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김나영, ‘4관왕 물살’…경기도, 4연패 8부능선 넘었다

제44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종합우승 4연패’를 노리는 경기도가 목표 달성의 8부 능선을 넘었다. 도는 29일 경남 일원에서 열린 대회 5일째 총 352개 메달(금141·은118·동93개)로 18만4천600.72점을 기록해 서울(16만5천620.34점, 금140·은139·동127개)을 따돌리고 선두 자리를 지켰다. 이날은 수영이 대회 ‘효자종목’으로 거듭났다. 김나영 경기도광주장애인수영연맹이 4관왕 위업을 달성했다. 그는 이날 경남 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수영 여자 자유형 100m S5 결승에서 1분43초68로 터치패드를 찍어 박미진(부산·1분44초29)을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여자 자유형 50m, 배영 50m, 혼계영 400m 34포인트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김나영은 이로써 4관왕을 작성했다. 남자 수영 정태현(성남시장애인수영연맹)이 자유형 100m S9(선수부)에서 1분2초08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내 계영 400m 34Point(선수부)와 자유형 400m S7~S9(선수부)의 우승을 합쳐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조기성(경기도장애인체육회)은 남자 자유형 100m S4(선수부)서 1분39초64로 터치패드를 찍어 자유형 50m S4(선수부)와 평영 50m SB3(선수부) 우승을 합해 3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한편 육상 트랙의 박병규(고양시재활스포츠센터)는 남자 200m T35(선수부)에서 29초38로 결승선을 끊어 100m T35(선수부), 400m T35(선수부) 금메달 2개를 합해 3관왕을 썼다. 이유정(고양시재활스포츠센터)은 여자 원반던지기 F35(선수부)서 9m55을 던져 우승해 포환던지기 F35(선수부)와 창던지기 F35(선수부)의 금메달을 합해 역시 3관왕을 달성했다. 사이클에서는 김정빈(경기도장애인사이클연맹)·윤중헌(파일럿) 조가 돋보였다. 김정빈·윤중헌 조는 이날 창원레포츠파크에서 열린 남자 트랙 개인추발 4km 텐덤B 결승에서 4분27초945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최광수·양기원(전북·4분35초628) 조를 따돌리고 개인도로독주 91km·28km 석권을 합해 대회 3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 밖에 파크골프 남자 2인조, 여자 2인조 단체전에서 각각 우승을 차지했고, 육상트랙에서는 김현서(도장애인육상연맹), 사격 정다인(개인)이 왕좌에 올랐다.

“대북전단 살포 제재해야”…박용철 인천 강화군수, 위험구역 설정 추진

박용철 인천 강화군수가 군 당국에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제재 의지를 밝혔다. 29일 군에 따르면 박 군수는 지난 28일 해병대 제2사단을 전격 방문해 정종범 사단장과의 현안사항 간담회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막을 수 있도록 군 당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박 군수의 이 같은 요청은 지난 7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인해 수천명의 주민들이 소음피해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으로 강화군 송해면, 양사면, 교동면 등 3개 면에 사는 8천800여명 가운데 약 52%인 4천600여명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북한은 사이렌, 북·장구 소리 등 최대 전철 소음 정도의 기괴한 소음이 24시간 동안 송출과 멈춤을 반복하고 있다. 앞서 군은 정부와 국회 등에 대남방송 소음 피해 대책을 요구했으나, 3개월이 넘도록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가 열린 지난 24일에는 강화의 한 주민이 참고인을 출석, “제발 도와달라”며 무릎을 꿇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주민은 “초등학교 1학년 딸과 3학년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인데, 방송 소음으로 인해 일상이 무너졌다”며 “아이들이 바깥에서 놀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딸은 잠을 못 자고 힘들어하니까 입에 구내염이 생기고, 아들은 새벽 3~4시까지도 잠을 못 자고 그런 상황”이라고 했다. 박 군수는 북한이 민간단체 등의 대북전단 살포 등에 맞대응하면서 쓰레기 풍선을 띄우고 이 같은 대남방송까지 하는 만큼, 대북전단 살포라도 막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박 군수는 취임 직후 대남방송 대책 관련 해병대 제5여단, 강화경찰서를 방문해 피해 대책을 논의하고, 피해 주민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방음창 설치 등 소음 최소화 방안을 찾고 있다. 또 피해 주민 대상 찾아가는 정신건강 상담을 해 스트레스를 줄일 방법을 찾는가하면 가축 피해 농가에는 가축 스트레스 완화제 등을 지원했다. 박 군수는 “현재 대북전단 살포 방지를 위해 위험구역 설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강화군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 사단장은 “강화주민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박 군수는 정 사단장에게 불편한 검문소 출입 문제와 관련해 양사면사무소 앞 검문소는 주간에는 하이패스 방식으로 야간에만 대면 검문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고, 교동대교 검문소는 완전 하이패스 방식으로 전환해 교통 정체로 인한 주민 불편을 최소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세계는 지금] ‘무인기 이전투구’와 글로벌 중추국가의 품격

북한군의 러시아 파견 소식으로 한반도가 흔들거리는 와중에 이른바 ‘평양 상공 무인기’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28일 평양 상공 무인기와 관련해 조사를 마쳤다면서 해당 무인기가 지난 10일 밤 백령도를 출발해 다음 날 새벽 평양 상공에서 정치 선전물을 살포했다고 발표했다. 대변인은 또 해당 무인기가 2023년 6월5일부터 2024년 10월8일 사이에 238회를 비행했는데 10월8일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한국 영내 비행 기록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리 합참은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확인해줄 수 없고, 대꾸할 필요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을 필요는 없지만 그들이 보여준 사진 속 무인기가 한국군 무인기와 비슷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12월 북한으로 무인기 침투를 공공연하게 지시한 점, 그리고 우리 합참에서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사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군이나 민간 단체가 무인기 및 풍선을 이용해 북한으로 전단을 살포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부적절한데 무엇보다도 각종 국내법과 국제법 위반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먼저 남북교류협력법상 무허가 물품 반출과 무허가 통신 교류에 해당할 수 있다.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에서 남북 간 적대행위 금지 조항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국가보안법에는 북한 측과 무허가 회합이나 통신 금지 조항에 해당할 수 있다.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에 군사경계지역에서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행위는 금지된다는 조항에도 해당할 수 있다. 항공안전법에도 걸린다. 전단을 살포하면서 대형 풍선이나 드론을 사용하게 되는데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면 위반이다. 전단 살포 과정에서 헬륨가스 등 폭발성 물질은 무허가로 사용하면 위험물안전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 형법 및 경범죄 처벌법에도 위반 항목이 있다.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타인 재산에 피해를 줄 수 있는 행위는 금지된다. 대북전단 등 북한으로 물품을 막연하게 보내는 행위는 관세법과 무역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수출입 절차와 세금 납부 절차를 어기는 것이고 결국 관세 미납에 해당한다. 식품위생법도 문제다. 대북전단과 함께 식품이나 의약품, 생활용품을 보내기도 하는데 위생검사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위반이다. 감염병 예방과 관리법 위반에도 해당한다. 환경법 차원에서 전단과 비닐풍선 등이 자연 오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당연히 위반이다. 더욱 심각한 부분은 국제법 위반이다. 대북전단 살포는 전형적인 심리전인 만큼 정전협정에서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 금지 조항 위반이다. 유엔 헌장에서 무력 사용 또는 위협 금지 조항, 그리고 국제인도법에서 적대적 선전물 금지 조항에 해당할 수 있다. 대북전단 내용은 국제인권 관련 규약에서 금지한 정치적 선동과 국가 간 증오 발언에 해당할 수 있다. 대북전단 살포는 일방적인 통신 행위인 만큼 국제우편 및 통신 관련 규정에도 위반이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선도국가인 만큼 국제 질서와 규범을 위반하는 것은 정체성과 품격을 훼손하는 자해 행위에 속한다. 북한이 먼저 도발하는데 우리만 법을 지킬 수 없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그러나 남과 북은 국가 역량이나 성격 등을 고려하면 격차가 매우 커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 경제적으로 남과 북은 80배 정도 차이가 난다.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이 한계국가로 취급받는 북한과 쌍방과실로 처리되는 전단 살포 맞대결을 벌이면 당연히 한국이 손해다. 전단과 오물을 주고받는 진흙탕 싸움은 북한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게임이다. 설사 한국이 이긴다고 해도 오물을 뒤집어쓰는 낭패를 피할 수 없다.

[세상읽기] 대통령 탄핵, 대통령제 탄핵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공적 통제가 가능한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핵심에 가닿는 질문이다. ‘대한민국이 민주국가가 맞나’ 자괴감이 든다는 국민이 늘고 있다. 김건희의 라인, 김건희의 논문, 김건희의 사업, 김건희의 주식, 김건희의 가족 등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이 낯뜨거운 윤석열 정권의 속성과 위태로운 민주주의의 현실을 보여준다. 미국의 정치학자 로버트 달은 민주주의 체제가 점진적으로 약화되고 민주적 원칙이 점차 침해되는 현상을 민주주의의 부식으로 정의했다. 우리의 민주주의 지수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상승했다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결함 있는 민주주의’로 하락했다. 문재인 정부 때 회복된 민주주의는 윤석열 정부에서 ‘부식된 민주주의’로 추락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몰락한 보수정권에 대한 분노와 인내의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민주주의의 기둥들이 부식되면 균열되고 약화되며 붕괴로 이어진다. 민주주의 위기는 국가의 장래를 총체적으로 위협한다. 윤석열 정부 경제성장률은 추락했고 미래산업은 정체됐다. 외교와 안보는 구한말이 연상될 만큼 강대국 대리전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늘 그랬듯 결국 시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는 회복될 것이다. 하지만 “회복과 퇴보의 반복이 민주주의의 진정한 발전인가”, “준비되지 않은 인물이 권력을 획득하고, 권한이 없는 사인이 국정을 쥐락펴락할 때 민주주의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이것이 다음 공화국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의 근본적 질문이 돼야 한다. 그 질문은 우리를 두 가지 과제로 이끈다. 하나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탄핵할 때가 됐다는 점, 다른 하나는 정권교체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연합정치의 모델을 확립해야 한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 때문에 국민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위험성을 더욱 분명하게 알게 됐다. 입법 사법 행정 3부 위에 군림하는 대통령의 오만과 전횡으로 나라의 장래가 심각한 위험에 빠지게 된다는 분노이자 성찰이다. 정권 심판과 제7공화국의 문을 여는 데 동의하는 모든 국민이 담대한 뉴딜 연합에 합의하고 참여할 때가 됐다. 미국 민주당은 1930년대 대공황을 극복하면서 새로운 사회경제 질서를 만들었다. 강력한 사회보험과 노동정책으로 정부 정책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사람들에게도 기회를 줬고 유권자 지형 변화를 통해 진보 블록을 형성했다. 뉴딜 정책은 광범위하고 안정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추진됐고 미국은 번영을 구가했다. 한국형 뉴딜 연합이 필요하다. 개헌, 민주주의, 불평등, 선거제도, 고용, 사회보장, 공교육, 기후, 인공지능(AI) 경제, 한반도 평화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한 사회계약을 쓰고 구체적 프로그램을 추진해야 한다. 2017년 탄핵 직후 다수 연합정치를 완성하지 못한 것은 아픈 점이다. 탄핵 연합과 촛불 대선의 결실은 고스란히 민주당의 몫이 됐다. 그때 탄핵에 참여했던 정치세력, 사회세력과 함께 탄핵 과정에서 분출된 국민의 요구와 비전을 실천할 틀을 마련했다면 지금처럼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과 그를 세운 세력과 제도의 미흡함 때문에 민주주의가 파괴되지 않았을 것이다. 또 국민을 위한 진보적 정책이 오직 전 정부의 것이라는 이유로 폐기되는 참담한 일도 없었을 것이다. 이제 그 뼈아픈 교훈을 되살려 담대한 뉴딜 시대를 열어야 할 때다.

[이해균의 어반스케치] 보통리에서

오랜만에 수강생들과 보통리로 스케치를 떠났다. 먼 여행이 아닌 교외이지만 도시를 벗어난다는 것은 휴식과도 같다. 물 위에 뜬 연잎은 아직 푸르고 그 위로 가끔 오리들이 튀어올라 무겁게 날고 있다. 저수지 둘레길을 돌며 스케치 소재를 살핀다. 멋진 주택들이 전망 좋은 언덕에서 수면을 내려다보고 있다. 소설 속 같은 빨간 집, 텃밭을 단정히 가꾼 모습이 풍성해 보인다. 굵직한 무와 억센 열무, 엄청나게 큰 작두콩, 속이 꽉 찬 배추도 싱싱하다. 모든 잎이 조금씩 색을 잃고 있다.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자연도 인간도 광합성 에너지를 비축해야 할 시점이다. 길가의 고들빼기, 들깻잎이 그윽한 가을 내음을 선사한다. 이즈음은 고들빼기김치와 깻잎, 김치를 담글 때다. 골목엔 양념 냄새가 가득했다. 아랫목엔 삭힌 감과 우물가엔 삭힌 깻잎이 옹기에 담겨 있었다. 우리는 전망 좋은 카페에서 저수지와 건너편 전원주택들을 바라보며 각자 맘에 드는 풍경을 스케치했다. 밖을 나오니 마음들도 한결 새롭고 그림도 즐겁고 재미있어 보인다. 시월의 마지막은 늘 우수적이다. 문득 이런 가을의 시 한 편이 스친다. “모든 나무의 선 그 흔들림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는/이 시월/무사 무사의 이 침묵/아침 거품 물고 도망하는 옆집 개소리/하늘을 들여다보면/무슨 부호처럼/떠나는 새들/자 떠나자 무서운 복수로 떼지어 말없이/모든 기억이 캄캄한 곳으로.”-황동규 ‘철새’ 중에서

[천자춘추] 대구간송미술관과 경기도박물관, 그리고 뮤지엄파크

뮤지엄은 유물창고가 아니다. 전시를 통해 유물의 사회적 가치를 창조하는 공장이다. 전시도 그냥 학예사가 작품을 늘어놓는 행위가 아니다. 학예사의 철학이 유물을 통해 전시되는 곳이다. 전시는 신규 모델의 자동차 출시와 같다.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전 ‘여세동보’가 한 달 만에 10만명의 관객을 훌쩍 넘기면서 대구문화를 넘어 대구시민의 삶 자체를 바꾸고 있다. 그 동인은 물론 40건, 97점의 보물이다. 이것은 간송 전형필과 위창 오세창의 컬렉션 위에 최완수 학파의 연구가 쌓여 사립의 대구간송과 공공의 대구시가 다시 합작으로 피워낸 100년의 꽃이다. 그러고 보면 뮤지엄의 성격도 수집→연구→전시로 포개지면서 진화하고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혜원의 ‘미인도’만 해도 관객들로부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와 만나 문명의 동서를 넘어 시공초월로 대화하고 있는 지경까지 왔다. 유물의 존재 이유나 가치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렇게 보면 경기도박물관의 장한종 ‘책가도’와 청나라 보물 중의 보물인 낭세녕의 ‘낭견도’와의 동서 문명 대화도 늦었지만 당연지사다. 이런 맥락에서 여세동보는 전시를 넘어 상생모델의 사건이고 경기도박물관의 크나큰 타산지석이다. 망국기 간송의 필사적인 유물 컬렉션 정신만큼이나 기계시대 오늘날 유물의 진짜 가치를 각성하고 존중하는 대구시의 태도도 대단하다. 그 결과가 민관 합작의 대구간송인데 골자는 관은 하드웨어와 돈을 대고 민은 기획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파괴적인 가치창조 행정을 예술로 일으켜 낸 시발점이다. 사실 대구는 근대미술 발상지였지만 서울, 광주와 비교하면 문화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훈민정음은 논외로 하더라도 49건, 297점의 경기도박물관의 보물급 유물은 간송과 비등하다. 조선시대만 해도 간송의 겸재, 단원, 혜원, 추사의 걸작과 도박의 독보적인 초상화와 복식유물은 뮤지엄 각자의 정체성과 세계성을 각인시키고도 남는다. 하지만 경기도박물관은 이런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당장 대구간송과 같은 전시혁명을 일으켜내지는 못한다. 그 이전에 경기도박물관의 해묵은 선결과제가 있다. 지속적인 유물 구입과 깊이 있는 학예연구 수행이 그것이다. 컬렉션의 경우 고미술 값과 가치평가가 땅에 떨어진 지금이야말로 유물 구입 최적기임은 역설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국내총생산(GDP) 3만5천달러로 세계 10대 경제대국이고 그 선도가 경기도다. 더구나 간송은 망국이라는 암흑천지 시공에서 개인이 국가를 대신해 땅과 집을 팔아 유물을 샀지 않은가. 여기서 문제의 본질은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의식이 없다는 데 있다. 예술에 대한 투자는 경부고속도로와 차원이 다른 천년만년의 정신고속도로를 개통하는 행위다. 결국에는 경제와 정치 판도를 변화 도약시켜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하는 ‘정신 공간(Spritual space)’을 창출하는 행위의 시작이 컬렉션이다. 경기도박물관의 2024년 유물 구입비는 7천만원이다. 국립박물관 40여억원과는 비교 불가다. 국립박물관 역시 국가 위상에 비하면 400억원이 돼도 부족하다. 경기도박물관의 당면 과제인 경기뮤지엄파크 브랜딩작업도 결국 지속적인 유물 구입과 학예연구가 토대가 된 전시프로그램으로 완성된다. 경기도박물관의 유물이 어린이박물관에서 기획 전시되고 백남준의 비디오아트가 경기도박물관의 유불도(儒佛道)와 무(巫)를 주제로 한 유물과 격의 없이 만날 때 경기뮤지엄파크는 피가 돌면서 그 실체가 만천하에 저절로 드러난다.

‘경기도 1호 영업사원’ 김동연, 유럽서 ‘히든챔피언’ 유치 세일즈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유럽 순방 첫 일정으로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방문해 히든챔피언 기업의 경기도 유치 세일즈에 나섰다. 29일 경기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 28일(현지 시각) 비엔나에서 마틴 코허 오스트리아 노동경제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오스트리아는 많은 히든챔피언을 가진 산업 강국”이라며 “오스트리아 기업이 경기도에 진출할 경우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행정 지원을 다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히든챔피언’은 세계시장 점유율 1~3위인 강소(强小)기업을 말한다. 지난 2021년 기준 오스트리아에 있는 히든챔피언은 총 171개로, 전 세계 4위다. 경기도에는 이미 오스트리아의 히든챔피언이 진출해 있다. 평택에 있는 사출성형기 전문제조업체 엔겔(ENGEL), 동탄의 플란제(정밀소재 기업), 판교의 팔핑거(크레인 제조) 등이다. 김동연 지사는 히든챔피언의 경기도 투자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전기자동차 부품 ▲제약-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뷰티산업 등 네 가지 협력분야를 제시하고 양측의 협의채널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김 지사의 제안에 코허 장관은 “제시한 네 가지 분야는 오스트리아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라면서 “서로 중점 분야에 대한 관심이 같다”고 화답했다. 또 코허 장관은 상호 협의채널을 만들자는 김 지사의 제안에도 적극적으로 공감하며 “오스트리아와 경기도 간 비즈니스포럼을 만들자”고 말했다. 한편 김 지사는 코허 장관과의 회동 이후 비엔나센터에서 열린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참석해 경기도정 핵심 전략인 사람중심경제, 휴머노믹스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경기도 반려동물 체험 교육 프로그램 인기

경기도가 실시하는 반려동물 체험 교육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도는 반려마루 여주에서 지난 24일부터 11월 19일까지 8회에 걸쳐 유치원생 241명을 대상으로 ‘반려동물은 내 친구’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반려동물은 내 친구’는 반려마루 여주에서 처음 기획한 어린이집, 유치원생 대상 교육 프로그램으로 반려견과 함께하는 하루, 직업견 이야기, 안전교육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교육에 참가한 아이들은 반려견 양육 기초상식(배변, 식사, 수면, 산책, 청결, 안전사고 예방법)에 대해 배우고, 전문 직업견에 대해 퀴즈와 모니터, 전시관 관람을 진행한다. 도는 아이들이 반려견과 직접 만나 교감함으로써 반려견과 사람의 관계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사회적 발달, 정서적 안정 효과 및 생명에 대한 존중과 책임감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은 반려마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고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에 대해 반려마루에 문의해 참여 가능하다. 이은경 경기도 반려동물과장은 “반려마루에서는 생명존중에서부터 기본소양, 취미, 직업과정까지 연중 반려동물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반려인 뿐만 아니라 비 반려인까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과정을 확대 운영해 올바른 반려문화 정착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려마루 여주에서는 유치원·학생 대상 생명존중 교육(동물학대·유기 사전 예방), 생애주기별 교육(기초, 양육, 펫티켓, 노령돌봄 등), 장애아동 대상 동물매개 교육(동물사랑), 입양자 교육(공공예절, 행동교정, 스포츠), 직업전문화 교육(미용사, 훈련사, 펫시터 등), 대학현장 교육(학교 연계)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176회 1천831명이 교육을 수료했다.

여 “상설특검 만드나”…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조작”

여야가 29일 전날(28일) 국회 운영위원회 소위에서 통과된 상설특검 추천규칙 추천안을 놓고 이틀째 하루종일 갑론을박을 벌였다. 국민의힘 송영훈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식 ‘사설특검’은 법치를 지탱하는 중추인 법원과 변호사들까지 불신의 대상으로 보는 오만방자한 발상”이라며 “어제 국회 운영위에서 민주당 단독으로 통과시킨 상설특검 추천규칙 개정안은 한마디로 말해 ‘사설특검’”이라고 말했다. 송 대변인은 이어 “10년 전, 국회에서 제정된 상설특검법은 오랜 고민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만든 여야 합의의 산물”이라며 “중립적이고 공정한 특별검사 후보가 추천될 수 있도록 많은 고심 끝에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대변인은 또 “7명의 특별검사후보 추천위원을 법무부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장, 그리고 여야가 각각 2명씩 추천한 위원으로 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며 “특별검사 후보가 7명 중 과반인 4명 이상의 찬성을 얻으려면, 여야가 합의하거나, 여당이든 야당이든 각각의 위원 2명이 법원, 법무부, 대한변협 중 2곳 이상의 동의를 얻을 때 가능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거나 정치적으로 기울어진 사람은 특별검사 후보가 될 수 없도록 안전장치를 겹겹이 걸어두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송 대변인은 “이제 민주당이 중립적이고 공정한 추천구조를 멋대로 파괴하고 있다”며 “법조삼륜의 동의조차 필요 없이, 야당 추천 위원 네 명이 특별검사 후보를 입맛대로 고를 수 있도록 국회 규칙을 ‘개악’하겠다는 것은 ‘상설특검’이 아니라 ‘사설특검’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변인은 또 “이 ‘사설특검’의 밑바탕에는 법치를 지탱하는 중추인 법원과 변호사들조차 모두 믿지 못하겠다는 민주당의 오만방자함이 깔려 있다”며 “거대 야당이 의석수를 무기로 삼아, 법치의 마지막 보루인 법원과 변협마저 모독하는 폭거를 저지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조작과 관련해 김성태는 이재명 지사를 단 한 차례도 만나거나 통화하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대책위는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은 경기도 및 이재명 지사와 무관하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검찰의 ‘사건조작’을 입증하는 김성태 쌍방울 회장 측 핵심 측근 인사의 녹취록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이어 “이 측근은 김 회장이 ‘어머니’라 부르는 인물 중 한 명이며, 조카들과 함께 쌍방울의 전주(錢主)”라며 “특히 주목할 점은 지난 5월29일과 6월7일 두 차례에 걸친 통화 녹취에서 이 측근의 증언이 갖는 신빙성”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녹취록에서 드러난 사실은 크게 3가지”라고 말한 뒤 “쌍방울 그룹은 최소한 2018년 중반부터 독자적으로 희토류 선점을 위한 대북사업을 추진했다”며 “쌍방울 대북사업의 목적은 북미관계의 급진전에 맞춰 북한의 희토류를 선점하는데 있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쌍방울은 장원테크와 KH건설, 2개 기업을 통해 대북사업을 추진했다”며 “장원테크는 마그네사이트를 가공하는 기술을 보유했고, KH건설은 희토류 매장량 측정 기술을 가진 회사”라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또 “쌍방울의 대북사업은 경기도 및 이재명 지사와 전혀 무관하며 희토류 선점을 위해 중국에 현지 사무실을 설치했다”고 전제한 뒤 “사건이 얽히고 설킨 틈에 검찰의 조작에 의해 이 지사와 연결되었을 뿐”이라며 충격적이라고 표현했다. 대책위는 특히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를 입증한다”고 한 뒤 “증언에 따르면, 김성태 회장이 원치 않게 제3자, 즉 이재명 지사를 연루시키게 된 것이며, 이는 검찰의 강압 수사 때문”이라며 “검찰은 김성태를 상대로 징역10년~20년 살고오면 기업들이 다 망가질 것이라고 압박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주장했다.