 발생 시 인명피해가 클 가능성이 커 보였고 그나마 있는 횡단보도도 양보신호로만 돼 있어 차량의 속도를 늦출 시설이 ‘전무’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건설본부 관계자는 “건설본부의 중ㆍ장기 대책으로 인도가 없는 도로에 대해 인도를 설치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이라며 “유동인구가 증가하거나, 시민들의 요구가 많은 도로는 현장 점검 후에 인도를 설치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수기자
지진은 이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극히 평범한 재난이다. ‘지진이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말이 식상할 정도다. 그 공포감에 가장 큰 요인은 건물 붕괴다. 그만큼 건물 설계부터 건축까지 모든 과정에 내진 설계가 중요해졌다. 당연히 행정기관의 지도감독도 이를 따라가야 한다. 그래서 법이 바뀌었다. 지난 7월1일 개정된 건축법 시행령과 건축법 시행규칙이다. 지역건축안전센터라는 기구를 만들고 여기에 필요한 인력을 지자체가 채용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잘한 일이다. 재난 행정의 첩경은 예방 행정이다. 지진으로 인한 건물 붕괴를 막는 것은 건물 지을 때부터 감독하고 지도하는 것이다. 이 인력 채용을 지자체가 할 수 있는 권한을 법적으로 부여했으니 더 없이 잘한 일이다. 그러면 지진보다 발생빈도도 높고 피해 범위도 넓은 질병의 경우는 어떤가. 질병의 원인을 추적하는 역학 조사관을 채용할 수 있는 권한이 일선 시군에 있는가. 없다. 2015년 5월 메르스 사태가 터지자 부랴부랴 관련법을 고쳤다. 지자체에서도 역학조사관을 채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그 범위가 애매하다. 역학조사를 담당하는 공무원, 의사와 간호가 등 의료인, 약사나 수의사 등 감염ㆍ방역 전문가로서 교육 훈련을 이수한 역학조사관을 중앙에 30명, 시ㆍ도에 2명씩 둘 수 있다고 못 박았다. 정작 질병을 관리하고 조사하고 대응하는 시군에는 채용권한을 주지 않았다. 손질을 안 했다면 모를까, 법률 개정을 모처럼 하면서 굳이 이런 차별을 둔 이유를 알 수 없다. 질병 발생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손실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리고 이 손실의 상당 부분이 관광객 감소다. 2015년 메르스 사태만 해도 경기도 관광수입의 절반 가까이를 한꺼번에 날려버렸다. 감염 공포로 인한 사회적 불안감이 가져온 유무형의 피해도 막대하다. 그런데 법률은 무슨 이유에선지 시군에 역학 조사관 채용을 막아서고 있다. 옳지 않다. 당장 개정해야 한다. 시군이 자체적으로 채용할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 실제 운영은 지자체간 협의를 통해 얼마든지 조율할 수 있다. 지진 대비 건축안전센터도 지자체 여건에 따라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도, 병합해 운영할 수도 있도록 해놨다. 질병 역학 조사관에도 이런 방식을 원용하면 된다. 고온과 태풍 등 전염병 발생 요인이 급증하는 계절이다.
지난 1일 전국 각지의 폭염 기록이 경신됐다. 강원도 홍천의 낮 최고기온이 41도까지 올라 기상 관측 111년 역사상 전국에서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경기지역도 양평이 40.1도까지 올랐고 이천 39.4도, 수원 39.3도 등 도내 전 지역이 35도를 훌쩍 넘었다. 한반도 폭염 역사가 새로 쓰여지고 있다. 불구덩이에 빠진 듯한 폭염은 2일에도 계속 이어졌다. 사상 최악의 폭염날인 1일, 전국 곳곳의 아파트 등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오후 7시30분쯤 2천가구가 2시간가량 전기공급이 중단됐다. 31일 밤 9시30분께 정전이 발생한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의 580가구 아파트 단지는 1일 밤까지도 복구가 안됐다. 주민들은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 냉방기구 사용을 못하고 이틀째 열대야를 견뎌야 했다. 엘리베이터가 멈춰 주민 6명이 10여 분간 갇혔다 구조되기도 했다. 안산시 단원구 주택가에서도 변압기 과부하로 오후 11시 정전이 돼 100여 가구가 불편을 겪었고, 수원시 영통구의 아파트와 빌라에서도 정전 사태가 빚어졌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냉방기 사용이 급증해 정전사고가 잇따른 것으로 주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일 최대전력수요는 8천249만㎾를 기록했다. 전력예비력은 1천384만㎾, 예비율은 16.8%를 기록했다. 전날보다 최대전력수요가 59만㎾ 감소했는데 이는 휴가로 인한 산업체 전력수요 감소 폭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록적 폭염에 전력수급의 안정적 관리가 아주 중요해졌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2일 “정부는 올 여름 최대 전력수요를 8천830만㎾로 예상했으나, 실제 전력수요는 9천만㎾를 넘었다”며 주무 부처에 전력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사상 최대의 전력공급능력(1억73만㎾)을 확보하고 있다며 큰 문제는 없다는 식이다. 전력수급 전문가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전력수급 관리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절대 방심해선 안 된다. 살인적 폭염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의 예비율 목표인 11%보다 훨씬 낮은 수치로 상황이 더 악화할 경우 ‘블랙아웃’(대정전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대책을 세우고 대규모 정전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앞으로 폭염은 상시화,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후변화로 여름엔 폭염, 겨울에 한파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폭염과 마찬가지로 혹한도 전력수요를 많이 필요로 한다. 폭염과 혹한 모두 재난 수준에서 관리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폭염을 계기로 장기 전력수급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예측 불가능한 기후를 충분히 염두에 두고 수립돼야 한다. 매년 한파와 폭염 때마다 대규모 정전이 일어날까 마음 졸이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기상이변, 산업구조 변화 등을 고려해 탈원전 정책 등 전력수급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